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챌린지 트랙에서 펼쳐진 시승 이벤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시리즈II
1999-11-28  |   20,462 읽음
랜드로버는 지난 49년 영국에서 탄생한 이래 디펜더,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등 개성적인 오프로더를 개발해 온 전통의 럭셔리 4WD 메이커. BMW의 우산 아래 들어간 이후 변신을 모색해 오다가 그 첫 작품 프리랜더에 이어 디스커버리를 10년만에 풀모델 체인지시켰다. 디스커버리는 지난 89년 첫 출시된 이후 카멜 트로피 등에서 명성을 날리며 `오프로드의 왕자`로 군림해 온 모델이다. 로버 코리아는 디스커버리 시리즈II의 국내 신차발표 및 시승 행사를 지난 10월 6일 전주에서 가졌다.

<>스타일은 구형보다 크고 산뜻해져
ACE, SLS 등 첨단장비 많이 갖춰


디스커버리 시리즈II(이하 디스커버리II)가 전주로 간 까닭은 이곳에 랜드로버 전용 오프로드 트랙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구이산 자락에 로버 코리아가 직접 설계해 만든 랜드로버 챌린지 트랙은 직원교육과 함께 고객에게 오프로드 주행의 멋과 운전요령 등을 체험케 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국내 최초의 본격 오프로드 트랙인 셈이다.
시승 행사에 앞서 전주 리베라 호텔에서 간단한 신차발표회가 열렸다. 기자단과 함께 카르스텐 엥엘 BMW/로버 코리아 사장, 유럽의 랠리 우승자 출신인 허버트 그룬스타이들(Herbert Gruensteidl) 강사를 비롯한 랜드로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엥엘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주는 랜드로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소`라고 말하며 `집에서 부인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기자들과 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는 조크를 던졌다. 그리고 `랜드로버는 지난 50년간 전통 지프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 왔으며 최근의 변화는 점점 더 온로드 성능도 중시한다는 점이다. 디스커버리II의 온로드 성능은 레인지로버에 가까우며 1만3천여 부품이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다. 그러나 보는 순간 랜드로버임을 알 수 있는 스타일은 변함이 없다`며 디스커버리II를 소개했다.
이어서 허버트 그룬스타이들 강사가 나와 디스커버리II의 기술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먼저 스타일은 구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길이 150mm, 너비 97mm가 커졌고, 윈드 스크린 각도를 세웠다. 또한 뒤쪽 알파인 윈도의 몰딩을 없애 산뜻한 감각이고, 보디 볼륨을 강조해 차체 윤곽이 분명해졌다. 리어램프도 위로 올라가며 크기를 키웠다. 보디는 4개 도어와 루프만 스틸 재질이고, 나머지는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특징적인 메커니즘으로는 ACE(Active Coprnering Enhancement, 능동적 코너링 향상장치)와 SLS(Self-Levelling Suspension, 자동 수평조절 서스펜션)를 들 수 있다.
차는 네 바퀴가 지면에 닿아 있어야 최상의 접지력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코너에 진입할 때는 횡적 저항을 받아 차체가 들리는 쪽 두 바퀴의 접지력이 약해지게 된다. ACE는 안티 롤바에 유압 실린더를 추가해 차체가 코너링 때 수평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보디 롤링을 줄여 주고, 운전자가 차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해준다.
SLS는 뒷 서스펜션에 특수 고무재질의 에어 스프링을 달아 어떤 상황에서도 차체가 수평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접지력을 확보하는 장치다. 오프로드에서 수동으로 차체 뒤쪽 높이를 4cm 높일 수 있고, 노면이 불규칙할 때는 센서가 접지력을 판단한다.

<>가속력과 온로드 성능 좋아져
오프로드 캠프의 즐거운 하루


신차발표회를 마치고 오프로드 트랙이 있는 구이산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내린 비는 그치지 않았고, 랜드로버측은 오히려 디스커버리II의 성능을 더 잘 알 수 있는 날씨라고 말했다. 트랙에 도착하자 마치 외국의 오프로드 챌린지 캠프에 온 듯한 느낌에 빠져들었다. 일행은 가벼운 흥분으로 수런거렸다.
시승은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온로드 주행, 나머지 한 팀은 오프로드 주행을 한 뒤 서로 교대하기로 했다. 기자는 먼저 온로드 주행팀에 합류했다. 시승차는 디스커버리II 두 대를 비롯해 구형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도 준비되었다. 다른 랜드로버차와 달리기 특성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디스커버리II는 외관보다 실내의 변화가 훨씬 크게 느껴졌다. BMW 7시리즈에서 가져온 도어 패널 등 화려한 인테리어와 첨단기능 계기들이 하이테크 감각을 물씬 풍긴다. 시야는 확실히 개방감이 커졌고 차는 부드럽게 뻗어 나간다. 구형과 달리 기어 셀렉터 표시가 계기판에 나타나 수시로 기어 체인지를 할 때 편하고, 계기패널에는 HDC(Hill Descent Control, 내리막 주행 컨트롤) 버튼이 보인다. HDC는 프리랜더에 처음 사용한 장치지만 프리랜더의 경우 로 기어가 없고 기어에 작동 스위치가 있다는 점이 디스커버리II와 다르다.
시승은 지방도로와 산허리를 감아 도는 와인딩 로드로 이어졌다.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FTC(Fast Throttle Control, 급속 드로틀 컨트롤) 시스템 덕분인데, 오프로드에서는 이와 반대로 액셀을 깊게 밟아도 부드럽게 나가도록 설계되었다는 설명이다. 디스커버리II는 급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를 탄탄하게 감아 돌았다. 핸들링과 접지력은 고급 세단을 모는 감각이다.
레인지로버는 확실히 온로드 감각이 뛰어났다. 편한 자세와 쉬운 운전이 특히 매력적이다. 디스커버리II와 레인지로버에 이어 탄 구형 디스커버리는 앞 차들에 비해 다소 불편했다. 디스커버리II의 고급스런 변신이 너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다음은 오프로드 차례다. 시승차로 카멜 디스커버리가 추가되었는데 정작 주인공인 디스커버리II는 안전상의 이유로 빠져 아쉬움을 주었다. 대신 허버트 그룬스타이들 강사가 운전하고 옆에 타는 데모주행을 했는데 랠리 챔피언답게 차를 다루는 솜씨가 좋아 탄성을 불렀다. 그는 오프로드 주행요령으로 최대한 천천히 달리되 필요할 때는 빨리 달릴 것을 요구했다. 예를 들어 오르막길 직전에 빨리 달리지 않으면 탄력을 받지 못해 중간에 멈춰 서게 되고, 계속 전진할 방법이 없으므로 후진해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프로드에서는 자신이 어떤 방법으로 앞에 놓인 길을 돌파할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고 차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악 데모주행에 이어 여러 장애물을 만들어 놓은 인공 트랙에서 체험주행을 했다. 카멜 디스커버리 등을 타고 개울과 다리 등 각 포스트를 지나는 것이다. 험로에서 수동기어차를 운전할 때는 클러치에서 빨리 발을 떼야 한다. 반클러치일 때 시동이 꺼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포스트 진입을 위해 후진을 하는 순간 시동을 꺼뜨렸는데 재출발이 쉽지 않았다. 비가 온 뒤라 워낙 진흙이 깊게 패였던 탓이다. 결국 윈치를 이용해 탈출했는데 민첩한 팀웍으로 위기상황을 탈출하는 장면이 오프로드 트랙의 또 다른 재미를 보여주었다.
하루 해는 너무 짧았다. 그러나 오프로드 캠프의 즐거움은 오래 남을 듯하다. 랜드로버 전용 챌린지 트랙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공개되어 오프로드 캠프의 즐거움과 4WD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디스커버리II는 구형과 달리 7인승으로 등록되어 세제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V8 4.0ℓ 188마력 엔진을 얹은 두 가지 모델이 소개되는데 기본형 XS는 5천690만 원, 가죽시트 등 편의장비가 추가된 고급형 ES는 6천2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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