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코나 일레트릭,배터리 걱정없이 무공해 질주
2018-09-14  |   126,052 읽음

HYUNDAI KONA ELECTRIC 

배터리 걱정 없이 무공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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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찔금 용량을 늘리던 전기차들 사이에서 코나 일렉트릭은 단연 돋보인다. 한번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달리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 덕분에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벗 삼아 쾌적한 운전을 즐겼다.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차 탈 만해?”라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초의 양산 전기차라는 GM EV1이 등장한지도 어언 20년이 넘은 지금 시장에는 각종 EV가 넘쳐난다. 하지만 전기차를 구입해 타고 다니는 것은 아직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한동안 개발자들은 일반적인 자동차 오너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그리 길지 않다면서 한번 충전에 160km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많이 얹을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반면에 차체 무게와 가격이 증가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용량은 전기차 개발의 무척이나 중요하고도 까다로운 요소였다. 


대용량 배터리를 얹은 콤팩트 SUV 전기차 

기자의 출퇴근 거리는 50km 남짓. 하지만 실제 경험해 본 전기차는 전혀 여유가 없었다. 일단 에어컨이나 히터를 켠 상황에서는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는 데다 충전할 곳 찾는 일도 만만찮았다. 그렇다고 출근할 때마다 대형 마트에 들러 쇼핑(일부 마트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다)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출퇴근길 3배가 넘는 배터리 용량이 사실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실제 전기차를 구입한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에어컨이나 히터를 마음대로 켜지 못한다고 하니, 기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코나 일렉트릭 시승차를 받고 나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 역시 계기판의 주행가능 거리였다. 무려 400km 가까운 수치를 보니 우선 안심이 된다. 시승 기간 내내 촬영 장소와 출퇴근 동선 그리고 어느 충전소를 들러야 하는지 복잡했던 머릿속이 순간 말끔해졌다.

전기차 오너들의 불만을 확인한 메이커들은 배터리 용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60Ah 배터리를 얹었던 BMW i3가 90Ah 배터리로 바꾸었고, 닛산 리프는 24kWh였던 1세대를 2016년에 30kWh로 개량한 후 2세대는 40kWh로 키워 주행가능 거리를 243km(EPA)로 늘려 잡았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콤팩트 SUV 첫 EV라는 점보다도 64kWh 용량의 배터리팩을 얹어 확보한 406km의 주행가능 거리가 먼저 눈에 띄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28kWh, 200km)와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 수치. 대신 배터리 용량을 줄인 라이트 패키지에 비해 145kg이나 무겁다. 라이트 패키지는 344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대신 주행가능 거리는 254km로 줄어든다. 


EV 공식을 충실하게 따른 디자인

코나 일렉트릭의 외형은 전형적인 EV의 공식을 따른다. 엔진과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만큼 앞부분을 덮어 공기저항을 절감하고, 헤드램프와 에어 스커트 흡기구 부근도 매끈하게 다듬었다. 코나가 도심에 적응한 야수라면 코나 일렉트릭은 물속을 잘 헤집도록 진화한 물고기 같은 인상이다. 보닛 경계선을 따라 주간주행등에도 가로로 장식을 넣어 인상을 차별화했다. 휠하우스를 두른 플라스틱 재질은 여전히 SUV 풍이지만 휠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 배터리를 채워줄 충전 커넥터는 그릴 오른쪽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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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커넥터를 앞쪽에 달았다


실내 공간에 이르기까지 일반 코나와 거의 다르지 않다. 한 세대 전 양산차 베이스 EV는 배터리를 추가로 얹기 트렁크 공간을 희생해야 했다. 하지만 코나와 스토닉 등 최신 플랫폼은 개발 단계부터 EV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이 차 역시 배터리팩을 바닥에 넓게 펼쳐 배치함으로서 무게중심을 낮추고 거주공간도 희생하지 않았다. SUV에 굳이 EV 구동계를 얹은 이유는 SUV 인기가 워낙 높기 하지만 세단이나 해치백에 비해 배터리 공간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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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를 위한 다양한 기능이 준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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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은 배터리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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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깐 덕분에 화물 공간도 넉넉하다


계기판은 완전 모니터 식으로 바뀌어 주행 모드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진다. 에코 모드에서 초록색이던 미터는 스포츠 모드에서 붉은색 파워 게이지로 바뀐다. 그 오른쪽에 에너지 흐름도가 모터와 배터리, 회생 제동장치 간 에너지의 이동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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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바뀌는 계기판 디자인


기계적인 변속기가 없는 만큼 변속 레버는 스위치로 대체했다. 내비게이션도 충전소의 위치나 배터리 용량에 따른 주행가능 거리 등 EV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센터 모니터와 플로팅 방식의 센터 터널 디자인은 기본형 코나와 많이 다른데, 수소차인 넥쏘를 간략화시킨 인상이다. 불볓 더위 속에서 무엇보다 반가웠던 시트 통풍 기능을 갖추었으며, 전기를 아껴 써야 하는 EV답게 에어컨 기능을 운전석에만 집중시키는 드라이버 온리 스위치도 있다. 전기차인 만큼 엔진 소음은 없고 급가속 때 위잉~ 하는 모터 소리가 조금 들릴 뿐. 대신 타이어와 노면 등 다른 소리가 두드러지지만 실내 유입되는 소음의 총량은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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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반형과는 계기판과 모니터, 센터 터널 디자인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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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레버 대신 버튼으로 변속한다


넘치는 토크로 강력한 가속

운전 감각은 EV만의 이질감이 많이 중화되었다. 이 차는 코나 가운데서 가장 무거운 1.6 터보 4WD 풀옵션과 비교해도 200kg 이상 무겁다. 하지만 일단 오른발을 살짝 밟으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튀어 나간다. 엔진 회전수를 올리고, 기어를 바꾸고 클러치를 조작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 없이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만으로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덕분이다. 최고출력 204마력에 40.3kg·m의 토크가 에코 모드에서조차 즉각적이고 강력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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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모드에서조차 슬립이 일어날 만큼 토크가 강력하다


에코 모드에서도 충분히 빠를 뿐 아니라 스포츠 모드에서는 타이어(넥센 N프라이즈)가 슬립이 계속된다. 딱히 에코카 전용 타이어가 아님에도 트랙션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였다. 사실 도심에서만 타기에는 분에 넘치는 출력과 토크지만, 대용량 배터리를 믿고 고속도로에 오르면 비로소 그 위력과 존재감을 실감하게 된다. 이 정도 토크임에도 토크스티어는 없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 시프트는 변속이 아니라 회생제동용이다. 액셀 페달을 떼었을 때 회생 제동 효과를 3단계로 제어할 수 있는데, 마치 엔진 브레이크처럼 사용할 수 있다. 3단에서는 감속이 꽤 강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닛산은 2세대 리프에서 아예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을 하나로 모은 e페달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조작 방식은 어느 정도 숙련과정이 필요하지만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무척이나 편하다. 회생 제동으로 앞바퀴에 살짝 하중을 걸면서 방향을 바꾸면, 의외로 경쾌한 코너링 감각에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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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저항을 줄인 EV 전용 휠 디자인


이 차의 가격표는 5천만원을 넘지만 하이브리드에 비해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니 생각만큼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가장 비싼 프리미엄을 기준으로 삼아도 세제 혜택과 정부 보조금, 지자체 보조금을 더한다면 실 구매가는 3천만원 대 초반까지 떨어진다. 보조금은 점차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빨리 사는 편이 유리하다. 

시승을 마치고 반납하기 전,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니 아직 절반 가까이 남아 있다. 급가속은 물론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꾸준히 틀었음에도 말이다. 물론 이 차의 장점이 배터리 용량만은 아니다. 전기차로서, 그리고 자동차로서도 코나 일렉트릭은 높은 기본기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전기차에 비교적 미온적이었던 한국에서 이정도의 EV가 출시된 것을 보니 전기차 시대가 생각보다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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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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