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기사] 도요타 캠리
2018-02-27  |   43,382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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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세단의 기준이고 미국 패밀리 세단시장의 베스트셀러. 혼다 어코드와 포드 토러스를 누른 풍운아.

 세계 최대인 북미 자동차시장을 휩쓴 일본차.

이런 환상적인 형용사가 따라 다니는 승용차가 바로 도요다 캠리다.

북미 오토쇼를 취재하러 디트로이트에 갔을 때 친분을 쌓은 현지 사진기자들과 지난해의 베스트셀러인 캠리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캠리를 칭찬했다. 기자도 캠리에 대해 많이 알고는 있었지만 그들이 그렇게까지 칭찬하는 이유는 잘 몰랐었다. 직접 부딪쳐 보고 그 이유를 알고자 수입차 리뷰를 통해 캠리를 타보기로 했다.

미국은 단일시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이고 품질, 안전, 환경규제가 까다로워 이곳에서 판매에 성공하면 메이커 전체의 이미지가 올라간다. 현대자동차도 86년 국내 메이커로는 제일 먼저 진출해 엑셀신화를 이뤘지만 적절한 모델 체인지와 품질개선, AS에 실패해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고 그 후유증을 아직도 벗지 못했다. 3달 전에는 대우가 레간자, 누비라, 라노스로 미국에 상륙했지만 평범한 품질과 구매욕구를 자극하지 못하는 비싼 값, 부족한 AS망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태리차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피아트는 지난해 볼보자동차를 합병, 볼보의 판매망을 이용해 다시 미국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볼보를 포드가 인수하는 바람에 포부가 꺾였다.

이렇듯 치열한 미국시장에서 최근 10년간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메이커가 혼다와 포드다. 혼다 어코드와 포드 토러스가 1, 2위를 독식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97년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도요다가 캠리를 30만대 이상 팔아치우며 수직상승한 것이다. 그해 10월 혼다는 98년형 어코드로 4만2천889대라는 최다판매기록(한 달간)을 세우며 반격에 나섰지만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98년 들어 선두자리는 다시 어코드로 넘어갔지만 캠리와 어코드의 경쟁이 치열해 계속 그 순위가 뒤바뀌는 등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어코드와 미국시장 선두자리 다퉈

철저한 현지화로 시장 파고들어

캠리가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는 가장 합리적인 차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는 무난함, 합리적인 값, 뛰어난 품질과 AS. 드러나지 않는 평범한 요소들이 가장 평범한 차를 가장 비범한 차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또다른 성공요인은 철저한 현지화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도요다 디자인센터 ‘칼티’에서 디자인을 맡았고, 판매도 현지공장에서 한다. 현지에서 고객의 욕구를 확실하게 파악한 뒤 시장을 파고든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그래서 캠리의 디자인은 도요다의 차답지가 않다.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은 날카로운 인상이고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한 헤드램프와 그릴, 얇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눈길을 끈다. 경사가 심한 쐐기형 앞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트렁크가 높아 스포티함을 살리면서 넓은 화물공간을 얻었다. 뒤쪽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컴팩트하게 만들어져 휠 하우스가 트렁크 안으로 파고들지 않으므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립 스포일러처럼 끝부분이 튀어나온 트렁크는 캐딜락 세빌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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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한마디로 심플하다. 커다란 계기가 눈에 쏙 들어오고, 에어컨 스위치는 조작하기 쉬운 로터리 타입이다. 유럽 고급차 같은 정교함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단순해서 쓰기 쉽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주위와 센터 페시아, 기어, 도어트림에 무늬목을 달아 고급스럽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 시프트 레버는 가죽으로 감쌌다. 옵션인 가죽시트는 호화장비다. 수입차는 고급스러워야 통하는 국내 고객의 취향을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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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스위치 오른쪽에는 2개의 컵 홀더를 달았다. 커버를 앞쪽으로 여는 타입이어서 차가 갑자기 멈추어도 컵이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는다. 센터콘솔 뒤에는 뒷좌석용 컵 홀더가 달렸고, 시가 잭 아래에는 별도의 전원 소켓을 만들어 두 가지 이상의 전원을 쓸 수 있게 했다. 차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미국인들의 취향을 잘 파악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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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의 취향을 잘 파악한 차

요철을 통과할 때 출렁거리고

센터콘솔과 도어의 팔받침은 위치가 적당하고 스위치도 손이 가기 쉬운 곳에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파워시트는 전후, 상하이동과 등받이 각도조절을 할 수 있다. 패밀리 세단답게 뒷시트 공간이 여유 있고 등받이를 접으면 트렁크 공간과 통한다.

시승차에는 2.2X DOHC 133마력 엔진을 얹었다. 미국에는 3.0X 엔진도 있지만 우리 실정에는 2.2X 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철저한 방음장치 덕분인지 시동을 걸 때 소음이나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음악이라도 틀어 놓았다면 시동이 걸렸는지 눈치채지 못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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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전에는 큰 덩치 때문에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133마력짜리라고 얕보았으나 추월을 위해 가속하니 부드러우면서도 위력적인 파워를 낸다. 급가속 때 힘이 떨어질 법도 하건만 시종일관 여유가 있다.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뜻대로 움직인다. 자기 체급에 맞는 힘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뽑아내는 것이다. 조용한 엔진 때문인지 고속에서는 바람과 바퀴소리가 조금 크게 들리지만 전체적으로 정숙하고 부드럽다. 특히 트랜스미션은 급가속이나 급감속 때 변속충격을 느끼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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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다른 도로환경 때문에 노면의 요철을 통과할 때는 조금 출렁거린다.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노즈다이브 현상도 일어난다. 하지만 미국차의 출렁임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조금 더 단단하고, 기분 좋을 정도로 억제된 출렁임이다. 미국식과 유럽식을 섞고 거기에 부드러움을 가미한 수준의 승차감이라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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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해보니 미국인들이 이 차를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로드 앤 트랙>은 비단 같은 파워와 거침없는 변속, 넓고 안락한 실내를 캠리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앞 디자인이 싸구려 같다는 비판과 함께 ‘개성 없는 고성능 차’라고 꾸짖기도 했다. 미국 패밀리 세단시장의 베스트셀러 캠리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결코 높지 않은 출력이지만 아쉽지 않은 엔진, 일본차이면서 일본차 같지 않은 외모, 완벽한 AS. 캠리가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평범한 것들의 완벽한 조화였다.

사진 김홍래 사진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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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캠리의 주요제원  

크기길이*너비*높이4785*1785*1420mm
휠베이스2670mm
트레드 앞/뒤1545/1520mm
무게1420kg
승차정원5명
엔진형식직렬4기통 DOHC
굴림방식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87.0*91.0mm
배기량2164cc
압축비9.8
최고출력133마력/5200rpm
최대토크20.0kg-m/4200rpm
연료공급장치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70L
트미랜스션형식자동 4단
기어비①/②/③2.810/1.550/1.000
④/⑤/ⓡ1.729/ - /2.831
최종감속비3.940
보섀디와시보디형식4도어 세단
스티어링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스트럿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V디스크/드럼(ABS)
타이어 앞/뒤205/65R 16
성능최고시속205km
0 →시속100km 가속10.4초
시가지 주행연비18.8km/L
3천480만원=rig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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