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깬 아이코닉 SUV '7' [2부]
2017-07-18  |   32,728 읽음

 

고정관념을 깬 아이코닉 SUV '7'
FRAME BREAKER


“급변하는 생태계가 만들어낸 새로운 종은 우리 눈에 조금 낯설게 보일지언정 새로운 환경에서 적합하게

진화된 존재임에 틀림없다. SUV의 진화는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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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TROEN C4 CACTUS
작지만 당찬 개성만점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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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C4 칵투스는 오늘 모인 7대의 SUV 중에서 가장 체구가 작을뿐더러 힘도 100마력이 채 되지 않는 소형 SUV다. 길이×너비×높이가 4,160×1,730×1,530mm로 크기는 쌍용 티볼리나 푸조 2008과 엇비슷하다. 그러면서도 높이는 가장 낮아 언뜻 보면 키가 약간 큰 해치백처럼 보이기도 한다.


위쪽이 주간주행등, 아래쪽이 실제 헤드램프인 독특한 눈매는 C4 (그랜드) 피카소를 비롯해 여러 시트로엥 차들에 쓰이고 있는 디자인으로, 최근에 나온 현대 코나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눈매도 개성적이지만 역시 칵투스의 가장 개성적인 디자인 포인트는 앞뒤 범퍼와 옆구리에 두른 에어범프(Airbump)일 듯. 이 범프는 칵투스 이후 신형 C3 해치백이나 C3 에어크로스 등에도 쓰이면서 시트로엥 소형차의 새로운 개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성적인 디자인은 실내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미니멀리즘의 극치 속에 개성과 세련미, 그리고 경제성을 꼼꼼하게 챙겼다. 단순한 모양의 사각형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을 대신하며, 각종 정보는 대시보드 가운데에 달린 7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에 띄운다. 대시보드를 납작하게 디자인해 키가 높지 않음에도 시야는 좋은 편. 여기에는 칵투스의 또 다른 비밀병기가 숨어 있다. 조수석 앞쪽에 자리한 납작한 모양의 글러브박스로, 위쪽 덮개를 들어올리면 수납공간이 나타난다. 이러한 디자인을 위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조수석 에어백을 대시보드 대신 천장 쪽에 배치했다고. 고집쟁이 디자이너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적잖이 고생했겠지만 결과물은 꽤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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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모습 이상으로 개성적인 실내. 심심하거나 밋밋한 구석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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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달린 변속 버튼. 아래쪽의 레버가 주차 브레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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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집스런 글러브박스 스타일을 위해 조수석 에어백을 천장으로 옮겨 달았다


널찍하고 푹신한 소파를 연상시키는 앞좌석은 가운데 팔걸이를 위쪽으로 들어올리면 마치 벤치형 시트처럼 널찍한 공간이 연출된다. 실제 앉았을 때에도 차급을 훌쩍 뛰어넘는 크기와 편안한 감각에 적잖이 놀라게 된다. 뒷좌석도 마찬가지로 안락하다. 앞 시트 아래쪽으로 발을 뻗을 수 있어 레그룸도 차급 이상으로 넉넉하다.


칵투스의 변속기는 PSA(푸조/시트로엥)가 저배기량 디젤 엔진에 널리 쓰는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로, 별도의 기어노브 없이 센터페시아 아래쪽의 3개 버튼(D, R, N)으로 변속을 할 수 있다. 기어가 있을 법한 자리에 큼지막하게 달린 레버는 주차 브레이크다. 처음에는 기어 변속을 할 때 자꾸 이곳에 손이 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버튼식 기어 변속에 익숙해진다. 주행 중에는 스티어링 휠에 달린 시프트레버를 사용해 얼마든지 기어 변속을 할 수 있다.

경제성까지 챙긴 유쾌한 SUV
칵투스의 심장은 1.6L 디젤 99마력.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1.2톤의 가벼운 차체를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뒷심은 없지만 1,750rpm에서 나오는 25.9kg·m의 토크 덕에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불만 없이 달릴 수 있다. 엔진음도 적당하고 진동도 의외로 적다. 호불호가 나뉘는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는 급가속을 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오르막길을 주행할 때나 급가속시의 한 템포 느린 변속 패턴에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PSA 그룹의 소형차답게 핸들링은 무척이나 경쾌하다. 원가에 민감한 차라 뒤 브레이크는 드럼, 뒤 서스펜션은 토션빔이지만 흔히 말하는 저가형의 단점은 거의 느낄 수 없다. 경쾌하고 명확한 핸들링을 자랑하는 프랑스 소형차의 우월한 유전자는 칵투스에도 제대로 스며있다. 급가속이 빈번했던 시승 중 기록한 평균연비는 17km/L 이상. 250km가 훌쩍 넘는 거리를 달리고도 1만원대 주유로 다시 연료탱크가 가득 차는 살뜰함 앞에서 저절로 눈에 하트가 그려진다.


C4 칵투스는 원가상승 요인은 철저히 배격할 만큼 경제성에 신경을 많이 쓴 차다. 애프터마켓 제품처럼 떼었다 붙이는 천장의 햇빛가리개나 미니밴의 3열 윈도 같은 틸트식 윈도를 처음 보면 헛웃음이 날 정도. 그러면서도 디자인과 개성을 위해서는 꽤 과감한 투자를 한 게 모순적이면서도 재미있다. 곳곳에서 저렴한 티가 팍팍 나지만 이마저도 개성과 애교로 만들어버리는 마법을 부린다. 당신이 소형 SUV에서 럭셔리 프리미엄 모델에서나 기대할 만한 온갖 것들을 바라지 않고 개성 넘치는 유쾌한 SUV를 찾는다면, 그리고 기름값의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는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아마 C4 칵투스만 한 차도 없을 것이다.

박지훈 편집위원

​CITROEN C4 CACTUS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길이×너비×높이 4160×1730×1530mm ●휠베이스 2595mm ●트레드 앞/뒤 1477mm ●무게 1240kg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 205/50 R17, 굿이어 이피션트그립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 ●밸브구성 SOHC 16밸브 배기량 1560cc ●최고출력 99마력/3750rpm ●최대토크 25.9kg·m/175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앞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6단 자동(ETG6) ●연비 17.5km/L(도심 16.1, 고속 19.5)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CO₂ 배출량 106g/km ● 2,690만원(샤인)

 

 LAND ROVER RANGE ROVER EVOQUE CONVERTIBLE
도시를 항해하는 네 바퀴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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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고 했던가? SUV 황금기를 맞은 랜드로버는 약 10년 전부터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 사이에 자리하는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시작으로 프리랜더보다 작은 레인지로버 이보크까지 라인업 다양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거듭해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보크는 크기가 작은 저가형 모델이 아니다. ‘레인지로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상위 모델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소형 럭셔리 SUV다. 균형미 넘치는 비율과 스타일리시한 얼굴 등 패션카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이보크는 이런 다양한 매력을 내세우며 세단 운전자와 여성 운전자를 끌어당겨 랜드로버의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랜드로버 연간 판매의 1/3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 참고로 이보크는 데뷔 이후 지난 5년간 전세계에서 50만 대 이상 팔렸다.

닫았을 때도 아름다운 컨버터블 SUV
이런 이보크가 컨버터블로 가지를 쳤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랜드로버 안에서는 물론 업계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은 오픈톱 SUV다. 사실 기자는 이보크 컨버터블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력적인 외모가 망가지진 않을까 걱정했다. 해치백이 오픈톱 모델로 진화할 경우 지붕 수납공간이 애매해 지붕을 닫거나 열었을 때 모습이 어색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하드톱이거나 지붕의 상단이 길수록 C필러 쪽 모양새가 형편없다. 그러나 이보크 컨버터블은 소프트톱 지붕을 사용해 이런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다. 20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는 가벼운 톱은 시속 48km 미만이라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5겹의 패브릭 레이어로 구성돼 닫았을 때 일반 이보크 못지않은 정숙성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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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톱이 열려있을 때나 닫혀있을 때나 완벽한 외형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오픈카는 차체가 낮은 탓에 행인이나 버스 승객에게 실내가 노출되어 종종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다. 하지만 차체가 높은 이보크 컨버터블은 그들과 비슷한 눈높이를 가져 심리적 부담감이 적다. 오픈톱 모델은 차체 강성이 약하다는 편견도 먼 나라 이야기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엄연히 랜드로버의 일원. 험로주행까지 소화할 만큼 차체가 단단하다. 운전에 나서면 도심에서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차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전체적인 무게는 늘어나지만 무게중심은 낮아져 운전재미도 뛰어나다. 탑을 열고 닫았을 때 무게중심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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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임새 있게 잘 만든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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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차체의 컨버터블에서 이례적으로 넓은 뒷좌석을 갖췄다


물론 앞머리가 무거운 까닭에 코너에서 과격하게 밀어붙이면 궤적을 벗어나긴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예측 가능한 수준이다. 최고출력 180마력의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낮은 회전에서의 토크가 좋아 2톤짜리 차체를 가볍게 밀어낸다. 소리까지 잘 다듬어 루프를 열어도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기어를 빠르고 매끄럽게 바꾸는 ZF사의 9단 자동변속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SUV 고유의 든든한 감각과 상쾌한 오픈 에어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희귀종이다. 컨버터블 톱으로 빚어낸 완벽한 외형과 실용성 높은 4인승 구성, 그리고 준수한 파워트레인도 매력 포인트. 랜드로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다른 차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 이보크 컨버터블,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인주 기자

LAND ROVER RANGE ROVER EVOQUE CONVERTIBLE


보디형식, 승차정원 2도어 컨버터블, 4명 ●길이×너비×높이 4370×1980×1609mm ●휠베이스 2660mm ●트레드 앞/뒤 1621/1628mm ●무게 2080kg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인티그럴 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35/55 R19, 굿이어 이피션트그립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999cc ●최고출력 180마력/4000rpm ●최대토크 43.9kg·m/175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9단 자동 ●0→시속 100km 가속 10.3초 ●최고시속 195km ●연비 12.4km/L(도심 10.8, 고속 15.1) ●에너지소비효율 3등급 ●CO₂ 배출량 156g/km ● 8,440만원(SE)​

  

“남다른 매력으로 무장한 아이코닉 SUV들은

어쩌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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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ERATI LEVANTE
부푼 몸집 속 여전히 뜨거운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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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가 은퇴하면 살이 찐다. 마세라티도 딱 그런 모양새다. 한때 서킷을 호령하던 마세라티가 돌연 은퇴하고 고급차 만들기에 전념하더니, 이제는 SUV 르반떼까지 내놨다. 부푼 몸집과 함께 예리했던 몸놀림과 날카로운 감각은 무뎌진 게 사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다. 살찐 프로 르반떼는 여전히 날씬한 아마추어보다 날렵하다. 특히 길쭉한 보닛 속 트윈터보 심장은 현역 때처럼 뜨거웠다.


심장의 뜨거운 고동은 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외모는 큼직한 SUV지만 소리는 V8 수퍼카 못지않다. 낮은 rpm에서는 묵직하게 깔리다가, 높은 rpm에서는 고음으로 카랑카랑하게 갈라진다. 특히 변속기가 기어를 바꿔 물 때 들려오는 폭발하는 배기 사운드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덕분에 괜히 터널만 나타나면 울려 퍼지는 관악 연주를 듣기 위해 가속페달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달리기 실력 역시 남다르다. 시승차는 르반떼 중 가장 강력하다는 르반떼 S.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1kg·m를 내는 V6 3.0L 트윈터보 엔진이 달렸다. 덩치야 어떻든 숫자만 보면 스포츠카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빠르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등짝이 시트에 파묻히며 매섭게 뛰쳐나간다. 단 5.2초 만에 시속 100km를 넘고, 금세 시속 200km를 돌파한다. 참고로 최고 속도는 시속 264km. 아마추어 스포츠카는 명함도 못 내밀 성능이다.


물론 힘만 세다면 머슬카지, 서킷을 주름잡던 마세라티가 아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차체를 낮추고 서스펜션에 힘을 잔뜩 불어넣어 달릴 준비에 들어간다. 팽팽하게 굳어지는 서스펜션 변화는 동승자도 금세 알아차릴 정도. 덕분에 주행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코너에서 살짝 눌리는 듯하더니, 든든하게 버티며 예상을 웃도는 속도로 돌아나간다. 2도어 쿠페 수준은 못 되어도 스포츠 세단 정도는 우습게 여긴다. 이게 다 가변식 댐퍼와 든든한 골격, 앞뒤 5:5 무게배분, 295mm 너비에 달하는 고성능 타이어(미쉐린 래티튜드 스포츠3)가 이뤄낸 하모니다. 여기에 산길에 울려 퍼지는 쩌렁쩌렁한 배기 사운드까지 더해지면, 기분만은 이탈리안 수퍼카다.

감출 수 없는 아우라
이렇게 화끈하지만 가속 페달에서 힘을 빼면 제법 나긋나긋하게 달려준다. 오늘 함께 나온 메르세데스 벤츠 GLE나 볼보 XC90처럼 보들보들한 수준은 못 되어도 묵직하게 흔들리는 모양새가 딱 유러피언 그랜드 투어러다. 그래서 편안한 주행의 ‘노멀 모드’마저도 마냥 여유롭지는 않다. 배기 사운드도 마찬가지. 기본적인 배기음이 큰 편이라서 맘 편하게 달리고 싶을 땐 살짝 시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고성능 아우라는 쉽게 감춰지질 않는다.


생김새도 그렇다. 키 높은 마세라티 르반떼는 척 봐도 일반 SUV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기블리 만큼 길쭉한 보닛과 쿠페처럼 누운 트렁크는 역시 예사롭지 않다. 오늘 모인 7대와 같이 서니, 그 차이가 더욱 또렷하다. 다소곳한 SUV들 사이에서 르반떼의 당당한 비율은 ‘어깨 깡패’가 따로 없었다.


누가 정열의 이탈리아 차 아니랄까봐 실내도 온통 붉은색 투성이. 새빨간 대시보드를 보고 있노라면 투우 소 마냥 없던 질주본능까지 생길 지경이다. 거대한 패들시프트와 운전대 왼쪽에 달린 스타트버튼도 이런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껑충한 운전석 높이만 빼면 스포츠카의 실내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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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정열의 붉은색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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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한 실내. 시트 가운데 제냐 멀버리 천연 실크가 들어갔다


곳곳에 고성능 분위기가 짙게 배어 있지만 SUV로서의 본질은 잊지 않았다. 5m에 달하는 큰 차체가 제 몫을 한다. 역대 마세라티 중 가장 넉넉한 뒷좌석 머리공간을 자랑하고 트렁크공간도 넉넉하다. 다만 트렁크 위쪽 공간은 쿠페 스타일 때문에 공간에 다소 손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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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에 우아한 선을 그어 클래식한 분위기를 냈다


원래 스포츠카와 GT를 고집하던 브랜드가 내놓은 SUV를 마주하니 마세라티라는 브랜드의 자세가 예전에 비해 한층 유연해졌음을 느낀다. 하지만 마세라티다운 성격은 여전하다. 르반떼는 호쾌한 배기 사운드를 뿜어내고 매섭게 질주한다. 살짝 아쉬움이 남는 조립 품질도 마찬가지. 르반떼는 기존 마세라티 모델들과는 다른 덩치 큰 SUV면서도 언제든지 서킷에 들어갈 준비가 된 진짜 마세라티였다.

윤지수 기자

MASERATI LEVANTE S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길이×너비×높이 5005×1970×1680mm ●휠베이스 3005mm ●트레드 앞/뒤 1624/1676mm ●무게 2265kg ●서스펜션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V 디스크 ●타이어 앞 265/40 R21, 뒤 295/35 R21, 미쉐린 래티튜드 스포츠 3 ●엔진형식 V6 가솔린 직분사 트윈터보
밸브구성 DOHC 24밸브 ●배기량 2979cc ●최고출력 430마력/5750rpm ●최대토크 59.1kg·m/4500~500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8단 자동 0→시속 100km 가속 5.2초 ●최고시속 264km ●연비 6.4km/L(도심 5.6, 고속 7.8) ●에너지소비효율 5등급 ●CO₂ 배출량 264g/km ●값 1억7,410만원​

 

 JAGUAR F-PACE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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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저 멀리 아마존 강변에 재규어 가족이 살았대. 우아한 아빠 XJ, 도도한 엄마 XF, 명민한 딸 XE, 맹렬한 삼촌 F-타입. 그런데 어느 날, 막내가 태어났대. 근데 글쎄, 재규어 가족 사상 유래 없는 우량아였다지 뭐니…….”


만삭이 된 아내의 배에 대고 소근거렸다. 근사한 우화라도 되는 양 신나서 이야기하는 예비 아빠에게 아내는 태어나기 전부터 자동차 이야기만 늘어놓느냐며 핀잔을 줬다. ‘이제부터가 진짜 재밌는 대목인데…….’


막내에게 던져진 임무를 이야기할 참이었다. 브랜드 최초의 SUV가 짊어져야 할 짐 말이다. BMW, 포르쉐에 이어 마세라티, 벤틀리까지 SUV를 내놓는 마당에 랜드로버와 한솥밥을 먹는 재규어의 SUV 출시는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80년 역사의 스포츠 럭셔리카 브랜드가 대뜸 SUV를 내놓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 시장은 이미 라이벌 브랜드의 쟁쟁한 SUV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재규어가 첫 번째 SUV를 위해 랜드로버 플랫폼을 끌어오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재규어 엠블럼을 단 SUV를 내놓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 경쟁자와 구별되는 브랜드 컬러를 듬뿍 담아내야만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었다. 재규어는 새로 개발한 모듈형 플랫폼 iQ로 브랜드 최초의 SUV를 만들었다. 유연성 좋은 플랫폼 위에 차체의80%를 알루미늄으로 빚고 브랜드 DNA를 있는 대로 녹여 넣은 F-타입은 랜드로버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퍼포먼스 크로스오버로 완성됐다.


엠블럼을 볼 것도 없이 재규어 그 자체인 모습. 덩치는 사방팔방으로 뻥튀기됐지만 피는 못  속이나보다. 나른한 듯 사나운 맹수의 눈매, 커다란 격자무늬 라디에이터 그릴, 모난 곳 없이 매끈한 보디 라인. 스케일만 커졌을 뿐 브랜드 특유의 매력은 속속들이 녹아 있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긴 보닛, 날렵한 루프 라인이 만들어낸 다이내믹한 FR 비율에 스포츠카(F-타입)의 디자인 요소까지 집어삼킨 거대 SUV는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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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타입에서 빼다 박은 테일램프가 우람한 차체에 흉흉함을 더한다


그러면서도 SUV의 미덕은 빠짐없이 갖췄다. 쿠페처럼 날렵한 루프 라인 아래 넉넉한 머리 공간을 창출했고 긴 휠베이스 안엔 동급 최고 수준의 무릎공간까지 담았다. 기본 650L, 최대 1,740L의 적재공간은 개구부가 넓고 플로어가 낮아 짐을 싣기 무척 편하다.


알루미늄 차체와 F-타입의 서스펜션을 짝지은 결과 아스팔트 위에서의 운전감각은 전형적인 재규어의 그것. 잔뜩 조여진 하체와 스티어링 휠로 단단하고 믿음직하게 코너를 공략한다. 가속 페달 조작을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토크를 토해내는 박력도 일품이다. 뒤에서 앞으로 0.165초 만에 구동력을 옮기는 AWD 시스템과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커다란 몸집에 민첩성과 예리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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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마력, 71.4Kg.m의 힘을 내는 V6 디젤엔진

재규어가 만든 전지형 스포츠카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를 소화하는 스포츠카’라는 재규어의 수식에 과장은 없다. 깊은 웅덩이와 우뚝 솟은 돌부리를 거침없이 지배하는 재규어. 새삼 랜드로버 신차가 거치는 영국 이스트너 테스트 센터의 혹독한 오프로드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되짚어보게 된다. F-페이스는 단순히 ‘오프로드를 달리는 재규어’라고 설명하긴 부족하다. 이 차는 그 자체로 영상 50° 두바이 사막과 영하 40° 스웨덴 북부에서 거둔 40만km 주행 테스트의 성과다.


재규어는 맹수들이 득실대는 레드오션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냥은 성공적이었다. 작년 한해에만 4만6,000대의 글로벌 판매 실적을 올리며 재규어 역사상 최단기간에 최대 판매를 달성한 모델로 기록되었으니 말이다. 재규어는 F-페이스를 내놓으며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1월 LA오토쇼에서 공개된 I-페이스 컨셉트를 보고 그 말의 숨은 의미를 깨달았다. 내년 출시를 앞둔 브랜드 첫 전기차 컨셉트는 F-페이스를 쏙 빼닮아 있었다.


F-페이스를 내놓은 재규어는 이스트를 머금은 빵 반죽처럼 한껏 부풀었다. 덩치가 커졌고 기대할 수 있는 즐거움과 쓰임새도 확장됐다. 재규어의 막내는 판매가 부진한 XF, 8년차 노병 XJ를 대신해 소년 가장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지난 봄 뉴욕오토쇼에선 ‘2017 세계 올해의 차’와 ‘올해의 디자인상’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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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전형적인 재규어다. 문 안쪽에서부터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대시보드를 감싸 안는 랩어라운드 스타일과

고운 가죽으로 덮은 시트와 트림으로 넓은 공간을 알차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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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인치 인컨트롤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12.3인치 TFT 계기판,

레이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최신 재규어의 필수 장비도 빠짐없이 담았다


F-페이스 이전의 재규어는 섹시한 차만 만들어왔다. F-페이스 이후에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재규어가 내놓은 SUV는 뚱뚱해도 매혹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F-페이스는 재규어로서 불가능한 것을 해낸 동시에 SUV로서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 임무 완료다.

김성래 기자

 

 JAGUAR F-PACE 30d FIRST EDITION AWD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길이×너비×높이 4731×1936×1652mm ●휠베이스 2874mm ●트레드 앞/뒤 1641/1654mm ●무게 2070kg ●서스펜션 앞/뒤 더블위시본/인티그럴 링크 ●티어링 랙 앤 피니언(전동 파워)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 255/50 R20, 뒤 255/50 R20, 콘티넨탈 콘티스포트콘택트5 ●엔진형식 V6 디젤 트윈터보
밸브구성 DOHC 24밸브 ●배기량 2993cc ●최고출력 300마력/4000rpm ●최대토크 71.4kg·m/2000rpm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8단 자동 ●0→시속 100km 가속 6.2초 ●최고시속 241km ●연비 11.5km/L(도심 10.4, 고속 13.1)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CO₂ 배출량 168g/km ● 1억580만원 

 

#1 오늘날 인간의 삶은 더없이 풍요로워지고 있다. 더 넓은 공간과 더 많은 가능성을 지닌 자동차가 필요하게 된 이유다.육아와 취미생활, 일상과 여가, 여행을 함께할 동반자로 SUV만한 대안이 있을까?


#2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인간은 자신에게 특화된 상품을 원한다. 
 세분화된 크기와 형태, 컨셉트의 SUV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것도 그래서다.  틈새의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개성과 아이디어를 잔뜩 담은

 SUV의  등장은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권의 확대이자 흥미로운 볼거리다.


#3 쿠페처럼 날렵한 라인을 가진 SUV, 스포츠카만큼이나 호쾌한 달리기 실력을 지닌 SUV, 럭셔리 리무진

부럽지 않은 호화 SUV와 색다른 감각으로 남다른 취향을 저격하는 SUV, …….

시대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일곱 SUV가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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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김성래 기자 사진 최진호, 최재혁

​고정관념을 깬 아이코닉 SUV '7' [1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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