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 SM6 BOSE 오디오 비교
2018-02-22  |   13,484 읽음

같은 오디오, 다른 중형차


말리부 & SM6 BOSE 오디오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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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공간과의 싸움이다. 공간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소리가 서로 간섭하고 상쇄되는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제된 공간이 아니라면 세계 최고의 오디오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번

들 이어폰보다 못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그렇다면 좁은 차 안에서 듣는 카오디오 시스템은 어

떨까? 같은 브랜드 오디오도 자동차가 다르면 소리가 달라진다.

 

 

필자는 홈오디오 업계에 종사한다. 직장과 가정에서 오디오를 즐겨 들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안에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훨씬 많다.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카오디오의 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운드만으로 평가하자면 자동차는 음악을 듣기에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다. 스테레오 스피커 가운데 앉아 음악을 듣는 가정용 오디오와 달리 차안에서는 스피커와 가까운 좌우 시트 어느 한쪽에 붙어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인 스피커가 서로를  

향해 배치되는 까닭에 소리가 서로 간섭하거나 상쇄되기 쉽다. 

 

자동차 제조사가 개발에 깊숙이 관여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각 자동차 제조사들은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고자 오디오 제조사의 도움을 받곤 한다. JBL, 하만카돈, 보스, B&O, B&W, 다인 등 유명 오디오 브랜드를 자동차에서도 만나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오디오 제조사가 카오디오 개발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거의 다 만들어 놓은 오디오 시스템을 조율하거나 자사 오디오 품질 기준을 통과한 시스템에 브랜드만 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유명 오디오 브랜드는 여러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보스오디오만 하더라도 인피니티, 닛산, 쉐보레, 르노삼성, 포르쉐, 아우디 등 다양한 자동차에 탑재된다. 그러나 같은 브랜드 오디오라 하더라도 SM3에 들어가는 보스와 포르쉐가 사용하는 보스가 똑같을 수는 없다. 

 

앞서도 말했듯이 자동차 제조사가 오디오 시스템 설계에 더 깊숙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차 가격에 따라 시스템 완성도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동급 차의 같은 브랜드 오디오끼리 비교하면 어떨까? 특징이 또렷한 오디오 시스템이 각기 다른 브랜드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스 오디오를 사용하는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를 불러들였다. 

 

밸런스 있는 음역대의 SM6 BOSE 

보스는 50년이 넘는 역사와 함께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많은 자동차가 보스를 선택하는 이유에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 외에 보스가 가진 기술력도 크게 작용한다. 다이렉트 리플렉팅 음향이론과 노이즈 켄슬링도 보스의 기술이다.

 

르노삼성은 2007년 QM5를 시작으로 SM5, SM3, SM7까지 보스를 연이어 탑재했고 최근에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Active Noise Control)과 프리미엄 서라운드 기능이 포함된 최신형 시스템을 SM6와 QM6에 얹었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의 원리는 주변 소음에 반대되는 역위상 소리를 만들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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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Link는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핸즈프리 전화, 라디오, 주행 보조기능, 차량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

 

이번 비교를 위해 준비된 차는 SM6 1.5L 디젤 모델. 오디오 테스트를 해달라며 디젤차를 보내오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이번 SM6를 통해 그런 생각을 완전히 지웠다. 

 

앞서 언급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도움으로 실내로 침투하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기 때문이다. 13개의 스피커로 구현한 사운드 시스템 완성도도 만족스럽다. 특히 사운드 밸런스가 매력적이다.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 경향은 풍부한 소리를 담아낸 균형 잡힌 음역대다. 고음역과 저음역이 강조된 이른바 V자형 이퀄라이저 세팅은 유행이 지나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M6의 보스 역시 균형 있는 사운드를 갖췄다. 특히 단단하게 전달되는 저음역과 듣는 이가 오랜 시간 들어도 피곤하지 않는 고음역이 매력적이다. 힙합이나 록 음악에서는 흥이 깨지는 약점도 있지만, 보컬과 각 악기들의 디테일이나 현장감을 느끼기엔 이쪽이 더 낫다. 물론 기호에 따라서 이퀄라이저의 조정을 통한 과

장된 저음역을 즐길 수도 있다.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S-Link도 마음에 든다. 일단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드라이빙 인포테인먼트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태블릿 PC와 같은 8.7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 패널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핸즈프리 전화, 라디오, 주행 보조기능, 차량 시스템 등을 편리하게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큰 화면과 핸들 뒤에 숨어 있는 오디오 컨트롤러는 아무리 사용해도 낯설다. 

 

대부분의 차에서 사라지고 없는 CD플레이어를 장착된 것도 CD로 음악을 즐기는 필자 입장에서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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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는 중형차 중 가장 많은 13개의 스피커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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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디오는 좌석의 위치와 동승자의 유무에 따라서도 소리의 질감에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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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뒤에 위치한 SM6의 오디오 컨트롤러는 손이 잘 닿지 않는 위치에 있다. 차라리 없는 편이 낫겠다

 

 

사운드 쾌감이 살아있는 말리부 

말리부의 보스 시스템은 총 9개의 스피커로 이루어졌다. 각 위치를 살펴보면 대시보드 중앙에 1개, 1열에 5개, 뒷문에 2개, 트렁크 선반에 2개가 자리를 잡았다. 센터 스피커는 중저역을 강조하기보다는 500Hz 이상의 고음역을 담당하며 공간감 표현이 뛰어나다. 밸런스를 중시하는 SM6의 보스와 달리 다소 과장되지만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내뱉는다. 

 

이를 그래프로 그린다면 고음역을 높이고 저음역을 부풀린 이른바 V자형 이퀄라이저 세팅이다. 팝이나 록, 그중에서도 힙합음악에 적합한 사운드로, 보컬이 약하고 악기의 타격감을 강조한다. 하지만 트위터와 우퍼가 감당할 수 없는 과한 세팅은 음악을 장시간 듣는 데는 피곤함을 유발한다. 이퀄라이저 세팅을 기본값으로 맞춰도 저음역의 양이 조금 과하다. 보다 단단하고 깊은 저음역을 내기 위해서는 8인치 이상의 우퍼가 필요하지만 공간이 좁은 트렁크 선반에는 6.9인치 스피커가 최선이었을 것이다.

 

사운드 밸런스는 블루투스 전송과 고음질 FLAC 파일을 USB로 재생할 때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블루투스로 음원은 저음역의 울림이 생략된 느낌이며 드럼의 하이햇 소리로 대표되는 고음역도 FLAC파일에 비하면 생동감이 떨어진다. 한편 FLAC 파일도 재생을 지원하지만 일부 음원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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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의 인포테인먼트는 화면 디자인이 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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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의 보스 시스템은 9개의 스피커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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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라이저 세팅을 기본값으로 맞춰도 저음역의 양이 조금 과하다

 

 

카오디오로 느끼는 보스의 감성

사실 이번 비교 청음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게 좋다. 설사 동일한 차량이라도 동승자의 여부, 청자의 귀 높이 옷의 두께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게 소리이니 말이다. 흡사 논문과 같은 실험을 하고자 했다면 완벽히 같은 차량, 같은 오디오 시스템에서에서 동승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여름과 겨울로 나누어 테스트해야 한다. 

 

그래도 두 차의 오디오를 비교하며 묵묵하고 단단한 질감의 보스 사운드 특징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었고 프리미엄 카사운드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은은하게 다가오는 음악. 모든 조작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으로 그 환경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들려주어야 한다는 BOSE의 강박 관념. 그 모든 것들이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 삼성 SM6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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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백인식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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