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칸 용평 시승회 온로드와 오프로드 성능 확인한
2004-02-19  |   18,964 읽음
지난 9월 3일과 4일 강원도 용평 리조트에서 테라칸 시승회가 열렸다.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SUV로 자리매김한 테라칸이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차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자동차 전문매체를 대상으로 한 이번 행사에는 지난 여름 고객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던 테라칸이 동행했다. 중국에서는 질이 좋지 않은 연료를 쓴 탓에 아이들링이 약간 불안정했지만 매연도 없고, 넉넉한 힘을 자랑했다고 한다. 이번 시승에 나온 9대의 테라칸은 JX290 모델로 150마력의 2.9X 커먼레일 인터쿨러 터보 엔진을 얹었다.

국내 최대의 스키 리조트인 용평에 가기 위해 테라칸에 올랐다. 서울에서 용평을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영동고속도로 횡계IC까지 189km를 달려야 한다. 보통 때 같으면 교통량이 꽤 많았을 테지만 강원도 지역에 닥친 수해로 대관령 구간이 정상통행이 되지 않아 무척 한산했다.

원주를 지나면서부터 오르막이 이어졌다. 테라칸은 건장한 남자 5명을 태우고도 제원상 최고시속인 168km를 냈다. 디젤차가 시속 150km를 넘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을 한 셈이다.

기본기 충실하지만 로 기어 1단 빠른 것이 흠
휴게소에서 뒷자리에 옮겨 탔다. 남자 셋이 앉기에는 비좁다는 생각이 든다. 에쿠스용 가죽시트와 내장재가 그대로 들어간 실내는 보수적인 분위기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풍절음과 주행소음이 의외로 작아 차안은 조용한 편이다.

오프로드 시승은 용평 리조트 주변의 노르딕 경기 코스에서 치러졌다. 내리막을 활강해 내려오는 일반 스키와 달리 노르딕은 눈 쌓인 오르막과 평지에서 사람의 힘으로 발을 구르고, 폴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간다. 스키를 신고 빠르게 걷거나 눈 위를 지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긴 구간은 아니지만 얼마 전 내린 비로 골이 깊게 패여 있어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4WD 전환은 스위치를 돌려서 한다. 2H에서 4H로 바꾸는 일은 시속 70km 이하에서 언제나 가능하다. 4H에서 4L로 바꿀 때는 차를 세우고 기어를 중립에 놓거나 클러치를 밟아야 한다.

로 기어뿐만 아니라 4H 상태에서도 힘은 넉넉하다. 터보 인터쿨러 엔진은 과급압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갑작스레 출력이 높아져 오프로드에서 다루기가 힘들다는 선입견은 무너졌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2천rpm 부근까지 높이지 않아도 웬만한 경사는 쉽게 올라섰고, 무심코 빠진 골도 가벼운 액셀링 한두 번에 너끈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최저지상고가 높아 하체를 긁는 일도 드물고, 출렁이지 않아 자세를 제어하기가 편하다. 로 기어 1단을 넣어도 길이가 짧은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될 정도로 속도가 높았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지만 이틀에 걸쳐 여유 있게 차를 타 보니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수적인 디자인이지만 곳곳에 멋을 부린 흔적이 눈에 띄었고, 무엇보다도 넉넉한 출력이 디젤차를 다시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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