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의 기준을 넘어선 세단 쉐보레 크루즈
2017-03-02  |   33,092 읽음



CHEVROLET CRUZE
준중형의 기준을 넘어선 세단


쉐보레 크루즈가 9년의 세월을 뚫고 재탄생했다. 2세대로 거듭난 모델은 플랫폼, 드라이브트레인, 디자인 등 전 영역에 걸쳐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으며 차의 기본이 되는 품질과 성능 면에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뽐낸다.

‘수퍼노말’이 미덕이었던 국산 준중형 세단의 기준을 가뿐히 넘어서는 상품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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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크루즈의 영향력은 작다. 지난해 국산 준중형차 판매량(2016년 1월~12월)을 보면 현대 아반떼 9만3,804대(점유율 55.8%), 기아 K3 3만6,740대(21.9%), 쉐보레 크루즈 1만857대(6.5%)로, 1, 2위와 3위 간의 격차가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쉐보레 크루즈가 체질을 개선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독일 오펠이 개발을 주도한 차세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힘과 효율을 갖춘 드라이브트레인, 시선을 사로잡는 내·외관 디자인, 주행의 안전과 편의를 살뜰하게 챙긴 장비를 품고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까? 적어도 2016년도처럼 넋 놓고 파이를 내어주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의 기본이 되는 품질과 성능 면에서 준중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내세워도 될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이기 때문. 크루즈의 가장 멋진 나날들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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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빼고 다 바뀐 내·외관
차체를 휘감은 과감한 라인이 스포티하다. 평범함을 거부하듯 도전적인 모양새다. 특히 날렵한 모양의 헤드램프와 좌우로 널찍한 듀얼 포트 그릴 등 말리부나 트랙스에서 봐왔던 패밀리룩을 강조해 달라진 정체성을 뽐낸다. 몸집은 길이×너비×높이가 4,665×1,805×1,465mm로, 구형 대비 15mm 넓어진 폭과 10mm 낮아진 키를 지녔다. 덕분에 안정적이고도 당당한 모습이다. 실내는 쉐보레의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반영해 보다 화려하고 짜임새 있는 레이아웃으로 가다듬었다. 대시보드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를 입체적으로 다듬어 평범함과 거리가 먼 독창적인 스타일을 자연스레 녹여냈다. 마감재는 플라스틱이 주를 이루고, 일부분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두 요소가 맞물린 대시보드의 경우 촘촘하게 처리된 스티치와 가죽처럼 보이는 플라스틱을 한 덩어리로 담아 정교한 마무리를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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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생김새의 계기판. 뛰어난 시인성을 지닌 4.2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차의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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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고 미는 변속의 '맛'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해 기어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여 변속 할 수 있는 수동모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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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위에 촘촘하게 처리된 스티치와 가죽처럼 보이는 플라스틱이 한 덩어리인 마냥 정교한 마감을 과시한다


모든 좌석을 질 좋은 가죽으로 마감했으며 운전석에는 8방향 전동시트, 조수석에는 4방향 시트를 장착했다. 이 중 운전석 8방향 전동시트는 다양한 체형을 소화하기 위해 레버별 움직임에 여유를 뒀는데, 소형 SUV와 스포츠 쿠페 정도는 우습게 넘나드는 높낮이를 구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동으로 조절되는 스티어링 휠의 틸트 및 텔레스코픽 범위도 넓어 시트와 함께 원하는 포지션을 맞추기 쉽다. 가장 반가운 부분은 매뉴얼 모드의 작동 방식. 기존 토글 시프트를 버리고 기어레버를 위아래로 조작해 단수를 조작하는 +, - 방식의 팁트로닉을 적용했다. 당기고 미는 변속의 ‘맛’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운전자가 드라이브트레인 성능을 100% 만끽할 수 있도록 한 쉐보레의 배려다. 북미 버전 크루즈에는 여전히 토글 시프트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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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8방향 전동시트는 다양한 체형을 소화하기 위해 레버별 움직임에 여유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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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레그룸과 낮게 설계된 센터터널이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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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0으로 접히는 뒷좌석을 접으면 기본 469L보다 넓은 적재공간이 확보된다 

대표적인 편의장비로는 애플 카플레이가 있다. 우선적으로 아이폰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지만 전화나 메시지, 음악, 내비게이션, 시리 음성명령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해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 대용으로 무리가 없다. 반응속도도 마이링크보다 더 빠르고 깔끔한 그래픽이 돋보인다. 마이링크는 그래픽이 난해할 뿐더러 무엇보다 내비게이션이 친절하지 못하다는 불편함을 안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디오는 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했는데, 입체적인 해상력은 기본이고 고음에서도 깨지지 않는 음장감을 발휘해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행시 음악듣기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환영받을 듯하다. 이 밖에 스티어링 휠과 앞좌석에 들어간 열선은 적당한 온기를 전달해 손과 엉덩이를 따뜻하게 데워준다. 겨울철은 물론 일교차가 심한 봄가을의 아침, 저녁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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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카플레이는 빠른 반응속도와 깔끔한 그래픽 아래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침착하고 활기찬 움직임
2세대 크루즈는 현재 1.4L 터보 엔진만 얹는다. 디젤 엔진은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 최고출력 153마력/5,600rpm, 최대토크 24.5kg·m/2,400~3,600rpm의 힘을 내는 GM의 신형 다운사이징 직렬 4기통 1.4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모듈형 구조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모델링을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2,000시간 이상의 내구성 테스트를 거치 유닛이다. 여기에 맞물린 하이드라매틱 6T35 6단 자동변속기는 바이너리 베인 펌프를 적용, 속도에 따라 최적의 유량을 공급해 연료소모량을 줄여준다. 변속이 빠르며 6단 오버드라이브로 고속에서 엔진 마찰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효율은 높였다. 공회전 방지장치도 놓치지 않았다. 한마디로 튼튼함은 물론이고 발 빠른 가속력과 조금 먹고도 오래 달릴 줄 아는 똑똑한 드라이브트레인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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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준중형차로는 의외일 정도로 맹렬하다. 153마력을 남김없이 토해내듯 거침없이 나아간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 참고로 GM이 밝힌 0→시속 97km 가속은 7.7초. 라이벌로 거론되는 현대 아반떼 스포츠(2.0L 터보)의 0→시속 100km 가속이 7~8초인 점을 감안하면 부족함 없는 달리기 실력이다. 몸놀림은 저속에서 고속까지 일관되게 차분하다. 불필요한 움직임이 상당히 억제된 느낌.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 비율을 74.6%까지 적용하고, 동시에 무게를 110kg 감량한 플랫폼이 안정적인 거동에 도움을 준다. 기본이 되는 뼈대가 탄탄하기에 굽이진 길을 무리해서 돌아 나가도 불안감은 크지 않다. 서스펜션도 상하 운동을 단단히 조여 롤링을 잘 잡아낸다. 과속 방지턱으로 대표되는 한국 특유의 도로 상황도 유연하게 다스린다. 한국GM이 청라 시험주행장에서 신형 크루즈의 승차감을 국내 도로 사정에 맞게 조율한 덕분이다. 스티어링 휠은 속도감응형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으로 도심에서는 가볍게,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하게 회전한다. 주행 모드는 따로 마련되지 않는다. 연비는 18인치 휠 기준 12.8km/L. 도심은 11.6km/L이고, 고속도로에서는 14.4km/L까지 효율을 높인다. 주행 중의 안전을 위해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사각지대경고 시스템, 차선이탈경고 및 유지보조 시스템 등도 살뜰하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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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크루즈는 스포티한 디자인, 편안함과 편의성으로 똘똘 뭉친 실내, 여기에 언제든 달릴 준비가 돼 있는 드라이브트레인까지 담은 알찬 구성이 돋보인다. 경쟁 차종 대비 최대 약점이라고 꼽히는 1,890~2,478만원의 값이 합리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모든 부분에서 만족감을 준다. 값이 싸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다소 비싼 감이 있더라도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그에 합당한 값어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체주기가 긴 자동차에서는 특히나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2세대 크루즈는 현대 아반떼가 만들어놓은 틀을 뛰어넘을 능력을 갖고 있고, 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기준을 새울 만한 역량도 충분하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하루를 가장 멋진 나날로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는 차다. 새로운 크루즈가 바꿀 2017년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문서우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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