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기사] NEW ALFA ROMEO 147 몬테카를로와 알프스 주름잡은 섹시 스타
2018-03-06  |   13,102 읽음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NEW ALFA ROMEO 147

 몬테카를로와 알프스 주름잡은 섹시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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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자동차업계가 선보인 새로운 섹시 스타 알파로메오 147. 지난 6월 토리노 국제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뒤 마침내 10월 13일 지중해의 아름다운 도시 몬테카를로에서 우리 앞에 자태를 나타냈다. 우리는 147을 면밀히 살피고, 안팎을 만지고 쓰다듬었다. 그리고 몬테카를로를 감싸고 있는 알프스의 산길과 시가지를 달려보았다.

새 시대 겨눈 알파로메오의 이정표

첫 인상은 아주 좋았다기보다 우리를 들뜨게 만들었다. 시승팀의 한 사람은 147의 매력에 끌려 곧 한대를 사겠다고 별렀다. 

피아트 회장이며 알파로메오의 총수 로베르토 테스토레의 말은 시승에 참가한 저널리스트의 공감을 샀다. 신형 해치백 147은 “알파로메오 전라인을 포괄적으로 혁신할 디자인·제작 사이클을 완성한 새로운 이정표”라고 했다. 스포티하고도 품위 있는 147은 아우디 A3, BMW 3시리즈와 대결할 알파로메오의 대항마다.

아름답고 성공적인 이태리 자동차 가운데는 우연히 태어난 모델도 있었다. 줄리에타 스프린트가 바로 그 본보기. 직관적인 디자인, 좋은 차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제작기술과 어울려 빚어낸 수작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알파로메오 156의 독특한 스타일과 구상도 우연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47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이 차는 156을 만든 아버지와 대부들이 알파로메오의 개성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다듬어냈다. 여러모로 147은 156의 딸이지만, 외모는 156의 동생뻘로 보인다.


첫째, 디자인 방향과 스타일이 성공작 156을 반영하고 있다. 유럽의 C 세그먼트 시장에서 아우디 A3와 BMW 3 컴팩트가 ‘C 프레미엄’ 부문을 독차지하고, 평균 이상의 차값을 낼 준비가 되어있는 소비자들을 휘어잡고 있다. 바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알파로메오의 신병기가 14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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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인들이 ‘아름다운 차(벨라 마키나=bella macchina)’라고 할 때 그 말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겉모양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스타일에 못지 않은 성능과 품질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알파로메오 147은 데뷔와 함께 벨라 마키나의 반열에 성큼 올라섰다.


147의 미학적 평가는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격언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알파로메오의 시각적 효과는 사진 한 장이 수천 마디 말보다 설득력이 있다. 컴팩트한 몸매에 탄탄한 스포티 스타일을 담아낸 디자인은 단연 일품이다. 컴팩트하면서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실내공간이 넓으면서도 지나치지 않다. 안팎의 비례가 완벽하여 약간 뒤떨어지는 뒷모습을 감싸주고도 남는다. 

 

풍채가 당당한 데다 노면에 바싹 달라붙은 자세에 힘이 넘친다. 실내는 외모가 주는 인상, 야심과 차값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균형이 잡혔을 뿐 아니라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가장 매력적이고 개성이 강한 3개 모델의 하나로 꼽고 싶다. 알파로메오 156도 그 가운데 들어간다. 그리고 또 한 모델은 비밀에 붙여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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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의 성능, 짜릿한 운전재미 

알파로메오 147 가운데 어느 버전의 핸들을 잡든 스포티한 역동성을 온몸으로 느낀다. 파워트레인의 힘찬 돌파력, 최고시속과 0→시속 100km 가속만으로 맛볼 수 있는 감흥이 아니다. 어떻게 성능을 살리느냐에 147의 묘미가 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과 감각이 다른 요소에 앞선다. 핸들의 응답은 의도와 기대에 맞추어 빠르고도 정확하다. 최고속에서 주행선을 날카롭게 잡아나가거나 급커브를 돌아갈 때에는 오르가즘에 비길 쾌감을 선사한다. 고속도로의 널찍한 내리막 고속 코너에서도 안정된 달리기가 믿음직하다. 브레이크는 빈틈없는 제동력으로 바퀴를 굳게 잡아준다. 엔진의 상쾌한 음악은 핸들과 기어의 깔끔한 감각과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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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로메오 정통파들은 1.6X 105마력 기본형 엔진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성능은 좋지만 다른 브랜드의 동급차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기본형의 무게 대 출력은 본격적인 알파로메오에는 미흡하다. 알파로메오의 전통속에서 클래식한 1.3과 1.6X 수페르콰드로는 오랫동안 세계 자동차계의 벤치마크였다.

그러나 기본형의 105마력은 스포티 147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반면 배기량은 1.6X에 머물러 있지만 출력을 높인 버전이 관심을 끌었다. 알파 147의 4기통 1.6X 16밸브 트윈스파크 엔진은 120마력을 뿜어낸다. 그 눈부신 응답성은 알파로메오의 자랑이다. 몬테카를로 뒤에 솟아있는 알프스산맥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재미는 말로 다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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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의 서스펜션 디자인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시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알파로메오의 주행안정장치 VDC(vehicle dynamic control)를 달지 않은 147 120마력 버전을 타고 ASR을 끈 채 달려본다. 그러면 서스펜션의 스포티한 성격과 성능이 그대로 드러난다. 기어를 민첩하게 조작하며 잇따른 커브를 돌아가면 147은 힘찬 엔진과 노면을 긁어 쥐는 그립을 이용하여 레일을 타듯 정확하게 주행선을 그어나간다. 언더스티어를 일으키려면 아주 난폭한 동작을 취해야 한다. 147의 균형은 절묘하여 핸들링 감각이 묵직한 대형 고카트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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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는 실내공간과 안락성

안락성도 뛰어나다. 147은 럭셔리 스포츠카를 겨냥하고 있다. 활동적이고 진보적인 여성도 시내와 시외를 가리지 않고 즐겁게 몰고 다닐 차다. 성능 좋은 컴팩트카를 좋아하는 사업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도시 사이를 오가는 데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147은 ‘아우토반 크루저’로 스포티카의 선두를 넘본다. 알파로메오는 역동성, 안락성과 뛰어난 성능을 아우른 섹시 모델이다.

실내는 화려하고 시원하며 넓다. 특히 앞좌석에 여유가 있다. 시트와 핸들 칼럼을 조절할 수 있어 운전위치는 흠잡을 데 없고, 핸들 뒤에 계기들이 완벽하게 자리잡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알파로메오 가운데 차내 배치, 인간공학과 스타일을 가장 멋지게 조화시킨 수작이다. 독일차의 본을 따라 알파로메오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역점을 두었다. 따라서 뒷좌석의 안락성은 조금 뒤진다. 그럼에도 트렁크가 상당히 넓고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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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탁 트이고 안락한 운전석에 앉으면 요구조건이 더 까다로워진다. 기어 조작은 뛰어나지만 어떤 기어, 어떤 회전대에도 좀더 빠르고 예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단과 2단에서 엔진회전을 한계까지 올린다. 그리고 엔진 회전이 떨어지기 전에 기어 변속을 시도하면 기어박스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동급의 어떤 모델도 147만큼 운전의 재미를 보여줄 수는 없다. 156과 마찬가지로 147도 잠재력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승에서 우리는 스포츠카에 못지 않은 운전의 재미를 맛보았다.

알파로메오 기술진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타협을 시도했다. 서스펜션의 우수성에 힘입어 156은 직접적인 핸들비를 자랑한다. 진짜 스포츠카처럼 놀라운 핸들링과 운전감각을 선사한다. 필자는 156과 같은 핸들링을 147에서 기대했다가 실망했다. 147의 핸들링이 뒤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기대한 만큼 선명한 개성을 지니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했을 뿐이다. 알파로메오의 설명에 따르면 스포티 드라이빙을 하지 않는 운전자에게도 불편하지 않게 파워핸들을 좀더 매끈하게 조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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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카 맞먹는 호화 장비

새차 알파로메오 147은 스타일만으로도 많은 고객을 끌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정통 알파 드라이버들이 좀더 직접적인 핸들 감각을 포기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알파로메오는 이 질문에 빨리 응답해야 한다.

그 대답이 곧 나올지도 모른다. ‘산길의 왕자’ 알파 147의 특별 시리즈, 독특한 최고 버전 2.0 트윈스파크 셀레스피드가 머지 않아 등장한다. 트윈스파크의 출력은 자그마치 150마력. 셀레스피드 5단 기어박스와 어울려 매끈하고도 힘차게 달린다. 익히 아는 코스에서 운전의 재미를 보려고 할 때면 헬멧에 가죽장갑을 끼고 핸들을 잡으려는 유혹을 받는다.


트윈스파크 셀레스피드는 147 가운데서도 까마득한 선두주자. 핸들비를 알맞게 조절하면 완벽의 경지에 도달한다. 모든 차가 균형을 잃을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트윈스파크는 놀라운 평균속도를 자랑한다. 누구나 갑자기 운전실력이 뛰어올랐다고 착각할 만큼 147의 달리기 성능은 뛰어나다. 불쑥 나타난 급커브에 들어갈 때 언더스티어로 코스를 벗어날까 두렵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핸들을 꺾어 보라. 트윈스파크는 바라는 대로 커브를 돌아간다. 이따금 예상보다 더 꺾여 들어가기도 한다. 건조하거나 비에 젖은 포장도로, 자갈길이나 진흙길이나 상관없다. 그렇다고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나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은 쉽게 거둔 성과가 아니다. 전자기술과 유명한 알파로메오 테스트 드라이버진의 노력과 마술이 빚어낸 산물이다. 드라이버와 기술진이 힘을 합쳐 필자가 경험한 가장 뛰어난 주행조정장치를 개발했다. 알파로메오가 자체 개발한 주행조정장치 VDC(vehicle dynamic control)는 전자기술과 실생활의 경험을 가장 알맞게 배합했다. 147에 달린 ‘전자 천사’는 VDC만이 아니다. 새차는 각종 하이테크로 중무장하여 알파로메오의 최고급 모델과 혼동하기 쉽다.

2.0 셀레스피드는 앞 서스펜션을 더블위시본으로 하고 VDC와 셀레스피드 트랜스미션을 표준장비로 갖춘 동급 최초의 모델이다. 센터터널에는 조이스틱이 있고, 핸들에 패들이 달려있다. 표준장비에는 6개의 에어백, EBD가 달린 ABS, 듀얼존 공조장치, 크루즈 컨트롤, 트랙션 컨트롤, CD 플레이어가 달린 보쉬제 8 스피커 오디오가 들어있다. 듬직한 205/55 ZR16 타이어는 표준장비이고, 215/45 ZR 광폭타이어는 옵션이다.

알파 147, BMW와 아우디 꺾을까

독일, 아니 세계 최고의 동급 라이벌은 아우디 A3와 BMW 3시리즈 컴팩트. 이들을 꺾기 위해서 알파로메오는 품질, 신뢰성과 감각에서 앞서야 한다. 강력한 경쟁자와 성능 및 품질에서 정면대결해야 할 뿐 아니라 독일차가 우수하다는 고정관념과도 싸워야 한다. 156이 보여주듯 알파로메오는 고품질차를 만들 수 있다. 147은 알파로메오가 어느 브랜드에도 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147은 과거 어느 알파 모델보다 품질과 감각이 뛰어났다. 폭넓고 호화로운 장비와 뛰어난 품질이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147의 장비는 최고급 모델을 연상시킨다. 내비게이션 시스템, 2밴드 카폰, 음성인식장비, 자동 SOS를 갖추었다. 앞으로 인터넷과도 연결된다.

알파로메오는 10월 28일 147 3도어 해치백을 시장에 내놓았다. 엔진은 3종의 트윈스파크 16밸브가 있다. 2개 버전은 배기량 1.6X에 출력/토크는 각기 105마력(14.3kg·m)과 120마력(14.9kg·m)이 수동 5단 트랜스미션(MT)과 이어진다. 셋째 버전은 4기통 2.0X 트윈스파크 엔진이며 출력과 토크는 150마력에 18.5kg·m이다. 셀레스피드 5단 MT만을 쓴다. 
147에는 디젤 버전도 있다. 1.9X JTD 디젤 터보 엔진은 모두 5도어 버전. 2.0X 엔진에 5단 MT는 내년 4월초 시판에 들어간다. 그러면 알파로메오 147은 모든 버전을 갖추게 된다.


알파로메오의 신임 판매·마케팅 부사장은 스페인 출신의 후안 호세 디아스-루이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시판 후 첫 12개월에 약 9만 대를 팔 수 있다고 장담했다. 매혹적이면서도 재미있고 안전하며 정감 어린 알파로메오의 공식 전망이었다. 디아스-루이스에 따르면 147은 시대를 앞서가는 ‘대도시의 세련되고 고성능 지향적인’ 고객을 겨냥한다. 아울러 성공한 직업여성, 독신자들과 함께 가족의 세컨드카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본다.

루이스-디아스의 예측이 옳다면 시판 2년째에는 11만 대에 육박하여 공장을 전면 가동해야 한다. 전세계 수요를 메우려면 11만 대도 부족하리라 필자는 내다보고 있다. 이태리 시장에서 5만 대를 소화하고 나면 세계 각국에 돌아가는 147은 6만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연 알파로메오 147은 BMW 3 컴팩트와 아우디 A3을 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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