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기사] 볼보S80
2018-04-11  |   27,400 읽음

​볼보 S80 T6

조종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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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기술은 성능, 안전, 연비라는 큰 축을 중심으로 시대변천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다. 호황일 때는 성능이, 불황일 때는 연비가 중요하게 취급되었고, 안전이라는 목표는 차가 고성능화되어감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 왔다. 안전이 전제된 고성능만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 하면 떠올리게 되는 볼보는 다른 메이커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 왔다. 출고되는 생산라인에서 매주 2대씩을 충돌시험에 사용하고, 자체 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차에 대한 원인분석 결과를 설계에 재반영하기 때문이다. 튼튼한 반면 디자인이 투박하고 시대감각도 조금 뒤떨어지는 스타일, 그것이 그동안의 볼보 이미지였다. 

파격적으로 변신한 디자인 
통합 에어백 시스팀 돋보여
 
그러나 새 모델 S80은 볼보의 전통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보수적인 박스형의 각진 차체를 과감하게 벗고 볼보로는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변신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창조라 할 만하다. 납작한 헤드램프, 앞으로 튀어나온 프론트 그릴과 옆창 아래로 튀어나온 사이드 보디라인, 독특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의 조화로 차를 위에서 보면 뒤끝이 일자인 유선형 보트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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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간은 상당히 여유롭다. 엔진이 직렬 6기통이면 성능이 좋은 반면 공간활용이 불리한데 볼보는 가로배치로 실내공간을 넓혔다. 볼보 전통의 뒷바퀴굴림 방식을 버리고 앞바퀴굴림을 택했고, 멀티링크 방식 뒷 서스펜션도 차체가 안정되고 조종하기 쉽도록 세팅했다. 또한 엔진과 트랜스미션, 에어백 시스팀의 센싱과 컨트롤 기능을 한데 합친 멀티플렉스 전자장비로 한 발 앞선 시스팀 통합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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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역사상 가장 안전한 차라는 신형 S80은 경추보호시스팀 WHIPS(whiplash protection system), 측면보호시스팀(SIPS;side impact protection system), 커튼형 에어백(IC;inflatable curtain) 등의 충돌안전 메커니즘이 만일의 사고를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에어백에 대한 아이디어는 1958년 최초로 특허를 땄는데 당시의 기술로는 시제품을 만들지 못했다. 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 80년대에 비로소 자동차에 달게 되었는데 특허 획득 당시의 자료를 보면 에어백에 대한 발명자의 의도에 가장 충실하게 현실화시킨 것이 지금 볼보 S80에 달리는 통합 에어백 시스팀이라고 한다.

상품의 완성도는 의외로 작은 것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S80의 에스코트 라이팅은 운전자가 차로 접근하거나 차에서 떠날 때 30초간 길을 밝혀준다. 시동키 리모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실내등, 차폭등, 미등과 사이드 미러 아래쪽의 조명등이 켜진다. 어두운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걸어갈 때 도움되는 서비스 기능으로 섬세한 배려다.

여의도에서 S80의 키를 건네받아 시승장소인 자유로로 향했다. 운전자세는 최적의 위치와 안락함을 느끼게 한다. 계기판의 트립 컴퓨터는 평균속도, 주행거리, 순간연비, 평균연비,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 등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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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터보로 여유 있는 파워 내 
핸들가볍지만 고속에서 묵직해
 
시원한 직선구간에서 힘차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힘의 여유로움이 충분한 가속감으로 다가온다. 속도계 바늘의 움직임이 멈춘 곳은 230km를 넘어선 지점, 새차 특유의 뻣뻣함 때문에 속도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카탈로그에 나타난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50km, 벨로드롬 주행시험장에서는 충분히 낼 수 있는 속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승은 235km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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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우토반도 아닌 국내 도로에서 최고속도, 최대출력이 큰 의미가 있겠는가. 제원비교에는 필요할 지 모르나 실제 달리기에는 모든 운전상황에서 폭넓게 적용되는 효율적인 출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시승차인 S80은 T6형으로 2.8X 에 터보가 2개인 트윈 터보 방식, 272마력의 고출력이고 2천~5천rpm의 넓은 영역에서 39.8kg·m의 높은 토크를 낸다. 스포츠카에 쓰는 소형 트윈 터보방식을 채택해 터보 래그를 최소화한 덕분에 달릴 때 배기량보다 여유 있는 구동파워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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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가속력을 알아보기 위해 0→시속 100km 도달시간을 테스트했다. 여러 차례 시도해 평균으로 측정한 결과 8.3초를 기록했다(카탈로그엔 7.2초). 중형급 이상의 세단으로는 빠른 편이지만 급출발 때 잠시 시간지연이 생긴다. 스핀방지 시스팀(STC, stability and traction control)이 그 이유인 듯하다.

구동바퀴가 도로의 접지력을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힘만을 전달하기 때문에 정지에서 급출발, 급가속 때 바퀴가 제자리에서 스핀하면 일시적으로 엔진 토크가 감소되고 바퀴가 접지력을 회복한 후 출발되기 때문에 운전자 감성으로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핸들링을 평가해 본다. 좋은 핸들링이란 차의 움직임이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안정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것은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조타력, 조타복원력, 센터 포인트 필링 등의 조향감각에서 출발해 차의 운동 즉 피칭, 롤링, 요잉의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운전자의 통제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는 다소 추상적 감각 특성이다.

S80은 이전의 볼보와 같이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이 가벼운 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BMW와 같은 묵직함에 길들여져 있어 그 가벼움이 불만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티어링 휠이 가볍다고 고속주행에서 꼭 불안한 것은 아니다. 속도가 붙을수록 손으로 전해지는 묵직함이 신뢰를 느끼게 해준다. 볼보의 속도감응식 파워 스티어링 휠은 정속주행 때 노면의 상태를 즉시 전달해 주므로 주차 때의 조작도 쉽다. 

조종성과 안정성 동시에 만족 
전자식 컨트롤, 운전재미 줄여
 
또 다른 재미는 4단 기어트로닉(geartronic) 자동변속 레버. 수동과 자동 두 가지 변속기가 하나로 조합된, 운전의 편리성과 경제성 모두를 고려한 스마트한 변속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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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성과 안정성이라는 상대적인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급코너링(Step steering 일명 J-Turn)과 슬라럼(slalom), 연속 이중차선변경(double lane change)을 시도했다. S80은 조종하기 쉬운 조향특성과 변속시스팀, 이를 뒷받침하는 탄력 있는 동력으로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보여준다.

급코너링과 같은 동적인 상태에서는 앤티스키드 시스팀인 DSTC(dynamic stability & traction control)가 바로 작동한다. 또 비스커스 커플링으로 접지력이 가장 좋은 구동바퀴에 동력이 가장 많이 전달되어 주행안정성이 좋다.무엇보다 17인치 휠에 폭 225mm, 50시리즈 광폭, 속도지수 Z인 미쉐린 타이어는 볼보 S80을 위한 절묘한 매칭이다. 로드홀딩과 그립이라는 타이어의 기본 소임 외에 코너링 파워와 코너링 포스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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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미끄러지는 경향을 보이면 브레이크가 각 바퀴에 필요한 만큼 작동해 조종성을 유지시켜 주고, 급제동 때는 전자식 제동력 분배장치 EBD(electronic brake distribution)의 도움으로 각 바퀴의 제동력을 최적 분배한다. 또한 전자동 레벨링 기능은 차를 수평으로 유지시켜 부하가 많이 걸린 상태에서도 핸들링이 안정되도록 돕는다. 이 기능은 변함없는 지상고를 유지시키기 위해 급제동 때 차 앞쪽이 인사하듯 숙여지는 다이브 현상이나 반대로 급출발 때 차 앞쪽이 들려지고 뒤쪽이 가라앉는 스쿼트 현상을 최대한 억제한다.

최근에는 동역학적인 안정범위내의 전자 컨트롤로 운전이 쉬워지고 있지만 그만큼 다이내믹함이 줄어 운전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종합적으로는 최고시속 250km를 내고, 연비 또한 동급 중 좋은 편이어서 가격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S80의 경쟁상대는 BMW 5시리즈와 이를 벤치마킹한 사브 9-5,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정도다. 각기 취향과 개성이 다양하지만 볼보 S80은 안전이라는 전통과 뛰어난 성능, 디자인 변신의 성공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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