아빠 손잡고 가볍게 갈 수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박물관 가이드
2018-05-21  |   85,271 읽음

아빠 손잡고 가볍게 갈 수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박물관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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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우리나라에는 많은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 유명한 것들만 대충 세아려도 무려 8개. 그러나 이중 자동차 마니아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곳은 많지 않다. 기대를 안고 찾아갔다가 국적 불명 고물차만 수두룩한 경우도 있고, 야적장 수준에 불과한 곳도 허다하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자동차생활>이 직접 찾아가 검증을 마친 박물관을 소개한다. 


삼성교통박물관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근처에 있는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은 지난 1998년 문을 열었다. 자동차의 탄생부터 다루는 전시공간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꼼꼼히 배치됐으며 전체적인 동선이나 큐레이팅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규모나 전시 내용, 소장품은 웬만한 외국 자동차 박물관보다 수준이 높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과 잔디 광장이 따로 마련돼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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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전시장은 스포츠와 프리미엄 등 각각 테마가 있다


물론 자동차 마니아라면 군침을 흘릴 자동차도 가득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태엽 자동차를 시작으로 세계 최초 내연기관 자동차 칼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한국의 대표적인 차들을 만날 수 있다. 야외에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의 작품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 모차르트의 장송곡을 조용히 연주하다’가 전시돼 있는데, 자동차가 낡아감에 따라 바뀌어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시장은 크게 두 개 층으로 나뉘었다. 정면 디젤 엔진 분해도를 중심으로 콜벳과 BMW 507이 자리 잡았고, 캐딜락과 카르만 기아, 펜더 칼리스타 등이 동선을 따라 배치됐다. 1층은 시대 흐름에 따른 차들이 주를 이루며, 한 달에 한 번씩 교체되는 ‘포커스존’을 지나면 한국차, 스포츠카, 리무진 등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 나타난다. 한켠에는 클래식 바이크를 모아놓았으며, 벽면에는 기차와 배에 관한 내용들도 이해하기 쉽게 전시했다. 1층은 주제에 따라 총 9개 테마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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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미국차의 화려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모터스포츠가 주 테마인 2층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경주차들이 가득하다. 알파로메오 6C 1750SS, 란치아 델타 HF 인테그랄레, 재규어 D 타입(레플리카), 포르쉐 RSR 3.0 등이 그 주인공. 모터스포츠 외에도 기획전시 구역이 따로 있는데 운이 좋으면 아주 희귀한 차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취재 당시에는 잊힌 자동차 회사라는 주제로 꾸며져 데카베 F8과 동독을 상징했던 트라반트 P601S, 심카 1500 등 국내에 생소한 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는 보통 4개월 간격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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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냉전의 상징이었던 동독의 트라반트도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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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가 주제인 2층의 터줏대감 허드슨 수퍼6 레이서(1917)


무엇보다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시대상을 보여주는 자동차 광고 포스터와 그림 등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클래식카 시승 프로그램(주말 개인 대상)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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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급 리무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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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교통박물관 전경 


홈페이지 : www.stm.or.kr

개관시간 : 하절기(3월~10월)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시간 오후 5시까지)

  동절기(11월~2월) 오전 10시~오후 5시(입장 시간 오후 4시까지)

  휴일, 토요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시간 오후 5시까지)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 

입장료 : 6,000원(대인 20~65세), 5,000원(소인 3~19세)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


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 울산의 주연자동차박물관은 순수 개인이 운영하는 자동차 박물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테마 별로 나눠진 4층 건물에는 각 층 별로 다양한 차들이 전시돼 있으며,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참고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통해 개관 일정을 먼저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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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보이는 칼리스타는 지금도 수집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주연자동차박물관 설립 배경은 조금 남다르다. 주연상 관장 개인 소장품으로 채워진 공간은 원래 건물이 없던 주차장이었다. 수십 년 전부터 수집해 온 자동차들은 원래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었는데, 이것들을 한데 모아 지금의 박물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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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익 로드마스터와 내쉬 라파예트는 풍요로운 미국을 상징한다


박물관 테마는 총 네 가지다. 1층 세계 명차 전시장, 2층 세계 국민차 전시장, 3층 추억의 아빠 자동차 전시장, 4층 프라모델&RC 전시장으로 꾸며졌다. 모든 차들은 주 관장이 직접 수집했으며 오래전부터 소유했던 차도 있고 지인이나 다른 수집가들로부터 기증받기도 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박물관 인테리어와 전시 배치를 모두 관장과 그의 가족들이 직접 했다는 점이다. 또한 4층 프라모델&RC 전시장에 있는 전시품들은 모두 주 관장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아이보다도 키덜트 아빠들에게 인기 있을 만큼 수준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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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상 관장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즐길 수 있도록 박물관을 꾸몄다


1층은 미국차들이 주류다. 포드의 모델 T를 비롯해 캐딜락, 내쉬, 그리고 벤틀리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자리 잡았다. 주로 고급차 

중심인 1층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를 아우른다. 2층에는 세계의 국민차와 소형차들이 있는데 스바루 360이나 피아트 500 토폴리노, 오스틴 7, 르노 4CV 등 국내 박물관에서는 거의 유일한 존재들이 모여 있다. 이 밖에 로터스 슈퍼7과 내쉬 메트로폴리탄, 시트로엥 2CV도 함께 전시됐다. 3층은 우리에게 친숙한 국산차들이다. 소나타와 엘란트라 등 경제 고도성장기에 등장한 한국차들은 기억 속 깊이 박힌 아련한 추억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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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운전 재미에 초점을 맞춘 오스틴 힐리 스프라이트 M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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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대 넘게 팔린 모리스 마이너 1000과 1950년대 여성 운전자를 위해 개발된 내쉬 메트로폴리탄(왼쪽부터)


소장품 중 주 관장이 가장 아끼는 차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운용된 폭스바겐 타입 166 슈빔바겐. 포르쉐 박사가 개발한 수륙양용 군용차다. 주 관장의 목표가 이 차를 타고 한강을 도하하는 것이라고.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전시품 하나하나에 깃든 사연이다. 운 좋게 들은 주 관장의 설명에는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가득 녹아들어 있었다. 주연자동차박물관의 목표는 아버지와 자식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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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상 관장이 가장 아끼는 소장품 중 하나인 슈빔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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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아빠자동차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역사가 담겨있다


홈페이지 : www.jooyounmuseum.com

개관시간 : 평일 오후 12시~오후 5시 주말 오전 11시~오후 5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입장료 : 6,000원(성인), 4,000원(청소년), 2,000원(어린이)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박물관


작년 12월 문을 연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박물관은 국내 자동차 박물관 중 유일하게 서킷 안에 자리 잡았다. 외국에서는 굉장히 당연하지만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테마는 네오 클래식. 복잡하고 어려운 클래식카 대신 보다 친숙하게 꾸몄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자동차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게 특징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차들은 얼마 전까지 도로를 누비던 차들이 대부분이다. 김주용 관장의 개인 수집품들이 한국까지 오게 된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그동안 한국에 없던 새로운 시도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직접 관리하면서 운용했던 차들이라 김 관장에게는 전시품 하나하나가 모두 특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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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의미가 가득한 BMW가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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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용 관장은 모든 차에 사연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크게 4가지 테마로 나뉘었다. 여러 미니가 모여 있는 첫 공간은 해리포터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으며, 럭셔리 쿠페가 전시된 두 번째 공간은 미국 개러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기 영화 라라랜드와 킹스맨 역시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박물관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각 테마별로 꾸며진 공간에는 컨셉트에 맞는 차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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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에 등장하는 리알토 극장을 모티브로 스포츠카 공간을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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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해리포터 영화 속 지하철역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김 관장이 가장 자랑스레 소개한 차는 재규어 XJS와 각각 100대와 200대만 제작된 다임러 더블식스다. 늘씬하고 우아한 쿠페 XJS는 김 관장이 일본 옥션에서 구입한 차로 그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차다. 독특한 와인색과 네이비 색상이 눈길을 끄는 다임러 더블식스 역시 특별한 사연이 가득하다. 비슷한 사양이지만 두 차는 저마다 의미가 있다. 와인색 더블식스는 다임러가 마지막으로 생산한 V12 엔진을 올린 특별한정판으로 200대 생산한 파이널 버전.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엔지니어들의 추억과 손길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대시보드에는 이를 나타내는 명판이 달렸다. 네이비 컬러 더블식스 역시 100대만 제작된 한정판으로 원래는 센츄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일본 내 상표권 문제(토요타에 센츄리라는 모델이 있다)로 센터너리로 판매됐다. 도어 가니시와 매트 등이 다른 더블식스와 구분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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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트랙 그리드를 테마로 꾸민 공간에 알파로메오 스파이더와 푸조 505 GTi를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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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 엔진을 얹어 한정생산된 다임러 더블식스는 의미가 각별하다


네오클래식이라는 다소 생소한 테마를 내 건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박물관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차가 주를 이룬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박물관을 목표로 한다. 

 

홈페이지 : www.speedium.co.kr

개관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입장료 : 12,000원(성인), 9,000원(청소년), 7,000원(어린이)



글 |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류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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