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뉴 렉스턴 RX5 EDi ② - 국내 최고의 SUV로 거듭나다
2004-01-16  |   49,733 읽음
쌍용 렉스턴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겉모습과 실내를 더욱 고급스럽게 꾸미고 넘치는 힘을 자랑하는 커먼레일 엔진으로 무장한 것. 이름하여 ‘뉴 렉스턴.’
2001년 9월 첫 모습을 드러낼 당시 렉스턴은 화려한 헤드램프와 근육질의 몸매가 어울려 한 세대를 뛰어넘은 최고의 SUV라는 찬사를 들었다. 렉스턴이 국내 SUV의 발전에 가속도를 붙였다는 평가 속에 쌍용자동차는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 최고의 SUV 왕국이라는 칭호를 확인시켜 주었지만 점점 커져 가는 SUV 시장을 다른 메이커들이 구경만 하고 있지 않았다. SUV 시장이 치열한 싸움터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최고급’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안전·편의장비를 늘리는 것은 필수사항이 되었다. 이와 함께 엔진 힘은 부쩍 좋아졌으면서 매연은 적은 커먼레일이 대세를 이룬다. 이 또한 고객의 입맛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데뷔 당시 120마력이었던 렉스턴이 시간이 지나면서 힘이 떨어진다는 불평을 듣기 시작했다. 2002년 9월 132마력 엔진을 더했으나 별 차이가 없다는 반응만 나타났다. 게다가 132마력 엔진은 배기가스 때문에 발표가 늦어졌다는 등 근거 없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쌍용차는 이참에 최고의 위치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안팎을 고급스럽게 손질하고, 최고출력 170마력의 커먼레일 XDi270(eXtreme dynamic Direct Injection 2700cc) 엔진을 얹은 뉴 렉스턴을 발표했다.

세단이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워진 외관과 실내

우선 겉모습을 고급스럽게 치장했다. 크롬도금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 넓게 만들어 안정감을 살리고, 가운데 세로 줄을 넣었다. 볼륨감이 넘친 앞뒤 휠하우스에 덧붙인 크롬도금 휠아치가 햇빛을 받아 빛난다. 사이드 가니시에 조그맣게 붙어 있는 ‘RX5 EDi’가 커먼레일 엔진을 얹었음을 확인시킨다. 루프 랙은 세련된 은빛 컬러다.
실내는 편의장비를 보강했다. 블랙으로 꾸민 실내는 세련미 속에 중후한 매력을 풍긴다. 우드 그레인으로 포인트를 준 도어패널 또한 고급스럽다. 옥빛 LED 계기판은 라이트를 켰는지 확인할 정도로 시인성이 좋다. 계기판 아래에 달린 기어 인디케이터를 보며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옵션으로 달려 있는 후방 감지 카메라도 신기하다. 기어 레버를 R 위치에 놓으면 뒤쪽 상황이 AV 모니터에 나타난다. 손에 꼭 잡히는 기어 노브의 가죽 촉감이 부드럽다.
이전 렉스턴도 고급장비를 풍부하게 갖추었지만 재질이 좋지 않다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특히 센터페시아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해 불평이 쏟아졌다. 뉴 렉스턴은 여기저기 꼼꼼히 눌러 보아도 들뜨는 현상은 찾을 수 없고, 각종 조작 스위치의 틈새도 크지 않는 등 품질감이 좋아졌다.
운전자세를 기억하는 메모리 시트장치를 누르면 타고 내릴 때 한결 편하다. 2열과 3열 시트 뒷면에는 보드가 달려 있다. 폴딩했을 때 작은 물건이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열 시트 레그룸이 경쟁차에 비해 넓다지만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3열 헤드 레스트를 바꾸는 등 손을 쓴 것 같지만 앉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온몸에 전해지는 막강한 파워

엔진 출력이 132마력에서 170마력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한 번에 그렇게나’라는 생각과 함께 시원하게 쏴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132마력일 당시 제원상 최고시속은 157km. 실제로 밟으면 150km에서 버둥거리기 시작해 160km를 힘들게 넘겼다.
뉴 렉스턴에 얹은 XDi270 엔진은 델파이 커먼레일 시스템을 활용해 쌍용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것으로,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4.7kg·m를 뽑아낸다. 배기량은 2천696cc다. 쌍용에서 강조하는 Di 엔진은 연료분사 압력·시기·양을 제어해 실린더에 고압으로 직접 분사한다. 그 결과 연소효율이 좋아져 연비와 출력이 높아졌고 반면에 CO, HC, PM 등 배기가스를 비롯해 소음과 진동은 줄어들었다. 1세대 커먼레일은 1천350바로 압력조절 기능이 없고, 2세대는 1천400바 정도, 뉴 렉스턴에 올라간 3세대 커먼레일은 1천600바의 초고압 분사 방식이다.
시승차가 나오기 얼마 전 쌍용 관계자는 “국내 SUV 중에서는 따를 차가 없을 것”이라며 “초기 가속도 벤츠 ML270 CDI보다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였다.
출발이 박진감 넘친다. 이전 모델과 치고 나가는 힘에서 차이점이 느껴진다. 변속충격이 있을 법도 한데 어느덧 시속 140km다. 시속 160km를 훌쩍 넘어선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액셀 페달을 꾹 밟아 마지막 힘을 준다. 시속 180km에 다다르자 바늘의 움직임이 멈춘다. 덩치 큰 차체가 아래로 깔리면서 밟는 대로 나가는 맛이 시원스럽다.
이는 며칠 뒤 쌍용자동차의 새차 발표장에서도 체험할 수 있었다. 기아 쏘렌토, 벤츠 ML270 CDI와의 가속도 테스트에서 동승할 기회가 생겼다. 깃발이 내려감과 동시에 뛰쳐나가는 렉스턴을 쏘렌토가 따라가지 못한다. 벤츠 ML270 CDI도 같은 상황. 믿을 수 없어 드라이버가 액셀을 끝까지 밟고 있는지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발꿈치가 꼭 붙어 있는 것을 본 순간 렉스턴의 초기 가속력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구불거리는 국도에 들어가 기어를 수동 모드로 바꿔 본다. 처음은 어색하지만 계기판 아래에 있는 인디케이터를 보며 기어를 조작하는 재미가 괜찮다. XDi270 엔진과 조합을 이룬 벤츠의 5단 자동변속기 T-트로닉은 주행 여건에 따라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작동한다. 겨울철 미끄러운 길에서는 윈터보드를 써 2단 출발을 할 수 있다.
렉스턴은 휠베이스가 길어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다. 그렇다면 코너에서는? 빗길, 눈길, 각도가 심한 코너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다는 자세제어 프로그램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를 새롭게 갖추었다는 말을 믿고 핸들을 마음껏 돌려 보기로 했다. 오른쪽으로 거의 90° 가까이 굽은 도로. 잠깐 브레이크를 밟은 뒤 코너를 돌면서 액셀을 밟는다. 좌우로 심하게 기우뚱거리면서 언더스티어가 일어난다. 깜짝 놀라 핸들을 움켜잡는다. ESP 기능을 몸으로 느끼기에는 너무 둔한 것일까.

소음과 진동 해결이 남겨진 숙제

하체는 더블 위시본+코일 스프링 조합으로 변함이 없지만 단단해진 느낌이다. 출렁거림보다는 ‘두둑’ 소리와 함께 노면을 타는 충격이 강하다. 기어 레버에 손을 얹었을 때 손에 전해지는 진동이 신경 쓰인다. 하체 충격이 여과 없이 전해진다.
엔진 소음을 잡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디젤 특유의 엔진음만 들리지만 가속과 동시에 소음이 커진다. 3천rpm을 전후해서 잠잠해지는 듯 하다가 rpm이 올라가면서 소음이 다시 높아진다. 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다는 점을 감안해도, 디젤음과 섞여서 실내로 들어오는 큰 바람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엔진 커버를 덧대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음에도 귓가와 온몸에 전해지는 소음을 막지는 못했다.
쌍용은 뉴 렉스턴 고객을 수입차를 살까 망설이는 30∼40대로 잡고 있다. 그만큼 새차에 거는 기대가 크고,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많은 부분이 좋아진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커먼레일 엔진을 얹고 벤츠제 트랜스미션을 썼으며, 초기 가속에서 벤츠 ML270 CDI를 앞섰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초기 가속을 제외한 그 이외의 것은? 뉴 렉스턴이 국내 최고의 SUV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뉴 렉스턴으로 그동안 아쉬워했던 힘을 잡았으니 이제는 모자라는 그 무엇인가를 또 찾아낼 차례다.

출발이 박진감 넘친다. 이전 모델과 치고 나가는 힘에서 차이점이 느껴진다. 변속 충격이 느껴질 법도 한데 어느덧 시속 140km다. 시속160km를 훌쩍 넘어선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액셀 페달을 꾹 밟은 상태에서 마지막 힘을 준다. 시속180km에 다다르자 바늘의 움직임이 멈춰 선다. 덩치 큰 차체가 아래로 깔리면서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맛이 시원스럽다

쌍용 렉스턴 RX5 EDi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795×1870×1865
휠베이스(mm) 2820
트레드(mm)(앞/뒤) 1550/1540
무게(kg) 2120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CRDi
최고출력(마력/rpm) 170/4000
최대토크(kg·m/rpm) 34.7/1800~3200
구동계 네바퀴굴림
배기량(cc) 2696
보어×스트로크(mm) 86.2×92.4
압축비 18.0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8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5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 뒤) 모두 P255/65 R16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595/2.186/1.405
1.000/0.831/3.167(1.926)
최종감속비 -
변속기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170
0→시속 100km 가속(초) 13.4
연비(km/L) 10.4
Price 3,656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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