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MR-S 맛깔스러운 스프린터
2003-11-12  |   42,907 읽음
도요타 MR-S는 한마디로 ‘잘 달리고 잘 서는 스프린터’다. 1톤이 넘지 않는 차 무게와 군더더기 없이 세팅된 옵션이 차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직물 시트와 절도 있는 수동 5단 기어와 한눈에 들어오는 계기판, 그립력이 뛰어난 스티어링 휠은 운전석에 앉는 순간 ‘그래, 바로 이 차야!’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포츠카에는 특별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우선 수동기어를 갖추고 드리프트나 스핀턴을 할 때 방해가 되는 ABS가 없어야 하며, 스티어링 휠은 레이싱카와 승용차의 중간크기여야 한다. 시트는 단단하고 직물로 짜여져 있어야 한다. 자동기어는 기계에 내 운명을 맡기는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들고 가죽시트는 관리가 쉽다는 점 빼놓고는 실제 달릴 때 몸의 쏠림이나 미끄러짐을 잡아주지 못한다. 정확한 핸들링을 위해서 10시 10분 자세가 양쪽 가슴의 정점에 위치하는 크기가 가장 좋기 때문이다. MR-S는 바로 ABS만 빼고는 모든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스프린터 조건 골고루 갖춘 매력덩어리
뛰어난 핸들링과 좋은 연비 만족스러워


MR-S의 정확한 핸들링은 차가 몸의 일부라고 느껴질 정도다. 항상 엔진회전수 3천rpm을 넘겨 스포티한 달리기를 하는데도 실제 주행연비가 10km/X 를 넘는다. 이런 경제성은 스포츠카의 성능만큼이나 매력적인 부분이다. 내차의 최고시속은 185km다. 일본 현지에서 들여와서 속도제한이 걸려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한을 푼다면 시속 210km쯤은 무난하다고 본다. 하지만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로 달리지 못할 뿐더러 달리더라도 5분을 넘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MR-S의 참맛은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순발력이다. 15초 안에 속도계의 끝에 닿은 바늘을 볼 수 있다.
내가 이 차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는 톱을 여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는 오픈카라는 점이다. 스프린터로서의 날카로운 가속성을 잊고 매끄럽게 운전한다면 멋진 자태를 뽐내며 하늘과 땅, 바람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연인의 미소와 더불어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매력이다. 이 느낌만으로도 평생토록 이 차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스티어링 휠이 오른쪽에 달린 차라 다소 걱정했으나 10분 정도 달리고 나니 부담이 사라졌다. 또 평소에 쓰지 않던 왼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소위 우뇌를 개발한다는 뿌듯함(?)까지 든다.
마지막으로 MR-S는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차다. 지붕을 열고 달릴 때도 양쪽 유리창을 올리면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높이지 않고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값비싼 벤츠나 BMW 소프트톱에도 없는 열선내장 유리도 만족스럽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미드십 엔진에 뒷바퀴굴림이라서 눈길이나 빗길에 취약하다. 또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2인승 컨버터블이라 옆자리 한 명을 빼고는 더 태울 수 없음도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체격이 큰 사람에게는 다소 무리다. 아마도 키가 180cm 이상이라면 불편할 것이다.
유지 ·정비 부분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품의 조달도 그리 어렵지 않고 애프터서비스는 차를 봐주는 업소가 있어 그리 어렵진 않다. 성능 좋은 로드스터를 꿈꾸고 있다면 MR-S에 도전해 보자. 짜릿한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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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MR-S를 최고의 스프린터로 꼽는 오너 강시훈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