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더 뉴 XC40 , 다시 태어난 미니멀리스트
2018-06-26  |   78,750 읽음

VOLVO XC40 

BORN AGAIN MINIM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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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치열한 프리미엄 SUV 시장에 볼보 XC40이 뒤늦게 합류했다. 스웨디시 미니멀리즘이 빚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SUV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세단과 해치백의 입지는 줄고 있지만 SUV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나라와 브랜드를 막론하고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주목한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매력적인 신형 SUV를 앞다투어 내놓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격전지가 된 프리미엄 콤팩트 SUV 시장은 2010년대 들어 형성됐다. BMW X1을 시작으로 아우디 Q3, 벤츠 GLA 등 입지가 확고한 독일 3사가 탄탄한 영토를 확보했으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렉서스 NX, 재규어 E페이스가 여심(女心)을 겨냥한 캐릭터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융합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늦게 뛰어든 볼보는 XC40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만 했다. 수많은 경쟁 모델과 중첩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대의 프리미엄 콤팩트 SUV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XC90, 중형 XC60에 이어 볼보의 SUV 라인업을 완성하는 차로써 브랜드의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볼보가 표방하는 XC40의 전략 ‘스웨디시 미니멀리스트’(Swedish Minimalist)는 바로 이러한 고민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스웨덴 방식의 미니멀리즘으로 만든 콤팩트 SUV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미니멀리즘에 충실한 외관은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지양했다. 그 결과 시원하게 뻗은 파팅 라인과 똑 부러지게 빚은 차체의 양감에 시선이 집중된다. 각종 홍보자료에 등장하는 XC40의 대표 컬러가 흰색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단순함 속에 녹아든 조형미를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컬러여서다. 차체는 비교적 큰 덩어리로 구성된다. 19인치 대구경 휠을 품은 넉넉한 휠하우스와 큼직한 도어 덕분에 사진보다 더 크고 당당해 보인다. 특히 든든한 인상을 전달하는 C필러는 XC40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뒷문은 벨트라인을 꺾는 기교를 통해 C필러가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고 독창적인 조형미도 부여한다. 전체 크기(길이×너비×높이 4425×1875×1640mm)는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아 스포티지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XC40는 길이가 55mm 짧지만, 20mm 넓고, 높이는 5mm, 휠베이스는 30mm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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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19인치 휠과 넉넉한 휠하우스를 강조하여 당당한 인상으로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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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큼직한 덩어리로 구성하고 장식적인 요소는 지양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화려한 치장을 하지 않고도 볼보의 프리미엄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그중 백미는 큼직한 송풍구와 9인치 터치스크린 그리고 몇 개의 버튼으로 간결하게 구성한 대시보드다. 다른 볼보와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주행 관련 버튼, 공조기는 터치스크린에 통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밀조밀하게 짜인 디자인 덕분이다. 시승차인 R-디자인 트림의 경우 도트 패턴이 새겨진 알루미늄 실내 장식이 시각적 밀도를 높였고, 새로운 형상의 시프트 레버, 스웨이드와 나파가죽이 혼방된 시트, 펀칭 가죽을 감싼 차 열쇠가 풍부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뽐냈다. 아울러 도어트림 내부와 카펫에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섬유(펠트)에 오렌지 컬러를 사용해 밝고 역동적인 XC40만의 개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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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슬랜트 노즈로 구현한 XC40의 패밀리룩


창의적인 공간 활용과 사용자를 배려한 흔적도 실내 곳곳에 녹아있다. 노트북을 꿀꺽 삼키는 대형 도어 포켓, 조수석 아래에 위치한 서랍식 수납함, 센터콘솔의 휴지통은 주된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했음을 알 수 있다.

동급 최고수준의 휠베이스를 자랑하는 만큼 실내 공간 역시 동급에서 가장 넓다. 상위 차에 버금가는 실내 높이와 너비 그리고 무릎 공간을 확보한 덕분에 키가 큰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넉넉하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460L이며 60:40 비율의 2열 폴딩을 통해 최대 1,336L까지 늘어난다. 또한 트렁크 바닥 아래에 숨은 수납공간과 별도의 쇼핑백 후크를 달아 다양한 짐을 실용적으로 수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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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은 460L이며, 60:40 비율의 2열 폴딩을 통해 최대 1,336L까지 늘어난다


새로운 소형 플랫폼 CMA

차체 대비 넓은 실내공간이 가능했던 데는 볼보의 새로운 소형차 전용 플랫폼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의 도움이 컸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을 내기 위해 네 개의 바퀴 간격을 벌리면서 낮고 넓은 차체 자세를 만들었다. CMA 플랫폼의 몇몇 특징은 SPA 플랫폼(60시리즈, 90시리즈)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서로 닮아있다. 향후 등장할 XC40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고려해 차체 중앙에 배터리팩을 품을 수 있도록 플랫폼 설계의 유연성을 확보한 점이 가장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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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필러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통해 더욱 강인해 보이는 차체 


반면 하체 구성은 살짝 다르다. 앞은 맥퍼슨 스트럿, 뒤는 코일스프링을 조합한 멀티링크 방식. 뒤에 플라스틱 리프스프링을 채용한 SPA 플랫폼과 비교하면 훨씬 보편적인 설계다. 엔진은 실린더와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3기통 1.5L 터보, 4기통 2.0L 터보, 2.0L 디젤을 얹는다. 출력에 따라 156마력 T3(1.5L 터보), 190마력 T4(2.0L 터보), 247마력 T5(2.0L 터보)의 가솔린 세 가지와 150마력 D3(2.0L 디젤), 190마력 D4(2.0L 디젤)의 두 가지 디젤로 나뉜다. 이와 맞물린 변속기는 모두 아이신에서 공급하는 8단 자동이다. 국내에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발휘하는 4기통 2.0L 엔진과 상시 네바퀴굴림 방식을 조합한 T4 AWD가 먼저 출시됐다.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는 탄탄한 승차감과 깔끔한 핸들링이 빚은 전형적인 도심형 SUV의 감각이다. R-디자인 트림인 시승차는 약 10% 더 단단한 스프링과 모노 튜브 리어 댐퍼, 롤링이 적은 두터운 안티 롤 바를 채용했으며 여기에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조합해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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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디자인 트림의 시승차는 10% 더 단단한 스프링과 모노 튜브 리어 댐퍼, 두터운 안티 롤바, 여기에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장착하여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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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칭가죽을 사용한 R-디자인 스티어링휠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볼보의 철학은 XC40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조향 보조, 브레이크 제어를 활용한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텔리세이프)을 탑재한 점은 다른 라이벌보다 돋보이는 경쟁력이다. 도로 이탈과 정면충돌 위험이 감소하도록 조향 보조와 브레이크 제어를 통합한 충돌회피 지원 기능, 자동 긴급 제동(시티 세이프티), 운전자의 피로를 경감해주는 반자율주행(파일럿 어시스트)과 평행주차, 직각주차를 지원하는 자동주차 시스템(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이 전 트림에 기본이다. 이렇듯 탄탄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지난 3월에는 ‘2018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고 누적 계약 8만대를 돌파하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볼보의 성장 견인할 핵심 모델

생산은 벨기에 겐트(Ghent)에 위치한 볼보 공장에서 맡는다. 1965년부터 볼보를 생산해온 유서 깊은 공장으로 XC60, V40, S60, V60 등을 생산해왔다. 최근에는 XC40의 밀려드는 주문으로 인해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를 12만5천대까지 확대 할 전망이다. 앞으로 CMA 플랫폼을 사용하는 볼보의 전기 스포츠카 폴스타 2와 자매회사 링크&코의 신차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볼보는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XC40과 V60을 ‘구독’할 수 있는 이용 프로그램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를 시행 중이다. 이용방법은 핸드폰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24개월 약정으로 보험, 유지보수비용이 포함된 국가별 단일 요금만 한달에 한 번 지불하면 된다. 고객은 리스나 렌터카와 달리 중도 해지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고, 자동차 회사는 소유에서 이용으로 달라지는 자동차 구매 방법 변화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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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은 벨기에 겐트(Ghent)에 위치한 볼보 공장에서 맡는다


새로운 시대의 볼보 라인업은 이제 XC40의 등장으로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매력적인 모델 라인업을 바탕으로 올해 볼보 글로벌의 1/4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14.1%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전 세계적인 SUV 열풍에 힘입어 XC 라인업이 성장을 견인한 덕분에 전년 대비 판매가 49%나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은 고객의 문턱을 넓힌 XC40으로 인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스웨덴 감성의 미니멀리즘이 빚은 프리미엄 콤팩트 SUV는 다양한 고객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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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에 충실한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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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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