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 시승기 3회] 현대 벨로스터 N, 래핑하고 오너스 데이를 다녀오다
2018-10-31  |   86,750 읽음

HYUNDAI VELOSTER N

래핑하고 오너스 데이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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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산지 두 달이 조금 넘었는데 누적 주행거리가 벌써 6,000km를 넘어섰다. 전에 탔던 아반떼 스포츠는 중고차로 팔 때 누적 주행거리가 높아 불리했다. 주행거리 탓을 하며 가격을 낮추려는 중고차 매입 직원을 보고, 벨로스터 N을 사면 아껴서 타리라 마음먹었는데 ‘차쟁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많이 돌아다닌 만큼 이번 달도 많은 일이 있었다. 먼저 그동안 차를 타면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래핑을 드디어 했다. <자동차생활> 김민겸 기자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는데 마침 래핑 전문점 취재를 다녀온 후였다. 해당 업체는 벨로스터 N 출시에 맞춰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다. 김 기자의 귀띔을 듣고 지갑을 열어 본 후 5초의 고민도 없이 결단을 내렸다. 결과는 사진처럼 대성공.

처음엔 일반 벨로스터 터보 색상 중 하나인 ‘썬더 볼트’를 생각했다. 노란색으로 차체를 덮어 벨로스터 N이 아닌 척 위장을 하려 했다. 노란색 외에 포르쉐 전용 색상 중 하나인 ‘마이애미 블루’를 대비책으로 정하고 업체를 방문했다. 

업체를 방문하니 변수가 생겼다. 노란색과 카본 필름은 생각보다 내구성이 안 좋아 색이 바래기 십상이고, 마이애미 블루는 가져간 사진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며 색상 변경을 권유했다. 수백 장에 달하는 샘플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결국 아우디 RS를 상징하는 ‘텔레 그레이’로 색을 정하고 빨간색 포인트는 노란색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래핑 지는 오라칼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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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아니 전 세계에 단 한 대뿐인 ‘텔레 그레이’ 벨로스터 N이다. 노란색 포인트는 덤


작업은 이틀 정도 걸렸다. 재미난 이야깃거리는 없다. 금액을 지급하고 차를 받아 집에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느낀 점을 감상문으로 쓰면 좋으련만, 차 안에선 겉모습을 볼 수 없으니 래핑 이야기는 이걸로 끝. 출고 시 별다른 안내 사항도 없었다. 직원은 “대부분 중고차로 팔 때까지 문제없다”고 말했다. “세차할 때 고압수를 너무 가까이 분사하지 말라”는 주의 사항 정도를 들었다. 아무튼 출고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마음에 쏙 드는 색상 덕분에 기분이 들떴다. 그러던 중 현대자동차에서 연락이 왔다. ‘벨로스터 N 오너스 데이’에 당첨됐으니 참가하라는 내용이었다. 오너스 데이는 벨로스터 N 오너 50명을 초청해 맛있는 밥도 먹고 서킷도 달리는 행사다. 국내에서 이런 행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포르쉐와 맥라렌이다. 고성능 브랜드 N을 내놓은 현대차가 단순히 차만 팔 생각은 아닌 모양이다.

오너스 데이는 선착순이다. 벨로스터 N은 사전예약 첫날 총 267대가 계약됐는데, 그중 50위 안에 들었어야 했다. 현대차의 영업 전산망이 열리는 시간은 오전 8시 30분. 50명까지 5분이 채 안 걸렸다는 후문이다. 나는 운이 좋았다. 7명 추가 인원을 뽑았는데 그중 한자리를 잡았다. 

행사는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던 9월 마지막 주에 열렸다. 현대차는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꼼꼼한 사전 준비를 했다. 오너스 데이는 시승차가 없다. 본인의 차를 끌고 인제스피디움에 가야 한다. 때문에 사전 점검을 실시했다. 16가지 항목 체크리스트를 발송해 인근 현대차 사업소에서 ‘OK' 사인을 받아 오도록 했다. 

때아닌 리콜 소동도 있었다. 아마 신차 출시 후 가장 최단 시간 리콜이 아니었을까. 엔진 하단을 떠받드는 크로스 멤버와 변속기를 붙들고 있는 롤 마운트의 간섭 우려로 크로스 멤버 교환을 받아야 했다. 당시 800여 대의 벨로스터 N이 소비자에게 인도됐고 단 2대에 불량 증상이 나타났다. 추석 연휴 기간이었지만 현대차는 신속히 움직였다. 

벨로스터 N을 출시하며 정식 사업소엔 ‘하이테크’ 전담팀이 생기기도 했다. 벨로스터 N뿐만 아니라 앞으로 늘어날 고성능 라인업에 대응하기 위한 그룹이다. 하이테크 전담팀은 추석 연휴임에도 출근해 수리를 도맡았다. 필자의 차는 북부 서비스센터에 입고했는데, 담당 기술자는 크로스 멤버가 무엇인지, 왜 갑자기 부품을 교환하는지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궁금증을 해소해줬다.

대망의 오너스 데이 당일. 서킷에서 안전을 엄수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행사장에 들어섰다. 관계자들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N 브랜드의 역사와 벨로스터 N 개발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인제스피디움 패독 한쪽에는 차를 만든 연구원들이 직접 각 파츠에 대해 알려주고 질문도 받았다. 가령 배기 시스템을 만든 개발자에게 팝콘 사운드에 대한 원리를 직접 들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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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인제스피디움 2층 라운지에서 인사말과 함께 행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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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연구원들이 직접 개발 스토리와 성능에 대해 설명해 줬다


행사는 두 팀으로 나눴다. 초급자는 ‘퍼포먼스 블루’에, 어느 정도 서킷을 타본 참가자는 ‘액티브 레드’로 편성했다. 사전 설문조사를 너무 성의 없이 한 까닭일까. 필자는 퍼포먼스 블루로 배정됐다. 

퍼포먼스 블루팀은 액티브 레드팀이 서킷을 달리는 동안,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같은 기본적인 레이싱 용어를 배우고, 짤막하게 짐카나 코스를 달렸다. 운전면허 따러 가서 안전교육을 들은 셈이다. 해가 지기 전 우리도 이론 교육을 끝내고 코스인 했다. 벨로스터 N으로 영암 서킷은 달려봤지만 인제 서킷은 처음이다. 고급유를 가득 채우고 왔는데 웬걸, 10분 정도 천천히 코스를 익히는 게 전부였다. 얼마나 거북이 주행을 했는지 총 4바퀴를 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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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인증샷. 31번 차량으로 참가했다

 

이날 서킷을 처음 경험하는 참가자도 있어 이런 행사 운영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조바심이 났다. 나는 첫날만 참여하고 돌아가야 했다. 때문에 래핑 이야기처럼 오너스 데이 이야기도 사실 할 말이 많진 않다. 그렇게 10분 정도 코스를 돌고 저녁 만찬에 참여한 뒤 복귀했다. 조금 아쉬웠지만 소비자들과 함께 소통하려는 현대자동차의 모습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행사에 참여한 지인을 통해 둘째 날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시간을 트랙 위에서 보냈고, 짐카나를 빠르게 주파한 소비자는 경품을 받기도 했다. 첫 행사인 만큼 완벽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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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스 데이는 꼭 1박 2일 하고 오시길……


오너스 데이는 이번이 끝이 아닌 시작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계속해서 행사를 열 모양이다. 국내뿐 만이 아니다. N을 상징하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선 ‘i30 N 오너스 데이’가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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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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