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4인4색 오토캠핑 [1부]
2017-08-03  |   47,118 읽음

​※ 본 기사는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인4색 오토캠핑
여름휴가
 


네 남자가 네 대의 차를 타고 오토캠핑에 나섰다. 각자의 개성을 담아 저마다의 여름휴가를 즐겼다. 쏟아지는 장맛비에 당황한 것도 잠시, 비에 몸이 젖을수록 사나이 가슴도 여름날의 정취에 깊이 젖어들었다. 이 여름, 우리가 자동차와 캠핑을 즐기는 네 가지 방법.  *구성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최재혁

 

#1 장맛비다. 여름휴가를 위해 차 4대, 카라반, 텐트, 카약까지 불러 모았는데

얄궂은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제발 좀 멈춰달라고 간절히 기도했건만 외려 빗줄기는 굵어만 간다.

#2 어쩌겠는가? 비바람도 캠핑의 일부. 우리는 각자가 준비한 방식대로 오토캠핑을 시작했다.

진정한 캠퍼는 날씨 따윈 가리지 않는 거다.

#3 행색은 갈수록 궁색해져갔지만 나름의 운치는 있다. 장맛비와 흙탕물을 벗하는 오토캠핑을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는가? 무더위를 씻어주는 장맛비에 가만히 몸을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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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OOPER S CONVERTIBLE
하얀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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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은 이탈리아 서부를 달린다. 옵저버 매거진의 기획으로 6일 동안 이탈리아 여섯 개의 도시에서 여섯 번의 만찬을 즐긴다. 두 영국인과 함께 피에몬테에서 카프리까지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가로지르던 자동차. 로드무비 ‘트립 투 이탈리아’ 속 미니 컨버터블은 그렇게 한 남자의 로망이 되었다.


오토캠핑 파트너로 미니 컨버터블을 선택한 철없는 영화광에게 걱정 어린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꿋꿋이 항변했다. 여행과 캠핑의 본질에 비춰보면 거창한 장비보다 낭만과 여유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카리브 바다 빛깔을 그대로 옮긴 차체에 캔버스 지붕을 얹은 미니, 낭만을 논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차가 어디 있겠냐며.

낭만에 대하여
아무 말 없이 캔버스톱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떠들썩한 자진모리 장단은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연주곡 ‘캡틴 No.7’과 기가 막히게 어우러졌다. 하만카톤 사운드 시스템과 소프트톱, 경쾌한 핸들링은 온갖 우연적인 요소와 결합해 평생 잊지 못할 한 장면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뙤약볕을 피하지 않는 낙천성, 비바람조차 드라이브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쾌활함. 이 차를 타는 이에겐 오직 그들에게만 허락된 남다른 쾌락이 있다.


즐거움은 미니의 천성. 미니 컨버터블쯤 되면 햇살과 바람, 눈과 비, 어둠과 별빛까지 여행의 일부로 품어버린다. 눅눅한 대기를 헤집을 때나 대찬 빗줄기를 헤치고 달리는 순간에도 결코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개나리 빛깔 우비를 입고 병아리색 장화로 빗물을 첨벙이던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간 듯. 장맛비를 장맛비 그 자체로서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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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한 대기를 헤집을 때나 대찬 빗줄기를 헤치고 달릴 때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개나리 빛깔 우비를 입고 병아리색 장화로

빗물을 첨벙이던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미니 컨버터블은 루프를 접었을 때 천이 접힌 모습에조차 서정과 낭만이 깃들어 있다. 톱을 열고 닫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8초. 시속 30km 이하라면 주행 중에도 루프를 여닫을 수 있다. 한 뼘 남짓, 선루프처럼 지붕의 일부만 여는 것도 가능하다. 창문을 활짝 열었을 때와 반만 열었을 때가 그렇듯, 루프의 일부만 열었을 때와 전부 열었을 때 전해지는 상쾌함도 그 감촉과 결이 사뭇 다르다.

 

미니를 타고 달릴 땐 길이 좁고 굽을수록 좋다. 하체가 단단하고 스티어링이 기민해 고약한 길에서도 놀이터에 온 것처럼 놀 수 있으니까. 최대토크는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쏟아진다. 노면을 읽고 솔직하게 전하는 특유의 통통거림조차 흥겹기만 하다.

미니와 함께한 미니멀 캠핑
작지만 낭만적인 차, 미니 컨버터블엔 미니멀 캠핑이 제격이다. 혼밥과 혼술을 즐기고 혼자서도 잘 노는 이른바 ‘혼족’ 문화의 영향으로 최근 솔로 캠핑과 미니멀 캠핑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지만 풍요로운 드라이빙이 미니의 전공이라면, 미니멀 캠핑의 스페셜리스트는 제로그램이다. 제로그램은 지속 가능한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BPL(Backpacking Light, 최소한의 장비만 가지고 다니는 것)과 LNT(Leave No Trace, 머문 자리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 실천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는다.


바다색 미니 컨버터블과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오렌지빛 쉼터, 제로그램 라첵 알파인 3는 익스트림한 환경에서 모험을 즐기는 소규모 원정대를 위한 텐트다. 무게는 3kg이 채 되지 않지만 자세는 빈틈없이 완고하다. 든든한 DAC 페더라이트 NSL 폴이 안정성을 지켜내고 30D 립스톱 나일론 PU/Sil 코팅된 레인플라이는 당당히 비바람에 맞선다. 성인 셋이 거주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에 누워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미니 컨버터블의 호화로운 실내에서 들었던 비의 타악 연주가 가만히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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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그램 미니멀리스트 플로랄 타프와 라첵알파인 3 텐트


섬세한 아트워크가 인상적인 제로그램 미니멀리스트 플로랄 헥사 타프는 A프레임 형태 아래 성인 넷이 비를 피해 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거기에 두 개의 폴을 추가하면 텐트 곁에 아늑한 거실을 마련할 수도 있다. 20D 나일론에 디지털 프린팅을 한 후 실리콘과 폴리우레탄 코팅을 해 심미성, 방수 성능, 내구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특징. 펼쳤을 때와 접었을 때 차이는 컨버터블카 루프의 변화보다도 드라마틱하다. 길이 3,300mm 너비 2,700mm로 활짝 펼쳐져 하늘을 뒤덮다가 어느새 지름 100mm, 높이 200mm으로 접혀 한 손에 쏙 들어온다. 폴을 제외한 무게는 불과 433g. 나뭇잎 수놓인 그늘막 아래 앉아있노라면 세상 둘도 없는 배짱이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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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그램 라첵 알파인 3 텐트의 설치는 쉽고 간편했다. 네 개의 폴을 제자리에 꽂기만 하면 된다

작게, 적게, 가볍게
이번 캠핑에서 가장 큰 짐은 기타였다. 라첵 알파인 3 텐트와 투올러미 UL 침낭, 미니멀리스트 플로랄 타프와 타프 폴 220 GD 두 개를 더한 짐의 부피는 8살짜리 아이도 품에 안을 수 있는 정도. 무게는 다 합해 5kg도 되지 않는다. 덕분에 미니 컨버터블이 톱을 닫았을 때(적재공간 215L)나 톱을 열었을 때(적재공간 160L)나 트렁크공간은 남아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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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 열리는 트렁크 리드는 80kg의 무게를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장비의 무게를 더해도 5kg을 넘지 않는다.

왼쪽 붉은 주머니는 투올러미 UL 침낭, 회색 주머니는 미니멀리스트 플로랄 타프, 오른쪽 검정주머니는 라첵 알파인 3 텐트,

두 개의 타프 폴은 220 GD. 모두 제로그램

 

캠핑을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장비나 특별한 자동차가 아니다. 낭만과 여유, 그리고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캠핑은 자연 속에서 나 자신을 희미하게 만드는 의식. 작게 적게 조용히 스며들어 이방인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날이 궂어도 좋았다. 길이 험해도 웃었다. 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다가오는 모든 것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운전자를 순진무구한 어린왕자로 만들고 마는 능력. 미니 컨버터블에겐 그런 마력이 있었다. 캔버스톱을 두들기는 빗소리에도, 텐트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생텍쥐페리의 속삭임이 배어 있었다.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행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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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수놓인 그늘막 아래 앉아 있노라면 세상 둘도 없는 배짱이가 되고 만다​

김성래 기자

<이런 캠핑 어때?>
이수진 GOOD “오픈 모터링으로 즐거움이 두 배” BAD “음식 넣기에도 부족한 트렁크”
이인주 GOOD “텐트 치면 살은 빠지겠다” BAD “캠핑 아니어도 아침마다 텐트 친다”
윤지수 GOOD “가장 낭만적이다”  BAD “강물에 휩쓸려 갈까봐 걱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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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ROEN GRAND C4 PICASSO
아웃도어 베이스캠프, 그랜드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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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V(Multi Purpose Vehicle), 다목적 자동차라는 말이 실감나는 하루였다. 다재다능한 그랜드 피카소의 능력 때문이다. 그랜드 피카소와 함께한 캠핑은 네 명의 캠퍼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며 비용 또한 저렴했다. 텐트를 따로 펴지 않아도 되는 까닭에 비가 오는 상황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시트를 접으면 완성되는 공간도 매력적이다. 널따란 실내는 카약을 그대로 삼킬 만큼 크고 광활했으며 자전거를 함께 넣고도 여유가 있었다.

쾌적하고 편안한 캠핑, 차박
귀찮고 몸 쓰기 싫어하는 기자에게 캠핑이란 언감생심이다. 텐트를 펼치고 조립하는 일련의 과정도 번거롭지만 얇은 천막 아래 눕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다. 고르지 못한 텐트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것 역시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에어매트를 깔면 해결되지만 그 또한 ‘손 가는 일’이다. 무엇보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 한기, 열기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렇듯 캠핑은 잠자리에 민감한 기자에게 고문이나 다름없다. 캠핑을 떠나느니 ‘고급 리조트나 호텔을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렇듯 캠핑에 불만 많은 기자가 선택한 방법은 ‘차박’이다. 차박은 자동차를 텐트삼아 실내에서 취침하는 것을 말한다. 차박은 장점이 많다. 지면과 떨어져 있으니 텐트처럼 결로가 생기지 않아 내부가 쾌적하고 아침에 젖은 텐트를 말릴 필요가 없다. 조용하고 편한 잠자리로 숙면을 취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야생동물이나 불청객으로부터 안전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또한 캠핑을 하다보면 다른 레저 활동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옮겨간다. 모든 것이 갖춰진 캠핑장이 아니라 오지나 계곡, 강이나 바다에서 레저를 즐기며 캠핑하는 것이다. 이때에도 간소하고 기동성 좋은 ‘차박’이 효율적이다. 텐트를 치는 데 따로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고 설치 장소를 가리지 않는 까닭이다. 아주 간소하게는 뒷좌석 창문에 모기장만 달아도 준비가 끝나며 해치 도어와 텐트를 연결하거나 타프를 설치해서 공간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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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카약은 대각선으로 넣으면 들어간다. 급정거시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안전벨트로 고정시켜야 한다

다양한 레저와 차박을 즐기기 위해선 실내가 넓은 차가 필요하다. 물론 중형 SUV만 되도 불편함이 없지만 공간이 작은 것이 흠이다. 이런 고민을 풀어준 차가 바로 그랜드 C4 피카소다. 7명이 타면서도 부담 없는 사이즈를 갖췄고 운전편의성도 뛰어나다. 국산 미니밴 못지않은 공간을 자랑하며 4,000만원 내외의 저렴한 차값은 오늘 만난 캠퍼들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다. 취침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창문 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미리 준비한 침낭을 뒷좌석에 던지면 그만이다. 침낭 역시 귀찮고 무거운 것 싫어하는 기자에게 딱 맞는 제품을 준비했다. 무게 480g, 초경량 우모로 만들어져 크기가 작고 아무렇게나 구겨 넣어도 금세 정리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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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2명이 편하게 누울 수 있다. 차박을 하려면 꼭 환기에 신경 써야 하고 절대 차안에서 난로를 사용해선 안 된다

액티비티 확장성 좋은 그랜드 피카소
캠핑이 아니어도 그랜드 C4 피카소의 활용성은 다양하다. 지붕이 긴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레저 장비를 운반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독자들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고자 카약을 선택했다. 부피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지붕에 바로 올릴 순 없다. 이런저런 장비를 얹으려면 차체에 고정시키는 장치가 필요하다. 먼저 가로 바(Bar)를 달아야 한다. 그 위로 용도에 맞는 캐리어를 얹으면 된다. 싣는 짐의 종류에 따라 카고, 어닝, 자전거, 스노보드(스키), 카약, 서핑보드 캐리어를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대부분의 수입차는 가로 바와 차체를 연결할 수 있는 픽스 포인트를 미리 마련해놓아 견고하고 손쉽게 장착 가능하다. 반면 국산차는 이런 장치가 따로 없어 차체에 직접 클램프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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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와 카약은 전용 밴드로 고정시키며 가급적 무리한 주행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가로 바는 툴레 사의 'Rapid system 753'루프랙 다리와 ‘WingBar 962’슬라이드 바로 구성했고 캐리어는 ‘Hull-a-Port Pro’ 카약용 제품을 얹었다. 최대 45kg의 카약을 얹고 시속 130km로 주행할 수 있으며 일상적인 주행을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만약 카약을 지붕에 얹기 어렵다면 실내로 밀어넣어도 된다. 앞으로 접히는 조수석 등받이의 진가가 여기서 드러난다. 카약을 지붕에 올리면 7명이 온전히 탈 수 있고 실내로 밀어넣으면 2명이 탈 수 있다. 함께 가져온 자전거는 스트라이다의 접이식이다. 세단 트렁크에 들어갈 만큼 크기도 작아 아웃도어 파트너로 제격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레저장비를 실내에 넣은 뒤에도 위로는 공간이 남아 다른 짐을 적재하기에 문제가 없다. 그랜드 피카소의 액티비티 확장성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오롯이 느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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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피카소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이인주 기자

<이런 캠핑 어때?>
윤지수 GOOD “간편해서 좋다”  BAD “차에서 자는 건 좀 처량하다”
이수진 GOOD “올인원의 간편함”  BAD “풀 플랫 시트가 아니라면 등이 배길 수도……”
김성래 GOOD “온가족과 짐을 싣고도 여유로운 실내공간”  BAD “뚱빠(뚱뚱한 바나나우유)가 바나나를 지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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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4인4색 오토캠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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