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DGE DURANGO SLT 픽업트럭의 진화가 눈부시다!
2004-05-31  |   17,500 읽음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차가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이즈나 차의 성격으로 그 틈새를 메우는 경우도 있다. 1998년 첫선을 보인 닷지 듀랑고도 미드 사이즈와 풀사이즈의 중간급 몸집과 8인승이라는 점을 특성으로 내세워 틈새를 파고들었다.
다코타 픽업트럭을 베이스로 한 듀랑고는 스포티한 외관에 V8 엔진과 당시 미드 사이즈 SUV에는 없던 3열 시트를 기본으로 달았다. 초대 듀랑고는 데뷔 첫해 5.9X와 5.2X의 V8 엔진이 올려졌고 네바퀴굴림 방식을 채택했다. 나중에 2WD가 더해지고, V8 4.7X 엔진이 구식 5.2X 엔진을 대체했다.

덩치 커지고 품질도 크게 좋아져

필자는 1세대 듀랑고를 시승해 본 적이 있는데, 머슬카에서나 들을 수 있는 굵고 낮으면서도 깊이 있는 엔진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차체가 크지 않아 풀사이즈 SUV처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실내공간은 넉넉했다. 하지만 윈드실드 위쪽이 낮아 시야가 조금 갑갑하고, 내외장의 질감과 마무리는 미국 경트럭 기준으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조악한 수준이었다. 외관에서도 뒤 범퍼와 차체의 갭이 너무 커서 추돌사고 피해차를 무허가 정비업소에서 대충 고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얼마 전 풀 모델 체인지된 듀랑고는 유럽차에 가까운 느낌이 들 만큼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벤츠와 크라이슬러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경트럭 분야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기본형에 올려지는 엔진이 V6 3.7X로 작아졌지만 차체 크기나 실내공간은 눈에 띄게 늘어나 풀사이즈 SUV의 세그먼트에 가깝게 보인다.
듀랑고는 기본형 ST, 고급형 SLT, 최고급형인 리미티드 등 세 그레이드로 나온다. 시승차는 210마력을 내는 V6 3.7X 엔진에 2WD인 SLT다. 구형에서 물려받은 V8 4.7X와 새로 더해진 V8 5.7X 헤미 엔진도 고를 수 있다. ‘헤미’라는 이름은 60년대 후반 크라이슬러가 반구형 연소실을 가진 V8 엔진의 머슬카를 내놓으면서 처음 쓴 것으로, 미국인의 머릿속에 고출력 V8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켜 놓았다.
외관은 1999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 등장했던 컨셉트카 파워 왜건과 엇비슷하다. 윈드실드를 앞쪽으로 많이 밀어 실내공간이 늘어났다. 유리만 밀려 나가 운전자 앞 공간이 휑하니 넓은 차와는 달리 실내 크기는 일부 풀사이즈 SUV를 넘어선다.
인테리어의 질감과 마무리는 구형 듀랑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새 모델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구형이 너무 형편없었던 탓이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폭스바겐 골프가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가면서 내장재와 질감이 탁월하게 좋아진 것에 버금간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에는 딱딱한 플라스틱과 조금 번들거리는 우드 그레인이 쓰였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높낮이가 조절되는 직물시트는 쿠션이 단단하고 몸을 잘 받쳐 주며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의 배치도 잘되어 있어 체구가 작은 운전자도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다.

경쟁차보다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어

2열 시트의 공간도 넉넉하다. 2열 시트 등받이는 40:20:40으로 분할되어 따로따로 접을 수 있으며 3열 시트는 쿠션을 앞으로 밀고 등받이를 숙이도록 되어 있다. 3열 시트는 몸집이 작은 사람이 그럭저럭 장거리 여행을 할 만하지만 좌석이 편하지는 않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가볍고, 경트럭답지 않게 반응이 빠르다. 스티어링과 브레이킹 감각이 느슨한 일반 경트럭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조금 신경질적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승용차 운전자는 차의 크기로 인한 어색함을 빼고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스티어링이 향하는 곳으로 방향을 잡는 능력은 다른 SUV보다 한수 위지만 노면 피드백은 작으면서 반응은 빨라 다소 어색함이 남는다. 무게중심이 높고 서스펜션도 단단한 편인데다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가 민감해 부드럽게 조작하지 않으면 차의 움직임이 조금 거칠어진다. 승용차 운전감각을 부여하려고 신경 쓴 데서 기인한 부작용이라 생각된다.
핸들링은 꽤 타이트하며 코너링 중의 미세한 가감속에 회전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서스펜션이 조금 하드하고 무게중심이 높지만 가속 페달의 반응이 조금 두루뭉실해서 페달을 놓을 때 빠르게 감속되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뉴트럴 언더’로 일관하도록 세팅되어 조금 지루하지만 안정감 있게 코너를 돌아 나간다.

차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전반적인 운전영역에서 꽤 괜찮은 운동성능을 보인다. V6 엔진은 강력하지는 않으나 큰 불만 없이 탈 만하다. 4단 AT는 때때로 변속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성능을 보인다.
V8 엔진에는 5단 AT가 얹힌다. 칼럼 시프트는 조작감이 다소 빡빡하다. 넉넉한 견인력을 자랑하는 듀랑고는 셀렉트 레버 끝단에 달린 버튼을 눌러 변속제어를 토/힐 모드로 바꿀 수 있다. 기아 차가 홀드 버튼으로 O/D(오버드라이브) OFF를 겸하게 만든 적이 있듯이 듀랑고도 견인 모드 버튼으로 오버드라이브를 해제하도록 되어 있어 변속을 적극적으로 하는 운전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0→60마일(약 97km) 가속은 13초 내외. 느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았을 때의 반응이 다소 느리고 회전상승이 조금 무겁다. 발진가속이나 추월가속 성능이 경쟁차들에 뒤지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깊이 밟을 일이 많고 풀가속 때 엔진음이 실내로 적잖이 새어 들어온다. 그 외의 주행소음은 잘 억제되어 있다.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다른 미드 사이즈나 풀사이즈 경트럭보다 스포티하게 움직인다.
요즘의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차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듀랑고도 하이드로포밍 공법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강성을 높였다.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코너링 중 거친 노면을 지나도 차체가 공진하거나 서걱거리지 않는다. 높아진 강성 덕분에 조금 딱딱한 서스펜션으로도 괜찮은 승차감을 이끌어낸다.
구형보다 나아진 듀랑고는 잘 다듬어진 차를 좋아하는 여성과 크고 힘센 차를 좋아하는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개발되었다. V6형은 풀사이즈에 가까운 크기의 경트럭을 타면서 연비에 신경 쓰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차다. 고성능 이미지는 5.7X의 헤미 엔진이 책임진다.
주행 캐릭터는 유럽적인 분위기를 띠며 전반적인 구성도 잘 짜여진 느낌이다. 크라이슬러가 경쟁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차로, 미국산 SUV 중에서는 매력 있는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미국의 기름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경트럭의 열풍에 힘입어 듀랑고도 순조로운 판매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닷지 듀랑고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5101×1930×1887
휠베이스(mm) 3027
트레드(mm)(앞/뒤) 1636/1638
무게(kg) 2121
승차정원(명) 7
Drive train
엔진형식 V6
최고출력(마력/rpm) 210/5200
최대토크(kg·m/rpm) 32.5/4000
굴림방식 뒷바퀴굴림
배기량(cc) 3701
보어×스트로크(mm) 93.0×90.8
압축비 9.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102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3.000/1.570/1.000
0.697/-/-
최종감속비 2.700
변속기 자동4단
Pr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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