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기획

2017년 10월 신차소개 2017-09-21
 뉴모델10월 신차소개  KIA STINGER DREAM EDITION ( 8월 17일 )스팅어 3.3T의 스타일은 부럽지만 V6 엔진은 부담스럽다면 스팅어 드림 에디션이 좋은 대안이다. 2.0 터보 모델과 2.2 디젤 모델에 3.3 터보만의 부러운 장비들을 더했기 때문이다. 보닛 위 가니쉬와 다크크롬 사이드미러로 겉모습을 다듬고 알루미늄 장식 센터콘솔, 금속 장식 도어 가니쉬로 실내를 꾸몄다. 또한 휠 안쪽에 붉은색으로 빛나는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넣고,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를 붙여 주행성능도 보강했다. 비록 3.3 터보만큼 가속하진 못해도, 뛰어난 제동성능과 코너링 능력만은 손에 넣은 셈. 드림 에디션은 2.0 터보와 2.2 디젤 플래티넘 등급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각각 플래티넘보다 130만원씩 비싼 3,720만원과 4,030만원이다.​​​​JEEP RENEGADE NIGHT EAGLE EDTION ( 8월 24일 )지프 레니게이드 나이트 이글 에디션은 레니게이드를 검은색 범벅으로 칠한 특별 버전이다. 지프 배지는 물론 그릴, 나이트 이글 배지, 18인치 휠, 그리고 지붕과 사이드미러까지 모두 검은색을 입혔다. 운전대와 대시보드 등 실내도 마찬가지. 겉과 속을 모두 검은색으로 덮어 ‘나이트 이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꾸몄다. 아울러 기어노브에 메탈 다이아몬드 액센트를 더해 검은색 일색인 실내에 포인트를 주었고, 전동식 2웨이 럼버 서포트도 추가했다. 나머지는 바탕이 된 모델인 론지튜드 디젤과 거의 같다. 지프 레니게이드 나이트 이글 에디션은 단 40대만 한정 판매된다. 가격은 론지튜드 디젤보다 100만원 비싼 4,040만원. ​​​​RENAULT SAMSUNG QM6 GDe ( 9월  1일 )르노삼성 QM6 GDe는 디젤 엔진 대신 2.0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조용한 가솔린 엔진의 장점에 집중해 정숙성을 높인 게 가장 큰 특징. 앞유리엔 차음 유리를 적용해 바람소리를 줄였고,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덧붙여 외부 소음도 꼼꼼히 틀어막았다. 르노삼성 측 설명에 따르면 디젤 모델보다 실내가 3~5 데시벨 더 조용하다고. 2.0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성능을 낸다. 디젤 엔진처럼 일본 자토코의 무단변속기와 맞물리며, 연비는 리터당 11.7km(17&18인치 휠 기준). 비싼 디젤 엔진 대신 저렴한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만큼 가격은 확실히 줄었다. SE 2,480만원, LE 2,640만원, RE 2,850만원으로 같은 사양의 디젤 모델과 비교하면 290만원씩 저렴하다.​​​​2018 RENAULT SAMSUNG SM3 ( 9월  3일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시대의 흐름에 아랑곳 않던 SM3가 2018년형으로 바뀌었다. 지난 2009년 출시 이래 2018년형까지 나왔으니, 10년의 세월을 버텨낸 셈. 동급 모델인 아반떼 3세대(HD)와 경쟁하다 4세대(MD)와 진검 승부를 벌인 후, 지금은 5세대(AD)와의 경쟁에서 분투 중인 백전노장이다. 2018년형으로 거듭난 SM3는 출시된 지 9년이나 지난 만큼 높은 가성비를 앞세운다. 1.6 GTe SE 등급에 스마트카드 키와 하이패스/전자식 룸미러를 기본으로 적용했고, 알카미스 3D 사운드 시스템을 더했다. 또 1.6 GTe LE 등급엔 가죽 시트와 운전석 파워시트, 그리고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를 추가했다. 인기 있는 옵션을 듬뿍 담았으면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다. 가솔린 모델 기준 PE 1,570만원, SE 1,750만원, LE 1,910만원, RE 2,040만원이다.  ​​​ ​KIA MORNING TRENDY ( 9월  4일 )‘꼭 필요한 옵션’만 골라 담은 모닝 트렌디가 출시됐다. 990만원짜리 모닝 디럭스를 바탕으로 윗급인 모닝 럭셔리의 고객 선호도가 높은 옵션들이 추가됐다. 볼품없는 스틸 휠 대신 14인치 알로이 휠을 달고, 실내엔 저렴한 직물시트 대신 인조가죽 시트를 넣었다. 그리고 앞좌석 히팅 시트와 뒷좌석 파워윈도우, 전동접이 아웃사이드 미러,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 요즘 차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편의장치를 대거 장비했다. 모닝 트렌디의 가격은 1,180만원짜리 모닝 럭셔리보다 90만원 저렴한 1,090만원. 원래라면 가죽시트를 선택하기 위해, 또는 뒷좌석 파워윈도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비싼 럭셔리 모델을 사야 했지만, 이제는 한층 저렴하게 트렌디에서 누릴 수 있게 됐다.​​​MERCEDES-BENZ S-CLASS ( 9월  4일 )벤츠의 상징 S클래스가 새롭게 거듭났다. 신형 S클래스는 지난 2013년 출시된 6세대의 부분 변경 모델. 헤드램프와 범퍼 등 소소한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띄지만, 진짜 변화는 속에 있다. 벤츠의 자랑이었던 매직 보디 컨트롤 서스펜션 시스템은 이제 노면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 커브 구간을 감지해 선회시 쏠림을 방지하고, 자율주행 시스템은 충돌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토크 제어를 통해 안정적인 회피 기동을 돕는다. 새로운 파워트레인도 적용됐다. S560에 얹히는 V8 4.0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은 469마력의 힘을 내고, 신형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은 S400d에서 340마력의 힘을 낸다. 이 외에도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기능 등이 들어갔다. 가격은 1억4,550만~2억4,350만원(마이바흐, AMG 포함)이다. ​​​​BMW K 1600 B ( 9월  7일 )BMW K 1600 B는 BMW가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 출시하는 대형 모터사이클이다. 뒤쪽으로 갈수록 높이가 낮아지는 배거(Bagger) 스타일로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한껏 강조했다. 큼직한 차체를 이끌기 위한 직렬 6기통 1,649cc 엔진은 7,750rpm에서 160마력의 최고출력을, 5,250rpm에서 17.8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웬만한 승용차는 비웃을 만한 강력한 힘은 195mm 너비의 뒤 타이어로 전달된다. 고급 모터사이클답게 다양한 전자 제어 장치도 갖췄다.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전자 서스펜션 조절 장치(ESA)가 달렸으며, 구동력을 조절하는 다이내믹 트랙션 콘트롤(DTC)로 세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K 1600 B는 블랙 스톰 메탈릭 한 가지 색상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3,680만원이다.​​​​2018 BMW 5-SERIES ( 9월  8일 )올해 초 출시된 신형 5시리즈가 7달 만에 연식변경을 단행했다. 살짝 상품성을 조정하는 연식변경인 만큼 변화의 핵심은 사양 조절이다. 기본 모델인 5시리즈 M 스포츠 패키지엔 BMW 인디비주얼 알루미늄 익스테리어 라인이 더해졌고, 스마트폰과 스마트키 무선 충전 시스템, 그리고 BMW 정품 블랙박스가 추가됐다. 고급형 모델인 5시리즈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엔 기본 옵션 외에 디스플레이키를 통한 리모트 컨트롤 파킹, 애플 카플레이, 뒷좌석 햇빛가리개 등을 새로 달았다. 물론 공짜는 없다. 2018년형 5시리즈 M 스포츠 패키지의 가격은 70만~80만원 오른 6,700만~7,420만원이며, 5시리즈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는 330만~340만원 비싸진 7,100만~7,820만원이다. 그리고 530d M 스포츠는 9,000만원으로 210만원 올랐다.​​​​2018 RENAULT SAMSUNG SM5 ( 9월 11일 )화려한 SM6에 가려졌지만, SM5의 역사는 계속된다. 지난 11일 르노삼성자동차는 2018년형 SM5를 출시해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SM5는 1998년 시작된 르노삼성차 역사를 연 의미 있는 모델. 지금 판매되는 3세대가 나온 후 7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2018년형 SM5는 품질과 성능보단 ‘가성비’를 내세운다. 2.0 가솔린 모델엔 17인치 투톤 알로이 휠, 고급 가죽시트, 앞좌석 파워 및 통풍시트, 전자식 룸미러,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 풀오토 에어컨 등 185만원 상당의 편의사양을 모두 기본으로 넣으면서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LPG 모델도 가격을 동결한 채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최대 300만원에 달하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2018년형 SM5의 가격은 가솔린 2,195만원, LPG 1,835만~2,020만원이다.​ ​​PORSCHE 911 4 GTS ( 9월 11일 )GTS의 네바퀴굴림형, 911 4 GTS가 최신 포르쉐의 흐름을 따라 자연흡기 엔진 대신 터보 엔진을 받아들였다. 당연히 출력이 올랐다. 기존 GTS보다 20마력, 일반 911보다는 30마력 강력한 4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2,150rpm에서부터 56.1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강력해진 힘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로 전달돼 3.6초(카레라 쿠페 기준) 만에 정지 상태의 911을 시속 100km로 가속시킨다. 놀라운 건 성능과 함께 잡은 두 번째 토끼, 효율이다. 8.8L로 100km를 달려 연비가 약 11.3km/L에 달한다. 진짜 다운사이징이 뭔지 보여준 셈. 911 4 GTS는 911 카레라 4 GTS 쿠페와 카브리올레, 그리고 911 타르가 4 GTS 세 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가격은 1억8,150만~1억9,660만원.​​​​INFINITY Q50 ( 9월 13일 )신형 Q50 블루스포츠(이하 Q50)는 기존 Q50S 하이브리드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대부분의 부분변경 모델이 그러하듯 신형 Q50도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그리고 범퍼 디자인을 바꿨다. 아래쪽에 검은색 장식을 더한 앞뒤 범퍼, 한층 더 밝아진 헤드램프, 디테일을 다듬은 테일램프가 달렸다. 물론 실내도 조금씩 바뀌었다. 지름이 작아진 스티어링 휠과 간결하게 다듬은 계기판은 물론 16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사운드 시스템도 들어갔다. 성능은 이전과 같다. 3.5L 306마력 VQ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364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연비는 리터당 12km(도심 11.0km/L, 고속 13.4km/L)다. 신형 Q50은 에센셜, 센서리, 프로액티브 세 가지 등급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4,690만~6,290만원이다. ​​​​ISUZU ELF ( 9월 14일 )국내 트럭 시장에 이스즈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스즈는 지난해 전세계 34개국에서 중소형 트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상용차 시장의 강자다. 국내에 첫 발을 내디딘 모델은 이스즈의 대표 중형 트럭 엘프. 3.5톤 트럭으로 현대 마이티와 경쟁한다. 국내 시장 터줏대감 마이티를 쓰러트릴 비장의 무기는 바로 자동화 변속기다. 국내 중형 트럭 중 유일무이한 6단 자동화 변속기로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특히 부드러운 토크컨버터(1단)와 습식 다판 클러치(2~6단)를 함께 써, 자동변속기의 편안함과 수동변속기의 효율을 모두 챙긴 게 강점이다. 내구성은 일본 중형 트럭 시장에서 30여 년간 1위를 지켜온 만큼 확실히 검증됐다는 게 수입사의 설명. 엘프는 과연 과적이 난무하는 험난한 국내 중형트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스즈 엘프의 국내 판매가격은 5,610만원부터 시작이다. 글 윤지수 기자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 2017-09-20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곳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   일본에서 가장 먼저 자동차를 만든 브랜드로서 한때 일본을 대표하던 닛산의 명성은 1990년대 경영 참패 이후 대부분 희석되고 말았다. 하지만 닛산의 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엔지니어링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시대를 앞서갔던 기술력과 엔지니어의 열정이 그대로 남아 있는 요코하마의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을 방문했다. ​  ​혹자는 말한다. 닛산의 역사는 카를로스 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과연 그럴까? 적어도 전투적인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카를로스 곤 이전이 훨씬 더 화려했다고 생각한다. 끝없이 도전하는 열정과 투지가 가득한 닛산, 자동차 마니아들이 생각하는 닛산의 황금기는 카를로스 곤 이전에 있다. 누군가는 ‘지금이 중요하지 케케묵은 과거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하겠지만 모든 분야에서 역사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11년 카이신샤(快進社)부터 현재까지 닛산은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늘 엔지니어링 중심 경영을 해왔고, 그들이 가진 열정과 투지는 ‘기술의 닛산’이라는 별명을 만들었다. 카를로스 곤이 지배하는 시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의미다. 만약 닛산에게 이러한 철학과 열정이 없었다면 아마 닛산은 그저 그런 회사로 남았을 것이다. ​ ​​공장 안 시설이라 방문절차가 까다롭다​​ 굴곡 많은 역사를 만나다닛산의 역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의 취재 준비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전시공간이 공장 내 개라지에 있다 보니 출입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한국 닛산을 통해 취재 신청을 하고 서류를 보내고 기다리기를 보름. 어렵사리 취재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과정이 까다롭긴 했지만 글로벌 미디어 담당자와 가이드(대부분 은퇴자)가 대동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은 닛산의 주력 공장이 있는 요코하마의 미나미린칸역 부근에 위치한다. 자마 공장이라 불리는 이곳은 한때 효율성과 생산성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곳이다. 지금은 전기차 개발 생산 공장으로 전환되었지만 예전에는 닛산의 주력모델을 만들던 곳이다. 요코하마에는 자마 공장 외에도 니스모 쇼룸과 닛산 엔진 뮤지엄 등 닛산과 관련된 여러 유명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자마 공장의 입구에서 신원 확인 후 출입증을 받고 공장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공장 내 시설이다 보니 허가를 받은 미디어와 VIP, 닛산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인의 관람은 제한된다.  ​​​3륜차 모형에 한글 설명이 이채롭다​닛산의 기원은 19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최초의 국산 자동차인 다토(DAT CAR)를 1914년에 내놓았고, 1918년에는 셀프 스타터가 장착된 DAT41을 생산했다. 이후 회사명이 되는 닷선(DATSON)은 카이신샤의 설립자인 하시모토의 후원자 덴 겐지로(田健治郎) 남작과 통신 기술자이자 하시모토의 친구인 아오야마 로쿠로우(青山禄郎), 중장비 업체 고마츠의 창업자인 타케우치 메이타로(竹内明太郎)의 머리글자를 조합(DAT)한 것이다. 1926년에는 지츠요 자동차 제조 유한 공사와 합병해 다토 자동차 제조 유한공사가 되었다. 본격적으로 닷선(DATSUN) 이름을 사용한 시기는 1930년으로, 이전에는 DATSON으로 사용했었지만 뒷부분의 SON이 손해를 뜻하는 ‘損’으로 들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DATSUN으로 개명했다. ​​​닷선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30년부터였다​​닛산의 전신인 닷선의 모델들도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다​닛산이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한 때는 1934년이다. 1933년 토바타 주물 회사에 합병된 후 탄생한 닛산은 2차 세계대전 때까지 덩치를 불렸으나 전쟁 후 점령군에 의해 그룹이 해체 되면서 닛산자동차로 독립하게 된다. 전쟁 후까지 닛산의 역사는 상당히 복잡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1966년 일본 내 자동차공업합리화정책에 따라 토요타와 닛산, 마쓰다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규모 자동차 메이커들이 인수 합병되는 과정에서 닛산이 프린스 모터스를 인수하면서 ‘기술의 닛산’ 신화가 시작된다.​기술과 혁신, 끝없는 도전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의 입구는 생각보다 단출하지만 강력한 임팩트가 있다. 입구 바로 옆에는 1980년대 일본 아이돌 콘도 마사히코가 탔던 마치 경주차가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가요계 아이돌로 출발해 현재는 자신의 레이싱 팀을 운영 중인 콘도 마사히코가 레이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차가 바로 닛산 마치. 마치는 이제 그의 별명이 되었다. ​​​콘도 마사히코의 마치 경주차​닛산 역사에 대한 간단한 홍보 영상을 보고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에 입장했다.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은 닛산이 생산한 대부분의 차들을 보관하는 거대한 창고이다. 약 350대의 차를 1940년부터 연대별로 보관 중이며, 2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전시차들의 컨디션을 체크한다. 화려한 조명이나 디스플레이 소품 따위는 없다. 눈길을 끄는 것이라고는 차 옆에 있는 설명판뿐이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단출하지만 전시차 한 대 한 대에 닛산의 도전과 기술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 중 실제로 움직이는 차는 90% 정도이며 경주차만 따로 모아 놓은 곳에 있는 30여 대는 언제든 주행이 가능한 컨디션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다양한 닛산차들을 만나볼 수 있다​​블루버드를 비롯한 60년대의 닛산차들1965년에 어린이 놀이시설을 위해 개발했던 닷선 베이비(빨간색)프린스에서 시작해 닛산의 대표작이 된 스카이라인​6기통 엔진을 얹었던 스카이라인 GT​가장 앞쪽에는 닷선 시절의 차들이 자리를 잡았다. 다분히 유럽의 영향을 받은 당시 차들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다. 도로 환경과 국민성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비슷한 시기 유럽이나 미국의 차들은 5m를 넘었다. 1940년대부터는 닷선과 닛산 외에도 특별한 차들이 눈에 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자동차는 프린스 모터스의 전신인 타치카와 비행기 제작소가 1947년 선보인 전기차 타마. 당시 일본 내 물자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에서 나온 타마는 배터리 교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차체 아래 배터리를 수납하고 한 번에 약 65km를 주행할 수 있는 타마는 여러 버전을 선보였으나 생명력이 길지는 않았다. 타치카와는 이후 프린스 모터스로 회사명을 바꾸고 1966년 닛산자동차에 합병되었다. 타마는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에 선보인 모델이다. 그러나 동력계 구조는 지금의 전기차와 큰 차이가 없다. 프린스가 닛산에 합병되기 전에 나온 이 차가 여기에 있는 것이 굉장히 의아했는데, 관계자는 “닛산은 자신들이 인수한 회사의 역사도 함께 보존한다”고 답했다. ​​​초창기 닷선은 영국 오스틴의 기술로 만들어졌다​스카이라인 하드톱과 세드릭 등 고급차들이 모여 있다일본 스포츠카의 아이콘 중 하나인 페어레이디Z인터쿨러 터보 엔진을 얹은 4세대 실비아​5세대 실비아는 이니셜D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전쟁 후 일본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시기였던 1950년대에 닛산은 주로 화물차와 다양한 크기의 트럭을 만들었다. 경제성이 높은 디젤 엔진도 등장했고 다양한 변화보다는 회사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닛산 역시 한국전쟁 특수를 누린 회사 중의 하나. 당시는 1950년대는 꺼지지 않을 것 같던 일본의 거품 경제가 시작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1966년 닛산은 프린스 모터스를 인수하며 일본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다. 항공기 기술자들이 주축이 된 프린스 모터스는 일본의 자동차공업합리화정책에 따라 폐업과 인수합병의 기로에 서 있었다. 당시 프린스는 스카이라인과 글로리아 등 개성 있는 차들을 선보였지만 토요타나 닛산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결국 프린스는 닛산에 인수합병되지만 닛산은 이들의 기술력에 주목했고 고용 승계와 기술 개발을 보장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항공기 기술자들이 개발한 기술을 그대로 자동차에 접목하면서 닛산은 거품경제와 함께 풍요롭던 시절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 ​고전미 넘치는 초창기 블루버드들​​​스포츠카 시장을 이끌다닛산은 1960년대 모터스포츠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프린스에서 경주차 R380 개발에 참여했던 엔지니어들은 스카이라인을 좀 더 스포티하게 다듬었으며, 이들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하곤 했다. 닛산을 상징하는 스포츠카인 GT-R 역시 프린스 시절의 스카이라인 GT에 뿌리를 두고 있다. 스카이라인과 함께 닛산의 간판 역할을 했던 블루버드와 실비아도 이 시기에 나왔으며 Z카로 불리는 페어레이디Z는 1969년에 등장했다. ​​70년대 말 등장했던 5세대 스카이라인R32 스카이라인 GT-R은 설명이 필요 없는 존재다1985년 그룹C 경주차인 R85VTWR과 공동개발했던 GT1 클래스 머신 R390​파란색이 인상적인 글로리아와 스카이라인 경주차​1964년 프린스에서 개발되었던 경주차 R380​스포츠카뿐 아니라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도 닛산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토요타가 크라운으로 일본 내 세단 시장을 평정하려 하자 닛산은 글로리아와 세드릭 등으로 맞섰다. 이때 닛산은 기술력과 함께 디자인을 내세웠는데 1965년에 발표된 세드릭은 카로체리나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스타일의 큰 차체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일본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오일쇼크가 불자 스포츠카 시장에 된서리가 내렸다. 켄메리로 알려진 2세대 스카이라인 GT-R은 고작 197대만 생산된 후 단종되었고 로터리 엔진 탑재를 계획했던 2세대 실비아(S10)는 프로젝트 자체가 없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오일쇼크 이후 거품 경제가 극에 달했던 1980년대 닛산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자동차 회사였다. 꾸준한 기술 개발과 엔지니어들의 자부심, 차를 좀 아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깊은 신뢰감은 닛산을 이끄는 근원이었다. 아울러 하이카스(HiCAS)와 아테사(ATTESA), 터보를 조합한 첨단 고성능 스포츠카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펄사와 써니, 블루버드, 실비아, 스카이라인 같은 차들은 닛산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1989년에는 20세기가 낳은 명기라 불리는 RB 엔진을 탑재한 스카이라인 GT-R(R32)이 부활했다. 스카이라인 GT-R은 각종 모터스포츠를 휩쓸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카가 되었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활약했다. 1990년대는 닛산이 모터스포츠와 스포츠카 분야에서 전성기를 보낸 시기이다. 랠리를 비롯해 투어링카, 일본 내 포뮬러와 르망, 내구레이스에 이르기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시절이다. 당시 일본에서는 토요타 수프라, 혼다 NSX, 닛산 스카이라인 GT-R의 대결이 늘 초유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았던 화려한 시기는 일본의 거품 경제가 끝나면서 함께 사라졌다. 방만한 경영, 전문 경영인의 부재, 모터스포츠의 과도한 투자,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르노의 품에 안기게 된 것. 닛산 헤리티지 컬렉션에 보관 중인 차들은 저마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안고 있다. 닛산이 자체적으로 보관해오던 차부터 일본 내 기증, 담당부서 직원들이 전세계를 돌며 구입한 차들로 역사의 퍼즐을 맞췄다. 부품 수급과 리스토어, 유지 보수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이들의 열정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이야 닛산이 비교적 돈이 되는 안정적인 차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을 지탱하고 있는 주춧돌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열정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아닐까? 글, 사진 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페어레이디의 역사도 닷선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튜너뉴스 2017-09-14
 튜너뉴스  PINK' Lamborghini ( Aventador SV by Liberty Walk )남자는 핫핑크라 했던가? 일본의 튜너 리버티워크가 핑크 컬러와 보디 키트를 더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를 선보였다. 기존 아벤타도르 SV는 카본 재질을 대량으로 사용하며 기본형 아벤타도르보다 50kg 가벼워진 것이 특징이다. 리버티워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아벤타도르 SV의 과감한 디자인 위에 FRP 보디키트를 더했다. 전면 범퍼와 스커트, 리어 디퓨저, 리어 사이드 스포일러, 리어 윙, 와이드 팬더, 사이드 스커트로 이루어져 있다. 보디 키트의 값은 78만8,400엔이다. 카본 소재로 주문할 수도 있으며 광택 처리된 카본은 108만5,400엔, 무광택 카본 소재는 115만200엔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보디 색상은 핑크 랩핑지를 씌워 만들었다. 가격 78만8,400엔~115만200엔  www.libertywalk.co.jp    LINCOLN MKZ Lowrider ( MKZ by Vossen )‘로우라이더’는 차체를 낮추는 미국 튜닝문화다. 194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히스패닉과 흑인을 비롯한 비주류 유색인종으로부터 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과도한 차체 낮추기를 제한하는 법규를 피해가기 위해 유압식 서스펜션을 달기 시작했고 이를 응용한 점프 묘기나 세 바퀴 주행 등 다양한 놀이문화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유행은 일본으로 건너가 대형세단 차체를 낮추는 ‘VIP 튜닝’으로 자리잡았고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며 하나의 튜닝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미국의 휠 제조사 보센(VOSSEN)은 링컨의 중형 세단 MKZ를 로우라이더로 만들었다. 휠을 강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휠은 CG-203 20인치를 장착했고 멜롯이란 이름의 붉은 고광택 컬러를 입혔다. 매튜 맥커너히(영화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주인공)도 이 차를 좋아할지 모르겠다. 가격미정                                                                www.vossenwheels.com​​ 460PS BMW 750d ( BMW 750d by G-Power )BMW 750d는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에 세 개의 터보차저를 얹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74.5kg·m의 강력한 성능을 쏟아낸다. 지파워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디트로닉5 퍼포먼스 모듈이라는 보조 ECU를 달아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84.3kg·m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0→시속 100km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3초로 기존보다 0.3초 단축했다. 지파워에 따르면 엔진 내구성을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해 엔진 유온이 최적일 때만 작동하고 냉각수 온도가 높아지면 작동을 멈추도록 설계했다고. 아울러 최고성능이 필요할 때만 작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보조 ECU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외관은 일반 750d와 차별하기 위해 21인치 초경량 알루미늄휠을 장착했다. 휠은 건메탈, 건메탈 그레이, 스타더스트 실버 등 세 가지의 컬러를 선택할 수 있고 다이아몬트 커팅 기법으로 마무리했다. 가격 보조 ECU 2,998유로, 휠 9,103유로www.g-power.com​​​BMW M3(E90/E92/E93) Five-stage Performance ( BMW M3 by G-Power )G파워는 4세대 BMW M3 튜닝에 도가 튼 것 같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튜닝 프로그램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이번 튜닝 프로그램은 같은 엔진을 쓰는 세 가지 보디(세단/쿠페/컨버터블)의 M3가 대상이다. 제품은 총 다섯 개 스테이지로 마련되어 있으며 각 단계별 성능향상 수치와 값은 다음과 같다. 1단계는 최고출력 520마력, 최고토크 49.0kg·m으로 엔진 성능을 끌어올리고 값은 7,046달러다. 2단계 튜닝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고토크 56.0kg·m이며 값은 9,395달러다. 3단계 튜닝은 최고출력 630마력, 최고토크 57.8kg·m에 값은 1만569달러다. 4단계 튜닝은 최고출력 680마력, 최고토크 60.8kg·m가 가능하며 값은 2만9,361달러. 마지막으로 가장 강력한 5단계 튜닝은 엔진 배기량을 4.5L로 키워 최고출력 720마력, 최고토크 63.7kg·m를 낼 수 있다. 대신 값은 4만6,920달러로 올라간다. www.g-power.com​​​Beyond the Hot Hatches ( VW Scirocco By B&B Automobiltechnik )독일의 튜너 B&B 오토모빌테크닉이 폭스바겐 시로코 2.0TSI 성능개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예전부터 B&B 오토모빌테크닉은 폭넓은 제품군을 자랑할 뿐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과감한 성능을 뽑아냈다. 이번에 선보인 시로코 2.0TSI 성능개선 프로그램은 기존 최고출력 200마력에서 최고출력 309마력까지 끌어올린다. 이는 시로코R보다 30마력 높으며 아우디 TTS(최고출력 310마력)와 근사한 수치다. 작업에는 여섯 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격미정www.bb-automobiltechnik.de​ Velar modified by Urban ( Range Rover Velar by Urban Automotive's )아직 국내에는 벨라가 출시 전이지만 이 차가 먼저 시판된 영국에서는 벨라의 튜닝 프로그램이 벌써 등장했다. 어반 오토모티브(Urban Automotive's)는 랜드로버를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튜너다. 이들은 미래적인 벨라의 외관을 보다 스포티하게 꾸몄다. 기존 19~21인치 순정 휠 대신 23인치 휠을 넣고 브레이크 캘리퍼를 빨갛게 물들였다. 에어인테이크 홀을 크게 강조한 앞범퍼와 전면 스커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달았고 후면부는 네 개로 쪼개진 테일 파이프와 디퓨저를 달아 잘 달릴 것 같은 외관으로 꾸몄다. 차체 앞뒤에는 기존 ‘Range Rover' 레터링 대신 튜너의 이름인 ’URBAN'을 새겨 넣었다. 가격미정www.urban-automotive.co.uk 글 이인주 기자​ 
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33이라는 숫자에 .. 2017-09-13
※​본 기사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CARLIFE 33 ​우리는 단 하나의 고민으로 머리를 맞댔다. “거창하지 않은 창간기념 특집을 만들어보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0년 묵은 올드카와 시내버스를 포함한 5대의 차를 시승하면서 도합 5,000km이상을 주행했다. 결국 이렇게 스무 페이지 분량의 대형 특집 기사를 만들어버렸다. 기자 다섯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33주년을 기념하다보니 스케일이 절로 커져버렸다. 누구는 33번 버스에 올랐고, 누군가는 33번 국도를 달렸으며, 어떤 이는 3,333km 시승에 도전했다. 숫자 ‘33’을 이름에 새긴 역사 속 자동차를 되짚어본 이도, <자동차생활>이 창간한 1984년에 등장한 올드카를 시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단 하나의 다짐으로 책을 만든다.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전문매체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자.”가끔은 실패한다. 때로는 좌절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또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33년이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33이라는 숫자에 얽힌 자동차 이야기들 ​​창간 33주년에 맞추어 33이라는 숫자에 얽힌 자동차 이야기를 소개한다. 33은 차명으로 그리 흔히 쓰일 만한 숫자는 아니다. 그래도 알파로메오가 소형차와 프로토타입 레이싱카에 사용한 전례가 있다. 만든 순서대로 숫자를 붙이는 로터스의 경우 F1레이싱카 33이 존재한다. 현역 레이서 중에서는 F1 루키 대표주자 막스 페르스타펜이 33을 자신의 상징 숫자로 사용하고 있다.​​​티포 33 스트라달레티포 33 / 3​​알파로메오 티포33알파로메오에는 두 가지 33 시리즈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티포 33과 여기에서 파생된 도로용 모델 티포33 스트라달레다. 이름만 비슷할 뿐 소형차 33과는 완전히 다른 순수 레이싱카로 1967~77년 사이에 워크스팀을 통해 프토토타입 레이스에 투입되었다. 이 차는 알파로메오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모델일 뿐 아니라 도로형인 스트라달레의 경우 아름다움에서 단연 첫손에 꼽힌다. 최초의 티포 33(티포는 Type의 이태리어)은 1965년 제작된 오픈 스파이더 형태의 그룹6 경주차였다. 카를로 키티, 로도비코 치졸라 등 알파와 페라리 출신 엔지니어들에 의해 1963년 문을 연 알파로메오의 레이싱 담당 부서 아우토델타에서 개발한 이 차는 이후 33/2, 33/3, 33/4 등 개량형이 더해지면서 점점 본격 레이싱카 형태로 변모해 갔다. 1973년에 사용된 33 TT12의 경우 쓰레받기를 연상시키는 납작한 노즈에 운전석 뒤에는 거대한 수직형 흡기구를 달고 있었다. 사실 이들 레이싱 버전보다는 도로형인 33 스트라달레가 더 유명하다. 1978~69년 사이에 18대만이 제작된 도로형 미드십 스포츠카로 티포 33의 첫 번째 버전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디자인은 당시 베르토네 치프 디자이너였던 프랑코 스칼리오네, 보디 제작은 카로체리아 마라치가 맡았다. 수퍼카 등에서 볼 수 있는 디헤드럴 도어(비스듬히 위로 열리는)를 사용한 최초의 양산차로 기록되는 이 차는 미드십에 V8 2.0L 230마력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260km를 자랑했다. 1968년 당시 판매가격이 975만리라(람보르기니 미우라가 770만리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였을 뿐 아니라 오늘날 옥션에서 1,000만달러 이상에 거래되는 귀하신 몸이다. ​​​​알파로메오 33 엔진 배기량을 제외한다면 33은 자동차명으로 흔히 쓰이는 숫자가 아니다. 양산차 중에서 33이라는 모델명을 사용한 메이커는 알파로메오가 거의 유일하다. 줄여서 알파33으로 불리는 이 차는 알파수드의 후속으로 1983년 등장했던 소형차. 현재 C세그먼트 해치백 줄리에타의 조상이다. 이전까지 알파수드, 알페타, 스파이더 같은 이름을 사용했던 알파로메오는 33을 시작으로 75, 90, 164 등 숫자를 모델명으로 쓰기 시작했다. 당시 알파의 엔트리 모델이던 33은 해치백 외에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한 왜건형 자르디네타(후에 스포츠왜건)가 있었고, 수평대향 4기통 1.2~1.7L 가솔린 엔진과 1.8L 디젤 엔진을 얹었다. 이전 세대와 구별되는 직선 기조의 디자인은 공기저항계수(Cd)가 당시로서는 매우 뛰어난 0.36이었다. 그밖에 조절식 스티어링 휠, 플라스틱제 보닛 등 앞선 기술을 받아들였으며, 기본 FF에 4WD도 고를 수 있었다. 당시 알파로메오가 신뢰성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던 와중에도 33은 1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   ​페라리 333SP페라리에도 33이 존재한다. 숫자가 정확이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90년대 스포츠 레이싱카였던 333SP가 있었다. 페라리는 F1 활동 외에 르망 등 스포츠 레이싱 분야에도 많은 족적을 남겼다. 1994년 미국 IMSA에서 데뷔한 이 차는 70년대 312PB 이후 무려 21년 만에 페라리가 선보인 프로토타입 경주차였다. 스티어링 휠 메이커 모모(Momo)의 사장이자 레이서인 잔피에로 모레티의 제안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자회사인 페라리 엔지니어링의 주도하에 레이싱 컨스트럭터 달라라, 레이싱카 디자이너 토니 사우스게이트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엔진은 수퍼카 F50용을 바탕으로 개발된 V12 4.0L 5밸브형. 실린더 하나당 용량(333cc)에서 333SP라는 이름이 나왔다. 사실 이 차가 출전할 WSC 클래스는 양산차용 4.0L 이하 엔진을 얹어야 했다. 그런데 당시 F50은 아직 개발 중이었고 배기량도 4.7L였다. 하지만 IMSA에서는 페라리의 존재가 관중을 끌어모으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해 예외적으로 참전을 허용했다. 프라이비트팀에 공급된 333SP는 1994년 IMSA 3전 로드아틀란타에서 데뷔, 이해 5승으로 시리즈 2위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세브링 12시간 우승 뿐 아니라 르망에도 출전해 주목을 끌었다. 비록 르망 우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세브링 2승에 데이토나 24시간 우승(98년)마저 거머쥐는 등 2001년까지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로터스 331965년 F1에서는 로터스 소속 짐 클라크가 맹활약했다. 그 덕분에 드라이버즈와 매뉴팩처러즈의 더블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당시 그들이 사용한 머신이 로터스 33. 초창기 로터스는 만든 순서대로 차명을 지었는데, 로터스 세븐(Mk Ⅶ)은 일곱 번째, 일레븐은 열한 번째 작품이라는 뜻이었다. 이 숫자명은 양산차와 레이싱카를 가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별도의 이름이 있는 경우에도 별칭처럼 붙여진다. 유로파는 46, 엘란은 50이었고, 엘리스는 111, 그리고 최신형 에보라는 122다. 60년대 중반 태어난 F1 머신 33은 전작 25의 설계를 바탕으로 모노코크 섀시를 개량해 강성을 높였다. 당시 유행하던 권련형 보디에 윙은 달지 않았다. 엔진은 코벤틀리 클라이맥스 혹은 BRM의 V8. 1964년 데뷔한 이 차는 이듬해 짐 클라크가 10전 중 5승을 차지하는 대활약으로 드라이버즈 및 매뉴팩처러즈(로터스) 챔피언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후속작인 43과 49의 초반 트러블 때문에 1967년에도 많은 레이스에 투입되었지만 성적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 ​닛산 스카이라인 GT-R R33정식 차명이 아니니 무효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래도 카 마니아들 사이에서 R33은 꽤나 널리 통용되는 이름이다. 닛산을 대표하는 고성능차 GT-R은 원래 프린스 자동차의 스카이라인에서 시작되었다. 프린스를 인수한 닛산은 1969년 세단 보디에 고성능 엔진을 얹은 초대 스카이라인 GT-R(PGC10)을 발매했다. 1973년 2세대 KPGC110은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단명하기는 했지만 1989년 부활한 3세대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스카이라인 GT-R은 일본산 고성능차의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이 차는 코드명 BNR32, 줄여서 R32라고 불렀다. 강력한 직렬 6기통 트윈터보 2.6L RB26DETT 엔진에 전자제어식 네바퀴굴림과 4WS인 수퍼하이카스를 갖추었고 수많은 레이스에 참가해 우승을 휩쓸었다. 1995년 등장한 R33은 R32의 후속작으로 정식 코드명은 BCNR33이다. 베이스 모델이 9세대 스카이라인으로 바뀌면서 덩치가 커지고 휠베이스도 늘었다. RB26DETT 엔진은 당시 일본 양산차 규제치인 280마력에 묶여 있었지만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이 7분 59초로 21초나 단축했다. 그래서 들고 나온 광고 카피가 ‘마이너스 21초의 로망’이었다. 뚱뚱하고 무거워졌다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혹평을 받았지만 분명 여러 면에서 진보된 차였으며, 1998년까지 1만6,520대가 제작되었다. ​ ​​33번의 신성, 막스 페르스타펜한때 F1에서 엔트리 넘버는 성적 기준이었다. 한해 전 챔피언에게 1번을 주고 팀 성적에 따라 순서대로 숫자를 매겼기 때문에 숫자가 클수록 하위권이었다. 그러다 2014년부터는 개인적으로 원하는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 챔피언에게 우선권이 부여되는 1번을 제외하고 2부터 99까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 F1 넘버 33의 주인공은 2015년 토로로소에서 데뷔한 막스 페르스타펜이다. 그의 아버지 요스 페르스타펜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F1에서 활동했던 네덜란드 드라이버. 부친으로부터 조기교육을 확실히 받은 막스는 시작부터 청출어람의 싹을 보였다. 17세 166일로 최연소 데뷔 기록을 세우더니 2016년 제5전 스페인 GP에서는 레드불로 출전해 덜컥 우승을 차지했다. 18세 228일은 F1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 원래는 다닐 크비야트의 문책성 인사로 자리를 맞바꾼 것이지만 예상밖의 활약에 힘입어 일약 레드불의 주전 드라이버가 된다. 지난해 스페인 우승을 비롯해 일곱 번이나 포디엄에 서며 드라이버즈 5위에 오른 막스 페르스타펜은 수많은 신세대 드라이버들 가운데서도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춘 차세대 스타다. ​​​33인의 위대한 드라이버 매년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북미 최고의 레이스 인디500. 1911년 시작되어 무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이벤트다. 지난 5월 28일 열린 올해 결승 레이스에 참가한 경주차의 대수는 33대. 폭이 넓은 트랙에서 러닝 스타트하는 인디500은 특이하게 3열로 늘어서며 1930년대 이후 결승 참가 대수를 33대(3열 11줄)로 유지해왔다. 지난 2011년 인디500은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동안 결승에 출전했던 732명의 드라이버 중 최고의 33인(The Greatest 33)을 선정했다. 1열은 인디500 우승컵을 네 번씩 차지했던 A. J. 포이트, 릭 미어스, 알 언서의 차지. F1과 인디에서 모두 활약한 영국인 짐 클라크는 6열, 그레이엄 힐은 10열에 이름을 올렸다. 현역 드라이버 중에는 엘리오 카스트로네베스, 다리오 프랑키티, 스콧 딕슨, 후안 파블로 몬토야 네 명만이 포함되었다. ​글 이수진 편집장​  
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33번 버스와 함께.. 2017-09-12
※​본 기사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CARLIFE 33 ​우리는 단 하나의 고민으로 머리를 맞댔다. “거창하지 않은 창간기념 특집을 만들어보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0년 묵은 올드카와 시내버스를 포함한 5대의 차를 시승하면서 도합 5,000km이상을 주행했다. 결국 이렇게 스무 페이지 분량의 대형 특집 기사를 만들어버렸다. 기자 다섯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33주년을 기념하다보니 스케일이 절로 커져버렸다. 누구는 33번 버스에 올랐고, 누군가는 33번 국도를 달렸으며, 어떤 이는 3,333km 시승에 도전했다. 숫자 ‘33’을 이름에 새긴 역사 속 자동차를 되짚어본 이도, <자동차생활>이 창간한 1984년에 등장한 올드카를 시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단 하나의 다짐으로 책을 만든다.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전문매체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자.”가끔은 실패한다. 때로는 좌절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또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33년이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ZYLE DEAWPP BUS NEW BS10633번 버스와 함께 한 삼삼한 오후창간 33주년과 33번 버스의 유일한 공통점은 숫자 33. 덕분에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버스를 타게 됐다. 부랴부랴 노선도를 살펴보니 웬걸, 내가 잘 아는 동네도 지나간다. 안심이 된다. 버스에 오르니 차체 진동이 나를 묘하게 긴장시킨다. 버스가 친히 말을 건네는 듯하다. “어서 와. 위례신도시는 처음 가지?”​ ​ 학동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 옛 동네를 오랜만에 찾아가는 반가움과 처음 가는 도시에 대한 설렘이 같이 있었다. 역을 나오자마자 그 좋은 기분은 더위에 밀려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객지로 떠나는 묘한 기분을 달래보려고 근처 잡지사에 근무하는 동생에게 문자했지만, 그녀는 인터뷰가 있어 막 지하철에 올랐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연락이 끊기면 찾아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다. 정류장은 7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익숙과 낯섦 사이서울 강남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집이 부유한 편은 아니었지만 학군이 좋은 동네라 부모님이 어찌어찌 버티시다가, 대학교까지 졸업하고 나서야 공기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갔다. 나이가 조금 드니 오래 살던 동네가 그리울 때가 있다. 가끔 강남에 가면 아무도 만나지 않고 기억을 더듬어 이곳저곳 걷게 되는 이유다. 33번 버스의 기점이 있는 위례신도시는 행정구역이 통합되지 않고 서울시 송파구, 성남시 수정구, 하남시 학암동 등 3지역으로 이루어졌다. 이름은 백제의 수도였던 위례성에서 가져왔다. 학동역을 기점으로 되돌아가 강남-양재를 지나 내곡-세곡을 거쳐, 위례신도시로 향하는 33번 버스는 내게 익숙함과 낯섦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다.​​​버스에 오르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지하철에서 품었던 좋은 기분을 되살려준다.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는 스파이처럼 조용하고 빠르게 후륜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엔진 근처에 앉았지만 엔진음이 꽤 조용해 적막이 버스 안을 채운다. 내부가 깔끔하고 버스 특유의 향이 거의 나지 않았다. 평소 냄새에 민감해 담배에 불이 붙기도 전에 담뱃불 냄새를 알아차리는 나로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좌석 가죽은 아직 늘어지지 않아 앉아 있는 엉덩이를 알맞게 감싼다. 그도 그럴 것이 33번 버스는 개통된 지 6개월이 조금 넘은 신입이다. 2017년 올해 2월 6일 새벽 5시 첫차를 시작으로 위례신도시와 강남을 이어주는 유일한 노선이다. 수요를 감안해 승차 정원 49석(입석 면적 포함) 정원의 대형버스로 운행되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아직은 한산하다고.​​​​버스는 논현과 신사를 지나 강남역에 이르렀다. 강남역. 데이트하기에 좋은 곳이다. 연인이나 연인으로 지내고 싶은 사람이 고기를 좋아한다면 지오다노 뒤편에 고깃집 골목에 가는 걸 추천한다. 걷기만 해도 고기 냄새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 ‘이게 사랑일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배를 채웠다면 ABC마트가 있는 반대편 블록으로 산책을 핑계 삼아 슬슬 걸어가자. 분위기 좋은 바가 꽤 있다. 조명이 그윽한 곳에서 마시는 와인 한 잔은 사랑행 급행열차가 되어 종착역에 데려다줄 거다.​   혼잡한 강남역 일대와 양재를 빠져나가자 도로에 숨통이 조금 트인다. 창밖 전경은 꾸준하게 바뀐다. 아찔한 건물이 사라지고 눈에 푸르름이 들어온다. 서울의 남쪽 끝을 알리는 신호다. 눈에 들어온 내곡 지구.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주로 공공주택지구가 들어섰기 때문에 시야가 탁 트여 있다. 강남과 성남 사이에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까닭에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내곡을 지나면 이어서 세곡 지구가 나온다. 이곳 역시 개발제한구역이라서 공공주택이 많이 보이지만 내곡에 비해서는 개발이 조금 더 이루어진 편. ​ ​​세곡까지 지나면 위례신도시가 나온다. 점차 다가오는 위례신도시는 마치 독립된 세계처럼 보였다. 갑자기 나타난 도회적인 풍경을 눈에 온전히 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자로 잰 듯 군더더기 없는 길,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진 나무, 높고 거대한 아파트 단지와 한적한 도로. 깔끔하고 이국적이지만 조금 삭막해 보이는 풍경은 이곳이 신도시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위례신도시는 강남에 몰린 주거 수요를 완화하기 위해 조성됐다. 2005년 8.31 부동산종합대책에 의해 그린벨트가 해제됐고 송파 신도시로 불리다가 2008년 위례신도시 계획안에 의해 정식으로 위례신도시로 불리게 됐다. 면적은 강남구 삼성동의 두 배가 조금 넘는다.수시로 바뀌는 창밖 풍경을 가만히 지켜봤다. 문득 해운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5월 초에 다녀온 해운대는 바다와 어우러진 아파트 단지가 꽤 이국적이어서 마음에 새로운 길을 냈는데, 위례신도시가 같은 길을 냈다.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섰지만 답답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평지가 많고 건물들이 도로에서 적당하게 떨어진 덕분에 보도를 걸으면서 시선을 멀리 둘 수 있기 때문. 같은 방향으로 계속 걷다 보면 바다라도 나올 것만 같다. ​​​​기점인 위례동주민센터에는 컨테이너로 만든 기사 휴식공간이 있다. 여정을 함께 한 최찬성 기사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 봤다. 기사들의 휴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회사에서 마련해준 공간이라고. 잠을 쫓을 수 있는 믹스 커피와 벽걸이 에어컨이 있어 생각보다 쾌적했다. 커피를 한 잔 하려고 김연아가 광고한 부드럽게 생긴 화이트 믹스커피를 집었더니 최 기사는 역시 김연아라서 부드럽다며 내 선택을 지지해줬다. 새로운 재미‘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왔던 버스덕후가 생각났다. 버스를 너무 좋아해 7년 동안 매일 버스를 10시간 동안 타온 그. 나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편하고 저렴하게 서울 시내와 근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게 즐겁고 새삼 놀라웠다. 위례신도시에 있을 때 내리던 비는 내곡 지구에 이르러서 그쳤고 하늘은 파란 미소를 지었다. 퇴근 시간에 움직인 탓에 버스가 학동역으로 돌아오기까지 1시간 반이 걸렸다. 정류장에 내리자 다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출발할 때와는 다른 묘함이다. 낯섦은 사라졌고 왠지 모를 여운이 버스에 남아 있는 듯했다. 그걸 알 리 없는 버스는 묵묵하게 학동역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했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뒷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가 나갔다. 자, 내일은 어디로 가볼까?​글 김태현 사진 최진호 ​​
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G80 스포츠 3,.. 2017-09-12
※​본 기사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CARLIFE 33 ​우리는 단 하나의 고민으로 머리를 맞댔다. “거창하지 않은 창간기념 특집을 만들어보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0년 묵은 올드카와 시내버스를 포함한 5대의 차를 시승하면서 도합 5,000km이상을 주행했다. 결국 이렇게 스무 페이지 분량의 대형 특집 기사를 만들어버렸다. 기자 다섯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33주년을 기념하다보니 스케일이 절로 커져버렸다. 누구는 33번 버스에 올랐고, 누군가는 33번 국도를 달렸으며, 어떤 이는 3,333km 시승에 도전했다. 숫자 ‘33’을 이름에 새긴 역사 속 자동차를 되짚어본 이도, <자동차생활>이 창간한 1984년에 등장한 올드카를 시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단 하나의 다짐으로 책을 만든다.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전문매체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자.”가끔은 실패한다. 때로는 좌절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또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33년이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GENESIS G80 SPORTG80 스포츠 3,333km 국토 대장정 ​​얼마나 단순한가. 33주년 특집이라며 배기량 3.3L짜리 G80 스포츠로 3,333km를 달렸다. 333km는 시시했고, 3만3,333km는 너무 과했으니까. 3,333km를 달리는 건 결코 만만치 않았다. 4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먹고 잘 때만 빼고 계속 달려야 했다. 그렇게 한반도를 두 바퀴 돌며 3,333.3km가 계기판에 찍히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차를 팔아본 사람은 알 거다. 다른 사람 손에 이끌려 사라지는 정든 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게 얼마나 쓸쓸한지. G80 스포츠를 반납할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 3,333km 긴 여정을 함께하며 마치 내 차처럼 끈끈하게 정이 들었으니까. 조금이라도 밉고 까칠했으면 이런 감정이 싹틀 리 없었을 터. G80 스포츠는 국토 대장정 완주의 1등 공신이다. 이 차가 아니었다면, 이 기획은 333km 시승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달갑지 않은 시작         사실 33주년 기획 주인공으로 G80 스포츠가 낙점된 건 어부지리 행운의 결과다. 당초 점찍었던 스팅어 시승차가 일정이 맞지 않았고, 그랜저는 시승차 자체가 없었기 때문. 33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3.3L 배기량을 고르다보니 딱히 스케줄이 없었던 이 차가 캐스팅됐을 뿐이다. 검은색 G80 스포츠를 마주하자 지난해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당시 탔던 G80 스포츠는 코너에서 둔한 모습이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다소 부족했다. 겉모습은 여전히 강렬하고 실내는 화려했지만 내공이 부족하면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도 속빈 강정으로 보이기 마련. 별 기대 없이 3,333km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첫 행선지는 경기도 안성. 서울을 탈출하며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국토일주에 대한 설레는 마음과 미끄러지듯 매끄러운 승차감이 기분을 한껏 들뜨게 했다. 2톤에 달하는 차체와 낭창낭창한 서스펜션, 3m가 넘는 길쭉한 휠베이스가 어우러진 대형 세단 특유의 하모니는 머릿속 한켠에 자리한 3,333km 주행에 대한 조급함마저 잊게 한다. 다른 차가 없어 떠밀려 받긴 했지만, 국토 대장정을 함께 할 파트너를 제법 잘 고른 것 같다.​그랜드 투어러의 가치 안성에 도착해 기자가 즐겨 찾는 고갯길을 찾았다. 과연 G80 스포츠는 과거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까?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가속 페달에 힘을 줬다. 역시 부족함 없이 호쾌하다. 트윈터보 엔진이 1,300rpm부터 52.0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 2톤의 거구를 가뿐하게 이끈다. 거대한 차체 덕에 급가속시 불안감도 크지 않은 수준. 명민한 8단 변속기의 직결감도 나무랄 데 없다. 특히 높은 rpm에서 기어를 바꿔 물 때 약간의 변속 충격을 일부러 남겨 질주본능을 자극한다.​​경기도 안성 고갯길. G80 스포츠는 비록 무겁지만 균형은 탄탄하게 잡혔다​하지만 여기까지는 이전에도 느꼈던 장점. 문제는 코너다. 본격적으로 고갯길의 첫 번째 코너에 진입했다. 진입 전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자, 후륜구동 세단답게 무게가 정직하게 앞으로 이동한다. 이대로 코너 중간까지 브레이크를 유지한 채 진입하면 네 바퀴에 균일하게 무게가 실린다. 균형은 제법 탄탄한 수준. 다만 발목을 잡는 건 역시 무게다. 앞 245mm, 뒤 275mm 폭을 가진 콘티넨탈 타이어도 2톤의 관성을 버텨내는 건 힘든가보다. 코너 진입 한계속도는 결코 높지 않다. 단, 이건 이 차의 성격으로 이해해야 할 문제다. G80 스포츠는 장거리를 여유롭게 달리는 그랜드 투어러(GT) 성격이 짙기 때문. 뒤에 ‘스포츠’가 붙었다고 해서 스포츠카 같은 날렵한 코너링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만약 이 차가 날쌨다면, 이토록 편안하긴 힘들었을 거다.두 번째 행선지는 충남 서천. 고속도로 대신 구불구불한 국도를 통과했다. 한적한 시골길을 적당히 시원하게 달릴 때 비로소 이 차의 진가가 드러난다. 엔진은 낮은 rpm에서부터 풍부한 토크를 뿜어 조용한 가운데 여유를 품고, 살짝 눌리면서 팽팽해지는 댐퍼는 코너의 쏠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힘센 대형 세단만이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주행감이다.​​​충남 서천 바닷가. 4륜구동 시스템 H트랙 덕분에 잠깐의 모래사장 주행도 가능했다​안성과 서천에서 너무 늑장을 부렸던 탓일까. 벌써 해가 지기 시작했다. 전남 해남에서 일몰을 볼 계획이었는데, 광주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해는 졌다. 이러다간 광주도 못 갈 지경. 급한 마음에 속도를 높여 3.3L 터보 엔진을 쥐어짰다. 속도계는 금세 시속 200km을 넘어 242km까지 꾸준히 올라가더니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힘이 남아 있는데도 달리지 못하는 걸 보니 속도제한에 걸린 모양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힘보다 최고속도에서의 안정감이다. 주행모드가 컴포트인데도 불안하지 않다. 앞쪽은 요철을 넘을 때 대형 세단답게 어느 정도 꿀렁이는데, 뒤쪽은 매우 탄탄하게 버틴다. 보통 차가 위아래로 세 번 정도 왕복할 만한 요철에서 G80 스포츠의 뒤쪽 댐퍼는 단 한 번 눌렸다 펴진 후 자세를 추슬렀다. 덕분에 시속 240km가 넘는 빠른 속도에서 체감속도는 시속 150km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앞쪽 댐퍼마저 탄탄하게 굳으면서 안정감은 배가된다. 다만 개인적으론 242km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컴포트 모드가 더 세련된 느낌이다. 그게 더 GT답기도 하고.​ 광주 도심의 한 거리. 검은색 대형 세단과 한적한 도시가 제법 잘 어울렸다​​부러움을 사는 편안함 첫날은 망했다. 3,333km의 3분의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468km밖에 달리지 못했다. 소모한 기름은 60L, 연비는 리터당 7.8km 수준이다. 서울을 제외하고 막히는 구간은 없었지만 고속 안정감이 좋다 보니 계속 달리게 돼 연비가 다소 낮게 나왔다. 그래서 둘째 날은 첫날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새벽부터 해남 땅끝으로 향했다.겨우 네 시간 남짓 잔 후 해 뜨는 걸 보며 차를 타고 있자니 온몸이 뻐근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G80 스포츠의 폭신한 시트와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외부 소음도 꼼꼼히 틀어막아 고요함만 감돌 뿐. 스팅어와 그랜저 대타로 이 차를 받게 된 건 어쩌면 신의 한 수였을지도 모르겠다.새벽안개가 채 가시기 전, 해남 땅끝에서 ‘인증샷’만 급하게 찍고 통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통영에서 33번 국도 시승팀과 조우하기로 했기 때문. 33번 국도 팀은 서울에서 푸조 3008 GT를 타고 내려왔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달려 해남 땅끝에 도착했다​​통영에서 만난 우리는 각기 가져온 차를 질리도록 탄 만큼 촬영 동안에는 서로 차를 바꿔 타기로 했다. G80에서 3008 GT로 옮겨 앉으니 갑자기 경차 탄 듯 좁다. 서스펜션은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가속 페달은 아무리 짓이겨도 G80 스포츠 페달 절반 밟은 것보다 느리다. 예전에 탔던 3008 GT라인은 꽤 괜찮았는데……. 사실 이건 3008 GT가 잘못된 게 아니다. 그저 G80 스포츠의 편안함에 젖어버린 상대적인 느낌일 뿐이다.촬영을 마치고 헤어지는 길. 33번 국도 시승 팀이 G80 스포츠와 차를 바꾸고 싶다며 징징댄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 괜히 마음 약해질까봐 얼른 운전석에 앉아 호미곶으로 향했다.  ​​​​​​GT가 갖춰야 할 것들누적 주행거리 약 1,000km를 넘어서고 기자는 졸음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틀간의 피로가 눈꺼풀을 짓누른다. 쏟아지는 졸음에 보험으로 주행조향 보조장치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켰다. 차선이탈을 잡아주고 앞차와의 간격도 유지하니 혹시 졸더라도 잠깐 동안의 안전은 보장되는 셈. 하지만 이것도 쏟아지는 졸음 앞에선 쓸모없다. 믿는 마음에 긴장이 풀려 더 졸리기만 하다. 운전대를 똑바로 잡으라는 G80의 경고를 두어 번 들은 후 결국 졸음쉼터로 방향을 틀었다.한낮의 졸음쉼터엔 그늘 하나 없었다. 시간은 오후 세시, 여전히 더울 때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컨을 끄고 잘 수도 없는 노릇. 어쩔 수 없이 시동을 켠 채 잠을 청했다. 다행히 6기통 엔진은 머리받침에 진동 하나 전하지 않았다. 웬만한 가솔린 차도 에어컨을 켜면 조금씩 진동이 올라오기 마련인데, G80 스포츠는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 덕분에 30분 가량을 푹 쉴 수 있었다.  ​​​궁상맞긴 해도 G80 스포츠의 실내는 제법 잠을 잘 만하다​낮잠을 자고 나니 한층 가뿐해져 호미곶에 금세 도착했다. 황색 바다 서해, 녹색 바다 남해를 거쳐 청색 바다 동해까지 모두 감상하는 셈. 호미곶 주변은 도로가 한적해 여유롭게 드라이브하기 좋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파노라마 선루프와 모든 창문을 열어 바닷바람을 맞이하니 이제야 여행 온 분위기가 좀 난다. 검은색 G80 스포츠에 앉아 성공한 젊은 사업가라도 된 것 마냥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녔다. 아마도 그냥 G80이었다면 아버지 차 끌고 온 것처럼 어색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경북 포항 호미곶. 서해와 남해를 거쳐 동해까지 모두 돌았다​해는 떨어졌건만 멈출 수는 없었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목표했던 주행거리는 아직도 까마득히 남았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누적 주행거리 1,400km가 될 즈음 강릉에 도착했다. 시간은 대략 오후 열한시 즈음. 어차피 짧게 잘 계획이기 때문에 차박을 하기로 했다. 한적한 외각에 자리 잡고 누우니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별들이 반짝인다. 좀 처량해 보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운치는 있었다. G80 스포츠 오너가 궁상맞게 길거리에서 잠을 청하지는 않겠지만 편안한 시트 덕분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호시탐탐 기자의 피를 노리는 거친 바다 모기만 빼면 말이다.​​​호미곶 부근에서 해는 졌지만, 3,333km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야 했다​​​한반도 한 바퀴오전 7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일어났다. 해는 이미 바다에서 떨어진 지 오래. 새들이 지저귀는 낭만적인 아침이지만 차에서 부스스하게 일어나는 모양새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씻을 곳도 없어서 이 몰골 그대로 고성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검문소. 군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를 돌려야 했다​평일 오전 부스스한 모양새로 한적한 동해안을 달리니 여유로운 한량이 따로 없다. 혼자 경치를 즐기고 있자니 살짝 외롭기도 하고. 하지만 이내 3,333km의 압박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여유 부릴 새 없이 속도를 높였다. 관광할 틈이 없다. 통일전망대 검문소에서 차를 돌려 서울까지 쉴 틈 없이 달렸다. 그저께 시동을 걸었던 출발지에 도착하니 누적 주행거리는 1,725km. 한숨이 푹 나온다. 이제 겨우 반 왔다. 3,333km가 이렇게 머나먼 길이었던가. 지금부터는 작정하고 주행거리 늘리기에 나서야 하는 만큼 고속도로만 달리는 길을 택하고 곧바로 운전대를 잡았다.​3,333.3km그저 달리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졸음은 졸음 쉼터에서 해결했고, 에너지음료 덕도 톡톡히 봤다. 카페인으로 졸음을 쫓으니 정신은 깨어 있는데, 몸에 감각이 무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나마 안심할 수 있었던 건 G80 스포츠의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덕이 컸다. GPS 정보를 반영해 과속 단속 구간에서 알아서 속도를 줄이는 등 제법 자율주행차 흉내를 내니 긴 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았지만 부담은 덜하다. 그동안 많은 첨단 주행 장치들을 접했는데, 이번처럼 유용하게 쓴 적이 있나 싶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켜진 HUD 모습. 푸른색으로 표시되는 게 특징이다​잠깐의 휴식과 주행을 번갈아가며 달리고 또 달렸다. 한반도를 두 바퀴 돌아 강원도 춘천을 다시 지날 때 즈음 드디어 3,333.3km가 채워졌다. 다시는 하지 않을 터무니없는 국토 대장정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누적 주행거리 3,333.3km를 달성했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누적 주행거리 3,333.3km, 주유량 약 400L, 누적 연비 리터당 8.2km, 주행 시간 56시간.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함께 만든 숫자들이다. 짧은 기간 극한의 장거리 주행을 통해 G80 스포츠는 그랜드 투어러로 손색없는 면모를 보여줬다. 시종일관 매끄럽게 미끄러지면서 이따금씩 속 시원하게 질주했다. 3,333.3km의 장거리를 즐겁게 달릴 수 있었던 이유다. 그렇게 기자의 드림카 목록이 한 줄 늘었다. 국산차 최초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윤지수 기자, 최재혁​     
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비즈니스 세단 33.. 2017-09-11
※​본 기사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CARLIFE 33 ​우리는 단 하나의 고민으로 머리를 맞댔다. “거창하지 않은 창간기념 특집을 만들어보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0년 묵은 올드카와 시내버스를 포함한 5대의 차를 시승하면서 도합 5,000km이상을 주행했다. 결국 이렇게 스무 페이지 분량의 대형 특집 기사를 만들어버렸다. 기자 다섯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33주년을 기념하다보니 스케일이 절로 커져버렸다. 누구는 33번 버스에 올랐고, 누군가는 33번 국도를 달렸으며, 어떤 이는 3,333km 시승에 도전했다. 숫자 ‘33’을 이름에 새긴 역사 속 자동차를 되짚어본 이도, <자동차생활>이 창간한 1984년에 등장한 올드카를 시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단 하나의 다짐으로 책을 만든다.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전문매체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자.”가끔은 실패한다. 때로는 좌절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또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33년이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MERCEDES-BENZ E-CLASS비즈니스 세단 33년간의 진화1984년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월간 <자동차생활>의 동갑내기 친구다. 이 차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을 반영하며 비즈니스 세단의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E클래스는 지난 33년간의 진화를 거듭하며 모든 고급차의 기준이 되어왔다. ​ 월간 <자동차생활>이 창간 33주년을 맞이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국내 자동차 보급에 발 맞춰 자동차문화 교양지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한국 자동차문화 저변을 넓히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었다고 자평해본다. <자동차생활>이 창간한 1984년, 자동차 업계의 축하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중형 세단 W124 시리즈가 탄생한 것이다. 이 차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단지 E클래스라는 이름이 처음 붙은 모델이어서가 아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설계개념을 도입하며 동시대 모든 고급차의 기준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첨단 안전설계와 차체구조를 반영한 W124 E클래스이 차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1980년대로 돌아가 보자. 당시는 다양한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요즘과 달리 고급차 시장 경쟁자가 많지 않았다. 렉서스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고 아우디는 고급차로서 존재감이 부족했다. BMW는 3시리즈(E30)를 앞세워 신흥 고급차로 인기를 얻었지만 중형-대형차 시장에서의 입지는 아직 크지 않았다. 다양한 브랜드가 고급차 시장에 진입하고자 준비하던 그때, 벤츠는 W124와 W126(SE, SEL)으로 부유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고급차로서 명성을 지키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벤츠는 언제나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더불어 오버엔지니어링이라 부를 만큼 기계장치의 내구성이 뛰어나 운전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 W124 E클래스에도 이런 특징이 살아 있다. 당시 최첨단 안전장비였던 ABS, 에어백, 프리텐셔너 안전벨트를 장착하고 시속 55km 40% 오프셋 전면 충돌시험을 도입했다. 하체는 몇 년 앞서 소개된 C클래스 전신, W201과 같은 방식의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했다. 캠버 값의 변화가 적은 까닭에 접지력이 우수하고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내구성도 좋았다. 다양한 장점을 지닌 이 서스펜션은 현대적 개념의 하체구조를 제시한 최초의 설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자 쓰임새에 따라 선택 가능한 다섯 개 보디W124 E클래스는 보디를 세분화했다. 쓰임새에 맞는 다양한 차체를 고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세단을 기본으로 왜건, 쿠페, 컨버터블, 6도어 리무진을 마련했고 보디 성격에 맞는 특징적인 설계를 담았다. 왜건의 경우 후륜 서스펜션에 유압식 높이 조절장치(셀프레벨링)를 기본으로 달아 승객과 트렁크 적재물에 의한 뒷부분 처짐 현상에 대비했다. 쿠페는 B필러가 없는 디자인이었는데 이후 등장한 여러 대의 후속모델도 이 같은 특징이 그대로 녹아 있다. 또한 휠베이스를 세단보다 85mm 짧게 설계해 민첩한 운동성능을 강조했다. 리무진은 벤츠를 전문으로 하는 코치빌더 빈츠(Binz)가 제작을 맡았다. 6~7인승 시트를 갖춘 6도어 스트레치드 리무진으로 요새는 좀처럼 보기 드문 구조다. 제3세계 국가에서 인기를 끌었다.  ​​4세대에 걸친 33년간의 진화사실 W124를 만나는 것은 기자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다양한 세대의 E클래스를 시승했지만 W124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다. 4세대의 변화를 오롯이 체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다른 때보다 기대감이 컸다. 이번에 만나본 W124 E클래스는 전기형 300E 세단이다. 그리고 33년간의 진화를 체감하기 위해 최신형 E400(W213)을 함께 모았다. 두 대 모두 6기통 3.0L 엔진을 탑재했고 일반형 E클래스에서 가장 고성능이란 점에서 꼭 맞는 비교대상이라 할 수 있다.     W124 E클래스는 권위적인 외관이 특징이다. 직선으로 뻗은 차체와 곧추서 있는 라디에이터그릴은 당시 사람들이 고급차에 바라던 가치가 어떠했는가를 알 수 있다. 운전석에 오르면 붉은색 나무장식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당시 벤츠에서 사용한 나무장식은 투명한 코팅으로 마감했다. 부주의하게 다루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팅이 깨지는데 시승차는 흠결 하나 없이 관리가 잘 되어 있다. 가죽시트의 내구성도 칭찬할 만하다. 80년대 차들은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해 촉감이 좋은 대신 내구성이 부족해 갈라지거나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동시대의 벤츠는 내구성 좋은 가죽을 사용한 까닭에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다. 시트 패드는 가로 박음질과 세로 박음질 두 가지가 있다. 이 디자인은 E클래스만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으며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W124 시승차에는 블랙 인테리어와 붉은 우드트림을 사용했다 ​ 벤츠의 가죽시트는 내구성이 좋다. 아직도 상태가 짱짱하다4 W124 300E는 스텝게이트 방식의 기계식 4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 도어에 붙은 시트 스위치 역시 벤츠의 시그니처가 되었다벤츠의 가죽시트는 내구성이 좋다. 조작에 있어서 벤츠만의 특징이라면 와이퍼와 방향지시등이 하나로 통합된 멀티펑션 레버와 같은 방향에 달려 있는 크루즈컨트롤 레버를 꼽을 수 있다. 두 개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까닭에 처음 타는 운전자는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에 익숙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장치이기도 하다. W212 후기형부터는 멀티펑션과 크루즈컨트롤러의 위치가 서로 달라졌는데, 운전자편의를 고려한 작은 변화다. 크루즈컨트롤은 단순히 속도를 유지하는 데서 시작해 앞 차와 거리조절, 조향보조 기능을 더한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달라졌으며, 프리텐셔너 안전벨트는 오늘날 사고시 벨트가 부풀어 오르는 벨트백으로 진화했다.   최신형 E클래스는 7인치 계기판과 8.4인치 모니터를 장착했다​ 멀티펑션 레버와 크루즈 컨트롤은 위치가 달라졌다 약 10년 전부터 달라진 벤츠의 전자식 칼럼 기어레버 시트 스위치의 형상은 그대로지만 보다 화려해졌다 최신형 E클래스의 시트는 세로박음질 선에 곡선을 가미했다. 마치 여체의 실루엣을 보는 듯하다  예전 벤츠를 알고 있는 운전자라면 무거운 가속 페달과 저속에서 육중하게 반응하던 차의 움직임을 기억할 것이다. W124 300E에도 이런 특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운전대는 파워 스티어링을 사용함에도 한손으로 돌리기 버거울 만큼 묵직하고, 가속 페달은 돌덩이처럼 단단하다. 가속 페달을 어지간히 밟아서는 꿈적도 않을 만큼 묵묵한 주행감도 일품이다. 물론 고속에 이르면 즉각적이라고 할 만큼 어느 차 보다 빠릿빠릿한 반응을 보인다. 변속기는 4단 자동이다. 영리함과 민첩함에 있어서 최신식 변속기가 나은 것은 당연하지만 이것 역시 부드럽고 충직하게 제 역할을 다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간다. 하체는 다양한 노면을 푸근하게 받아내면서도 끈기 있게 그립을 유지한다. 이 역시 우리가 알던 벤츠의 그 모습이기에 더욱 즐거웠다.  한편 최신형 W213 E400은 보다 가벼운 손놀림과 발놀림으로 도로를 활보한다. 속도감응형 스티어링 휠은 저속에선 가볍고 고속에선 묵직한데, 무게감이 변하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다. 반면 가속력은 번개같이 빠르다. 페달을 깊게 밟으면 최고출력 333마력에 이르는 강력한 힘을 네 바퀴로 전달하며 도로 위를 쏜살같이 내달린다. 칼럼에 달린 시프트레버는 기계식이 아닌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 By Wire) 방식. 기어가 자리를 옮기면서 수납공간이 늘어났고 전자식으로 만들어진 까닭에 차량 스스로 전진과 후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주차 실력 또한 양산차 중에선 완성도가 가장 높다. 이렇듯 시간이 만들어낸 기술의 발전 앞에서 눈부시게 좋아진 E클래스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세월 변함없는 벤츠만의 가치, 그리고 <자동차생활>33년간 네 번의 진화를 거치며 눈부시게 달라졌다. 사고시 충격저감을 위한 안전설계에서 머무르지 않고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능동식 안전개념으로 발전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늘 최고여야 한다는 벤츠의 철학과 새로운 고급차의 기준을 제시하는 그들의 기술력은 그대로 녹아 있다. 오너 드라이버의 오래된 길잡이, <자동차생활>은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늘 독자 곁에서 함께 해왔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와 시대를 앞서가는 통찰력. 30년 세월을 사이에 둔 두 대의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를 시승하며 <자동차생활>이 지난 33년간 걸어온 길과 추구해온 것들을 함께 되새겨 보았다.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33번 국도의 선물.. 2017-09-11
※​본 기사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자동차생활 33주년 창간기념 특집 ​CARLIFE 33 ​우리는 단 하나의 고민으로 머리를 맞댔다. “거창하지 않은 창간기념 특집을 만들어보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0년 묵은 올드카와 시내버스를 포함한 5대의 차를 시승하면서 도합 5,000km이상을 주행했다. 결국 이렇게 스무 페이지 분량의 대형 특집 기사를 만들어버렸다. 기자 다섯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33주년을 기념하다보니 스케일이 절로 커져버렸다. 누구는 33번 버스에 올랐고, 누군가는 33번 국도를 달렸으며, 어떤 이는 3,333km 시승에 도전했다. 숫자 ‘33’을 이름에 새긴 역사 속 자동차를 되짚어본 이도, <자동차생활>이 창간한 1984년에 등장한 올드카를 시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단 하나의 다짐으로 책을 만든다.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전문매체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자.”가끔은 실패한다. 때로는 좌절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또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33년이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PEUGEOT 3008 GT33번 국도의 선물경남 고성에서 경북 구미까지 205km, 푸조 3008 GT를 타고 국도 33호선을 일주했다. <자동차생활> 창간 33주년 세리머니이자, GT 배지를 단 SUV에 대한 검증으로서. 뙤약볕 쏟아지는 여름날, 경상도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르며 질박하고도 소담스러운 정경을 많이도 주워 담았다.​ ​​새벽 어스름을 가르며 남으로 남으로 달린다. 생전 궁금해한 적조차 없던 길, 33번 국도를 달려볼 참이다. 어떤 차를 타고 어떤 길을 달리냐에 따라 달라지는 감상, 그것을 경험의 서랍에 차곡차곡 모아두는 게 좋아 이 직업을 택했다. 끝내주는 차로 달리는 환상적인 길을 생각하다보면, 맛집 탐방 나선 미식가나 미녀 사냥 나선 호색가처럼 주책없이 설레고 만다.세 사내가 동행했다. 그중 하나는 포토그래퍼였고, 덕분에 트렁크는 촬영장비로 가득했다. 성인남자 넷과 적지 않은 짐을 싣고 달리는 차엔 든든하게도 GT 배지가 달려 있었다. GT(Grand Tourer)는 응당 장거리여행에 적합한 고성능 자동차여야 한다. 그 이름이 왜 SUV에 붙었는지, 과연 자격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서울에서 고성, 고성에서 구미, 구미에서 다시 서울까지 1박2일간 1,000km 이상을 주행했으니, 그 실력을 확인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영남지방의 중추, 국도 33호선33번 국도는 경상남도 고성군(신월IC)에서 경상북도 구미시(도개교차로)를 잇는 대한민국의 종축 국도다. 고성군-사천시-진주시-산청군(생비량)-의령군(대의)-합천군-고령군-성주군-칠곡군-구미시를 경유하며, 총 길이는 205km에 이른다.도로는 대부분 시원시원한 왕복 4차로다. 노면 상태나 길이 굽은 정도, 평균 주행 페이스는 고속도로에 준하는 수준이다. 도로 상태만 보면 시속 100km 이상 크루징을 하기에도 무리 없을 듯하지만, 법정제한속도는 시속 80km. 교통량이 많지 않으며, 느긋하게 달리는 차들이 대개 하위차선으로 빠져 있어 전 구간 빠른 템포로 달릴 수 있다. 1차로를 달리는 운전자들이 다가오는 후행차에게 자리를 내주는 매너를 갖추고 있기에 더더욱 달릴 맛 나는 도로다.​​​구간별로 살펴보면 고성-쌍림 구간, 고령-구미 구간이 왕복 4차로이며, 고령-쌍림 1.5km 구간은 왕복 4차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1번 국도 와 같이 전 구간 왕복 4차로가 된다. 33번 국도는 고속도로 접속이 좋아 더욱 유용하다. 사천시에서 남해고속도로(사천IC), 고령군에서 광주-대구고속도로(고령IC), 성주군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성주IC), 진주시에서 남해고속도로(진주IC)와 통영-대전고속도로(서진주IC), 구미시에서 경부고속도로(남구미IC, 구미IC)와 상주-영천고속도로(도개IC)와 만난다. 특히 대구나 포항 등 경북 지역에서 진주, 순천 등 남해안 지역으로 갈 때 굳이 창원으로 우회할 필요 없이 고령IC를 통해 33번 국도를 탄 뒤 서진주IC로 들어가면 더 빠르다.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새 시대의 푸조3008은 정말이지 크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변했다. 길이(88mm)와 휠베이스(62mm)가 크게 늘어나 현대 투싼과 비슷한 덩치가 됐다. 뿐만 아니다. 부피감이 차체 위쪽으로 한껏 끌어올려져 더 없이 늠름해졌다. 기존 3008이 머물던 크로스오버라는 회색지대를 벗어나 이제 SUV 영역에 당당히 터를 잡았다. 힘찬 터치, 입체적인 면 처리로 완성된 카리스마 넘치는 익스테리어는 어느 각도에서 봐도 매력적이다. 사나운 눈매를 양분하는 날카로운 송곳니, 보닛과 프론트 펜더 사이로 흐르는 짙은 아이 라인, A필러를 타고 올라 테일게이트 상단까지 역주하는 크롬 장식, 차체 하단을 빙 두른 터프한 매트 블랙 플라스틱, 세 줄기 발톱자국을 품은 테일램프까지. 멋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다. 거기에 200만원 상당의 옵션, 쿠팡쉐(Coupe Franche) 투톤 보디 컬러를 더하면 색다른 감각으로 차의 가치와 매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아이콕핏 인테리어는 2.0으로 정상 진화했다. 운전자와 윈드실드 사이에 불뚝 솟은 헤드업 클러스터(HUC)는 보통의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중간쯤 높이에 자리잡아 운전 중 시선이동을 줄인다. 현란한 그래픽의 12.3인치 가상계기판은 ‘주행, 다이얼, 최소, 개인’ 네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납작한 팔각형의 가상계기판 아래, 역시 여덟 개의 각을 세운 스티어링 휠이 자리한다. 스티어링 휠 하단뿐만 아니라 상단까지 평평하게 깎아낸 이유는 HUC를 가리지 않기 위해서. 록투록 2.8회전의 스티어링 휠 하단에 새겨진 GT 엠블럼은 화끈한 주행실력을 기대하게 한다. ​​남다른 감각으로 완성된 실내. 마감품질도 훌륭하다헤드업 클러스터 (HUC)는 보통의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중간쯤 높이에 자리잡아 운전 중 시선이동을 줄인다.위아래가 평평한 스티어링 휠은 HUC를 가리지 않는다​​대시보드는 스티치를 두른 쫀쫀한 우레탄과 따뜻한 알칸타라, 예리한 크롬 장식으로 꾸며졌다. 위아래 2단으로 나누어진 입체적인 형상의 대시보드 위에서 소재와 소재, 면과 면이 빈틈없이 꽉 맞물린다. 우뚝 솟은 8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아래 도열한 토글스위치와 우측 격벽은 기존 3008을 계승한 디자인 요소. 하지만 완성도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올라섰다. 사용빈도를 고려해 배열된 7개의 토글스위치는 전체로서나 각각으로서나 지극히 섬세하고 정밀하다. 알칸타라와 스티치로 마감된 시트는 퍽 고급스럽다. 하지만 여름날 장거리주행을 하다보니 통풍 기능 없는 알칸타라 시트가 등짝을 흥건하게 적셨다. 운전석에 근사한 8포켓 마사지 시트를 마련하고도 조수석 조절은 수동이라는 점도 아이러니한 부분.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가 적절해 앉는 자세가 편하고 머리·어깨·무릎 공간이 여유롭다. 장거리를 빠르게(때때로 거칠게) 달리는 동안 몇 번이고 단잠에 빠지던 뒷자리 탑승자들을 보며, 그 아늑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짐공간은 590L. 2열 시트를 접으면 바닥이 완전히 평평한 1,670L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개구부 하단과 트렁크 바닥면 사이에 층이 지지 않고 적재함 내부 면 처리도 잘 되어 있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 발차기로 테일게이트를 열고 닫는 기능도 달렸다.​​​알칸타라와 스티치로 마감된 시트엔 마사지 기능도 들어간다​​3008 GT, 33번 국도를 달리다3008GT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내는 2.0L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앞바퀴를 굴린다. 2,000rpm부터 쏟아지는 최대토크 덕에 발진 가속 시 타이어를 태우며 달려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토크 컨버터 방식 6단 자동변속기는 부지런히 속도를 쌓아올리고 덕분에 시속 120km까지 지체 없이 도달한다. 엔진회전 질감은 디젤답지 않게 매끄럽다. 경쾌한 스티어링, 견고한 하체와 매끈한 가속 감각이 조화를 이루어 운전이 즐겁다. 승객과 짐을 가득 싣고 국도와 고속도로를 아우르며 1,035km를 주행하는 동안 기록된 평균연비는 12.3km/L. 총 주유비는 9만5,000원이었다.​​​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내는 2.0L 디젤 엔진. 터보랙이 주는 불쾌함을 화끈한 펀치력으로 상쇄한다​3008 GT에는 1.6L 모델에 들어가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운전자주의알람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폿 디텍션 시스템 위에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파크 어시스트가 더해졌다. 카메라는 전후방에 하나씩. 앞뒤 카메라 영상이 실시간으로 메모리/합성되어 어라운드뷰 영상과 같은 효과를 낸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들어가며, 넓고 깊어 쓸모가 많은 양문형 센터콘솔은 냉·온장 기능을 지원한다. 풀 LED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야간주행시 선행차가 없을 때 자동으로 상향등을 켜서 안전주행을 돕는다. 하지만 전방 합류차로에서 선행차가 나타났을 때, 이를 인식하고 하향등으로 전환하기까지 1초 남짓의 시차가 발생한다. 자칫 앞차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요소다.  GT를 정의하는 기준은 브랜드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3008 GT가 애스턴마틴 뱅퀴시의 주행질감과 같을 수 는 없는 일. 물론 BMW 그란투리스모나, 메르세데스 AMG GT와도 포개지지 않았다. 3008 GT는 특유의 다루기 쉽고 편안한 주행감각을 유지한 가운데 누구라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브랜드 가치를 넘어서는 고급감도 갖췄다. 무엇보다 성인 넷을 태우고도 안락함을 잃지 않는 장거리 주행실력을 증명했다. 누군가 푸조의 SUV를 GT카라고 부를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쉽게 답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이차의 구석구석엔 우리가 GT카에 기대하는 덕목이 듬뿍 녹아 있다. ​​GT 모델에만 허락되는 19인치 보스톤 다이아몬드 휠​3008 GT를 타고 달리는 33번 국도는 환상적이었다. 경상도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르는 동안 수많은 운전자를 마주쳤다. 그들과 나란히 달리며 조용히 꿈꿨다. 날로 새롭고 나날이 짙게 영글어갈 우리의 <자동차생활>을. ​​​​33번 국도를 달리다 잠시 머문 곳들​​​경남 사천 사천공항사천공항은 경상남도 사천시 사천읍에 위치한 군용 공항이다. 부지면적은 1만6,422m2. 두 개의 활주로에서 연간 16만5,000회의 비행이 이루어진다. 사천공항은 대한민국 공군 제3훈련비행단이 사용 중이다. 공군의 비행훈련을 운영하는 이 부대는 거의 모든 공군조종사가 거쳐가는 조종사 교육의 산실과 같은 곳이다. 6·25 전쟁 때 미군이 접수해 공군기지로 사용했으며, 1967년 진주공항이라는 이름으로 개항한 뒤 1969년 대한항공의 전신 대한항공공사가 취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2년 진주-서울 노선으로 하늘 길을 열었다. 1990년부터 한국공항공사 사천지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사천-서울, 사천-제주 노선이 운항 중이다. ​​​​경남 진주 진주성진주의 젖줄 남강을 끼고 절벽 위에 우뚝 선 진주성은 둘레 1.7km의 석성이다. 삼국시대 백제에 의해 축성되었으며, 임진왜란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인 진주대첩이 일어난 장소이기도 하다. 진주성 안엔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뛰어든 논개의 절개로 유명한 촉석루가 자리해 있다. 경상남도 진주시 남성동에서 본성동에 걸쳐 자리한 이 성은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촉석루에서 바라보는 남강의 경치는 무척이나 미려하다. 진주논개제를 비롯해 개천예술제, 제야 타종행사 등 진주시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야외행사가 이곳에서 개최된다.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손꼽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 역시 이곳에서 열린다. ​​ ​경남 합천 해인사부산 범어사, 구례 화엄사 등과 함께 한국의 5대 사찰로 꼽히는 해인사는 불(佛), 법(法), 승(僧) 불교의 삼보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을 담고 있는 법보사찰이다. 신라 애장왕 3년(802년)에 창건되었으며, 대한민국 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국보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사찰로 특히 유명하다. 팔만대장경은 원나라의 침입을 받은 고려가 불력으로 오랑캐를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으로 무려 8만1,352판에 이른다. 해인사의 본전은 화엄종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는 대적광전이다. 그 뒤에 자리한 장경판전에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다. 장경판전은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 햇빛, 온도, 습도, 환기 등을 조절하는 최고의 보관소로 이곳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진제공: 해인사)​​  경북 고령 개실마을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에 위치한 개실마을은 62가구 158명이 거주하는 고즈넉한 시골마을이다. 조선 중엽 무오사화 때 화를 입은 점필재, 김종직의 5대손이 1650년경 이 마을로 피신와서 은거하며 살 때, 꽃이 피고 골이 아름다워 아름다울 가(佳), 골 곡(谷)을 써서 가곡이라 이른 것이 이 아름다운 마을의 기원이다. 마을 뒤로 해발 198.8m의 화개산과 350년 된 대나무숲이 자리한다. 마을의 80%가 한옥을 유지하고 있어 자연경관과 기와지붕의 어울림이 특히 수려하다. 마을 안길엔 흙돌담이 이어져 있고, 안길과 집마당에는 꽃밭을 가꾸어 농촌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2001년 개실마을가꾸기사업 추진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이를 중심으로 작목반, 부녀회, 노인회, 향우회가 구성되어 있다. 2006년엔 개실마을영농조합법인도 설립되었다.​​​경북 성주 한개마을한개마을은 경상북도 성주군 월항면 대산1리에 위치한 한옥마을이다. 조선 세종 때 진주목사 이우(李友)가 1450경 입향한 이래 560여 년을 내려오면서 성산이씨(星山李氏)가 모여 살고 있는 전통 씨족마을로 중요민속문화제 제255조에 등재되어 있다. ‘한개’라는 이름은 ‘큰 나루’라는 뜻. 예전 마을 앞에 있던 나루의 이름이 한개였던 것에서 유래한다. 당시 한개는 지금의 성주 내륙과 김천·칠곡 지방을 잇는 물목이었으며, 대구와 칠곡을 거쳐 김천·서울로 올라가는 길목이어서 각지 사람이 몰려들어 늘 북적거렸다고 한다. 이 마을이 번창했을 때는 100호가 넘게 살았다고 하나, 현재는 69호의 집이 있다. 다수의 전통한옥이 보전되어 있으며 그중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이 9개 동에 이른다. 한개마을의 담장은 산지에 접한 높은 외곽담과 앞뒤 주택의 영역을 구획하는 나지막한 내곽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름다운 토석담이 전통 한옥과 잘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경북 구미 구미국가산업단지경상북도 구미시와 칠곡군에 걸쳐 있는 내륙공업단지로, 1968년 구미 지역을 지방공업개발장려지구로 지정함에 따라 형성되었다. 한국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은 이곳은 구미시 공단동 일원의 제1단지, 임수동 일원의 제2·3단지, 옥계동 일원의 제4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산동면·해평면 일원에 제5단지를 조성 중이다. 2017년 5월 기준 9만5,000여 명의 근로자와 1,000여 기업의 근거지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일컬어진다. 상주시, 군위군, 김천시, 칠곡군, 대구광역시 등지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구미공단의 수출실적은 1999년 처음 100억달러를 넘긴 데 이어(110억달러), 2003년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2005년엔 수출규모 305억달러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도시로 발돋움했다.  글 김성래 기자 사진 최재혁
2017 굿우드 2017-09-08
 GOOD WOOD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웨스트서섹스 주에 매년 6월이면 전세계 경주차와 스타 드라이버들이 모여든다. 거대한 영지와 리조트, 경마장, 공항, 서킷을 보유한 리치몬드 공작가의 마치백작이 여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때문이다. 1993년 시작된 후 빠르게 규모를 키워온 이 행사는 이제 자동차 메이커들마저 신차 홍보의 장으로 활용할 만큼 중요한 이벤트가 되었다. 25번째를 맞는 올해는 창업 70주년의 페라리, 40주년을 맞은 윌리엄즈 레이싱 외에 피크 퍼포먼스-모터스포츠의 게임 체인저라는 테마가 준비되었고, 얼마 전까지 F1 막후 실력자였던 버니 에클레스턴과 관련된 다양한 차종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전설 속 경주차들의 엔진 사운드와 주행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힐클라임에서는 1990년 르망 우승차인 재규어 XJR-12D가 46초13으로 톱타임을 기록했다. ​​​​Ferrari F200710년 전 페라리는 F1에서 더블 타이틀을 손에 넣을 만큼 전성기였다. 당시 머신인 F2007은 전년도 248 F1을 크게 뜯어고쳐 휠베이스가 85mm 늘어났고 공력 디자인도 크게 바꾸었다. 페라리는 공식적으로 담배 광고가 금지된 2007년에 담배 회사 스폰서를 받는 유일한 팀이었다. 다만 유럽에서는 바코드 형식의 문양이 사용되었고, 바레인과 모나코, 그리고 중국 그랑프리에서만 말보로 로고를 붙일 수 있었다. 라이코넨이 이 차를 타고 6승을 거두어 본인 첫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을 뿐 아니라 마사가 3승을 보태 컨스트럭터즈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마크 진이 몰았다.​​​Ferrari 250GTO 이 차는 1960년대 경쟁이 한창 치열했던 GT 레이스를 위해 탄생했다. 지오토 비자리니의 지휘 아래 마우로 폴기에리, 스칼리예티 등이 힘을 합쳐 250 시리즈에 에어로다이내믹 보디를 씌워 완성했다. 250은 V12 3.0L 엔진의 실린더 용량, 뒤의 GTO는 GT카 인증용이라는 의미. 250GTO는 1962~63년에 36대가 만들어졌을 뿐이지만 페라리에서는 다른 250 시리즈를 더해 최소생산대수 100대를 넘었다는 주장을 펼쳤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희소성, 예술성 등에서 클래식 페라리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존재여서 언제나 큰 주목을 받는다.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경매에서 5,200만달러에 낙찰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Ferrari 250GT SWB Berlinetta Sepciale Bertone오늘날 페라리 디자인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피닌파리나에 의해 완성된 것이지만 다른 카로체아가 디자인한 페라리도 극소수나마 존재한다. 1962년작인 이 250GT SWB가 대표적. 베르토네가 보디워크를 담당한 이 차는 당시 주임 디자이너였던 조르제토 쥬지아로에 의해 창조되어 그해 토리노모터쇼에서 공개되었다. 페라리 F1 경주차에서 영감을 얻은 개성적인 샤크노즈 디자인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지만 엔초 페라리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구동계는 V12 3.0L의 티포168 엔진+4단 수동 변속기. 제작대수가 극히 적어 경매 가격이 1,600만 달러를 넘나든다.​​​Ferrari 488 GTE by AF Corse 1995년 태어난 AF 코르세는 페라리와 마세라티 차만을 사용하는 프라이비트팀이다. 창설자 아마토 페라리는 엔초 페라리 집안과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페라리와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마세라티 MC12는 물론 최신 페라리 GT 경주차 개발에 깊숙하게 관여해왔다. 르망 24시간에 도전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부터. 그들의 최신 무기인 488 GTE는 지난해 미국 데이토나 24시간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그해 르망에서는 클래스 2위(리지 컴피티션)에 올랐다. 애스턴마틴, 쉐보레, 포드, 포르쉐 등 워크스 경쟁이 치열했던 올해는 AF 코르세로 엔트리한 71번차가 클래스 5위에 머물렀다. ​​​Ferrari 330 P4 페라리 모델에 붙은 ‘P’는 프로토타입 레이싱카를 의미한다. 아름다운 유선형 보디의 330 P4는 1967년 작품. 60년대 페라리는 F1만큼이나 프로토타입 레이싱 분야에서도 유명했다. 연료분사장치를 얹고 66년 등장했던 330 P3는 이듬해 P4로 대체되었다. 네 대가 제작된 이 차는 프라이비트팀에 판매되어 페라리의 강력한 지원을 받았지만 그때는 이미 새로이 라이벌로 떠오른 포드 GT40이 너무 성장해버린 후였다. 막대한 물량을 투입해 개발된 포드 GT는 66년 르망을 휩쓸었고, 이듬해에도 2승째를 차지했다. 1967년에 330 P4는 아쉽게 르망 2, 3위에 머물렀다.​ ​​Lola Mk6 GT지난해 르망 GT 클래스를 제압했던 포드 GT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이 차와 만나게 된다. 영국 레이싱 컨스트럭터 롤라가 1963년 새로운 규정에 맞추어 제작한 Mk6 GT는 알루미늄 모노코크(첫 프로토타입은 스틸제)에 유리섬유 복합소재 보디를 덮고 마그네슘 휠을 단 혁신적인 GT 경주차였다. Mk6라는 이름은 롤라가 만든 여섯 번째 작품이라는 뜻으로, 포드 스몰블록 V8 4.3L 엔진을 미드십에 얹었다. 차 자체의 전적은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포드 GT 개발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당시 페라리 타도 의지에 불타던 포드는 이 차를 테스트용으로 구입하는 한편 개발자인 에릭 브로들리를 초빙해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Audi Sport Quattro RS00280년대 몬스터 머신들의 경연장이었던 그룹B에 만족하지 않고 WRC는 더욱 강력한 그룹S를 기획했다. 출력을 300마력으로 제한하는 대신 의무생산대수를 그룹B의 200대에서 10대로 대폭 줄여 더욱 가볍고 정교한 랠리머신 개발을 유도했다. 하지만 잇따른 대형사고로 그룹B가 폐지되면서 그룹S 역시 백지화되었고, 당시 개발 중이던 란치아 ECV, 토요타 MR2 222D, 포드 RS200S 역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아우디 스포트 콰트로 RS002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양산형 섀시를 사용했던 스포트 콰트로와 달리 복합소재로 만든 콤팩트한 보디에 5기통 터보 엔진을 미드십 형식으로 배치했다. PDK를 통해 네 바퀴를 굴린 이 차는 랠리카보다는 서킷 머신에 가까워 보였다.​​​Panoz GT-EV이 차가 괜히 녹색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페이노즈가 개발한 GT-EV는 모터와 배터리로만 달리는 EV 레이싱카. 전기차 메이커 그린4U와 손잡고 EV 레이싱카의 가장 큰 문제인 주행거리를 해결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EV와 달리 운전석을 차체 왼쪽으로 몰고 배터리는 오른쪽에 배치했는데, 서랍식으로 디자인해 간단히 교환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 네 바퀴에 나누어 단 모터가 600마력이 넘는 시스템출력을 만들어내 최고시속 300km가 가능하다. 배터리팩 하나당 주행가능거리는 160km 정도. 같은 섀시에서 개발 중인 도로형은 배터리를 고정식으로 바꾸고 운전석 뒤에 시트 하나를 더한 탠덤 2시트가 된다.​​​LTC TX5런던을 상징하는 존재 중 하나인 런던 택시 ‘블랙캡’. 아무 차나 대충 사용하는 일반 택시와 달리 블랙캡은 독자적인 모델을 사용하며 이용료도 다른 택시에 비해 훨씬 비싸다. 오랫동안 오스틴에서 만들었던 블랙캡은 현재 런던 택시 컴퍼니(LTC)가 만드는 TX4가 가장 최신형. 중국 지리에 인수된 LTC는 차세대 런던 택시 TX5를 개발 중이다. 2억7,500만파운드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3,600대의 신형 블랙캡이 코벤틀리 공장에서 만들어질 예정. 전통에 따라 천장이 높은 2박스 디자인을 체용하며, 바퀴를 모터로 돌리면서 발전용 엔진을 따로 얹은 주행거리연장형 EV다.​​​Cummins Diesel Special 100년이 넘는 인디500 역사를 살펴보면 매우 다양하고도 독특한 경주차들이 존재했다. 1952년 엔트리했던 이 차는 디젤 엔진을 얹은 커민스 디젤 스페셜. 1919년 창업한 미국의 커민스는 내연기관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회사로 선박이나 기차용 대형 엔진이 주력이지만 미국산 대형 트럭이나 상용차에도 사용되고 있다. 1952년 인디500 도전을 위해 제작된 이 차는 400마력을 내는 6기통 6.6L 디젤 터보 엔진을 얹고 커티스 크라프트에서 개발한 섀시를 탑재했다. 엔진 때문에 무게가 1.4톤에 달했음에도 폴포지션을 따낼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했지만 결승에서는 흡기구가 막히는 바람에 70랩 만에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Honda Integra Type-R혼다에서 가장 고성능을 나타내는 명칭 ‘타입R’은 알루미늄 미드십 스포츠카 NSX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리고 타입R의 두 번째 모델은 인테그라 타입R이었다. 쿠페 인테그라의 3세대(DC2)를 사용한 이 고성능형은 1995년 등장했으며 3도어 쿠페와 4도어 하드톱 두 가지 버전이 있었다. Si-VTEC용 4기통 1.8L 엔진은 피스톤, 캠샤프트, 흡배기 매니폴드 등을 개량해 출력을 쥐어짜냈으며, 2~5단 기어비를 촘촘하게 바꾼 크로스레이쇼 5단 수동 변속기에 기계식 헬리컨 LSD를 장비해 FF이면서도 뛰어난 달리기 성능을 자랑했다. 영국 수출형은 미국과 같은 트윈서클 램프이면서도 어큐라가 아니라 혼다 로고를 달았다.  ​​​Tamiya Fast Attack Vehicle 이 차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타미야에서 1984년 발매했던 RC카 어택 버기(수출명 패스트 어택 비클)는 원래 군용 고속 버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2WD RC 버기로 큰 인기를 끌었다. 롤케이지형 섀시와 타이어 등 전형적인 버기 형태에 기관총을 갖춘 모습은 미국의 사막용 패트롤카와 많이 닮았다. 타미야는 이 인기 상품의 프로모션 등을 위해 풀사이즈 차로도 제작했는데, 타미야 본사 혹은 시즈오카 하비쇼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RC카를 10배로 뻥튀기한 모델인 셈. 타미야는 이 오래된 RC카를 2011년에 복각판으로 재발매했다. 옛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세부적으로 개량한 모델이었다.​​​Robert Kubica 요즘 F1에서는 로버트 쿠비사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1984년 폴란드 태생으로 2006년 하반기에 BMW 자우버팀으로 F1에 데뷔한 그는 5년간 우승 2회, 시상대 등극 12회의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그런데 2010년 르노로 이적한 후 이듬해 2월 이탈리아 지방 랠리에 참가했다가 대형 사고로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 재활에는 성공했지만 F1으로는 돌아올 수 없었던 그가 최근 르노의 공식 테스트에 참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복합골절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 오른팔, 활동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머신 특성 등 F1 머신을 몰기 위해 그가 넘어서야 할 벽은 적지 않다. ​​​​Fiat S76이 기묘한 자동차는 무려 100살이 넘었다. 피아트가 1911년 완성한 S76은 ‘토리노의 야수’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속도기록용 머신.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블리첸 벤츠와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였다. 28.3L나 되는 대배기량 4기통 엔진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290마력의 최고출력을 쏫아냈다. 1911년 피에트로 보르디니가 몰고 브룩랜즈 서킷과 살트번 해변에서 시속 200km를 돌파했으며 이듬해 롱아일랜드에서는 시속 290km를 기록했다. 두 대 중 한 대는 1차 대전 이전에 해체되었지만 나머지 한 대는 100여 년 만에 복원되었다. ​​​Ford C100포드는 GT40 프로젝트의 일원이었던 렌 베일리와 함께 1980년대 C10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룹6(후에 그룹C) 규정에 맞춘 내구레이싱 머신은 미드십에 코스워스제 V8 엔진을 얹었다. 베일리가 떠난 후 토니 사우스게이트가 새로 합류해 구조를 크게 뜯어고쳤다. 팩토리 개발이 끝난 후 자크스피드가 개량작업을 맡아 다양한 개량형을 만들었는데, 다양한 클래스용으로 V8 3.5L와 3.2L, 1.8L 터보 등을 얹었다. 81년 브랜즈해치 1000km에서 데뷔한 이 차는 이듬해 내구 챔피언십(WEC)에 본격적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V8 3.5L형의 경우 22개 레이스에 엔트리해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Hannu Mikkola 볼보 PV544를 몰고 1963년 랠리 무대에 데뷔했던 하누 미콜라는 핀란드인으로 WRC 초창기에 활약한 전설적인 드라이버 중 하나다. WRC에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이 처음 생겼던 1979년에 비요른 발데가르트에 불과 1점차로 2위에 머물렀던 미콜라는 1983년이 되어서야 무관의 설움을 씻어낼 수 있었다. 아우디 워크스팀의 일원으로 12전에 풀타임 출장(당시에는 드문 일이었다)해 4승을 거머쥐며 WRC 월드 챔피언에 오른 것. 88년 마쓰다 이적 후 93년에 완전 은퇴를 선언했지만 지금도 다양한 이벤트 경기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Audi S4 GTO80년대 미국 IMSA GTO는 모양만 양산차를 흉내낸 몬스터 레이싱카였다. 아우디는 1989년 이 클래스에 5기통 2.2L 터보 엔진과 콰트로 시스템을 얹은 90 콰트로 IMSA GTO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 차의 엄청난 활약으로 인해 4WD가 금지되자 1년 만에 짐을 싸야 했다. 아우디는 IMSA와 비슷한 규정으로 열리던 남아프리카 웨스뱅크 모디파이즈 챔피언십으로 눈을 돌렸고, 90 콰트로 IMSA GTO의 쌍둥이라고 할 수 있는 S4 GTO를 투입했다. 당시 남아공에서 팔리던 S4 섀시를 베이스로 경주차 구동계를 이식해 만들었으며 웨스뱅크 시리즈가 95년 V8 엔진으로 바뀌기 전까지 활약했다. ​ ​​Porsche WSC95 이 차는 원래 미국의 IMSA 시리즈를 위해 태어났다. 영국의 톰 워킨쇼 레이싱(TWR)이 자신들이 개발했던 마쓰다 XJR-14 섀시를 활용해 오픈 스타일의 보디를 씌웠고 엔진은 포르쉐 962의 수평대향 6기통을 이식했다. 하지만 IMSA의 갑작스런 규정변경으로 에어 리스트럭터가 축소되자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포르쉐는 워크스 퇴진을 결정하고 르망 24시간으로 무대를 옮겼다. 당시 포르쉐는 르망에 911 GT1을 투입하던 중이라 WSC935는 요스트 레이싱에 맡겨졌다. 일종의 보험이었던 셈. 그런데 1996년과 97년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대박을 쳤다.  ​​​Mahindra Formula E인도는 2008년 F1 포스인디아 등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그 두 번째 주자라 할 수 있는 마힌드라는 2011년 모토GP 엔트리를 시작으로 2013년에는 포뮬러E에도 출전했다. 섀시는 다름 팀들과 마찬가지로 스파크제. 전기 구동계는 이탈리아 마니에티 마렐리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고 닉 하이드펠트와 펠릭스 로젠퀴스트를 드라이버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 2016~2017 시즌에는 로젠퀴스트가 모나코에서 창단 후 첫승을 차지한 데 힘입어 매뉴팩처러즈 ???위에 올랐다. 이번 행사에서는 하이드펠트가 운전대를 잡았다. ​​​​McLaren M23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던 영화 ‘러시:더 라이벌’서 제임스 헌트가 탔던 머신 중 하나. 빈약한 헤스케스 레이싱을 떠나 1976년 맥라렌으로 자리를 옮긴 헌트는 바로 이 M23을 타고 니키 라우다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973년 등장한 이 차는 76년에 엔진 흡기구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고 휠베이스가 연장되는 대단위 개량을 거쳤다. 엔진은 포드 코스워스 DFV V8 3.0L. 라이벌 라우다가 독일 그랑프리에서 큰 사고로 2전을 결장하고 최종전 일본에서 악천후를 이유로 경기를 포기하면서 6승의 헌트가 드라이버즈 챔피언이 되었다. ​ ​​Surtees TS7올 3월 세상을 떠난 존 서티스는 모터사이클과 F1에서 모두 챔피언에 올랐던 영국 드라이버. 50년대 말 모터사이클계에서 무적의 존재로 무려 7개의 세계 타이틀을 손에 넣은 후 1960년 로터스를 통해 F1에 데뷔한 서티스는 1964년 페라리(NART)에서 월드 챔피언이 되었다. 1970년에는 자신의 팀인 서티스 레이싱을 만들었는데, 창설 첫해에는 섀시 개발이 늦어 7전 영국 그랑프리부터 신차를 투입할 수 있었다. 스티스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TS7은 캐나다 그랑프리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서티스 레이싱은 3포인트로 컨스트럭터 12개 팀 중 8위에 머물렀다. ​​​Mercedes-Benz 300SL 데이비드 쿨사드는 2차대전 직후 실버 애로우의 부활을 알렸던 메르세데스 벤츠 300SL의 운전대를 맡았다. 뉴욕의 유럽차 딜러였던 막스 호프만에 의해 제안된 이 차는 아름다운 보디와 걸윙도어라는 외적 매력뿐 아니라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었던 연료분사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전쟁 중 맹위를 떨치던 전투기 Bf109용 12기통 엔진에서 파생된 직렬 6기통 3.0L 엔진은 동급 엔진에 비해 25% 높은 177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휠하우스 위의 특징적인 돌출부는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 유선형 보디와 강력한 엔진 덕분에 당시 양산차 중 가장 빠른 최고시속 260km를 뽐냈다. ​ ​​IGM-Ford 로터스 세븐의 흔한 레플리카 중 하나로 보이는 IGM-포드는 사실 F1 디자이너 고든 머레이가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남아프리카에 살던 스무살 무렵(67년) 로터스 세븐의 노즈와 윙을 활용해 더욱 가볍고 단단하게 개량해 차체 무게가 고작 400kg에 불과했고, 엔진은 포드 앙글리아용 1.0L 105E의 배기량을 키우고 카뷰레터, 캠샤프트 등을 개량해 91마력을 뽑아냈다. 머레이는 몇 년 후 버니 에클레스턴이 오너로 있던 브라밤에서 치프 엔지니어가 되었으며 1986년에는 맥라렌으로 이적, 다수의 MP4 시리즈와 도로용 수퍼카 F1 등을 탄생시켰다.​​​Brian Redman 영국 랭커셔 출신의 브라이언 레드먼은 F1에 68년 데뷔해 시상대에 한 번 올랐을 뿐이지만 스포츠 레이싱 분야에서는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1970년 타르가 플로리오, 75년과 78년 세브링 12시간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67년부터는 르망 24시간에 도전해 78년과 80년, 포르쉐 935로 클래스 우승을 차지했다. 1989년에는 애스턴마틴 워크스팀의 일원이 되어 세계내구선수권(WSPC)에 뛰어 들어 52세의 늦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브랜즈해치에서 4위를 차지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 Knoop-Mann Special         나스카는 물론 캔암과 스프린트, IMSA 등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드라이버 릭 크눕과 줄리안 만은 2001년부터 전용 경주차를 만들어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경주에 도전했다. 이 차는 1950년대 리스터 재규어 섀시를 바탕으로 한 덕분에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외모를 지녔다. 엔진은 쉐보레의 스몰블록 V8 7.0L를 900마력으로 튜닝해 얹었고 카본 보디로 차중을 1톤 정도로 낮추었다. 725kg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는 리어윙과 대형 에어 스플리터를 장비했고 앞쪽에는 오리지널의 인보드 서스펜션을 짜넣는 등 다양한 노하우를 녹여 넣었다.  ​​​Lotus 49BF1 레드불팀의 에이드리언 뉴이는 F1은 물론 모터스포츠 세계를 통틀어 엔지니어로서는 가장 유명한 인물. 에어로다이내믹 최고 전문가인 그가 완성한 머신은 최고의 무기가 되어 수많은 챔피언을 탄생시켰다. 뛰어난 운전 실력으로 르망 클래식카 레이스나 굿우드 리바이벌 미팅 등에 출전해온 그는 올해 굿우드 페스티벌에서는 로터스 49B를 직접 몰았다. 로터스가 1968년 모나코부터 49B는 전작 49의 휠베이스를 연장하고 기어박스를 휴랜드제로 교체하는 한편 노즈에 프론트윙을 추가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엔트리 넘버 2가 붙은 이 차는 1969년 모나코에 스폿 참전했던 리처드 애트우드의 머신으로 성적은 4위였다. ​ ​​Italdesign Zerouno2010년 폭스바겐에 인수된 카로체리아 이탈디자인은 이전과는 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했다. 자동차 시장이 더 이상 카로체리아를 필요로 하지 않는 데다 폭스바겐 그룹사들 역시 자사 디자인실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 그래서 예전 코치빌더 역할인 커스텀 오더 분야로 눈을 돌렸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로우노는 람보르기니 우라칸 플랫폼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보디를 얹은 한정제작 수퍼카. V10 5.2L 610마력 엔진을 얹어 0→시속 100km 가속 3.2초에 최고시속 330km의 성능을 내며 다섯 대만 만들어진다. ​​​Chaparral 2E하늘 높이 날개를 치켜든 채퍼렐 2E는 60년대를 대표하는 레이싱카 중 하나. 짐홀이 창설한 채퍼렐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극 도입한 레이싱카로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미국의 레이싱 컨스트럭터다. 1966년 캔암에서 데뷔한 2E는 에어로다이내믹 관련 아이디어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극단적으로 높이 배치한 리어윙이 눈길을 끈다. 이 윙은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필요에 따라 다운포스를 조절할 수 있었다. 머신 신뢰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 1966년 라구나세카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쳤지만 이후 F1에 이 차를 본뜬 하이윙 머신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게 된다.   ​​​Williams 40th 페라리, 맥라렌과 함께 F1 명문팀으로 손꼽히는 윌리엄즈가 4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여러 대의 F1 머신이 굿우드에 모여들었다. 87~88년 머신인 FW12(왼쪽)는 당시 첨단기술이던 액티브 서스펜션을 투입했지만 신뢰성 부족에 시달렸다. 이후 꾸준히 개발을 거듭한 결과 FW14B(오른쪽)에 이르러 강력한 무기가 된다. 1992년 나이젤 만셀을 월드 챔피언(16전 9승)에 올려놓았던 FW14B는 패트릭 헤드와 에이드리언 뉴이의 합작품. 가스 실린더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함께 쓰는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이 제 기능을 발휘하면서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했다. 시즌 후반에는 트랙션 컨트롤까지 투입하는 등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였다. ​​​Vollstedt 67B1967년 11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서 열린 렉스메이스300 레이스에는 짐 클라크가 노란색의 볼스테트를 타고 그리드에 정렬해 있었다. 호켄하임링에서의 비극적인 사고로 사망하기 불과 5달 전의 일이었다. 영국 출신의 짐 클라크는 F1에서 1963년과 65년 두 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을 뿐 아니라 인디500(1964년 우승)과 트랜스앰 등 대륙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60년대 포뮬러카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르며 미드십에 포드 V8 엔진을 얹었다. 생전에 짐 클라크는 회전 리미터와 더 긴 시프트레버,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개선점으로 꼽았다고. ​​​Bernie Ecclestone올해의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버니 에클레스턴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F1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에클레스턴은 원래 레이서로 시작해 1972년 브라밤 팀 오너가 되었고, 1978년에는 FOCA 회장이 되어 영향력을 키웠다. 아마추어리즘이 만연하던 F1에 스폰서십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방송중계 등 F1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반면에 F1을 지나치게 상업화하고 이익을 독점했기 때문에 ‘F1의 지배자’(F1 Supremo)라 불리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올해 초 미국 리버티 미디어에 F1 매각함으로써 손을 떼고 현재는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Brabham BT45/A1972년 브라밤팀을 인수한 버니 에클레스턴은 남아공 출신의 젊은 엔지니어 고든 머레이를 치프 엔지니어 자리에 앉히고 신차 개발을 맡기는 한편 빈약한 코스워스를 대신할 신형 엔진도 물색했다. 1976년부터 투입된 알파로메오의 수형대향 12기통 엔진이 그것이다. 새 엔진에 맞추어 개발된 BT45는 섀시를 좀 더 납작하게 바꾸고 특이한 세미 인보드 푸시로드식 서스펜션을 사용했다. 그런데 엔진이 무거운 데다 출력은 부족했고 핸들링에도 문제가 있어 1976년에 최고성적 4위에 총 9포인트를 따는 데 그쳤다. A~C 버전이 만들어져 78년 초반까지 사용되었다.​​​Brabham BT52마치 화살촉을 연상시키는 모습의 BT52는 버니 에클레스턴이 팀 오너이던 시절에 고든 머레이가 디자인했던 작품 중 하나다. 1982년 11월에 그라운드이팩트 디자인이 갑작스레 금지되자 당시 BT51 개발을 중단하고 서둘러 신차 개발에 들어갔다. 시간이 워낙 촉박했기 때문에 머레이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약으로 버텼다’고 회상한다. 사이드 폰툰을 극단적으로 축소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대형 리어윙으로 다운포스를 확보했다. 섀시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카본 대신 알루미늄을 고수했고 BMW 1.5L 터보 640마력(예선에서는 850마력) 엔진을 얹었다. 넬슨 피케, 리카르도 파트레제가 4승을 합작해 매뉴팩처러즈 3위에 올랐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LAT​ 
SUV 사파리에 뛰어든 베이비 재규어, 재규어 E-페이.. 2017-09-05
SUV 사파리에 뛰어든 베이비 재규어JAGUAR E-PACE F-페이스를 성공시킨 재규어가 SUV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2탄은 보다 소형의 E-페이스로 콤팩트하지만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한다.  ​​재규어는 나날이 커지는 SUV 시장을 겨냥해 F-페이스를 탄생시켰다. 브랜드 전통에는 다소 벗어난 모델이었지만 프리미엄 시장의 변화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지난해 데뷔한 이 차는 단번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경영진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정체되었던 재규어 라인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단번에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한 것이다. 이후의 스토리는 뻔하다. 성공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 재규어는 SUV 라인업 확장에 더욱 팔을 걷어붙였다. 올 초 전기차를 위한 컨셉트카 I-페이스를 공개한 재규어는 하반기에 F-페이스의 동생 격인 E-페이스를 선보일 예정. BMW X1, 아우디 Q3와 경쟁하게 될 새로운 콤팩트 SUV다. ​F-타입 쿠페에서 가져온 디자인 요소F-페이스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과 달리 F-타입보다는 XE나 XF 등 세단을 위아래로 확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반면 E-페이스는 F-타입 쿠페의 디자인 요소들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다. 재규어는 새로운 소형 SUV를 개발하면서 스포츠카 디자인을 5인승 콤팩트 SUV 보디에 이식하기 위해 노력했다.​​​​F-타입 쿠페를 연상시키는 얇고 긴 브레이크 램프는 형님 F-페이스와 공통. 그런데 마름모꼴의 헤드램프 형태나 J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은 E-페이스 쪽이 F-타입 쿠페에 한층 가까워 보인다. 재규어 디자인팀은 여기에 허니컴 패턴 그릴과 대범한 흡기구 디자인을 조화시켜 귀여운 듯하면서도 강렬하고 스포티한 외형을 완성했다. 기본형 외에 보다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한 R-퍼포먼스팩을 선택할 경우 디자인이 약간 달라지는데, 그릴 양쪽 아래 흡기구가 일체형으로 바뀌면서 조금 더 깊어지고, 포그램프가 그 아래에 자리잡는다. ​​범퍼 디자인은 트림에 따라 달라진다​보다 고성능을 제공하는 R-퍼포먼스팩​​또 하나 특징적인 부분은 D필러 부근이다. 삼각 쪽창을 F-페이스처럼 날렵하게 만들면서 D필러를 대범하게 기울였다. 덕분에 높은 지붕과 통통한 몸매로 자칫 둔해 보일 수 있는 보디라인에 포인트를 주었다. 동급 라이벌들이 대개 전형적인 해치백 형태를 고수하는 것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D필러 형태가 매우 특징적이다​​​차체와 어울리는 화려한 디자인의 휠​​아울러 휠은 옵션으로 21인치까지 끼울 수 있으며 차체 측면에는 휠하우스를 따라 굽이치듯 굴곡을 넣었다. E-페이스의 스포티한 성격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 차의 치프 프로덕트 엔지니어 그레이엄 윌킨스는 “재규어가 자랑하는 퍼포먼스 DNA를 조합함으로써 콤팩트 퍼포먼스 SUV가 탄생됐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는 F-타입과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센터페시아부터 시프트 게이트 부근까지를 일직선으로 연결해 조수석 손잡이로 삼고 공조장치 스위치는 모니터 아래에 라이카 클래식 카메라를 본뜬 3련 회전식 노브로 처리했다. 최근 등장한 대부분의 재규어는 시프트레버를 팝업식 원형 노브로 대체하는데 이 차는 일반적인 막대형 시프트레버를 사용한다. 이들 대부분이 고성능 쿠페인 F-타입과 일맥상통하는 특징들이다. ​​​운전석은 F-타입 쿠페의 특징이 많이 보인다​ LCD 모니터를 사용한 계기판​ 회전식 노브가 아니라 F-타입 쿠페처럼 시프트 레버가 달렸다스포츠 감성 넘치는 스티어링 휠​​4,395mm의 전장에 비해 2,681mm의 긴 휠베이스를 살려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콤팩트하게 설계한 결과 뒷좌석 레그룸 892mm를 제공하며 기본 화물공간은 577L,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1,234L로 늘어난다. 12.3인치 모니터를 사용하는 디지털 계기판은 레이아웃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시보드의 10인치 모니터와 함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재규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인컨트롤은 터치 스크린 방식이라 태블릿 PC처럼 스마트폰과 연결하거나 다양한 앱을 깔아 확장성을 넓힐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무더운 날 에어컨을 미리 가동시키는 등 원격제어는 물론, 최대 8대까지 연결 가능한 WiFi 핫스팟 기능도 달린다. 이밖에 5명의 승객을 위한 USB 커넥터와 메리디안 카오디오 두 가지를 준비했다. ​​​홀드성이 좋은 시트​인컨트롤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원격제어도 가능하다​​​구동계와 댐퍼, 스티어링 세팅 변경으로 차의 달리기 특성이 달라진다​​FR에 가까운 달리기 성능을 목표로E-페이스는 기본형과 스포츠 옵션이 들어간 R-다이내믹 두 가지 선택권을 바탕으로 S와 SE, HSE 세 가지 트림, 5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세분화된다. 엔진은 모두 4기통의 인제니엄 유닛. 2.0L 디젤 터보는 150마력과 180마력, 240마력이 있고 2.0L 가솔린 터보는 249마력과 300마력 두 가지 출력을 낸다. 변속기는 9단 자동 외에 일부 모델에 6단 수동이 조합된다.​디젤 150마력의 경우 L당 21.3km를 달리는 뛰어난 연비와 km당 124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자랑한다. 디젤 중 가장 강력한 D240의 경우 시퀸셜 작동되는 트윈터보로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51.0kg·m를 짜내 7.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출력과 연비가 균형을 이룬 180마력형의 경우 0→시속 100km 가속 9.3초에 km당 CO₂ 배출량은 137g(AT는 147g). 인제니엄 디젤 엔진들은 모두 가변식 배기 밸브와 분진필터 재생장치, 선택적 촉매정화장치, 저압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외에 새로운 애드블루 시스템으로 EU6 기준을 만족시킨다.  ​​디젤과 가솔린 인제니엄 엔진이 150~300마력을 낸다  가솔린 버전의 경우 보다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 구형에 비해 공기를 26% 더 공급하는 트윈스크롤 터보차저와 가변식 밸브 타이밍 기구(CVVL)를 갖추어 기본형에서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37.2kg·m로 0→시속 100km 가속 7.0초의 성능을 낸다. 가장 강력한 P300의 경우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0.8kg·m에 CO₂ 배출량은 181g/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6.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랜드로버 이보크를 바탕으로 개발된 섀시는 달리기 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 정교한 밸런스를 잡았다. 차체는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외에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강성을 높이면서 경량화에 힘썼다. 보닛과 프론트 펜더, 루프, 테일 게이트 등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고 대시보드 안쪽에 가로로 배치되는 보강재는 마그네슘제. 이렇게 얻어낸 28,700Nm/deg의 비틀림 강성은 어지간한 고성능 스포츠카를 우습게 본다. ​​​강고한 섀시 속에 고성능 구동계를 담았다​​리어 서스펜션은 F-페이스의 인테그랄 링크를 콤팩트화시켜 실내공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프론트 서스펜션 역시 사이즈를 줄이는 한편 코너링 때 캠버가 늘어나도록 설계했다. 이처럼 E-페이스는 가로배치 엔진에 네바퀴굴림이면서도 FR에 가까운 달리기 특성을 끌어내고자 했다. 아울러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뛰어난 승차감까지 확보했다. 여기에는 차의 움직임을 0.002초마다 모니터링해 0.01초 만에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가변식 댐퍼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주행 모드는 네 가지(노말/다이내믹스/에코/레인, 아이스 & 스노)가 제공된다. ​​가로배치 기반 4WD면서도 FR에 가까운 운동특성을 목표로 삼았다​ 콤팩트하게 설계한 서스펜션​​시인성과 조작성이 뛰어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똑똑하고 정교해진 네바퀴굴림네바퀴굴림 역시 똑똑해졌다. 기본형(스텐다드 드라이브라인)은 기존의 FF 기반 AWD로 150~249마력 엔진에 조합된다. 한편 재규어에 처음 사용되는 액티브 드라이브라인은 디젤과 가솔린 최고출력형에 제공된다. 이 신형 AWD 시스템은 기본 상태에서 뒷바퀴에 보다 많은 토크를 배분할 뿐 아니라 코너에서는 바깥쪽 뒷바퀴에 토크를 몰아 적극적으로 요잉을 유도한다. 리어 디퍼렌셜에 달린 전자제어식 습식 다판클러치가 좌우 뒷바퀴 토크 배분량을 조절하는 덕분이다. 극단적으로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파워 오버스티어나 드리프트 주행을 지원하며 바퀴마다 그립이 달라지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디프록이 안정감을 높여준다. 반면 크루징 상황에서는 엔진의 힘을 앞바퀴로 몰아 연료를 아낀다. ​​​​여기에 브레이크를 이용하는 토크벡터링 시스템과 ASPC(All Serface Progress Control)까지 더해 어떤 노면과 운전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재규어-랜드로버에서 자체 개발한 ASPC의 경우 극단적으로 미끄러운 얼음길이나 젖은 풀밭, 진흙길 의 시속 1.8~30km 영역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한겨울에 얼어붙은 경사로를 오를 때에 유용하다. ​그밖에 사각지대를 감시하는 블라인드 스폿 어시스트와 교차로 등에서 접근차를 살피는 포워드 트래픽 모니터, 야간 시야를 확보하는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 주차를 도와주는 파크 어시스트 등이 제공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고강성 섀시와 6개의 에어백이 승객을 보호하며 보닛 리프트가 보행자의 2차 충격을 감소시킨다. ​재규어는 E-페이스를 공개하면서 1년간 한정으로 퍼스트 에디션을 판매한다. R-다이내믹 SE 트림을 바탕으로 세 가지 컬러에 20인치 휠과 윈저 가죽 인테리어, 파노라믹 루프, HUD 등이 제공되는 특별 에디션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완전 EV 버전과 고성능 SVR 버전도 뒤를 잇는다. 요즘 프리미엄 콤팩트 SUV 시장의 규모와 F-페이스의 인기에 비추어 E-페이스가 재규어의 새로운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광활한 SUV의 사파리에 뛰어든 재규어가 점점 더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해가고 있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재규어​​ 
작은 차들의 큰 전쟁 - 현대 코나 [5부] 2017-08-30
SUV B 세그먼트 SUV​ '5' ​​9,214대에 불과하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10만4,936대로 늘어 4년 만에 11배나 성장했다. 유럽의 강자 QM3의 가세와 쌍용의 효자 티볼리의 활약이 폭풍성장을 견인했다. 그동안 쌍용, 쉐보레, 르노삼성의 놀이터로 평가받던 B세그먼트 SUV 시장에 코나와 스토닉이라는 현대·기아차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면서 기존 입지를 공고히 다지려 하는 세 모델과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고자 하는 두 모델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B세그먼트 SUV 시장은 이제 소형차와 준중형차 시장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자동차생활>의 다섯 기자가 폭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다섯 대의 B세그먼트 SUV를 타고 각각의 가치와 매력을 가늠해봤다. *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최재혁 HYUNDAI KONA 1.6T 4WD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자고로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 느지막이 소형 SUV 시장에 합류한 코나는 늦은 만큼 철저히 준비했다. 긴 말 필요 없다. 코나는 가장 빠르고, 가장 화려하다.​​​​솔직히 스토닉이 더 예쁘다. 개인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이 매력적인데, 주변에선 이상하게 코나가 예쁘다는 반응이 지배적. 직접 코나를 타본 지금도 여전히 요란한 생김새는 수긍하기 힘들지만 이거 하나는 인정 안 할 수 없겠다. 코나는 동급 SUV를 멀찌감치 따돌린다. 그게 품질이든 성능이든.​소형 SUV의 호사요란한 스타일은 직접 보면 조금 더 낫다. 사진 속 모습은 다소 조잡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론 작은 덩치가 화려하게 꾸며져 당찬 모습이다. 특히 굵직한 검은색 펜더에선 현대 SUV의 뿌리 갤로퍼가 연상될 정도. 차가 작은 만큼 여려 보일까봐 더욱 과감하게 꾸민 모양새다. 생김새만큼은 정통 오프로더 부럽지 않게 터프하다.​​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나뉘어져이전에 없던 독특한 인상이다​​​지붕과 C필러 사이 검은색 플라스틱을 덧붙여 답답함 없는 스타일을 뽐낸다앞쪽과 통일성을 높인 뒤쪽 스타일​반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전이다. 톡톡 튀는 외모와 달리 차분하고 고급스럽다. 가로로 길쭉한 스타일의 대시보드에 8인치 모니터를 올린 깔끔한 구성. 간결한 배치에도 불구하고 꽉 차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기능이 가득 들었기 때문이다. 통풍 및 히팅 기능은 물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에 크렐 사운드 시스템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특히 운전석에 앉아 반짝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보고 있노라면, 이게 정녕 소형 SUV가 맞나 싶다.​​​ 널찍한 공간감이 특징인 가로로 길쭉한 스타일의 대시보드소형 SUV에서 누릴 수 없었던 온갖 기능이 가득 차 있다주행모드 선택장치, 차로이탈방지 보조장치, 크루즈 컨트롤 등 화려한 장치들이 즐비하다 ​늦은 만큼 더 빠르게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7.6초. 코나의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대변하는 숫자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이 177마력의 최고출력으로 가뿐하게 작은 덩치를 밀어붙인다. 시속 100km 가속은 제원에서 알 수 있듯 막힘이 없고, 시속 200km까지도 꾸준히 속도를 높인다. ​ ​시속 200km로 달리는 중에서도 놀라운 건 안정감이다. 이 작고 짧은 SUV가 불안한 기색 없이 질주한다. 아반떼 스포츠에서부터 느낀 거지만 최근 현대차는 뒤쪽 댐퍼가 매우 탄탄하다. 덕분에 뒤쪽을 든든하게 붙들면서 요철을 만나도 차체는 안정감을 유지한다. 과거 피시테일 현상으로 몸살을 겪었던 현대차가 단점을 극복한 것. 원래 소형 SUV 중 주행성능은 쉐보레 트랙스가 으뜸이었지만 이제 그 평가를 바꿀 때가 된 듯하다. 어차피 시속 200km까지 쫓아오지도 못하겠지만.작은 차체에 탄탄한 서스펜션이 맞물린 만큼, 일반적인 주행에선 유럽산 소형 SUV처럼 솔직하게 흔들린다. 큰 충격은 날카롭지 않게 둥글리되 노면의 정보는 빠짐없이 전달한다. 매끄러운 승차감보다 경쾌한 주행을 선호할 젊은 타깃층을 고려한 설정. 동승자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운전자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도 명색이 SUV인데 잠깐의 오프로드도 달려봤다. 오프로드 코스는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 비에 젖은 흙길은 타이어가 닿자마자 맥없이 무너졌다. 미끄러짐을 감지한 코나는 VDC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이려 했지만 이런 길에서 멈추면 견인차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당장 VDC 오프 버튼과 4륜 록 버튼을 누른 후 가속 페달을 밟았다. 휠이 1/3 즈음 잠긴 흙탕길에서 코나는 네 바퀴를 미끄러뜨리면서도 의연히 나아갔다. 다져지지 않은 무른 길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4륜구동 덕에 위기를 모면했다. 아마 2륜구동이었다면 SUV 주제에 꼴사납게 견인됐을 터다.       이렇게 장점만 있으면 좋으련만, 단점도 없지 않았다. 특히 방음이 부실하다. 실내 질감과 마감 수준은 소형 SUV 수준을 뛰어넘었지만, 방음은 전형적인 소형 SUV 수준. 가속 페달을 밟으면 2,000rpm 너머에서 어김없이 터빈 소리가 실내로 파고들고, 급가속시 거친 엔진음이 그대로 유입됐다. 아반떼 스포츠처럼 듣기 좋은 소리였다면 괜찮았겠지만 코나의 메마른 엔진음은 이 차가 저가형 차라는 걸 다시금 환기시켜준다. ​만만치 않은 코나 리터당 8.2km. 190km 가량을 달린 후 트립컴퓨터에 찍힌 누적 연비다. 다소 가혹했던 주행 환경이 섞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연비다. 이 차를 구매할 젊은 고객들에게 유류비가 결코 가벼운 문제만은 아닐 텐데 말이다. 1,460kg의 비교적 무거운 무게와 4륜구동 장치가 연비를 깎아 먹은 것으로 보인다. 코나 1.6 터보 4WD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1.0km((도심 10.0km/L, 고속 12.4km/L). 환경오염이니 뭐니 해도 리터당 16.2km(18인치 2WD 기준)를 달리는 디젤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코나는 화려했다. 소형 SUV라는 장르에 그 이상을 담고자 했다. 빠르고 신선하며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높은 품질까지 챙겼다. 하지만 머릿속 한켠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소형 SUV의 가치는 손쉽게 다가설 수 있는 저렴함이 아닐까? 참고로 코나의 가격은 1,895만~2,620만원(플럭스 제외). 1.6 터보 풀옵션 시승차의 가격은 2,980만원이다. 동급 소형 SUV보다 훨씬 많은 걸 갖추면서도 가격이 비슷한 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여전히 손쉽게 다가서긴 힘든 가격이다. 게다가 2,250만~2,930만원짜리 투싼의 유혹도 뿌리쳐야 할 판이다.​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