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봉고Ⅲ 코치 화려했던 옛 신화를 꿈꾼다
2004-03-05  |   29,035 읽음
최근 기아의 소형 상용차가 시장에 잇달아 나왔다. 1톤 트럭 봉고가 풀 모델 체인지되어 ‘봉고Ⅲ 트럭’으로 선보였고 승합차 프레지오 역시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봉고Ⅲ 코치’로 데뷔했다. 기아는 지난 80년 봉고 트럭, 81년 봉고 코치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끈 이후 1톤 트럭에 ‘봉고’란 이름을 계속 써왔지만 승합차에 봉고 이름을 다시 붙인 것은 86년 봉고 코치 후속 모델인 베스타가 나온 이후 18년만이다. 그러고 보면 기아가 18년 동안 소형 승합차에 봉고란 이름을 쓰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국내에서 봉고는 소형 승합차의 대명사처럼 쓰이면서 ‘지프’란 이름 이상의 인지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81년 봉고 코치 이후 베스타와 프레지오를 거친 기아 소형 승합차 계보를 따지자면 ‘봉고Ⅳ’란 이름이 붙을 만하지만 국내에서 Ⅳ(4)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 봉고Ⅲ 코치는 프레지오의 연장선상에 있는 모델이기 때문에 Ⅲ을 붙이는 것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아무튼 ‘봉고’란 이름이 부활한 것은 대환영이다. 스타일 다듬고 커먼레일 디젤 엔진 얹어 출력 늘었지만 운전감각은 승합차 그대로 봉고Ⅲ 코치는 우선 얼굴이 크게 바뀌었다. 윈드실드 아래로 부드럽게 떨어지던 프레지오의 세미 보네트를 돌출형으로 다시 디자인했고 얇은 헤드램프를 사각형에 가깝게 키웠다.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요즘 유행하는 클리어 렌즈 타입이다. 보네트를 열면 워셔액과 냉각수 보충 등 간단한 일상정비를 할 수 있다. 뒷모습에서는 리어램프의 크기가 조금 커지고 뒤 범퍼에 새로 옵션으로 마련한 후방감지기 센서가 달린 것이 눈에 띈다. 대체로 새로운 얼굴을 제외하면 프레지오의 겉모습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보디 옆쪽에 ‘123ps CRDi’란 로고를 붙여놓아 3천cc 85마력 디젤 엔진을 얹은 구형과 구별된다. 운전석에 올라타는 순간 봉고Ⅲ 코치가 기아 소형 승합차 20여 년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휠베이스가 짧고 앞바퀴 휠하우스가 앞 도어를 크게 파고든 형태여서 운전석에 타고 내릴 때 자세가 엉거주춤하다. 또한 엔진이 1열 시트 아래 자리한 탓에 시트 높이가 조금 높고 스티어링 휠도 트럭과 비슷한 모양으로 세워져 있는 편이다. 대시보드의 큰 틀은 프레지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계기판의 디자인과 오디오 위치, 스위치의 배열 등은 개선되었다. 다양한 시트 배열은 예나 지금이나 소형 승합차의 큰 장기다. 엔진이 1열 시트 아래에 있다보니 2열 시트 승객의 레그룸이 좁은 것이 흠이지만 2열 시트를 180°회전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때 보통 승합차는 2열과 3열 시트 사이의 거리가 짧아 성인이 마주보고 앉기 힘들지만 봉고Ⅲ 코치는 12인승 기준으로 실내길이가 3천800mm나 되기 때문에 레그룸이 넉넉한 편이다. 4열 시트 역시 레그룸은 좁지 않지만 시트 등받이 각도가 조절되지 않아 2∼3열 시트보다 조금 불편하다. 2열 시트를 뒤로 돌려놓은 상태에서 3열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2, 4열 시트 사이에 훌륭한 테이블이 마련된다. 또한 1∼3열 시트를 풀 플랫할 수 있는 것은 베스타 시절부터 이어온 기아 승합차의 장점. 그러나 솟아오른 바닥 때문에 1열 시트 등받이 높이가 조금 높고 2∼3열 시트 바닥도 그리 편평하지 않다. 시트에 씌워놓은 인조가죽의 질감은 천연가죽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만족스럽다. 봉고Ⅲ 코치는 기아 카니발의 2.9X 디젤 터보 커먼레일을 승합차에 맞게 조절한 123마력 CRDi 엔진을 얹고 있다. 커먼레일 엔진 덕에 소음과 진동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느낌으로는 프레지오의 엔진(3.0X 디젤 85마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엔진이 1열 시트 아래에 자리한 구조적인 한계를 감안하면 실내 정숙성과 방진 정도는 뛰어난 편이다. 봉고Ⅲ 코치는 페달을 밟는 순간 저회전에서부터 큰 토크를 내뿜으며 박력 있게 도로를 차고 나간다. 구형에 비해 올라간 38마력이란 수치만큼은 아니지만 몸놀림은 상당히 경쾌해졌다. 그러나 1∼2단에서 세차게 내뿜던 힘이 3단부터 왠지 모르게 맥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2∼3단 사이의 기어비가 넓은 탓이겠지만 몸으로 느끼는 구동력 차이는 기어비 차이 이상이다. 엔진이 운전석 가까이 있다보니 액셀 조작에 따라 터보 엔진의 블로오프 밸브가 “쉭쉭∼”거리는 소리를 분명하게 들을 수 있다. 변변한 RV가 없던 80년대 초·중반, 봉고 코치는 승합차와 RV 역할까지 모두 소화해낸 차였다. 20여 년 뒤 봉고의 이름을 이은 봉고Ⅲ 코치 역시 소형 승합차를 20여 년간 생산해온 기아의 노하우가 담뿍 담겨 있지만 이제 ‘봉고차(소형 승합차)’의 용도는 예전과는 달라졌다. RV를 원하는 사람들은 기아에서 나오는 7∼9인승 미니밴 카니발을 찾고 봉고Ⅲ 코치는 말 그대로 교회나 유치원 등 소형 승합차가 필요한 이들이 찾는다. 따라서 RV의 관점에서 보면 봉고Ⅲ 코치는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강화되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에 맞춰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봉고Ⅲ 코치의 오너는 동력성능이 좋아져서 즐겁고 도로에서 뒤따르는 차들도 시꺼먼 매연을 덜 맡게 되어서 반갑다. 차값이 프레지오에 비해 100만 원 이상 올랐지만 현대 스타렉스 12인승보다 여전히 100만∼200만 원 싼 것도 매력. 95년 처음 데뷔한 프레지오의 개선형인 탓에 승합차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안고 있지만 현대 그레이스와 쌍용 이스타나가 지난해 말 단종된 지금, 보급형 소형 승합차인 봉고Ⅲ 코치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졌다. Z
기아 봉고Ⅲ 코치 12인승 LTD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00×1810×1980
휠베이스(mm) 2580
트레드(mm)(앞/뒤) 1550/1540
무게(kg) 2035
승차정원(명) 12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커먼레일
최고출력(마력/rpm) 123/3800
최대토크(kg·m/rpm) 25.0/2000
구동계 뒷바퀴굴림
배기량(cc) 2902
보어×스트로크(mm) 97.1×98.0
압축비 19.5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0
Chassis
보디형식 미니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앞, 뒤) 모두 205/70 R15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4.270/2.282/1.414
1.000/0.813/-
최종감속비 -
변속기 수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55
0→시속 100km 가속(초) 21.5
연비(km/L) 10.5
Price 1,430만 원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