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C 스마트 아폴로박사의 카리포트 - 벤츠가 개발한 초미니카
1999-08-29  |   28,203 읽음



​MCC 스마트 아폴로박사의 카리포트
벤츠가 개발한 초미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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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벤츠 하면 커다란 고급차가 떠올라 보통사람들은 `구름 위의 차` 같은 위압감을 받게 된다. 사실 그런 분위기 맛에 벤츠는 누구나 한 번쯤 소유해 보고 싶어하는 차가 되었다. 그러나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불황에 21세기는 소형차와 경차가 이끌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벤츠도 하는 수 없이 지난해에 A클래스를 내놓았다.


A클래스는 <자동차생활>에도 여러 번 소개된 바와 같이 우리 나라의 현대 아토스급 차다. 하지만 길이 3천537mm에 배기량이 1천600cc나 되니 아토스의 800cc에 비하면 두 배나 된다. 최고출력도 102마력으로 아토스의 51마력에 비해 2배이고, 무게는 1천30kg으로 아토스의 800kg보다 230kg이 더 무겁다.


벤츠 A클래스는 발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외국의 어떤 시험과정에서 옆으로 잘 넘어진다는 결과가 나와 우리 나라에는 수입이 아주 늦어졌다. 값도 만만치 않아 한국에 들어오면 3천만 원 정도는 될 것이라 해서 시장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장난감 같은 구조에 장난기 넘쳐
특징적인 팁트로닉식 AT 갖춰

그런데 벤츠는 한 수 더 떴다. 작년에 제네바 모터쇼에 엄청나게 작은 차를 선보였고 스마트라는 이름으로 양산체제에 들어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벤츠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스워치(Swatch)라는 시계 메이커인 SMH와 공동으로 설립한 자동차 제조회사 MCC사(지금은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로 하여금 이 차를 만들게 했는데 디자인은 SMH에서 하고 자동차로서의 기본부분은 벤츠가 만들어 98년 가을에 유럽에서 데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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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장난감세계에서 온 것 같은 구조와 색상이 길 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특히 실내의 여러 장치는 장난기가 넘쳐 흐르는 데다 무엇보다도 크기가 상상을 초월하게 작다. 게나 개구리 눈 같이 툭 튀어나온 두 개의 타코미터와 시계는 애교가 있고 바로 그 밑에 달린 통풍구과 라디오도 어느 장난감을 떼어다 붙여놓은 것 같은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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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없고 앞좌석 두 개만(2인승) 놨으니까 차 전체의 길이가 A클래스보다 1m 이상 짧고 아토스나 마티즈보다도 1m 가량 짧다. 그러나 두 개의 좌석은 엄청난 호화판이다. 특히 등받이는 땀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지 망사포로 덮혀 있고 그 포지 뒤에는 큰 공간이 있어 통풍구와 쿠션 역할을 겸하고 있다.


운전석 앞은 속도계가 반원 모양으로 아주 크게 차지하고 있는데 최고속의 눈금은 시속 140km까지 적혀 있다. 그리고 속도 표시눈금이 적혀 있는 바로 밑의 중심에 연료, 변속표시, 달린 거리와 수온계 등이 한 자리에 사각형으로 모여 있는 액정반이 자리잡고 있다.


이 차의 특징은 트랜스미션이다. AT식의 변속기가 달려 있지만 보통 AT차와는 달리 P, R, N, D, 3, 2식이 아니라 이른바 팁트로닉식으로 변속 레버를 앞으로 한 번 툭 치면 1단, 한 번 더 치면 2단, 다시 한 번 치면 3단식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뒤로 돌려서 치면 후진이 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황하기 쉽다. 그리고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키는 이 팁트로닉 변속레버 뒤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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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차를 일본에서 지난달에 시승했다. 일본 수도인 동경에서부터 항구도시인 요꼬하마까지 하루 종일 끌고 다녔다.
앞에서 말한대로 이 차의 길이는 2.5m다. 이런 길이게 어떻게 자동차의 기능을 모두 얹었을까. 우선 3.45m의 앞바퀴굴림 소형차를 가상하고 뒷좌석(67cm)을 깎아냈다. 앞좌석의 높이를 올려 휠베이스를 15cm 줄이고 엔진을 앞 대신 뒤에 얹고 연료탱크를 차의 마루 밑에 놓고 보니 원하는 2.5m 길이가 되었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벤츠의 안전기준에 합격하기 위해 개발한 트리디온(Tridion)이라는 이름의 강철로 만든 가대를 썼다. 샌드위치 구조를 가진 판 위에 만든 트리디온은 앞부분에 크러시 박스(crush box)라는 완충부가 만들어져 있다. 시속 15km 정도의 속도로 충돌할 때면 이 부분이 찌그러지면서 충격을 흡수한다. 그리고 승객으로부터 50cm 정도의 위치에 있는 리어엔드에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구조물이 있어 뒤로부터 받는 충격을 흡수한다.

브레이크 페달 바닥에서 튀어나와
추월 때 답답하지만 안전성은 좋아

노랑색 차체는 100% 재사용할 수 있는 수지로 되어 있다. 고객이 취향에 따라 흰색, 붉은색 또는 검은색을 고를 수 있는데, 앞과 옆에서 시속 15km 정도로 치고드는 충격을 받아도 다시 원형으로 복원되는 신축성이 있다.


이 차에는 지나치게 커 보이는 15인치 타이어가 그야말로 차의 네 모퉁이에 달려 있다는 인상을 준다. 앞타이어는 135/65R 15, 뒷타이어는 155/60R 15로 서로 사이즈가 다르다. 타이어를 덮는 펜더가 길이 2.5m인 미니카에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고 있다.

좌석이 약간 높고 도어가 커서 타고 내리기는 참으로 편리하다. 좁은 장소에 주차했을 때는 도어가 너무나 커서 여는데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벤츠 맛이 난다. 실내외 어느 장치를 봐도 하나 하나 정성껏 만들어져 있어 이른바 싸구려 같은 감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벤츠 C클래스의 부품보다도 고급스러워서 감탄하게 된다. 스티어링 휠 속에 마치 빵 하나가 박혀 있는 것 같은 에어백이 애교 있어 보인다. 조수석 에어백은 사각형으로 윈도 패널 아래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멋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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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특징은 브레이크 페달이다. 보통의 브레이크 페달은 위에 매달린 형상인데 이 차의 것은 오르갠식으로 밑 마루에서부터 위로 튀어나와 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감각이 든든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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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꼬마차지만 풍부한 표준장비가 마련되어 있어 카센터에 가서 무엇인가를 추가로 달 필요가 없다. ABS뿐만 아니라 사이드 에어백도 달려 있고 파워 윈도, 원격조정을 할 수 있는 집중식 도어록, 유리 루프 등의 쾌적장비까지 표준장비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운전석은 앞 패널 디자인이 교묘하게 되어 있고 뒷좌석이 없으므로 앞공간이 넓어 차안에 앉으면 다른 큰 차들보다 더 여유가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차의 운전대를 잡고 뒤를 보면 처음에는 깜짝 놀란다. 앞과 옆은 이렇게도 여유가 많은데 바로 뒷면 50cm 떨어진 곳에 뒷창문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때 비로소 `아이구, 나는 꼬마차를 타고 있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뒷창문 바로 아래 짐을 실을 공간이 있는데 용량이 150l나 된다. 골프백을 두 개나 넣을 수 있는 크기여서 이 차가 외형에 비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짐칸 밑바닥에 엔진룸이 있다. 참으로 너무나도 잘 정돈된 차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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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출발이다. 복잡한 고속도로를 타고 요꼬하마로 향했다. 최고시속 135km로는 불편하지 않게 추월할 수 있었지만 역시 45마력의 힘은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해 국산차인 아토스나 마티즈가 7~10마력 정도 우세하니 고속도로에서는 국산 경차가 오히려 추월하기는 쉬울 것 같다. 스마트와 마티즈의 엔진출력 45마력과 52마력의 7마력 차이가 고속도로에서 추월할 때 나를 밀어주는 인상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러나 스마트가 밤낮 고속도로에서 추월만 하면서 다녀야 할까? 안전성과 접지감각이 마티즈보다 우수하니 좀 답답하지만 여성용으로는 오히려 더욱 안심하고 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더욱이 파워를 보완한 55마력 엔진을 얹은 차도 나왔다. 배기량 600cc인 이 엔진은 0 -> 시속 60km 가속을 6.5초만에 해낸다고 한다. 시내운전에서 택시 기사와 맞대결할 만한 가속력을 가진 차라 할 수 있다. 스마트의 무게가 680kg밖에 안되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다.

서스펜션 딱딱하고 피칭 거세
회전반경 커서 U턴할 때 불편

딱딱한 서스펜션은 산길에서나 꼬불꼬불한 도로를 탈 때 운전자에게 확실한 안정감을 안겨준다. 다시 말해 코너링이 너무나도 우수한 차다. 또 한번 스피드가 붙으면 시속 100~120km에서의 주행감각이 정말로 쾌적하다. 방음장치도 우수하다. 시속 100km 부근에서 너무도 조용해 고급차와 맞먹는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요꼬하마로 들어오니 해변의 호텔과 놀이터가 있는 곳을 연결한 순환도로가 길게 뻗어 있다. 이 도로를 몇 번이나 돌아보았지만 여전히 순발력은 나의 성미에 차지 않았다. 내가 시승했던 차들의 거의 모두 수퍼카 아니면 대형 수입차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꼬마차에게 그러한 성능을 기대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딱딱하게 설정된 서스펜션은 결코 일반 드라이브에서 안락한 승차감을 기대하기는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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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독일 사람에게 걸맞는 실용성 위주의 시티 커뮤터로 설계된 것이니 평탄한 도로에서는 괜찮겠지만 노면이 거친 도로에서는 엉덩이가 좀 아플 것으로 보인다. 길이가 2.5m밖에 되지 않으니 제아무리 휠베이스를 길게 잡는다 해도 절대수치가 짧아 피칭이 거세다. 게다가 눈길 드라이브 시험에서 뒤집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약간은 걱정도 된다.


다시 말해 시중운전 위주로 만들었다는 이 차는 시중운전에서는 그리 안락한 기분을 맛볼 수 없고 오히려 고속도로 주행에서 스마트한 진가가 나타난다는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는 말이다. 이곳저곳 서두르며 다닐 사람에게는 그리 적합하지가 않다. 어디까지나 점잖게 슬슬 몰아 보겠다는 여성이나 노인들에게 나는 이 차를 권하고 싶다. 여기 요꼬하마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모아 모두가 웃는 낯으로 손을 흔들어 주니 자기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청년들에게도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 차를 주차시키는 데는 너무나 작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다르다. 앞창 너머 차 노즈가 거의 없어 앞차와의 거리감각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다. 사이드 미러를 통해 보는 뒷시야가 좁은 것도 문제인 데다가 느린 속도의 미묘한 감각이 둔해 종렬주차를 하려고 두 차 사이에 끼어들 때 초보자라면 땀깨나 흘려야 한다. 또 회전반경은 4.25m나 되니 차 크기에 비하면 작은 수치가 아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폭을 가진 도로라 해도 U턴 때 애를 먹을 수 있다.


장난감 같은 모습으로 자동차가 갖추어야 할 사항을 거의 다 갖춘 차지만 스마트는 21세기형 차라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떨어진다. 아직은 한 가족이 가져야 할 유일의 차보다는 세컨드카로서의 역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한 뜻에서 스마트는 애교가 넘치는, 또 안정감 있는 화제의 차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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