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vo S40 T5 볼보다운, 그러나 볼보답지 않은
2004-06-08  |   19,478 읽음
아주 오랜만에 볼보의 가장 아랫급 모델이 새 모습으로 바뀌었다. 뼈대고 심장이고 껍질이고 할 것 없이, S40이라는 이름 말고는 구형에서 이어받은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특히 포드 계열의 유럽 포드와 마쓰다, 볼보가 나누어 쓰는 새 뼈대는 많은 자동차 매니아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비용을 줄이려고 이런 식으로 차를 개발하는 것이 대세이긴 하지만, 문제는 각 브랜드들의 맛이 얼마나 잘 살아있는가에 있다. 미쓰비시와 공동개발한 구형 S40과 비교한다면 신형 쪽이 볼보의 색깔을 많이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시승차와 만났다.

실내의 전체적 조화는 볼보 명성 그대로
센터스택의 느낌은 강렬하기보다 은은해


컴팩트라는 단어에 압축의 의미가 담겨있던가? 컴팩트카인 S40의 겉모습은 S60과 S80의 길이와 너비만 줄여놓은 느낌이 든다. 볼보 특유의 스타일과 실내공간을 모두 살릴 수 있는 타협점을 노린 개발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고민의 결과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크게 달라서,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기가 망설여진다. 다만 차가 실제 크기에 비해 커 보인다는 것만큼은 뚜렷하다.
짧은 보네트와 트렁크 때문에 탑승공간이 강조되어 보이는 것은 최근 나오는 많은 세단들의 공통점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날렵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볼보는 S40의 각 모서리를 깎고 다듬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직렬 5기통 엔진을 얹으면서도 뒤 범퍼 아래 양쪽 끝으로 빠져 나온 배기구는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멋진 속임수다.
실내는 선과 양감이 단순하고 차분해서, 온기와 습기가 적당한 늦가을 날씨와 같은 분위기다. 크기에 비해 내장재는 고급스럽지만 호화롭지는 않다. 그러나 디자인에서 내장재, 스위치의 조작감각에 이르는 실내의 전체적인 조화는 볼보의 명성 그대로다. 맵 포켓이나 글로브 박스 등 수납공간의 여유가 부족한 것이 약간 의외일 뿐이다.
고성능 모델 T5인 만큼 스포티한 실내장식을 기대했는데, 짙은 회색 톤의 내장재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대시보드에서 센터터널을 잇는 알루미늄 빛 센터스택이다. 이것은 새 S40에서 볼보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다. 센터스택이 주는 충격은 강렬하기보다는 은은하다. 센터스택 뒤에 손가방 하나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는 한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하지만 사용자가 기술적 진보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인 만큼, 센터스택이 인터페이스 차원의 새로운 혁신이라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4개의 다이얼과 세로로 길게 놓인 버튼들은 보기 좋고 쓰기 편한 신선한 접근이다. 상단의 다기능 도트 매트릭스 화면은 단색에 위아래로 좁은 것이 흠이긴 하지만, 알아보기 쉽고 조절하기 편하다. 앞뒤를 오가며 좌석에 앉아보니 약간 높이 앉는 자세가 절로 만들어진다. 앞쪽의 머리 위 공간은 선루프가 달려있으면서도 비교적 여유가 있지만,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 때문에 뒷좌석 머리 위 공간은 약간 부족하다. 차의 폭이 좁다는 것은 앞좌석 등받이의 여유가 적다는 점을 빼면 느끼기 힘들다. 앞 뒤 모두 무릎공간은 비교적 넉넉하다. 공간은 한정되어있지만, 쿠션이나 각도 모두 편안한 좌석설계는 윗급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더블폴딩 기능이 있는 뒷좌석은 트렁크와 이어지는데, 접힌 등받이가 트렁크 바닥과 깔끔하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트렁크는 차 크기에 비해 깔끔하고 여유 있는 공간이 놀랍긴 하지만, 조금 부족함이 엿보이는 마무리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예전 볼보의 날렵함은 약간 무뎌져
고른 토크로 시원한 가속성능 보여


계기판 옆에 키를 꽂고 시동을 건다. 힘있는 시동에 차체가 부르르 떤다. 둔한 듯한 액셀러레이터의 초기 반응에 ‘좀 더 밟아줘야겠는걸’ 하며 오른발에 힘을 주는 순간 터보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가속이 시작될 2천rpm 부근에서 차가 갑자기 앞으로 치고 나가려하니, 몸은 저절로 움찔하고 차는 잠깐 울컥거린다. 이런 차를 부드럽게 몰려면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굽이치는 도로에서 핸들링을 즐기려면 5단 기어트로닉 자동변속기의 수동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새 5단 변속기는 S60이나 S80의 4단 변속기와 특징상 큰 차이가 없다. 기어 레버는 작고 짧아 스포티한 기분으로 조작할 수 있지만, 터보의 과급압을 유지하며 신나게 달리려면 운전자의 몸이 차보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 기어를 윗단으로 올릴 때에는 1/2박자, 아랫단으로 내릴 때에는 1/4박자 빠른 손짓이 필요하다.
차의 움직임도 운전자가 먼저 행동을 취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볼보답게 머리는 가볍게 움직이지만 뒤따르는 몸은 약간 무겁다. 끈적끈적한 접지력이 안정감을 주지만 말초적인 부분에서 예전 볼보의 날렵함은 무뎌졌다. 전자식 주행안정장치인 DSTC가 애매한 시점에 은근히 개입하는 탓도 적지는 않다. 차가 박력있게 꼬리를 흔드는 동안, 등받이가 옆구리를 좀더 받쳐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직선도로에서의 가속은 4천rpm까지 고른 토크 덕분에 제법 시원스럽다. 기어비는 초반가속에 신경을 쓰고 고속영역을 폭넓게 잡아 놓은 구성이다. 터보가 터진 직후부터 날래지지만 약간 묵직한 가속감이 실용주행영역 내내 이어지면서 오른발을 자극한다. 속도를 높이는 동안에도, 꼼꼼한 방음처리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차분한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다. 220마력의 힘은 시속 180km에서도 여차하면 속도를 더 낼 기세다.
S40 T5는 성능이나 편의성,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더함도 모자람도 없이 예측했던 딱 그 수준의 볼보다. 든든하고 안전한 섀시에 씌워진 볼보 특유의 모습은 개성과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맛있는 스테이크는 훌륭한 고기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S40 T5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입안에 침을 돌게 할 만큼, 볼보 브랜드라는 소스의 향을 조금 더할 필요가 있다.

볼보 뉴 S40 T5
Dimension
길이X너비X높이(mm) 4470×1770×1450
휠베이스(mm) 2640
트레드(mm)(앞/뒤) 1535/1530
무게(kg) 1430
승차정원(명) 5
Drive train
엔진형식 직렬 5기통 DOHC 터보
최고출력(마력/rpm) 220/5000
최대토크(kg·m/rpm) 32.6/1500~4800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배기량(cc) 2521
보어×스트로크(mm) 83.0×93.2
압축비 10.3
연료공급/과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크기(L) 62
Chassis
보디형식 4도어 세단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모두 205/50 R17
Transmission
기어비 ①/②/③
④/⑤/?
4.66/3.03/1.98
1.34/1.02/5.11
최종감속비 2.44
변속기 자동5단 기어트로닉
Performance
최고시속(km) 235
0→시속 100km 가속(초) 7.2
연비(km/L) 9.3
Price 5,150만 원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