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아기 재규어 E-PACE D180
2020-02-10  |   6,216 읽음

장밋빛 아기 재규어 E-PACE D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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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페이스에 이어 등장한 재규어 최초의 컴팩트 SUV E-페이스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뼈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면서도 역동적이다. 특히 직렬 4기통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효율과 성능을 모두 양립시켜 쾌적한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게다가 동급 최고의 디자인까지 갖춰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재규어의 두 번째 SUV

재규어 사상 첫 SUV인 F 페이스는 부침을 겪던 재규어의 구원투수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울러 랜드로버 역시 좋은 성과를 내니 재규어-랜드로버로서는 굉장한 호재였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재규어는 E 페이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E 페이스는 랜드로버 이보크와 같은 재료를 써서 다른 맛으로 완성한 차다. 모터스포츠 혈통이 있는 재규어 쪽이 아무래도 좀 더 스포티하고 배기 사운드가 좋은 편이다. E 페이스 시승차는 S 트림으로 심플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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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아날로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단순하면서 직관적이다. 통합형 터치스크린을 주력으로 삼는 랜드로버 모델은 적응이 쉽지 않은 반면, 이 차는 터치스크린 빼고는 대부분 버튼이라서 조작성이 뛰어난 게장점. 최신 차에 많이 보이는 모니터형 클러스터가 아니라는 점은 다소 호불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클래식한 아날로그 계기판을 선호해서 그런지 딱히 단점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디지털 계기판은 처음에는 화려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구형처럼 보일 수 있다. 한데 이 차 역시 고급 트림(HSE)에는 12.3인치 모니터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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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L의 트렁크 용량, 2열을 접으면 최대 1,141L를 확보할 수 있다


공도에서의 조작성이 최적인 원형 스티어링 휠은 훌륭한 가죽으로 마감해 감촉이 좋다. 재규어-랜드로버 모델 대부분이 로터리 시프터가 달리지만 이 차는 F 타입처럼 기어 셀렉터를 달았다. 사실 로터리 시프터는 팝업식이라서 간혹 솟아오르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공조기 조작계의 다이얼 버튼은 누를 때 고급스러운 클릭감이 느껴지며, 온도 설정은 다이얼을 돌리면 된다. 시트는 좋은 가죽은 아니지만 홀드성이 좋다. 차 값이 5천만원 대 치고는 괜찮다고 할 수 있지만, 가죽을 잘 다루는 재규어를 감안하면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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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넉넉한 실내와 쾌적한 달리기

E 페이스는 콤팩트 SUV로 전장(4,395mm)은 짧은데 폭이 2m(1,984mm)에 육박해 다부진 모습이다. 휠베이스는 2,681mm로 2열 레그룸은 빠듯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래도 공간 활용을 잘한 섀시 덕에 의외로 여유롭다. 180cm 초반, 70kg대의 기자가 뒷좌석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도 편안했다. 지붕이 평평한 이보크에 비해 그린하우스가 불룩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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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펜더에 트림 배지가 달린다. 이 차는 S 트림


여기에 파노라믹 루프 글래스는 개폐가 되지는 않지만 뛰어난 개방감으로 쾌적하다. 뒷부분은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트렁크 공간 활용성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 그래도 디자인만큼은 정말 끝내준다. 앞부분은 F 타입의 눈매를 조금 유순하게 다듬은 느낌이다. F 타입이 야성 가득한 눈매라면, 이 차는 천진난만한 아기 재규어 같아서 귀엽다. 도어를 열면 웰컴 라이트가 바닥을 비추는데 거기에 성체 재규어를 따라가는 새끼의 모습이 백미다. 보통은 메이커나 모델의 로고를 쓰는데 이 차는 빛나는 재규어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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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실드에 깨알 같은 아비를 따르는 아기 재규어


직분사 디젤 엔진은 가변 배기 캠 타이밍, 강화 실린더 블록, 수랭식 인터쿨러 조합으로 효율이 뛰어나다. 여기에 변속 충격이 없는 ZF제 9단 변속기가 물려 효율을 끌어올린다. 다양한 방식으로 운전했지만 공인 연비와 근접한 수치가 나왔다. 정지상태에서 가속을 하니 기존의 이보크보다 몸놀림이 날래다. 두 차는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갔으면서 스펙상 제로백은 E 페이스가 0.2초 앞선다. 고작 0.2초의 차이지만 재규어의 긴장감 있는 배기 사운드가 속도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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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기 재규어의 눈


얼마 전 유럽에 갔을 때, 소형 해치백이 대부분인 동네에서 E 페이스가 의외로 많아 의아했는데, 고저가 심한 와인딩로드에서도 거침없이 달리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문득 그 때 생각으로 산간도로에 들어섰다. 코너에서 시속 80km로 휘감는데도 롤 제어가 상당히 뛰어나다. 똑똑한 토크벡터링 시스템은 코너를 돌 때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노즈를 잡아 돌린다. 아울러 AWD 시스템은 앞바퀴가 그립을 잃으면 후륜에 더 많은 구동을 보내 트랙션을 최대한 살린다. 추운 겨울에는 로 트랙션 론치(Low Traction Launch)가 미끄러운 노면에서 큰 도움을 준다. 이 비상 모드는 시속 30km를 넘어가면 원래의 주행모드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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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버튼 구성의 센터페시아


여자가 타면 정말 예쁜 재규어

프리미엄 메이커의 엔트리급 모델이 나오면 평가는 보통 가격으로 나뉜다. 비록 가성비는 낮더라도 ‘가심비’에서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리미엄 엔트리 모델이다. 사실 프리미엄 메이커의 염가형 모델은 일종의 미끼 상품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당신이 정말이 엠블럼이 꼭 필요하다면 이 차를 사시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막상 타보면 굳이 이 가격에 사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엔트리 모델의 구매가 꺼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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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시프터를 버리고 친숙한 기어 셀렉터를 달았다


그런데 E 페이스는 엔트리 모델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실내 소재 구성은 다소 아쉽지만 재규어답지 않은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개량을 거듭한 인제니움 엔진은 뛰어난 성능과 효율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나날이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 탓에 대부분의 메이커가 다양한 동력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 메이커 역시 모듈화된 2.0L 엔진을 다양한 차종에 쓰고 있다. 이제 프리미엄 시장에서 2.0L 엔진은 주력 유닛으로서 더 이상 얕잡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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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활용을 잘한 섀시 덕에 의외로 여유로운 2열 공간


새로운 인젝터, 터보차저, 수퍼차저, 전기모터가 더해져 효율은 물론이고 성능까지 일취월장하고 있다. 덩치큰 차도 충분히 움직여 주지만 E 페이스같은 콤팩트 모델이라면 예상을 뛰어넘는 의외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차를 1천 km 주행을 하면서 쉬운 운전과 경쾌한 움직임, 경박하지 않은 가속력에 매료됐다. 여기에 매끈한 디자인까지 더해져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차를 꼭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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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1f599e53f1c2de13c2ff7b8c14999_1581314664_3308.jpg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7191f599e53f1c2de13c2ff7b8c14999_1581314664_3714.jpg 자동차생활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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