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스] 현대 뉴 아반떼 XD
2019-07-26  |   76,283 읽음

2003년 6월에 발행 된 기사 입니다.


현대 뉴 아반떼 XD 

‘베스트셀러’라는 덫에 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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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반떼 XD는 준중형차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너무 흔하다’는 단점 아닌 단점으로 그 가치가 평가절하 되기도 하지만 준중형차를 장만하려는 이들 대다수가 아반떼 XD를 첫손에 꼽는다. 물론 ‘평범함’을 이유로 다른 차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에는 경쟁모델인 르노삼성 SM3, 대우 라세티, 기아 뉴 스펙트라가 차례로 선보여 준중형차 시장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아반떼 XD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준중형차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베스트셀러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새롭게 선보인 뉴 아반떼 XD는 기발함이랄까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변화의 폭도 아반떼 XD 오너에게 ‘구형 모델을 타고 다닌다’는 콤플렉스를 덜어줄 정도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파격적인 변신은 피하겠다는 것일까. 아니면 ‘어떻게 만들어도 잘 팔릴 것’이라는 ‘1등 메이커’의 배짱 때문일까. 뉴 아반떼 XD의 첫인상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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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팡진 모습으로 쏘아보는 시승차는 뉴 아반떼 XD 1.5 골드다. 생김새를 살펴보니 앞모습의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 5도어 스포티 모델에만 쓰이다 이번에 세단에도 선보인 블랙 베젤 타입 헤드램프는 구형 아반떼 XD 오너인 기자에게 가장 부러운 부분이다. 


블랙 베젤 헤드램프로 날렵한 느낌 강조 

시트 질감 좋아지고 실내 마무리 깔끔해 

빵빵하게 키운 라디에이터 그릴은 굵은 세로선을 넣어 위풍당당해 보인다. 옆모습의 변화는 사이드 라인에 크롬 장식을 덧댄 정도이고, 뒷모습은 요사이 현대의 아이덴티티가 되어 가는 동그란 모양의 다중 초점 스톱 램프로 멋을 부렸다. BMW 3시리즈처럼 위로 살짝 치켜올린 트렁크 리드도 눈에 띄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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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에 들어가기에 앞서 운전석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고 시트위치를 조절했다. 가죽시트는 몸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질감도 한결 고급스러워져 피부에 닿는 느낌이 매우 부드럽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안전벨트도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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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를 중심으로 감아 도는 대시보드는 메탈그레인(4도어 1.5X 디럭스 선택, 5도어 기본)으로 세련되게 꾸몄다. 전체적으로 깔끔해진 마무리 솜씨가 칭찬할 만하다. 센터 페시아 중앙에는 8CD 체인저를 갖춘 2단 ETR 오디오(4도어 1.5 골드 선택, 5도어 1.5 고급형 기본)와 풀오토 에어컨을 옵션으로 준비했다. 5도어 모델과 4도어 1.5 골드 최고급형 모델을 고르면 시인성이 좋은 VDO 계기판(군청색)과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 연비 등을 알려주는 트립컴퓨터(기본)가 달린다. 오디오 리모컨(4도어 2.0 골드·5도어 2.0 레이싱 이상)은 예전처럼 스티어링 휠에 달려있는데 핸즈프리 버튼은 선글라스 케이스 위쪽으로 옮겨갔다. 실제로 사용을 해봤는데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팔을 뻗는 동작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조수석 시트 뒤에는 핸드백이나 쇼핑백을 걸 수 있는 고리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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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다리를 쭉 펴고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넉넉하다. 6: 4로 접히는 시트(4도어 1.5 골드 이상)는 트렁크와 연결돼 공간활용이 좋아졌다. 길쭉한 짐을 싣기 위한 스키스루 기능도 있다. 


1.5X VVT 엔진으로 성능·연비 개선 

출력 늘었다지만 큰 차이는 안 느껴져 

뉴 아반떼 XD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1.5X VVT 엔진이다. VVT는 1991년 혼다가 V-TEC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상용화했다. 이후 세계 여러 메이커에서 앞다투어 VVT-i(도요타), 더블 바노스(BMW), 바리오 캠(포르쉐) 등의 이름으로 비슷한 엔진을 내놓았다. 선진 메이커들보다 많이 늦기는 했지만 국내에서는 현대가 지난 2000년 2.0X VVT 엔진을 투스카니에 얹어 내놓았다. 아반떼 XD의 1.5X VVT 엔진도 투스카니의 그것과 연속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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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고 기어 노브를 중립에 놓은 뒤 뉴 아반떼 XD의 엔진음에 귀를 기울였다. VVT 엔진을 얹었는데도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링이 잠잠하다. 운전석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고 스티어링 휠을 잡았는데 평소 아반떼 XD를 몰아서인지 핸들·기어노브의 크기, 비상등, 에어컨, 오디오 버튼 등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만큼 인테리어의 변화가 적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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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반떼 XD의 달리기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곧게 뻗은 도로로 나섰다. 앞길이 열려있어 액셀 페달을 꾹 밟았더니 시속 120km까지 부드럽게 달려낸다. 그러나 구형 아반떼 XD가 그러했듯 힘찬 달리기 성능은 보여주지 못했다. 출력이 107마력으로 이전보다 5마력 높아졌지만 무게도 42kg으로 늘어나서 그런지 두드러진 차이는 느끼기 어렵다. 다만 출발가속은 예전보다 조금 경쾌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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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0km 이상에서는 약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문제될 정도는 아니고, 일반 시내길이나 고속도로에서도 무난한 성능이다. 시속 120km대의 핸들링은 안정감이 있었다. 코너에서는 이전의 아반떼 XD와 마찬가지로 끈끈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빠져나갔다. 그러나 경사가 급한 언덕에서는 힘이 조금 모자라는 듯하다. rpm을 높게 쓰면 문제되지 않지만 중형차급 편의장비를 갖춘 몸뚱이가 워낙 무거워서인지 언덕에서 멈춰 섰다가 다시 출발할 때 뒤로 쏠리는 느낌이 수동기어 차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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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반떼 시리즈는 지난 4월, 현대 쏘나타시리즈의 뒤를 이어 생산대수 200만 대를 넘어선 효자모델이다. 미국에서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어 현대자동차를 알리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2003년형 아반떼 XD나 뉴 아반떼 XD 모두 ‘베스트셀러’라는 달콤한 덫에 걸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칭찬만 받고 있을지 모르지만 ‘세계 일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좀더 과감한 투자와 실험정신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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