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레저생활의 동반자 SUV와 픽업트럭의 장점을 모았다
2004-02-19  |   22,363 읽음
To be or not to be, That is question’(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말이지만, 단어를 바꿔 지금도 자주 쓰인다. 무쏘 스포츠를 보았을 때 이 문장이 떠오른 것은 ‘트럭인가 승용차인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참 예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취재를 위해 자동차극장에 갔을 때 컴컴한 밤임에도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차 구경을 하느라 바빴다.

무쏘 스포츠는 쌍용이 국내에는 없는 SUT(Sports Utility Truck) 시장을 목표로 ‘P100’ 프로젝트를 세우고 45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국내 첫 승용형 픽업이다.

SUT는 4∼5명이 탈 수 있는 승용차형 공간에 레저장비를 실을 수 있는 개방식 화물공간을 갖춘 차다. 국내에서는 픽업이라고 하면 짐차로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승용차로 많이 쓰인다. 미국의 전통적인 베스트셀러가 포드 F시리즈 픽업이고, GM의 실버라도가 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픽업의 역사는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진자동차에서 랜드크루저 픽업을 조립·생산했고, 기아의 브리샤 픽업과 현대 포니 픽업 등이 나왔지만 세단형에 밀려 빛을 못 보고 사라졌다. 무쏘 스포츠는 맥이 끊긴 승용 픽업시장을 되살릴 기대주로 여겨지고 있다.

레저장비가 넉넉히 들어가는 데크
무쏘 스포츠는 무쏘를 기본으로 만들어 성능, 스타일 등이 무쏘와 큰 차이가 없다. 길이 4천935mm(범퍼가드 제외), 휠베이스 2천755mm로 무쏘보다 각각 275mm, 125mm 길어졌다. 얼굴은 쌍용 엠블럼 대신 세로 줄을 넣어 이등분한 그릴로 차별화했다. 새로 단 스테인리스 범퍼 가드 바가 날렵하면서도 듬직하다.

사이드 미러에 열선을 넣어 폭우 속에서 깨끗한 뒷시야를 약속하고 C필러에서 데크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시보레 애벌랜치를 떠올리는 굵직한 D필러를 달았다. 데크 롤바에 붙어 있는 코뿔소 문양의 엠블럼은 측면을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만든다. 날렵한 사이드 가니시도 멋스럽다. 측면의 다양한 장식 덕분에 트럭 냄새가 나지 않는다. 사이드 스텝은 신발에 물이 묻어도 미끄럽지 않다. 옵션으로 끼운 타이어는 255/65R16 사이즈다.

무쏘 스포츠의 최대 자랑거리는 각종 레저용품을 실을 수 있는 데크. 데크 도어를 열기 위해 뒤쪽으로 다가갔다. 왼쪽에 ‘MUSSO’, 오른쪽에 ‘SPORTS’ 로고는 옆면에 붙어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모양이다. 커다란 후방유리가 달려 뒤가 잘 보이기 때문에 달릴 때와 주차할 때 불안하지 않다. 크롬 도금 가니시와 렉스턴에 쓰인 클리어 타입의 테일램프는 간결하다. 데크 도어를 열지 않고 간단한 물건을 내릴 수 있도록 달아 놓은 발판도 깔끔하다.

승용인 만큼 400kg의 짐을 실을 수 있다는 표시가 조금 어색하다. 이 차에 얼마나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지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데크 도어가 180° 아래로 뚝 떨어질 것 같아 조심스러웠지만 90°만 열려 손을 찧을 염려가 없다. 물건을 싣거나 내릴 때 바닥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데크 바닥에는 깔개를 깔았다.

데크의 활용성이 이 차의 최대 장점인 만큼 어떤 용품을 실을 수 있을까? 자로 재어 보니 길이×너비×높이 1천180×1천475×510mm다. 대각선은 1천770mm이고 도어를 열었을 때 펴진 총 길이는 1천730mm다. 고급 자전거는 분리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분리되지 않는 자전거를 실었더니 도어가 닫히지 않는다. 따라서 대각선으로 싣는 수밖에 없다. 핸들을 왼쪽으로 틀고 넣었더니 딱 맞는다. 스노보드는 바닥에 들어가 흔들리지 않는다. 자전거와 ‘X’자 모양으로 엇갈려 집어넣었다.

차를 움직이려는 순간 자전거가 불안하다. 요철을 지날 때나 둔덕을 넘을 때 세워 놓은 자전거가 쓰러질 염려가 있다. ‘고정시켜야 할 끈을 준비해야 하나?’ 데크 네 모퉁이에 후크가 달려 있지만 무엇으로 고정시킬지 난감하다. 짐을 묶듯 보통 끈으로 자전거를 엮자니 폼이 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카메라 가방의 끈을 떼어내 후크와 자전거 앞바퀴를 연결했다. 되도록 흔들리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차를 몰로 나간다.

실내는 무쏘와 큰 차이 없어
실내는 연한 회색 톤으로 차분하게 꾸몄다. 스티어링 휠을 고급 가죽으로 둘렀고, 기어 노브는 우드 그레인이다. 비밀통화 기능을 갖춘 핸즈프리는 울릴 만큼 송·수신이 좋다. 센터페시아에는 고음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고급 오디오와 CD 플레이어가 갖춰져 있다. 팔걸이로도 쓸 수 있는 센터콘솔은 CD 케이스로 쓰기에 좋다. 커버 뚜껑을 열면 영수증이나 핸드폰을 넣을 수 있는 다기능 콘솔이다. 듀얼 선바이저는 옆면에서 비치는 햇빛도 가릴 수 있다.

룸미러는 야간운전 때 눈부심을 방지하는 ECM 방식이다. 조수석 밑에 수납공간을 마련했지만 재질이 좋지 않고, 쓰임새도 크지 않을 것 같다. 2열 시트도 중앙과 사이드에 암레스트가 달려 편안하다. 그러나 사이드 암레스트는 너무 커서 공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덩치 큰 사람이 앉기에는 비좁아 보인다.

2열 시트의 가장 큰 단점은 등받이가 너무 곧추서 있다는 것. 후방유리와 간격이 거의 없는 탓에 시트 거리를 조절하는 레일을 갖추지 못했고, 등을 거의 세운 자세로 앉아야 한다. 한 마디로 뒷자리는 장거리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2열의 레그룸을 줄이는 대신 레일을 갖춰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2열 시트는 등받이가 6:4로 나뉘어 폴딩된다. 시트를 접으니 뒤쪽 벽면에 숨어 있던 사물함이 보인다. 공간이 좁고 칸막이가 없어 드라이버나 연장을 넣으면 주행 중에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날 것 같다. 기본공구는 조수석 뒤 2열 시트 아래에 있고, 미관을 위해 커버로 덮었다.

쌍용차의 특징은 벤츠 엔진을 쓴다는 점이다. 1995년까지는 벤츠제 엔진을 그대로 들여와 얹었다. 이후 부품을 수입해 창원공장에서 조립하고 있으며 터보 인터쿨러 엔진은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특히 한국도로공사의 시설유지차가 88만km를 보링 없이 달려 엔진의 내구성을 인정받았다.

무쏘 스포츠도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5기통 2.9X 디젤 터보 인터쿨러를 쓴다. 132마력 엔진이 올라간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배기가스 문제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2004년부터는 커먼레일 엔진을 쓴다는 얘기도 있다. 엔진음을 감소시키기 위해 신형 렉스턴처럼 엔진커버를 씌웠다. 공회전 때는 엔진음이 제법 들리지만 달리면 조용해지는 느낌이다.

달리기 실력은 무난한 편
남들은 휘발유차가 조용하고 편안하다고 하지만 <4WD&RV> 기자로서 SUV를 주로 타다 보니 이제는 디젤차가 정겹다. 자전거를 내려놓고 달리기 성능을 테스트했다. 힘껏 액셀을 밟으니 ‘우르릉’ 하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힘차게 뛰쳐나간다. 시속 120km까지는 문제없이 달려 낸다. 레저를 즐기기 위한 차인 만큼 그 이상의 속도를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최고시속은 무쏘보다 떨어지지만 주행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

마지막 걱정거리는 무쏘보다 휠베이스가 길고, 승차공간과 화물공간이 따로 있어 뱀처럼 앞과 뒤가 따로 놀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앞은 이미 돌았는데 꽁무니는 뒤로 처져 힘없이 끌려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빠르게 코너를 돌았다. 기우뚱하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는다. 프레임 보디에 데크를 얹었기 때문에 앞뒤 움직임에 큰 차이가 없다.

오프로드 달리기 실력과 산길을 오르는 능력도 뒤쳐지지 않는다.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방식의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에 요철을 자연스럽게 타고 넘는다. 데크에 실린 자전거도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온로드에서 모래나 자갈을 밟을 때 스티어링 휠에 전해 오는 작은 충격이 거슬린다.

픽업을 내놓는다는 소식에 어렸을 적 자주 보았던 감색 포니 픽업이 떠올라 ‘과연 시장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고급차가 얼마나 많은데 그 돈 주고 트럭을 살까’라는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겉모습과 쓰임새, 달리기 성능까지 개성 넘치는 꽤 괜찮은 녀석이다. 이 녀석과 함께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면 폼도 나고 더 즐거울 것만 같다.


무쏘 스포츠 290S 최고급형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

×높이
4935×1865×1735mm
휠베이스 2755mm
트레드 앞/뒤 1510/1520mm
무게 1820kg
승차정원 5명
엔진
형식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인터쿨러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보어 ×

스트로크
89.0×92.4mm
배기량 2874cc
압축비 22.0
최고출력 120마력/4000rpm
최대토크 25.5kg.m/2400rpm
연료공급

장치
기계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75L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4단
기어비

①/②/③
2.742/1.508/1.000
④/⑤/ 0.708/ㅡ/2.429
최종감속비 4.889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파워)


서스펜션 앞 더블 위시본
5링크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림
타이어 앞/뒤 255/65R 16(옵션)
성능
최고시속 140km
0→시속 100km 가속
시가지

주행연비
12.0km/L
2.087만 원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