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C 는 과연 청출어람일까? MERCEDES-BENZ GLC 300 4MATIC COUPE
2020-03-17  |   18,246 읽음

GLC 는 과연 청출어람일까?

MERCEDES-BENZ GLC 300 4MATIC COU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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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알았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자동차 분야에서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당시에는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재평가를 받는 차들이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그런 모델들이 정말 많다. 그중 W116, R107처럼 올드타이머 반열에 오른 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치솟는다. 여전히 부품도 많고 소위 ‘정비 빨’을 잘 받기에 컨디션만 유지시켜주면 확실한 보답을 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에는 훌륭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GLK가 이에 해당된다. GLK의 후속인 GLC도 나중에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전작보다 개성이 사라져

GLC의 전신인 GLK는 2008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G는 겔렌데 바겐, L은 럭셔리, K는 콤팩트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GL의 작은 버전이다. 이 차는 C클래스(W204)와 플램폼을 공유하면서도 외관은 G클래스의 에지가 스며들어 남성적이면서도 개성이 넘친다. 2000년 초중반 조악한 품질의 벤츠와 달리 GLK는 비교적 내구성과 퀄리티가 뛰어나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서 사랑받는다. 그래서 후속인 GLC가 나온다고 했을 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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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레이아웃의 대시보드 


GLC는 2016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W222 S클래스에서 파생된 패밀리 룩이 이 차에도 고스란히 들어갔다. 기존의 개성은 다소 사라졌지만 최신 벤츠 언어가 적용돼 세련된 느낌을 줬다. 게다가 엔트리임에도 가격은 비쌌지만 벤츠임을 감안할 때 누구나 욕심 좀 내면 ‘세 꼭지 별’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여기에 뛰어난 성능까지 갖춰 GLC의 국내 성적은 쿠페를 포함해 누적 2만4,620대(출시부터 작년 12월까지)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북미 역시 2018년까지 누적 17만 대를 넘어섰을 정도로 이 급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바로 GLC다.

시승차는 부분변경 모델로 풀체인지급 외관 변화는 아니다. 프론트 그릴, 헤드램프 하우징 정도가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기존 GLC의 디자인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생각이 들어 이번 부분변경에서는 눈매와 그릴이 다소 어벙해진 듯하다. 사람 역시 눈매가 또렷하면 잘생기고 예뻐 보이는데, 이 차는 그래픽으로 승부를 걸어 DRL을 키지 않으면 그다지 예쁘다는 생각이 안든다. 화장을 하지 않으면 볼품없는 그런 이미지 랄까. 세련된 CLS처럼 그릴을 거꾸로 해 하단 너비를 넓게 했지만 이 차에서는 둔탁해 보인다. 나머지는 기존 실루엣과 동일하다. 리어램프 역시 새로운 그래픽 디자인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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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에서는 영락없는 벤츠


엔트리라도 소재 선정에 신경을 써야

실내는 클래식한 레이아웃으로 동급 최고의 디자인이다. 대신 소재 구성은 충분히 좋은 동급 차들이 적지 않기에 아쉬운 편. 시트의 홀드성은 좋지만 가죽은 국산 프리미엄 세단보다 못하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2열 공간은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 500L 용량의 트렁크 공간은 소형 SUV치고 괜찮은 편이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오토캠핑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별도의 루프박스를 추천한다. 시동을 거니 가솔린 엔진답게 정숙하다. 이 차는 직렬 4기통 M264 유닛으로 기존 M274의 세로배치형 엔진이다. 최고출력 258마력과 최대토크 37.7kg·m을 발휘한다. 기존 가로형 M274 유닛을 세로배치 엔진으로 개선하고 가변 타이밍 밸브를 더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과 높은 연료 효율성을 손에 넣었다. 운전석의 와이드형 디지털 클러스터는 새로운 스타일의 인터페이스가 들어갔다. 운전자에 맞게 클래식, 프로그레시브, 스포츠 등의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는 지능형 음성 인식을 통해 차량 기능을 작동시키거나 날씨 등의 정보를 검색할수 있다. 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 터치패드,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 패널을 통해 시스템을 손쉽게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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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라고 안주하기보다는

액셀 페달을 밟자 벤츠 특유의 여유로운 느낌은 없지만 경박하지 않은 주행 질감이다. 가벼운 차체를 다루는 느낌이라 DSC를 끄고 노면이 다소 언 곳에서 차의 꽁무니를 흘렸지만 재빨리 DSC가 개입해 자세를 제어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반응속도가 빨라져 달리기를 재촉한다. 강촌의 굽은 도로에서 노즈를 코너 안쪽으로 밀어 넣어도 롤 제어가 뛰어나다. 이 차의 최고 트림인 AMG 63 버전이 앞으로 출시되겠지만 공도에서는 구동계가 가벼운 300 4매틱으로도 충분하다. 그냥저냥 탈 때는 보통의 차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고속과 와인딩로드에서는 벤츠 특유의 쫀득하면서 풍부한 힘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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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제법 잘 작동했다. 올림픽대로 같은 출퇴근 정체에서도 요긴한 기능으로 제동과 출발이 매끄럽다. 아울러 사각지대에서 운전자가 방향지시기를 키면 경고음과 제동을 거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가 사고의 위험을 줄여준다. 게다가 시동을 끈 후에도 3분간 하차 경고 어시스트 기능이 활성화돼 7km/h 이상의 속도로 지나가는 보행자, 자전거, 자동차 등을 감지해 경고를 알려 탑승객에게 주의를 준다. 콤팩트, 미드 SUV 시장이 과포화로 가고 있지만 안전에서만큼은 타협이 없는 메르세데스 벤츠이기에 앞으로도 승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소재 선택에 있어서는 신중했으면 한다. 예전에는 벤츠 W124조차도 고급스러웠는데 요즘에는 그런 점들이 점차 사라지는 듯하다. 사실 벤츠는 작은 차를 엔트리라고 칭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각 나라 여러 공장에서 생산하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예전처럼 신경을 못쓰는듯하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만 치중하느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예전의 세심함이 사라졌다. 한데 벤츠뿐만 아니라 모든 제조사가 마찬가지다. 적어도 자동차의 ‘왕’인 메르세데스 벤츠라면 고급차로서의 자존심과 철학을 모든 라인업에서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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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4319e629981e7561cbacb65878cf1_1584420697_53.jpg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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