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아우르는 중형 세단 - 파사트의 성공 스토리
2012-09-22  |   12,521 읽음

비틀의 대성공에 힘입어 유럽 최대의 소형차 왕국을 건설한 폭스바겐이었지만 단조로운 제품 라인업으로 70년대 라이벌 피아트에 그 자리를 내어주는 등 위기를 맞았다. 73년 등장한 파사트는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세련된 패스트백 디자인과 견실한 파워트레인을 무기로 이듬해 데뷔한 골프와 함께 폭스바겐의 위기를 극복하고 영광을 재현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모델이다.

이후에도 폭스바겐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때마다 파사트는 최전선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93년 폴크스바겐 그룹 총수에 오른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이 소형차 전문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 브랜드로의 도약을 시도할 때에 가장 먼저 그 역할을 맡은 것도 파사트였다.

2007년 폭스바겐 경영진은 날로 높아지는 글로벌 시장의 비중을 책임질 새로운 전략을 짰다. 독일의 뛰어난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의 니즈에 맞는 스타일과 사양을 달리 접목해 승부를 보겠다는 청사진이었다. 글로벌 톱 브랜드를 향한 폭스바겐의 야심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프로젝트이기에 폭스바겐 개발 담당 총괄 책임자 울리히 하켄베르그 박사를 비롯해 발터 드 실바 그룹 수석 디자이너, 클라우드 비숍 폭스바겐 브랜드 디자인 총책임자 등 핵심 인력들이 총동원되었다. 그리고 2011년 1월 마침내 그 결과물이 공개되었고 예상대로 파사트란 이름을 달았다.
7세대 파사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만들어 미국을 비롯한 그 주변국에 수출하기 위한 전략형 모델이다. 이를 위해 미국 본토에 공장을 짓는 치밀함도 빼놓지 않았다. 물론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중국에서도 판매되며 이는 중국 공장에서 따로 제작한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폭스바겐의 전략은 딱 들어맞았다. 신형 피사트는 채터누가 공장이 가동된 지 9개월 만에 생산 10만 대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파사트가 폭스바겐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리게 될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와서야 7세대 파사트를 만나볼 수 있게 된 것도 생산되는 족족 미국 고객의 손에 넘기기 바빴기 때문이라고 한다.

7세대 파사트는 길이 4,870mm, 너비 1,835mm, 높이 1,485mm로 구형 대비 각각 103mm, 15mm, 15mm나 커진 몸집에서도 알 수 있듯이 6세대보다 넉넉한 공간과 한차원 높은 품격을 목표로 삼았다. 유럽이 아닌 글로벌 기준에 맞춰 파사트의 차체를 손본 것이다. 디자인적으로도 변화가 많은데 헤드램프와 그릴 등 수평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강조한 발터 드 실바 식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확대된 보디 사이즈는 고스란히 실내공간의 넉넉함으로 이어졌다. 94mm나 늘어난 휠베이스로 동급 최고 수준인 993mm의 뒷좌석 레그룸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529L에 달하는 광활한 트렁크 덕분에 장거리 가족 여행시에도 불편함이 없다. 현대 i40(왜건)의 트렁크가 500L이니, 여기에 작은 여행가방 하나 정도 더 넣을 수 있는 공간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는 기능성과 고급스러움을 복합적으로 아우른 형태.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은 투아렉과 비슷하고 고급 가죽과 다이나미카 소재로 만든 시트의 감각은 파사트의 품격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키리스 엑세스 푸쉬 스타트 버튼과 듀얼 에어컨, 선루프, 크루즈 컨트롤, 파크 파일럿, RN51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기본으로 갖춘 편의장비도 상당하다.

엔진은 160마력 1.8L TSI를 시작으로 2.5L 170마력, 3.6L V6 280마력 가솔린 엔진과 2.0L TDI 엔진으로 라인업을 이루는데 국내에선 2.5L 가솔린과 2.0L TDI만 만날 수 있다. 친환경성을 개선한 2세대 TDI 엔진은 미국 50개 주의 배출가스 기준을 모두 만족시킬 만큼 깨끗하고 1,750rpm의 낮은 영역에서 최대토크 32.6kg·m의 강력한 토크를 6단 DSG를 통해 구동축에 전달한다. 덕분에 효율도 좋아 새로운 규정의 국내 복합 공인연비가 14.6km/L로 동급 모델보다 평균 10% 앞선다. 파사트에 처음 얹은 직렬 5기통 2.5L 가솔린 엔진은 6단 팁트로닉 변속기와 함께 부드러운 주행성과 박력 있는 사운드를 선사한다.
달리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파사트의 매력이다. 다이내믹한 달리기를 위한 기본이 되는 견고한 차체는 보통 많이 쓰이는 스팟 용접 대신 레이저 용접으로 완성한 것. 여기에 독일 엔지니어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로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조율해 최적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6세대 파사트의 국내 판매가는 4,000만원 중반대였다. 그에 비해 7세대 파사트의 값은 3,750만~4,050만원이다. 바이 제논 헤드라이트와 파크 어시스트 등 빠진 옵션을 고려해도 매력적인 값임에 틀림없다. 오히려 아랫급인 제타와의 판매 간섭이 걱정될 정도. 게다가 더 넓은 실내와 효율 좋은 파워트레인을 갖췄으니 폭스바겐코리아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1세대  [1973~1980]
1973년 7월, 1600 및 411의 뒤를 이어 등장했다. 아우디 80을 베이스로 앞바퀴굴림을 쓰고 모던한 느낌의 패스트백 스타일로 현대 포니와 비슷한 형태를 띠는 것은 이 차의 디자인을 이태리 거장 쥬지아로가 맡았기 때문이다. 2도어와 4도어 패스트백에 이어 왜건형인 바리안트가 추가되었다. 수랭식 55마력 1.3L, 75마력 1.5L 85마력 1.5L 가솔린 엔진을 얹었고 4단 수동과 3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77년(유럽 이외는 78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커다란 폴리우레탄 범퍼를 달고 방향지시등이 헤드램프 옆으로 이동했다. 1980년 4월, 판매량 200만 대를 돌파했다.

2세대  [1980~1988]
1980년 11월 등장한 2세대 모델은 플랫폼 변화 없이 차체를 키워 미디엄 클래스를 겨냥했다. 1세대의 성공에 힘입어 패스트백 스타일을 고수했고 해치백과 바리안트까지 함께 나왔다. 기존 가솔린에 50마력 1.6L 디젤을 더했고 82년 10월부터는 터보 디젤 70마력 유닛을 추가했다. 5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은 것도 이쯤이다. 같은 해 세단형인 파사트 싼타나가 나왔고 84년에는 네바퀴굴림 모델이 등장했다. 직렬 5기통 2.2L 136마력 버전의 경우 최고시속 200km를 달리는 등 고성능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87년 3월 40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3세대  [1988~1993]
1988년 3월 데뷔한 3세대 모델은 파사트 역사에 일대 전기를 맞이한 모델. 아우디 플랫폼을 활용했던 이전과 달리 폭스바겐이 독자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했고 패스트백 대신 정통 세단 형태로 돌아선 것이다. 세단과 바리안트 모델이 함께 나왔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생략하고 아웃 사이드미러 디자인을 손보는 등 공기역학적인 면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91년 여름 등장한 고성능 VR6는 6기통 174마력의 파워로 최고시속 224km(세단)를 자랑했다.

4세대  [1993~1996]
3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변화의 폭은 상당했다. 그릴 디자인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루프를 뺀 거의 모든 디자인이 바뀌었다. 국내에 첫선을 보인 것도 이 모델부터다. 초대 파사트가 등장하고 정확히 20년 후에 생산대수 620만 대를 돌파했다. 운전자과 동반석 에어백과 ABS를 기본으로 하는 등 안전대책도 충실했고 90마력 TDI 엔진으로 고성능 디젤 시대를 열었다. 96년에는 직렬 4기통 1.9L 110마력 버전도 나왔다.

5세대  [1996~2004]
96년 10월 등장한 5세대 파사트는 그룹의 효율성 극대화 전략으로 다시 아우디와 플랫폼을 공유했다. 아우디 A4의 플랫폼을 활용했지만 보디를 A4와 A6 사이로 키워 차별화했다. 또한 차체 전체를 아연도금하는 등 품질과 성능 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모델에 측면에어백을 기본으로, 99년 9월부터는 독일에서 판매되는 라인업에 ESC를 기본화하는 등 안전에 대한 기술적 진보도 계속되었다.
2000년 10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로젝션 타입의 헤드램프를 적용하고 범퍼와 테일램프 디자인을 바꿨다. 전면/측면 에어백 이외에 커튼에어백(옵션)을 달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2001년 등장한 최고급형에는 W8 4.0L 280마력 엔진과 4모션 네바퀴굴림을 적용했다. 2004년 하반기 생산량 1,300만 대를 돌파했다.

6세대  [2005~2010]
2005년 3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6세대 파사트는 아우디 플랫폼 대신 독자 개발한 골프 PQ46 플랫폼을 개량해 사용했다. 보디를 살짝 키우고 볼륨을 강조하면서 실용성과 안락함을 대변하는 정통 세단 이미지가 돋보였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코너링 라이트 내장 바이제논 헤드램프 등 첨단기술을 사용하면서 폭스바겐 대표차종의 자리를 굳혔다. 직분사 가솔린 엔진(FSI)이 처음 쓰였고 2008년에 가지치기 모델인 CC를 낳았다.

7세대  [2011~ ]
7세대 파사트는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2011년 1월 데뷔했다. 유럽형 기준의 6세대보다 차체를 키우고 발터 드 실바가 주도한 폭스바겐의 새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따라 내외부를 세련되게 다듬었다. 94mm나 늘어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편안한 실내를 지녔다.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는데 국내에선 2.0L TDI와 6단 DSG, 2.5L 가솔린과 6단 팁트로닉 조합을 만날 수 있다. 

신형 파사트의 본거지 채터누가 공장
국내에 들어온 7세대 파사트는 독일이 아닌 미국의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된다.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2011년 5월 미국 테네시 주에 완성한 첨단 공장이다. 560만  km² 부지에 차체 생산, 도장, 조립 라인, 테크니컬센터, 훈련 아카데미, 부설 서플라이어 파크를 포함해 일괄 생산 공정을 위한 모든 관련 시설들을 갖췄다. 현재 연간 생산 가능 대수는 약 15만 대이지만 향후 30만 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전세계 자동차 공장 중 처음으로 친환경 인증인 플래티넘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인증을 획득했다.

채터누가 공장
2008년 12월 신형 파사트 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로 선정
2008년 12월 폭스바겐 그룹 아메리카
 채터누가 공장 유한회사 설립
2009년 2월 공장 기공식
2010년 2월 신형 파사트 조립을 위한
 최초의 로봇 설치
2010년 5월 직원 700명 채용
2010년 6월 폭스바겐 아카데미 개관,
 본격적인 직원 트레이닝 개시
2010년 9월 부품업체 등 협력업체들이
 입주한 산업단지 공식 운영 개시
2011년 4월 공장내 제품 운송 시설
 (freight station) 작동 개시
2011년 4월 ISO 9001 인증 획득
2011년 4월 신형 파사트 생산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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