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스트셀링 전기차의 비전, 닛산 뉴 리프
2017-10-19  |   19,074 읽음


NISSAN NEW LEAF
월드 베스트셀링 전기차의 비전

닛산의 전기차 리프가 7년 만에 풀모델 체인지를 거쳤다. 2010년 양산 전기차의 방향을 제시한 선구자적 존재로서 등장했고 발매 이래 28만 대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2세대는 이제 자동차 본연의 경쟁력에 보다 집중한 모습이다.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토쿄 마쿠하리 메세와 닛산의 오파마 공장, 그리고 요코하마의 본사를 거치며 양산 전기차를 향한 닛산의 의지를 직접 확인해 보았다.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459_7312.jpg


수없이 차를 갈아타는 자동차 저널리스트의 일상에서도 가끔씩 소유욕을 자극하는 차가 나타날 때가 있다. 리프가 그러했다. 2011년 2월의 제네바모터쇼장, 막 유럽 판매를 시작한 리프를 몰고 제네바 시내를 달렸을 때의 충격이 생각난다. 다른 회사들이 아직 실험적 성격의 전기차로 테스트나 하던 시절, 양산을 선언한 전기차의 완성도가 주는 충격은 굉장했다. 어서 이 차를 한국에서 만나고 싶었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한참 뒤. 2013년 여름에야 인증과 시험을 위해 막 반입된 차량을 타고 서울 시내를 달릴 수 있었다.


변변한 충전 인프라조차 없던 시절, 쪄죽지 않을 정도로만 에어컨을 켠 채로 겨우 달리며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개인적인 애착으로 점철된 자료로 만들어낸 리프의 상세 분석기사는 <자동차생활> 2013년 9월호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2014년 드디어 한국 발매가 결정되었지만 제주도에만 한정 판매조건이 붙었다. 닛산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다고 판단되는 곳’에만 리프를 시판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개인적인 기다림을 접고 다른 전기차를 샀다. 그리고 전기차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듬뿍 경험한 지금, 새로운 리프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 만날 때는 그저 경이로운 존재였지만 이제 리프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과 다르다. 쟁쟁한 경쟁자들로 가득한 전기차 시장. 기술발전 속도가 극도로 빠른 영역에서 7년 만의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개척자는 그간의 경험을 어떻게 담아냈을까?

2세대의 키워드는 ‘대중화’
차는 완전히 바뀌었으며, 성능은 크게 늘었다. 150마력, 32.6kg·m의 모터는 구형에 비해 큰 폭의 출력 상승을 이루어내면서도 효율은 더 좋아졌다. 바닥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 또한 40kWh로 대폭 증가, 한 번 충전 후 주행거리는 240km에 이른다. 1세대에 비하면 100km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상급 차에만 적용되던 반자율주행기술 ‘프로 파일럿’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8016_1398.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8016_2416.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8016_3293.jpg


1세대의 플랫폼을 개선해 쓰기 때문에 휠베이스를 포함, 자동차 전체의 사이즈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투톤 루프를 적용해 선대에 비해 날렵해진 이미지가 인상적이며, 공기저항계수 또한 0.28의 뛰어난 수치를 자랑한다. 전기차임을 과시하는 듯한 전위적인 디자인 대신 닛산의 패밀리 룩인 V모션 그릴을 채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준중형 클래스 해치백의 포맷을 그대로 지킨 공간 배치나 일반적인 차량과 다를 바 없는 조작방식은 닛산의 신형 엔진차라 해도 무리 없을 지경이다. 전체적으로 특별함은 덜어낸 대신 친숙함을 담았다. 전기차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도 위화감 없이 바로 몰 수 있도록 신경 쓴 세팅을 통해 닛산의 바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정규 준중형 라인업에 진심으로 EV를 밀어넣으려 하는 것이다.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618_702.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618_7881.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618_8408.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618_9082.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618_9741.jpg

국내에서도 이 차의 모든 매력을 만날 수 있다면
“리프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닛산의 인텔리전트 모빌리티가 집약된 모델입니다. 최신의 자율주행 기술과 커넥티드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소비에 대한 세상의 관점을 바꿀 차입니다.” 리프를 소개한 다니엘 스킬라치 닛산 글로벌 세일즈 수석 부사장의 말이다. 다만 이대로의 리프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차량과 네트워크를 연동하는 커넥티드카 기능은 전기차에는 핵심기능이지만, 한국의 통신관련 인증 취득이 필요하다. 충전 상태를 확인하고 냉온방을 원격 조작하는 앱 ‘Nissan Connected EV’의 한국판 제작과 함께 반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시험과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한글 인터페이스도 완비해야 한다. 하나같이 투자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국내 출시를 위해 넘어야 할 제일 큰 산은 전기차 판매의 초석이 될 충전 인프라의 확충이다. 위의 어떤 항목보다 막대한 금액을 쏟아야 하건만, 경쟁사들이 충전 환경을 확장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동안, 닛산은 제주도에 완속충전기 2대를 기증한 뒤 뒷짐만 지고 있다.


2018년 환경부가 계획하고 있는 전기차 지원금 수혜 대상은 3만여 대에 이른다. 지자체에 따라 2,0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은 세계적으로 봐도 최고 수준. 내년이면 64kWh의 배터리를 단 국산 전기 SUV도 나온다. 이미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로 무장한 상품을 채비 중이다. 해외에서 만큼이나 공세적인 닛산 코리아의 행보를 기대한다.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변성용 객원기자, 닛산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809_6439.jpg


57ba996e3a804d3cfe3611a2b03e2222_1508377940_1347.jpg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