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미래 모빌리티
2018-02-18  |   10,013 읽음

CONSUMER ELECTRONICS SHOW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미래 모빌리티

 

CES(Consumer Electrics Show).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가전박람회를 뜻하지만 가전제품이 아닌 자율주행 자동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가 주인공 자리를 꿰찬 지 오래다. CES의 C를 Consumer가 아닌 Car로 바꿔도 무방할 정도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9일 개최된 올해 CES에서는 지금까지 비전만 제시했던 각 메이커의 신기술들이 상용화 단계에 한 걸음 다가섰음을 보여주었다. ‘스마트 시티의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CES에서는 어떤 신기술이 소개됐는지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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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닌 미래자동차

현대 넥쏘 & 인텔리전트 퍼스널 콕핏

 

현대는 이번에 CES를 찾은 우리나라 기업 중 가장 두둑한 신기술 보따리를 챙겨왔다. 미래형 SUV 넥쏘(NEXO)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Aurora)와 공동개발하는 현대차 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고대 게르만어로 ‘물의 정령’을, 라틴어와 스페인어로는 ‘결합’을 뜻하는 단어다. 현대차는 산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에너지와 물이 발생하는 수소 전기차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점에서 넥쏘를 미래형 SUV의 이름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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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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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소개 중인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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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를 배경으로 크리스 엄슨 오로라 CEO와 함께 선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전시회 세션 중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약 595m2(180평) 크기의 공간에 마련한 수소전기하우스. 넥쏘가 생산하는 전기에너지로 집안 전자제품이 구동되는 미래 가정의 모습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오로라와의 협업으로 2021년께 업계 최고 수준인 자율주행 기술을 스마트 시티 내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두 회사의 기술 개발 협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현대는 차량 개인화 기술이 적용된 인텔리전트 퍼스널 콕핏을 공개했다. 스마트 튜닝 패키지를 응용, 운전자에게 딱 맞는 편안한 운전 공간을 만들어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자동으로 심박 수를 체크, 전면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주고 AI(인공 지능)가 담당 주치의와 곧바로 연결한다. 운전 도중 운전자 심박수가 빨라지면 한적한 산책길로 안내해 운전자의 심신 안정을 도모하기도 한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 기조연설에서 “현대자동차는 시대적 흐름에 앞장서기 위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친환경차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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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전트 퍼스널 콕핏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차까지

삼성전자 ADAS & 5G 솔루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 역시 자동차 전장부품의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함께 만든 첫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제품을 공개했다. 차량 전면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차선이탈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보행자경고 알고리즘을 구현한 제품으로 3년 전만 하더라도 에어컨, 오디오, 실내조명 등을 공개한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뿐 아니라 커넥티드카 구현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한 5G 솔루션도 공개했다. 이는 차량 간 데이터 송수신을 통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로써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모두에서 확고한 기술적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1년 출시되는 유럽 완성차에 해당 솔루션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과거 협업 이력을 살펴보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내년 열리는 CES 2019에서 자체 자율주행차를 시연해 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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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네쉬 팔리월 하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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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하만이 만든 디지털 콕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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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를 설명 중인 팀 백스터 삼성전자 북미총괄사장

 

 

모든 사람이 즐거운 모빌리티 사회

토요타 이-팔레트 컨셉트카

 

토요타도 자율주행차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그냥 자율주행차가 아니다. 이동뿐 아니라 물류, 판매 등 다양한 직종의 라이프 패턴을 지원하는 신개념 이동수단이다. 이름은 이-팔레트 컨셉트(e-Palette Concept). 팔레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어떤 색으로 덧칠하느냐에 따라 쓰임새는 180° 달라진다. 낮은 천장에 박스 형태로 디자인된 이-팔레트는 라이드 셰어링, 호텔, 리테일 샵 등 다양한 사업 목적에 따른 설비 탑재가 가능하다. 공유경제 개념도 도입, 여러 명의 사업자가 차 1대를 서로 번갈아가며 쓸 수도 있어 초기 사업비용 절감효과도 뛰어나다. 토요타는 이-팔레트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엔 아마존, 디디추싱, 우버 등 차세대 라이프스타일과 공유경제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토요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는 보다 좋은 차, 모든 사람이 즐거운 모빌리티 사회를 실현하자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번 발표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위한 큰 걸음”이라고 그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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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e-팔레트 컨셉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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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팔레트 작업실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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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팔레트 음식점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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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팔레트 호텔 버전

 

사람을 향하는 퍼스널 모빌리티 

혼다 3E-B18 & D18

 

혼다 역시 남다른 시각으로 퍼스널 모빌리티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브랜드들이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면 혼다는 퍼스널 모빌리티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혼다는 ‘사람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함께 성장하며 공감한다(Empower, Experience, Empathy)’는 테마로 이번 전시회에 임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을 돕기 위해 개발된 작은 의자 크기의 로봇 휠체어 3E-B18은 이런 테마에 가장 적합한 모빌리티다. 일반 전동식 휠체어와 달리 오르막이나 내리막 등 경사진 길에서도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크기 역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 회전반경을 최소화함으로써 일반 전동 휠체어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공간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추가 장착을 하면 전동식 수하물 카트 또는 유모차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3E-D18은 자율주행 기능을 접목한 오프로더다. 일상 및 레저 활동부터 건설, 재난 현장 등에서 다양한 작업을 소화할 수 있다. GPS 기능을 탑재한 데다 혼다 ATV를 기반으로 설계가 이루어진 만큼 험한 지형도 가리지 않는다. 혼다는 첨단기술을 연구하고 실험적 시도를 장려하는 플랫폼 ‘혼다 액셀러레이터’의 도입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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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3E-D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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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3E 로보틱스 컨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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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3E-B18

 

 

미래의 도시 위한 획기적 솔루션

포드 교통 모빌리티 클라우드

 

포드는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미래의 도시’(City Of Tomorrow) 비전을 구체화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몇 년간 이 비전을 위해 꾸준히 자율주행차, 전기차, 카쉐어링 등의 밑그림을 제시해온 포드는 이번 전시회에서 구체화된 그림을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교통 모빌리티 클라우드(Transportation Mobility Cloud)다. 건강한 교통 생태계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데이터 간 연결, 대중교통, 자율주행차 등 데이터가 원활히 소통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포드는 이의 실현을 위해 클라우드, 모바일, 머신 러닝 등을 경험한 기술자 집단인 오토노믹(Autonomic)사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차량, 보행자, 신호 등 다양한 교통 생태계 요소의 유기적인 흐름을 돕는 것이 바로 교통 모빌리티 클라우드다. 이 외에도 포드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르고 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도미노피자, 리프트 등이 협력사로 나서 자율주행차의 비즈니스 모델 검증을 돕는다.

 

짐 해킷(Jim Hackett) 포드 CEO는 가장 신뢰받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포드의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도심의 해결책으로 교통 시스템의 공유화를 제시한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덕분에 도로 교통량, 물류가 개선됐고 도시 교통 시스템 공공화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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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모빌리티 클라우드를 시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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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해킷 포드 CEO

 

 

건강한 사회가 진짜 스마트 시티다

보쉬 커뮤니티 기반 주차 & 클리모

 

보쉬는 사고, 스트레스, 배기가스가 없는 미래 사회를 위한 솔루션 ‘커뮤니티 기반 주차’(community-based parking)를 선보였다. 주행 중 자동으로 주차 차량들 사이 공간을 인식, 디지털 맵에 데이터를 전송해 주차 공간을 안내받는 원리다. 이미 독일의 일부 도시에서 이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스테판 하르퉁(Stefan Hartung)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인텔리전스(intelligence)가 없는 도시는 살아남지 못한다”며 전세계 주요 도시가 직면한 각종 문제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보쉬는 지금 우리나라가 가장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더 나은 공기 질을 위한 솔루션 클리모(Climo)가 바로 그것이다. 보쉬는 인텔과 함께 개발한 이 솔루션에 미기후 모니터링 시스템(microclimate monitoring system)을 접목시켰다. 클리모는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온도 등 공기 질의 중요 12가지 변수를 측정하고 분석한다. 공기 질 향상을 위해 중요한 건 정확한 공기 질의 측정이란 생각에서다. 기존 공기 질 분석 시스템에 비해 크기는 1/100, 가격은 1/10이란 혁신을 이루며 스마트 시티 부문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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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스마트 시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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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클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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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커뮤니티 기반 주차

 

 

 김민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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