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프리미엄의 희망 - DS 7 크로스백
2017-05-19  |   39,403 읽음


프렌치 프리미엄의 희망
DS 7 CROSSBACK


2015년 독립을 선언한 PSA의 고급차 브랜드 DS가 콤팩트 프리미엄 SUV DS7 크로스백을 발표했다. 소배기량 터보 엔진과 PHEV 구동계를 얹은 DS는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과 나이트비전 등 다양한 첨단 안전장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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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의 위세에 밀려 고급차 시장에서 잠시 손을 뗐던 프랑스 메이커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프리미엄 영역이 소형차에까지 확장된 덕분이기도 하지만 일본과 한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진 탓도 있다. 최근 알피느를 부활시킨 르노와 달리 라이벌 PSA가 꺼내든 카드는 시트로엥 DS. 2009년 DS3를 선보이며 시작된 DS는 원래 시트로엥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한 서브 브랜드 개념이었지만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독립을 선언했다. 기존 DS3~5와 중국 전용 모델인 DS4S, DS5LS, DS6를 제외한다면 이번에 공개된 DS7이야말로 DS가 독립 브랜드로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다. 새 브랜드의 정체성과 미래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인 셈이다.

독립 브랜드로서 DS의 첫 모델
DS7 크로스백의 길이×너비×높이는 4.57×1.89×1.62m. 비슷한 가격대의 BMW X1, 아우디 Q3보다는 확실히 크고 한 등급 위의 X3나 Q5에는 살짝 못 미치는 크기. 푸조의 신형 3008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차체는 더 크고 다양한 고급장비를 얹는다. 같은 값에 보다 큰 덩치와 다양한 장비를 제공하는 것은 독일 브랜드에 뒤처지는 현실을 감안한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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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의 얼굴은 기존 DS 라인업은 물론 중국용 모델들과도 구별된다. 이 새로운 패밀리룩은 컨셉트카 DS 디바인(2014), E-텐스(2016)를 통해 예고된 바 있다. 조금 더 얇아진 헤드램프 속에 LED 램프를 보석처럼 박았고 대형화된 육각형 그릴은 번쩍이는 크롬 장식으로 둘러쳤다. 범퍼 양옆에는 LED 주간주행등을 수직으로 배치해 화려하면서도 과격한 얼굴로 만들었다. 그릴 중앙에는 커다란 DS 로고를 박아 넣고 그에 어울리는 마름모꼴 패턴으로 그릴을 채웠다.


보디는 현대적인 도심형 크로스오버의 성공패턴을 따랐다. 높고 평평한 노즈, 근육질의 펜더로 SUV의 터프함을 표현하면서도 루프 라인을 매끄럽게 다듬는 한편 앞뒤 창을 날렵하게 눕혀 스포티함을 살렸다. 역사다리꼴 D필러와 돔처럼 휘어진 해치 게이트, 크롬 장식으로 둘러친 마름모 패턴의 브레이크 램프가 어우러진 뒷모습도 매력 포인트. SUV 시장 후발주자로서 시트로엥의 도전정신과 야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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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필러와 펜더 디자인에는 스포티함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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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꼴 패턴을 넣은 브레이크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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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를 보면 기존 모델들과의 차별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우선 풀 모니터 방식으로 바뀐 계기판과 센터 모니터는 화면 그래픽부터가 남다른데, DS 로고에서 가져온 마름모꼴을 활용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대형 모니터는 대시보드 중앙에 살짝 돌출식으로 고정했고 전자식 시프트레버 좌우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파워 윈도와 도어록 등을 배치했다. 인테리어 트림은 바스티유, 리볼리. 오페라와 퍼포먼스 라인 등 크게 네 가지가 준비된다. 여기에 따라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장식은 물론 스티어링 림 아래 부분과 도어핸들 소재도 달라진다. 시트는 5인승뿐으로 7인승은 나오지 않는다. 기본 상태에서 화물공간은 555L. 뒷좌석과 조수석을 접어 최대 1,750L까지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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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가 프랑스 감성으로 풀어낸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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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M의 크로노그래프를 대시보드에 팝업식으로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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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마름모꼴 디자인이 사용되었다


특히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손목시계의 디자인 요소들을 활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시계 벨트를 본떠 만들었던 DS4 시트의 연장선이다. 파워 윈도 스위치 주변의 마름모꼴 연속패턴도 인상적이다. 클로 드 파리(Clous de Paris)라 불리는 이 장식패턴은 18세기 프랑스의 전설적인 시계 장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에 의해 고안된 뒤 고급 시계에 널리 사용되어왔다. 모니터 위에 배치된 B.R.M 크로노크래프의 R180 시계는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스타트 버튼으로 엔진 시동을 걸면 회전하며 나오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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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 드 파리 패턴이 사용된 스위치 주변


카오디오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시트로엥이 손잡은 브랜드는 스피커를 주력으로 가정용과 모니터링 등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 40년 가까이 명성을 누려온 프랑스의 포칼. 폴리글라스 진동판과 알루미늄 TNF 돔 트위터 등 핵심 기술이 투입된 14개의 스피커가 12웨이 515W 앰프와 어우러져 강력하고도 부드러운 사운드를 제공한다.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과 나이트 비전
엔진은 대부분 소배기량에 터보를 갖추어 성능과 효율을 겸비한 최신 유닛으로 유로6.2 기준을 만족시킨다. 4기통 1.6L 터보 엔진은 출력에 따라 THP225(225마력)와 THP180(180마력) 두 가지. 200바 직분사 시스템과 블루HDi 디젤 엔진에서 가져온 분진필터 기술(GPF)을 도입한 가솔린 엔진으로 신형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3기통의 1.2L 터보 퓨어테크 130마력 엔진은 6단 수동변속기와 조합되며, 내년쯤 출력을 끌어올린 156마력형이 더해진다. 디젤(블루HDi)은 1.5L 터보 130마력과 2.0L 터보 180마력 두 가지. 블루HDi 130은 6단 수동과 8단 자동, 블루HDi 180은 8단 자동변속기만 고를 수 있다. 이밖에도 해외 시장을 위해 구형 1.6 터보 165마력(THP165)도 얹는다.


신형 8단 자동변속기 EAT8은 기존 6단에 비해 4%의 연비절감 효과가 있다. 또한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시속 30km에서부터 미리 시동을 끈다. 차가 정차를 위해 속도를 줄일 때 조금 더 일찍 연료를 차단한다는 이야기. 그밖에도 신형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Advanced Traction Control)이 모래나 눈길처럼 극단적으로 그립이 낮은 노면에서 트랙션과 주행안정성을 높여준다. 


DS7은 기본적으로 앞바퀴굴림이다. 대신 2019년 판매 예정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4WD 방식의 PHEV가 준비된다. 최고출력 200마력의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EAT8), 그리고 80kW(109마력) 모터를 조합해 앞바퀴를 굴리고 별도의 80kW 모터가 뒷바퀴를 담당하는 e-4WD 방식. 시스템출력 300마력을 내며, 뒷좌석 아래 배치된 13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해 EV 모드에서 60km를 달린다.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간활용 면에서도 유리한 레이아웃이다. DS에서는 시트로엥에서 쓰던 하이브리드4 대신 E-텐스(E-Tense)라는 명칭을 붙일 예정. PSA 최초의 가솔린 PHEV가 될 이 차는 DS 7 크로스백 E-텐스 PHEV라는 긴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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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1.6L 가솔린 터보와 1.5L 직분사 디젤, 300마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이 준비되었다


PHEV 구동계는 세 가지 모드(100% EV, 하이브리드, 혼합)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뒷바퀴 모터만으로 출발하고 고속 크루징에서는 앞쪽 엔진과 모터를, 상황에 따라 앞 엔진+모터와 뒷바퀴 모터를 모두 사용해 네 바퀴를 굴리기도 한다. 완전 전기차 모드로도 60km를 달린다. PHEV인 만큼 외부 충전도 가능해 가정용 전원에서는 4시간 반, 32A 소켓과 6.6kW 충전기를 통한 급속충전시에는 2시간 반 만에 완충전이 가능하다. 


기본 뼈대는 푸조 3008, 시트로엥 C4 피카소 등과 같은 PSA의 최신 모듈형 플랫폼 EMP2. 프리미엄 모델이라는 성격에 맞추어 구조용 접착제 사용 구간을 22m로 늘려 강성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새로 설계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뒤쪽에 장착했다. 아울러 사실상 개발이 중단된 하이드라뉴맥틱 서스펜션 대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신기술인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이 도입되었다. 카메라로 5m 가량 전방 노면상태를 실시간 감시해 댐퍼 감쇄력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차속과 스티어링, 브레이크 정보가 종합적으로 고려되며 네 개의 댐퍼 감쇄력이 독립적으로 조절된다.


자율운전 시대를 준비하는 다양한 주행보조 시스템도 충실하게 갖췄다. 스톱&고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시속 180km까지의 범위 내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살펴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한다. 여기에 차선유지장치인 LPA(Lane Positioning Assist)를 더해 운전자의 실수를 커버하고 위험부담을 덜어준다.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는 나이트 비전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100m 전방의 장애물을 찾아내 계기판에 표시하고 운전자에게 경고도 보낸다. 대형 프리미엄 모델에는 장착된 예가 있지만 C 세그먼트에서는 최초. 새로운 DS 파크 파일럿은 이제 액셀과 브레이크 조작이 필요 없는 완전 자동주차 시스템으로 진화했으며 차를 주차구역에 넣을 때뿐 아니라 빼내는 기능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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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고급차의 성공 가능성은?
DS라는 이름은 1955년 태어난 시트로엥의 걸작 고급차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남다른 디자인과 하이드로뉴매틱 서스펜션 같은 첨단기술을 갖추었던 초대 DS는 무려 20년간 판매되며 프랑스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시트로엥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부활시킨다면 이보다 더 어울리는 이름이 없는 셈인데, 그 일이 정말 현실이 되었다.


PSA는 2015년 DS의 독립을 공식화했다. 시트로엥의 모델 라인업 한켠을 차지하던 서브 브랜드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DS 오토모빌이 된 것이다. 더블 쉐브론 엠블럼을 떼고 DS 로고만 단 첫 양산차는 사실 2013년 중국 시장용 DS 5LS였다. 중국 이외 시장에서는 2015년 DS5가 최초. 그런데 브랜드를 독립시키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다. 시트로엥과의 결별로 허전해진 모델 라인업을 빠르게 채워야 할 뿐 아니라 브랜드 성격에 어울리는 별도의 판매채널과 홍보전략도 필요하다. 신모델 DS7 크로스백은 그동안 PSA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SUV 시장을 향한 도전장이자 프리미엄 시장 복귀를 향한 야심찬 도전이다. 그 활약여부는 DS의 홀로서기, 나아가 프랑스산 고급차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수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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