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TERM DRIVE ( SOUL EV )- 1화
2016-08-23  |   27,013 읽음



수도권 최초의 민간보급 전기차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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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연구하며 관련 회사까지 창업한 필자는 운 좋게도 수도권에서 처음으로민간보급 전기차를 손에 넣었다. 차종은 일전에 제주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시승 후 낙점했던기아 쏘울 EV. 앞으로 이어질 본 연재 코너에서 전기자동차를 직접 운행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자기 스스로를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색하고 불편한 구석이 있다. 필자 역시 을미년 신년호부터연재를 맡게 되어 긴장과 설렘이 교차한다.

 

<자동차생활>과의 인연은 실로 오래되었다. <자동차생활>이 2015년이면 창간 31주년을 맞는데, 필자는 1989년부터 26년 동안 <자동차생활>과 <카비전> 등 자동차 전문지를 섭렵하며 살아왔다. 자동차人이 되기 위해 관련 학과에 진학해 공부하고 한국GM과 르노삼성을 거쳤다. 이후 전기자동차 인프라 네트워크 연구소를 설립하고 ㈜Geo-Line을 창업하는 등 26년 동안 자동차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자동차생활>에는 2013년 8, 9월호에 전기자동차 관련 글을 기고하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당시기고한 글은 다름 아닌 필자가 저술하고 있는 책의 일부분이었다. 당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책 출간이 이뤄지기 전에 기고한 후 <자동차생활> 8월호를 받아보니 개인적으로 수집한 사진보다 훌륭한 사진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래서 편집부에 부탁해 사진 사용허가를 받아 이 사진들을 필자의 책에도 실었다. 혹시라도 독자들 중에서자동차 관련 서적을 출간할 일이 있으면 <자동차생활>에문의해볼 것을 권한다.

이런 도움으로 나온 필자의 책은 1쇄가 완판되어 2쇄를제작하게 되었다. 책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중 대학 진학을앞둔 고3 수험생들의 일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책을읽은 학생들이 연구소 홈페이지에 진로선택에 대한 고민을 남겨 필자가 성심껏 조언해주었는데, 소신대로 한 선택에서 다들 합격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업계 종사자로서영광스러움과 함께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전기차 엑스포에서 쏘울 EV 낙점

필자는 기아 쏘울 전기자동차를 수도권에서 누구보다 빨리,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14년 수도권에서 민간보급을 시작한 전기자동차를 가장 먼저 손에 넣을 수 있었다.Geo-Line은 경기도 안산에 자리한 중소기업이다. 서울에 집을 두고 안산까지 내려와 창업한 이유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발되어 창업자금 지원과 업무공간을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멘토링을 받아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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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는 220V 전원 센트로 충전할 수 있다

Geo-Line에서는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를 개발하고있다. 구체적으로 일반 콘센트와 이동통신전화망을 이용해 기존 건물에 별다른 투자 없이 전기자동차를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후 제품 및 서버를 개발하면서 제품을 검증해볼 수 있는 전기자동차가필요했다. 한두 번의 시연만 필요하다면 전기자동차를렌트하거나 카쉐어링업체의 차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계절의 변화와 온도, 습도, 일광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대한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의 구매가 필수적이었다.

그리하여 전기자동차를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고 차종은 일찌감치 기아 쏘울 EV로 정했다. 이유는2014년 3월에 있었던 제주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의시승 경험이 무척 좋았기 때문이다. 차종을 정하고 나니 언제 살 수 있고 얼마만큼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서울에서 열린 어느 전기자동차 세미나에서 환경부 담당자가 안산시에 문의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이후 안산시 담당자에게 연락을 한 결과 조만간 안산시에서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공고가 있을 것이라는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제품을 테스트할 전기자동차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우리 회사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웹브라우저의 초기화면을 안산시청공고화면으로 고정해둘 만큼 공고 게시를 기다렸는데드디어 공고가 떴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전기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관련된 서류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매우 많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기업(안산시 소재 법인 자격으로 응모)인 우리 회사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전기자동차 완속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토지대장 등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설치허가는 받았으나 서류 간소화를 요구받아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안산시청사이에서 행정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안산시 담당자와 전기자동차 보급 및 완속충전기 설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중 그가 환경부에 문의해서 완속충전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없는지 확인해보라고 일러주었다. 일찍이 이런 예외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환경부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완속충전기 미설치에 대한 각서를 작성하고 완속충전기 설치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물론 이러한 조건은 우리 회사가 충전기 개발업체로 오래 전부터 일해왔기 때문에가능한 일이었다.

9대 모집에 9대 응모

제주와 서울에서는 많은 응모가 있어 추첨행사를 가지기도 했지만 안산에서는 희망자 모두 전기자동차보조금을 배정받는 행운을 얻었다.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전기자동차를 구입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 누구든지 자동차 구입을 결정했을 때에는 하루라도 빨리 인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보조금을 받아 구입하는 과정은 훨씬 더 복잡하기때문에 보급대상자로 확정되고 나서도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기아자동차 관계자에게도 우리회사는 완속충전기 설치가 필요 없으니 하루라도 빨리 차를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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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11월 14일 기아 쏘울 EV를 받았다 (왼쪽이 필자)

2014년 11월 14일. 드디어 쏘울 EV를 인수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충전기 제조사업을 하는 우리 회사가완속충전기 설치 확인을 받을 필요가 없어 수월하다며 2014년 수도권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1호차를 인도해주었다. 다른 전기차는 이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늦게 차가 인도되었고 필자는 번호판 등록 및 보험 가입을 당일 마무리했기에 명백히 수도권 1호차라 할 수 있다. 차를 인수하는 장면을 기아자동차 안산지점 지하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이 사진이 이렇게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줄은 미처 몰랐다. 사실 차량 인도일에만 관심이 있었지 수도권 1호차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미리 알았다면 밝은 야외나 지점에 전시된 쏘울 EV를 배경으로 더 멋진 사진을 준비했을 텐데 말이다. 더욱이 그날은 아주 맑고 온화한 가을날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본 연재 코너에서 필자는 전기자동차를 직접 운행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경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더불어 전기자동차 구입 과정의 노하우와 전기자동차 업계 종사자로서 얻는 중요하고 새로운 정보들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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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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