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팅어
2017-01-25  |   64,640 읽음



​독침처럼 짜릿한 고성능 세단


KIA STINGER


6년 전 GT 컨셉트로 예고되었던 4도어 FR 세단이 스팅어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되었다.

제네시스 쿠페를 뛰어넘는 성능과 멋진 디자인을 자랑하지만 빈약한 브랜드 파워는 넘어야 할 산이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299_0895.jpg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340_1209.jpg 


현대·기아자동차의 핸들링은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조롱의 대상이었다. 극소수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승차감만 중시하느라 스티어링 반응은 두루뭉술하고 코너에서는 휘청거리기 일쑤. 하지만 그런 시절도 이제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뉘르부르크링에 전진기지를 마련한 현대차는 세계에서 가혹한 노르트슐라이페를 훈련장 삼아 특훈에 돌입했고 이미 몇몇 모델에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는 한술 더 떠 기존 라인업과 구별되는 새로운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공개해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1년 GT 컨셉트를 통해 예고되었던 4도어 뒷바퀴굴림 스포츠 세단의 등장이었다.

유럽 취향의 패스트백 FR 세단
기아는 소형차와 SUV/미니밴을 제외하고 핵심 세단 라인업에 모두 K라는 모델명을 사용한다. 그런데 새차는 K5와 비슷한 크기에 4도어임에도 K가 아닌 스팅어(Stinger, 독침)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기존 세단들과 많이 차별화된 모델임을 이름에서도 예상할 수 있다. 차명은 2014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전시되었던 GT4 스팅어에서 따왔지만 디자인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선보였던 GT 컨셉트를 닮았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743_142.jpg
이 날렵한 그랜드 투어러 세단은 뉘르부르크링에서 서스펜션을 다듬었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3045_0911.jpg

플랫폼은 제네시스 G70과 공유하면서 K5보다 길이가 짧다

 


6년 전 GT 컨셉트는 4개의 도어를 갖추고 쿠페의 특징을 버무린 뒷바퀴굴림 모델이라는 점에서 양산형 스팅어의 조상이다. 그뿐 아니라 타이거 노즈 그릴의 비율과 범퍼 양쪽에 수직으로 뚫린 흡기구, C필러 형태, 브레이크 램프 등 유사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뒷부분은 이 차의 성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이 덩치에 해치게이트와 패스트백 구성은 다소 유럽 취향의 구성으로, 세단과 SUV 일색이었던 동급 사이즈 국산차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존재감이다.


실내는 2.9m가 넘는 휠베이스를 활용해 그랜드 투어러에 어울리는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입체감 넘치는 대시보드 중앙에 터치식 모니터를 돌출시켰고, 그 아래 3개의 원형 에어벤트를 배치했다. 계기판 중앙의 TFT 디스플레이는 고성능이라는 성격에 맞추어 G포스 미터나 랩타임 기능을 넣었고 에어셀 쿠션이 들어간 시트는 홀드성능에 힘썼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668_3691.jpg
인테리어 디자인은 다른 기아차들과 구별된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549_3387.jpg
2.9m가 넘는 휠베이스로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함과 안락함이 조화를 이룬,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임에는 틀림없지만 디테일 면에서 독일 프리미엄 라이벌의 짜깁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시프트레버는 유럽 사양에는 T자형, 미국 사양에는 조금 더 뭉툭한 디자인이다. 그런데 미국형의 경우 시프트레버 주변과 컵홀더 형태까지 아우디의 향취가 진하게 느껴진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3048_8325.jpg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3401_6522.jpg
​아우디 향취가 진하게 느껴지는 시프트레버 주변

올 하반기 판매를 시작하게 될 스팅어는 두 가지 엔진을 얹는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직분사 터보(세타Ⅱ)는 최고출력 255마력에 최대토크는 35.9kg·m. 고성능 스팅어 GT는 제네시스를 위해 개발된 V6 3.3L 트윈 터보(람다Ⅱ)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65마력, 최대토크 51.9kg·m를 낸다. 변속기는 8단 AT. K9에도 쓰이는 이 변속기는 원심 진자식 흡진기(CPA)를 내장한 토크컨버터로 진동과 소음을 낮추었다. 기본 뒷바퀴굴림에 GT의 경우 기아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네바퀴굴림을 선택할 수 있다.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829_6115.jpg

제네시스 쿠페를 가뿐히 뛰어넘는 성능
스팅어의 성능에 대한 단초는 그 밖에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가변 댐핑 시스템(DSDC)과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에 다섯 가지 모드를 마련해 상황에 따라 운동특성을 바꿀 수 있다. V6 엔진의 GT에는 19인치 알루미늄 휠에 미쉐린의 고성능 타이어인 파일럿 스포츠4를 끼웠고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조합한다. 유럽 라이벌들의 주행성능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스팅어 GT의 목표성능인 0→시속 100km 가속 5.1초, 최고시속 270km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강력해 보인다. 제네시스 쿠페 3.8을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운전보조장비로는 기아차 최초로 드라이버경보(DAA), 전방충돌보조(FCA), 비상제동(AEB),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장치(LKA), 사각감시(BSD), 후측방경보(RCTA) 등을 갖추어 각종 위험상황에 대응한다.


스팅어와 가장 성격이 비슷한 모델이라면 BMW 4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 A5 스포트백을 꼽을 수 있다. 고성능과 안락함을 겸비한 GT 세단들이다. 그런데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라인업 다양화로 동급 경쟁 모델이 지나치게 늘어난 데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제네시스 G70(개발 중)까지 등장할 예정이어서 시장 안착은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수준 높은 디자인과 품질력을 갖춘 스팅어는 가격 메리트를 갖춘 매력적인 그랜드 투어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브랜드 파워에서 뒤처질 뿐 아니라 스포츠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특히 기아 브랜드에 대한 그룹 차원의 명확한 성격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글 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기아자동차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2947_6503.jpg

92d4c7d7e8bb452a036123e1bdc90906_1485243632_1439.jpg 

< 저작권자 - (주)자동차생활, 무단전재 -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