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 달리는 국민차 폭스바겐 세드릭
2017-05-24  |   38,712 읽음



VOLKSWAGEN SEDRIC
운전자 없이 달리는 국민차

 

폭스바겐그룹이 처음 선보이는 레벨5 자율운전차 컨셉트 세드릭은

자율운전 시대의 새로운 이동수단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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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모터쇼 개막 전야. 폭스바겐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그룹 내 모든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 ‘그룹 나이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마티아스 뮐러 CEO는 포츠담과 중국, 캘리포니아의 세 군데 폭스바겐 그룹 퓨처 센터를 소개하는 한편 완전 자율운전 컨셉트카 세드릭을 공개했다. 원박스 차체에 윙크 같은 표정이 가능한 LED 램프, 네 바퀴를 덮는 대형 커버 등 ‘이것이 과연 자동차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 자동차들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단순히 외형뿐만이 아니다. 폭스바겐 최초의 완전 자율운전 컨셉트인 세드릭은 운전자가 필요 없어 운전석마저도 만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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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포츠담을 비롯해 37군데 디지털 기술개발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의 패러다임 바꿀 자율운전
디젤 게이트로 큰 타격을 받은 폭스바겐은 전기차와 자율운전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아우디를 통해 A8에 제한적 자율운전 기능을 선보이고 2025년까지 30가지 EV 신차를 발표한다는 계획.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개발 거점을 37군데나 만들고 엔비니아 등 IT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 차가 당장 운전자 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율운전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 양산을 위해서는 기술적 성숙도와 가격, 나라마다의 법규 등 넘어야 할 산이 수없이 많다. 메이커들이 발표하는 자율운전 컨셉트카 상당수는 아직 개발 중인 불완전한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설정뿐인 쇼카인 경우가 대부분.

폭스바겐에겐 이미 I.D. 버즈 등 자율운전 컨셉트가 있었지만 운전석이 아예 없는 레벨5 자율운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드릭(Sedric)이라는 이름도 Self-Driving Car에서 가져왔다. 버튼 하나로 누구라도 조작할 수 있는 완전 자율운전 자동차를 목표로 한다.


자율운전이 갑자기 나타난 기술은 아니다. 크루즈 컨트롤이나 주행안정장치처럼 운전 편의성이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비는 꽤 오래전에 도입되었다. 시대적인 흐름과 궤를 같이 하여 최근 들어 전자제어 및 센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발전속도가 빨라졌고 커버하는 범위나 종류도 급속도로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카메라나 레이더로 주변 차의 움직임을 살펴 사고를 예방하고 차선에 따라 스스로 스티어링 조작도 가능해졌다. 이런 다양한 시스템을 통합하고 고도화하다 보면 결국 자율운전의 영역에 도달하게 된다.


자율운전은 그 수준에 따라 0에서 5까지의 여섯 가지 레벨로 구분된다. 레벨0은 드라이버가 모든 운전 조작(가속, 제동, 조향)을 직접 하는 일반 자동차다. 레벨1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나 차선유지장치(타입Ⅱ)처럼 자동제어 시스템과 드라이버가 자동차의 통제권을 공유하는 경우. 레벨2는 특정 구간에서 가속과 감속 조향까지 자동차가 스스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제한적으로 손발을 떼어도 되지만 드라이버는 항상 주변 상황을 살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일부 고급차에서 제공되는 수준이다.


레벨3에 이르면 비로소 자동차에게 운전을 맡기고 드라이버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이동 중에 문자를 보내거나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드라이버는 비상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운전석이 아예 필요없는 레벨5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전 자율운전은 레벨4부터. 모든 조작을 대신하기 때문에 목적지를 설정한 후 편안히 잠을 자도 된다. 교통혼잡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출발부터 주차까지 자동차 스스로 한다. 레벨4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주변정보를 확보해야 하므로 레이저를 활용한 스캐너인 라이다가 필수.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레벨4의 무인버스가 시험 운용된 바 있다. 

 

레벨5는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을 뜻한다. SF 영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무인택시처럼 사람은 태우지만 운전자는 필요 없다. 기존 자동차의 개념을 넘어 도시 교통 시스템과 통합 운용되는 스마트 모빌리티. 따라서 운전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레벨5는 아직은 구글, 애플 등이 특정구간에서 성공했을 뿐이며 상용화는 2030년경이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드릭은 바로 이런 레벨5 자율운전자를 목표로 디자인되었다. 그렇기에 외모부터 전통적인 자동차와는 다르다. 단순히 미래형 자동차임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운전석이 없는 완전자율 자동차는 소유자가 운전하지 않을뿐더러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쉐어링 등에도 적합하다. 따라서 개인의 감성을 자극할 디자인이나 운동성능 대신 넓고 안락한 실내, 도심 교통이나 통합된 교통통제 시스템에 어울려야 한다.


세드릭의 디자인에서도 이런 부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박스형 디자인은 적은 점유면적에서 큰 실내공간이 얻어진다. 원박스 보디는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반면 넓다 못해 기둥처럼 보이는 세드릭의 A필러는 코너링 때 시야를 가로막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율운전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지붕에 달린 센서들이 차 주변의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운전은 컴퓨터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한편 휠하우스에 꼭 맞춘 커버가 타이어를 완전히 덮어 공기저항을 최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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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달린 센서로 주변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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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를 커버로 덮어 공기저항을 최소화한다


이 차를 조작하는 데는 버튼 하나에 링모양 조명이 달린 스마트키면 된다. 버튼을 누르면 차가 스스로 와 문이 열린다. 문은 양쪽으로 열리는 스윙 타입에 B필러가 없고 지붕 일부까지 열리기 때문에 타고내리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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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리는 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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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드릭을 부르는 스마트키


실내에 들어서면 편안한 시트와 고급스러운 나무 바닥이 승객을 맞는다. 앞부분에 운전석이 없는 대신 추가 승객을 대비해 접이식 시트가 달렸다. 승객이 타면 문이 닫히고 앞창 겸 투명 모니터에 웰컴 사인이 뜬다. 인공지능과 음성인식을 활용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별다른 조작 스위치가 없어도 대화 형식으로 목적지를 세팅하고 오디오나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이제 도착할 때까지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운전이 필요 없어진 자동차에서 거주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운전석과 스티어링 휠, 페달 외에 각종 조작 스위치가 사라진 덕분에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드릭은 나무를 깐 바닥과 안락한 벤치타입 시트를 갖추었다. 고성능 공조장치 뿐 아니라 뒤창 안쪽으로 공기정화 식물로 작은 화단까지 만들었다. 덕분에 자동차라기보다 거실에 가까운 편안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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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자리에는 접이식 비상 시트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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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같은 안락한 분위기의 뒷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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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창 안에 마련된 작은 화단

차를 사거나 운전면허를 딸 필요가 없어진다
세드릭은 쇼퍼 드리븐카의 궁극적인 모습이다. 또한 직접 운전하고 즐겼던 기존 자동차의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가 불어 닥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직은 불편한 카쉐어링이 자율운전과 결합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승객이 없는 상태에서도 스스로 움직일 뿐 아니라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자동차를 굳이 사거나 운전면허를 딸 필요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 핸드폰의 역사를 바꾸었듯이 자율운전은 자동차 역사에 커다란 변화의 해일을 불러올 것이다.

이수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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