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기사] 58년형 시보레 임팔라
2018-03-08  |   18,536 읽음

58년형 시보레 임팔라 

큰 보디와 안락성 갖춘 미국인의 패밀리 세단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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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차들의 전성기였던 1950년대, 시보레는 미국에서 가장 큰 메이커였다. 57년 한 해만 해도 150만 대 이상의 차를 팔아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했다. 57년형 벨에어는 캐딜락의 화려함을 갖추고 크기와 값이 적당해 인기가 좋았던 모델로 50년대 미국차를 대표하는 차종이었다. 벨에어는 요즘도 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복원하고 싶은 클래식카로 사랑받는다. 

낭비가 미덕이던 그 시절, 자동차 모양은 매년 변했다. 페이스 리프트가 아닌 풀 체인지였다. 시보레 임팔라는 58년 벨에어의 윗급 모델로 태어났다. 좀더 낮고 길고 넓은 차를 좋아하던 당시의 디자인 철학을 따랐다. 화려한 자동차의 유행이 50년대 초만 해도 평범한 대중차를 만들던 시보레를 컬트카 메이커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벨에어 윗급으로 드림카 지향하고

사치스러운 장식의 달리는 조각품 

경기가 한참 좋던 시절인 1955~6년에 설계된 차는 화려했다. 드림카를 지향한 임팔라는 벨에어보다 나이가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급형으로 2도어 하드톱 스포츠 쿠페와 컨버터블 두 종류로만 나와 여섯 가지 모델로 나뉜 벨에어보다 품위가 있었다. 하지만 때마침 몰아친 불경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시보레의 58년 판매대수는 120만 대, 그 중 임팔라는 15%인 18만 대 정도 팔렸다. 그러나 임팔라는 시보레의 최상급 차종으로 오늘에 이르는 주력 모델이 되었다. 

58년형 시보레 임팔라를 찾아간 곳은 LA와 샌프란시스코의 중간지점인 작은 시골동네 리들리라는 곳이었다. 차주인 월터 리오씨는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은퇴한 작곡가였다. 이름을 날리던 젊은 시절 어느 날 LA에서 이 차를 사온 그는 4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차를 갖고 있었다.


5.3m가 넘는 길이에 1.7톤의 무게를 지닌 임팔라는 효율보다 허세가 통하던 50년대의 자동차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다. 크롬을 잔뜩 붙인 보디는 화려하게 번쩍거리고, 시보레 차에 처음 쓰인 듀얼 헤드램프와 좌우 2개씩 4개를 단 깜박이도 원없이 사치스러운 모습이다. 달리는 조각품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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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 위에 달린 날개 모양 장식은 차폭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옆 펜더에는 4개의 장식용 벤트구멍이 나 있다. 뷰익이 동그란 가짜 벤트구멍을 펜더에 붙였으니 시보레라고 못 붙일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앞유리창은 가장자리가 말린 랩어라운드 형태로 50년대 미국차의 특징 그대로다. 그 옆의 삼각창은 거꾸로 달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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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흔치 않던 시절 삼각창의 역할은 컸다. 
B필러가 없는 2도어 하드톱은 고급차가 지향하는 멋이었다. 당시 미국차 4분의 1이 하드톱 쿠페였다. 뒤창은 앞유리와 마찬가지로 모서리가 말린다. C필러 아래 보디의 굴곡은 날개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C필러 아래쪽과 지붕 끝에 달린 공기배출구는 기능 없이 보고 즐기는 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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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잦은 348cid 엔진 283cid로 바꿔 
모난 스위치 등 안전에 대한 배려 없어
 

장식으로 달린 깃발모양 엠블럼은 이 차가 스포티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57년형 벨에어보다 무겁고 둔해진 차에 썩 어울리는 장식은 아니지만 기분이 중요했다. 깃발 사이로 아프리카 영양이 뛰고 있다. 바로 이 차의 이름인 임팔라다.

 

벨에어에 4개뿐이던 테일램프는 한쪽에 3개씩, 6개가 늘어섰다. 테일램프를 둘러싼 보디 곡선은 50년대 한창 유행하던 테일핀을 잠재웠다는 평가도 들었지만 임팔라는 59년형에 유명한 걸윙 타입 테일핀을 내세워 그런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차체 밖에 달린 스페어 타이어는 당시 고급옵션 품목이었다. 트렁크 공간을 크게 하지만 물건을 싣고 내릴 때 불편해 보인다. 폼을 내는데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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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네트는 밖에서 열린다. 차를 샀을 때는 348cid (5.7X) 엔진이었으나 말썽이 잦아 리오씨가 283cid V8로 바꾸었다. 당시의 엔지니어 에드 콜이 설계한 스몰블럭 283 푸시로드 엔진은 약간 개선해 40년이 지난 오늘까지 GM차에 사용되는 명작이다. 당시에 벌써 옵션으로 연료분사장치를 갖춘 283 엔진은 10.5:1의 압축비로 283마력을 내 미국차 최초로 1큐빅인치당 1마력이라는 위세를 떨쳤다. 카뷰레이터 엔진의 시승차는 185마력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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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팔라는 박스형 거더 프레임 위로 보디를 얹었다. 앞바퀴는 독립식, 뒤는 라이브 액슬로 네 바퀴 모두 코일 스프링을 갖추었다. 당시 에어 서스펜션이 옵션으로 나왔지만 고장이 잦아 인기는 별로 없었다. 코일 스프링은 무난한 승차감과 내구력으로 칭찬받았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오르는데 둥글게 말린 유리창 모서리가 배를 누르는 듯 부담스럽다. 멋을 위해서라면 차 타는 동작에도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반면에 다리는 텅 빈 공간을 지나듯 편하다. 둥글게 말린 유리창 모서리는 생각보다 왜곡현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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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랗고 가는 림의 스티어링 휠이 실제보다 커 보인다. 스키어링 휠 가운데는 역시 임팔라가 뛰놀고 있다. 틸팅이 안되는 핸들은 축이 배를 찌를 듯하다. 철판으로 된 대시보드나 모난 스위치들도 전면충돌 때는 위험한 흉기가 될 듯하다. 50년대에는 안전에 대한 의식이 요즘 같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커다란 휠과 벤치시트는 미국세단의 매력을 뭉클하게 전한다.

2단 트랜스미션 못 느낄 정도로 부드러워 
보수적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것 만족시켜
 

옆창과 시트는 전동식이어서 에어컨도 없는 차에 무척 모던하게 느껴지지만 삼각창은 손으로 돌리게 되어 있다. 칼럼식 시프트 레버는 P-R-N-D-Gr로 표시된다. 계기판에는 120마일 속도계가 수평으로 자리잡았고, 조수석 앞으로 멀리 있는 시계가 독특하다. 글러브 박스는 거의 한가운데 있고, 환기구 조절은 노브를 잡아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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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 대의 차를 갖고 간단한 정비는 집에서 하는 리오씨는 임팔라 역시 특별한 정성을 들이기보다는 깨끗이 돌보기만 했다. 그의 멕시코 사위가 대시보드 중간에 황금색 테를 두르고 액셀 페달에 커다란 발바닥 장식을 덧붙여도 그는 불평하지 않는다.


임팔라의 시동키는 엔진이 돌고 있는 동안에도 빠진다. 원래 그렇다고 한다. 묵직한 페달로 힘차게 출발하는 감각은 요즘차와 다른 점이 별로 없다. 엔진의 반응이나 뛰쳐나가는 정도도 자연스러워 조금 낡은 기분만 아니라면 40년 전의 차라는 느낌이 없다. 리오씨가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이 차가 2단 트랜스미션이라는 것도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그만큼 차가 부드럽다. 

핸들은 손가락 하나로 돌아갈 듯 가볍지만 리오씨는 핸들을 꼭 두 손으로 잡으라고 부탁했다. 너무 가벼워 휘청이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브레이크는 네 바퀴 모두 드럼식이지만 그렇게 밀리는 기분은 아니다. 귀한 차를 무리하게 몰 수 없어 조심했기 때문인지 서스펜션이 조금 부드럽지만 운전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다.


임팔라 고객은 성능이나 핸들링을 따지지 않았다. 보수적인 고객은 큰 보디와 안락성을 원했고, 임팔라는 그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것을 만족시켰다. 임팔라는 모양 좋고 편안하고 꾸준한 맛에 오래 탈 차였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패밀리 세단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크고 듬직한 58년형 임팔라를 몰다보니 다시는 못 누릴 사치, 이제는 불가능한 낭비가 새삼 그리워진다.


리들리에서 리오씨의 임팔라는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차를 몰고 거리로 나서자 모두들 반갑게 손을 흔든다. 임팔라는 시보레의 대중차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 차로 얘기된다. 40년된 차 임팔라는 리오씨의 인기를 몇 단계 끌어올렸음이 분명하다.

 

크 기길이*너비5309*1973mm
휠베이스(mm)2985mm
트래드 앞/뒤(mm)-
무게1674kg
승차정원5명
엔진형식OHV VB
굴림방식뒷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104.8*82.5mm
배기량5700cc
압축비9.5:1
최고출력250마력/4400rpm
최대토크49.0kg-m/2800rpm
연료공급장치싱글4배럴 카뷰레이터
연료탱크 크기-
트미랜스션형식자동 2단
기어비①/②-
최종감속비-
보섀디와시보디형식2도어 쿠페
스티어링-
서스펜션 앞/뒤모두 코일 스프링
브레이크 앞/뒤모두 드럼
타이어 앞/뒤-
성능최고시속160km
0 →시속96km 가속10.1초
시가지 주행연비-
-당시 2천693달러

58년형 시보레 임팔라의 주요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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