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DILLAC SRX vs BMW X5 4.4i vs VOLKSWAGEN TOUAREG V8 4.2 미국과 독일 명품…
2004-05-25  |   27,863 읽음
프롤로그
완벽한 크로스오버 캐딜락 SRX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던가. SRX는 21세기를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캐딜락의 현재 모습이다. 대형 세단 드빌과 스빌,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가 20세기의 특성인 보수와 전통을 반영하고 있다면 스포츠 세단 CTS와 SUV SRX, 로드스터 XLR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21세기를 연 주인공들이다.
4월 국내 시판에 들어간 캐딜락 SRX의 첫인상은 ‘퓨전’(fusion) 그 자체로 크로스오버의 영역을 뛰어넘었다. 이에 반해 BMW X5는 SUV의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X5 4.4i가 시승에 불려나온 이유는 SRX와 동급 엔진을 얹었다는 점. 99년 데뷔 이래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있고, 지난해 7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가치를 더욱 높였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과격함과 힘이 넘치는 최신형 SUV다.
캐딜락 SRX, BMW X5, 폭스바겐 투아렉은 ‘럭셔리’라는 꾸밈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SUV들이다. 모두 배기량 4천cc가 넘는 엔진을 얹어 300마력을 웃도는 출력을 자랑하는데다 첨단장비로 무장했다. 정상급 SUV의 현주소를 알아보기에 안성맞춤인 차들이다.

익스테리어
거구에는 심플한 디자인이 어울려


캐딜락의 디자인 변신을 보여준 신호탄은 99년 선보인 컨셉트카 이보크(Evoq)와 2001년 베일을 벗은 바이존(Vizon)이다. 2도어 쿠페 이보크와 왜건형 바이존은 손을 벨 듯 날카롭게 각을 세운 에지 디자인으로, CTS의 모태가 되었다. CTS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캐딜락 변신의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바이존은 캐딜락의 첫 SUV SRX로, 이보크는 로드스터 XLR로 거듭났다.
SRX의 V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사각형 헤드라이트, 펜더와 보네트를 뚜렷이 나누는 각진 스타일은 CTS, XLR과 공유하는 패밀리룩이다. 곡선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극단적인 디자인이지만 CTS를 통해 눈에 익어서인지 낯설지 않다. X5나 투아렉보다 앞 오버행이 긴 롱 노즈 디자인도 튀는 얼굴을 만든다.
3시리즈를 닮은 X5와 페이튼을 빼닮은 투아렉도 각자의 가풍을 잇고 있다. 지난해 7월 페이스리프트된 X5는 헤드램프 아래에 곡선을 넣고, 범퍼의 흡기구를 키웠다. 직사각형의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쓴 투아렉은 화장하지 않은 얼굴처럼 수수하다. SRX·X5와 나란히 세워 놓으면 심심할 정도다. 하지만 2톤이 넘는 거구에는 투아렉의 디자인이 제격 아닐까.
3열 시트가 달린 SRX는 X5, 투아렉보다 훨씬 길고 낮다. SRX는 길이×너비×높이가 4천950×1천845×1천685mm로 X5(4천667×1천872×1천705mm)보다 283mm 길고, 20mm 작다. 에어 서스펜션을 가장 높은 단계로 올린 투아렉(4천754×1천928×1천726mm)과 비교하면 196mm 길고, 41mm 작은 사이즈. 휠베이스도 2천957mm로 X5(2천820mm), 투아렉(2천855mm)보다 길다.
특히 3열에 탄 승객을 위해 D필러를 꼿꼿이 세우고 큰 유리창이 달려 D필러를 눕혀 균형을 잡은 X5나 투아렉보다 더욱 길어 보인다. SRX가 왜건에 가까운 이유다. SRX의 또 다른 경쟁모델인 렉서스 RX330, 볼보 XC90, 벤츠 M클래스 등과 비교해도 정통 SUV와는 거리가 멀다.

인테리어
X5·투아렉이 짜임새 있어


캐딜락 SRX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승용차처럼 높은 대시보드가 인상적이다. 승용 감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CTS와 비슷하지만 질감은 더 고급스럽다. 공간배치는 X5나 투아렉보다 훨씬 앞선다. 단추를 눌러 접거나 펼 수 있는 3열 시트에는 2명이 앉을 수 있고, 시트를 접어 넓은 짐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3열 시트는 어른이 앉기에 불편하다.
SRX의 또 다른 개성은 2열 시트까지 넓게 열리는 ‘울트라 뷰 선루프’. 지붕의 절반을 열 수 있고, 선루프 앞에 10cm의 바람막이가 있어 바람을 직접 맞지 않으면서 개방감을 즐길 수 있다. 선루프를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 안전벨트는 시트 모서리에 달았다. 뒷좌석 승객은 7인치 LCD 모니터와 DVD 플레이어를 쓸 수 있다.
X5와 투아렉의 인테리어를 SRX와 비교하면 미국차와 독일차의 다른 점을 읽을 수 있다. SRX는 정사각형 셀로 이루어진 투박한 송풍구와 밋밋한 계기판 등 멋부리지 않는 미국차의 특성을 보여준다. 6.5인치 모니터와 에어컨 사이에 CD 삽입구만 덩그러니 뚫려 있는 센터페시아는 고급차의 격을 떨어뜨린다. 5단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 ‘드라이버 시프트 컨트롤’을 수동 모드로 옮겼을 때 계기판에 나타나는 숫자가 너무 작은 것도 흠이다.
X5 및 투아렉으로 옮겨 타면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쓰임새에 중점을 두어 질서 있게 배치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꼼꼼한 독일차의 개성을 드러낸다. 화려함과 짜임새를 따진다면 투아렉에 최우수상을, X5에 우수상을 줄 만하다.

주행성능
고속과 코너링 성능 뛰어난 투아렉


아주 오랜만에 맛본 짜릿함이었다. 석 대 모두 4천cc급 엔진을 얹고, 달리기 성능을 도와주는 각종 전자장비로 무장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SRX는 V8 4.6X VVT(Variable Valve Timing) 노스스타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15마력/6천400rpm, 최대토크 42.7kg·m/4천400rpm의 성능을 낸다. 초당 1천 번 움직인다는 전자식 쇼크 업소버는 SRX의 숨은 무기.
V8 4.4X DOHC 엔진의 X5는 흡·배기 컨트롤 장치인 밸브트로닉을 더해 구형(286마력)보다 강력한 320마력/6천100rpm을 낸다. 최대토크는 44.9kg·m/3천700rpm. 노면 상태에 따라 앞뒤 토크를 자동으로 나누는 x드라이브와 자세안정장치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내리막길을 ‘알아서’ 안전하게 내려오는 HDC(Hill Descent Control)을 더했다.
투아렉은 V8 4.2X DOHC 엔진으로 최고출력 310마력/6천200rpm, 최대토크 41.8kg·m/3천∼4천rpm을 낸다. 투아렉이 자랑하는 무기는 차 높이를 6단계로 조절하는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 에어 서스펜션과 센터 디퍼렌셜 록이 달린 4WD ‘4모션’이다.
직진 주행성능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갑론을박’이 될 정도로 모두 뛰어났다. SRX는 노면상태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승용차처럼 편안한 드라이빙 포지션이 인상적이다. 초기 가속성능은 X5나 투아렉보다 더딘 편이고, 4천rpm 이상의 고회전에서는 엔진 소음이 크다.
X5는 액셀 페달을 밟는 대로 튀어 나가는 가속성능이 으뜸이고, 고성능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브레이크가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핸들 아래에 패들 시프트를 단 투아렉은 다른 모델에서 찾을 수 없는 운전 재미를 선사했다. 와인딩 로드에서 거칠게 몰아붙였을 때에도 가장 침착한 자세를 보였다. 특히 노면 마찰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방음처리는 충분히 칭찬 받을 만하다.
코너를 공략하는 능력에서는 X5와 투아렉이 우세했다. 시속 80km로 굴곡이 제법 심한 코너를 돌아 보았다. SRX는 뒤쪽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오버스티어를 보였고 원선회를 할 때도 언더스티어로 회전반경이 커졌다. X5는 스티어링 감각이 SRX나 투아렉보다 정교하지만 너무 가벼워 고속 코너링 때 조금 불안하다. 투아렉은 에어 서스펜션을 가장 낮은 단계로 내렸을 때 승용차에 버금가는 안정된 자세를 보인다. 나무랄 데가 없는 성능이다.

에필로그
쓰임새와 승차감은 SRX가 한 수 위


그동안 SUV와는 거리가 멀었던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새 차종을 내놓는 것을 보면 확실히 SUV의 전성시대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이 그랬고, 사브 9-7X도 합류를 앞두고 있다.
SUV라는 공통분모를 갖더라도 메이커의 성격을 담은 다른 분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퓨전의 특성이 가장 뚜렷한 SRX는 미니밴과 왜건의 쓰임새에다 승용차 승차감을 절묘하게 버무려 정통 SUV와의 경쟁을 피하고 있다. 4천cc급 모델군에서 싼값도 장점이다. 문제는 디자인. 보수적인 국내 시장에서 왜건에 가까운 SRX가 잘 받아들여질까 의문이다.
X5는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지만 거센 도전자들을 막아내기에 버거워 보인다. SRX처럼 기능성을 앞세운 차들을 상대하기는 수월해 보이지만 투아렉이나 포르쉐 카이엔 앞에서는 BMW가 내세우는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는 구호가 쑥스럽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차다. 접착제로 붙인 듯 용접 흔적이 없는 도어 경첩이나 단차에 숨은 방음·방수고무를 확인할 것. 만날 때마다 감동을 주는 사람처럼 자꾸만 타고 싶은 차가 투아렉이다. 하지만 브랜드를 먼저 따지는 허풍선이 오너들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캐딜락 SRX BMW X5 폭스바겐 투아렉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950×1844×1671 4667×1872×1725 4754×1928×1726
휠베이스(mm) 2957 2820 2855
트레드(mm)(앞/뒤) 1572/1580 모두 1575 1652/1668
무게(kg) 2009 2180 2464
승차정원(명) 7 5 5
Drive train
엔진형식 V8 DOHC
최고출력(마력/rpm) 315/6400 320/6100 310/6200
최대토크(kg?m/rpm) 42.7/4400 44.9/3700 41.8/3000~4000
굴림방식 네바퀴굴림 ←(풀타임)
배기량(cc) 4572 4398 4172
보어×스트로크(mm) 93.0×84.0 92.0×82.7 84.5×93.0
압축비 10.5 11.1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76 93 100
Chassis
보디형식 5도어 왜건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스트럿/멀티링크 모두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V디스크/디스크(ABS)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235/60 R18, 255/55 R18 255/55 R18, 255/55 R18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⑥/?
3.420/2.220/1.600
1.000/0.760/-/3.020
4.171/2.340/1.521
1.143/0.867/0.691/3.403
4.148/2.370/1.556
1.155/0.857/0.686/3.394
최종감속비 3.230 4.100 4.560
변속기 자동5단 자동5단
Performance
최고시속(km) 240 210 218
0→시속 100km 가속(초) - 7 8.1
연비(km/L) 12.3 8.0 6.7
Price 8,680만 원 1억1,200만 원 1억3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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