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매력적인 모델은 싼타페 ④종합평가 - 어떤 차를 골라야 후회가 없을까?
2004-05-21  |   28,707 읽음
현대 투싼, 싼타페, EF 쏘나타, 기아 카니발 중에서 한 대를 고른다면 어떤 차를 살까. 시승팀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디젤유값이 정부 발표대로 더 인상된다면 연료비는 비슷비슷해진다고 본 A기자는 조용하고 잘 달리는 EF 쏘나타를 우선으로 뽑았고, 투싼은 덩치와 고급성이 떨어진다며 싼타페를 고른 B기자도 있었다. 두 자녀가 있고, 가끔 부모와 함께 타는 30대 중반의 C기자는 카니발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투싼, 완성도 높지만 작고 유지비 높아
오랜 의논 끝에 시승팀은 싼타페가 가장 괜찮은 차라고 결론을 내렸다. 차 크기, 실내 편의성, 쓰임새, 동력성능, 차값과 유지비를 종합한 결과다. 특히 투싼과 비교했을 때 넉넉한 실내공간과 저렴한 등록비·세금이 싼타페의 장점이다. 나온 지 4년이 넘었지만 디자인이 식상하지 않고, 편의성과 고급성도 떨어지지 않는다. SUV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이유가 있었다. 지나치게 튀는 디자인이 흠이라면 흠이다.
싼타페는 국산 SUV로는 처음으로 커먼레일 엔진을 얹었고, 2003년형부터 가변식 터보를 쓰는 VGT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 성능이 더욱 높아졌다. 동급 승용차 이상의 토크와 날랜 달리기 성능은 그동안 본지에서 실시한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확인되었다. 시속 180km를 넘어가는 최고시속, EF 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는 가속성능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헤드룸이 낮다는 점, 2열 시트가 시승차 중에서 불편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3열 시트는 사람을 태울 목적이 아니므로 4년간 자동차세를 줄인 것만으로도 제역할을 한 것이다. 같은 장비의 투싼보다 200만 원 정도 비싼 값은 고출력 엔진과 여유로운 공간에 대한 비용이다.
한편 싼타페의 넉넉한 출력은 가장 많이 팔리는 2WD 모델에는 과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반주행 때는 출렁이는 서스펜션 세팅 때문에 승차감이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엔진과의 조화를 생각할 때는 약간 무르다. 네 바퀴에 출력을 모두 전달하는 4WD 모델이 엔진과 균형이 맞으므로 이쪽을 권하고 싶다.
투싼이 뒤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완성도는 싼타페보다 낫다. 터빈과 세팅이 달라 싼타페에 비해 출력이 낮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테스트를 통해 밝혀졌다. 오히려 차의 크기와 출력의 조화, 서스펜션 세팅, 핸들링 등은 투싼이 앞선다. 미국 수출을 고려했다지만 서스펜션은 유럽형 SUV인 랜드로버 프리랜더에 버금간다.
고속으로 갈수록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확연해졌으나 탄탄한 하체 덕에 안정성은 더 좋았다. 가속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지만 최고시속은 180km를 넘었다. 휠베이스가 길어 직진 안정성도 괜찮은 편이다.
차 크기와 디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싼타페를 너무 닮았다’와 ‘예상보다 차체가 작다’는 데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디자인은 현대 엑센트가 베르나로, 티뷰론이 투스카니로, 아반떼가 아반떼 XD로 바뀌었을 때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차 크기에 대한 의견은 약간의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기아 스포티지가 단종된 지 2년이 안 되었지만 싼타페가 그 자리를 메우는 동안 ‘컴팩트 SUV’에 대한 기준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싼이 나오면서 SUV가 합리적인 크기로 돌아갔다고 해야 옳다. 5명의 승객이 불편 없이 타고도 승용차보다 짐공간은 더 넓은, 소형 SUV의 장점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니밴의 쓰임새, 의외로 활용 적어
수 년째 승용차 베스트셀러로 군림해온 EF 쏘나타에 대해서는 ‘역시’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테스트에 나온 차는 기본형에 총주행거리가 꽤 되는 2001년형이었음에도 발군의 달리기 성능을 보였고, 뛰어난 핸들링이 장점이다.
EF 쏘나타는 휘발유값이 적당하면 휘발유 엔진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 주는 차였다. 제아무리 첨단 커먼레일 엔진이라도 정숙성과 고속성능에서 휘발유 엔진을 앞지르지는 못한다. 하지만 실내 실용성은 SUV와 미니밴을 따라갈 수 없고, 시야도 답답하다. 수납공간도 마찬가지. 유지비 부담 또한 크다.
카니발은 장·단점에서 EF 쏘나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운동성능 테스트와 소음 등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값에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점에서 큰 덩치의 덕을 톡톡히 본다. 5명 이상이 편안하게 탈 수 있다는 데에 모두가 수긍했다. 하지만 ‘그럴 때’가 몇 번이나 될까? 한두 명이 주로 타는 카니발은 교통효율 면에서도 비합리적이다.
결론을 내리면서 엉뚱하게도 요즘 인기가 좋다는 이종 격투기가 떠올랐다.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모두가 대장이고 승리자지만 한자리에 모이면 각자가 싸워 온 룰이나 기술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새로 나온 투싼을 제외한 나머지 석 대는 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차들이다. 시승팀은 싼타페를 우승자의 자리에 올렸지만, 완벽한 KO승은 아니다. 나머지 석 대가 호시탐탐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심판은 소비자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공정성이 더해진 주관적인 판정으로 자신에게 맞는 차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