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기획

네 남자의 뉘르부르크링 원정기 2017-01-13
​​​왔노라 보았노라 달렸노라 네 남자의 뉘르부르크링 원정기 드라이버에게 죽기 전에 떠나야 할 여행지가 있다면 실컷 달릴 수 있는 서킷 하나쯤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여기 BMW Z3를 타는 남자 넷이 자동차의 성지,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찾아 떠난 얘기를 들어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독일과 스위스를 넘나들며 고군분투한 아재들의 여행은 첫날 빌린 렌터카부터 뜻대로 되는 게 없었지만 그들의 얘기 속에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재미가 속속들이 숨어 있다.     뉘르부르크링 사총사BMW Z3 동호회의 동갑내기 47세 남자 넷이 뭉쳤다. 모두 차를 사랑하고 그 중에서도 컨버터블과 수동 기어 차에는 더 열광하는 마니아들이다. 꼼꼼한 여행기를 쓴 이진후는 각종 ‘군기어’에 관심이 많은 파일럿으로 보유한 차 4대 중 3대가 수동인 자동차 덕후. 김용재는 아버​지 차 포니1의 감각과 현대 스쿠프 수동으로정지선에 선 택시를 이기는 재미를 추억하는 남자다. 무역업에 종사 중인 서요한은 타쿠미의 토요타 86이부럽지 않은 포니2로 운전을 배운 것이 자랑스러운 남자. 첫 차 대우 다마스를 포함해 그간 보유했던 차가모두 수동이었으니 그 사실은 믿어도 좋다. 그리고 정현종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답게 20년 전 멋진 남자들의 차라 불릴 만한 현대 액센트 유로 수동으로 드라이버의 인생을 시작했다. 한겨울에 서울에서 전주까지뚜껑을 열고 달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남다른 감성의 소유자다.  ​​ 2015년 어느 밤, 잊지 못 할 여행을 결심하다“죽기 전에 뉘르부르크링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어?” 지난해 겨울의 어느 날 커피숍. BMW Z3 클럽 멤버 중 누군가가 이 질문을 던졌다. 동호회 모임이 으레 그렇듯이 내 차 자랑에 여념이 없었던 그날, 뉘르부르크링이라는 한마디에 순간 조용해졌다. 다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너도 나도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그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던졌던 그 말이 우리에게 일생일대, 인생 전환기라 할 만 한 대사건이 될 줄이야. 6개월 후, 우리는 정말 떠나기로 했다. 최종 멤버는 이진후, 김용재, 서요한, 정현종 네 명이다. 먼저 운전 실력부터 체크했다. 우리의 공통점은 모두 수동기어 운전은 할 줄 알지만 평소에는 자동기어 차를 몰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적어도 뉘르부르크링을 향한 길에서만은 렌터카라도 수동기어 차를 몰고 싶었다. 우리는 말 그대로 열정적이었다. 그 전까지 여행에 관한 자체 프레젠테이션만 한 열 번은 했을까. 수동기어의 운전기술에 대한 서로의 이론을 교환하고 실제 BMW Z3 수동기어 차를 몰아보는 자체 검증까지 거쳤다. 업 시프트, 다운 시프트, 레브 매칭 등 기본적인 기술과 감각을 다시 체크하며 그날을 준비했다. ​​그 놈의 ‘지붕’이 뭐길래 드디어 2016년 5월 28일, 비행기를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유럽을 잇는 큰 공항답게 무척 복잡해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았다간 다 큰 어른이라도 국제 미아가 될 것만 같았다. 떨림을 안고 입국 심사대에서 섰다. 심사원이 영어로 여행목적을 묻기에 대뜸 “뉘르부르크링!” 하고 말했다. 역시 독일 사람이다. 그는 더 이상 묻지도 않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이튿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Franqkfurt (Main) Hbf)에 있는 렌터카 업체를 찾아갔다.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5개월 전 미리 예약했는데 한 대는 BMW Z3 38i 수동, 다른 한 대는 메르세데스 벤츠 E350 카브리올레 수동이었다. 예약할 때만 해도 모델은 신청한 그대로 확정이더니 막상 차를 받으러 갔을 땐 우리가 타기로 한 모델이 한 대도 없었다. 유럽에서 렌트를 하다보면 흔한 일이라 태연하게 받아들이려 했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한겨울에도 ‘지붕’을 열고 달리는 사람들 아닌가. ‘골수’ 로드스터 드라이버들에게 수동도 아니고 톱도 열리지 않는 차를 주면서 동급이니 그냥 쓰라니. 렌터카 직원의 말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실랑이 끝에 BMW 420d 컨버터블과 메르세데스 벤츠 E200 카브리올레를 렌트했다. 모두 컨버터블이긴 했지만 한 대는 디젤 모델이었다. 가솔린을 몰고 싶었던 실망감을 잠시 미루고 일단 톱을 열었다.     눈치 볼 것 없는 시속 240km의 자유첫 번째 목적지인 슈투트가르트(Stuttgart)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속 200~240km를 넘나들며 아우토반에서 고속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도로 포장 상태가 좋다보니 고속주행시의 안정감이 무척 좋았다. 흔히 독일의 아우토반은 속도 무제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가보니 긴 직선 구간에서는 무제한이지만 커브가 심한 구간이나 차가 붐비는 지역은 때로 속도제한이 있었다.     속도 무제한 구간을 달리는 동안만은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힐 걱정 따윈 머리 위로 집어던져도 좋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가 렌터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정말 겁 없이 달렸다. 특히 바덴바덴(Baden-Baden)을 지나 들어선 루트 500(Route 500 Schwarzwald Hochstrasse)은 무척 아름답고 재미있는 와인딩 코스로 이뤄져 있었다. 그 길에서 과속단속 중인 경찰을 처음 보았다. 양방향 모두 단속 중이기에 마주 오는 차를 향해 하이빔을 깜빡여 단속을 알려 주었더니, 맞은 편 운전자가 우리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 올리며 지나갔다. 맞은편에서 오던 어떤 차는 우리가 가는 방향에도 또 다른 단속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듯 우리 일행을 향해 하이빔을 날리기도 했다. 우리도 그쪽 운전자를 향해 엄지를 들어 올렸다. 드라이버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은 운전면허 따기가 아주 어렵고 교통질서 준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대한 만큼 현지 사람들이 모두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지는 않았다. 아우토반에서 추월차로인 1차선을 막고 느긋이 가는 차도 더러 있었고 차선 변경시 방향 지시등도 안 켜고 급히 들어오는 차도 심심찮게 마주쳤다.슈투트가르트는 자동차 마니아에겐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포르쉐의 박물관이 다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세 곳을 모두 들렀다. 포르쉐 박물관에선 918 스파이더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BMW 박물관은 Z3가 있어 참 반가웠다. 박물관에 내가 타는 차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라니. 왠지 모를 뿌듯함에 기분이 들떠 올랐다.​​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포르쉐 박물관에서 만난 918 스파이더. 보는 것만으로 입이 귀에 걸렸다​​BMW 지나(Gina) 컨셉트를 실물로 볼 줄이야! 결국 수동 자동차로 갈아타다 즐거운 박물관 투어를 마친 다음날 아침 댓바람부터 인근 렌터카를 찾아갔다. 여기까지 타고 온 BMW 420d도 어느덧 몸에 익어 편하긴 했지만 가솔린의 운전 재미가 그리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각설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은 SLC 수동을 빌렸다. 이 차의 주행 거리는 6,000km 남짓. 거의 새 차나 다름없었고, 주행감 역시 아주 만족스러웠다. 늘 느끼지만 수동이 주는 직결감은 정말 좋다. 마음대로 기어를 바꾸며 힐 앤 토를 연발할 때의 기분은 운전자를 무아지경에 빠지게 한다. ​​​​ 애니메이션 영화 ‘백설공주’의 배경이자 디즈니랜드 성의 모티브가 됐다는 노이슈바인슈타인(Neuschwanstein) 성을 거쳐 다음 목적지인 보덴 호수, 린다우(Lindau) 섬으로 향했다. 아름다운 린다우에서 관광을 마치고 31일, 이번 여행 중 드라이빙 코스의 절정이라 부를 만 한 스위스의 클라우센 패스(Klausen Pass), 푸르카 패스(Furka Pass), 그림젤 패스(Grimsel Pass)를 향해 달렸다. 차로 국경을 넘어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긴장되는 마음에 여권을 만지작거리며 국경 초소를 지났다. 하지만 독일에서 스위스 국경을 통과하는 절차는 의외로 간단했다. 그냥 얼굴만 보고 ‘패스’다. 말 그대로 얼굴도장만 찍고 넘었다.  차로 국경을 넘는 것이 처음이라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됐다 이윽고 해발 1,952m 클라우센 패스 정상까지 차로 올라보니 마치 우리가 하늘과 마주 보고 있는 듯 높고도 높았다. 그러다 무심히 도로를 바라봤는데 우리가 올라 온 도로에서 뿌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알아보니 도로 아래 열선을 깔아서 길이 어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고 한다. ​​​도로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알고보니 결빙 예방을 위해 도로 아래 열선을 깔았기 때문이었다​​​클라우센 패스 정상은 마치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했다클라우센 패스 정상에서 익숙한 차를 만났다. Z3 클럽 맴버로서 인증샷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 곧이어 다음 코스인 푸르카 패스로 이동했는데 거의 다 올랐을 때쯤 당황스럽게도 그림젤 패스 쪽으로 넘어 가는 길이 막혔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냥 운전해서는 넘어 갈 수가 없다는 것. 다시 산을 타고 내려와 오베르발트(Oberwald) 기차역을 통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재밌다. 운전자가 타고 있는 차를 기차에 실은 채로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거대한 무빙워크 같았다고 할까? 하여간 처음 해보는 방식이라 모두 긴장하며 차로 기차에 올라탔다. 위험할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지만 차의 톱을 닫지 않은 건 실수였다. 터널을 통과하는 내내 시끄러워 귀를 막고 있어야 했으니 말이다.​​​그림젤 패스 쪽으로 넘어가는 길이 막혀 운전자가 타고 있는 차를 기차에 실은 채로 이동한다​달콤살벌한 와인딩 코스를 향하여 ‘차가 미끄러지면 인생 끝난다!’. 도착 후 그림젤 패스로 바로 달렸다. 해발 2,164m라는 엄청난 높이를 향해 뻗은 도로는 말 그대로 갈지(之)자여서, 힐 클라임 코스와 다운 힐 코스의 ‘끝판왕’을 보는 듯했다. 조심조심 달리면서도 또 한 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올라가는 길은 막고 내려오는 길은 열어놓은 것이다. 그렇다고 진입금지 표시가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안 올라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 우리는 일단 “고”(Go)를 외쳤다. 대충 막아놓은 바리게이트를 피해 올라가면서 중간 중간에 작업 중인 인부들을 보기도 했지만 아무도 막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반갑게 손까지 흔들어주었다. 어렵사리 정상에 도착했는데, 막상 차에 내려서는 구름이 눈앞에 걸려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다. 하긴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어딘가. 다시 내려가면서 마주 보이는 푸르카 패스 쪽 길을 보니 아찔했다.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튿날 우리는 아침밥만 먹고 곧장 마테호른(Matterhorn)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맞은 편 산으로 향했다. 체르마트(Zermatt) 마을까지만 올라가도 마테호른은 보이고 고산병 증상도 없을 거라고 들었지만 막상 조금 더 올라가니 어지러웠다. 카페인을 먹으면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초콜릿을 먹었더니 금세 나아졌다. 우리는 지금 ‘호수 속’(Inter Lake)이라는 뜻을 지닌 인터라켄(Interlaken)으로 달리고 있다.  호수와 호수 사이에 있는 도시, 인터라켄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고개를 넘어 인터라켄이 보이기 시작할 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아름다운 호숫가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잠시, 빠듯한 일정을 못내 아쉬워하며 숙소로 방향을 틀어야만 했다.​​​​​​   그런데 차가 말입니다며칠간 아름다운 풍경 속에 취해 있었지만 차 얘기를 안 할 순 없다. SLC200을 타다보니 나름 이 차의 장단점이 느껴졌다. 처음엔 이 차가 터보 엔진인 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정도로 토크 곡선이 완만했다. 하지만 차를 세우고 보닛을 열어보니 조그마한 터빈이 보이는 게  아닌가! 터보 엔진 하면 생각하게 되는 ‘펀치’보다는 엔진의 빠른 반응과 부드러운 토크 밴드에 집중한 듯 보였다. 너무나 마음에 든 세팅이지만 단점도 있었다. 플라이휠이 무거워서 그런지 아니면 터보라서 그런지 업 시프트시 클러치를 밟았을 때 rpm이 천천히 떨어졌다. rpm이 빨리 떨어져야 변속이 빨라 좋은데 늦게 떨어지다보니 클러치가 맞물릴 때 차가 자꾸 튀어나가는 듯한 현상이 일어났다. 물론 천천히 변속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우리처럼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입장에선 일반적인 수동 미션보다 반응이 느린 듯해 답답했다.   SLC200은 터보 엔진이 달린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토크 곡선이 완만하다 하드톱을 열고 닫는 시간은 꽤 걸렸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끈하게 움직였다. 서스펜션 세팅도 아주 부드러웠고 코너에서도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 점도 좋았다. 루프 무게의 영향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 일상에서 몰기에는 아주 좋은 세팅 같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80km 정도까지는 차가 적당히 밀어주는 느낌이었으나 그 이후는 더디게 느껴졌다. 브레이킹도 급하거나 예민하지 않아서 오히려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클러치도 그랬다. 무릎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워서 더 마음에 들었다. 만약 한국에 이 차가 수입된다면 수동 드라이버에게 큰 선물이 될 듯하다.​​​녹색지옥으로 향하는 길, 우린 모두 어린 아이처럼 들떴다​녹색지옥을 영접하기 위한 목욕재계를 마치고이튿날 아침 우리는 휴양 도시로 유명한 로이커바드(Leukerbad)의 야외 온천으로 향하면서 마치 깊은 산속에나 있을 법한 묘한 길을 넘어갔다.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곳도 많고 바위를 깎아 길을 낸 곳도 있어서 이른 아침부터 스릴 만점이었다. 게다가 깊은 산속 사이에 자리한 온천에서 몸을 담그고 구름이 걸린 산들을 보고 있노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그동안 쌓인 피곤을 날려 버리며 달콤한 시간을 보내면서 ‘녹색지옥’을 영접하기 위한 목욕재계를 마쳤다. 들뜬 기분으로 잠을 청한 후 다음날 ‘레이스의 성지’ 뉘르부르크링으로 달렸다. 뉘르부르크링의 숙소는 출발 전 예약했던 옵션보다 더 크고 좋은 곳을 배정받았다. 예감이 좋았다. 체크인을 한 후 우리는 곧장 뉘르부르크링 서킷으로 향했다. 가는 길 삼삼오오 다른 운전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같이 구경도 했다. 우리도 내일 이곳을 달리겠지 생각하니 괜히 가슴이 뜨거웠다. ​​​휴양도시로 유명한 로이커바드의 야외 온천에 들렀다 다음날,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가 선택한 차는 토요타 FT86 수동에 롤케이지를 장착한 200마력짜리였다. 여섯 랩을 타기로 하고 트랙에 차를 올렸다. 익히 알고 갔지만 뉘르부르크링의 트랙은 고저차가 심하고 블라인드 코너가 많아서 각별히 주의해야 했다. 첫 랩을 시작하는 순간 차가 너무 안 나간다 싶었다. 5,000rpm 이상은 돌려야 차가 좀 힘이 나는 듯했다. 직선 구간도 힘들었지만 코너는 나름 괜찮게 돌아나갔다. 첫 랩을 돌고 나니 조금씩 차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트랙에서 탄 차는 수동 변속기에 롤케이지를 장착한 200마력짜리 토요타 FT86이었다    마지막 랩은 시원하게 밟아 봤지만 트랙 곳곳에서 다른 차들의 사고가 발생해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참고로 뉘르부르크링 트랙은 운영진들이 주행 흐름을 자주 체크한다. 날씨가 안 좋거나 사고가 많아지면 바로 클로즈(Close) 표지를 띄우고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게 했다가 다시 열곤 했다. 그동안 차들은 트랙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물론 그 시간도 허투루 보내는 사람이 없다.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끼리 이런저런 차 이야기를 하며 카 마니아만의 우정을 나눈다. 뉘르에는 자동차 박람회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차들이 와 있었다. 그리고 이 일대에선 신형 포르쉐보다 구형을 훨씬 많이 만나게 된다는 것도 뜻밖이었다. 실컷 달리고서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바로 앞 레스토랑 데빌스(Devil’s).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차들이 다 보이는 명당이었다. 이차 저차 구경하면서 또 다시 다른 운전자들과 수다도 떨고 같이 사진도 찍어댔다. 이런 독일의 자동차 문화가 너무 부러웠다. 주말이라 평일보다 많은 차들이 모여 꽤 시끄러웠는데도 제재하는 경찰 한 명 나타나지 않았다. 다들 보이지 않는 룰에 따라 자유롭고 안전하게 하루를 즐겼다. 우리나라에도 주말마다 이렇게 마니아끼리 자유롭게 달리고 교류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킷 앞 레스토랑 데빌스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을 구경하면서 다른 운전자들과 수다를 떨었다​ 멈출 수 없는 드라이빙 투어의 꿈 차를 반납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쌩쌩 달리던 아우토반이 너무나도 그리워질 것 같다. 긁힌 곳 하나 없어 차량 반납도 순조롭게 끝났다.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생각해보니 지난 며칠간이 꿈만 같았다. 내 평생 가장 재미있었던 여행이었다. 어느 일정 하나 틀어진 것 없이 계획대로 잘 마무리됐고 함께 한 멤버들도 어른답게(!) 잘 행동해 주었다. 돌아와서 결산해보니 예상보다 그리 많은 돈을 쓴 것도 아니었다. 비행기 값을 포함해 1인당 지출은 약 300만원 정도. 어떻게 보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충분히 쓸 만한 가치가 있었다. 왜 진작 이런 여행을 떠나지 않았나 하는 후회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 여행의 값어치는 돈으로는 따질 수 없을 것이다. 좋은 친구와 좋은 차가 있다면 어디에서든 값진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돌아오는 길, 우리는 다시 약속했다. 내년은 일본 관동지역을 돌고 그 후년엔 호주를 돌자고. 가까운 일본은 각자 차를 배에 싣고 가 돌아볼 생각이다. 여러 나라의 수많은 드라이빙 코스를 공략하는 새로운 꿈에 들뜬 채 우리는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글, 사진 이진후  ​
LA AUTO SHOW [2부] 2017-01-12
LA AUTO SHOW​​신형 SUV로 넘쳐난 캘리포니아 자동차 잔치​​  MERCEDES-AMG E63S 4MATIC+콜벳용 V8 수퍼차저 엔진을 얹은 캐딜락 CTS-V는 649마력의 괴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메르세데스-AMG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에 공개된 E63 S 4매틱+는 기존 E63 4매틱+의 V8 4.0L 트윈 터보 엔진을 보강해 최고출력 612마력, 최대토크 86.7kg·m로 끌어올림으로써 0→시속 100km 가속을 CTS-V보다 0.4초 빠른 3.7초 만에 해치운다.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식 9단 자동, 뒷바퀴굴림-네바퀴굴림 전환이 자유로운 4매틱+와 토크벡터링을 조합해 안정적인 트랙션과 달리기 성능을 양립시켰다. 새롭게 추가된 드리프트 모드는 구동계를 뒷바퀴굴림으로 고정해 적극으로 뒷바퀴를 미끄러뜨릴 수 있다. 초기 한정 모델인 E63 S 에디션1은 데지뇨 나이트 블랙 마그노 색상에 20인치 휠, 실내는 노란 스티칭의 시트와 카본 트림으로 꾸미고 IWC의 아날로그시계가 달린다.​​​​​MERCEDES-MAYBACH S650 CABRIOLET지난해 NAIAS(북미국제오토쇼)에서 발표된 S클래스 카브리올레 기반의 고성능 버전인 메르세데스-AMG S65 카브리올레에 이어 럭셔리 끝판왕인 마이바흐 버전이 더해졌다. V12 6.0L 트윈 터보 엔진은 AMG 버전에 비해 출력은 621마력으로 살짝 줄었지만 102.0kg·m의 초강력 토크는 그대로. 전용 디자인의 20인치 휠에 범퍼 흡기구 형태도 다듬어 차별화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일의 호화 요트에서 영감을 얻은 인테리어는 가죽과 스티칭, 우드, 금속 장식 등을 세심하게 선별해 최고의 화려함을 제공한다. 아울러 에어캡, 에어스카프 등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술이 집약된 오픈카 전용 장비들이 보다 쾌적한 오픈 드라이빙을 약속한다. ​​​​NISSAN ROGUE ONE STAR WARS사실 이 차와 영화 ‘스타워즈’의 공통점은 제목에 로그(Rogue)가 들어간다는 것뿐이다. 사실 오래 전 멀고 먼 은하계의 이야기인 스타워즈에 현대 지구의 자동차가 등장할 여지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닛산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스핀오프 영화인 ‘로그원’에 착안해 로그의 스페셜 에디션을 만들기로 했다. SV 트림을 기반으로 프론트 그릴 디자인은 엘리트 스톰 트루퍼인 데스 트루퍼의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차 곳곳에 스타워즈와 로그원 로고, 제국과 반란군의 상징을 새겼다. 색상은 다스베이더를 떠올리게 하는 마그네틱 블랙과 스톰 트루퍼 느낌의 글라시어 화이트 두 가지. 미국에서 5,000대, 캐나다에 400대가 한정 판매된다.​​​​NISSAN SENTRA NISMO닛산 센트라는 토요타 카롤라, 현대 엘란트라(아반떼)와 미국에서 경쟁하는 준중형 세단. 그 라인업에 고성능 버전 니스모를 새롭게 추가했다. 최근 닛산은 펄사와 쥬크 등 니스모 버전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센트라 니스모는 1.6L 터보 188마력의 SR 터보 트림을 기반으로 프론트 스트럿과 스프링을 바꾸어 지상고를 10mm 낮추고 18인치 휠을 끼웠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를 기본으로 브리지스톤 서머 타이어 포텐자 RE-71R을 딜러 옵션으로 준비했다. 실내는 센터 포인트가 달린 알칸타라/가죽 스티어링과 붉은색 포인트가 들어간 계기판 등 니스모의 디자인 요소들로 꾸몄다. 니스모 프리미엄 패키지를 선택하면 보스 오디오와 닛산 커넥트 내비게이션이 장비된다. SR 터보보다 3,000달러(약 350만원) 비싸진다.​​​​PORSCHE 911 RSR이번 LA오토쇼에 공개된 차들 중 가장 놀라운 존재는 바로 이 911 RSR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50년 넘는 세월 동안 서킷과 도로를 호령했던 수많은 911이 있었지만 이 차는 그 모두를 뛰어넘는 놀라운 변화(911 역사상 최초의 미드십 레이아웃)를 담고 있다. 포르쉐는 보다 강력해진 라이벌들과 경쟁하기 위해 올해부터 개조범위가 넓어지는 르망 GT 규정에 맞추어 수평대향 6기통 엔진(4.0L 직분사 자연흡기 510마력)을 앞으로 옮기기로 했다. 아울러 공력파츠를 새롭게 손보고 대형 리어윙과 디퓨저를 달았다. 1월에 열리는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에 실전 투입되어 미드십 911의 실력을 검증받는다.​​​​PORSCHE PANAMERA LWB지난해 6월 베를린에서 공개되었던 2세대 파나메라는 구형보다 35mm 길고 휠베이스도 30mm 늘어났다. 이번 LA오토쇼에서는 신개발 V6 3.0L 터보 엔진을 얹은 2륜과 4륜 버전, 그리고 롱 휠베이스 버전인 익스클루시브 버전을 추가로 공개했다. 3.0 터보는 구형 3.6L 자연흡기보다 20마력 높은 330마력의 최고출력과 함께 100km당 1L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휠베이스가 기본형보다 150mm 긴 익스클루시브 버전은 파나메라 4와 4S, E-하이브리드, 터보 등 네 가지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대형 파노라믹 루프와 어댑티브 댐퍼, 롤블라인드, 컴포트 시트, 접이식 테이블 등 보다 호화로운 장비들이 마련되었다.​​​​RAM 1500 REBEL MOJAVE SAND & IGNITION ORANGE SPORT크라이슬러의 트럭 디비전 램에서는 새로운 특별 사양 트럭 두 가지를 전시했다. 1500 레벨 모하비 샌드는 이름 그대로 모하비 사막에서 영감을 얻어 레니게이드와 같은 모래색을 칠하고 후드는 검은색 패턴으로 대비감을 살렸다. 인테리어는 검은색 바탕에 회색을 조화시켰으며 1,500대만 판매된다. 또 하나는 2015년 한정모델의 복각판인 이그니션 오렌지 스포츠. 보디에 칠한 오렌지 컬러는 사실 할로윈의 호박 랜턴(Jack-o'-lantern)에서 영감을 얻은 것. 실내는 블랙을 기반으로 오렌지색 액센트를 더했다. V8 5.7L 엔진에 크루캡만 선택할 수 있는 이 차는 2,000대 한정 생산된다. ​​​​​REZVANI BEAST ALPHA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자리한 레즈바니는 2014년 창업한 미국의 신생 수퍼카 메이커. 그들의 첫 작품 비스트는 가수 크리스 브라운에게 팔려 ‘Liquer’ 뮤직 비디오에 잠시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비스트 알파는 비스트와 비스트X에 이은 그들의 세 번째 작품으로 탈착식 지붕과 도어가 달린 쿠페형. 접히면서 앞으로 열리는 독특한 사이드와인더 도어는 거리에서 시선을 잡아끌기에 그만이다. 지붕도 도어도 없는 비스트에 비해 134kg 무겁지만 카본을 많이 쓴 차체는 여전히 884kg의 초경량. 혼다 4기통 2.4L 엔진을 터보 튜닝해 500마력을 뽑아내고 6단 수동 혹은 시퀸셜 변속기, 조절식 댐퍼,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최고시속은 282km이며, 0→시속 97km 가속을 3.2초 만에 끝낸다.​​​​SUBARU VIZIV-7스바루의 SUV 라인업은 2014년 트라이베카 단종 후 XV와 아웃백, 포레스터 같은 크로스오버 뿐이었다. 트라이베카의 후속 모델로 보이는 비지브7 컨셉트는 당당한 체구와 3열 7인승 시트를 갖춘 미드 사이즈 SUV. 컨셉트카의 길이 5.2m, 휠베이스 3m에 근접하기 때문에 스바루 모델로는 역대 최대 덩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지브라는 이름은 ‘혁신을 위한 미래상’(Vision for Innovation)의 약자. ㄷ자 형태의 헤드램프와 다이내믹×솔리드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채용했다. 시판형은 올해 4월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이고 내년 북미 판매를 시작할 예정. 4기통 2.0L부터 6기통 3.0L의 수평대향 직분사 터보의 가솔린 엔진 외에 토요타 기술을 도입한 하이브리드 버전도 준비 중이다. ​​​​VOLKSWAGEN ATLAS2013년 컨셉트카인 크로스블루를 그대로 양산화한 듯한 폭스바겐의 신형 SUV. 골프와 같은 MQB 플랫폼을 확장한 풀사이즈 SUV로 포드 익스플로러, 닷지 듀랑고 등과 경쟁한다. 고급 지향의 투아렉과 노선을 달리해 북미 고객의 취향을 정조준했고, 길이 5,037mm에 3열 7인승의 넉넉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V6 3.6L 280마력과 2.0L 직분사 터보 280마력 엔진에 8단 AT를 조합하고 V6에는 네바퀴굴림 4모션이 준비된다. 3열 시트는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어른 두 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수준. 스마트폰 확장성과 펜더제 오디오, 각종 드라이브 어시스트 시스템도 갖추었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판매되었던 폭스바겐 중 가장 큰 이 차는 텍사스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된다.​​​​​VOLKSWAGEN e-GOLF최근 대규모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골프. 그 전기차 버전인 e-골프가 LA오토쇼에서 실물을 공개했다. 2014년 생산을 시작한 e-골프는 NEDC 기준 190km 주행이 가능했지만 이번에 배터리 용량을 24.2kWh에서 35.8kWh로 키워 이젠 300km 주행이 가능해졌다. 전용 충전소(직류 40kW)에서 용량 80% 채우는데 1시간, 가정용 전기로 완충하는 데는 6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동력용 모터는 기존에 비해 15kW 강력한 100kW(136마력)로 출력이 커지고 토크 역시 27.6kg·m에서 29.6kg·m가 되었다. 덕분에 최고시속은 150km, 0→시속 100km 가속 9.6초로 한결 경쾌해졌다. 앞뒤 모두 LED로 바꾼 신형 램프와 완전 디지털 계기판, 제스처 컨트롤과 최신 사고예방 기술 등의 다양한 장비들을 얹었다.​​​​ ​VOLKSWAGEN PASSAT GT CONCEPT 컨셉트라는 타이틀이 붙기는 했지만 거의 양산차에 가까워 보이는 파사트는 GT는 프론트 그릴의 빨간색 라인과 육각 패턴의 흡기구 등 골프 GTI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다만 성능은 기존 V6 트림 그대로(V6 3.6L 280마력)여서인지 GTI로 부르지는 않는다. 그래도 흰 바탕에 검은색 루프, 10 스포크 19인치 휠로 외형을 차별화했고, 커본 트림과 투톤 시트, 블랙 헤드라이너, 검은색 센터콘솔로 꾸민 인테리어도 매력적이다. 서스펜션 튜닝으로 높이를 15mm 가량 낮추는 한편 스포츠 배기관도 달았다. 미국 고객과 딜러 취향을 조사해 개발했다는 이 차는 파사트의 옵션 패키지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VOLVO V90 CROSS COUNTRY볼보 XC는 크로스 컨트리의 이니셜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SUV 라인업 모델명은 XC, 왜건 기반의 크로스오버는 크로스 컨트리로 나누어 사용 중. 볼보는 최신 기함 S90의 왜건형 V90을 기반으로 역대 가장 크고 호화로운 크로스 컨트리를 완성했다. 범퍼와 휠하우스에 프로텍터를 두르고 지상고를 높였으며, 본국 스웨덴을 비롯해 애리조나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거쳐 성능을 검증했다. V90에 비해 65mm 높여 지상고가 218mm에 이르고, D4와 D5, T5와 T6 등 190~320마력 엔진으로 네바퀴를 굴린다. 스웨덴 토스란다 공장에서 올 상반기에 생산을 시작한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LA AUTO SHOW [1부] 2017-01-12
LA AUTO SHOW 신형 SUV로 넘쳐난 캘리포니아 자동차 잔치   1907년 시작되어 개최 110주년을 눈앞에 둔 LA오토쇼.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국제오토쇼(NAIAS)와 비슷한 개최시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고급차 판매가 많고 자동차 메이커들의 디자인 스튜디오가 몰려 있다는 캘리포니아의 지정학적 위치 덕분에 신차 발표와 꾸준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11월 18~27일 개최된 올해 모터쇼에서는 재규어의 전기차 컨셉트카 i-페이스와 알파로메오 스텔비오, 마쓰다 CX-5와 미니 2세대 컨트리맨, 폭스바겐 아틀라스, 스바루의 비지브7 컨셉트 등 다양한 SUV들이 성황을 이루었다. 미국 메이커들은 상대적으로 신차가 적어 지프의 신형 컴패스와 쉐보레 에퀴녹스가 체면치레를 했다. 포르쉐 911 역사상 최초의 미드십 모델인 경주차 RSR도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ALFA ROMEO STELVIO알프스의 유명 고갯길에서 이름을 따온 이 차는 알파로메오 최초의 SUV다. 마세라티 르반떼와 달리 지프에서 플랫폼을 빌려 쓰지 않고 기함 줄리아를 활용했으며 도어와 펜더 등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모두 줄리아를 그대로 빼어닮았다. 엔진은 기본형과 Ti 트림이 4기통 2.0L 터보 280마력, 콰드리폴리오는 V6 2.9L 트윈 터보 505마력으로 0→시속 97km 가속을 불과 3.9초 만에 끝낸다. SUV라는 성격에 맞추어 네바퀴굴림 Q4가 기본. 8단 AT와 기계식 LSD를 조합했고 콰드리폴리오 트림에는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레이스 모드가 제공된다.​​​​ACURA PRECISION COCKPIT어큐라 프리시전 컨셉트는 지난해 디트로이트(NAIAS, 북미국제오토쇼)에서 공개되었던 중고 신인. 하지만 프리시전 콕핏이라는 차세대 운전석 컨셉트가 함께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아우디나 재규어 같은 풀 모니터식 계기판의 일종으로 다이얼이나 버튼이 아니라 터치패드로 조작한다. 리얼타임 3D 그래픽 엔진은 물론 절대좌표 방식을 채용해 뛰어난 시인성과 조작성을 자랑한다. 어드밴스드 비전 모드에서는 주변 차와 보행자, 자전거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도로나 장애물까지도 인공지능으로 예측하고 표시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이 시스템은 머지않은 장래에 어큐라와 혼다 양산차에 사용될 예정이다.​​​​AUDI R8 V10 PLUS EXCLUSIVE 유럽 프리미엄 메이커에서 활발하게 개발 중인 레이저 라이트는 법규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이 미루어져왔다. 그 첫 타석의 영광은 아우디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8 V10 플러스 익스클루시브는 레이저 라이트를 장비한 25대 한정 버전. 램프 한쪽당 4개씩의 레이저 다이오드가 사용되며 블루 레이저를 인으로 만든 반사판에 튕겨 햇빛 같은 밝은 빛을 만들어낸다. 시속 60km 이상에서 한정된 조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레이저 하이빔은 칠흑 같은 밤중에서도 뛰어난 시야를 제공한다. 회색 바탕에 오렌지색 액센트를 넣고 20인치 무광 휠과 카본 사이드 패널이 달린다.​​ ​CADILLAC ESCALA지난해 8월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 공개된 에스칼라는 캐딜락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럭셔리 컨셉트. 에스컬레이드에서 뒷부분을 잘라낸 것 같은 이름이지만 실상은 아우디 A7을 연상시키는, 패스트백 느낌의 5도어 모델이다. 영어 scale의 스페인식 표현이라고. 수평 램프와 수직 주간주행등을 분리한 눈매는 현재 캐딜락 패밀리룩과 구별되며 기함 CT6보다도 길어 늘씬하다. 네오 클래식 감각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간결함이 특징. 대시보드에는 완만하게 휘어진 OLED 모니터를 갖추었다. V8 4.2L 트윈 터보 엔진은 가변 배기량 기술로 연비를 억제한다.​​​​CHEVROLET EQUINOX 캡티바와 세타 플랫폼을 공유하는 에퀴녹스가 풀 모델 체인지된다.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지금까지 200만 대 이상 팔려 실버라도 다음가는 쉐보레의 베스트셀러. 최근 공개된 2018년형 에퀴녹스는 뷰익 엔비전과 같은 D2XX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며 스트럿/멀티 링크 서스펜션에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을 아우른다. 무게도 180kg 가량 덜어냈다. 최근 쉐보레 패밀리룩에 맞추어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는 한층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엔진은 1.5L 170마력, 2.0L 252마력의 가솔린 터보 외에 1.6L 디젤을 준비했다. 올 터보에 가솔린과 디젤을 얹는 최초의 북미형 쉐보레다. 오펠에서 가져온 1.6L 직분사 디젤은 최고출력 136마력에 최대토크 32.7kg·m의 힘을 낸다. ​​​​CHEVROLET COLORADO ZR22014년 LA오토쇼에서 듀라맥스 디젤 엔진과 오프로드 장비를 얹고 나왔던 콜로라도 ZR2 컨셉트가 2년 만에 양산형으로 다시 등장했다. 보닛 돌출부와 범퍼 디자인 등 컨셉트 시절 디자인은 물론 디젤 엔진+오프로드 장비라는 특징도 컨셉트카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진입각 확보를 위해 범퍼 디자인을 다듬고 알루미늄 스키드 플레이트를 붙인 것이 특징. 서스펜션은 5cm 높이고 트레드를 앞뒤 9cm 넓히는 한편 멀티매틱의 DSSV 댐퍼와 31인치 오프로드 타이어를 조합했다. 멀티매틱의 입력감응식 댐퍼 DSSV는 카마로 Z/28과 각종 레이싱카에 사용되는 기술로 오프로드 양산차 적용은 최초가 된다. 여기에 저단 기어와 앞뒤 전자식 디프록을 더해 강력한 험로주파성능을 확보했다. 엔진은 V6 3.0L 가솔린과 4기통 2.8L 듀라맥스 디젤 엔진을 고를 수 있다.​​​​CHEVROLET SPARK ACTIV자동차 시장을 뒤덮은 SUV 열풍은 갖가지 유사상품을 탄생시켰다. 국내에서 경차로 팔리는 스파크에도 오프로더의 특성을 더한 크로스오버 버전이 더해졌다. 스파크 액티브는 그릴 패턴이 더욱 대담해지는 한편 휠하우스 둘레에 수지제 프로텍터를 두르고 지상고를 1cm 높였으며, 15인치 휠을 기본으로 갖추는 등 크로스오버화의 가장 기초적인 수순을 따른다. 기능적으로는 매우 소프트한 변화이지만 이 밖에도 가죽을 씌운 스티어링 휠과 열선내장 1열 시트, 크루즈 컨트롤,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비로 기본형과의 차별화를 노린다. 경차 규정을 따르는 국내와 달리 북미형은 1.4L 엔진에 CVT를 조합한다.​​ ​​DIVERGENT 3D BLADE 고급차 수요가 많은 캘리포니아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메이커가 자라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다이버전트는 요즘 제조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3D 프린트 기술을 수퍼카 제작에 활용하기로 했다. 전기차 메이커 코다의 창업자였던 캐빈 징거는 금속분말을 레이저로 녹여 입체적으로 조성하는 3D 프린트 기술은 대규모 공장이 필요 없고 환경과 소음, 에너지 문제에서도 탁월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첫 작품인 블레이드는 3D 프린터로 입체 구성한 알루미늄과 티타늄, 카본 파이버 파트를 조립해 제작되며 전투기 같은 탠덤 시트를 얹고 가솔린/CNG를 쓰는 4기통 터보 700마력 엔진을 미드십에 얹는다. 섀시 무게가 46kg에 불과해 0→시속 97km 가속을 2초 만에 마친다.​​​​HONDA CIVIC Si PROTOTYPE지금까지 미국에서 혼다 시빅의 고성능 버전은 타입 R이 아닌 Si였다. 그런데 차세대 시빅 타입 R의 북미 판매가 결정됨으로써 Si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시빅 Si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 공개된 Si 프로토타입은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전시되었던 타입 R에 비해 조금 덜 과격하며 프로토타입의 2도어 쿠페 외에 세단도 선택이 가능해진다. 상세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다. 신형 타입 R(2.0L 터보 340마력)보다는 낮겠지만 1.5L 직분사 터보 엔진이 구형 Si(205마력)는 확실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숏 스트로크 타입의 6단 수동변속기와 LSD를 통해 앞바퀴를 굴리며 액티브 스티어링과 액티브 댐퍼, 19인치 단조 휠, 235/35 타이어를 장비한다. ​​​​INFINITI Q60 NEIMAN MARCUS LIMITED EDITION미국의 고급 백화점 체인 니만 마커스는 지금까지 수많은 고급차에 자신들의 이름을 붙여 특별버전으로 판매한 전력이 있다. 그 목록에는 포드 선더버드(1970), BMW Z3 제임스 본드(1995), 애스턴마틴 DB7(1998),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2004)와 세 대의 렉서스도 있었다. 이번에는 인피니티 Q60이 주인공이 되었다. V6 3.0L 트윈 터보 400마력 엔진을 얹은 Q60 레드 스포츠 400의 외장을 황금색으로 칠하고 카본제 사이드미러와 스포일러 포그램프 서라운드 등으로 액센트를 주었다. 실내는 흰색 가죽시트에 광섬유 조명을 더했으며 차와 깔맞춤한 아이보리색 가죽백과 니만 마커스 자동차 커버가 제공된다. 값은 6만3,000달러(약 7,400만원)이고 50대 한정 판매된다.​​​​​INFINITI Q60 3.0t SPORT기존의 G에서 2013년 이름을 바꾼 Q60이 2015년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지난해 추가된 쿠페형은 새로운 터보 엔진과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등을 장비했다. 가장 강력한 레드 스포츠 400은 3.0L 터보 405마력. 기본형인 2.0L 터보 208마력 사이에 3.0t 스포츠가 자리잡게 된다. V6 3.0L 트윈 터보 구성은 레드 스포츠와 같지만 최고출력은 300마력이다. 실버 색상의 스포츠 캘리퍼와 스포츠 튜닝된 서스펜션, 19인치 알루미늄 휠, 세미 아닐린 가죽 스포츠 시트 등이 달린다. 뒷바퀴굴림과 4WD를 고를 수 있고, 일본에서는 스카이라인 쿠페라는 이름으로 올 봄 판매를 시작한다. ​​​​JAGUAR i-PACE해치백과 SUV의 중간 정도로 보이는 이 재규어 컨셉트카는 양산되면 BMW X1이나 아우디 Q3와 경쟁하게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기에 쓰인 플랫폼이다. EV용 신형 플랫폼은 재규어-랜드로버 EV 전략의 핵심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캐빈룸 바닥에 90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깔았고, 앞뒤에 200마력 모터를 달아 400마력의 시스템출력을 발휘한다. 0→시속 97km 가속 4초의 순발력은 V8 엔진 수준. 급속충전기를 쓰면 90분 만에 배터리 용량 80%를 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2시간 걸려 완충전하면 500km를 달릴 수 있다. 재규어는 2018년 I-페이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를 추가할 예정이다.​​​​JEEP COMPASS 지프는 2006년 선보였던 두 대의 크로스오버, 컴패스와 패트리어트를 하나로 묶어 컴패스 하나로 정리하기로 했다. 신형은 그랜드 체로키를 축소한 듯한 디자인으로 지프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한편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트레일호크 트림으로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한다. 엔진은 4기통 2.4L 가솔린 한 가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4.3kg·m로 성능이 개선되었다. 변속기는 세 가지가 준비되고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이 준비된다. 상급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셀렉 터레인 시스템도 달린다. 오프로드 특화형 트레일호크의 경우 17인치 오프로드 타이어와 전용 범퍼, 20:1 저속기어가 더해지는 액티브 드라이브 로가 있어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셀렉 터레인에 록(Rock) 모드도 추가된다. ​​​​JEEP WRANGLER TRAILCAT올해 지프 행사에서 공개되었던 컨셉트카들 중 하나. 지프 트레일캣은 랭글러 차체와 각종 순정 옵션을 활용해 제작된 일종의 튜닝카 제안이다. 이름 중에 캣(cat)이 포함된 것은 크라이슬러 양산 엔진 최강인 헬캣 엔진을 얹었기 때문. 랭글러 차체의 휠베이스를 30cm 가량 연장해 39.5인치의 초대형 오프로드 타이어(BF굿리치 크라울러)를 조합했고 파이프로 만든 튜블러 하프 도어, 롤케이지 등을 조합했다. 변속기는 6단 수동. 다나60 리지드 액슬을 앞뒤에 달고 폭스 댐퍼로 서스펜션을 튜닝했다. 6.2L에 수퍼차저 과급으로 707마력을 내는 헬캣 엔진은 현재 닷지 챌린저와 차저만 쓰지만 올해부터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도 얹기 시작한다.​​​​MAZDA CX-5포드와 떨어져 독자 생존에 들어간 마쓰다는 2011년 공개한 CX-5의 인기에 큰 도움을 받았다. 차세대 마쓰다를 상징하는 코도 디자인과 스카이액티브 기술을 전면적으로 채용한 첫 번째 작품. 마쓰다 판매량의 1/4을 책임지며 지금까지 150만 대 이상 만들어졌다. 이번에 공개된 2세대 CX-5는 새로운 익스테리어 디자인과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를 갖추었지만 플랫폼과 엔진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엔진은 2.0L, 2.5L 가솔린 직분사와 2.2L 디젤 직분사 세 가지. 엔진 토크 조절로 하중이동을 유도해 접지력을 제어하는 G벡터링 컨트롤을 도입했으며 정숙성 개선으로 상품성을 더욱 끌어올렸다.  ​​  ​​MAZDA RT24-P마쓰다가 올해부터 미국 IMSA WSCC에 경주차를 투입하기로 했다. 마쓰다 양산차와 같은 코도 디자인을 가미한 이 차는 새로운 DPi 규정에 기반해 태어났다. IMSA LMP2는 원래 깁슨 V8 4.2L 엔진 원메이크이지만 양산차 디자인을 사용할 경우 독자 엔진이 허가되는 DPi(Daytona Prototype International) 규정이 신설되었다. 라일리/멀티매틱의 LMP2 머신을 바탕으로 개발했으며 마쓰다 북미법인의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인 ‘마쓰다 로드 투 24’에서 착안해 RT24-P라는 이름을 붙였다. 엔진은 마쓰다와 AER이 함께 개발한 2.0L 터보로 570~600마력의 출력을 낸다. 팀 운영은 마쓰다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었던 스피드소스 레이스 엔지니어링이 담당한다.​​​ ​​MINI COOPER COUNTRYMAN미니 같지 않은 미니, 컨트리맨이 2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3세대 미니의 UKL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디자인도 완전히 새로워졌다. 20cm 길어지고 3cm 넓어졌을 뿐 아니라 헤드램프 형태가 바뀌어 한층 더 넓어 보인다. 73mm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 거주성도 개선되었다. 미니 최초로 선보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에는 미니 쿠퍼 S E 컨트리맨 올4라는 긴 이름이 붙는다. 3기통 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87마력 모터와 7.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더해 211마력의 시스템출력과 39.3kg·m의 토크를 내며 1.5L 136마력과 2.0L 192마력의 가솔린 직분사 터보, 2.0L 150마력과 190마력 디젤을 고를 수 있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미니 컨트리맨 2017-01-11
 인생 제2막을 시작한 덩치 큰 미니MINI COUNTRYMAN성공적으로 미니의 식구로 살아남은 컨트리맨. 2세대는 덩치를 더욱 키우고 미니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었다.      SUV 신차들이 유난히 많았던 2016 LA오토쇼. 그 속에는 신형 미니 컨트리맨도 있었다. 2010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등장했던 초대 컨트리맨은 미니 브랜드의 모델 라인업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었다. 기존 카브리올레와 쿠페, 로드스터, 클럽 등은 전부 해치백에서 파생된 모델이었지만 하나의 독립된 브랜드로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상품군이 필요하다. 이렇게 태어난 컨트리맨 덕분에 미니는 천편일률적인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확장일로에 있는 SUV 시장에 편승할 수 있었다. 이제 컨트리맨은 미니 라인업의 식구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모터로 뒷바퀴를 돌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BMW에 의해 2000년 부활한 미니는 세월의 흐름과 시장의 변화를 감안해 덩치를 키웠다. 제아무리 레트로 디자인이라 해도 40년 전 석유파동 시절에 설계된 조그마한 덩치를 그대로 내놓는다면 현대 시장에 적응할 수 없었을 것이다. 2007년 기본 해치백이 풀 모델 체인지되었을 때도 너무 커지고 승차감이 부드러워졌다는 평이 있었다. 초대 미니에 대한 사랑은 미니 브랜드의 뿌리이자 인기의 원동력인 동시에 미래 전략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물론 이런 류의 모델이라면 한번쯤은 겪게 되는 일이지만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UKL1 플랫폼을 최대한 확장한 크로스오버를 과연 미니로 보아야 할지에 대한 갑을박론은 피할 수 없었다. 2세대 미니 해치백이 길이 3.7m에 높이 1.4m였던 데 비해 초대 컨트리맨은 길이 4m가 넘었고(4,097mm), 높이도 1.6m(1,561mm)에 가까웠다. SUV 시장에는 작은 축에 속했지만 미니라는 이름에 걸맞은 귀여운 외관은 아니었다. 가뜩이나 덩치 큰 미니, 컨트리맨은 LA오토쇼에서 발표된 2세대에서 더욱 커졌다. 길이 20cm, 너비도 3cm 가량 넓어졌고 휠베이스는 7.5cm 늘어났다. 당연히 실내 거주성과 수납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변화다. 디자인은 구형의 특징을 계승하면서 세부적으로 많이 뜯어고쳤다. 사다리꼴의 그릴 아랫부분을 살짝 들어올렸고, 헤드램프를 납작하게 눌러 인상이 달라졌다. 범퍼는 안개등 주변 장식과 에어커튼을 위한 흡기구 등을 더해 한결 복잡하고 고급스러워졌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미니 최신형의 특징을 따라 좌우로 더 통통해져 언뜻 보면 미니 5도어 해치백으로 보일 정도다. ​​​​​실내는 앙증맞은 스티어링 휠 디자인과 대시보드 중앙의 대형 원형 계기판, 클래식한 토글 스위치 등 기존 특징들을 고수했다. 그러나 변화도 있다. 원형 에어벤트와 미니 로고를 닮은 공조 스위치가 사라졌다. 에어벤트는 모두 직사각형으로 바뀌었고 공조 스위치는 3련 회전식 노브로 교체했다. 대시보드-센터페시아의 경계부분은 세로 경계벽을 제거하고 Y자형으로 연결시켰다. 조금씩 디자인을 손보며 자가복제를 거듭하던 미니 라인업으로서는 적지 않은 변화다. 대시보드 중앙 계기판은 모니터 터치방식이 더해져 조작성이 한결 좋아졌다. 익사이트먼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이 모니터 둘레에 LED 조명이 더해지는데,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상이 달라진다. 가늘게 줄무늬가 들어간 대시보드 장식에 전체적으로 조명이 들어오는 것도 새로운 포인트. ​​대시보드와 에어벤트 형태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조작성을 한층 높여주는 터치식 모니터 ​​시트는 이전보다 조절 범위가 넓어졌고 공간이 늘어난 뒷좌석은 40:20:40으로 분리되어 별도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화물칸은 기본 450L에서 최대 1,390L. 옵션인 전동 해치게이트는 컴포트 억세스 기능으로 손을 대지 않고도 여닫을 수 있다. 유니크한 옵션으로 트렁크에 적재할 수 있는 2인용 피크닉 벤치가 마련되었다. ​​​3분할로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 화물공간은 1,390L까지 늘어난다 엔진 라인업은 직분사와 터보 조합의 트윈 파워 유닛 네 가지로 시작한다. 미니 쿠퍼 컨트리맨 가솔린은 3기통 1.5L(136마력, 22.4kg·m), 쿠퍼 S 컨트리맨은 4기통 2.0L(192마력, 28.6kg·m)이고, 디젤인 쿠퍼 D 컨트리맨은 4기통 디젤 2.0L(150마력, 33.7kg·m), 쿠퍼 SD 컨트리맨은 같은 배기량에 190마력/40.8kg·m를 낸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 기본. 엔진에 따라 6단 자동 혹은 8단 자동을 고를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쿠퍼 S 컨트리맨 올4의 경우 0→시속 100km 가속 7.2초로 기존 대비 0.9초 빨라지면서도 100km당 1.4L씩 연료를 덜 쓴다. 가장 효율이 좋은 쿠퍼 D는 L당 23.2km를 달리고 CO₂ 배출량은 113g/km로 줄었다. ​ 하이브리드용 1.5L 192마력 엔진 2세대 컨트리맨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등장이다. 미니는 작은 차체와 레트로 디자인, 펀투 드라이브가 특징으로 친환경·저공해에 적극적인 브랜드는 아니었다. 2009년 나왔던 전기차 미니 E는 양산차라기보다는 BMW i3를 위한 필드 테스트카 성격이었다. ​​​외부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는 미니 최초다​​ 미니 최초의 저공해 양산차가 될 컨트리맨 하이브리드 버전은 ‘미니 쿠퍼 S E 컨트리맨 올4’로 불린다. 구동력과 발전에 쓰이는 엔진은 3기통 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B38 유닛. 3시리즈(318 LCi)와 같은 136마력, 22.4kg·m를 내고 6단 스텝트로닉 변속기와 조합해 앞바퀴를 굴린다. 모터 구동계인 e드라이브 시스템은 뒷바퀴를 맡는다. 뒤차축에 달린 65kW(88마력) 싱크로너스 모터는 최대토크 16.8kg·m. 7.6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 시스템출력은 220마력, 시스템토크는 39.3kg·m이고 0→시속 100km 성능은 6.9초다. 완전 EV 모드로 최고시속 125km를 낼 수 있고 40km를 달린다. EU 기준 연비는 47.6km/L, CO₂ 배출량 49g/km를 자랑한다. 제동 때에는 모터가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꾸어 충전하고,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연비 최우선의 루트를 찾는다. ​미니 일족으로 확실하게 생존신고2세대 컨트리맨은 더욱 수준 높은 달리기 성능을 위해 많은 테스트와 실험이 이루어졌다. 서스펜션은 앞 싱글 조인트 스프링 스트럿과 뒤 멀티 링크 구성. 아울러 다이내믹 댐퍼 컨트롤을 옵션으로 준비했다. 이 가변식 댐퍼는 미니 드라이밍 모드에 따라 노말 혹은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작동된다.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시프트 게이트 둘레 윙을 움직여 선택하며 미드/스포츠/그린 모드에 따라 변속기와 스티어링, 댐퍼 감쇠력, 사운드 등을 변화시킨다. ​​초대 컨트리맨과 많이 달라진 얼굴 비포장 애호가들을 위해 재미있는 기능도 더했다. 바로 와이어드 패키지와 내비게이션 프로페셔널을 선택하면 제공되는 미니 컨트리 타이머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주행안정장치의 데이터를 분석해 경사로나 비포장 도로, 눈길 주행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한다. 까다로운 지형에서 얼마나 자주, 그리고 오래 달렸는지를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운전보조 시스템 역시 보다 충실해졌다. 자동 제동 기능이 있는 충돌경고 시스템, 카메라를 사용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대인 경보와 자동 제동, 하이빔 어시스트, 교통표지판 인식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다. 또한 파크 어시스트, 주차 어시스트, HUD 등도 준비되어 있다. 미니는 크로스오버 SUV인 컨트리맨에 그치지 않고 경사진 루프에 도어를 줄인 페이스맨까지 추가했다. 다만 BMW X6, X4처럼 쿠페 특징을 가미했던 페이스맨은 너무나 실험적인 니치 모델로 계륵에 가까웠다. 결국 BMW 그룹은 5시리즈 생산량 확보를 위해 슈타이어의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장에서 생산되던 페이스맨의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새로운 미니’에 대한 실험은 더 작은 크기의 해치백 혹은 4도어 세단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이렇게 보면 컨트리맨의 미니 정착기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글 이수진 편집위원​​ 
전기 모터로 달리는 프리미엄 모델들 2017-01-11
테슬라가 답일까?전기 모터로 달리는 프리미엄 모델들테슬라가 국내에 진출한다. 전시장 오픈이 미뤄지고 국토부 인증도 아직이지만, 올해 데뷔는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2017년에 과연 테슬라가 답일까? 테슬라의 핵심인 모델 S는 벌써 데뷔 6년차에 접어든 노장이다. 또한 국내에는 테슬라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 전용 급속 충전소(수퍼차저 스테이션)가 아직 없다. 구축된다 해도 전국에 한두 곳이 전부일 것이 뻔하다. AS 센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아울러 기존 자동차 브랜드들의 반격도 슬슬 시작됐다. 여기 전기모터를 얹고 우리 앞에 등장할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BMW, 애스턴마틴이 있다. 아직도 테슬라가 근사해 보이는가? ​​​​​메르세데스 벤츠 EQS, S500e메르세데스 벤츠가 전기차 서브 브랜드 EQ를 런칭했다. 2020년까지 4종,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모델명은 EQA, EQC, EQE, EQG, EQS 등 총 5개. 이름에서 EQ를 걷어내 보면 A클래스에서 S클래스로 이어지는 벤츠의 핵심 모델을 활용한 전기차를 우선 공개하겠다는 전략이 분명해보인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벤츠의 첨단기술은 대개 S클래스를 통해 먼저 소개된다. 마침 S클래스는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다. 즉, 빠르면 올해 하반기쯤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S클래스가 데뷔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S클래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인 S500e도 있다. 전기 모터만으로 최대 3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고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복합연비 35.7km/L(유럽 기준)를 내는 동시에 0→시속 100km 가속을 5.5초 만에 해치우는 ‘고성능 짠돌이’ S클래스다. 2016년 하반기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조금 늦춰지고 있다. 어쩌면 성능이 더 뛰어난 신형 48V 하이브리드로 대체될 수도 있다.​​​​BMW i3, 330e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개척에 앞섰던 BMW i3가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변화의 핵심은 삼성 SDI와 공동 개발한 신형 배터리 팩. 배터리 부피는 그대로지만 용량이 60Ah/22kWh에서 90Ah/33kWh로 늘어 주행가능 거리가 300km까지 확장됐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7.7초에서 5.1초로 대폭 단축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모터(170마력)는 이전과 같으나 사용 가능한 에너지양이 커진 까닭이다. BMW는 곧 3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인 330e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고출력 184마력의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88마력 전기 모터를 맞물린 모델로, 전기 모터만으로 최대 4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고 엔진이 가세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6.1초 만에 마친다. 참고로 BMW는 미국에서 330e가 테슬라 모델3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다.​​​​포르쉐 미션 E,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포르쉐는 미션 E의 양산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션 E는 작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전기 컨셉트카로 주행가능 거리 500km 이상, 최고출력 600마력 이상, 0→시속 100km 가속 3.5초 이하, 15분 이내 80% 이상 급속 충전 등을 목표로 한다. 당초 2020년 양산될 계획이었으나, 최근 911 하이브리드의 개발을 포기하고 미션 E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돼 그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전망이다.미션 E가 아득하게 여겨진다면,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는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현실이다. 이번 파리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2세대 파나메라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EV 모드 최대 주행가능 거리 50km, 시스템출력 462마력, 0→시속 100km 가속 4.6초 등의 우월한 스펙을 자랑한다. 2017년 4월 유럽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국내 가격은 1억5,960만원부터 시작한다. ​​​​​​애스턴마틴 라피드(RapidE)애스턴마틴도 100%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다. 2015년 런던 랭캐스터 하우스에서 공개했던 전기 컨셉트카 라피드(RapidE)의 양산형 개발에 착수한 것. 최고출력 최소 800마력, 4모터-사륜구동 등 지금까지 밝혀진 라피드 EV 버전에 대한 정보가 다소 과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애스턴마틴의 CEO 앤디 팔머(Andy Palmer)가 닛산 수석 부사장 시절 지금껏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꼽히는 리프를 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닐 듯하다. 참고로 애스턴마틴마저 전기차로 돌아섰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애스턴마틴이 이 차를 만드는 이유는 내연기관을 포기해서가 아니다. 애스턴마틴은 라피드 EV가 여러 측면에서 자신들이 가솔린 스포츠카를 계속 생산할 수 있게 도우리라 믿고 있다. 라피드는 2017년 하반기에서 2018년 상반기 사이에 데뷔해 중국과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글 류민 기자​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2017-01-10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현대적이고 럭셔리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의 심사를 위해 방한한 재규어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을 만났다. 그는 최근 선보인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I-페이스 컨셉트의 디자인을 비롯해 미래에 재규어가 나아가야 할 디자인 방향성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었다.​​ 포드 RS200이나 에스코트 코스워스, 닛산의 르망 레이스카 R390, 애스턴마틴 DB7과 뱅퀴시. 자동차 역사를 통틀어 이름을 남겼던 차들 중에서도 각별한 이 차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한 사람이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그가 바로 현 재규어의 디자인 총괄 디렉터인 이안 칼럼이다. 21세기의 재규어 패밀리룩을 만들어낸 사람이기 이전에 이안 칼럼은 저 전설적인 차들을 디자인한 ‘괴수’급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재규어에 합류한 뒤에는 구형 XF를 시작으로 현 세대 XE, XF, XJ, F-타입 컨버터블과 쿠페, 그리고 재규어 최초의 SUV F-페이스의 디자인을 총괄 지휘했다. 최근 2016 LA오토쇼에서 선보인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I-페이스 컨셉트의 디자인을 비롯해 미래에 재규어가 나아가야 할 디자인 방향성을 재규어 디자인 수장을 통해 직접 들어봤다.​   Q 최근 LA오토쇼에서 I-페이스 컨셉트를 공개했는데, 전기차 디자인에 대한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 또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디자인이 앞으로 다른 맥락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A 전기차 플랫폼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다. 이를 스케이트 보드형 플랫폼이라고도 한다. 바닥에 얇게 깐 배터리판의 앞 또는 뒤에 모터를 달고 4개의 바퀴가 달려 있는 형태에서 기인된 이름이다. 당연하게도 차의 패키징에 있어서 자유도가 대폭 늘어난다. 우리는 이를 이용해 캡포워드(Cap-Forward) 디자인을 강조하려 한다. 이는 스포츠카들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적인 특징이다. 엔진이 중앙에 있는 스포츠카는 앞단이 좀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I-페이스 컨셉트는 여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I-페이스의 특징적인 요소들은 C-X75와 비슷하다. 앞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디자인과 많은 차이를 보이면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전기차의 경우 패키징에서 내연기관차의 관습을 따를 필요가 없고 따라서 외형적인 부분이 많이 바뀔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엔진이 없는 전기차라 하더라도 차의 앞부분 디자인을 바꿔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프론트의 형태는 어느 정도 가져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는 앞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테슬라처럼 앞이 막힌 채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도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도 그러한 디자인을 고수할 것이다.​Q 현재 자율주행차가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나온다면 인테리어 디자인도 기존과 달라져야 하지 않나?​A 앞서 얘기했지만 자율주행은 세 단계로 진행될 전망이다. 첫 번째 단계는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술수준이다. 주차를 대신하거나 바로 옆에 차가 근접했을 때 알려주는 기능 정도로 안전장치가 추가되는 단계다. 두 번째는 운전자의 개입이 있는 자율주행이다. 이 단계까지는 운전자들이 차를 몬다. 그러다 운전 중 뭔가 다른 일을 해야 할 때 스위치를 켜면 자율주행으로 전환되는 형태다. 여기까지는 인테리어라든지 전반적인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노트북 사용 등에 대비해 공간을 확보하는 정도랄까. 세 번째 단계는 완전 무인자동차의 실현이다. 운전석이나 스티어링 휠이 필요 없으며 이 단계의 자동차는 4∼5명의 성인이 앉아서 이동할 수 있는 하나의 물리적인 모듈 형태가 될 것이다. 이때는 탑승자를 둘러싼 환경, 사람들이 앉아 있는 방식, 서로 소통을 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는 만큼 디자인도 이에 상응해야 한다. 단지 바뀌지 않는 것은 시트에 앉는다는 것, 그리고 벨트와 같은 안전장치의 이용 정도가 아닐까 싶다.​​​​​Q 지난 10월까지 재규어의 판매 성장률이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엄청나게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재규어의 성공을 이끈 비결이 R&D와 디자인 중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A R&D와 디자인은 별개가 아니다. 디자인도 R&D의 일부다. 시작부터 끝까지 디자인과 R&D는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재규어의 판매가 많이 증가했다는 점은 세 가지 이유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21세기에 맞는 차를 재규어가 만든다는 것이고, 두 번째, 사람들이 재규어 브랜드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재규어 라인업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단지 두세 개 모델로 시작을 했지만, 지금은 다섯 개 모델이 있으며 앞으로도 라인업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들이 모여서 브랜드가 전반적인 성장을 해 나가는 것이다. 사실 지금에 와서야 뚜렷하게 보이지만,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디자인 및 R&D에 대한 노력을 투입한 결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이다.​Q 재규어는 디자인의 헤리티지가 강한 브랜드다. 최근 선보인 I-페이스를 비롯해 F-페이스 등과 같은 새로운 라인들을 계속해서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들 신차에 새로운 기술이나 캐릭터들을 부각하면서 지금까지 재규어가 유지해왔던 디자인 헤리티지를 잘 녹여내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 것 같다.​A 이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재규어는 가장 현대적이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차였다. 당시 재규어의 수장이었던 윌리엄 라이언스 경은 헤리티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영국의 감성을 담아내는 것이 즐겁고, 타고 싶고 사고 싶어지는 현대적이고 럭셔리한 재규어 차를 만드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원래부터 재규어가 중요시한 것은 헤리티지가 아니라 가장 현대적인 차가 되는 것이었다. 헤리티지가 강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장점이 되기는 하지만, 헤리티지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재규어에게 있어서 헤리티지가 되는 것은 현대적인 아름다움과 거기에 맞는 성능이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수해서 디자인한다면 재규어는 그 시대에 맞는, 그리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차 디자인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차, 현재 타고 있는 차, 그리고 재규어에서 본인이 만든 차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차는 무엇인가?​A 바로 다음에 나올 차가 가장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차가 가장 마음에 들 것 같다.(웃음)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I-페이스 컨셉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전기차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였고, 그동안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차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SUV의 요소를 가지면서도 스포츠카 느낌이 나도록, 또 전통적인 내연기관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동력계를 탑재하는 아이디어를 꿈꿔왔는데, 실제로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다. 그래서 I-페이스 컨셉트카가 마음에 들고 앞으로 재규어에 큰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I-페이스는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이 될 것이다. 18개월 뒤에는 양산차가 나와서 도로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실제 도로에서 봤을 때는 다른 차들과 많이 다를 것이라고 자부한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는 F-타입 쿠페다. 회사 정책상 6개월마다 새로운 재규어 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네 번 연속해서 F-타입만 바꿔 타고 있다. 그 전에는 XK를 탔다. 스포츠카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기적인 차다. 운전자만 생각하는 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스포츠카를 굉장히 좋아한다.(웃음)​​Q 과거 인터뷰 중에서 약간 크고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그릴 트렌드를 싫어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사람의 얼굴처럼 차의 인상도 나이스해야 한다고 생각하나?​A 사실 그릴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차의 성격과 개성이 잘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전반적으로 강인하고 자신감에 차 있는 차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선보다는 면을 쓰는 디자인을 진행한다. 우리는 난폭하거나 도발적인 이미지를 만들지는 않는다. 우아하면서도, 어느 정도 강인함은 있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차들은 그릴이 너무 커서 아이가 봤을 때 무서워할 것 같은 디자인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는 차의 디자인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자동차 브랜드들이 고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는 시기다. 다른 회사들이 왜 더 강인하고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려는지 이해는 하지만 재규어의 방향은 그쪽이 아니다. ​​​​Q 본인이 보기에 패밀리룩과 습관적인 디자인의 차이가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는가? 같은 얼굴을 담는 것은 좋다고 했는데, 재규어의 경우 소비자가 신구 디자인의 차이점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존 디자인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다. 고객은 항상 재규어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뭔가 새로움이 녹아든 신차를 기대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두 디자인의 차이는 무엇인가?​A 지난 15년 동안 재규어는 브랜드를 탈바꿈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덕분에 재규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지만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각 모델 별로 유사한 요소들을 넣어서 패밀리룩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아직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에 패밀리룩을 고수하는 것이고, 앞으로의 패밀리룩은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 8년 전 새로운 XF가 출시된 이후부터 나는 의도적으로 비슷한 디자인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과거 재규어는 각 모델들이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보니 사람들이 통일된 브랜드로서 재규어 차를 인식하기 어려웠다. XK나 X-타입 같이 특징적인 모델들은 금방 알아보지만 그 외의 차는 이게 어떤 브랜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시각적인 공통점들을 도입해 전체적으로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재규어의 정체성이 확보되고, 브랜드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시장에서 가시성을 확보하게 되면 그 다음 디자인 랭귀지를 선보일 것이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이미지를 바꾸어갈 예정이며, 이를 위한 실질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재규어의 아이콘인 그릴 부분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루이비통 가방이 똑같은 패턴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루이비통이 그러한 패턴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여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웃음)​글 변성용 객원기자 사진 재규어 코리아​​ 
기아 모하비 유럽횡단 여행기 제1탄 2017-01-09
​기아 모하비 유럽횡단 여행기 제1탄시베리아를 달려 유럽 속으로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한 달여, 국산 SUV 모하비를 타고 달렸다. 두만강변에서 김정구의 ‘눈물 젖은 두만강’을 흥얼대고, 연해주에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얼을 기렸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벗삼아 척박한 툰드라 지대를 가로지르며, 그렇게 깊이 더 깊이, 유럽의 품으로 파고들고 있다.   ​  2016년 5월 1일 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로 가는 카페리 호에 자동차를 실었다. 갑판에 올라 난간에 기대어 점점 멀어져 가는 항구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 세계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겪어야 할 기대와 걱정보다는 지금까지의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1년여 전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권유받고 직장생활을 청산했을 때 “지혜로운 사람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생각났다. 비록 그동안은 지혜롭지는 못했지만 마지막만은 지혜롭게 끝맺기를 바랐다. 그만 둘 때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것을 인정하니 몸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보고, 기타와 영어를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지냈지만 직장생활을 하던 때에 비해 허전함이 너무 컸다. 추구하는 목표 없이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기에는 난 아직 너무도 젊다. ​하여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했던 서양미술사와 세계사 등 관심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여행을 통해 책에서 읽은 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세계 자동차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차를 타고 달리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개 3년, 5년의 기간을 가지고 세계 자동차 여행을 한다는데 나는 그동안 자동차로 미국을 횡단하는 데 40일, 중국을 횡단하는 데 4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느릴수록 넓고 깊게 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어렵게 시작된 여행을 길만 따라가기보다는 자동차의 장점을 살려 단체나 배낭여행에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곳을 찾아 두루두루 돌아볼 생각이다. ​둘째는 국산 자동차와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인정받지도 않았고 검증받지도 못한 국산 자동차를 가지고 세계 자동차 여행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에 타던 승용차 대신 국산 SUV를 사서 루프캐리어를 올리고 여분의 타이어와 간단한 예비부품을 구입하는 등의 준비를 했다.​셋째는 빈약한 세계 자동차 여행에 대한 정보 공유다. 우리나라는 대륙에 위치한 나라이지만, 마치 섬 같이 살고 있다. 수없이 많은 나라의 국민들이 아침에 자동차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서 일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세계 자동차 여행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데 자그마한 역할을 하고 싶다. ​타이어 펑크를 직접 때워본 지 20년이나 지났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보험회사로 연락을 하거나, 카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했던 내가 이제 자동차의 모든 생사여탈을 쥐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자동차가 없는 나라가 어디 있나. 만약 고장이 나서 운행이 안 되면 배에다 실어 돌아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믿기로 했다. 어느 나라를 갈 것인지, 무엇을 볼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지 않고 길을 떠났다. 이런 장기적인 여행 중엔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것은 필요할 때 현지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만큼 준비물을 식량 위주로 최소화했다.  차량정비를 위한 소모부품과 예비 타이어 2짝을 캐리어 위로 올리자 드디어 여행 준비가 끝났다.​​블라디보스토크, 유럽 횡단의 시작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러시아의 노동절과 전승절이 겹쳐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 탓에 통관 업무가 많이 지체되었다. 덕분에 사흘 후에나 자동차를 반출할 수 있었다. 통상 운전자와 함께 이동된 자동차의 통관은 국제적인 관례와 절차에 따르면 당일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그런 나라가 아니었다.​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쪽으로 267km 떨어진 하산(Khasan)으로 향했다. 두만강 물길을 따라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국경이 펼쳐지는 도시다. 비포장에 가까운 아스팔트길을 달려 도착한 하산은 도시라기보다는 마을에 가까웠다. 거리는 조용했으며 간간이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군인 가족들이다. 작은 도시였음에도 철도역은 상당히 규모가 있었으며 역을 지나면 바로 앞이 두만강 철교로 연결되는 국경지역이다. 마을을 지나 하산 역을 좌측으로 끼고 비포장 외길을 달리니 막다른 곳이 나타났다. 갑자기 총을 든 국경 수비대원 10여 명이 군견을 데리고 나와서 차를 에워싸더니 내리라고 했다. 그곳이 민간인 통제구역인 두만강 철교의 러시아 쪽 국경 경비초소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의 부대로 연행되었다. 3시간여의 조사를 받으며 경고장을 받은 끝에 밤늦은 시간에야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두만강에 와보니 국민가수 김정구 선생이 불렀던 ‘눈물 젖은 두만강’이 생각났다. 이 노래에서 ‘내 님’은 바로 일본에 침략당한 조선을 말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하산도 우리의 땅이었는데 이제는 발들이기조차 힘든 곳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하산에서 북동쪽으로 42km 떨어진 크라스키노(Kraskino)로 향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인 나선지구에 근접한 이곳은 조선의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던 1863년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던 함경도 지방의 13가구가 이주하여 만든 최초의 한인 정착지가 있던 곳이다. ​ ​​​크라스키노 시내의 뒷산에 있는 하산 승전 기념비는 일제 강점기에 러시아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는 탑이다. 그 동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한인들의 최초 정착지가 보인다. 이주민들은 근면과 성실로 열심히 일하여 이곳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였으며 이후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에 커다란 한인사회를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 연해주는 항일 무장 독립운동의 근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러시아어로 카레이스키라 불리는 한인들은 자신들을 일컬어 고려인이라 한다. ​​​​크라스키노에서 남쪽으로 10여km 떨어진 189번 국도의 한적한 도로변에는 안중근 의사의 단지 동맹비가 있다. 당시 안중근 의사와 11인의 의사들은 크라스키노에 모여 단지 동맹을 결성하고 일제에 항거하기로 다짐한다. 이후 안중근 의사는 1909년 포이예트(Posyet) 항구에서 배를 타고 하얼빈으로 가는 장도에 오르고, 결국 이토 히로부미는 안중근 의사에게 1909년 10월 26일 암살되었다.​카레이스키, 그 아픈 역사를 만나다이어서 도착한 우수리스크(Ussuriysk)는 현재 카레이스키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이곳에는 연해주의 한인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고려인 문화센터가 있는데 연해주의 독립 운동사를 높게 평가한 우리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우수리스크에는 연해주 독립운동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최재형 선생의 생가가 있다. 사업가, 독립운동가로서 독립군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연해주 항일 투쟁의 선봉에 섰던 분으로 1920년 일본에 의해 끝내 처형을 당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가 있다. 1907년 고종의 지시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조선 대표로 이준, 이위종과 함께 참여한 그는 이후 침략 당한 조국을 떠나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여생을 바쳤다.​1937년 7월 중일전쟁이 일어나면서 이 지역에 검은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불가침조약을 체결한 가운데 1937년 9월 스탈린은 잔인한 소수민족 분리 말살 정책으로 한인사회를 붕괴시켰다. 한인은 일본인과 얼굴을 구별할 수 없어 일본의 첩자를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다소 황당한 이유 때문이었다.​​연해주의 17만5,000여 명의 고려인들은 라즈돌리노예 역에서 강제로 화물열차에 실려 6,000여km 떨어져 있는 풀 한 포기 없는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로 강제 이주되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실리기 위해 끌려온 역 광장에서 자신들이 일구어 놓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어디를 가는지조차 모른 채 불안과 공포, 두려움으로 몸서리를 쳤을 그들을 생각하니 시베리아 찬 바람을 맞은 듯 가슴이 시려온다.​​다음 행선지는 하바롭스크(Khabarovk). 사실 이곳은 과거 발해의 영토였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니 뭐니 하면서 발해를 자기네 민족인 말갈이 세웠다고 주장한다. 옛 발해의 영토가 본래 그들의 땅이라는 것. 그리고 러시아는 1860년 중국과의 패권 다툼을 통해 이곳을 차지했다. 발해는 고구려인이었던 대조영이 멸망한 고구려의 옛 영토를 회복하여 698년 건국한 이래 220년간이나 존속되었다. 하바롭스크는 당시 발해의 땅이다. 하바롭스크를 흐르는 아무르 강은 이곳의 옛 주인이 발해였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 ​​​시베리아 횡단은 즐겁고 보람찬 일이다. 탁 트인 세상을 헤쳐 나가면서 삶의 깊이와 폭이 더 넓고 깊어질 테니까​ 시베리아 횡단도로를 달리며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토 면적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미국이나 중국보다 1.7배 큰 1,709만㎢의 땅을 가지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부터 모스크바 역까지의 9,228km의 철길을 달려야 한다. 그 철길과 나란히 달리면서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도로가 시베리아 횡단도로다. 그 도로를 따라 모스크바를 지나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9,950km를 횡단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횡단도로는 북으로 달리다가 극동부 최대의 도시인 하바롭스크에서 시베리아를 동서로 관통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이어지는데 우랄산맥까지의 8,400km가 시베리아를 달리는 길이다. 끝없이 이어진 시베리아 횡단도로는 수천km의 자작나무 숲길을 따라 달리다가 또 그만큼의 전나무 숲,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대평원이 펼쳐진다. 차창밖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툰드라 지대만이 흘러가고 이따금씩 보이는 도시와 마을은 허름하고 어두웠다. 도로는 왕복 2차선의 단선 외길이다.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도로이고 차량 통행도 많지 않았다.  ​​​​​​시베리아 도로 횡단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하룻밤을 묵어갈 도시가 원하는 곳에 없다는 것이다. 모고차(Mogocha)는 전일 숙박지인 벨로고르스크(Belogorsk)에서 877km 떨어진 지역이다. 날이 저물어가는 8시 즈음에 어렵사리 찾은 호텔은 귀신이라도 나올 듯 으스스한 분위기였다. 도무지 아침에 살아서 나올 것 같지 않아 그곳에서 묵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만큼의 거리를 다시 달려야 했다. 시베리아는 그런 곳이다.​시베리아 횡단도로 중 벨로고르스크에서 치타(Chita)까지의 구간은 여행자들에게는 공포의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일본의 모터사이클 라이더가 이곳 모고차 인근의 숲에서 야영을 하던 중 어설픈 강도짓을 하던 동네 양아치에게 무참히 살해되었고, 그 몇 해 전에는 독일인 라이더가 이 구간 어디쯤에서 강도의 총에 맞아 숨진 불행한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해지기 전까지 큰 도시에 도착하도록 동선을 짜고, 그 구간 내에서 캠핑을 하는 것만 피하면 위험할 일이 별로 없다. 낭만을 찾거나 고독을 즐기는 캠핑족도 이 구간에서만 야영을 피하고 계속 달리면 될 일이다. ​​​치타에 도착했다. 인구 및 도시면적이 우리나라 여수시와 비슷한 도시다. 다른 시간대엔 한산했지만 퇴근 무렵에는 교통체증도 있고 북적북적한 게 제법 도시다운 면모가 느껴졌다. 구글 번역기를 돌리고 손과 발짓을 동원하여 찾아낸 곳에서 자동차 요소수를 어렵게 구입했다. 요소수 경고등이 뜬 지 15일 만이었다. ​러시아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다. 세계적인 강대국임을 자부하며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한 축을 이끌어온 러시아는 그들의 자존심만큼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인색하다. 하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는 러시아 여행은 여행자의 감성을 더욱 풍성해지게 한다. 손짓과 몸짓, 그리고 표정으로 서로의 의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식을 사랑하면 여행을 보내라는 격언에 영어를 가르쳐서 보내라는 말은 없었다. 여행에서 언어는 그저 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바이칼 호수를 향해 달리다시베리아 횡단은 외국인 자동차 운전자에게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에서 부산만큼의 거리를 달려도 큰 도시는 나오지 않았으며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롤러코스트 도로라고 해도 될 만큼 롤링이 심하고 파손이 많이 되어 있었다. 또 중간 중간 나타나는 비포장도로는 마치 여행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기라도 하는 듯했다. 도로는 대부분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었지만 워낙 추운 지방이라 적설량이 많은데다 공사가 겨울에 이루어지는 것은 이곳 또한 마찬가지여서 도로포장 상태가 아주 불량했다. 도로는 침하되어 차의 하부가 닿을 정도이고 포트홀이 도처에 산재되어 있어 곡예운전을 하기 일쑤였으며, 특히 교량 전후로는 단차가 많이 생겨 감속을 하지 않으면 공중부양을 해야 했다. 도처에서 도로 보수공사나 도로 개량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구멍 난 곳을 때우는 임기응변식이다보니 크게 개선된 느낌도 없다. 그렇다고 해도 시베리아 횡단은 즐겁고 보람찬 일이다. 탁 트인 세상을 헤쳐 나가면서 삶의 깊이와 폭이 더 넓고 깊어질 테니까. ​ ​​ ​ 시베리아에 있는 도시들은 아주 작았다. 도시의 간선도로는 포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고 오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이 조용했으며 어쩌다 스치는 사람들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여행자를 바라보았다. 주택들도 낡고 더러웠으며 지저분했다. ​러시아를 횡단한 바이커가 이렇게 말했다. “한 달 동안 보르쉬만 먹었습니다.” 시베리아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식당에서 영어로 된 메뉴판을 발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러시아의 대표 음식은 보르쉬와 샤슬릭. 보르쉬는 국과 수프의 중간이라고 보면 되고, 샤슬릭은 자작나무에 구운 꼬치구이다.​​다음 도착지는 울란우데(Ulan-Ude).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몽골 횡단열차의 교차점에 있는 인구 40만 명의 큰 도시다. 몽골족의 후손인 브리야트족의 자치공화국인 만큼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여기에 오기까지 인구 10만 명이 넘는 도시는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치타, 그리고 이곳 울란우데였다. 실제로 대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은 보통 500km 이상 떨어져 있고 그 사이 조그만 도시나 마을들이 드문드문 분포되어 있는 외로운 길이 시베리아 횡단도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바이칼호수로 가는 길이 비포장길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차들은 험준한 비포장길을 피해 들판과 산을 길로 만들어 달려갔다.​바이칼 호수를 가기 위해서 이루츠쿠크에서 지방도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바이칼 호수로 가는 길이 비포장길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차들은 험준한 비포장길을 피해 들판과 산을 길로 만들어 달려갔다.​시베리아의 5월, 들에 핀 야생화와 자작나무는 그 푸르름으로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렸지만 겨울은 미처 떠날 채비가 안 된 모양이다. 산은 눈으로 덮여 있고 호수는 아직 얼어 있었다. 아마도 지난겨울의 흔적이 사라지기도 전에 올 겨울이 그 위를 덮을 것이다. ​​​​바르나울(Barnaul)에 도착했다. 알타이 지방의 주도로 인구 60만 명의 대도시다. 세차를 하고 타이어를 교체했다. 러시아는 자체 공산품이 거의 없는 나라다. 타이어도 세계의 유수 메이커가 다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 타이어도 꽤 높은 값에 팔리고 있었다. 자동차 계기판에 배터리 경고등이 점멸하여 두 곳의 현지 정비업소를 찾았으나 수리가 어렵다고 했다. 결국 현지 기아모터스 서비스센터를 찾아 수리했다.​서쪽으로 달릴수록 시베리아는 서서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도시도 커지고 도로 사정도 월등히 좋아지기 시작했으며 집과 건물들도 높고 화려하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카잔(Kazan). 러시아의 볼가강 중류에 있는 타타르 공화국의 수도다. 러시아의 정식 명칭은 러시아연방(Russia Federation)이다. 다민족, 다종교로 이루어진 나라다보니 21개의 자치공화국을 연방 내에 두고 있다. ​ ​​블라디미르(Vladmir)를 들러 정북 방향으로 25km 올라가면 수즈달(Suzdal)이 나온다. 천년고도의 시간이 멈추어 버린 중세도시다. 수즈달과 함께 보내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주민들의 헌신적인 자기희생과 조상과 역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공감이 두루 어우러짐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16세기경 지어진 성 에우티미우스 수도원은 수즈달의 대표 건축물이다. 수도원을 둘러싸고 있는 붉은 성벽과 타워들은 정치와 종교가 같은 권력을 누렸던 시대에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수성의 용도로 쓰였다.​​사실 이곳까지가 과거 러시아의 땅이었다. 러시아의 황제인 이반 4세는 1554년 우랄산맥을 넘어 서시베리아의 카잔 정복에 나섰다. 이후 이민족들의 별다른 저항 없이 이루어진 영토 확장은 시베리아를 넘어 미국에 팔아버린 알래스카에까지 이르렀다. 그 결과 러시아는 영토가 가장 넓은 나라가 되었다.시베리아 횡단도로의 끝, 모스크바수도 모스크바(Moscow)에 들어왔다. 붉은 광장은 붉지 않았다. ‘자본론’을 통한 칼 마르크스의 혁명적인 사회주의 사상은 레닌에 의해 계승 발전되었다. 스탈린은 존경하지 않아도 레닌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애정이 대단한 것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틀이 그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광장 안에 있는 바실리 성당은 양파 모양의 돔을 지붕의 꼭대기에 얹고 화려한 컬러의 콘트라스트로 외장을 치장해 상당히 호화로웠다.​​​​​​모스크바 크램린 궁​​ ​​볼쇼이극장의 투어 프로그램에서 현지 가이드는 미국인 관광객에게 “볼쇼이극장은 너희 나라가 생기기 전에 만들어졌다”며 미국인의 기를 꺾어 놓았다. 러시아인의 문화, 예술에 대한 긍지가 얼마나 높은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문호 톨스토이가 그의 대표작 ‘부활’을 집필한 저택과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도 모스크바에 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사람의 흔적도 만날 수 있었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러시아의 록스타이자 국민 가수였던 록밴드 키노의 싱어 빅토르 최를 기리는 추모벽을 보노라니 어찌나 감개무량하던지. 추모벽 앞에서는 무명의 뮤지션들이 28세에 교통사고로 요절한 빅토르 최를 떠올리며 그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시베리아 횡단도로 9,228km의 여정은 수도 모스크바 역에서 끝이 났지만 자동차도로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계속되었다. 러시아가 아시아로 남아 있기를 바랐던 유럽과, 유럽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던 러시아의 이야기를 마지막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표트르 대제는 교통과 군사적 요충지로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리적 장점을 살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벤치마킹한 도시를 건설하고 1712년 수도를 이곳으로 옮겼다. 근대화의 본거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만큼 볼 것도, 가볼 곳도 많았다. 유럽의 문명을 받아들이기 위해 표트르 대제부터 예카트리나 3세 여제를 거쳐 알렉산드르 왕에 이르기까지 기울인 노력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이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건축가와 예술가를 동원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유럽의 어느 도시에 못지않은 멋진 도시로 만들었다. ​​​프랑스와 영국은 미술품을훔쳐왔지만 러시아는 돈을 주고 구입했다는 데서 그들의 자부심을엿볼 수 있었다. 그들은 명작과 함께 자신들의 도덕성을 자랑하고있었다.​​​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먼저 찾게 되는 에르미타즈(Herimitage) 박물관의 소장품은 대부분 예카테리나 대제의 컬렉션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그리고 루벤스의 ‘바쿠스’와 같은 명작들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프랑스와 영국은 미술품을 훔쳐왔지만 러시아는 돈을 주고 구입했다는 데서 그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은 명작과 함께 자신들의 도덕성을 자랑하고 있었다.​​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도시의 외형뿐만 아니라 찬란한 문화와 예술을 꽃피웠다. 문학도 그중의 하나다. ‘돈 많은 노파의 물건을 훔쳐 가난한 이에게 나누어 주었다면 이것은 비판받아야 하나? 아니면 칭찬을 받아야 하나?’ 사회주의에 심취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글로 옮기는 한편,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을 들추어내고자 노력했다.​1816년에 오픈한 문학 카페 안의 입구 쪽 자리에는 푸시킨이 앉아 있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풍부한 감성을 시로 표현한 푸시킨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존경과 사랑은 끝을 모른다. 생전에 그는 바람둥이였고 희대의 난봉꾼이었다. 푸시킨이 아내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 단테스는 그와 결투를 벌이기로 했고, 결국 푸시킨은 단테스의 총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 그의 나이 37세였다. ‘연애란 스스로 고뇌하든지, 타인을 괴롭히든지 둘 중 하나다. 어느 편도 아닌 연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 바로 푸시킨이다.​​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활발한 작곡활동을 한 차이코프스키도 이곳에서 사망했다. 대부호의 미망인이었던 그의 아내는 차이코프스키의 재능을 인정하고 예술을 사랑했기에 그를 묵묵히 후원하면서 편지로만 부부의 인연을 이어갔다고 한다.​시베리아를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많은 곳을 방문했다. 결과는 복불복(福不福). 좋다고 해서 찾아갔지만 실망을 준 곳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기대하지 않고 들른 곳에서 뜻밖의 감흥을 받은 곳도 많았다. 그래서 여행자는 이곳저곳 가리지 말고 시간 나는 대로, 체력 되는 대로 가리지 말고 두루두루 다녀야 한다. 조개 속 진주와 같은 귀한 여행지가 어느 곳에 숨어 있을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기 때문이다.​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러시아를 횡단하며 무엇이 이 나라를 강한 나라로 만들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세계에서 제일 넓은 영토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 냉전시대의 한 축을 이끌어온 세계 근현대사의 주역, 찬란한 문화 예술을 꽃피운 나라, 그리고 핵을 보유한 군사대국이자 유엔의 상임이사국.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너무 많이 가진 나라, 세계 어느 나라도 러시아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까. ​*글,사진 김홍식 ​​​필자 김홍식은 지금도 길 위에 있다. 그는 아직 식지 않은 청춘을 품고 한국을 떠나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를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러시아에 이어 중앙아시아, 북유럽을 달려, 지금은 영국을 누비는 중이다. <자동차생활>은 그의 세계 자동차 여행을 4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제1회 시베리아를 달려 유럽 속으로  제2회 중앙 아시아의 초원을 지나 파미르까지제3회 국산차로 달려 본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그리고 아이슬란드 제4회 동유럽 발칸반도에서 발트해를 따라   ​세계 자동차 여행가 김홍식주식회사 태영에서 상무이사로 재직하다 2014년 명예퇴직한 뒤 전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과 중국을 자동차로 횡단한 것을 시작으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일본을 종주했다. 네팔 안나푸르나, 칼라타파르, 일본 후지산도 등정했다. 지금은 안식년을 맞은 초등학교 교사 아내와 함께 기아 모하비를 타고 유럽을 달리고 있다.  
MERCEDES-AMG C63 COUPE 2017-01-09
MERCEDES-AMG C63 COUPE고성능 전쟁의 제2막을 열다메르세데스 AMG C63 쿠페가 돌아왔다. 파워트레인은 C63 세단과 별 차이가 없지만, 서스펜션과 스티어링은 한층 더 정교하고 단단하다. 이제 C63 세단과 M3로 시작됐던 고성능 D세그먼트 전쟁의 2차전이 시작됐다.​  세단, 에스테이트, 쿠페, 컨버터블. 그리고 43, 63, 63 S. 메르세데스 벤츠가 무려 12종의 고성능 C클래스를 쏟아내고 있다. 마치 이번에는 BMW M3/M4를 끌어내리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성능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때보다 크다. 물론 BMW도 방어에 나섰다. M4 컴피티션 패키지와 GTS가 그 결과물이다. 고성능 D세그먼트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쿠페. M4부터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D세그먼트 쿠페는 AMG와 M에게 그 어떤 모델보다도 중요하다. 스포츠카 제작보단 ‘승용차’의 고성능화가 주 임무인 입장에서 이만큼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하기 좋은 모델이 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세데스 AMG C63 S 쿠페 에디션1이 한국 땅을 밟았다. 드디어 AMG와 M의 가장 화끈한 싸움이 국내에서도 시작됐다.​한층 더 정교하고 단단해져C 쿠페는 C 세단을 밑바탕 삼는다. 하지만 C63 쿠페와 C63 세단은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 인상을 결정짓는 헤드램프와 앞 범퍼 정도만 비슷해 보인다. C 세단에서 C 쿠페로 넘어오면서 대부분의 외장 패널을 바꾸었고, C63 쿠페가 여기에서 도어, 루프, 트렁크 리드만을 가져왔으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C63 쿠페는 차체도 일반 C 쿠페보다 64~66mm 넓다.펜더를 부풀리고 휠 트레드를 늘였지만, C 쿠페 특유의 관능미는 여전하다. 특히 사이드미러를 내려 달아 한층 더 매끈해진 옆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전처럼 B필러를 살려두고 뒷좌석 옆 유리를 고정시킨 것은 조금 아쉽다. E나 S클래스 쿠페가 가진 고유의 개방감은 쿠페의 갑갑한 느낌을 상쇄할 정도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 실내 구성은 C63 세단과 비슷하다. 바텀 플랫 스티어링 휠과 버킷 타입 시트, 그리고 카본 센터페시아 패널 등으로 흉흉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러나 낮게 깔린 시트 덕분에 운전 자세는 훨씬 스포티하다. C63과 M3의 차이가 그렇듯, C63 쿠페 역시 M4보다 조금 더 여유롭다. 긴장감이 도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머리 위와 팔다리 공간이 모두 확실히 넉넉하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세단과 같다. AMG의 주력 엔진 자리를 꿰찬 V8 4.0L 트윈 터보 웨트섬프와 7단 자동변속기(MCT)의 조합이다. 따라서 특유의 화끈한 가속과 사운드는 그대로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은 510마력, 71.4kg·m 버전의 C63 S 쿠페 에디션1. 아직 시판 전인 C63 쿠페는 이보다 34마력, 5.1kg·m 적다. 세단과 출력이 같고 무게도 별 차이가 없지만 종감속 기어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조정해 0→시속 100km 가속 시간(S 3.9초, 4.0초)을 0.1초 줄였다. 차의 성격과 차체 크기가 다른 만큼 서스펜션과 스티어링의 세팅도 딴판이다. 세단보다 한층 더 정교하고 단단하다. 특히 안쪽으로 파고드는 감각이 훨씬 강하다. 트랙에서 C63 세단과 쿠페를 번갈아 타본 결과, 둘의 차이는 뚜렷했다. 쿠페의 반응이 더 빠듯하고 꽁무니의 움직임도 훨씬 더 경쾌하다. 그러나 경쟁자인 M4보다는 유연하다. 정지 가속, 재가속, 스티어링, 서스펜션 등 모든 감각이 그렇다. 때문에 운전이 더 쉽다. M4는 배기량을 줄이며 출력 특성이 거칠어졌고, 그로 인해 스티어링과 서스펜션도 예민해졌다. 따라서 세심하게 다뤄줘야 제 실력을 발휘한다. ESP 세팅은 세단처럼 보수적이다. 스포츠 핸들링 모드를 선택해야 슬립을 어느 정도 허용한다. 피드백이 생생하고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스포츠 핸들링 모드도 큰 부담이 없다. 참고로 C63 S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LSD)를 달았고 C63은 기계식이다. 더 민감하고 빠른 전자식이 한계가 높다. 또한 C63 S는 상황에 따라 경도를 바꿔 응답성과 피드백을 높이는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가 기본이다. ​​​​고성능 D세그먼트의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C63 쿠페와 M4의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M이 워터인젝션까지 때려넣은 GTS로 불을 질렀으니 AMG도 R이나 블랙시리즈로 화답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미 GT C의 550마력 유닛과 GT R의 577마력 유닛이 물망에 올랐다. 경쟁이 심화되면 신형 E63 S의 612마력 엔진을 끌어다 쓸 수도 있겠지만 모든 출력을 뒷바퀴로만 소화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다. 사륜구동의 도입은 자칫 기권으로 보일 수 있고, 순수한 재미도 희석된다. 트랙 마니아들이 아우디를 외면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사실 우리에게 승부의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 두 대의 경쟁은 곧 고성능 콤팩트카의 새 역사다. 이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또한 이들로 인해 고성능 D세그먼트의 기준이 점점 더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다.*글 류민 기자   ​
MAZDA CX-5 2017-01-06
나홀로 마쓰다의 효자 SUVMAZDA CX-5 코도 디자인과 스카이액티브를 도입했던 신세대 마쓰다. 회사 홀로서기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던 CX-5가 불과 5년여 만에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트리뷰트를 대체하며 2011년 말 등장했던 CX-5는 코도 디자인(마쓰다의 디자인 언어)과 스카이액티브 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첫 마쓰다였다. 포드에서 독립하던 시기에 개발된 이 콤팩트 크로스오버 SUV는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회사 독립생존에 큰 힘이 되었다. 불과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2세대로 진화한 CX-5는 비록 뼈대나 엔진 등에서는 큰 변화가 없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진화된 안전장비로 매력을 더했다. ​포스트 포드 시대의 견인차1세대 CX-5가 개발되던 시기는 마쓰다에게 격랑의 시대였다. 거품경제 붕괴로 90년대 말 포드 왕국에 합류(포드가 주식 33.4%를 취득)한 마쓰다는 불과 10년 만에 홀몸이 되었다. 미국 경제위기 여파로 포드가 해외 브랜드를 모두 정리하면서 마쓰다 주식 역시 매각하기로 한 것. 2009년 953억엔(약 9,620억원), 2012년 1,442억엔(약 1조4,554억원)의 대규모 증자에 이어 차세대 기술인 스카이액티브, 구조개혁 플랜 등을 차례차례 선보이며 홀로서기에 대비했다. 이 불확실의 시기에 개발된 모델이 바로 CX-5다. 세계적으로 한참 기세 좋게 늘어나는 SUV 시장을 겨냥한 모델인 동시에 신세대 마쓰다를 상징하는 코도 디자인과 스카이액티브 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첫 모델이었다. CX-5는 2012년 2월 생산을 시작해 그해 일본 올해의 차를 수상했을 뿐 아니라 시장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회사 매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당초 기대했던 연간 판매대수는 16만 대였지만 불과 3년여 만에 누적생산 100만 대를 돌파(2015년 5월), 현재 마쓰다에서 가장 많이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CX-5(KE)는 현재의 코도(魂動) 디자인을 투입한 첫 번째 작품이기도 했다. 높은 인기를 반영해 2세대 CX-5(KF)는 이를 더욱 갈고 다듬어 정상 진화시켰다. 키워드는 ‘세련된 강력함’. 동물적 역동성을 강조했던 구형과 달리 이번에는 고급스러움에 많은 공을 들였다. 보다 얇아진 헤드램프는 그릴 둘레 크롬 장식과 일체화시키면서 날개처럼 뻗친 시그니처 윙을 통해 넓이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구형에 비해 길고 낮아져 공기저항이 6% 가량 줄었다. 너비는 1,840mm로 동일하며 A필러를 35mm 후퇴시켰지만 프로포션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판매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붉은색 도장(소울 레드 프리미엄 메탈릭)은 체도와 심도를 더욱 높인 소울 레드 크리스털 메탈릭으로 바꾸어 강렬함을 더했다.      새로운 인테리어는 아텐자, CX-9 등 최신 마쓰다의 영향이 짙다. 구형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대시보드에 삽입했던 것을 대시보드 위로 꺼내 시인성을 높이는 한편 옵티컬본딩 방식의 고화질 터치 모니터로 교체했다. 오디오는 보스와 공동개발한 10스피커 시스템. 시프트레버는 뒤로 60mm 옮겨 조작성을 개선했고 A필러 후퇴 덕분에 시야가 개선되었다. 스티어링 스포크와 중앙 에어벤트 디자인에 프론트 그릴의 오각 형태를 활용했고, 깔끔하고도 세련된 금속 질감의 장식들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시트는 등받이 내부 스프링과 고감쇄력 우레탄 소재로 피트감과 안락함을 개선했다. 낮아진 키에 맞추어 뒷좌석 엉덩이 포인트를 10mm 끌어내려 헤드룸을 확보하는 한편 등받이 각도를 2단계로 조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울러 파워 리프트 게이트는 자동 개폐뿐 아니라 열리는 각도까지 설정할 수 있다. ​​한결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프론트 그릴에서 모티브를 얻은 오각형 디자인이 눈에 띈다​​​지붕이 낮아진 대신 뒷좌석을 낮추고 시트를 개량해 거주성을 개선했다 엔진은 세 가지가 준비된다. 직분사 가솔린 자연흡기인 스카이액티브-G 2.0과 2.5, 그리고 디젤인 스카이액티브-D 2.2다. 특히나 스카이액티브-G 2.2는 마쓰다가 미국 시장에 처음 투입하는 디젤차다. 스카이액티브 디젤은 압축비를 14:1까지 낮추는 역발상으로 연소온도를 끌어내려 배출가스를 줄인 신개념 클린 디젤로서 최고출력 175마력에 42.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일본에서는 디젤 엔진이 힘을 쓰지 못하지만 1세대 CX-5 내수판매의 경우 디젤이 8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디젤 특유의 소음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내추럴 사운드 스무서, 내추럴 사운드 고주파 컨트롤 같은 소음감소 기술을 개발한 마쓰다의 노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화답이었다. 전자는 단순히 흡음재나 차음재를 이용한 소음 차단이 아니라 디젤 소음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방식으로, 피스턴 핀 내부에 막대 모양의 부품을 넣어 진동과 노이즈를 상쇄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연료분사 타이밍을 1만분의 1 단위로 조절해 고주파 노크음을 억제한다.      가솔린인 스카이액티브-G는 디젤과 반대로 압축비를 13:1까지 높인다. 다만 이번에는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 스카이액티브-G 2.5는 피스턴 둘레 에지 형상을 변경해 내노킹성능을 개선했고, 실린더 내벽과 맞닿는 피스턴 링의 바깥 둘레를 상하 비대칭으로 다듬어 윤활 기능을 개선하면서 마찰저항 감소를 노린 정도다. 2.0은 최고출력 155마력, 2.5은 190마력(2WD)과 184마력(4WD)을 낸다. 구동계는 6단 자동(스카이액티브-드라이브)과 앞바퀴굴림이 기본. 가솔린 2.5와 디젤 2.2는 네바퀴굴림인 i-액티브 AWD를 고를 수 있다. 플랫폼은 1세대 CX-5를 기반으로 개량했다. 길이가 5mm 늘어난 4,545mm에 높이는 15mm 낮아진 1,690mm, 너비 1,840mm와 휠베이스 2,700mm는 이전과 동일하다. 섀시는 다양한 성능의 고장력 강판을 필요에 따라 사용했다. 예를 들어 가장 강력한 1,180Mpa 강판은 A필러 안쪽에 배치하고 그 다음 가는 980MPa, 780MPa 강판으로 도어실과 A/B필러, 루프 레일을 구성했다. 강성 향상과 소음 감소, 장비 추가 등을 위해 구형보다 50kg 가량 무거워진 탓에 연비는 2.2L 디젤 2WD의 경우 18.4km/L에서 18.0km/L로, 가솔린 2.5L의 경우 15.2km/L에서 14.8km/L로 조금씩 떨어졌다.​​구형보다 살짝 낮고 A필러 위치도 달라졌지만 프로포션은 크게 다르지 않다​​메커니즘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아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멀티 링크 구성이다. 댐퍼에는 리바운드 스프링을 내장했고, 액체봉입식 부시를 사용한다.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인 SCBS(Smart City Brake System)가 어드밴스드 SCBS로 진화해 이제 카메라를 통해 보행자를 식별한다. 작동범위도 4~30km/h에서 4~80km/h로 확대됐다. 이 밖에 모든 속도 영역에 대응하는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MRCC) 등 마쓰다의 운전 서포트 기능인 i-액티브센스가 보다 정교해졌다. 주행안정장치로는 아텐자, 악셀라 등에 먼저 투입한 G벡터링 컨트롤을 도입했다. 마쓰다만의 독특한 기술로 상황에 따라 엔진 토크를 조정해 앞바퀴 혹은 뒷바퀴로 하중을 이동시켜 접지력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코너 입구에서 스티어링을 꺾으면 토크를 줄여 앞바퀴 접지력을 높이고, 코너 탈출 때는 토크를 조금 높여 뒷바퀴 잡지력을 높이는 식이다. 이는 조향 수정타를 줄이고 안정성과 승차감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현행 1세대 CX-5는 2011년 발표되어 이듬해 초 생산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올해 LA오토쇼에서 공개된 후 11월 말 생산을 시작하는 2세대는 구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연비성능 등의 개선 없이 새로운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안전장비 등으로 상품성을 끌어올린 소규모 풀 모델 체인지인 셈. CX-9을 통해 공개된 강력한 2.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도 추가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 
2017년 예상되는 자동차 시장의 변화 2017-01-06
2017년 예상되는 자동차 시장의 변화  지난 2016년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경제성장은 도리어 퇴보할 만큼 많은 고민거리가 안겨지기도 했다. 우선 2016년 하반기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가 1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 10년간 보급된 4,000여 대의 두 배가 넘는 전기차가 한 해에 보급된 것이다. 또한 어느 해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커진 해이기도 했다. 지난 8년간 시험운행되던 자율주행차의 대명사인 구글카가 처음으로 일부 자체책임을 인정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설상가상으로 미국에서 테슬라 모델 S가 자율주행 중 사망사고를 내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항상 핑크빛 전망을 내놓았던 미래의 자율주행차가 그리 쉽게 보급되긴 힘들 것이라는 고민도 안겨주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포함),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가 트렌드를 이끌었다. 특히 전기차 분야는 미국과 유럽, 일본 모두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 또한 보급 활성화와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았지만 아직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지난 2015년 하반기에 발생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여파는 2016년에도 계속됐다.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에서 약 16조원에 이르는 벌금에 합의를 본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소비자 보상은 커녕 인증서 위조 등 각종 문제가 더해지면서 국내 수입차 사상 처음으로 300억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받는 나쁜 사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에서 판매된 12만 대의 문제차에 대한 리콜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해결의 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2016년 상반기에 불거진 미세먼지 사태는 성급한 정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각인시켜 주었다. 미세먼지의 원인과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 불똥이 디젤차로 튀면서 정부는 부랴부랴 디젤차 규제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디젤차의 폐차나 수도권 진입 제한을 강화하는 LEZ 제도의 재정립으로 향후 디젤차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지도 모를 상황이다.정부에서는 위축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상반기에 자동차 구매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등 자동차 내수 진작에 나섰으나 하반기에 혜택이 없어지면서 경제 활성화에 한계를 드러냈다. 9월 말 시작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도 경제 위축에 한 축을 담당하면서 고민거리를 남겼다. 여기에 12월 초 탄핵정국으로 만든 대통령 측근의 국정농단은 마치 얼음물을 끼얹기라도 한 듯 어려운 경제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이제 시작하는 2017년은 지난 2016년의 많은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일단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마무리인 리콜 문제가 제대로 시행되어야 하고, 미세먼지 문제도 정확한 원인 파악과 처방을 내리면서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하여 올해부터 다년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 경영 체제로 들어간 현대차 그룹은 더욱 분발하여 외면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아야 하고, 2016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은 모처럼의 좋은 기회를 올해에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입차 시장에서 큰 포지션을 차지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긴 하지만 올해 신차종으로 무장하고 더욱 분발할 경우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시장 경쟁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전기차 역시 올해에는 좀 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 1만5,000대 규모의 보조금 예산을 확보한 데다 충전 인프라 구축비용도 상대적으로 넉넉해져 전기차 보급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상반기 보급 예정인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Bolt EV)가 얼마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한번 충번으로 300km를 훌쩍 넘게 달릴 수 있는 대중전기차 모델인 만큼 전기차 전체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정부 관계자와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는 테슬라 모델3의 글로벌 출시가 계획되어 있는 만큼 전세계적으로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모델3는 현재까지 예약받은 물량이 40만 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전기차 관련 호재에 힘입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되어 국내 전기차 시장도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자율주행차 개발 또한 더욱 활기차게 진행될 전망이다. 시범 운행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미국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 등 미래의 자동차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융합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컨트롤 타워 부재 또한 당장 해결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대통령 탄핵 등의 진행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자동차 관련 정책을 비롯해 사회 전반의 여러 정책들이 탄력을 받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오늘날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절대강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 그리고 질책은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오늘의 이 난관을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해본다.*글 김필수 교수​​ 
일본의 미니카 & 프라모델 시장 동향 2017-01-05
​일본의 미니카 & 프라모델 시장 동향 최근 일본에서 완구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데 반해 마니아를 상대로 하는 장식용 미니카나 프라모델 시장은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다. 시즈오카 하비쇼, 전일본모형하비쇼, 도쿄토이쇼를 통해 최근 일본 미니카 및 프라모델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완구용 미니카와 장식용 미니카는 다르다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취미로써 미니카나 프라모델, 그리고 R/C카의 수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미니카나 프라모델의 수집은 어떤 한 차종의 시대별 흐름이나 비슷한 성격을 가진 라이벌 차종 등 테마를 정해 컬렉션하면 나만의 작은 자동차 박물관을 만드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미니카(다이캐스트 모델)의 경우 국제적으로 1/18, 1/24, 1/43, 1/32~1/36, 1/64 정도의 스케일로 모형화된 것이 많고, 프라모델은 1/20, 1/24(미국차는 1/25), 1/32 스케일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들은 제품의 성격에 따라 크게 완구용(어린이용)과 장식용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완구로 개발된 미니카나 프라모델들은 어린이들을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개발되며 가격도 비교적 착하다. 예를 들어 마트나 완구전문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토미카(TOMICA)나 킨스마트(KiNSMART), 크로바토이(CLOVER TOYS) 등의 제품이 완구용 미니카에 해당한다. 반면 장식용 미니카나 프라모델은 주 수요층인 카마니아들의 요구에 맞춰 개발되어 예술품 수준의 정교한 제품들도 많다. 대신 이 제품들은 어린이의 안전사고 대책은 고려되지 않는다(아마도 박스나 설명서에 ‘어린이에게 주지 말 것’이라고 쓰여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격도 아이들의 용돈으로는 살 수 없는 수준이 대부분이다.​​​​확대되는 완구업계, 축소되는 모형업계일본 완구업체들의 모임인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2015년 4월 1일부터 2016년 3월 말까지 일본 국내 완구 시장 규모는 8,003억엔(약 8조357억원)에 달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다. 일본 내 어린이 인구의 감소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선전한 이유는 토미카(TOMICA), 프라레일(PLARAIL), 리카짱 인형(LICCA, 일본판 바비인형) 등 전통적인 제품들의 매출이 꾸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편 장식용 미니카나 프라모델, 그리고 R/C카 등의 모형분야는 철도모형이 시장의 매출을 견인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피규어들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한 반면 프라모델 시장은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일본에서 두 번째로 프라모델 생산을 시작한 니치모(일본모형)가 프라모델 분야에서 완전히 철수해 팬들에게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이렇게 프라모델들이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는 모형 조립 때의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부모의 증가(칼이나 도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와 컴퓨터 게임들로 인해 프라모델을 즐기려는 어린이들의 감소 때문이다. 또한 각 제조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택한 전략, 즉 마니아들을 위한 제품개발이 잘못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마니아들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제품은 결국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차종과 비싼 가격으로 접근성을 낮추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새로운 고객층을 개척하라물론 각 제조업체들도 이런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리 만무하다. 극단적인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만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도 일반인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제품개발에도 여념이 없다. 예를 들면 아오시마(Aoshima)나 후지미(Fujimi) 프라모델의 경우 도료 없이도 예쁘게 조립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타미야(Tamiya)의 움직임이다. 타미야는 카마니아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으면서도 상당히 레어한 신제품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5년 5월에 발표된 1/24 스케일의 토요다 AA 세단이 그것. 1936년에 데뷔한 토요타 AA는 토요타자동차가 처음으로 만든 승용차다. 일본의 자동차 역사상 상당히 의미 깊은 모델이지만 카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결코 인기가 많은 차는 아니다. 그럼에도 타미야가 토요타 AA를 제품화한 배경에는 토요타 그룹과의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야가 토요타 AA 프라모델 발표회를 다름 아닌 토요타 박물관에서 연 것이 이를 말해준다. 토요타 자동차 본사 외에 차량개발 및 생산업체, 부품업체와 여러 하청업체들, 전세계의 현지법인 등을 두고 있는 토요타 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용으로 1~2개씩만 구입해도 상당히 큰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웬만한 수퍼카를 모형화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비즈니스다.그동안 장식용 미니카나 프라모델들은 카마나이들의 취향에 맞게 특정 차종(주로 유럽의 스포츠카, 일본차라면 스카이라인 GT-R 정도)만이 제품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처럼 의외의 차종이 제품화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업계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견본시일본 내 모형 및 완구제조 업체들의 동향과 신제품들을 직접 보고 느끼려면 신제품들의 전시회인 견본시(見本市, Trade Fair)를 둘러보기를 권한다. 그 중에서도 일본 최대 규모의 모형 축제인 시즈오카 하비쇼와 도쿄 지역에서 마음 편하게 구경할 수 있는 전일본모형하비쇼, 그리고 완구들의 견본시인 도쿄토이쇼가 대표적인데, 세 행사 모두 평일은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신제품 견본시로, 그리고 주말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전시회로 운영되고 있다.​​  시즈오카 하비쇼  모델러스클럽 합동작품전에는 전세계 모형 애호가들의 작품 9,000여 점이 전시되었다​  시즈오카 하비쇼는 매년 5월 일본 시즈오카 현의 종합전시장인 트윈메세 시즈오카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모형 견본시 전시회다. 많은 프라모델 및 미니카 제조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제품을 발표해 전세계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함께 개최되는 모델러스클럽 합동작품전에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형 애호가들이 참가해 9,000점이 넘는 많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행사기간 동안 트윈메세 시즈오카는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하고, 시즈오카는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인다. 대부분의 행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시즈오카 하비쇼의 매력. 올해 시즈오카 하비쇼는 5월 11~12일 업계 관계자, 5월 13~14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트윈메세 시즈오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www.hobby-shizuoka.com  타미야의 1/24 스케일 토요타 AA 세단. 인기가 많진 않지만 일본 자동차 역사상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토미카의 리미티드 빈티지 1/64 닛산 프레지던트(1세대) 8 에브로가 내놓은 1/43 스케일의 혼다 S660타미야의 1/24 페라리 FXX K에브로가 내놓은 1/43 스케일의 혼다 S660비행기 모형 전문업체인 하세가와의 1/24 혼다 N360 모델러스클럽 회원들의 작품80년대에 인기 일본 드라마 ‘서부경찰’의 극중에 나왔던 닛산 페어레이디 Z. 지금의 30~40대들이 당시 열광했던 드라마다 ​  전일본모형 하비쇼  ​아오시마 1/24 토요타 센추리(1세대)   전일본모형하비쇼는 매년 가을에 도쿄 오다이바의 전시장인 도쿄빅사이트(Tokyo Big Sight)에서 개최된다. 업계 관계자나 모형 마니아들에게서는 ‘봄의 모형견본시=시즈오카’, ‘가을의 모형견본시=오다이바’라는 식으로 일본 내에서 또 하나의 하비쇼로 사랑받고 있으나 시즈오카 하비쇼와 비해 규모는 작고 입장료도 내야 한다(어른 1,000엔=약 1만원, 중학생 이하 무료). 다만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행사장까지의 교통이나 이동시간 면에서는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 하비쇼는 4월 27~29일 도쿄빅사이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http://hobbyshow.co.jp  아오시마 1/24 람보르기니 다아블로아오사마 1/24 파가니 와이라. 값이 4,500엔(약 4만6,000원)이나 한다토미카 1/64 피아트 판다70년대 말~80년대 초반을 추억하는 1/43 닷선 트럭하세가와 1/24 혼다 N360 ​  ​도쿄토이쇼     ​일본 최대 규모의 완구견본시라 할 수 있는 도쿄토이쇼는 매년 도쿄빅사이트에서 개최된다. 마니아용 모형 중심의 시즈오카 하비쇼, 전일본모형하비쇼와 달리 도쿄토이쇼에는 완구나 육아용품업체 외에도 식품, 건설,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업체들이 부스를 꾸리고 행사에 참가한다. 따라서 모형마니아의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내용이 다양하고 접근성도 좋아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다.완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업들이 토이쇼에 참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자사 제품을 소비자인 어린이나 부모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장조사, 그리고 미래의 소비자나 자기 회사 직원이 될 어린이들에 대한 기업 이미지 PR 등의 효과도 있다. 완성차업체 중에서는 토요타가 매년 부스를 열고 어린이용 컨셉트카 ‘카맛테’(カマッテ) 시리즈를 전시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최근 행사에서는 캠핑카 같은 카맛테 캡슐을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전시내용 면에서 마나아들의 눈높이에 맞춘 장식용 미니카나 프라모델을 찾기는 힘들지만 반대로 완구로 분류되는 토미카와 프라레일 등의 신제품들은 이 행사에서 대대적으로 발표 및 전시되기 때문에 이 행사를 따로 찾는 마니아들도 많다. 토쿄토이쇼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으며 수많은 어린이와 부모들이 행사장을 찾는다. 어린이 인구의 감소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토이쇼를 찾는 많은 사람들을 보노라면 아이를 소중히 여기는 부모의 마음은 나라와 시대를 막론하고 변함없음을 실감케 된다. 올해 토이쇼는 6월 1~4일 도쿄빅사이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www.toys.or.jp/toyshow 글 오사나이 도모히토 (일본 통신원) 
NISSAN MICRA Gen5 2016-12-30
귀여움 버리고 고급화로 전환NISSAN MICRA Gen5닛산의 소형차 마이크라가 성격을 바꾸기로 했다. 귀여움을 쏙 뺀 새로운 디자인에 첨단장비를 더할 이 차는 프랑스 르노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 B세그먼트 강자들에 도전한다.​​​마이크라(일본명 마치)는 한때 닛산을 대표하는 소형차였다. 토요타 스타렛과 함께 일본 소형차 시장을 양분했던 이 차는 닛산의 유럽 진출 첨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2010년 등장한 현행 4세대는 일본이 아니라 타이완, 중국, 인도 등으로 생산지를 옮겼다. 가격경쟁력과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한 이 조치는 적어도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독으로 작용했다. 동남아 생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윗급 노트와 경차 데이즈의 선전, 게다가 경쟁차들과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었다. 최근 3년간 마치는 일본 내수판매 3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닛산이 신흥 시장을 위해 닷선(Datsun) 브랜드를 부활시키면서 입지가 더욱 더 좁아졌다. 모델 컨셉트와 타깃 층을 새롭게 고쳐 잡아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커진 덩치에 강렬한 디자인으로 변신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5세대 마이크라는 익스테리어 디자인부터 기존 세대와는 완전히 구별된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웠던 2~4세대와 달리 강렬한 V모션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속도감을 뽐낸다. 외형은 2015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발표되었던 스웨이 컨셉트 거의 그대로다. 길이가 4m 가까이로 늘었고 옆구리에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굽이친다. 맥시마의 플로팅 루프 디자인과 쥬크, 페어레이디 등에 쓰이는 부메랑 형태의 리어램프 디자인 등 보다 강렬한 요소들도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이 차의 특징이었던 귀여움이 쏙 빠진, 완전히 새롭고 강렬한 B세그먼트 해치백이 되었다. 크기는 길이 3,999mm에 너비 1,743mm, 높이 1,455mm로 구형보다 174mm 길고 77mm 넓은 반면 60mm 낮다. 휠베이스는 75mm 늘어난 2,525mm. 공기저항계수(Cd)는 해치백으로서는 매우 훌륭한 0.29다.​ ​실내 디자인 역시 새롭다. 동글동글했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시원하게 뻗은 T자 형태로 바뀌었다. 여기에 스포티한 다기능 3스포크 스티어링과 고급스러운 스티칭 처리를 더해 B세그먼트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여기에 10여 종의 익스테리어 색상과 함께 다양한 옵션 선택권을 제공해 베리에이션이 125가지에 이른다고. 스티어링과 시프트레버, 시트 위치를 최적화하고 시트 슬라이드량을 늘려 보다 편안한 운전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반가운 변화다. 아울러 75mm 늘어난 휠베이스의 이점을 살려 뒷좌석 거주성이 개선되었다. 보스와 함께 개발한 오디오는 운전석 헤드레스트에 스피커를 탑재한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넓고 고급스러워졌다​유럽형은 수동변속기만 달린다​헤드레스트에 스피커가 달린 보스 오디오​ 차체와 같은 오렌지색으로 액센트를 준 인테리어엔진은 가솔린과 디젤 하나씩. 3기통 0.9L 가솔린 터보(HR09DET)는 최고출력 90마력에 최대토크는 14.3kg•m. 순간적으로 15.3kg•m를 발휘하는 오버부스트 기능이 있다. 디젤은 르노 1.5 dCi의 닛산판인 K9K로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다. 추후 1.0L 73마력의 자연흡기 가솔린(BR10DE)이 추가될 예정. 변속기는 유럽 시장에 5단 수동 한 가지뿐이지만 일본에는 밀러 사이클의 3기통 1.2L 수퍼차저(HR12DDR) 98마력 엔진에 CVT를 조합한다. 4기통 1.6L 터보 엔진을 얹은 고성능 니스모 버전도 예고되어 있다. 최고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하는 이 엔진은 트윈 가변밸브 시스템을 갖춘 닛산 MR16DDT 계열 최강 유닛. 마이크라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르노 클리오 RS와 닛산 쥬크 니스모에도 쓰인다. ​유럽 시장 정조준한 고급화 전략5세대 마이크라는 기존 B세그먼트의 틀을 뛰어넘어 편의장비와 보조장비들이 한층 충실해졌다. 동급 최초로 차선유지장치인 LDP와 보행자 인식 기능이 달린 인텔리전트 브레이크가 탑재되며, 상급 모델에서나 쓰이는 하이빔 어시스트, 어라운드뷰 모니터, 블라인드 스폿 모니터링이 달린다. 이 밖에 자동으로 가속 혹은 감속해 노면 요철에 따른 차체 출렁거림을 상쇄시키는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코너에서 네바퀴 브레이크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매끄러운 코너링을 돕는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도 적용된다. 신형 마이크라의 주요 시장은 유럽이다. 이곳은 폭스바겐 폴로와 포드 피에스타, 르노 클리오, 오펠 코르사가 연간 20만 대 이상 판매하며 4강을 이루는 B세그먼트(서브컴팩트)의 세계 최대 격전지다. 20여 개의 라이벌이 난립하는 이 시장에서 기존의 마이크라는 연간 5만 대 수준의 하위권에 머물렀다. 프랑스에 있는 르노 프란(Flins) 공장에서 신형 마이크라를 생산해 유럽 시장 1위를 노리겠다는 카를로스 곤 회장의 야심찬 목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글 이수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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