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형 도요다 픽업 엑스트라 캡 번쩍이는 크롬처럼 당당한 달리기
1999-08-29  |   19,759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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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의 픽업트럭은 지난 64년 스투(Stout)를 시작으로 힐럭스(Hilux)를 걸쳐 79년부터 95년까지 "도요다 픽업" 이라는 이름을 써왔다. 트럭을 말하는 픽업이 그대로 이름이 된 경우다. 95년부터 도요다 픽업을 잇는 타코마가 나오면서 픽업이라는 이름이 사라졌다. 93년형 도요다 픽업은 5세대 픽업으로 승용차를 닮은 다이내믹한 외관과 인테리어로 나타난 83년형 픽업을 고스란히 잇고 있다. 승객석이 추가된 엑스트라 캡은 83년부터 등장한다. 

수한 실내에 2인용 승객석 갖추고 하드톱 덮고 캠핑 베드 넣을 수 있어

도요다 픽업은 2WD(두바퀴굴림)와 4WD(네바퀴굴림)로 구분된다. 2WD는 휠베이스의 길이로 다시 네 가지로 구분하고, 4WD에는 일반 캡(숏 휠베이스, 롱 휠베이스)과 엑스트라 캡이 있다. 엑스트라 캡은 롱 휠베이스로 4WD 시스템에 실내가 2+2로 구성되어 도요다 픽업에서 최고급형에 속한다. 95년 도요다 타코마가 나올 때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린 모델이 엑스트라 캡이다. 운전석 뒤쪽의 승객석 때문에 엑스트라 캡(수퍼 캡, 크루 캡)이라는 이름이 붙어졌지만 도요다 픽업의 고급 버전을 말할 때 사용된다. 93년형 도요다 픽업 엑스트라 캡은 하드톱을 씌운 상태다. 차체와 하드톱 이음매가 보이지 않는다면 대형 SUV로 착각할 정도다. 특히 하드톱 옆에는 유리창이 달려 있어 멀리서 보면 트럭을 닮은 SUV라고 여길 정도다.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천904×1천689×1천709mm로 소형 픽업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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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도요다 픽업의 앞모습은 매우 공격적이다. 대형 크롬형 범퍼가 도요다 4러너와 비슷하며 프론트 그릴까지 크롬으로 덧대 당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옆모습은 지상고가 높고 뒤 오버행이 길기 때문에 뒤쪽으로 쳐진 느낌이 든다. 그러나 하드톱을 벗기고 화물칸이 보이는 픽업트럭으로 돌아가면 그런 느낌이 없어질 것 같다.

앞좌석 좌우 유리창에 삼각창이 있다. 손잡이로 열리는 삼각창은 각도를 조절해 실내로 바람이 들게 할 수 있다. 삼각창 때문에 사이드 미러가 뒤쪽으로 밀려 운전하기 는 다소 불편하지만 에어컨을 대신할 정도로 쓰임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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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픽업은 지상고가 높아 운전석에 오르기가 힘들다. 그래서 발판을 딛고 올라서야 한다. 불편한 것은 또 있다. 시야가 넓어 시원하다는 느낌도 잠시 승용차처럼 바닥에 붙어 낮게 앉는 운전석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클러치와 브레이크 페달이 깊숙이 있어 시트를 당기면 무릎이 핸들에 닿고, 뒤로 빼면 페달 밟기가 힘들어진다. 미국 경트럭 시장을 겨냥한 도요다 픽업은 다리가 긴 미국인들에게 맞춘 차다.

실내는 소박한 분위기로 한 세대 뒤지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장거리를 달릴 때 필요한 오일 온도계, 오일량 표시기, 배터리 전압상태, 연료계가 있는 계기판 등 갖출 것은 다 있다. 대시보드 아래에 붙어있는 케이블식 주차 브레이크가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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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뒤에는 2인용 승객석이 있다. 이런 형태를 도요다에서는 엑스트라 캡이라고 부른다. 승객석은 겨우 엉덩이를 걸칠 수 있을 만큼 폭이 좁고 레그룸이 비좁아 어른이 타기에는 부담스럽다. 승객석 벤치시트는 등받이를 아래로 접으면 화물공간, 좌석부분을 위로 젖히면 다용도 수납함과 공구함이 나온다. 승객석 뒤창은 미닫이식으로 좌우로 열린다.

시승차는 캠핑 베드까지 달았다. 캠핑 베드는 픽업을 일본에서 수입해 올 때 누군가 개조한 것이지만 화물칸 안에 침대를 넣어 캠핑카로 변신시킨 아이디어가 놀랍다. 캠핑 베드는 분리해서 간단히 꺼낼 수 있다. 하드톱 뒷문은 위로 열리고 화물칸 문은 아래로 열린다. 때문에 하드톱 상태에서도 심을 싣고 내리는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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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3.0ℓ 150마력 휘발유 엔진 얹고 파트타임 4WD로 오프로드 성능 높아

도요다 픽업은 달리기에서 웬만한 승용차보다 빨랐다. 햇빛에 번쩍이는 크롬형 범퍼에 앞서가던 운전자가 기가 죽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승용차들이 너무 엉금엉금 기어가는 듯하다.

막강한 파워 드라이빙은 엔진에서 나왔다. 도요다 픽업은 4기통 2.2ℓ와 V6 3.0ℓ이 있지만 시승차는 V6 3.0ℓ 150마력 휘발유 엔진을 얹었다. 이 엔진은 88년 도요다 4러너에 처음 얹었고 95년 도요다 타코마의 V6 3.4ℓ가 나오기 전까지 도요다의 주력 엔진이었다. 최대토크는 24.9kg.m/3천400rpm. 픽업의 무게가 1천750kg밖에 안되어 가속감은 시원하다. 시승차는 수동 5단 트랜스미션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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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WD 시스템으로 무장해 오프로드에서도 SUV에 밀리지 않는다. 때문에 농장이나 들판에서 짐차로 쓰기에 알맞고, 오프로드를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두바퀴굴림에서도 구동력을 얻은 뒷바퀴가 밀어붙이는 힘이 굉장하다. 

4WD 시스템은 트랜스퍼 기어를 4H, L에 넣고도 수동식 로킹 허브이기 때문에 차에서 내려 앞바퀴 휠 허브를 잠가야 한다. 로터리식 스위치로 간단히 해결하는 오토로킹 허브를 단 SUV에 비해 번거롭지만 바쁜 일이 있는 척하고 높은 운전석에서 뛰어내린 다음 조용히 허브를 돌리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서스펜션은 픽업트럭의 기본이 되는 더블 위시본형과 리프 스프링이다. 차체 앞부분을 떠받치는 더블 위시본형은 크고 단단하다. 화물칸을 지탱하는 리프 스프링은 고강도 판스프링을 겹쳐놓아 무거운 짐을 실을수록 진가가 나온다. 그러나 감쇄력이 떨어져 코너를 돌 때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뒤가 자꾸 흔들리는 기분이 든다. 짐을 싣는다면 이런 흔들림은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다.

한 나절을 끌고 다닌 도요다 픽업은 덩치 큰 고물덩어리가 아니었다. 화물차이면서 때로는 승용차로 사용할 수 있는 쓰임새에 놀랐고, 일반도로나 거친 오프로드에서 보여준 뛰어난 성능에 감탄했다. 인테리어가 너무 단순하다거나 시트가 불편했다는 생각이 사치스럽게 여겨질 정도였다. 비록 도요다 픽업 엑스트라 캡은 고급스런 픽업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세월을 아우르고 언제 어디서든지 그 가치를 드러내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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