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기획

VW 사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3부] 2016-09-12
 ​  ​10.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 인터뷰​“우리 국민도 미국 소비자만큼 배상받을 권리가 있다”지난 7월 27일, 태평양 넘어 미국에서 소비자들의 승전보가 날아들었다. 147억달러규모의 배상안이 통과했다느니, 차를 되사준다느니, 아니면 리콜을 해주고도 돈을 얹어준다느니 하는 놀라운 소식이 한꺼번에 전해졌다. 반면 폭스바겐 측은 국내 소비자에 대한 배상에 대해선 아직 입조차 떼지 않고 있다. 사태 발생 1년이 다 되어가지만 국내에선 아직 리콜 시기와 방법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독일 폭스바겐 그룹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중인 하종선 변호사를 만났다. 그는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2003년 대우자동차 급발진 사건, 2013년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충돌 사고 등을 맡았던 자동차 및 항공기 결함 관련 소송 전문가다. 거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비자소송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그는 최근 폭스바겐 및 닛산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임의조작에 대한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바른의 회의실에서 만난 36년차 변호사의 눈에는 승소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다​.  Q 폭스바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관련 소송을 진행한 지는 얼마나 됐나?9월 말부터 소송단을 모으기 시작했으니, 11개월이 다 되어 간다.​​​Q 현재까지 소송단 인원은 얼마나 되나? 4,742명이다(2016년 8월 16일기준). 국내 문제 차종의 실제 구매자 12만5,000명 중 약 3.8%가 소송에 참여한 셈이다.​Q 진행 중인 소송의 피고는 누구이며, 소송물은 정확히 무엇인가? 피고는 폭스바겐 본사 및 아우디 본사,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와 국내 판매 딜러 법인들이다. 소송물은 사기에 의한 계약취소와 환불 및 손해배상 청구(중고차 차량가격 하락, 리콜시 연비 및 차량성능 하락에 대한 배상,추가 수리비 배상)다.​Q 국내법상 기업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어떻게 집단소송을 꾸려갈 수 있게 되었나?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집단소송제도는 정식으로 도입되어 있지 않지만 원고 각각의 소장을 모아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집단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미국 법원에도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같은 소비자들이 한·미 양국 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이다. 우리 소비자가 미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논거는 첫째, 그동안 국내에 유통된 파사트가 미국 테네시 주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이고 둘째, 폭스바겐 미국 법인이 만든 영어로 된 광고가 폭스바겐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한국 소비자 역시미국 법인 홍보활동의 영향력 아래 있는 셈이다. 비슷한 케이스라면 미국이 배상액도 크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소비자에게 유리한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소송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본다.​Q 폭스바겐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다른 국가 소송단이있나? 현재로선 한국이 유일하다.​Q 유사한 케이스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는가? 300여 명의 소송단과 함께 대우자동차 급발진 소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번 소송과 마찬가지로 사실상의 집단소송이었고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집단소송은 아니었지만 BMW 급발진 사건을 맡은 적도 있다.​Q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 말해 달라. 미국에선 고객에 대한 합의안이 잠정 승인된 상태이고, 10월 초 미국 법원에 의해 최종 승인이 날 예정이다. 최종 승인 이후 미국 법원에 제기된 한국 고객들에 대한 심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국내 민사소송은 내년 2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2부에서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국내 형사소송은 아직 검찰 조사단계다. 검찰이 곧 기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즉, 민사재판보다 형사재판이 먼저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형사재판에서 사기죄가 인정된다면 민사재판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그 외에 환경부에 자동차 교체명령을 내려달라는 요청도 해놓은 상태다. 현재 상황으로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리콜을 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 배기가스 저감장치 임의설정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리콜 원인(어떻게 조작 했는지)도 밝히지 않으니 말이다. 그뿐인가? 리콜 방안도 제대로 제시하고 않은채 사태 발생 1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시간만 보내고 있다.대기환경보전법 50조 7항에는 ‘부품의 리콜 및 자동차 교체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볼 때,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부품의 리콜 방식이 아닌 자동차 교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Q 미국 이슈와 국내 이슈는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이번 사태에 대해어떤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나? 미국과 국내 이슈는 일치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초 아우디 및 폭스바겐 차량이 국내 배기가스 기준에 미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즉 임의설정된 환경을 벗어난 정상주행 상태에선 국내배기가스 기준의 10배 정도의 배기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다만 미국에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기준의 40배를 초과했고 국내에선 10배 정도 초과했다는 점이 다를 뿐 위반 사실은 똑같다. 최근 국내에서 유럽산 2.0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었던 만큼, 문제 차종은 미국보다 우리가 훨씬많다. 미국에서는 아우디 A3, A4 등 소형 및 준중형차에만 2.0 TDI 엔진이 들어갔지만 국내에선 아우디 A6, Q5 등 중형차에도 2.0 TDI 엔진이 달려 판매되었기 때문이다.​Q 소송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딱히 어려운점은 없다. 폭스바겐 측이 아직까지 배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 환경부가 차량 교체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Q 일각에선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합의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폭스바겐이 미국에서는 합의를 하고 그 이외의 나라에서는 합의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시각에 동의한다. 참을 수 없는 것은 그로 인해 우리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배출가스 임의설정 외에도 더 많은 조작이 발견되지 않았나. 골프 1.4 TSI 불법개조, 인증서류 변조 등이 발각되면서 기존에문제되었던 유로5 디젤 모델뿐만 아니라 거의 전 차종이 문제 차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한국 고객에 대한 배상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Q 배출가스 임의설정 사건 외에 추가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 중인가? 그렇다. 배출가스 임의설정 조작에 대한 건, 골프 1.4 TSI 불법개조에 관한 건, 인증서류 변조에 관한 건까지 세 가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두번째, 세 번째 소송은 최근에 불거진 이슈인 만큼 이제 막 소송인단을 모으고 꾸려가는 단계다. 인증서류 변조와 관련해서는 8월 중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Q 기업을 주체로 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물론이다. 폭스바겐 본사의 책임은 자명하다. 미국 검찰이 조작의 실체와 위법행위에 대해서 이미 파악을 했다. 지난 11월 폭스바겐 그룹 내부조사에 의해서도 조작사실 밝혀진 바 있다. 사기죄 소송은 보통 기망행위가 있었느냐를 놓고 오랜 시간 공방을 펼치는데 이 사건에서는 기망행위 자체가 명백하니 사기죄를 인정하는 것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Q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고의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법인의 고의를 어떻게 따질 수 있나? 핵심구성원이 위법사실을 알면서 위법행위를 했다면 법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Q 폭스바겐 그룹이 수뇌부는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에도 폭스바겐 그룹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지금까지의 폭스바겐 입장은 ‘아우디의 R&D 책임자, 디젤 엔진 개발 책임자, QC(Quality Control) 책임자 등이 조작했으며 회장은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 검찰은 수사 대상에 빈터콘 회장이 포함되어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빈터콘 회장의 혐의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R&D 책임자급 고위 임원의 인지 사실이 드러나면 충분히 법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Q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이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어떻게 밝혀질 수 있을 거라보는가?2011년 국내에서 EGR 조작 스캔들이 있었다. 열창(Thermal Window), 즉 일정온도에서는 EGR이 작동되지 않도록 한 모델도 있었고, 에어컨 작동 등 특정 상황에서 EGR이 꺼지도록 조작한 차량도 있었다. 당시 환경부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자료 제출을 명령함에 따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본사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적어도 이 과정에서는 국내 법인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여부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검찰도 이 부분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Q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문제 차종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소비자가 잃은 것은 무엇이며,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경제적인 손실이 만만치 않다. 고객들은 말도 못하게 떨어진 중고차 가격에 놀라고 있다. 아주 싸지 않으면 사려고 하지도 않기 때문에 매매 자체가 성립되기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배기환경 기준법의 10배가 넘게 배출가스를 뿜어대는 차를 타고 다니게 만드는 것은 선량한 시민들에게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죄 없는소비자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도 큰 고충이다. 고객들은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서 미국 수준의 배상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즉, 환매를 원하는 사람은 환매하고, 아니면 리콜과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환매하는 사람이나 리콜받는 사람이나 추가적으로 5,100달러~1만달러의 배상을 받는다. 우리도 최소한 이 정도 수준의 배상을 받아야 마땅하다.​Q 폭스바겐 관련 조사 과정에서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국제사법공조가 잘 이루어지는지 여부가 원활한 형사소송 진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검찰과 한국 검찰이 조사한 내용이 얼마만큼 공유될 수 있느냐, 즉 서로가 밝혀낸 부분에 대해서 얼마만큼 기브 엔 테이크가 잘 이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얼마 전 검찰이 독일 본사 임직원 7명에 대해 출석을 요청했다(임의출석). 만약 임의출석이 불발된다면 검찰이 독일 사법당국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하게 될지, 범죄인 인도요청을 한다면 양국간 범죄인 인도협약이 잘 지켜질지 여부도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볼 부분이다.​Q 앞으로의 소송 진행을 전망해 본다면? 처음부터 이야기했듯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이 건은 승패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금액을 다투는 사건이다. 형사재판에서 사기죄가 인정될 것으로 보이며, 민사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Q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미국 이외의 어느 나라에도 배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폭스바겐으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U의 환경법은그리 엄격하지 못하다. 한-EU FTA상 EU에서 인정받은 것을 우리나라가 인정해주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국내 대기환경보전법은 미국 청정배기특별법만큼이나 엄격하다. 미국에서 배상이 이루어진 이상 우리나라 소비자가 배상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폭스바겐이 대기환경보전법 제46조(배출가스허용기준에 맞게 차를 제조하여야 한다), 제48조(자동차를 제작하려면 미리 환경부장관으로부터 그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배출가스보증기간에 제작차 배출허용기준에 맞게 유지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를 위반한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배출가스허용기준에 맞는 차를 만들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벌칙규정인 제89조에 의해 7년 이하의 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가장강력한 제재라고 볼 수 있다. 엄격한 법제도가 마련되어 있는데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국내 소비자의 권익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11.폭스바겐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번을 계기로 모든 부분이 좀 더 성숙해지길”폭스바겐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최근에는 과반수가 넘는 폭스바겐의 신차종이 인증마저 취소되면서 아예 개점휴업 상태가 되었다. 이러다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된 폭스바겐 사태는 연이어 고구마 줄기 나오듯 각종 비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반 년 이상 국내 자동차 시장을달구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는 자사의 문제에 그치지않고 타 차종의 질소산화물 문제는 물론 자동차 전반의 미세먼지 배출 문제로까지 확산되면서 파문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기폭제가 된 폭스바겐 사태는 실마리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심각한 문제점을 계속해서 드러내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니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시각도있다. 현 시점에서 폭스바겐 사태는 해결된 사안이 하나도 없다. 특히 소비자 중심으로 어느 하나 해결된 부분이 없는 상황이며 정부가 나서서 소비자 중심으로 언급한 사안도 전혀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과연 폭스바겐 사태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어떻게변할까? 물론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 끝과 범위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폭스바겐을 제외한 다른 국내외 메이커들 역시 이 사태의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국내 자동차의 각종 인증 과정에서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관계자들에 의해 자행된 편법이 예전부터 관행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증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이 밝혀졌다. 합법과 불법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드러난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몸을 사리며 폭스바겐 사태의 유탄을 맞지 않으려고 애쓰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기존의 관행으로 인한 폐단을 과감히 뿌리 뽑고 원리원칙과 합리적인 판단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할것이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메이커들도 예전과 달리철저하게 기준과 방법을 따르는 인식 변화의 기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개별 수입차가 배출가스 시험을 받고 있다​​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의 법적인 취약점도 그대로 드러냈다. 배기가스나 연비와 별도로 소음 부분에서도 상당수의 조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로는 벌금을 매길 수 없는 법적인 한계를 보였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법을 쉽게 어기고 가소롭게 보지 않도록 관련 법규를 체계화되고 촘촘한 법적 구조를 만들어야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는 관련법이 많은 만큼 관계 부서가 수시로 협의해 향후 정책적인 사항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태는 다양한 법적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부각시킨, 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또한 이번 사태는 소비자 보호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가 얼마나 취약한지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얼마 전 환경부는 소비자가 환경 관련 리콜을 받지 않으면 검사를 불합격시키고 운행까지 중지시키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상당히 심각한 법적 오류일 뿐아니라 정부 관계자의 편협한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이미 신차에 리콜 비용이 포함되어있고 이 리콜을 제대로 시행해야 하는 책임이 바로 해당 자동차를 판매한 메이커에게 있음에도 정부가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방법은 설득력이 떨어질뿐만 아니라 보편타당한 상식까지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리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시간적인 낭비와 정신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추후 차를 되팔 때에도 중고차 값이 하락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손해를 입는 상황인데도 그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함으로 일관하고 있다.​단언컨대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전에 해당 메이커에게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순리 아닌가! 분기별 리콜 이행율을 지정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가중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소비자가 아니라 메이커에게 압박을 가하면 메이커가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해 리콜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 메이커가 그에 따른 보상을 하든, 아니면 다양한 자발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전을 하든 그건 메이커가 해야 할 일이다.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무게추의 중심이 판매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옮겨가고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참에 한국에서도 미국의 안전청이나 환경청 같은 소비자 중심의 독립적인 공공기관을 만들어 철저한 감시기능을 부여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것도 좋을것이다.​한편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승용 디젤차의 지형도가 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불거진 노후 경유차 제재가 당장 판매된 국내외 승용 디젤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디젤 사태와 노후 경유차 문제 등 일련의 디젤차 관련 이슈들이 소비자들의 디젤차 인식을 바꿔놓고 있음은 부정할 수없다. 이미 수입차의 약 70%를 차지했던 승용 디젤차의 판매가 주춤하고 있는 등 수입차 시장에서도 지형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메이커가 먼저 나서서 디젤 엔진을 제외한 가솔린 엔진 모델을 수입하는가 하면 소비자들 역시 맹목적일 만큼 선호했던 수입 디젤차에서 점차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수입차소비 패턴이 상당히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하이브리드카인 토요타 프리우스​​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웠던 디젤차의 추락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는 것. 유럽산 디젤차를 대표하던 폭스바겐의 추락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독일차 중심으로 활약하던 유럽산 수입차들이 주춤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약했던 미국이나 일본차의 약진이 예상된다. 물론 국산차 역시 이 기회를 뒷짐 지고 바라보지만은 않을 것이다.​​​유럽 메이커들이 주춤하는 사이 미국과 일본 메이커들이 재조명받고 있다​​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그동안 소비자 단체에서 꾸준히 주장해왔던 미국식 징벌적 보상제의 도입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국내외 메이커들이 리콜이나 급발진 의심 사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에는 바로 낮은 벌금과 법적기준도 한몫한다. 이 기회에 미국의 징벌적 보상제를 한국식으로 개선해 적용한다면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좀 더 일깨워줄 수 있지 않을까?​폭스바겐 사태의 후폭풍은 향후 더욱 심해질 수 있다.아직 메이커 차원의 리콜 계획이 없고 여러 차종의 인증이 취소된 상황이며 소비자들에 대한 구제책도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폭스바겐 사태로 한국 자동차업계는 몸살을 앓을것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좀 더 구체적인 개선책이 강구되고 시행되길 바라며,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로인해 한국 자동차 시장이 좀 더 건전하고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글 김필수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VW 사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4부 최종] 2016-09-13
   중고차 시장에서 VW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12.국내 중고차 시장의 분위기“폭스바겐 매물은 늘었지만 찾는 이는 줄었다”그렇다면 중고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상황은 어떨까? 요약하면 중고차 매물은 늘어났는데 인기는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폭스바겐 차를 타던 사람들이 처분하면서 내놓는 중고차 수는 1년 만에 2배나 증가했으나 이 차들을 사려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폭스바겐 인기도는 3~6월 잠깐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7월 이후 다시 급락하고 있다.​최근 내차팔기 비교견적 애플리케이션 ‘헤이딜러’가 자사의 빅데이터를 이용, 디젤게이트 사태로 인한 정부의 판매정지 조치 이후 폭스바겐에 대한 중고차 시장 반응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헤이딜러가 지난 15개월 간 자사 중고차 경매 데이터를 집계·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폭스바겐 중고차가 전체 경매 출품차량 중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7월 1.6%에서 올해 7월 4.5%로 1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사건’이 발생한 후 타던 차를 처분하려는 폭스바겐 오너들이 증가, 헤이딜러를 통해 내놓은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디젤게이트 여파로 헤이딜러 내 폭스바겐 중고차를 매입하려는 딜러 수도 지난해 동월(7월) 대비 +20.1%에서-32.6%로 50% 이상 감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폭스바겐 매물의 인기도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회복세를 보이다 7월 다시 급락한 점이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향후 폭스바겐 중고차 시세에 대해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중고차 시세 원리에 비춰볼 때 판매하고자 하는 차주들은 2배 증가했고,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50% 감소해 지속적인 시세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최근 환경부의 인증 취소로 폭스바겐 구매 희망자의 신차수요가 중고차로 얼마나 옮겨오느냐가 향후폭스바겐 중고차의 인기도와 시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료제공 헤이딜러(http://heydealer.com)“​​ ​ “​고객보다도 딜러들의 선호도가 더 떨어졌다”중고차 유통기업 M파크에 따르면 최근의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타고 있던 오너들이 급격하게 자신의 차를 매물로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딜러들의 매입 선호도는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M파크가 밝힌 올해 1~7월 동안의 월별 자동차상담수를 살펴보면 아우디가 평균 2.94%, 폭스바겐이2.64%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월별 전체 고객 상담 문의 중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차지하는 비율로, 지난해8개월(5~12월) 평균은 각각 2.08과 2.25%였다. 즉, 지난해에 비해 고객들의 상담이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아직 기존의 차주들이 자신의 차를 급격하게 판매하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그러나 중고차 경매 현황을 살펴보면 양상이 조금 다르다. 아우디나 폭스바겐 모두 딜러들의 입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지옥션 경매 서비스를 통해 진행되는 경매 현황을 살펴보면,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전체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폭스바겐의 경우 지난해 7월에는 전체 평균 대비 최대 36%나 입찰량이 많았지만 9월 이후에는 아우디와 함께 평균 이하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대부분 평균 이하를 맴돌면서 최대 평균 입찰수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6월 아우디 차들의 전체 평균 대비 입찰 수준은 -55.3%로까지 떨어지기도했고, 7월에는 폭스바겐 차들도 -38.2%까지 전체 평균 대비 입찰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중고차 딜러들의 해당 브랜드에 대한 경매 참여가 줄었다는 의미로,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중고차 딜러들이 폭스바겐디젤 사태 이후 예전보다 아우디/폭스바겐 차들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자료제공 M파크(http://m-park.co.kr)​​  ​13.딜러와 오너들의 이야기​​​폭스바겐 딜러 Y씨 (2012년 입사)​“2013년까지는 회사생활에 아주 만족했다. 판매도 많았고 마진도 컸다. 그런데 2013년 하반기에 접어들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딜러사와 세일즈맨이 많아지며 폭스바겐코리아의 전체 판매는 늘었지만, 나의 판매와 마진, 그리고 인센티브가 확 줄었다. 새로 취임한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볼륨 위주의 전략을 펼친 까닭이다. 그래도 이때까진 나쁘지 않았다. 경쟁 심화는 다른 수입차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진짜 문제는 2015년 가을부터였다. 디젤게이트 이후 판매가 곤두박질쳤다.  ‘판매는 줄지 않았다’는 기사들은 현실성이 떨어졌다. 2015년 가을과 초겨울, 폭스바겐코리아의 비정상적인 판매 실적은 공격적인 할인과 10~15%의 선등록에 의지한 결과였다. 2016년부터는 회사를 그만두는 세일즈맨이 늘었다. 특히 소개 손님이 없는 경력 2년 미만 직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그래도 나는 버텼다. 하지만 지난 6월 서류조작 사건과 그로 인한 판매중지가 시작되면서 생계가 곤란해졌다. 몇 개 딜러가 딜러권을 매각하거나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세일즈맨도 생겼다. 최근 내방 고객은 하루 2팀 정도다. 그마저도 파격 할인이 있나 궁금해서 찾는 이들이다. 도저히 버틸 수 없다. 난 다음 달부터 다른 회사의 차를 팔기 위해 이직한다.​​2015년식 폭스바겐 골프 GTD 오너 L씨 (2015년 12월 구입)2015년 12월 26일. 내 골프 GTD의 출고일이다. 그렇다. 배기가스 조작 논란이 한창이던 그때, 난 용감하게 폭스바겐을 샀다. 디젤게이트는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골프 GTD는 꼭 한번 소유해보고 싶은 차였다. 게다가 그때 내게 차를 팔았던 딜러도 이렇게 얘기했다. “이 차는 지금의 논란과는 상관없는 모델입니다. 그건 구형 엔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에요.” 설령 상관이 있다 해도 내 선택은 같았을 것이다. 사태가 조금 시끄럽다가 말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지금은이야기가 달라졌다. 서류조작, 판매중지라니. 조금 후회스럽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이것도 괜찮다고 하자. 차는 참 좋으니까, 아주 만족하며 타고 있으니까. 그런데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참 싫다. “야 왜 하필 폭스바겐을 샀어. 이거 이제어떻게 처분하려고?” 이런 도움 안 되는 말은 이제 지긋지긋하다. 또한 ‘소문처럼 폭스바겐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AS는 어쩌나?’라는 걱정이 슬슬 들기 시작한다. 물론 몇 달 사이에 중고차 값이 수백만 원이나 폭락한 것도 기분 나쁘다.​​​​​아우디 딜러 L씨 (2009년 입사)사실 아우디는 2015년 9월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연관된 건 사실이지만, ‘폭스바겐’ 사태라고만 보였기에 아우디를 찾는 고객은 꾸준했다. 문제는 지난 7월부터였다. 서류조작이 드러나면서 매장을 찾는 발길이조금씩 줄어들더니 판매 중지 이후로는 내방 고객과 판매가 확 줄었다. 지금은두 달 전의 10% 수준이다. 과열 경쟁 때문에 마진이 줄었던 터라 더욱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판매도 판매이지만, 인식이 나빠진 게 더욱 문제다. 기존 고객들도 입을 모은다. 차는 좋은데 이제 회사를 못 믿겠다고. 서류조작.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서류 인증이 의례적인 절차였다는 소문을 들으니 이런 생각도 든다. 혹시 환경부의 강경한 태도에 국내 자동차 회사가 연관된 건 아닐까?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본보기가 된 건 아닐까? 수입차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으니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닐 듯하다.​​2014년식 폭스바겐 티구안 오너 B씨(2014년 9월 구입)기본에 충실한 독일차 이미지를 믿고 차를 구입했는데, 크게 실망했다. 오너의 한 사람으로서 배신감이 든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에 대한 후속조치가 미온적이고 사태수습이 지지부진해서 더욱 실망스럽다. 국내 소비자들이 폭스바겐을 얼마나 많이 사랑해줬는데, 아직 보상계획조차 없다니 화가 난다. 하지만 차 자체에 대해선 여전히 만족한다. 세상이 시끌시끌해도 티구안이 좋은 차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윤리경영을 하지 못해 이렇게 좋은 차를 욕보이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시 차를 사게 되더라도 디젤차를 피한다거나 폭스바겐 그룹의 차를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브랜드에 대한 신뢰에는 금이 갔지만, 폭스바겐을 타는 나의 일상에는 큰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VW 사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1부] 2016-09-11
​VW 사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추락하는 폭스바겐, 비상구는 있나?​​​​미국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세상을 발칵 뒤집은 지 1년이 되었다.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불거진폭스바겐 사태는 배출가스에 이어 각종 인증비리 문제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고있다.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라 결과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잘 살펴보면 앞으로의일도 예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 ​​ 1.아직 열려있는 문, 디젤게이트​ “VW 디젤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미국 환경보호청이 폭스바겐 디젤차의 배기가스 과대배출 사실을 적발한 지 어느새 1년. ‘디젤게이트’라는 이름의 폭풍은 아직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가을과 겨울,봄이 지나는 사이 스캔들 발원지 미국에서는 문제 모델구매자에 대한 147억달러(약 16조3,250억원) 규모의 배상안이 법원에 의해 잠정 승인되며 사태가 봉합국면에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는 여전히 겨울을 살고 있다. 아직 보상안이 마련되지도 않았을 뿐만아니라 제대로 된 리콜계획도 발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의 인증서류조작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내달리고 있다.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해 과징금 178억원을 부과했고, 32개 차종 8만3,000여 대에 대한 인증을 취소했다. 검찰은 폭스바겐 독일 본사의 임직원 7명에 대한 출석요청서를 전달하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인증담당 이사를 구속했으며 요하네스 타머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수뇌부를소환 조사 중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고 소비자를 공분케했던 폭스바겐 디젤 사태 1년, 그 발자취를 되짚어본다.​​​    2.폭스바겐 디젤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정상적인 유로6 디젤은 상당히 깨끗하다”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쟁쟁한 10여 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자동차 제국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조작 소프트웨어가 적용된차는 유럽에서 800만 대, 미국에서 48만여 대 등 총1,1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파문은 최신 엔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벌금과 리콜 비용, 줄을 이을 민사소송비만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폭스바겐 그룹의 실추된 이미지는 이미 돈으로 환산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가 가져온 가장 큰 여파는 디젤 엔진 전체에 대한 불신이라고할 수 있다. 마치 공해 유발의 주범이 되어버린 듯한디젤 엔진. 과연 디젤 엔진은 정말 깨끗하지 못한 대기오염의 주범일까? 폭스바겐은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 LNT니 SCR이니 하는 전문용어는 다뭘까? 일단 순서대로 하나씩 짚어보자. 디젤은 매연덩어리?아직도 남아 있는 오해다. 디젤차는 원래부터 가솔린차보다 이산화탄소(CO₂)나 일산화탄소(CO)의 배출량이 적다. 불을 붙이는 가솔린 엔진과 달리 연료를압축시켜서 자연 폭발하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효율도 좋다. 디젤이 공해 유발자로 찍힌 것은 미세먼지(PM)나 질소산화물(NOx)의 배출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유로6 같은 강력한 디젤차유해가스 배출량 규제를 도입하는 한편 자동차 회사에서도 이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각종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유로5는 무엇이고 유로6는 또 무엇인가?유로5니 유로6니 하는 것은 디젤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EU)에서 시행하고 있는 규제를 말하는 것이다. 1992년에 유로1에서 시작되어4~5년 주기로 배출가스 규제치를 착착 올리고 있다.이러한 유로 규제 중에서도 대격변에 해당되는 포인트는 2008년의 유로5였다. 새 규제가 생길 때마다 최소 비용으로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메이커들은 골머리를 앓아왔지만 유로5가 처음 나왔을 때는 ‘해도 너무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좀 더 자세히 유로규제의 시점과 내용을 들여다보자.​디젤 엔진에서 가장 큰 오염요소로 지적되는 것은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 두 가지다. 오래된고물 트럭 뒤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꺼먼 매연이 미세먼지라면, 질소산화물은 무색무취라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둘은 모두 호흡기 질환부터 시작해 지구온난화까지 유발하는, 각종 환경오염에는 안끼는 데가 없는 골칫덩이다. 유로 규제는 바로 이러한 오염물질을 강제적으로 낮추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유로5와 유로6에 이르면 이전 대비 배기가스가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숫자로 실감이 잘 안 난다면 ‘유로1~유로6 배출가스 허용량’ 이미지를 살펴보자. 좌측 하단에 조그마하게 있는 것이 유로6가 허용하는 배기가스 기준이다.​​유로5만 해도 자동차 회사에게는 엄청난 기술적 도전이었는데, 유로6를 맞추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질소산화물을 기존보다 무려 1/5 수준으로 줄여야 했으니 그 어려움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원래 이기준은 유럽 안에서 사용하려고 만들었으나 다른 나라도 많이 차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 규정에 따라 국내 디젤차의 배기가스를 규제한다. 그런데 이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디젤차의 배기를 규제하는 나라가 전세계에 딱 하나 있으니, 바로 미국이다.​​DPF과 EGR, 그리고 LNT와 SCR유로4 규제를 앞두고 자동차 회사들은 정말 암담했다. 아무리 정교하게 개발한 연소기술이라 하더라도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줄일 때까지 줄이고 나서도 어쩔수 없이 나오는 배기가스를 잡아서 깨끗하게 만드는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는 DPF(DieselParticulate Filter)라는 장치가 나오면서 확실하게 잡았다. DPF는 배기관을 통해 나오는 미세먼지를 일단걸러서 모아놓았다가 많이 쌓이면 싹 태워 없애는 장치로서 2010년 이후에 나온 승용 디젤 엔진이 매연을 내뿜지 않게 된 것은 모두 이 장치 덕분이다. 반면 질소산화물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한데, 초기에 사용한 방법은 배기가스의 일부를 엔진의 흡입공기 쪽으로 되돌려 다시 한번 실린더 안에서 태우는 것이었다. 산소가 적은 배기가스가 섞여서 연소되니 폭발온도가 내려가고, 그래서 고온에서 더 발생하기 쉬운 질소산화물이 줄어들게 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것을EGR(Exhaust Gas Recirculation), 즉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라고 부른다. DPF와 EGR 덕분에 유로4의 고비는 그럭저럭 넘어갔다.​하지만 유로5 이후의 엄청난 요구사항은 이 둘만 가지고는 도저히 맞출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시행착오 끝에 현재까지 사용되는 기술 두 가지가자리를 잡게 되었다. 바로 촉매에 의한 선택적 환원(SCR) 방식과 희박질소촉매(LNT) 방식이다.​SCR 방식의 차는 일단 EGR을 떼어내 산소를 의도적으로 많이 넣고 엔진 온도 역시 잔뜩 올린다. 이 경우연비가 좋고 출력이 잘 나오며 미세먼지도 확연히 줄일 수 있지만 대신 질소산화물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그런데 이 뜨거운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뿌리면 화학작용에 의해 질소산화물이 질소와 수증기로 바뀌게된다. SCR의 효과가 얼마나 뛰어난가 하면 질소산화물의 양을 단박에 90% 가량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방식에는 문제가 있으니, 바로 요소수를 계속 보충해줘야 하는 것이다. 보통 1만5,000에서 2만km에 한 번은 요소수를 채워주어야 한다. 엔진오일 말고도 신경을 써야 할 게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복잡한 시스템으로 인해 값이 올라가므로 저렴한 차에 쓰기에는어려운 게 사실. 하지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적은, 즉 배기량이 큰 디젤 엔진의 성능을 끌어올리는데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때문에 3.0L 이상의 큰배기량을 가진 승용 디젤차는 거의 모두 이 방법을 사용하며, 최신의 유로6 대형 트럭 역시 대부분 이 방법을 쓰고 있다.​ 한편, LNT 방식은 SCR보다는 좀 더 저렴한 방식으로 질소산화물 문제를 해결한다. 핵심은 질소산화물을내 보내지 않고 잡아두는 필터에 있다. 이를 통해 연료를 진하게 분사해 필터에 쌓인 질소산화물을 태워버린다. EGR과 결합해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질소산화물이 배출되지 않고 모두 타 없어지게 된다. 다만성능이 SCR만큼 좋지는 않다. 온도가 올라가서 질소산화물이 왕창 나올 경우 사이클이 깨지기 때문이다.그래서 2.0L 안팎의 비교적 작은 크기의 디젤 엔진에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한계다.​그럼 폭스바겐이 조작한 것은 무엇인가?가장 처음 문제가 된 것은 유로5 기준을 맞춘 LNT 방식의 중소형차용 디젤 엔진(EA189) 한 가지였다. 이엔진이 실제 고속도로를 시속 70마일로 달릴 때와 다이나모미터에서 테스트를 할 때 질소산화물 양에 큰차이가 있었다. 다이나모에서는 규정치 안에 맴돌았는데 실제 고속도로에서는 규정치의 40배가 넘게 나온 것이다. 이를 인지한 미국 관계기관이 폭스바겐을 다그친 후 VW로부터 Defeat Device가 숨겨져 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내용인즉슨 인증시험을 받을 때는 ECU가 이를 알아채고 LNT(폭스바겐에서는 NSC라고 함)가 작동되도록 하다가 시험이 끝나면 LNT를 끄고 다니게 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LNT를 끄면 질소산화물은 많이 나오지만 출력과 연비는 상당히 좋아진다. 사실상 폭스바겐이 국가기관과 소비자를 상대로사기를 친 셈이다.​이것만 해도 큰 난리였는데 일은 더욱 커졌다. 조사과정에서 V6 3.0L 디젤 엔진을 얹은 다른 차종에서도비슷한 현상이 나온 것이다. 이 엔진은 폭스바겐은 물론 아우디와 포르쉐도 쓰는 엔진이니만큼 그 타격이그룹 전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1.4L 가솔린 엔진도 조작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폭스바겐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50만 대에 가까운 차가 이 사태에 휘말렸으며 잠재적으로 여기에연루된 차는 전세계적으로 1,200만 대에 이를 것으로추산된다.​상황이 이러다 보니 폭스바겐의 최신 유로6 디젤 엔진인 EA288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향하게 되었다. 그러나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던 폭스바겐도 이 엔진만큼은 결백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절대로이 엔진은 조작한 적이 없다는 게 폭스바겐의 주장이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Defeat Device란 무엇인가?폭스바겐 배기가스 스캔들을 다룰 때 많이 나오는 단어다. 원래 이것은 자동차의 배기제어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비를 부르는 명칭으로, 처음에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만 사용했던 용어인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사실 자동차에서 Defeat Device의 역사는 7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에어컨이나 히터를 켰을 때를 감지하고 연료를 조금 진하게 넣는 장치 수준이었으나 오늘날에는 ECU가 알아서 배기 시스템을 켰다 껐다 하는 수준으로 대담해졌다. 이러한 꼼수는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의 한 자동차 회사는 2006~2011년에 생산한 디젤차 87만 대에 대해 에어컨을 켰을 때 EGR이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 발각된적이 있다. 배출가스 시험 때에는 에어컨을 작동하지않는다는 것을 이용한 일종의 편법이었다. EGR을 끄면 배출가스는 많이 나오겠지만 출력과 연비는 확연히 좋아진다. 환경부 조사 결과 에어컨을 작동했을 때 NOx 배출량이 기준치보다 3~18배 많이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이런 일이 당시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아마 대단한 스캔들이 되었을 게 분명하다.​이번 폭스바겐 사태의 경우 정확히 말해 어떤 장치(device)가 차에 설치된 것이 아니라 엔진 ECU 안에 심어진 프로그램이 그 역할을 한 것이다. 테스트는 일정한 패턴으로 이루어지니 아마도 스티어링 휠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거나 가속 페달이 일정한 패턴으로 밟히는 게 감지되면 ECU가 테스트 상황임을 인지해 소프트웨어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했을 거라고 짐작만 하고 있다. 정확히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폭스바겐은 DefeatDevice가 들어간 것을 시인하긴 했지만 그것이 어떤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VW처럼 큰 회사가 왜 그런 것인가?미국은 디젤차의 배출가스 규제를 유럽보다 가혹하게 책정한 유일한 나라다. 유럽보다 5년씩 빠르게 강화된 규제를 도입하는 식이다. 2009년 유럽이 유로5의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을 도입했을 때, 미국은 현재의 유로6에 준하는 초강력 디젤 엔진 규제를 먼저 시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디젤차를 수출하려던 모든 회사들은 백기를 들었다. 단, 폭스바겐만은 예외였다. 폭스바겐은 2008년 당시 유로5 기준에 맞춘 EA189엔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엔진으로 당장 미국진출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그래서 원래 유럽에는 안 달려 있던 LNT를 달아서 미국 배출가스 기준을맞춰보려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결과가 시원치 않았는지 이런 무리수를 쓰다 사태가 커진 듯하다. ​​​​EA189 엔진​​한국의 폭스바겐 차도 모두 연루되었나?LNT가 없다면 이를 조절할 소프트웨어 조작도 필요없다. 따라서 디젤 엔진에 대해서는 유럽의 규격을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원칙적으로 해당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판매 모델 중 LNT를 적용한모델은 유로6를 만족한 EA288 엔진을 얹은 5,643대가 전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새 엔진에서는 LNT의 조작 가능성이 크지 않다.​혹시 디젤게이트는 미국의 음모가 아닐까?​일부에서는 디젤 엔진의 미국 진출을 막기 위해 미국정부와 빅3이 함께 꾸민 음모라고 보는 시각도 있긴하다.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까지 음모론에 한마디 보태면서 크게 부풀어 올랐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다. 무엇보다 인과관계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미국은 예전부터 디젤차의 불모지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고 경유를 취급하는 주유소도 별로 없다. 그리고 이 사태의 실험결과를 EPA에 보고한 곳은 국가기관이 아니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WVU) 공과대학 대체연료 엔진배기가스 센터다. 지금이야 폭스바겐 스캔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거머쥔 곳이 되었지만 사실 WVU의 이센터는 부지런히 일감을 따야 운영되는 보통의 작은대학 산하 연구소일 뿐이었다. 2013년 이 센터는 미국과 유럽의 디젤 차량 성능을 비교하는 4만달러짜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국제 청정 교통위원회(ICCT)가 발주한 것으로, 그저 일상적인 비교지표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실험에 사용된 차는 연구원들이 여기 저기 차를 수배하다 아는 곳에서빌린 것이었다.​국산차의 디젤 엔진은 괜찮은가?2015년 9월 이후 국내에 시판되는 모든 디젤차는 유로6로 전환되었다. 우리나라의 대기환경보전법 제46조에 이 기준이 명시되어 있다. 때문에 현재 시판되는 모든 국산 승용차의 디젤 엔진은 모두 유로6를 지원한다. 앞서 말했지만 유로6를 맞추기 위해서는 LNT나 SCR 둘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2.0L 안팎의 4기통 엔진은 가성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세계 대부분의 엔진이 LNT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산차도 예외는 아니다. 강화된 배기 규정을 맞추려다 보니 이전보다 출력이 조금 낮아진 것이 아쉽지만 더 깨끗한 배기가스가 나오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유로6를 만족시키는 정상적인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는 보통의 가솔린 엔진의 그것보다도 더 깨끗한 수준이다.  * 글 변성용 객원기자​​   3.한국 VW 사태는 미국과는 조금 다른 문제 “혹시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친 건 아닐까?”​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온 사람들이 종종 놀라워하는 것 중 하나가 미국에 디젤차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SUV나 밴은 절대다수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고있으며 한국이었다면 의심의 여지도 없이 디젤을 사용할 만한 큰 덩치의 화물차들 중에도 가솔린 엔진을 쓴 차들이 있을 정도다. 승용차에 있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에서 디젤 승용차를 만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휘발유 값이싸기 때문이다. 경유의 값이 일반 휘발유보다 높고, 때로는 고급휘발유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디젤의 연비가 좋다고는 해도 유류 자체의 단가가 높은데다가 차량 가격도 동급 휘발유차보다 비싸기 때문에 피부에 와 닿는 유지비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디젤을 취급하지 않는 주유소도 많이 있으며 미국에서 일반화된 셀프주유소의 경우 앞서 사용한 사람이 넘치게 주유했다면 주유건에 잔유 디젤이 남아 끈적거리기 때문에 불쾌한 느낌도 갖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젤차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이 아직 많다. 70년대 석유파동 이후 미국 시장에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디젤 승용차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가 많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디젤은 시커먼 배기가스를 뿜어대며 덜덜거리는 존재였기 때문에 유류가격이 정상을 회복하자 곧바로 신차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이미 판매된 유럽산 디젤차들은 내구성이 좋아 오랫동안 미국땅을 돌아다녔고, 아이러니하게도 덜덜거리면서 시커먼 배기가스를 뿜어대며 돌아다니는 차들로 인해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오랫동안 확산되었다.​ 다시 유가가 상승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무렵 등장한 하이브리드카는 친환경차의 대표주자로등극했다. 2000년대 중후반 미국은 에탄올 함량이85%이고 휘발유나 다른 화석연료가 15%인 E85를 친환경 에너지로 밀고 있었으며 일본은 하이브리드, 유럽은 디젤을 내세웠다. 마치 대륙 간 자동차 진영들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를 놓고 대결하는 듯한 양상이었다. 이들 중 E85가 금방 도태되면서 하이브리드가 우세를 점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카가 미국에서 그린카 타이틀을 얻는 동안 디젤은 여전히 검은 매연을내뿜으면서 덜덜거리는 차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지못했으며, 엄격한 미국의 배출가스 규제를 넘어서기위해 엔진에 더 높은 비용이 추가됐다. 미국에서 디젤차의 가격경쟁력이 불리한 데에는 유럽과 미국의 디젤에 대한 환경규제가 다른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5년에 강화된 미국의 디젤 배출가스 기준은 유럽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었다. 디젤이 미국 일반인들의 삶에 어느 정도 파고든 것은 비교적최 근의 일이다. 풀사이즈 픽업트럭에서조차 6L급 가솔린 V8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던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경트럭에 디젤 엔진을 옵션으로 내놓았고, 유럽 승용차들이 디젤의 장점을 홍보하면서 조금씩시장을 파고 들었다.​​​비틀로 시작된 미국인들의 폭스바겐 사랑은 이번 사태로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났다​​이런 와중에 디젤게이트가 터졌다. 단순히 제조상의 실수나 원가절감의 나비효과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속임수를 쓴 것이어서 폭스바겐은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사실상 자동차 제조사가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한 사태는 자동차 역사에서 수두룩하지만 환경이 주요 이슈인 이 시기에 실수를 한 것도 아닌, 고의 조작으로 드러난 만큼 더더욱 주목을받았다.​그렇다면 한국에 팔린 폭스바겐 디젤차들은 어떨까? 한국의 경우 가솔린차에는 미국과 같은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디젤차에 대해서는 유럽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을 유럽에 비해 훨씬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미국에서는 조작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실 조건에서는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하고 실주행에서는 유해물질을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했다. 그러나 유럽 기준으로는 조작 프로그램의 작동유무에 상관없이 기준을 만족시켰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 팔린 폭스바겐 차들은 조작 프로그램으로 작동이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진 질소산화물 촉매 LNT(Lean NOx Trap)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영향 자체가 없다고볼 수 있다.​이에 따라 미국에서 소비자 배상금에 대한 이야기가나오는 동안 국내 고객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법리적인 해석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감정적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을 자극시켰다. 이후 환경부에서 국내에서 팔리는 20종의 디젤 모델을 대상으로 시행한 테스트에서 한 모델만이 질소산화물 기준치를 만족시켰고 나머지는 모두 초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종들은 평균치 이내였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었다.​의외의 복병은 닛산 캐시카이로, 기준치의 17배나 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조사 결과 캐시카이의 경우 배출가스 강제순환장치인 EGR의 작동범위를 좁게 잡아서 문제가 된 것이었고 나머지 19개 차종에서는 임의설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되자 인증서류 미비는 물론 서류조작에 대한 혐의가 드러나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후 아우디, 폭스바겐, 벤틀리의 상당수 차종이 판매 중지되며 인증취소 처분을 받기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사실 하나가 있다. 폭스바겐 사태가 급물살을 타기 1년쯤 전 수입차 환경인증을 담당하던 환경부 산하 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것. 환경인증 과정에 있어서 부정이 있었고 또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빠져나갈 수 있는 허술한 구석도 있었던 것이다. 폭스바겐 측의 주장대로 이러한 것이 업계관행처럼 진행되어온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불법은 불법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증에 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경우 이러한 메이커와 차종이 한두개가 아니라는 데 있다. 관행에 따른 편법과 불법의사이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비단 폭스바겐만의 일이 아니라 수입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의차종들도 포함될 여지가 있다.​물론 폭스바겐코리아가 저지른 서류조작은 잘못된일이지만 폭스바겐에 대한 쟁점은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폭스바겐이 잘못한 부분이 명확히있고 또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되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뒷수습이 쉽지 않을 만큼 엇박자로 나아가고 있다. 일단 미국의 디젤게이트와는 실질적으로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폭스바겐이 미국에서와 같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사과와 보상이 없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언론에서도 전체적인상황을 냉정하게 전달하기보다는 폭스바겐의 국내퇴출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하는 데 더 적극적이다. 물론 사건 초기에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처가 좀 더 유연했더라면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진 않았을지도 모른다.​한국에서는 미국과 비교해 국내 소비자들이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번 사태의 확산에도 그런 측면이 깔려 있지 않나 싶다. 최근의 현대 투싼 스몰 오버랩 테스트 사건도 그렇고, 안전도나 가격에 대해 국내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있는 미국과 한국을 종종 비교해 많은 오해가 생기기도한다. 미국에 비해 한국에서의 차 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흔히 있지만, 같은 장비를 장착하고 각 카운티로 다르게 부과되는 판매세나 제반비용을 모두 치르고난 뒤의 OTD(Out The Door) 가격을 비교하면 오히려 우리나라에서의 가격이 더 낮은 차도 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나 유럽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차량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데 이런 것을 균형 있게 보도하거나 인지하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가 늘 불리한 입장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 기본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해 불신의 벽이 상당히 높게 쌓여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신과 차별대우에 대한 반발심이 한국에서의 폭스바겐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폭스바겐 사태에 있어서 전체적인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긴다. 국내 폭스바겐 차량 소유자 및 폭스바겐 관련 종사자의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추후 독일이나 EU로부터 당할수 있는 무역상 불이익에 대한 문제까지 폭넓게 고려하면서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없이 각 부서의 이기주의에 언론의 한탕주의까지 가세한 모습은 현재의 한국 사회를 축소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글 임성혁 (가명, 자동차 저널리스트)​  4.폭스바겐 사태의 유럽 진행현황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좀 더 지켜보자”이번 폭스바겐 디젤 사태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내용은 그나마 외신을 통해서 알려지고 있지만 유럽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유럽 회사의 문제이기에 서로 덮어준다는 일부 한국 언론의 이야기는 현실과 다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디젤 스캔들은 유럽의 일반 시민들에게 큰 이슈가 되고 있지 않다. 이미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는 게 좀 더 정확한 상황이다.​유럽 민간 기관인 ‘Transport & Environment’에서는 2016년 3월 독일, 프랑스, 영국의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매년 7만 명이 배출가스에 의해 사망한다는 근거와 유럽 규정의 문제점, 그리고 여러 제조사차량에 대한 시험 결과가 담겨 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같이 2개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고의적으로 위법행위를 한 회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차량이 실 도로에서 시험조건 대비 5배 이상의배출가스를 발생시킨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배출가스 법규만 통과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편법을 활용한 차량이 상당수였는데, 이들 중에는 온간 재시동(시동이 걸려서 충분히 데워진 상태에서의 재시동) 때의 배출가스가 냉간 시동 때보다 더 많이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유럽규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제조사들은 저온, 고온, 고속, 고도, 부하량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배출가스량이 달라진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기관은 유럽 규정을 위반한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착수한 상태다.​​​​구체적으로는 A사의 경우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조건이 영하 10도에서 영상 60도인데 영상 5도 이상에서만 100% 성능이 나오며, 그 이하 온도에서는 급격한 성능저하로 인해 배출가스가 많이 발생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B사의 경우 배출가스 인증시험 시간인20분을 초과해 24분이 되면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저온 미작동으로, 38개 차량 중 5개가 영상 10도 이하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제조사별로 영상 5, 10, 17도에서 각각 EGR을 꺼버렸는데 유사한 사양의 미국 판매 엔진에서는 영하 4도까지 작동했다.​프랑스 정부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르노의 디젤 엔진은 영상 5~40도의 온도범위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100% 작동했으나 영상 17도 이하 혹은 35도 이상에서는 EGR의 순환량이 급격하게 줄어 50% 이하가 됐다. 국내에서는 캐시카이의 르노닛산 엔진이 영상 35도 이상에서 미작동하는 부분을 고의적인 속임수라고 판단하고 인증을 취소했지만, 유럽에서는 이보다는 영상 5도부터 EGR이 100% 작동 가능한데도불구하고 미작동시킨 부분을 더 문제시하고 있다.​이 보고서의 결론은 제조사의 꼼수 방지를 위해 광범위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한편 리콜 범위 및 벌금을 확대하며, 온도 조건과 같은 예외 규정을 강화하고, 실도로 주행 및 인증 확인을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럽의 상황이 빠른 시일 안에 개선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제조사가 엔진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교묘한 회피방법이 허용되고, 리콜이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며, 게다가 각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국가별 이해관계에 따른 비협조도 문제다. 독일 정부가 이탈리아 제조차량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료 제공을 요청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내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며 자료 제공을 거부한 바 있다.​이러한 분위기와는 별로도 이례적인 상황도 일어나고 있다. 8월 초 독일 정부에서 미국 법무법인의 집단소송을 허용한 것이다. 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은 이미 미국 내 집단소송을 진행한 곳으로, 소송 당사자중에는 미국 연기금도 포함되어 있다. 주요 쟁점은 미국에서 EPA의 조사를 오랫동안 받으면서도 이를 공지하지 않아 투자주식이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번 독일 정부의 결정이 단순히 주가폭락에 대한 책임 여부뿐만 아니라 독일 내 차량 소유자의 집단소송을촉발시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독일 정부 역시 허술한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제조사를 직접 제재하지는 못했으나 주가조작 및 미국 EPA의 조사사실을 통보하지 않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조사를 시작했다. 만약 이러한 부분들에서 직접적인 책임관계가 드러난다면 독일 내 고객들까지 배출가스 속임수 외에 주가손실, 차량 가격 손실 등에 대한 집단소송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앞으로 사태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건 이번 사건으로인해 폭스바겐 그룹이 큰 타격을 입을 것임은 분명하다. 생산과 판매가 위축된 현재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려온다. 이미 람보르기니 등 몇몇 브랜드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보상금의 규모는 이미 보유 계열사 한두 곳을 처분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폭스바겐그룹이 어디까지 추락하게 될지는 전문가들조차도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 글 최영석 ​※본 기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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