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의 고향 히로시마를 가다
2017-05-12  |   49,737 읽음

 

로터리 엔진의 대부
마쓰다의 고향 히로시마를 가다


제2차 세계대전의 가장 큰 피해(원폭)를 입은 지역인 히로시마는 마쓰다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을 대표하는 정서는 한(恨)과 열정.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어선 마쓰다에 대한 지역 주민의 존경과 애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것 이상이다. 자동차에 대한 애정도 마찬가지. 로터리의 대부이자 작고 재미있는 차를 만드는 마쓰다의 취재는 그래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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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히로시마까지 가는 항공편 스케줄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쿠오카를 거쳐 히로시마로 이동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번 취재는 히로시마의 마쓰다 외에 도쿄, 이카호, 사쿠, 모테기, 군마 등을 거치는 일정이라 도쿄에서 신칸센을 이용하는 경로를 택했다. 도쿄에서 히로시마까지는 편도 800km로 신칸센 가격만 2만엔(약 21만원) 가까이 한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30분으로 연착이 거의 없는 신칸센은 대부분의 역이 중심가에 있으며 좌석도 편해 장거리 여행에 적격이다.


히로시마에서의 첫 일정은 히로시마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마쓰다 메인 딜러인 우지나 본점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한국에서 여러 번 마쓰다에 메일을 보냈지만 묵묵부답. 이래저래 고민을 하다 히로시마에 살고 있는 친구이자 필자의 드리프트 선생인 후지모리 아키라에게 부탁했다. 아키라 역시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이번 히로시마 취재에 여러 가지 도움을 많이 주었다. 마쓰다 본사의 홍보팀과 마쓰다 딜러 우지나의 본점을 연결해 주었으며 멀리서 온 친구를 위해 시승차까지 한 대 준비해 주었다. 10년 전 드리프트를 배우러 히로시마에 왔을 때도 융숭한 대접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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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와 정비, 시승을 모두 한 곳에서

 

일본의 딜러 시스템
히로시마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자리한 우지나 본점은 규모가 상당히 컸다. 2층으로 된 널찍한 건물에는 쇼룸과 휴게공간, 상담실이 함께 있고 뒤편으로는 정비공장(서비스센터), 1층 입구 반대편에는 중고차 매장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딜러에서 자동차에 관련된 거의 대부분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수입차의 메인 딜러의 시스템과 비슷하다. 마쓰다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닛산, 혼다를 비롯한 일본 내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이 같은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에 비해 자동차 수입 및 판매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소규모 정비소가 특정 차종을 수입하거나 튜닝카를 판매하는 매장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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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의 차는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시승도 가능하다. 각 차종별로 전담직원이 따라붙어 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전담 직원은 대체로 남성이 조금 더 많지만 최근 마쓰다의 인기차종으로 부상한 CX6나 CX5 같은 SUV는 여성 직원이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의 차에 대한 지식수준도 상당히 높다. 단순히 스펙과 가격을 설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으며 사용 목적에 따른 장단점을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최근 일본 소비자들이 차를 구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단연 연비다. 때문에 도쿄나 오사카, 후쿠오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인기이지만 히로시마나 야마구치 같은 중소도시에서는 가솔린 엔진의 소형차들이 여전히 많이 팔린다. 마쓰다의 가장 인기차종은 소형차인 데미오인데 히로시마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스카이 액티브 기술을 적용한 CX6나 CX5 같은 디젤 SUV도 조금씩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뒤편의 정비공간도 상당히 훌륭하다. 깔끔하게 작업복을 입은 정비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입고부터 출고까지의 과정을 소비자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단종된 차들에 대한 정비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는 것인데 로터리 엔진을 탑재한 차들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부품 구입이나 간단한 튜닝, 소모품 교환 등 자동차 유지관리에 관한 모든 업무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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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 a driver

 

마쓰다 로드스터 RF
우지나 본점을 찾은 또 다른 이유는 반나절 동안이긴 하지만 로드스터 RF 시승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공식 수입되지 않는 차종이고 마쓰다 역시 아직 한국에서 정식으로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귀한 기회였다. 물론 현재 한국에 로드스터를 병행 수입하는 업체가 있긴 하지만 이들이 수입하는 차는 대부분 미국 버전이다. 마쓰다의 고향에서 마쓰다의 간판 차종인 로드스터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취재는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우지나 본점의 말에 의하면 로드스터 RF는 현재 공식 시승차를 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한국에서 취재 요청이 온 만큼 특별 쇼룸에 있던 차를 시승용 차로 배정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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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당일은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쌀쌀한 바람도 강하게 불었고 비에 흠뻑 젖은 하얀색 로드스터 RF를 봤을 때는 ‘과연 이 녀석이 마쓰다가 애기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제대로 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시승 전 담당 직원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당연히 남자 직원이라고 생각했는데 둥근 안경을 쓴 여직원이었다. 우선 간단한 엔진 스펙과 로드스터 RF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시승차는 로드스터 RF 중에서 가장 상위 버전인 RS이고 그중에서도 모든 스포츠 옵션이 다 들어간 최고급 사양이었다. 제대로 각 잡힌 딴딴한 보디 라인이며 매섭게 치켜 뜬 마스크, 붉은색의 브렘보 대용량 브레이크 캘리퍼, 검은색의 BBS 휠 등 딱 봐도 잘 달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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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잘 달린다는 의미와 빠르다는 의미는 다르다. 워낙에 고출력 차들이 즐비한 시대에 살고 있어 로드스터 RF의 158마력은 스펙만 놓고 봤을 때 허망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4세대로 진화하면서 끈질기게 라인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로드스터 RF는 마쓰다의 간판 모델인 로드스터(MX5 혹은 미야타라고도 불림)의 패스트백 타입으로 가장 최근에 출시된 모델이다. 로드스터가 가벼운 차체에 완전 소프트톱을 사용하는 모델인 데 반대 RF는 천장은 소프트톱, 뒷부분은 하드톱 형태다. 톱을 완전히 닫았을 때나 열었을 때는 각각 패스트백 쿠페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타르가톱 형태와 비슷하다. 그래서 사이드뷰나 리어뷰가 일반적인 로드스터와 약간 다르다. 로드스터가 낭만적이고 여유가 넘치는 분위기를 가진 정통 컨터버블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면 RF는 보다 속도감이 넘치고 탄탄하게 다듬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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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단출하지만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다. 옵션인 레카로 버킷시트를 비롯해 실내 대부분은 알칸타라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운전석에 않으면 모든 스위치의 위치와 구성이 운전자 중심이다. 정말 오랜만에 순수함이 느껴지는 차를 만난 느낌이다. 짧은 시프트노브와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 낮은 차고, 온몸으로 느껴지는 원초적인 감성은 확실히 출력을 내세우는 요즘의 차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시동을 걸면 기분 좋은 진동이 온몸에 전달된다. 정숙하고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취향은 결코 아니다. 시트를 통해 몸에 전달되는 진동은 심장박동과 흡사하고, 스트로크가 짧은 시프트와 단속이 확실한 클러치는 이 차가 움직이고 있음을 운전자에게 끊임없이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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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지는 않지만 오감을 만족시켜
뒷바퀴굴림 로드스터 RF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000cc 자연흡기 휘발유로 출력은 고작 158마력이다. 레드존은 6,500rpm 부근에서 시작하며 계기판의 최고속도는 불과 200km/h까지만 표기되어 있다. 누가 봐도 높은 출력은 아니다. 마쓰다에서는 이런 부분을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출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출력을 올리는 대신 운전자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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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나 본점에서 추천한 시승 코스는 시내를 거쳐 히로시마 시내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구간과 비교적 근처에 있는 짧은 와인딩 코스였다. 시내 구간에서의 움직임은 빠릿빠릿한 소형차에 가까웠다. 화끈하게 치고 나가는 맛 대신 출발하고 변속할 때의 손맛이 일품이다. 도심 구간에서는 날카로운 핸들링이나 화끈한 주행 성능보다는 다루기 쉽고 운전자의 의도대로 잘 움직이는 차에 가깝다. 출력이 낮은 대신 액셀러레이터와 엔진의 리스폰스는 매우 민첩하고 고회전 구간에서는 5,000rpm 이상까지 부드럽지만 부지런히 움직인다. 생각보다 토크도 낮은 편이다. 제원표에 표기된 토크는 20.4kg·m로 대부분의 토크가 중저속에 몰려 있다. 6단까지 사용하면 연비도 매우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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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시내 구간과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본격적인 와인딩 구간에 접어들었을 때 로드스터 RF의 움직임은 확연히 달라진다. 다루기 쉽고 잘 움직이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좀 더 민첩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다행히 비가 그쳐 와인딩 구간에서는 톱을 열고 좀 더 과감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도심 구간에서 짧게만 느껴졌던 기어비는 구불구불 이어진 와인딩 로드에서 감춰왔던 본능을 드러낸다. 엔진 리스폰스가 빨라 액셀러레이터 온·오프만으로도 웬만한 코너를 탈출할 수 있으며 노면의 접지력을 잘 활용하면 보다 즐거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2단부터 4단까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손에 착착 감기는 변속감과 군더더기 없는 핸들링, 운전자의 의도대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차체는 그야말로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는 마쓰다의 설명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여기에 기분 좋게 얼굴을 때리는 바람까지 생각하면 그야말로 순수함 그 자체다.


차체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신호는 굉장히 많으면서도 명확하다. 무게는 약 1,100kg(자동변속기는 1,130kg)으로 로드스터 RS 모델에 비해 80kg 정도 무겁다. 로드스터의 최하위 버전인 S가 990kg라는 걸 생각하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지만 구동축인 뒷부분을 하드톱이 눌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두 차종의 차이는 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마쓰다의 개발진의 의도와도 맞아 떨어지는데 실제 로드스터를 소유한 사람 중 로드스터 RF의 무게 증가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무게에서 생기는 차이를 약간의 출력(로드스터는 직렬 4기통 1,500cc 자연흡기 131마력)과 차체 밸런스로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점은 서스펜션의 세팅이다. 앞뒤에 적용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의 세팅은 매우 정밀하고 도심 구간이나 와인딩 구간에서 흐트러짐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작은 차체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소화하고 하중이동에 대해 매우 민첩하게 반응했다.


로드스터 RF가 추구하는 바는 굉장히 뚜렷하다. 고출력의 홍수에 속에 사람이 차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운전의 순수함을 즐길 수 있는 차다. 사실 말로 설명할 때는 일반 운전자들이 이런 부분을 체감하기는 어려운데 로드스터 RF 같은 차를 한번 경험해보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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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크 공장에서 스카이 액티브까지

 

마쓰다 박물관
히로시마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마쓰다 본사에 자리한 마쓰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일반 공개가 매우 제한적인 마쓰다 박물관은 정해진 날짜와 정해진 시간에 단체 관람객들만 맞이한다. 마쓰다 홈페이지(www.mazda.com/museum)에서 관람 신청을 할 수 있으며 19인 이상의 단체만 가능하다. 처음에는 이런 조건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막상 본사에서 만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담담자인 노미 나오의 설명을 들으니 이내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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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인즉슨, 마쓰다 박물관은 현재 마쓰다 메인 공장인 후추 공장 안의 전장 조립라인(U1 어셈블리 라인) 내에 있다. 공장 시설 일부를 박물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보안상의 이유로 상시 출입이 불가능하다. 박물관이 자리해 있는 전장 조립라인은 후추 공장의 중심부에 있어 본사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보안 시설로 진입하기 때문에 사진 촬영은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


본사 건물 좌측의 게이트를 통과하면 곧장 공장 내로 진입하게 된다. 가이드를 담당한 노미 나오의 설명에 의하면 마쓰다 후추 공장은 직선 길이가 7km 정도라고 한다. 공장 전체 규모는 생각 외로 상당히 컸으며 공장 내에 수출 항구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중간에 바다를 건너는 두 개의 고가다리를 건너 도착한 마쓰다 박물관의 규모는 기대했던 만큼 크지는 않았다. 화려함보다 실용적이고 중요한 것들에 집중한 구성이었는데 크게 히스토리, 로터리, 테크놀로지, U1 어셈블리 라인, 퓨처로 구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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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동양 코르크 공업으로 출발한 마쓰다는 1923년 관동 대지진 때까지 소형 바이크를 만들던 회사였다. 1927년 동양공업으로 이름을 바뀌고 1931년부터 삼륜트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마쓰다가 만든 3륜 트럭은 큰 인기를 누렸으며 기아자동차에서도 라이선스 생산한 바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쓰다는 완전히 폐허가 된 히로시마 재건에 앞장섰다. 히로시마 사람들이 마쓰다를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시 마쓰다의 사장이었던 주지로 마쓰다는 전쟁에서 잃은 가족들을 생각하며 기업을 키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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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로터리 엔진이다. 1960년 R360으로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마쓰다는 토요타와 닛산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고 자금 상황도 좋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로터리 엔진으로 눈을 돌린 마쓰다는 독일 NSU와 반켈 박사가 개발한 로터리 엔진의 모든 권리를 사들였다.

당시 로터리 엔진을 두고 닛산과 GM이 경합을 벌였으나 NSU는 입찰가에서 훨씬 많은 금액을 제시한 마쓰다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마쓰다의 1년 매출에 버금가는 비용을 들여 확보한 로터리 엔진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거의 사기나 다름없었던 이 사건 이후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 개발팀을 따로 꾸려 문제점을 보완하기로 했는데, 여기서부터 마쓰다의 로터리 엔진 신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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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보안 속에 연구는 계속되었고 실패와 좌절을 맛보면서 완성한 로터리 엔진은 반켈 박사의 로터리 엔진과 비교해 원리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물건으로, 1967년 코스모 스포츠에 얹으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에 사활을 걸고 다양한 모델을 계획했으나 1970년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또 한번 좌절을 맛본다. 로터리 엔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낮은 연비를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쓰다는 이후에도 꾸준하게 로터리 엔진 모델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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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에는 사명을 마쓰다로 바꾸고 해외 수출에 집중했다. 이때에는 1969년부터 협력관계에 있었던 포드의 도움이 컸다(그러나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엔고를 버티지 못한 마쓰다는 결국 1996년 포드에 경영권과 지분을 넘긴다). 1987년에는 기아자동차와 포드, 마쓰다가 함께 내놓은 월드카 프로젝트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판매와 디자인, 생산을 공유한 이 프로젝트로 탄생한 차가 바로 프라이드(수출명 포드 페스티바)다. 마쓰다와 기아자동차의 관계는 1962년 삼륜차인 K360을 시작으로 1972년 브리사를 거쳐 1990년대 콩코드와 세피아에까지 이어졌다.


마쓰다가 다시 독립회사로 거듭난 시기는 2010년. 포드로부터 경영권과 주식을 인수한 마쓰다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며 재기에 성공했다. 2005년 컨셉트 모델 센쿠를 시작으로 코도 등 일본 전통 정서를 반영한 디자인 철학이 일본 소비자들의 호평을 끌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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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개발 쪽에서도 마쓰다는 스카이 액티브를 선보이며 나름의 색깔을 찾는 데 성공했다. 소재부터 엔진과 섀시 등 자동차 전체에 적용된 스카이 액티브는 현재 마쓰다 전 차종에 적용되고 있으며 스카이 액티브 G, 스카이 액티브 D, 스카이 액티브 보디, 스카이 액티브 드라이브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 마쓰다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차 등 차세대 동력원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쓰다의 베스트셀러인 데미오 EV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로터리 연구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 사진 황욱익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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