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독자와 3대의 드림카가 만나다 BMW Z3·사브 9-3 컨버터블·랭글러 사하라 시승
1999-09-29  |   32,519 읽음
창간 15주년을 맞이해 독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중의 하나가 `드림카 시승`이다. 카 매니아라면 누구나 만져보고 싶고, 몰아보고 싶은 차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같은 소망이 이뤄진다면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짧은 시승기회라 하더라도 즐거웠던 하루,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드림카 시승은 이 같은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독자들의 드림카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국내 자동차 메이커, 수입차업체 등의 협조를 받아 독자들에게 평소 타보고 싶은 차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지난 호에 공고가 나간 후 월초부터 독자들의 신청서가 편집실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전체 마감인 8월 10일까지 도착한 신청서는 모두 110여 통, 그러나 `드림카 시승`은 시승차 섭외, 독자 선정 등 준비기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독자체험보다 빠른 8월 6일 신청을 마감했다. 이 날까지 시승을 신청한 독자는 30여 명이고, 이 중에서 시승에 참여할 5명의 독자를 선정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
8월 6일 신청 마감하고 독자 선정해

`독자들의 드림카`는 시승회 준비와 별도로 8월 10일까지 도착한 신청서 110여 통을 함께 집계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차는 포르쉐911(22명)이고 2위는 BMW Z3,(18명) 3위 BMW 5시리즈(17명), 4위 벤츠 SLK(13명), 공동 5위 사브 9-3 컨버터블과 BMW M5(6명) 순이다. BMW와 벤츠, 두 메이커에 대한 한국인의 `동경` 혹은 선호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독자들이 꼽은 드림카는 10인 10색이라고 할만큼 다양하다. 포르쉐 복스터, 캐딜락 스빌 STS, 미쓰비시 이클립스, 크라이슬러 300M, 아우디 A4, A6, 포드 머스탱, 다지 바이퍼, 볼보 C70 등이 물망에 올랐고 4WD 중에서는 크라이슬러 지프 랭글러와 그랜드 체로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프리랜더 등이 고르게 표를 얻었다.
독자들이 꼽은 차의 면면을 살펴보면 진정한 드림카라기 보다는 `시승할 수 있을 것 같은 차 중에서 선호하는 차`를 고른 흔적이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차가 국내에 들어와 있거나 수입된 적이 있고, `만인의 드림카`에 가까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꼽은 독자는 한 명도 없다. `신청이 많이 들어온 차 중 수입사의 협조가 가능한 차를 시승차로 정한다`는 단서가 독자들의 꿈의 범위를 축소시켰으리라.
시승 체험을 원한 독자들의 나이는 20대 초반∼40대 초반까지 다양했다. 20대 독자가 가장 많았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조금이라도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차, 즉 스포츠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그 가운데 세단인 BMW 5시리즈가 3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BMW 5시리즈는 독자들이 선정한 `가장 현실적인 드림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밖에 `짜릿한 스포츠카`라는 추상적인 대답도 있었고 여러 대의 차를 적은 독자도 눈에 띄었다.
독자들의 신청서가 날아오는 동안 기자는 수입차 메이커에 연락해 시승차를 섭외했다. 그러나 비교적 순조로울 줄 알았던 시승차 섭외는 몇 가지 난관에 부딪쳤다. 우선 6일까지 도착한 신청서 중에서 독자가 원하는 차와 시승차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벤츠와 포르쉐, 볼보 등은 독자들이 희망한 차와 시승차가 맞지 않거나 아예 없었고, 아우디는 오랜 딜러였던 효성과의 계약이 끝나면서 개점휴업상태에 놓여 있었다. 또 다른 한 메이커 관계자는 한때 시승차를 마련해 놓았으나 다른 언론 매체에서 사고를 내는 바람에 시승차 운영을 중단했다고 전해왔다.


시승과 함께 모터사이클 체험 기회도 마련
자유로 달리면서 드라이브의 즐거움 만끽

취재팀은 논의 끝에 계획을 약간 수정했다. 처음 계획은 차를 5대 빌려 각각의 차를 지목한 5명의 독자에게 한 번씩의 시승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으나, 3대의 시승차를 준비해 5명의 독자 모두가 타보도록 하자고 방침을 바꾸었다. 이렇게 되면 시승차는 3대로 줄어도 독자들에게 돌아가는 시승 기회는 1인당 3차례가 된다.
시승차는 BMW Z3(2위)와 사브 9-3 컨버터블(5위), 4WD의 원조인 지프 랭글러 사하라로 최종 결정했다. 사고에 밝혔던 대로 `짜릿한 스포츠카`와 `낭만적인 오픈카`, `터프한 4WD`를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준비 과정에서 BMW로부터 `모터사이클 2대를 함께 내보내겠다`는 즐거운 소식도 날아들었다.
선정된 5명의 독자는 서울 3명, 전북 무주 1명, 충남 천안 1명이었다. 그런데 시승날이 가까워졌을 때 무주의 독자로부터 `일이 생겨 올라가기 어렵게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다른 독자들에게 연락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게다가 가장 먼저 시승할 독자를 결정하고 다음 이벤트로(공장견학, 스피드웨이 주행) 신청서를 다 넘긴 상태라 새삼 연락할 수 있는 신청자도 거의 없었다. 속이 타서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천안에서 올라오기로 한 독자가 `선배와 함께 가도 되냐`고 연락해왔다. 이렇게 해서 신청서를 보내지 않은 한 명의 독자가 행운의 막차를 타게 되었다.
시승날인 12일 오전 11시, 자유로 통일동산 근처에 행사의 주인공들이 모였다. 독자 강인식(25), 조민호(27), 한재진(27), 김영재(28), 고형준(30) 씨가 그들이다. 강인식 씨와 조민호 씨는 인터넷 넷츠고 자동차동호회 로드러너의 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차를 좋아하는 학생들이다. 천안에 사는 강씨가 시승 신청서를 보냈고, 청주의 조민호 씨는 잘 키운(?) 후배 강씨 덕에 시승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회사원인 한재진 씨도 열성 자동차 매니아다. 당첨소식을 듣고 무조건 참가하겠다고 대답한 후 회사에 월차휴가를 내고 시승회에 나왔다. 김영재 씨는 `차를 좋아하고, 박규철 위원님도 만나고 싶다`는 신청서를 보낸 학생이고 BMW Z3 2.8을 타보기 위해 신청을 했다는 고형준씨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독자 5명과 함께 BMW 코리아 관계자 3명, 사브 코리아 관계자 1명, 취재팀 4명 등 13명이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맛보기 시승에 들어갔다. 본지 박규철 위원에게 시승 때 주의할 사항 등을 듣고, 두세 명씩 팀을 이뤄 가까운 곳을 돌았다.
점심식사 후 본격적인 시승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Z3와 사브 9-3 컨버터블을 타고 통일동산 입구에서 임진각까지 왕복 약 36km의 코스를 번갈아 운전하며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출발장소 주변에서는 랭글러 사하라의 시승과 BMW 모터사이클을 타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준비된 모터사이클은 BMW R1200 C와 K1200 RS. R1200 C는 2기통 1천170cc 복서 엔진을 얹어 61마력의 최고출력, 168km의 최고시속을 내고 고성능 모델인 K1200 RS는 4기통 1천171cc DOHC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30마력, 최고시속 246km를 낸다. 4명의 독자가 BMW 코리아 모터사이클 디비전 헤르베르트 훼링거 부장이 모는 K1200 RS의 뒷자리에 타고 BMW 모터사이클의 속도감을 체험했는데, 모두들 `차를 타고는 느낌 수 없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3시쯤 마지막 시승자가 들어오는 것을 끝으로 5명의 독자와 드림카 3대의 만남이 끝났다. 뙤약볕 아래에서 연신 음료수를 들이키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함께 해준 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 시승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BMW, 사브, 크라이슬러 코리아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은 독자들이 보내온 소감 및 시승기다.


진짜 `스포츠카`를 타다
강인식<대학생, 25세>

우선, 많은 사람들 중에 운 좋게 당첨되어 말로만 듣던 좋은 차들을 타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 이번에 시승한 차들의 시승기를 짧게나마 차례대로 써 보겠다.
랭글러 사하라 4.0 에디션은 원형의 헤드라이트와 앞 뒤 범퍼의 스테인리스 범퍼 가드가 정통 오프로더다운 멋을 한껏 풍겼다. 온로드 주행성능도 뛰어났다. 4.0ℓ 휘발유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사브 9-3는 전동식으로 여닫히는 소프트톱이 마음에 들었다. 워밍업을 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는데 톱을 벗긴 상태에서도 엔진소리가 너무나 조용해 사브의 기술력을 실감했다. 기어를 D(스포츠 모드)에 놓고 급가속을 해보았는데 엔진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고 터보가 작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속 코너링 때도 차의 쏠림이 별로 없고 브레이크 성능이 뛰어났다. 140∼150km까지는 시원하게 가속되고 160km를 넘으면서부터 엔진소리가 커진다. 주변에 자전거 행렬이 있어 더 이상 밟지는 못했지만 부드러운 순발력과 스피드가 마음에 들었다.
Z3의 시동을 걸자 중저음의 묵직한 배기음이 귓가에 스쳤다. 저단기어에 스포츠 모드로 맞추고 액셀 페달을 힘껏 밟았다. 순간 내 등이 버켓시트에 파묻히는 느낌이 들었다. 토크에 여유가 있어서 킥다운도 잘된다. 편평비가 높은 고성능 타이어와 휠, 딱딱한 서스펜션과 튼튼한 프레임 덕에 고속 코너링 때도 코너링에서 밀리거나 쏠리는 느낌이 없었다. 시속 190km에서 눈앞에 트럭이 나타났다. 앞지르기를 위해 액셀 페달을 꾹 밟았는데 무리없이 가속할 수 있었다.
Z3에게 통일동산에서 임진각까지의 길은 너무나도 짧은 거리였다. 마음 같아서는 몇 번이고 더 달려보고 싶었다. Z3는 스포츠카다운 스포츠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에도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오는 차가 많지만, 진짜 스포츠카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Z3 정도의 타이어, 프레임, 서스펜션은 갖춰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더위를 잊었던 하루
조민호<대학생, 27세>

아침식사 후 설레이는 마음으로 청주 톨게이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탔다. 천안의 강인식 군과 약속장소인 자유로 통일동산을 향해 열심히 액셀 페달을 밟았다. 10시 45분 약속장소에 도착해 보니 빨간색 사브 9-3 컨버터블이 있었다. 잠시 후 지프 랭글러 사하라와 BMW Z3가 도착하고 모터사이클 2대가 왔다. 여러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시승을 시작했다. 날씨는 더웠지만 멋진 시승차를 탄다는 생각에 더운 것도 잊어 버렸다.
랭글러 사하라 4.0은 배기량에 걸맞게 엔진 소리도 커다랬다. 지프에 대한 기본상식이나 차의 특성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단 넉넉한 배기량 때문인지 언덕길에서 힘이 남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브레이크 성능도 차체의 크기에 맞게 뛰어났다. 주위에 오프로드가 없어서 온로드 주행으로만 끝낸 것이 아쉽다.
다음으로 시승한 차는 사브 9-3 컨버터블. 인간중심적인 편의장치, 인테리어를 보며 사브답다는 생각을 했다. 버튼 하나로 몇 초만에 접히는 소프트톱이 가장 마음에 든다. 달리기성능은 내가 타 본 어느 국산차보다 빠른 반응을 보였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약간은 주춤거렸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BMW Z3는 차라기보다 `스피드 머신`에 가깝다. 액셀 페달을 밟는 느낌이 조금 버거웠지만 출발 후 가속감은 웬만한 수동기어차보다 빠르게 느껴졌다. 특히 코너링 때는 땅에 달라붙어 도는 느낌이었다. 시속 210km에서 80km로 제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4초. 빠르게 달리기 성능 이상으로 뛰어난 브레이크 성능에 감탄했다. 로드스터라는 이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차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강인식 군과 함께 넷츠고 자동차동호회 로드러너에서 활동하고 있고, 동호회 게시판에서 Z3의 시승기를 읽은 적도 있지만 직접 `스포츠카다운 차`를 운전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승회를 통해 왜 외제차가 좋다고들 하는지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국내 메이커도 더욱 분발해 외제차와 당당하게 겨룰 수 있는 좋은 차를 많이 만들어 내기를…. 마지막으로 시승에 도움 주신 <자동차생활> 관계자와 사브, BMW, 크라이슬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기억에 남을 추억 만들기
한재진<회사원, 27세>

<자동차생활>의 이벤트 소식을 접하고 `설마`하는 생각과 `혹시`하는 바램으로 신청서를 보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자동차생활>로부터 연락이 왔다. 무조건 하겠다고 말했지만 시승날이 평일이라는 사실은 전화를 끊은 후에 깨달았다. 큰 맘 먹고 사장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참가를 허락해 주셨다(너그러우신 우리 사장님!). 곧 드림카를 탈 수 있게 된다는 기쁨에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들떴다.
시승날, 여의도 <자동차생활>에서 관계자들과 만나 사브 9-3 컨버터블을 타고 자유로까지 갔다. 톱을 씌운 상태였는데 바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사브 관계자로부터 `저압터보를 얹은 9-3은 성능뿐만이 아니라 안전성과 내구성 등 많은 부분이 보완된 차`라는 설명을 들었다. 터보가 작동할 때도 가속성능은 부드럽게만 느껴진다. 안락함과 완성도가 높은 차였다. 다만 톱을 벗긴 상태에서는 뒷자리에 타고 있기가 힘들다. 차 뒤쪽의 공기와류가 뒤통수를 때리기 때문이다. 운전을 해보니 고속 코너링 때는 약간 불안한 감도 있었지만 직진 안전성이 뛰어났다. 핸들링과 승차감, 원터치로 열리는 소프트톱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브레이크는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는데 시승차라서 과격한 테스트를 많이 하다보니 성능이 조금 떨어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랭글러 사라하는 4천cc라는 큰 배기량을 자랑한다. 조용한 엔진음과 온로드에서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좋았다. 다음에는 꼭 오프로드를 달려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BMW Z3 2.8을 탔다. 앞의 두 대를 타고 `좋은 차`라는 생각을 했지만 Z3는 단순히 좋은 차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전해오는 느낌이 다르다. 차체에 비해 긴 휠 베이스와 넓은 트레드, 225/50R 16/7J의 타이어가 주는 안정감은 매력만점이었다. 톱을 열고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로 질주하는 느낌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BMW에서는 모터사이클도 준비했다. 면허가 없어 뒤에 타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BMW 바이크의 엄청난 힘(130마력)과 스피드를 느낄 수 있었다. BMW 모터사이클 부서에서 나온 독일인 직원은 `very hot today!`를 연발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일류기업의 일류매너를 보여준 BMW, 사브 관계자들과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자동차생활>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드림카, 드림바이크!
김영재<학생, 28세>

행사 당일. 전날의 흐린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무척이나 날씨가 좋았다. 약속장소인 여의도에 도착해 박규철 위원님,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브 9-3를 타고 두 번째 약속장소인 통일동산 주변으로 향했다. 시승차는 모두 3대. 포르쉐 911이 준비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지만 9-3가 저압터보 엔진을 얹었다는 점(본인은 아직 터보차를 타보지 못했다), 컨버터블이라는 것과 Z3가 2.8 엔진을 얹었다는 소리를 듣고 나니 마음 한구석 불만이 씻은 듯이 없어졌다.
사브 9-3는 예쁜 외모를 지녔다. 전동식 소프트톱은 너무나 편리하고 우아하게 수납된다. 저압터보의 심장은 고속에서도 뛰어난 가속성능을 이끌어냈다. 터보 게이지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킥다운될 때의 변속 충격과 터보의 타임래그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Z3를 타는 기분은 한마디로 만점이었다. 이글거리는 태양과 머리 위의 푸른 하늘, 은빛 Z3가 멋진 조화를 이뤘다. Z3는 마치 명령만 내리면 지체없이 움직이는 믿음직스러운 신하 같다. 어느 속도에서도 성난 표범처럼 달려나가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주변에 차들이 많아 추월 테스트는 실컷 할 수 있었지만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을 기회는 없었다. 적당히 무거운 핸들이 운전재미를 더하고, 뒤가 짧아서인지 몸 동작이 가뿐한 것도 마음에 든다.
랭글러 사하라는 정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터프한 외모, 국내 실정에서는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4천cc 엔진을 갖추고 있다. 큰 기대를 걸고 운전대에 올랐지만 약간 실망스러웠다. 큰 차체 때문인지 배기량 4천cc가 내뿜는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주행 중에 2H에서 4H로 바꿀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험로나 비포장, 산악지대에서 달린다면 진가를 발휘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BMW 오토바이를 탔다. 뒷자리 시승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소리지르는 일밖에 없었다. 이건 정말 `드림바이크`다.
참 행복한 날이었다. 한낮의 찜통더위도 좋은 차와 오토바이에의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없었다. 관계자 여러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갖고 싶은 차, Z3 2.8
고형준<사업, 30세>

자동차에 미쳤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만큼 차를 좋아하고 스피드를 좋아한다. BMW Z3는 사고 싶은 차 중 하나였다. BMW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안전철학을 좋아하고 2인승 로드스터인 Z3의 멋진 몸매와 성능을 동경한다.
이전에 1.9ℓ 엔진을 얹은 Z3는 여러 차례 몰아 보았다. 성능면에서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2.8 모델이 수입된 후 시승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자동차생활>에서 독자 체험 기회를 준다기에 망설임 없이 신청서를 보냈다. 당첨되리라고 기대하지 못했지만 뽑혔다는 연락이 와서 정말 기뻤다.
시승날 행사장인 통일동산 근처에 도착해보니 BMW Z3와 랭글러 사하라, 사브 9-3가 나와 있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오로지 BMW Z3에 몰려 있었기 때문에 다른 독자들과 달리 Z3 한 대만 시승하기로 했다.
오전에 Z3를 타고 가까운 곳을 천천히 돌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첫 느낌은 BMW 세단과 거의 다를 바가 없어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점심 식사 후 임진각까지 달려보면서 스포츠카다운 가속력과 코너링 성능, 차와 운전자가 한 몸이 되는 듯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시승회는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체험이었고, 차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함께 차를 타보고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좋았다. 이런 기회가 자주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시승협조 : BMW 코리아 ☎(02)546-7301, 크라이슬러 코리아 ☎(02)3466-2666, 사브 코리아 ☎(02)54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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