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기사] 볼보 S80 아폴로박사의 카리포트
2018-04-13  |   11,493 읽음

볼보 S80 아폴로박사의 카리포트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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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볼보를 타보는 기회를 가졌다. 2000년형 볼보 S80은 대변신을 하고 있었다. 외형 디자인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처음 보는 순간 “이것이 정말 볼보냐?”하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나의 볼보에 대한 생각도 꽤나 낡은 것이었음이 틀림없었다. 
이 기회에 볼보의 역사를 약간만 소개하기로 한다. 볼보는 1926년 아사 가브리엘슨과 구스다브 라르슨에 의해 창설되었다. 볼보라는 이름은 그 이전에 볼 베어링을 만들고 있던 스웨덴의 SKF라는 회사가 사용하던 상표다. 볼보라는 말은 라전??어의 `volvere`에서 유래된 `돈다`는 뜻이다. SKF의 재정적인 도움으로 위의 두 사람은 1호차 1천 대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조업은 1927년 4월에 시작되었다. 

볼보 1호차의 이름은 OV4였고 후에 자코브(Jacob)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4기통 엔진을 얹은 대형차로 최고시속 60km를 냈다. 이어서 PV4라는, 네바퀴 모두 브레이크가 달린 차가 1927∼1929년 동안 770대 만들어졌다. 6기통짜리 차도 내놓았는데 이것은 1950년까지 생산되었다. 1933년에 생산된 PV36은 카리오카라고도 불렀는데 처음으로 독립 서스펜션을 썼다. 1938년에 이르러 차 생산능력은 연간 3만5천 대로 늘어났다. 1944년에는 PV444가 나와 1958년까지 생산되고, 1956년에 등장한 아마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P121과 22는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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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형 디자인, 상징으로 변해 
견고한 차체에 내구성도 좋아
 

내가 처음 미국에서 본 볼보는 1961년에 소개된 소형승용차 P130과 1962년에 내놓은 P130V 스테이션 왜건이었다. 두 차 모두 4기통 1780cc 85마력 엔진을 썼고 단정한 모습이었다. 약간 둥그런 곡선을 가진 모습과 탁월한 실용성 때문에 스웨덴의 국민차 구실을 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크게 호평받았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66년부터 144라는 모델로 되면서 마치 4각형 성냥곽 모양으로 변신한다. 이 스타일은 악착같이 지켜지면서 볼보의 상징이 되었다. 1980∼90년대에 유행했던 계란을 억누른 것 같은 전세계의 자동차 디자인과는 달리 볼보는 고집스럽게 계속 자신의 상징을 내놓았다. 세계시장에서 볼보는 안전을 앞세운 성능 좋은 차를 내놓는 메이커로 유명하다. 

볼보는 약진을 거듭해 스웨덴의 에너지, 식품가공, 각종 공학분야 및 항공산업에까지 참여해 명실 공히 스웨덴 최대의 기간산업체로 성장했다. 종업원수도 10만 명에 이르는 대가족을 거느리다 보니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이리하여 자동차업계도 재정비를 해 400, 800 및 900 시리즈를 정돈했는데 특히 850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것은 다시 1998년에 S70으로 변신했다. 
나는 900시리즈 중 940을 7∼8년 전에 시승한 적이 있고 오늘은 960이 변신한 S80을 시승하게 된 것이다. S80은 볼보 중에서는 제일 큰, 이른바 볼보의 기함이라 할 수 있다. 볼보의 가장 뛰어난 톡징은 견고한 차체의 안전성이다. 10년 전 볼보의 광고사진은 참으로 특이했다. 10대 정도의 볼보를 차례로 쌓아 올려놓고 튼튼한 모습을 자랑하던 장면은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약 35년 전에 미국의 신문과 잡지에 실린 볼보의 광고문구는 다음과 같다. “스웨덴 도로의 80%가 비포장 도로인데 볼보는 그 위를 10년 동안 달려도 끄떡없이 진동을 이겨내는 차입니다”라는 구절까지도 내 기억에 남아있다. 
그 만큼 강력한 인상을 심어 주었던 볼보는 외부 모습은 그렇다 치고, 내부 인테리어를 보면 90년대 후반기의 최고모델이라는 960을 보더라도 너무나 검소하게 차려져 있다. 나에겐 볼보의 내부치장에 그리 정이 들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물론 이것은 겉치레보다는 내실을 기한다는 스웨덴 사람들의 생각이 만든 것이겠지만 자동차가 세계적인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고급 모델인 960의 내부가 값에 비해 빈약하다는 사실은 더 많은 고객을 끌지 못한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1999년 모델부터 달라졌다. 그것도 아주 혁신적으로 달라졌다. 

새롭고 독특한 스타일 돋보여 
내용 면에서 다른 차보다 앞서
 

내 눈앞에 드디어 볼보 S80이 나타났다. 사진으로는 보았지만 실물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 날렵하다는 인상을 받았었는데 실물은 육중한 인상이었다. 그 옛날 특유의 박스형과는 정반대로 달라진 모습이어서 나는 정말로 놀랬다.“이것이 정말로 볼보냐?”하고 한 번 더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이다. 
앞 그릴도 헤드라이트도 각진 옛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나 아주 자연스런 곡선으로 멋지게 다듬어졌다. 옆으로 흐르는 곡선이 멋지게 차체를 스치고 지나면서 뒤로 흘러가더니 트렁크에 와서 직선으로 끊어진다. 여기서는 다시 커다란 테일 라이트가 선을 가로막는다. 트렁크의 뚜껑도 90°로 예리하게 깎아 세워져 있는데 이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앞과 옆면의 곡선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내가 이 차에서 받은 첫 인상은 마치 양쪽으로 커다란 로켓 분사구를 지닌 것 같은 느낌이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거기엔 깜짝 놀랄 만큼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차의 대항마인 BMW 5시리즈의 트렁크 용량은 460ℓ인데 이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인 1천106ℓ이니 말이다. 시승에 동행한 <자동차생활>의 기자인 K군이 “제 생각에는 이 차에서 볼보다운 맛은 없어진 것 같은데요”라고 했지만 나는 “아니야, 볼보의 새로운 스타일 감각이 아주 마음에 들어!”라고 즉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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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도 옛 960 모델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고 미끈한 곡선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여러 편의장비가 효과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것 참, 위대한 변신인데...”하고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시동을 걸었는데 시동키를 돌리자마자 바로 움직이는 반응이 다른 차와 상대도 안 될 만큼 빨랐다. 시동 때 보여주는 즉각적인 반응은 정말로 이 차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주는 것임을 특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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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와 경합한다. 값을 따져보면 오늘 내가 타보는 볼보 S80 2.4와 BMW 520ⅰ는 6천490만 원으로 똑같다. 이보다 약간 비싼 벤츠 E240은 7천260만 원이다. 서로간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S80의 2.4ℓ는 차체 길이가 4천822mm이고 5기통 2.4ℓ DOHC 엔진으로 170마력(최대토크 21.5kgㆍm)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215km이고 세 차종 중 유일하게 16인치 휠을 쓰고 있다. BMW 520ⅰ는 길이가 4천755mm이고 6기통 2.0ℓ DOHC 엔진에서 150마력(최대토크 19kgㆍm)의 힘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220km다. 이 차는 15인치 휠을 달고 있다. 또 하나의 대항마인 벤츠 E240은 길이가 4천795mm로 V6 2.4ℓDOHC 엔진을 얹고 170마력을(최대토크 22.5kgㆍm)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223km다. 이 차의 휠도 15인치다. 

이러한 숫자를 나열하고 보니 값이 거의 비슷한 차종에서 볼보가 벤츠보다 27mm 그리고 BMW보다는 47mm 더 길다. 요것이 아주 사소한 차이 같지만 실제로 보는 느낌에는 볼보가 훨씬 길어 보인다. 게다가 유일하게 16인치 휠을 쓰고 있어 차 전체가 아주 시원하게 보인다. 다시 말해 외관상의 우위를 자랑할 뿐 아니라 볼보는 같은 값의 BMW 520ⅰ보다는 출력에서 20마력이나 앞서고 최대토크에서 4.5kgㆍm나 더 강하다. BMW라는 브랜드 이름에 집착하지 않는 한, 볼보가 외관이나 성능 면에서 한 수 앞선다는 뜻이다. 정말로 이 당당한 모습을 지닌 볼보 S80에 나는 반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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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00km에도 실내는 조용해 
믿음직한 안전 보호장비 갖추고
 

자! 출발이다. 우선 의자에 앉았을 때 기분이 좋다. 넓은 실내와 안락한 의자, 그리고 아주 넓게 만든 앞뒤 유리 덕에 시야가 탁 트여서 심리적으로 안도감이 생긴다. 중요한 운전장치와 편의시설이 대부분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다. 트립 컴퓨터와 크루즈 컨트롤, 오디오 시스템의 강약까지도 운전대를 잡은 채 조절할 수 있다. 속도계 왼쪽 아래의 계기판 구석에 디스플레이가 달려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보통 때는 남아있는 연료로 몇 km를 더 달릴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문이 잘 닫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문이 열려 있다는 표시가 나온다. 게다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시끄러운 경고음이 계속 울린다. 다른 차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그 소리가 끊기는데 이 차는 악착같이 벨트를 맬 때까지 울려대는 것이 특징이다. 

S80은 기동성과 접지감각이 최고다. 스티어링 휠에 전달되는 안정감은 역시 볼보 특유의 멋이었고 특히 접지감각이 좋았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커브길을 도는 과정에서 특히 오른쪽으로 꺾이는 커브길을 따라갈 경우 초보자는 약간의 불안을 느낀다. 이것은 심리적인 현상이지만 자신이 몰고 있는 차의 접지능력이 부족한 차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차는 그러한 불안감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가속판을 밟는 그대로 참으로 잘 반응해 준다. 비록 배기량 2.4ℓ의 차지만 보통 시속 120km에서 더욱 가속하려고 힘껏 밟으면 엔진이 한숨 쉬었다가 힘을 내는 현상도 없이 그대로 미끄러지듯 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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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40, 160, 180 그리고 드디어 시속 200km까지 밟아 봤지만 엔진은 큰 고함소리도 내지 않고 그대로 속도를 올려 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도 방음장치가 잘 되어 그리 들리지 않아 고속으로 달려도 실내는 조용하기만 하다. 더욱이 놀란 것은 이 차의 서스펜션이다. 물론 앉은 의자가 안락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어지간한 장애물을 넘어도 충격흡수가 잘되어 차 전체의 안정도가 마치 미국차를 탄 기분이다. 독일차는 일부러 서스펜션을 약간 딱딱하게 만들어 이른바 스포츠카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면서 졸음이 오는 것을 막기도 한다지만 역시 서스펜션은 안락한 것이 나는 좋다.자동차의 우열을 가리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나는 지난달에도 지적했듯이 기동성 가운데서 최소회전반경을 중요시한다. 도로상에서 급히 U턴을 하려고 할 때 회전반경이 긴 차는 참으로 답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S80은 큰 중형차인데도 최소회전반경이 불과 5.8m밖에 안 된다. 이것 하나만 하더라도 이 차는 돈값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회전반경이 짧을 뿐 아니라 급커브를 돌 때의 안정감도 월등하다. 안정된 서스펜션과 함께 가볍고 짧게 도는 이 차의 능력에 나는 찬사를 보낸다. 

`안전도에 관해서는 말하지 말라`는 볼보지만 이 S80에는 다른 차에 없는 또 하나의 안전장치가 있다. ABS, 운전석과 조수석에 달린 에어백은 상식이지만 여기에는 측면 충돌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SIPS(측면보호 시스팀)이 마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커튼형 에어백 IC(Impact Curtain)가 추가로 달려있다. 이것은 볼보만의 보호장치로써 차 천장의 모서리를 따라 눈에 보이지 않게 안쪽에 내장되어 있고 앞좌석과 뒷좌석 탑승자 모두를 보호해준다. 이 커튼은 옆면이 부딪히면 커튼형 에어백이 수천 분의 1초만에 팽창하게 되어 있다. 이 정도의 차라면 역시 수입차가 좋고, 볼보 S80이 더욱 좋겠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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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가지 S80에 불만이 있는데 브레이크를 밟으면 곧바로 반응하지 않고 약간 깊숙이 빠진 다음에야 작동해서 초보자뿐 아니라 운전에 익숙한 사람도 약간 당황하게 된다. 나도 그랬으니 이 점은 수정해 줬으면 한다. 
볼보 S80은 정말로 멋있는 차다. 나도 돈만 있으면 같은 클래스의 BMW나 벤츠 대신 이 차를 사겠다. 

 

 

볼보 S80의 주요 제원
크 기길이*너비*높이4822*1832*1434mm
휠베이스2791mm
트레드 앞/뒤1582/1560mm
무게1580kg
승차정원5명
엔 진형식직렬 5기통 DOHC
굴림방식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83.0*90.0mm
배기량2435cc
압축비10.3 : 1
최고출력170마력/5700rpm
최대토크23.5kg*m/4500rpm
연료공급장치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70L
트미랜스션형식자동5단
기어비①/②/③4.69/2.94/1.92
④/⑤/ⓡ1.30/1.00/3.18
최종감속비4.25
보새디와시보디형식4도어 세단
스티어링랙 앤드 피니언
서스펜션 앞/뒤멀티링크/5링크
브레이크 앞/뒤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앞/뒤모두 215/55R 16
성 능최고시속215km
0 →시속 100km 가속9.9초
시가지 주행연비8.9km/L
6천4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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