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GT는 없었다, KOENIGSEGG GEMERA
2020-04-08  |   19,674 읽음

지금까지 이런 GT는 없었다

KOENIGSEGG GE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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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GT도 이제는 수퍼를 넘어 ‘메가’ 시대로 돌입했다. 코닉세그의 하이브리드 4인승 제메라는 미드십 엔진과 3개의 모터로 1,700마력, 357.1kgㆍm의 괴물 같은 성능을 낸다. 알코올 연료에 최적화된 3기통 2.0L 트윈터보 TFG 엔진은 혁신적인 캠리스 기술로 고성능과 연비를 양립시키며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신선함과 파격으로 무장한 제메라는 코닉세그 25주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파격적인 모델이다.


관중이 없어진 제네바 팔렉스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터쇼가 취소된 탓에 많은 메이커들이 인터넷 생중계로 신차 공개를 대신해야만 했다. 기대했던 행사는 엉망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매력적인 신차의 존재감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코닉세그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핵폭탄급 신차를 공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다. “메가 GT”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인 신차 제메라가 그주인공. 2+2가 아닌 제대로 된 4인승 모델이면서도 1,700마력의 괴력으로 네 바퀴를 굴리는 이 차는 다소 과해 보였던 타이틀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괴물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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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닉세그 특유의 도어 개폐방식 덕분에 좁은 공간에서 열기 쉽다


그랜드 투어러, 새로운 영역에 도달하다

속도와 출력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수퍼카 브랜드라 해도 그랜드 투어러 수요는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역대 페라리 모델 라인업만 보아도 쉽게 확인할 수있다. 맥라렌 역시 4인승 GT를 선보였고 포르쉐는 파나메라와 전기차 타이칸이라는 쿠페형 세단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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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에 모터 3개로 1700마력을 내는 제메라의 파워트레인


스웨덴의 코닉세그는 엄청난 출력과 시속 400km를 넘나드는 속도에 주력하며 비교적 빠른 기간 안에 좁디좁은 수퍼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인데다 제작 대수도 적은 초고가 수퍼카 회사는 다채로운 모델 라인업을 갖추기 힘들다. 초창기 CC 계열에 이어 2010년 아게라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독특한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레게라 그리고 지난해에는 아게라 후속인 제스코를 발표하는 등 고성능 수퍼카에 주력해 왔다.


코닉세그 25주년을 기념하는 제메라는 브랜드 최초의 그랜드 투어러이자 4인승 모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쉽게 예상되는 길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극히 코닉세그답다. 성능은 조금 낮추면서 안락함을 키우고 실내를 호화롭게 꾸민 4인승 모델 말이다. 제메라는 give를 뜻하는 스웨덴어 ge와 more라는 뜻의 스웨덴어 mera의 합성어. 현재 실현 가능한 모든 기술을 투입했을 뿐아니라 좌석까지 추가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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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한 아크로포빅제 배기관


새롭지만 지극히 코닉세그답다

코닉세그에서는 제메라를 “100% 4인승, 100% 코닉세그”라고 설명한다. 그랜드 투어러에서 4인승은 무척이나 흔하지만 대부분 앞 좌석에 중점을 둔 쿠페다. 반면 제메라는 성인 4명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있다. 아울러 100% 코닉세그라는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기존 디자인 언어를 충실하게 따랐다. 납작한 헤드램프는 1996년의 첫작품인 CC에서 영감을 얻었고 전투기 캐노피를 연상시키는 랩어라운드 스타일 그린하우스 역시 기존 모델들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2열 승객까지 품기 위해 루프라인을 훨씬 뒤까지 부풀려 연장한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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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미러 대신 카메라를 달았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끈 알렉산더 사샤 셀리파노프는 부가티와 제네시스를 거쳐 지난해 코닉세그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그는 제메라를 코닉세그로 만들어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율을 꼽았다. 앞으로 치우친 캐빈과 극도로 짧은 오버행, 거대한 휠 등이 기존 코닉세그와 빼어 닮았다. 공기역학은 여전히 중요하다. 매끄러운 보디 곡선과 개구부는 모두 철저한 테스트와 계산의 산물이다. 하다못해 램프 아래 얇은 슬릿 역시 저항을 줄이고 공기 흐름을 다듬는데 한몫한다. 도어 미러를 제거하고 카메라를 단 것 역시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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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5주년을 기념해 첫 작품 CC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코닉세그 디자인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도어는 제메라에서 빛을 발한다. 앞뒤 좌석 승하차성을 위해 도어를 상당히 크게 만들었음에도 KATSAD(Koenigsegg Automated Twisted Synchrohelix Actuation Doors) 덕분에 좁은 공간에서 힘들이지 않고 열 수 있다. 단단한 카본 모노코크는 B필러 없이 개구부도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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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기구멍 하나도 공력을 위한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는 화려하지만 단순히 고급차로 보이기를 원하지 않았다. 좌우에 터치 모니터를 단 2스포크 스티어링과 그 앞에 직사각형 모니터 배치는 제스코를 연상시키며, 카본 대시보드 중앙에는 인포테인먼트용 대형 모니터를 달았다. 도어 미러를 대신하는 카메라용 모니터는 대시보드 양쪽 끝에 자리 잡았다. 뒷좌석 승객용 모니터도 있다. 최대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려 시트 프레임은 카본으로 얇게 만들고 메모리폼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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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십 엔진으로 앞바퀴를 굴리는 특이한 레이아웃이다


센터 터널에 달린 8개의 컵홀더는 펠티어 소자를 활용해 온냉장이 가능하다. 그랜드 투어러라면 수납공간도 중요한데, 콤팩트한 엔진 뒤에 3개의 수트 케이스를 세워서 넣을 수 있으며 앞쪽 노즈 안에도 추가로 하나를 수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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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을 의식해 르망 경주차처럼 싱글암 와이퍼를 중앙에 고정시켰다


혁신적인 캠리스 엔진 TFG

하이브리드 구동계 레이아웃은 특이함을 넘어 당혹스럽다. 3기통 엔진과 모터 3개로 네 바퀴를 굴린다. 엔진과 모터 2개는 뒤에, 모터 1개는 앞에 있다. 이것만 보면 엔진과 모터 2개가 뒷바퀴를 굴리고 앞바퀴는 모터 하나로 구동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 차는 미드십 엔진과 모터 하나로 앞바퀴를 돌리고, 뒷바퀴는 모터가 좌우 독립적으로 구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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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처럼 보이지만 성인 4명이 여유롭게 탈 수 있다


미드십 엔진으로 앞바퀴를 굴리는 파격적인 방식이다. 3기통 2.0L 엔진은 TFG(Tiny Friendly Giant)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소 오글거리지만 스펙을 보면 절대 비웃을 수 없다. 에탄올 연료에 최적화된 이 엔진은 70kg의 콤팩트한 사이즈이면서 터보 과급을 통해 600마력의 출력과 61.2kgㆍm의 토크를 낸다. 거의 V8 터보 수준의 성능이면서도 일반 2.0L 엔진에 비해 연료 소모량은 15~20%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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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확보를 위해 시트는 카본으로 얇게 만들었다


이것은 프리밸브(Freevalve)라 불리는 캠리스 기술 덕분이다. 캠샤프트에 의해 작동되는 기존 밸브는 캠의 형태에 따라 엔진 특성이 결정된다. 그런데 액추에이터로 밸브를 움직인다면 밸브 여닫힘을 완전히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코닉세그는 예전에 사브 캠리스 엔진을 개발하던 카진을 인수해 프리밸브로 이름을 바꾸고 개발을 지속해 왔다. 캠리스 엔진은 지금까지 몇몇 프로토타입이 공개되었지만 신뢰성 확보와 가격 등의 문제로 아직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트윈터보 시스템은 2개의 터보가 순차적으로 작동하는데, 일반적인 시퀸셜 방식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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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대시보드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프리밸브와 연계된 기술로 실린더당 2개씩인 배기 밸브 중 저회전에서 하나만 열어 첫 번째 터빈에 배기가스를 몰아준다. 덕분에 1,700rpm의 저회전에서 40.8kgㆍm의 토크를 낸다. 많은 변수와 제어 요소를 갖춘 복잡한 엔진을 제어하기 위해 AI 전문 기업인 스파크코그니션과 손잡았다. 기본 압축비가 9.5:1이지만 밸브 타이밍을 바꾸면 의도적으로 밀러 사이클도 가능하다. 여기에 강력한 촉매 컨버터와 입자 필터를 조합해 공해물질을 철저히 제거한다. 그 결과 CO₂ 중립 알코올 연료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거의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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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나 준비된 컵홀더는 냉/온장 기능을 지원한다


아직까지는 시중에서 2세대 바이오 연료를 구하기 쉽지 않지만 E85 연료도 문제없이 작동하며 가솔린도 상관없다. 유해물질은 조금 늘겠지만 다른 수퍼카에 비해서는 여전히 깨끝하다. TFG는 대량생산에는 어울리지는 않을지 몰라도 현재 가장 혁신적인 내연기관임임에 틀림없다. 아크로포빅 배기관은 짧게 위쪽으로 뽑아 뒤창 양옆에서 하늘을 향해 있다. 배관을 줄여 무게를 덜고 배기압 감소를 통해 엔진 성능에도 도움을 준다. 코닉세그에서는 3기통이지만 배기 사운드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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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메라는 혁신적인 캠리스 엔진과 바이오 연료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1,700마력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제메라는 TFG 엔진에 3개의 모터를 더해 1,700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357.1kgㆍm의 시스템 토크를 자랑한다. 고정기어 방식이라 일반적인 출력 기준과는 개념이 조금 다르지만 그걸 감안한다 해도 엄청난 성능임에 틀림없다. 뒷바퀴는 500마력 모터와 1단 기어박스가 좌우 하나씩 담당한다.  미드십 엔진에서 나온 출력은 카본 샤프트를 통해 앞으로 보내 400마력 모터와 함께 앞바퀴를 돌린다. 모터 출력을 모두 더하면 1,400마력(500+500+400)이지만 실제 운전 상황에서는 1,100마력으로 제어되며, 여기에 엔진 600마력을 더해 1,700마력을 낸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9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20초면 시속 400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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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코닉세그를 닮았으면서도 루프 라인을 뒤까지 연장했다


앞바퀴는 KDD(Koenigsegg Direct Drive) 기술을 적용했다. 변속기 없이 엔진 출력과 모터의 힘을 더해 낮은 고정 기어비(일반 수퍼카의 톱기어 수준)로 구동하는 KDD는 하이드라쿱이라 불리는 유체 컨버터가 충격이나 회전차를 흡수하며 록기구가 상황에 따라 동력을 직결한다. 덕분에 손실이 적고 변속 과정 없이 정지상태에서 시속 400km까지 가속한다. 후진할 때는 뒷바퀴 모터를 역전시킨다. 뒷바퀴는 좌우 독립식이라 좌우 동력을 정밀하게 제어하면 토크벡터링이 된다. 앞쪽은 오픈 디퍼렌셜에 좌우 습식 클러치가 토크 백터링을 지원한다. 4륜 구동과 4륜 조향 그리고 4륜 토크 벡터링이다.

앞좌석 바닥에 깔린 배터리는 카본 패키지로 튼튼하게 포장하고 셀 하나하나 세심하게 모니터링한다. 작동전압 800V, 15kWh 용량이다. 전기만으로 50km, 하이브리드 950km를 더해 총주행가능 거리는 1,000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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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폰 코닉세그는이 차를 통해 EV만이 자동차의 미래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내연기관의 수명연장은 가능할까?

제메라는 단순히 4개의 시트와 고출력을 겸비한 고성능 그랜드 투어러가 아니다. 크리스티안 폰코닉세그는 이 차를 통해 EV만이 자동차의 미래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충전의 불편함과 주행거리라는 EV의 약점은 고성능과 장거리 이동을 겸하는 그랜드 투어러에서 특히 큰 단점이 된다. 양립하기 힘든 두 요소를 양립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제메라를 통해 제시한 것이다. 에탄올을 태우는 캠리스 엔진과 모터의 조합은 하이퍼카 수준의 고성능과 장거리 이동성을 모두 만족시킨다. 그러면서도 달리는 즐거움과 매력적인 배기음까지 얻어냈다. 이 도전이 EV 시대로 가는 길목에 잠깐 스쳐가는 색다른 도전이 될지, 아니면 내연기관의 수명을 연장하는 특효약이 될지는 조금 더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300대 생산되는 제메라는 아직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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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e723ed3822b2083ccc2dbc82bc9fcb_1584331995_5924.jpg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코닉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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