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4] 2000년형 닛산 맥시마 GLE
2018-05-21  |   135,695 읽음

2000년형 닛산 맥시마 GLE 최신 보디와 높은 성능, 

합리적인 값으로 무장한 미드사이즈 세단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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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머큐리 컨티넨탈 LS를 시승하기 위해 알아보다가 `사우전 옥스 오토몰`의 미스터 윤으로부터 2000년형 닛산 맥시마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우전 옥스 오토몰은 LA 다운타운에서 서쪽으로 약 64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1년에 세 번쯤 내게 시승차를 제공해 준다. 전화를 받은 나는 1시간쯤 걸리는 거리를 막바로 달려갔다.  


2000년형 맥시마의 출현은 기습적이었다. 올 1월에 열린 디트로이트와 LA 모터쇼에도 99년형 맥시마가 소개되었으니, 어찌 놀라지 않았겠는가. 전시장에 가서 물어보니 2000년형 모델은 시카고 오토쇼에서 단 한 차례 선을 보였다고 한다. 

맥시마는 일본의 닛산자동차가 미국시장에 내놓고 있는 6종의 모델 라인업 가운데 가장 윗급에 속하는 차다(닛산은 승용차 알티마와 센트라, SUV 패스파인더, 미니밴 퀘스트, 픽업트럭 프론티어를 내놓았다). 차 이름에 `승용차로서 최상을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듯이, 맥시마는 1980년 데뷔한 후 20년 가까이 동급차 중 우수한 성능과 가치로 인정받아왔다. 경쟁차로는 혼다 어코드, 도요다 캠리, 폴크스바겐 파사트 등이 꼽힌다. 

참신한 외관에 성능 높이고 값도 합리적 
넓고 안락한 실내에 고급 편의장비 갖춰
 
2000년형 맥시마는 99년형에 비해 성능이 30% 정도 높아졌고 외관도 몰라보게 바뀌었다. 엔진 배기량은 3.0ℓ로 예전과 같지만 최고출력이 190에서 222마력으로 32마력 높아졌고, 최대토크도 14.5에서 30.0kg·m로 크게 향상되었다. 디자인에서는 차체크기를 키우고 미끈한 `볼드 스타일`(bold style)로 세련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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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도 합리적인 편이다. 기본형인 GXE와 앞뒤 스포일러를 강조해 스포티한 맛을 주는 SE, 최고급형인 GLE 세 가지가 나오는데, 시승차인 GLE는 2만6천 달러(약 3천100만 원)다. 미국에서는 차값이 3만6천 달러를 넘으면 럭셔리카로 구분해 별도의 세금을 물리는데, 맥시마는 승용차가 가질 수 있는 고급성을 극대화한 럭셔리 세단이면서 값이 싸서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새 맥시마의 디자인은 LA 남서쪽 가디나시에 있는 `닛산 캘리포니아 디자인 스튜디오`(NDI, Nissan Design International)에서 맡았다. 무난한 4도어 세단 스타일로 차체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천839×1천786×1천435mm. 99년형보다 약간 커졌고 덕분에 휠베이스(2천751mm)도 5cm 늘어났다. 볼드 스타일을 지향했다고는 하지만 곡선을 절제하면서 군데군데 액센트를 줘 개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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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은 긴 헤드램프와 가로줄이 들어간 그릴, 범퍼 양 끝에 박힌 원형 안개등이 어울려 야무지면서도 우아한 인상을 준다. 옆모습은 펜더의 가는 곡선과 짧은 오버행 때문에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감싼 트렁크 리드의 곡선 처리가 신선하다. 또한 도어 중앙에 굵직한 몰딩을 대 좁은 공간에서 옆차에 부딪쳐 상처가 생기는 것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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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안락하다. 특히 앞좌석 레그룸이 스포츠카처럼 깊숙해 발을 뻗기 편한 것이 장점이다. 고급형인 시승차는 천연가죽 시트를 기본으로 달았는데 운전석은 8방향, 조수석은 4방향으로 자동조절된다.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레버, 도어 트림도 가죽으로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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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중앙에 2개의 큰 원을 만들어 속도계와 타코미터를 넣고 양쪽 가장자리에 연료계와 수온계를 곁들인 형태다. 단순하지만 운전자의 눈에 선명히 들어오는 디자인으로 계기의 빛깔도 낮에는 검정색이다가 밤에는 흰색으로 바뀐다. 시계는 디지털 타입으로 대시보드 중앙에 유리창과 가깝게 배치해 뒷좌석 승객도 보기 좋도록 했다. 

센터 페시아와 앞뒤 도어트림은 우드 그레인으로 장식했다. 보스제품인 오디오는 AM/FM 라디오와 카세트, CD를 원터치로 선택할 수 있고 200W 출력에 7방향 스피커가 기본이다. 오디오 밑에는 자동온도 조절장치가 달렸고 시프트 게이트에 크롬빛깔을 칠해 고급스럽다. 센터 페시아의 각도를 앞으로 기울여 운전자가 쓰기 편하게 하고 시프트 레버의 길이를 줄여 변속이 정확하게 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 콘솔은 수납공간도 넓고 암레스트의 높낮이를 2단으로 조절할 수 있어 쓰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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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3.0ℓ 222마력 엔진으로 통쾌한 가속 
코너에서의 몸놀림과 제동성능도 뛰어나
 
V6 3.0ℓ급으로 222마력이라는 강력한 힘을 지닌 맥시마는 가속력에 있어서도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으면서 급출발할 때 마치 스포츠카를 탄 것 같은 쾌속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실제로도 0→시속 60마일(약 96km)을 6.7초에 돌파할 만큼 빠르다. 맥시마의 3.0ℓ 엔진은 알루미늄 블록과 헤드를 썼고, V형 6기통에 각 실린더마다 DOHC 4밸브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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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은 먼저 사우전 옥스에 있는 조용한 전원주택가의 비탈길을 몇 차례 오르내리면서 했다. 작은 언덕을 낀 고갯길을 급커브로 지날 때는 타이어가 맹수의 발톱처럼 도로에 쫙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다. 좀더 밟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까운 국도로 접어들었지만 본선으로 합류할 때의 가속이 너무 쉽고 짧게 이루어져 이내 싱거워졌다. 

한 번 가속력이 붙은 차는 곧바로 시속 70마일을 넘어 75, 80, 100마일을 순식간에 돌파했다. 그러면서도 윈드실드의 바람소리나 엔진소음이 실내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제원을 살펴보니 이 차는 아이들링 상태의 실내소음이 43dBA로 현대 쏘나타 GLS V6의 44dBA와 비슷해 조용한 편에 속했다. 

한편 앞 스트럿과 뒤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단 맥시마는 코너링과 급차선 변경에서도 차체가 흐트러지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는 등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브레이크는 네 바퀴 모두 디스크 방식에 ABS를 기본으로 달아 예민하면서도 정확한 제동력을 자랑한다. 연비는 시가지 8.5, 고속도로 11.9km/ℓ로 적당한 수준이다. 

잠깐 타는 동안 정이 들었는지 시승을 마치기가 못내 아쉬웠다. 필자의 시간과 시승차의 사정만 허락된다면 내친김에 고속도로를 타고 이 차와 단 둘이서 장거리 여행에라도 나서고 싶은 심정이다. 

미국에서 미드사이즈 럭셔리카인 맥시마는 한국에 수입된다면 중대형으로 구분될 것이다. 그렇다면 동급의 승용차 가운데 성능과 기능에 비해 값이 합리적인, 몇 안되는 차로 꼽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야무지면서도 단정하고, 현대적인 감각에 스포티한 멋까지 겸비한 맥시마는 누가 타도 어울릴 것 같은 디자인 또한 장점이다. 사실 그동안 맥시마는 진부한 디자인과 고급감이 떨어지는 인테리어 때문에 좋은 차면서도 미국에서 그리 좋은 평판을 얻지 못했지만 새로 나온 2000년형 맥시마를 타보면, 닛산이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일신하는 자세로 이 차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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