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SPORTAGE 1.6 D, 소형과 중형사이
2018-11-16  |   89,717 읽음

KIA SPORTAGE 1.6 D

소형과 중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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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파워트레인과 선택의 폭을 넓힌 트림 구성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SUV가 대세라지만, 모든 차가 인기인 것은 아니다. 소형과 중형이 눈부신 실적 개선을 거듭하는 사이 유독 준중형만 힘을 못 쓰고 있다. 판매 대수를 살피면 준중형은 2015년 11만9,100대에서 2017년 9만6,400대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1월~9월)는 작년 같은 기간 7만1,100대에서 16% 줄어든 6만여대에 불과하다. 준중형만 나 홀로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가 무얼까? 가장 큰 원인은 애매한 차급에 있다.

준중형 SUV는 중형 플랫폼에 기반한 차체에 1.7L~2.0L 엔진을 얹는다. 2.0L 모델의 경우 중형과 비교했을 때 연비 차이가 크지 않는 데다, 차 가격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 반면 차체가 짧고 낮은 까닭에 실내와 적재용량은 중형에 못 미친다. 즉 실용성은 중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과 유지비는 중형에 준하는 애매한 차로 전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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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핵심, 개선된 연비 성능

시장에서 준중형이 외면받는 가운데, 새 스포티지가 부분변경을 통해 떠나간 고객의 마음을 다시 붙잡으려 한다. 외관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풀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디테일, 새롭게 패턴을 새긴 라디에이터 그릴, 앞범퍼에 넓게 뻗은 몰딩만이 신선미를 더할 뿐이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센터모니터 프레임을 없앤 점 말고는 이전과의 차이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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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모니터 외곽 프레임을 삭제하고 송풍구와 높이를 맞춰 화면이 더 넓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새 배기가스 인증(WLTP)을 통과한 파워트레인이다. 2.0L 디젤, 1.6L 디젤, 2.0L 가솔린 전 엔진에 걸쳐 개선된 연비를 가장 큰 상품성으로 내세웠다. 시승차는 신형 1.6L 디젤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한 앞바퀴 굴림 사양. 기존 U2 1.7L 디젤을 대체하는 주력 엔진이다. 사실 1.7L 디젤은 그동안 어중간한 배기량 탓에 소형차 세금체계에 편입되지도 못했을 뿐더러 U2 1.6L 디젤과 출력이 별반 다르지 않아 개편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래서 이번 다운사이징이 무척 반갑게 다가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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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1.7L 디젤을 대체한 신형 1.6L 디젤. 새로운 배기가스 인증을 만족하고 개선된 연비성능을 자랑하는 최신 엔진이다


연비 성능은 현대-기아의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 끌어올렸다. 연료 분사압을 높이는 동시에 고효율 터보차저로 연소 효율을 개선했고, 마찰 저감 밸브 트레인과 경량 피스톤으로 마찰 손실을 줄였다. 또한 엔진 냉각 시스템을 개선해 열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한다. 한편 LNT만으론 새 배기가스 인증을 통과할 수 없는 까닭에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유구 덮개가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넓어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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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진 주유구 안에는 요소수 주입구가 둥지를 틀었다


이렇듯 다양한 노력이 더해지며 공인연비(2WD AT 17인치 기준)가 이전 15.0km/L에서 16.3km/L로 크게 향상됐다. 소형급인 코나 1.6L 디젤(16.8km/L)과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경제성이 확보된 셈. 기아는 신형 디젤의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K3와 마찬가지로 스마트스트림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기자가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를 정속 주행하며 기록한 연비는 약 15km/L대. 무게와 출력이 비슷한 이쿼녹스 1.6L 디젤로 지난달 같은 구간을 비슷한 조건으로 달렸을 때는 약 16km/L대 연비를 기록했다. 물론 두 차 모두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달린 구간이 그리 길지 않아 참고 이상의 의미는 부여할 수 없다. 그래도 시내 주행과 고부하 주행을 함께했을 경우 평균연비 13km/L를 유지하며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가속과 감속이 잦은 시내에서의 효율 개선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선택을 존중한 트림 구성

반면 최고출력은 141마력에서 136마력으로 소폭 감소했다. 연비와 출력, 친환경 사이에서 최적의 타협을 이뤘다는 게 기아 측 설명이다. 출력은 줄었지만 요즘 엔진이 으레 그렇듯 실용 성능은 부족하지 않다. 부드럽게 회전하는 엔진이 차근차근 속도를 붙여 나아가는 덕분이다. 대신 박진감은 다소 떨어진다. 출력에 비례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그 속도에 도달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영민한 7단 듀얼클러치는 상황에 맞춰 적절한 단수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일한다. 동력전달이 토크컨버터처럼 부드러운 편이어서 국내 소비자가 좋아할 법하다. 그러나 부드러운 변속에만 치중해서일까? 동력을 재빨리 연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탓에 정지했다가 다시 출발할 때 듀얼클러치 특유의 머뭇거리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고급스런 주행 질감은 예상 밖이다. 엔진 자체의 진동과 소음이 적으며,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을 꼼꼼히 틀어막은 덕분이다. 속도를 높여도 정숙한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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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공간은 중형 부럽지 않아 패밀리카로도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트렁크 공간이 좁을 뿐이다


트림은 주력 엔진과 편의 장비를 독립적으로 구성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높였다. 2.0L 디젤과 1.6L 디젤을 비교하면 트림 간 옵션 구성이 같고, 같은 트림일 경우 2.0L 디젤이 1.6L 디젤보다 49만원 비싸다. 또한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상향등 보조를 전트림에 기본화하는 한편, 2.0L 디젤만 가능했던 상시사륜구동을  1.6L 디젤에서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원하는 편의 장비를 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배기량이 큰 엔진을 선택해야 했던 이전과 비교하면 꽤 합리적이다. 같은 그룹의 경쟁차 투싼도 이와 같은 상품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하위 트림은 소형과, 상위 트림은 중형과 가격이 겹치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최대한 부여해 상품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렇듯 소형과 중형사이에 위치한 준중형은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파워트레인 구성에 있어서도 그렇다. 어느 한쪽에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러한 상황적 어려움을 딛고 신형 스포티지는 소형에 준하는 경제성과 합리적인 상품 구성으로 자기만의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지금 소형SUV를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경쟁력이 올라간 준중형 SUV를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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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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