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린, 중-미 합작 스포츠카로 부활하다
2018-01-24  |   54,972 읽음


설린, 중-미 합작 스포츠카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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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 S7로 유명했던 설린이 중국 자본을 받아들었다. 중국에서 생산될 미국산 스포츠카의 성공 가능성은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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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이름이 돌아왔다.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설린이 LA모터쇼를 통해 신차 설린1을 선보인 것. 스티브 설린이 80년대 창업했던 설린은 머스탱을 시작으로 포드차 튜닝으로 명성을 얻어 2000년에는 오리지널 수퍼카 S7이 다양한 레이스에서 활약했다. 순수 미국산 미드십 수퍼카는 자동차 역사를 통틀어도 매우 희소한 존재다. 파산과 자급압박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제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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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설린이 부활을 선언했다

파산 뒤 재기 노리는 설린
포뮬러 아틀란틱 레이서였던 스티브 설린은 1983년 설린 오토스포츠를 설립해 이듬해 3대의 차를 제작했다. 설린 본인의 노하우를 투입한 머스탱 베이스의 튜닝카로 에어로파츠와 서스펜션, 휠/타이어 및 인테리어를 개조한 모델들이었다. 1986년에는 레이싱 버전 머스탱도 선보였는데, SCCA 규정에 따른 설린의 고성능 부품은 큰 인기를 끌어 회사 성장의 토대가 되었다. 1990년에는 본격적인 튜닝 사업을 위해 설린 퍼포먼스 파츠를 따로 설립했다. 1994년 데뷔한 S351은 351ci 엔진을 얹은 고성능 머스탱이었다. 당시 시장에는 다양한 머스탱 관련 튜닝 메이커들이 존재했지만 연방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은 것은 설린이 유일했다.


머스탱을 중심으로 에스코드나 포커스 등 다양한 포드차 개조에 힘쓰던 설린은 2000년대 들어 독자적인 모델 개발에 손을 댄다. 2000년 발표한 플래그십 모델 S7은 미드십 엔진 수퍼카로 40만달러 이하의 가격에 GT와 르망 등 다양한 레이스 활동을 목표로 삼았다. 신차 생산을 위해 2001년에는 본거지를 뉴햄프셔 맨체스터에서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이전했고, 이듬해에는 당시 포드가 선보였던 수퍼카 GT의 생산대행을 맡으며 포드의 제1협력업체로 발돋움했다.


2000년 몬터레이 히스토릭 레이스에서 데뷔한 S7은 미국에서 설계·제조된 본격 수퍼카로서 알루미늄 허니컴 섀시에 포드의 351 윈저 스몰블록 기반 V8 엔진을 미드십에 얹어 550마력을 냈다. 뒤이어 선보인 750마력 트윈터보 모델은 레이싱 버전으로도 제작되어 미국과 유럽의 르망 시리즈(ALMS, ELMS)나 GT 챔피언십, 르망 24시간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막 시작되던 2007년 초, 스티브 설린은 회사 매각 및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설린은 MJ 에퀴지션즈에 팔리고, 스티브 설린은 SMS 수퍼카즈를 설립하게 된다. 그런데 두 회사 모두 머스탱 튜닝카를 발매하면서 설린 브랜드명에 대한 법적 분쟁이 일어났다. 다행히도 법원이 2012년 스티브 설린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설린의 이름이 창업자의 손에 되돌아오게 되었다.


설린은 현재 머스탱과 챌린저, 그리고 테슬라 베이스의 고성능 튜닝카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나 S7의 혈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오리지널 수퍼카의 존재다. 2008년 뉴욕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S5S 랩터가 있지만 이 차가 등장한 직후 회사의 파산으로 빛을 볼 수 없었다. 설린 브랜드는 되찾았지만 자금이 없으니 신차개발은 힘든 상황이었다. 스티브 설린은 S7과 S5S 랩터의 지적재산권을 경매에 내놓는 등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중국으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재건의 발판을 마련한 설린은 빠른 시일 내에 신차를 선보이기 위해 특단의 조취를 취했다. 2012년 파산으로 생산 중단된 아르테가 GT를 베이스로 신차를 개발하기로 한 것. 헨리크 피스커가 디자인하고 독일에서 생산되었던 미드십 스포츠카 아르테가 GT가 생산권을 사들인 설린에 의해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고 엔진을 바꾸어 설린1으로 재탄생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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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린의 대표작 S7 6 이 차의 뼈대는 아르테가 GT다


전체적인 보디 형태에는 아르테가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얼굴과 흡기구 등을 크게 뜯어고쳐 전체적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었다. 삼각형 헤드램프는 물론 흡기구에는 아가미처럼 세 줄 핀을 더해 공기의 흐름을 다듬으면서 강렬함도 더했다. 또한 브레이크 램프는 원형 디자인 대신 가로로 좁고 긴 형태로 다듬으면서 대형 고정식 리어윙을 보디에 일체화시켰다. 차체 크기는 날카로운 노즈 디자인 덕분에 전장이 4,356mm로 늘어났으며 너비 1,938mm, 높이 1,191mm, 휠베이스 2,577mm로 덩치가 약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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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테가 GT가 베이스지만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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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를 연상시키는 흡기구 핀은 설린 R7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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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프로포션이나 흡기구 위치에는 아르테가의 흔적이 남아있다

중국 자본으로 중국에서 생산 예정
설린1은 로터스에 뿌리를 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과 카본+폴리우레탄 복합소재로 만든 보디 등 아르테가의 유산을 상당부분 물려받았다. 다만 엔진은 폭스바겐 직분사 V6 3.6L 300마력 대신 포드 기반의 직렬 4기통 2.5L 터보가 450마력의 최고출력과 48.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차체 무게는 1,218kg으로 억제되며 앞뒤 42:58의 무게배분이 뒷바퀴에 적절한 트랙션을 제공한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 기본, 패들시프트 방식의 자동이 옵션으로 마련된다.


설린1은 앞 255/30 ZR20, 뒤 335/25 ZR20 사이즈 컨티넨탈 타이어를 끼우고 0→시속 97km 가속 3.5초, 400m 가속 11.3초, 그리고 최고시속 300km를 목표로 한다. 10만달러의 예상 가격표와 성능수치를 보면 이 차의 목표 타깃이 분명해 보인다. 10만달러의 가격은 포르쉐 911 기본가격에 맞추어져 있으면서도 성능은 고성능 버전인 911 GTS와 비슷하다. 베이스가 된 아르테가의 성능과 설린의 실력이라면 성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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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에는 미국에서 만들지만 이후 중국에서 생산된다


물론 불안요소도 있다. 이 차는 설린 엠블럼을 붙이기는 했지만 복잡한 혈통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이 차는 초기에 미국에서 제작되다가 이후 중국과의 합작사인 JSAT(Jiangsu Saleen Automotive Technology)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 공장은 강소성 루가오에 건설되고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질 설린이 과연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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