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빠르고 더욱 편하게, 마세라티 기블리 S Q4
2017-11-30  |   31,315 읽음

 

더욱 빠르고 더욱 편하게
MASERATI GHIBLI S Q4 GRAND SPORT

디자인과 성능을 다듬은 마세라티 기블리가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까지 더해

그랜드 투어러로서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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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고급차 세계에서는 대개 오랜 역사와 희소성, 장인들에 의한 수제작 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그런데 새롭게 주목받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IT와 운전보조장비 같은 첨단 전자장비들의 존재다. 그 변화의 속도는 눈부실 정도여서 제조사나 고객 모두를 당황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구입한 지 불과 2~3년밖에 안 되는 최고급 차가 모니터 해상도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때문에 구닥다리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기계식 구조와 전자장비의 라이프 사이클 혹은 발전 속도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 메이커들은 그렇지 않아도 빡빡해진 마이너 체인지 주기를 더욱 조여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마세라티 기블리 역시 마찬가지다. 시승차를 받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드라이브 모드의 모니터 표시였다. 기블리 초기형은 물론 비교적 최근 나왔던 르반떼조차도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나타나는 ‘스포츠 현탁액 모드’라는 초월번역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어찌 보면 작은 해프닝이지만 예전 고급차라면 하지 않았을 고민. 역사와 전통의 브랜드들이 요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기블리가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고작 번역 하나 고쳤을 리는 없다. 디자인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트림에 따라 디자인도 차별화
신형 기블리는 앞뒤 범퍼 디자인과 라디에이터 그릴 설계를 바꾸어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을 다듬었다. 바뀐 부분이 선뜻 눈에 띄지 않음에도 공기저항계수는 0.31에서 0.29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듀얼트림 전략을 도입하면서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구형을 살짝 다듬은 듯한 그란루소는 그릴과 범퍼에 크롬을 사용한 럭셔리한 모습. 아래쪽 흡기구 형태도 이전과 조금 달라졌다.

 

반면 시승차인 그란스포트는 흡기구를 삼분할하면서 마치 F1 머신의 윙 지지대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릴 루버는 검게 처리했고, 윙과 크롬 배기 파이프, 디퓨저로 뒷모습에도 긴장감을 더했다. 여기에 프론트 립스포일러, 리어윙은 물론 사이드미러와 B필러를 덮은 카본이 스포츠 감성을 더하는데, 시승차의 롯소에너지아 색상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헤드램프도 조사거리와 수명이 늘어난 풀 LED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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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루소와 그란스포트 트림에 따라 얼굴을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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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21인치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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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도색과 카본 트림의 절묘한 조화

그란룻소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로 화려함을 살린 데 비해 그란스포트는 실내 트림과 시트 등 전체적으로 검게 처리했고 센터터널의 카본 트림으로 타이트한 느낌을 강조했다. 스포트 카본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스티어링 림과 시프트패들, 도어 엔트리 가드까지 카본 장식이 더해진다. 계기판은 아날로그 감성의 트윈서클 계기판 사이에 컬러 모니터를 배치했고, 대시보드의 터치식 8.4인치 모니터에는 스마트폰 느낌의 UI를 담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팅 매뉴의 한글 번역이 보다 매끄러워졌을 뿐 아니라 MTC+(Maserati Touch Control+)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도 전반적으로 업데이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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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바탕에 붉은 스티칭, 파란 계기판이 액센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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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오류 수정과 함께 주행보조 시스템도 업데이트되었다


구동계에도 변화가 있었다.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S Q4는 V6 3.0L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네 바퀴를 굴린다. 이전의 410마력, 56kg·m로도 충분히 힘이 넘쳤지만 이번에 430마력, 59.2kg·m로 조금 더 강력해졌다.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이 4.8초에서 4.7초로 0.1초 줄었다. 단번에 몸으로 느낄 만한 변화는 아니지만 기블리의 달리기 성능은 여전히 힘이 넘치면서도 매끈하고, 세련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다. 가변식 댐퍼가 승차감과 코너링의 절묘한 밸런스를 추구하고, 액셀 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이탈리아 특유의 뜨거운 감성을 뿜어낸다. V8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이 엔진 역시 페라리가 디자인하고 모데나 공장에서 조립되는 만큼 이탈리아 감성이 넘친다. 아울러 길이가 5m에 육박하고 차중 2톤을 넘는 4도어 모델이지만 코너를 공략할 때는 마치 스포츠카 같은 반응성과 경쾌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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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마력으로 출력이 오른 V6 3.0L 트윈터보 엔진


기존에 제공되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경고, 전방충돌경고 등 운전보조장치에 새로운 기능을 더해 보다 자율운전에 가까워졌다. 이번에 추가된 하이웨이 어시스트(HAS)는 앞차와의 거리조정, 차선유지 외에 카메라와 레이더를 사용해 차체가 보다 차선 중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새로운 차선유지 어시스트(LKA)가 디지털 카메라로 노면 표시와 주행방향을 살펴 스티어링을 스스로 조정하는 덕분이다. 이밖에도 전방충돌경고 플러스(FCW Plus)와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 보다 고도화된 주행보조 시스템들을 ADAS(Adaptive Drive Assistance System)라는 이름 아래 그러모았다. 장거리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그랜드 투어러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기술인 셈이다.


그랜드 투어러라고 하면 뛰어난 달리기 성능에 더해 장거리도 안락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라 설명할 수 있다. 예전에는 스포츠카의 타이트함을 조금 덜어낸 고급스러운 쿠페들이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드라이버의 부담을 덜고 실수를 커버하는 첨단 운전보조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기블리의 마이너 체인지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였다. 신형 기블리는 전통적 기준으로도, 요즘 기준으로도 최고의 그랜드 투어러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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