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1999년 기사] 고성능, 실용성, 경제성 특징인 삼.. 2018-04-12
고성능, 실용성, 경제성 특징인 삼색 4WD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아우디 A8 콰트로 성공의 바탕이 되는 것 중 하나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도전일 것이다. 승용 4WD의 대명사인 콰트로는 아우디의 개척정신이 잘 담겨 있는 모델이다. 승용차에 과연 4WD는 필요한가 라는 의문에 대해 콰트로는 두바퀴굴림으로는 가기 힘든 길을 갈 수 있다는 매력, 눈길을 달릴 때 미끄러질 걱정보다는 오히려 즐길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운동성능이나 승차감 등이 지프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얘기한다. 콰트로의 가치는 랠리용 버전이나 한때의 시도로 그치지 않고 아우디의 대표차종으로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기술의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콰트로의 무대는 랠리를 벗어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94년 봄에 등장한 아우디 A8은 그 해 판매목표였던 5천대를 불과 4개월만에 모두 팔아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르고, 세계시장에 적극 나섰다. A8의 라인업은 2.5 TDI 디젤 터보 2.8, 2.8 콰트로, 3.7, 3.7 콰트로 4.2 콰트로로 나뉘며 알루미늄 보디를 통한 차체 경량화로 연료소모를 줄인 고성능 프레스티지 세단을 추구한다.V6 2.8ℓ 174마력 엔진, 강한 토크 내 미끄러짐 없는 달리기, 제동력 뛰어나 A8 2.8은 `경제적 고성능`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V6 2.8ℓ174마력 엔진은 동급 경쟁차들보다 출력 면에서는 약간 떨어지지만 성능은 만만치 않다. 앞바퀴굴림(FF)인 A8 2.8은 수동기어로 최고시속 228km와 0→시속 100km 가속 9.1초의 성능을 낸다. 또한 시속 120km 정속주행 때 11.24km/X 로 연비가 좋다. 풀타임 4WD 방식인 2.8 콰트로도 주행성능은 똑같고, 연비만 10.53km/X 로 조금 떨어진다.​​​ ​​시승차로 나온 A8 2.8 콰트로는 다이내믹 변속 프로그램(DSP, Digital Shift Program)이 달린 4단 AT를 얹고 있다. A8의 스타일은 A6나 A4에 비해 아우디의 보수적인 이미지 그대로지만, 공기저항계수 0.28의 매끄러운 보디를 지녔다. 실내는 독일차 특유의 다소 딱딱한 분위기로 고급장비는 빠짐이 없다. 선루프와 뒷좌석 선블라인드, 시트, 미러 등은 모두 전동식으로 간단히 조절되고 B필러쪽 환풍기, 수납식 옷걸이 등 세심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시동음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계기판 가운데 자리한 주행정보계기의 붉은 활자가 OK 사인을 내며 강력한 출발을 이끈다. 엔진 반응은 부드럽지만 조금 예민하다. 액셀을 깊숙이 밟지 않아도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를 놓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튕겨 나간다. 3천rpm에서 최대토크(25.5kg·m)가 나와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순간가속력이 강력하다.​2.8 콰트로는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 완전 자동식 다판 클러치 방식을 쓴 4.2 콰트로와 달리 아우디 고유의 토센(torsen) 센터 디퍼렌셜을 쓴다. `토센`은 토크감지(torque-sensing)를 뜻하고 과도한 토크가 한쪽 휠에 전달될 때 이를 다른 액슬에 나눠 휠 스핀을 막는 장치다. 또한 까다로운 노면에서 출발할 경우를 대비해 전자제어 차동장치(EDS)를 기본장비로 달았다. 한쪽 바퀴가 미끄러운 노면에서 헛돌기 시작하는 순간 EDS는 ABS를 이용해 헛도는 바퀴에 제동을 건다.​네바퀴에 항상 구동력이 걸려 있다는 느낌은 어떤 길을 만나도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4WD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빙판길을 찾았다. 슬라럼을 하듯 S자 모양으로 차를 몰았지만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되게 달린다. 특히 돋보인 것은 제동력이다. 눈길이나 빙판에서 두바퀴굴림의 약점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미끄러지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콰트로는 일반도로에서처럼 정확한 제동력을 보여 주었다. 겨울에 더욱 빛나는 승용 4WD의 매력이다.​ ​​볼보 V70 XC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왜건으로 꼽히는 볼보 에스테이트가 오프로더로 변신했다. 단지 예뻐 보이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것일까. 실용적인 왜건 보디에 정평이 난 안전성, 여기에 험로주파성까지 보완한다면 레저카로 완벽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그래서 볼보는 차이름도 크로스컨트리(XC)라고 붙였다. V70 XC의 전신인 850 에스테이트는 95년 영국 투어링카 챔피언십(BTCC)에 출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단을 능가하는 스포츠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이제 V70 XC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실용성 바탕으로 한 오프로더 왜건 고속 및 험로에서 뛰어난 안정감 보여 V70 XC는 850의 각진 모서리를 둥글려 부드러워졌지만 견고한 인상은 그대로다. 험로주행을 고려해 지상고를 50mm 높였고, 튀어나온 범퍼와 보디 옆면의 고무몰딩으로 차체손상을 막았다. 루프 캐리어는 크로스바를 대 스키 등 레저용품을 싣기 좋게 했다.​실내는 호두나무 장식으로 고급스럽게 꾸몄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추운 날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열선시트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따로 조절할 수 있다. 커 보이는 뒷좌석 암레스트는 가운데를 열어 젖히면 어린이 시트가 된다. 또 뒷시트를 앞으로 젖히고 안전그물을 치면 상당히 넓은 짐칸이 마련된다. 적재함 덮개가 있어 짐을 깔끔하게 정돈할 수도 있다.​​​​V70 XC는 직렬 5기통 DOHC 터보 2.5ℓ193마력 엔진을 얹었다. 작은 출력은 아니지만 1천720kg의 둔중한 무게를 이끌기에 그리 넉넉한 힘도 아니다. 직렬 5기통 엔진은 V6처럼 부드럽게 돌아가지만 차체의 움직임은 다소 둔중한 느낌이다. V70 XC는 세단보다 260kg이나 늘어난 무게가 부담이 된다.​​​​그러나 속도를 높이자 금세 탄력적인 몸놀림을 보인다. 저압터보를 달아 1천800에서 5천rpm까지 넓은 회전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차들 사이를 헤치고 쭉 뻗어 나가는 가속력은 처음의 기우를 말끔히 지우게 만든다. 터보가 터지는 배기음과 함께 속도계 바늘이 빠르게 치솟는다.​차체의 흔들림은 상당히 억제되어 속도감이 그리 크지 않다. 고속주행은 폭발적이기보다 안정감이 큰 데서 좋은 점수를 얻는다. 지상고가 높아진 덕에 차에 오르내기기는 쉬워졌지만 무게중심의 이동이 커 급한 코너링에서는 강한 언더스티어가 나타난다.​비포장도로로 들어서자 V70 XC는 곧 오프로더가 된다. 차체의 휘청거림은 충분히 제어할 수 있고, 속도를 높여도 불안하지 않다. 비스커스 커플링식 센터 디퍼렌셜은 앞 뒤 토크를 95:5에서 50:50까지 자동으로 나눠 바퀴가 헛도는 것을 막아 준다. 웬만큼 몰아쳐도 타이어는 어느 한 쪽도 접지력을 잃지 않는다. 경사진 둔덕을 오르는 데도 거침이 없다. 충격흡수력이 커 거친 노면에서도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단단한 서스펜션이 한몫 한다. 트랙션 컨트롤 시스팀은 시속 40km 미만에서 작동하고, 뒷바퀴에는 디퍼렌셜 록과 함께 하중을 감지해 높이를 자동조절하는 셀프 레벨링 시스팀을 썼다.​오프로드 주행을 통해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값을 확인했다. 볼보 V70 XC의 가치는 왜건의 가치를 실용성에 한정시키지 않고 스포츠성과 험로주행성능을 모두 담아낸 RV로 영역을 넓혔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장거리 가족여행의 듬직한 동반자라는 매력이 크게 다가오는 차다.​​​​피아트 판다 4×4 간소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디자인으로 현대판 시트로엥 2CV로 불리는 피아트 판다는 4WD가 고성능차에만 어울리는 메커니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모델이다. 79년 데뷔 때의 판다는 2기통 652cc의 `판다30`과 4기통 903cc의 `판다45` 두 차종이었다. 83년에 파트타임 4WD를 얹은 4×4가 추가되었는데 FF 베이스의 4WD 시판차로는 세계최초였다.​86년에는 2기통 엔진이 없어지고, 4기통도 새로운 설계의 769cc, 999cc FIRE(Fully Integreted Robotized Engine, 완전 로봇 조립 엔진) 엔진으로 바뀌었다. 삼각창을 없애고 일반적인 시트를 쓰며 계기와 패널의 대형화 등 각 부분이 현대화되었다. 현재의 판다는 이 때쯤 거의 완성되었다. 91년 후지중공업의 무단자동변속기(ECVT)를 추가하는 등 부분적인 변경이 있었지만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판다의 생산량은 약 350만 대에 달한다.​​​파트타임 4WD, ㄱ자 레버로 전환 경쾌한 달리기, 험로도 문제 없어 국내에서 판다는 89년 소개되어 93년까지 50대 정도가 팔렸고, 그 이후에는 수입되지 않았다. 흔치 않은 판다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시승차는 90년식으로 9만5천km를 뛴 상태지만 판다의 특성을 체험하기에 충분할 만큼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판다라는 이름은 우리가 동물원에서 만날 수 있는 그 귀여운 판다를 뜻한다. 초기의 판다는 범퍼 아래가 검은 색이고, 그 위는 아이보리색이었는데 이 조화가 동물 판다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시승한 판다의 보디컬러는 이름도 아름다운 모나코 블루다.​프라이드보다 조금 작아 보이는 차체는 쥬지아로 디자인의 특징이 느껴지는 직선이 기조를 이룬다. 인테리어는 최대한 단순화시켜 실내공간을 넓혔다. 계기판은 타코미터가 없는 대신 차의 상태를 알려주는 그래픽 모니터가 달린 점이 특징이다. 또 대시 패널 위에 지프처럼 경사계를 마련해 4WD 모델임을 알려준다.​​​​듀얼 선루프처럼 앞 뒤 따로 열 수 있는 캔버스톱이 또하나의 특징이다. 간단히 접어 수납할 수 있어 편리하고, 오픈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수동식 윈도와 백미러 등은 옛날차 그대로고, 스페어 타이어가 엔진룸에 들어가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판다 4×4는 직렬 4기통 999cc 45마력 엔진을 얹고, 수동 5단 기어를 쓴다. 카뷰레터 엔진의 투박한 시동음을 오랜만에 듣는다. 시트는 보기보다 편하지만 페달류가 너무 조밀하게 붙어 있어 발놀림은 불편하다. 클러치를 밟을 때 브레이크가 걸리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액셀을 건드리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기어도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 힘주지 않고 살짝 넣어야 제 위치에 정확하게 들어간다.​​​​역시 주행소음은 크다. 타코미터가 없어 rpm을 확인할 수 없는 것도 불편하다. 기어비가 높게 설정되어 있어 조금 낮은 속도에서 기어를 바꿔 주어야 한다. 시속 70km를 넘으면 5단으로 올려야 엔진이 안정을 찾는다. 가속은 꾸준하게 이루어진다. 가속력은 아토스와 비슷한데 시속 80km 주변에서 멈칫거림이 없는 점은 더 낫다. 제원상 최고시속은 125km지만 130km를 넘을 수 있었다.​판다 4×4의 진가는 눈길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시승날은 날씨가 쾌청해 비포장길 주행으로 만족해야 했다. 파트타임 4WD는 기어레버 아래 있는 ㄱ자 레버로 간단히 구동바퀴를 바꾼다. 시속 80km까지 달리는 중에도 레버를 살짝 올리기만 하면 바꿀 수 있다. 이때 액셀에서 발을 떼야 한다. 험로 달리기는 지프와 비슷한 감각을 보여준다. 거친 노면을 따라 심하게 출렁거리지만 중심을 잃지는 않는다.​판다 4×4는 승용 4WD보다 경지프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렇게 작은 체구에 이처럼 다양한 기능과 재미를 가진 차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싼 유지비와 연료비 등 경제성이 좋아 우리 실정에도 잘 맞는 차다.​​​ 
기아 K3 G1.6 , 차가운 선택 2018-04-12
KIA K3 G1.6 NOBLESSE차가운 선택 기아차가 위기의 돌파구를 준중형 세단 본질에서 찾았다.  소형 SUV 인기에 직격탄을 맞은 건 다름 아닌 준중형 세단 시장이다. 아반떼는 여전히 굳건했지만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한 K3와 그 시기가 한참 지난 SM3, 그리고 못난 가격 크루즈는 떠나는 고객을 잡지 못했다. 아니 오는 고객도 밀어냈다고 봐야 할 만큼 매력이 부족했다. 결국 준중형 세단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5%에서 2016년 이후 1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신형 K3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세단 진영의 첫 반격. K3는 진지하다. 소형 SUV가 작은 SUV라는 흥미로운 감성으로 어필했다면, 계산기를 두드린 차가운 이성으로 이에 맞선다.      준중형 세단이란K3는 주특기에 집중했다. 중형차를 넘보는 거주성과 소형차급 경제성이 준중형 세단의 매력이 아니었던가. 길이를 무려 4,640mm로 이전보다 80mm 늘려 중형차의 여유를 품었고, 효율에 집중한 파워트레인으로 경제성까지 챙겼다. 덕분에 K3는 ‘아반떼 아류’라는 오명을 벗은 모양이다. 이전 세대는 아반떼(MD)가 겹쳐 보일 만큼 비슷했는데 신형은 실루엣부터 딴판이다. 보닛과 트렁크가 길쭉하게 늘어나 세단 특유의 시원스런 맛이 살아났다. 더욱이 좌우를 이은 테일램프와 납작하게 내리 깔린 헤드램프를 통해 보다 넓어 보이도록 유도한 건 물론, 검은 장식으로 범벅 진 앞뒤 범퍼로 시각적 무게중심까지 끌어내렸다. 풀 LED 헤드램프. X자로 퍼진 디테일은 K3만의 특징이다화살 모양을 본뜬 테일램프 다만 늘어난 크기의 혜택이 실내에 미치진 않았다. 기자도 당연히 ‘커진 차체만큼 실내도 넓어졌겠군’ 하고 기대하며 문짝을 열었건만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앞좌석과 뒷좌석 공간 모두 아반떼(AD)와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 그 이유는 숫자로 짐작할 수 있다. K3의 휠베이스와 너비는 아반떼와 같은 2,700mm와 1,800mm. 늘어난 길이는 모두 앞뒤 오버행에 집중돼 실내공간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대신 트렁크용량이 동급 최대인 502L로 늘어나 기껏해야 400L 수준인 소형 SUV를 큰 차이로 앞선다.아반떼보다 나은 건 차라리 공간보단 스타일이다. 최신 기아차의 흐름을 따라 가로로 길쭉한 모양 대시보드가 달렸고, 층층이 나뉜 스타일로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했다. 좌우 끝에 달린 항공기 터빈 모양 송풍구도 눈길을 끄는 특징. 쓰기 편하지만 지루한 아반떼와는 달리 나름대로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입체적인 스타일의 송풍구좌우로 길쭉한 스타일 대시보드는 실내를 널찍해 보이도록 한다   출력을 낮추다눈으로 보는 감상은 여기까지 하고 키를 받아 시승차에 올랐다. 신형 K3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새로이 얹은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 연료분사 방식을 기존 직분사(GDI) 대신 실린더당 두 개의 인젝터를 흡기 포트에 붙인 듀얼포트 분사(DPFI)로 바꾼 엔진과 무단변속기 IVT를 맞물린 현대-기아차 차세대 파워트레인이다. GDI를 버리면서 123마력(기존 132마력)으로 낮아진 출력, 오랜만에 현대-기아차가 다시 내놓은 무단변속기 완성도 등 살펴봐야 할 부분이 많다.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의 성능을 낸다 시동을 걸자 나긋하게 엔진이 깨어난다. 실내에서 조용한 건 물론 보닛을 열어도 ‘틱틱’ 소리 없이 조용한 게 MPI(*DPFI는 기본적으로 MPI 구조) 엔진답다. 무단변속기지만 일반 변속기처럼 토크컨버터로 동력을 연결하는 덕분에 출발도 매끄럽다. 그런데 변속이 특이하다. 보통 무단변속기는 부드러운 가속 상황에서는 단수를 나누지 않고 끊임없이 변속을 이어가는데, K3는 이런 상황에서도 rpm이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한다. rpm 게이지를 안 보면 모를 만큼 변속 충격은 거의 없지만, 저속에서까지 단계적으로 변속하는 건 의외다.하체는 젊은 취향을 따랐다. 노면의 충격을 둥글리되 솔직하게 전달한다. 무른 초기 반응을 지나면 팽팽하게 굳는 담백한 스타일로,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거르면서도 안정적으로 차체를 떠받든다. 대중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주행 성능을 쫓은 모양새다.본격적으로 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았다. 무단변속기가 재빨리 기어비를 조정해 회전수를 끌어올려 힘을 짜낸다. 가속력은 제원표에서 엿볼 수 있듯 그저 평범한 수준. 오감으로 느끼는 가속감은 이보단 낫다. rpm을 높이면 좋지 않은 소리를 냈던 이전과 달리 새 엔진은 높은 rpm에서도 안정된 소리를 들려준다. 게다가 무단변속기가 일반 변속기처럼 절도 있게 기어비를 바꾸는 덕분에 약간의 변속 충격이 더해져 체감 가속이 더 빠르다. 동승한 다른 기자는 “이전 세대보다 출력이 낮아진지 모를 정도로 가속감이 나쁘지 않다”고 감상을 표했다.시속 100km로 항속할 때 회전수는 1,750rpm 정도를 유지했다. 1.6L급 준중형차로서는 꽤 낮은 수준으로, 무단변속기 강점이 오롯이 드러난다. 수동 모드로 조작할 때 가상 기어는 8단. 잘게 쪼갠 기어비도 강점이지만, 조작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해 제법 운전 재미를 돋운다. 아마 사전에 무단변속기란 걸 몰랐다면 일반 변속기로 착각했을 만큼 자연스럽다.아반떼가 그랬듯 빠른 속도에서의 안정감은 흠잡을 데 없다. 무난한 서스펜션과 차체가 작은 충격은 잘 걸러내고 너울에서 허둥대지 않게 중심을 잡는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게중심을 낮출 때도 된 게 아닌가 싶다.총 82km를 시승한 후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5.8km였다. 고속도로 위주로 코스가 짜였지만 서서히 달리지도 않았고 때때로 최고속도로 내달렸던 주행 환경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다. 참고로 17인치 휠이 달린 시승차의 공인연비는 14.2km/L. 덩치가 커졌음에도 이전과 같은 무게와 효율 좋은 무단변속기가 맞물린 파워트레인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신형 K3는 위기의 돌파구를 준중형 세단 본질에서 찾았다. 준중형 클래스가 내걸었던 ‘중형차만큼 넓은 차체와 소형차 수준의 경제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차체를 키우고 효율을 높였다. 혹자는 2.0L급 성능을 냈던 GDI 엔진이 그리울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준중형 구매층에겐 정비성 좋고 효율 높으며 값싼 신형 엔진이 더 매력적일 터다. 게다가 세련된 외모와 차선유지 보조장치까지 갖추는 등 최신 유행도 착실히 따랐다. 차값은 소형 SUV보다 저렴한 1,590만~2,220만원. 과연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한 K3는 감성적인 SUV를 이길 수 있을까.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윤지수, 기아자동차
[1999년 기사] 볼보S80 2018-04-11
​​볼보 S80 T6조종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자동차 기술은 성능, 안전, 연비라는 큰 축을 중심으로 시대변천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다. 호황일 때는 성능이, 불황일 때는 연비가 중요하게 취급되었고, 안전이라는 목표는 차가 고성능화되어감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 왔다. 안전이 전제된 고성능만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 하면 떠올리게 되는 볼보는 다른 메이커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 왔다. 출고되는 생산라인에서 매주 2대씩을 충돌시험에 사용하고, 자체 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차에 대한 원인분석 결과를 설계에 재반영하기 때문이다. 튼튼한 반면 디자인이 투박하고 시대감각도 조금 뒤떨어지는 스타일, 그것이 그동안의 볼보 이미지였다. 파격적으로 변신한 디자인 통합 에어백 시스팀 돋보여 그러나 새 모델 S80은 볼보의 전통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보수적인 박스형의 각진 차체를 과감하게 벗고 볼보로는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변신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개념의 창조라 할 만하다. 납작한 헤드램프, 앞으로 튀어나온 프론트 그릴과 옆창 아래로 튀어나온 사이드 보디라인, 독특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의 조화로 차를 위에서 보면 뒤끝이 일자인 유선형 보트를 연상케 한다.​ ​실내공간은 상당히 여유롭다. 엔진이 직렬 6기통이면 성능이 좋은 반면 공간활용이 불리한데 볼보는 가로배치로 실내공간을 넓혔다. 볼보 전통의 뒷바퀴굴림 방식을 버리고 앞바퀴굴림을 택했고, 멀티링크 방식 뒷 서스펜션도 차체가 안정되고 조종하기 쉽도록 세팅했다. 또한 엔진과 트랜스미션, 에어백 시스팀의 센싱과 컨트롤 기능을 한데 합친 멀티플렉스 전자장비로 한 발 앞선 시스팀 통합을 이루었다.​ ​ ​볼보 역사상 가장 안전한 차라는 신형 S80은 경추보호시스팀 WHIPS(whiplash protection system), 측면보호시스팀(SIPS;side impact protection system), 커튼형 에어백(IC;inflatable curtain) 등의 충돌안전 메커니즘이 만일의 사고를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에어백에 대한 아이디어는 1958년 최초로 특허를 땄는데 당시의 기술로는 시제품을 만들지 못했다. 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 80년대에 비로소 자동차에 달게 되었는데 특허 획득 당시의 자료를 보면 에어백에 대한 발명자의 의도에 가장 충실하게 현실화시킨 것이 지금 볼보 S80에 달리는 통합 에어백 시스팀이라고 한다.상품의 완성도는 의외로 작은 것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S80의 에스코트 라이팅은 운전자가 차로 접근하거나 차에서 떠날 때 30초간 길을 밝혀준다. 시동키 리모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실내등, 차폭등, 미등과 사이드 미러 아래쪽의 조명등이 켜진다. 어두운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걸어갈 때 도움되는 서비스 기능으로 섬세한 배려다.여의도에서 S80의 키를 건네받아 시승장소인 자유로로 향했다. 운전자세는 최적의 위치와 안락함을 느끼게 한다. 계기판의 트립 컴퓨터는 평균속도, 주행거리, 순간연비, 평균연비,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 등을 알려준다.​ ​​트윈 터보로 여유 있는 파워 내 핸들가볍지만 고속에서 묵직해 시원한 직선구간에서 힘차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힘의 여유로움이 충분한 가속감으로 다가온다. 속도계 바늘의 움직임이 멈춘 곳은 230km를 넘어선 지점, 새차 특유의 뻣뻣함 때문에 속도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카탈로그에 나타난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50km, 벨로드롬 주행시험장에서는 충분히 낼 수 있는 속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승은 235km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다.​  사실 아우토반도 아닌 국내 도로에서 최고속도, 최대출력이 큰 의미가 있겠는가. 제원비교에는 필요할 지 모르나 실제 달리기에는 모든 운전상황에서 폭넓게 적용되는 효율적인 출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시승차인 S80은 T6형으로 2.8X 에 터보가 2개인 트윈 터보 방식, 272마력의 고출력이고 2천~5천rpm의 넓은 영역에서 39.8kg·m의 높은 토크를 낸다. 스포츠카에 쓰는 소형 트윈 터보방식을 채택해 터보 래그를 최소화한 덕분에 달릴 때 배기량보다 여유 있는 구동파워를 느낄 수 있다.​​​순간가속력을 알아보기 위해 0→시속 100km 도달시간을 테스트했다. 여러 차례 시도해 평균으로 측정한 결과 8.3초를 기록했다(카탈로그엔 7.2초). 중형급 이상의 세단으로는 빠른 편이지만 급출발 때 잠시 시간지연이 생긴다. 스핀방지 시스팀(STC, stability and traction control)이 그 이유인 듯하다.구동바퀴가 도로의 접지력을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힘만을 전달하기 때문에 정지에서 급출발, 급가속 때 바퀴가 제자리에서 스핀하면 일시적으로 엔진 토크가 감소되고 바퀴가 접지력을 회복한 후 출발되기 때문에 운전자 감성으로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핸들링을 평가해 본다. 좋은 핸들링이란 차의 움직임이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안정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것은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조타력, 조타복원력, 센터 포인트 필링 등의 조향감각에서 출발해 차의 운동 즉 피칭, 롤링, 요잉의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운전자의 통제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는 다소 추상적 감각 특성이다.S80은 이전의 볼보와 같이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이 가벼운 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BMW와 같은 묵직함에 길들여져 있어 그 가벼움이 불만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티어링 휠이 가볍다고 고속주행에서 꼭 불안한 것은 아니다. 속도가 붙을수록 손으로 전해지는 묵직함이 신뢰를 느끼게 해준다. 볼보의 속도감응식 파워 스티어링 휠은 정속주행 때 노면의 상태를 즉시 전달해 주므로 주차 때의 조작도 쉽다. 조종성과 안정성 동시에 만족 전자식 컨트롤, 운전재미 줄여 또 다른 재미는 4단 기어트로닉(geartronic) 자동변속 레버. 수동과 자동 두 가지 변속기가 하나로 조합된, 운전의 편리성과 경제성 모두를 고려한 스마트한 변속기다.​ ​​조종성과 안정성이라는 상대적인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급코너링(Step steering 일명 J-Turn)과 슬라럼(slalom), 연속 이중차선변경(double lane change)을 시도했다. S80은 조종하기 쉬운 조향특성과 변속시스팀, 이를 뒷받침하는 탄력 있는 동력으로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보여준다.​급코너링과 같은 동적인 상태에서는 앤티스키드 시스팀인 DSTC(dynamic stability & traction control)가 바로 작동한다. 또 비스커스 커플링으로 접지력이 가장 좋은 구동바퀴에 동력이 가장 많이 전달되어 주행안정성이 좋다.무엇보다 17인치 휠에 폭 225mm, 50시리즈 광폭, 속도지수 Z인 미쉐린 타이어는 볼보 S80을 위한 절묘한 매칭이다. 로드홀딩과 그립이라는 타이어의 기본 소임 외에 코너링 파워와 코너링 포스도 탁월하다.​ ​​차가 미끄러지는 경향을 보이면 브레이크가 각 바퀴에 필요한 만큼 작동해 조종성을 유지시켜 주고, 급제동 때는 전자식 제동력 분배장치 EBD(electronic brake distribution)의 도움으로 각 바퀴의 제동력을 최적 분배한다. 또한 전자동 레벨링 기능은 차를 수평으로 유지시켜 부하가 많이 걸린 상태에서도 핸들링이 안정되도록 돕는다. 이 기능은 변함없는 지상고를 유지시키기 위해 급제동 때 차 앞쪽이 인사하듯 숙여지는 다이브 현상이나 반대로 급출발 때 차 앞쪽이 들려지고 뒤쪽이 가라앉는 스쿼트 현상을 최대한 억제한다.최근에는 동역학적인 안정범위내의 전자 컨트롤로 운전이 쉬워지고 있지만 그만큼 다이내믹함이 줄어 운전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종합적으로는 최고시속 250km를 내고, 연비 또한 동급 중 좋은 편이어서 가격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된다.S80의 경쟁상대는 BMW 5시리즈와 이를 벤치마킹한 사브 9-5,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정도다. 각기 취향과 개성이 다양하지만 볼보 S80은 안전이라는 전통과 뛰어난 성능, 디자인 변신의 성공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1999년기사] 99년형 카니발 2018-04-09
​​99년형 카니발  새로운 자동차 생활의 첨병※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기아자동차회사는 김선홍(金善弘)이라는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일으켜졌고, 그의 손에 의해 망해 버렸다. 그는 재벌이나 세습의 배경 없이 당시로서는 유일한 기술자 출신 전문 기업인으로서, 기아를 미국의 크라이슬러사가 한때 자랑했던 품질의 우월성과 비견할 만한 평가를 받게 하는 데 성공했었다. `믿을 수 있는 차`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던 그는 특히 프라이드와 봉고를 만들어 큰 히트를 쳤으나 결국은 그도 역시 `믿을 수 없는 경영인`이 되어 문어발식 경영에 손을 대면서 기아제국이 몰락해 버린 것이었다. 그 실태의 책임으로 국가경제마저 어지럽게 했다 해서 지금 형류의 몸이 된 그의 심경은 어떠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었던 터인지라 `아차`하는 순간적인 판단착오가 이러한 결과를 몰고 온 것에 대해 무한히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2의 봉고신화 노린 기아의 회심작 현대로 흡수된 뒤 99년형 내놓아 현재 기아는 현대그룹에 편입되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명운이 언제 어떻게 바뀔런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서도 기아의 생산라인이 꾸준히 움직이며 여러 가지 우수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 중의 하나가 지난해 등장한 미니밴 카니발이다.​이 차는 내가 알기로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라이슬러사의 캐러밴이란 차에 착안해 만들었기 때문에 이름도 비슷한 것을 택한 것 같다. 캐러밴은 몇 년 전 나도 시승기를 써서 <자동차 생활>에 실었었다. 미국에서 두 자식놈들의 이삿짐을 나르는 데 여러 번 도움을 주었던 캐러밴은 차체가 작으면서도 짐과 사람을 태울 공간이 컸고, 도어가 크고 출입문턱이 낮아 참으로 편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기아는 그 옛날, 다른 메이커들이 크라운, 포드 M20, 그라나다 등을 외국회사와 합작투자해 만들어 재미를 보고 있던 대형차 생산의 요람시절에 6기통짜리 푸조 604를 대량 수입했다가 팔리지 않아 파산직전까지 몰렸었다. 그러다 `봉고`라는, 그 당시로서는 이색적인 밴을 만들어 기사회생한 적이 있다.​이번에도 기아는 이 새로운 형태의 밴으로 제2의 기사회생을 노렸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 그것이 현대의 손으로 넘어가서 현대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하는 꼴이 되었다니, 정말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카니발은 여전히 살아 있고 올해 신선한 모습으로 재등장하면서 더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에게도 이 차의 시승기회가 주어져 오랜만에 <자동차생활>의 김회장과 함께 드라이브했다.​하루는 김회장이 전화로 문의해 왔다. `이번엔 무슨 차를 타십니까?” `기아의 카니발이야요.` `아니 그거 널찍해서 좋겠는데, 나도 한 자리 끼워줄 수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김회장하고 드라이브하다니 내가 오히려 영광이지요.` 이렇게 해서 한 차를 둘이서 시승하게 되었다. 우리 앞에 나타난 카니발은 보디를 검은색으로 칠해 탄탄한 인상을 주었다. 지난 몇 년 동안 RV(Recreation Vehicle)라고 해서 묵직한 차체에 어마어마하게 생긴 범퍼와 바퀴를 달고 산과 들판 그리고 각종 도로망을 누비며, 어떤 때는 승용 오너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도로 망나니`를 잇는 차세대 다용도차라는 느낌이다.​​​​ 연예인, 레저 즐기는 사람한테 인기 싼타모, 스타렉스 제치고 1위 지켜 요새 IMF 한파를 슬기롭게 넘기는 듯하면서 한때 20%나 줄었던 교통량이 원상복귀해 도로가 다시 차로 꽉 막히기 시작했다. 특히 고속도로는 1차로에 푸른 줄을 긋고 체증이 심할 때는 7인승 이상의 밴과 버스만 다니게 하는 바람에, 공연시간에 쫓기는 연예인들이 이제는 고급 승용차 대신 밴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박세리 때문에 우리 나라에도 골프붐이 일어났는데, 밴을 타고 1차로를 달리는 골퍼들이 승차정원 6명이 넘지 않을 때는 골프백에다 모자를 씌워 사람처럼 위장해 다닌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밴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기아 카니발은 앞서 말한 크라이슬러 캐러밴을 진화시켰다기보다 일본의 혼다가 미국에서 현지생산하고 있는 `US 오딧세이`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지난해 카니발이 나오자마자 같은 또래의 국내 미니밴인 싼타모와 스타렉스 RV는 판매량이 30~60%나 줄었고, 명실공히 카니발이 미니밴시장의 1위 자리를 굳혔다.​​​​​특히 이번에 시승한 99년형 카니발은 주고객층을 30~50대로 늘려잡은 것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 운전뿐 아니라 승객의 안락도에 더욱 신경을 썼다는 뜻이다. 하기야 외형으로만 보자면 98년형과 99년형의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실내도 눈에 확 띄는 변화는 찾아볼 수 없다.​또한 98년형 카니발은 상업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주로 자영업자들의 업무용이나 레저목적에 비중을 두었지만 99년형은 중소기업의 사장이나 대기업 부장, 또는 연예인들의 업무·출퇴근과 레저용으로 활용범위를 넓혔다. 다시 말해 새 카니발은 짐을 나르는 용도와 함께 사람을 실어나르는 데도 부족함이 없도록 승용차 감각을 강조한 차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암레스트 재질을 PVC에서 시트와 같은 직물로 바꾸었고, 바닥에 매트도 깔고, 연료주입구 잠금장치도 달고, 여기 저기에 간단한 탈부착식 재떨이와 조명등, 동전함을 추가했으며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어 간이 테이블로 쓸 수 있게 했다.​​​  ​내가 오늘 타본 차는 2천 902cc 디젤 엔진을 얹은 고급형(파크) 모델이다. `자, 출발할까요.` 김회장한테 말을 건네고 시동을 걸었다. 디젤차 특유의 `괄괄`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아이들링을 하고 있으려니까 역시 휘발유 엔진보다는 시끄럽다. 이 차는 1, 2열 시트 중간에 조그마한 보조석을 한 개씩 만들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했다. 전체적으로는 9인승 같은 모양이다.​​​​​​승용감각의 실내는 고급스럽고 편해 달릴수록 조용하고 힘찬 성능 과시 운전석에 앉으니 마치 어떤 호화로운 대형 승용차에 앉아 있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실내가 고급스럽다. 세련된 라운딩형의 계기판에는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반월 모양으로 크게 자리해 너무나도 보기가 쉽다. 변속기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달려 있어서 오른손 놀림도 자연스럽고 대시보드가 고급 승용차에서 볼 수 있는 장미목 무늬로 감싸여 기분도 좋다. 이밖에 스티어링 휠도 가죽으로 덮여 있는데, 디자인이 고급 승용차형 그대로다.​ ​​김회장은 차 안에 들어앉자마자 실내의 좌석부터 도어트림까지 꼼꼼히 살펴보더니, “으와, 봉고 시절과는 다르게 정말로 눈부시게 발전했구먼” 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차의 2열 시트는 180° 회전해 3열 시트와 마주보고 앉을 수 있다. 회의 때나 가족끼리 여행할 때 실내 분위기를 화목하게 해 줄 것이다. 한편 업무적인 목적에도 신경써 2, 3열 시트 모두를 운전석 뒤까지 밀어놓을 수 있는 센터 슬라이딩 레일을 갖추었다. 이 덕분에 간단하게 뒷문을 열고 깊이 1.2m까지 큰 짐을 실을 공간이 있다.​ ​​​​  자, 실내장치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본격적인 시승소감을 털어놓자. 먼저 우리는 자유로를 통해 임진각까지 가보기로 했다. 카니발은 국내 디젤차 중에서 가장 조용한 엔진이라고 하지만 역시 그냥 서 있을 때의 소음은 컸다. 타이밍 기어 대신에 벨트를 썼다는데 큰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엔진블록 아래에 밸런스 샤프트를 달아 중고속으로 달릴 때는 소음이 정말로 크게 줄어들고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큰 특징이라 하겠다. 정지하고 있을 때 `괄괄`하던 소음은 차가 출발하면서 없어지고 시속 50km 이상으로 올라설 무렵이면 너무나도 가볍게 달린다. 달릴수록 휘발유 엔진처럼 조용해지면서 힘은 더욱 강해진다. 하기야 휘발유 엔진을 얹은 카니발은 2천497cc에다 최대토크가 22.5kg·m/4천rpm이지만, 디젤 엔진은 토크가 31.5kg·m/2천rpm으로 50%나 더 강하단 말이다. 운전석도 제법 높아서 달릴 때 다른 차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좋다.​​​최고시속 170km로 안정되게 달리고 네바퀴 ABS로 브레이크 성능 높여 속도를 더 내 보았다. 시승날 자유로는 비교적 한산해서 끝까지 가속판을 밟을 기회가 많았다. 내가 알기로 스타렉스 RV는 최고시속이 135km밖에 안되는데, 카니발은 170km까지 나왔다. 좀더 긴 직선도로가 있으면 175km까지도 나올 것 같다. 그럼에도 땅에 달라붙는 접지력과 직진성이 아주 우수해 하등의 불안감이 없다. 특히 방음장치가 아주 잘 되어 고속으로 달릴 때는 고급 승용차를 끄는 기분 그대로다.​기분좋게 달리면서 밖을 내다보는 여유가 생겼다. 눈 앞에는 넓게 북으로 뻗은 자유로…! “이대로 북으로 자유로이 갈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겠어요.” 김회장은 혼자 푸념한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도 자유로의 주변풍경이 아름다운가 말이다. 이 차는 또한 컴퓨터가 변속시점을 자동조절해 적절한 시기에 조용하게 변속하면서도 수동기어 수준의 힘찬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그리고 도로, 지형에 따라 3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코노` 모드는 보통 때 일반도로에서 쓰고 `파워`는 오르막이나 거친 도로 또는 파워풀한 고속주행을 원할 때, `홀드`는 눈길이나 빗길 같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출발할 때나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 쓰게 되어 있다. 특히 마지막의 홀드 모드는 초보운전자에게 크나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카니발은 전체적인 스타일 설계도 아주 뛰어나다. 공기저항계수가 승용차 수준 이상의 0.32나 된다고 하니 놀랍기 짝이 없다. 그래서 고속으로 달릴 때 엔진소리나 차 바퀴가 땅을 긁은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 것이란 말인가. 승차감도 우수하다. 거친 길을 갈 때도, 급커브를 고속으로 돌 때도 중심이 잘 잡혀 있으며 진동이 적다. 이것도 역시 고급 승용차에만 다는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앞 서스펜션을 썼기 때문이다. 뒷바퀴에는 차의 하중을 적절하게 분산시키면서 노면충격을 잘 흡수하는 5링크 코일 서스펜션을 달았다. 게다가 앞, 뒤 바퀴에는 고강성 스테빌라이저를 달아 급커브와 험로 주행 때의 기울림,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최대한 수평으로 잡게 했고 개스식 쇼크 업소버로 안정감을 높여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었다.​​​ 차는 잘 달림과 동시에 잘 멈추기도 해야 한다. 카니발은 앞바퀴에 방열효과가 좋고 밀리지 않는 V디스크 브레이크, 뒷바퀴에 대형 드럼 브레이크를 달았고 네바퀴 ABS로 미끄러운 비와 눈길 운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브레크 시스팀의 조화는 직접 발로 밟아 보지 않고는 실감이 나지 않는 법이다. 이 차는 호흡하듯이 발의 압력과 브레이크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의 압력과 차가 멎는 감각이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다.​신나게 달리다 보니 판문점에 다 왔다. 지난번에 소들이 북쪽으로 넘어간 다리는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개방되지 않아 김회장하고 그 앞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왔다. 소는 넘어가도 사람은 건널 수 없는 다리. `이 다리를 자유롭게 건널 날이 언제나 올까`생각하면서 등을 돌렸다. 새로운 자동차 생활의 문을 여는 이 승용차와 업무 겸용 미니밴은 IMF시대에만 유행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시민생활을 위해 좀더 광범위하게 보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카니발을 사랑한다.​      
마세라티 이태리 음악의 성찬 2018-04-06
MASERATI 2018 GRANCABRIO SPORT이태리 음악의 성찬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가 부분변경을 거쳤다. 자연흡기 V8 4.7L 엔진의 환상적인 즉흥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뜻이다. 럭셔리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일반인이 다가가기 어려울 만큼 값이 비쌀수록, 수요가 한정적일수록 더욱 그렇다. 마세라티 그란쿠페와 그란카브리오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시간에 무심한 듯 은근한 변화로 내실을 다져왔다. 그런 의미에서 화장을 고친 2018년형은 마세라티 그랜드 투어러의 마지막 완성형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마세라티가 고집해야 할 유산은 지키고 응당 따라야 할 부분만 다듬었기 때문이다. 전체 외관은 알피에리 컨셉트카와 분위기를 맞춰 진화했다. 뒤를 이어 등장할 후속모델과 디자인 흐름이 이어지도록 중간 과정을 만든 셈이다. 특징적인 변화는 마세라티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모서리마다 예리한 각을 넣어 날렵하고 단정한 맛을 더했다. 삼지창 엠블럼을 묘사했다는 프론트 스플리터와 범퍼의 형상도 브랜드 헤리티지에 부합한다.  삼지창 엠블럼을 묘사했다는 프론트 스플리터와 범퍼 디자인 아울러 공기저항계수는 0.32로 낮아졌다. 실내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변화의 중심에 섰다. 더욱 넓어진 8.4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또한 변속레버 근처에 다이얼식 컨트롤러를 달아 조작성도 높였다. 송풍구 가운데 자리잡은 아날로그 시계는 외곽을 둥글리고 시계 다이얼을 하나 더 추가하며 소소한 변화를 추구했다. 내장재는 질 좋은 가죽을 덮고 박음질을 더해 최신 유행에 편승했다. 예전부터 보아온 익숙한 인테리어에 신선함이 묻어나오는 이유다.  고급스러운 아날로그 시계8.4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진작에 탑재되었어야 할 장비다 매력의 8할, V8 4.7L 엔진변하지 않은 매력도 있다. 바로 엔진이다. 이전과 같은 페라리 출신 V8 4.7L(F136)는 마세라티의 마지막 자연흡기다. 대중적인 마세라티에 장착되는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개량형 V6 트윈터보와 달리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 공장에서 장인이 직접 만든 오리지널이다. 배기량은 4.2~4.7L 사이이며 페라리 F430, 458 시리즈, 알파 로메오 8C와 공유해왔다. 1L당 출력이 100마력에 가깝지만 실린더 휴지 기능이나 ISG(Idle Stop and Go) 같은 최신 유행에는 둔감하다. 다만 회전을 높일수록 마세라티 고유의 오케스트라를 더 풍부하게 연주할 뿐이다. 웨트섬프 방식이어서 엔진의 장착 높이를 더 낮추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환상적인 연주의 비결인 크랭크샤프트 설계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니 수긍이 간다. 지붕을 젖히고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이태리 음악의 성찬을 가장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 오랜만에 느껴본 고성능 자연흡기는 터보 엔진이 범람하는 요즘 세상에서 잊고 있던 감성을 자극한다. 엔진회전수에 따라 자연스레 상승하는 출력과 두터운 타이어를 무시할 만큼의 민감한 꼬리의 반응은 잊고 있던 첫사랑의 재회와도 같다. 460마력에 달하는 위압적인 힘이 우아하게 전해지는 이유도 첫사랑의 환상일까? 큼지막한 시프트패들과 각도를 치켜세운 스티어링 휠이 어디 한번 달려보라 운전자를 자극하지만 느긋한 반응의 ZF 6단 자동변속기는 이 차가 그랜드 투어러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마세라티의 자연흡기 V8 엔진은 아마도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다부분변경에서는 스티칭을 더해 질감을 높였다 그랜드 투어러로 즐기는 고성능 감성시내에 들어서자 그란카브리오에 내리 꽂히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시끄럽고 자극적인 차라 바라볼 법도 하건만,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의 교과서적인 비율과 우아한 볼륨감이 모두를 미소짓게 만든다. 차가 아니라 아트라고 치켜세우는 행인의 혼잣말도 창문 너머로 나지막이 들려온다. 버건디 소프트톱을 적시는 빗방울은 평소와 다름없지만, 첫 사랑의 여운과 이탈리아 감성에 물든 기자의 마음은 오늘따라 여운이 남는다. 자동차를 옭아매는 다양한 환경규제는 내연기관의 발전 속도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최근 1년 간의 발전 내용이 과거 5년치에 맞먹을 만큼이다. 다운사이징 터보가 당연한 요즘 세상에서 그란쿠페/그란카브리오의 자연흡기 V8 엔진은 아마도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다. 가장 완성도 높은 그랜드 투어러의 환상적인 즉흥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뜻이다.  흰색 보디를 덮은 버건디 컨버터블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차가 있을까?  글  이인주 기자 사진  이병주  
[롱텀 시승기 2회] 다사한 겨울나기 ,BMW 530i 2018-04-06
다사(多事)한 겨울나기BMW 530i   새차로 첫 겨울을 맞이했다. 겨울용 타이어와 함께 하면 후륜구동차도 안전하다. 한파와 폭설이 내리는 도로 위에서도 나의 530i는 큰 문제없이 든든한 발이 되어주었다. 다만 지난달은 차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긴 다사(多事)한 겨울이었다. 청명한 하늘과 단풍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가을이 가고 추위와 눈의 계절인 겨울을 보냈다. 전륜구동을 탈 때는 겨울이 오건 말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후륜구동을 타기 시작하면서 나름의 겨울나기 준비를 하게 됐다. 12월이 되면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굴러준 여름용 타이어는 동면에 들게 하고, 겨울 주행에 특화된 겨울용 타이어의 잠을 깨운다. 겨울에는 겨울용 타이어후륜구동은 전륜구동과 사륜구동보다 눈길 주행성능이 취약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구동륜에 실리는 하중이 비교적 낮아 구동하는 타이어 접지면에 작용하는 수직력이 작아 최대 정지 마찰력이 작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조향륜과 구동륜이 독립되어 있어 마찰력이 낮은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과도하게 밟은 경우 스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마찰계수가 충분히 높은, 맑고 온화한 날에는 장점으로 작용하던 요소들이 마찰계수가 낮은 날에는 단점으로 바뀐다. 더구나 수입차들은 여름용 타이어를 출고용으로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여름용 타이어는 날씨가 추워지면 타이어 컴파운드가 딱딱해지는데 트레드 패턴과 깊이마저 겨울철 노면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눈이 내리면 주행이 불가능해지기 쉽다. 이러한 문제는 겨울용 타이어로 바꾸면 간단하게 해결되므로 가급적 안전을 위해서 겨울에는 겨울용 타이어로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전에 타던 528i(F10)와 현재 타는 530i(G30)는 순정 타이어 사이즈가 똑같다. 그래서 이전 차에 쓰던 겨울용 타이어를 그대로 쓸까 고민했다. 하지만 사용한 지 3년차부터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해 5년차에는 제 역할을 못할 수준이 되었다. 차를 새로 바꾼 마당에 타이어마저 같은 회사 제품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 다른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했다. 겨울용 타이어와 함께라면 후륜구동이라도 평온하다. 평범한 노면에서 안전할 뿐더러 눈이 내려도 잘 가고, 잘 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잘 선다는 것이다. 물론 온화한 날씨 속 여름용 타이어 성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새로 구입한 알파인 계열 겨울용 타이어의 트레드 구성. 부드러움에서 느껴지는 다른 감각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니 이전 차와 차이점도 크게 느껴진다. F10 528i의 경우 기본 서스펜션이 굉장히 부드러웠다. 출고 타이어인 여름용 런플랫을 장착한 경우 특유의 단단한 승차감을 어느 정도 보여주지만 겨울용 일반 타이어는 승차감이 부드러워 불안할 정도다. 나중에 서스펜션을 순정 M스포츠 패키지용으로 교환하니 이러한 문제는 사라졌다. 반면 현재의 G30 530i는 M스포츠 서스펜션이 달리지 않았음에도 겨울용 일반 타이어에서 불안하지 않다. 딱 기분 좋은 수준의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가끔은 조금 더 단단했으면 하는 생각에 M스포츠 서스펜션을 바라게 되지만 서스펜션을 교환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는다. 이 차의 성격으로 미루어 보아 대부분의 소비자는 일반 서스펜션의 승차감을 선호할 듯하다. 이전 차와 현재 차, 겨울용 타이어와 함께라면 후륜구동 자동차의 겨울나기는 큰 무리가 없다. 다사(多事)한 겨울, 외장 수난시대자주 가는 건물의 지하주차장은 비교적 신축임에도 천장에서 종종 시멘트 물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전 차 또한 같은 주차장에서 시멘트 물에 시달렸다.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차의 전면부에 폭격을 당한 적은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수난에 당황했다.  시멘트 물을 이렇게 광범위(?)하게 맞아보긴 처음이다. 사진은 시멘트 물을 맞은 모습(위)과 제거 후 모습(아래). 시멘트 물은 오래 방치하면 도장에 큰 손상을 주기에 가급적 빨리 닦아야 한다. 시멘트 물은 알칼리성이다. 따라서 식초나 묽은 염산과 같은 약산성 물질로 닦아낼 수 있지만 이번에는 범위가 너무 넓어 전문 업체에 맡겼다. 다행히도 라디에이터 그릴에 남은 약간의 얼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흔적은 말끔히 사라졌다.작업을 마치고 보닛을 살펴보니 그간 주행하며 생긴 스톤칩들이 보였다. 이전 차의 경우 도장품질이 좋아 스톤칩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G30은 도장면이 약한지 스톤칩이 너무 쉽게 생긴다. 보닛만 봤을 때는 5년 탔던 이전 5시리즈와 불과 몇 달 안 된 신차의 스톤칩 개수가 거의 비슷하다. 게다가 G30은 보닛이 그릴 위쪽까지 덮고 있어 구조적으로 취약한 형상이다. 필자는 더 많은 스톤칩이 생길 것을 우려해 겸사겸사 보닛까지 PPF 시공을 맡기기로 했다. 필름을 두르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시멘트 물 덕분에 겸사겸사 보닛 광택을 냈다.스톤칩이 너무 잘 생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출고 직후 생활보호 PPF 시공을 받을 때 보닛도 받을 걸 그랬다. 시공 직후라 필름의 점착면이 건조되기 전이지만 생각보다 티도 덜 나고 만족스럽다. 글, 사진  김준석   
[2000년기사] 닛산 피가로 2018-04-05
닛산 피가로가을과 어울리는 고풍스런 스타일​자동차라는 것도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에, 풍경과 어울리는 차는 밖에서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차 안에 앉아서도 실내공간이 액자처럼 창 밖의 가을 풍경을 보듬고 그것이 `그림`같은 조화를 이룬다면 이 가을에 더더욱 푹 빠지고 말 것이다. 역시 가을은 클래식한 분위기의 차가 어울리는 계절이 아닐까.​※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글쎄, 10년 된 차를 나이만 가지고 생각한다면 클래시컬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디 국산차가 그런 차가 있었나. 하지만 10년 전 거품경제로 마냥 잘 나가던 풍요로운 일본은 상상도 못할 독특한 차들을 쏟아냈었다. 그 중의 하나가 역사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기묘한 스타일을 가진 현대적인 클래식카 `피가로(Figaro)`다.​기본이 좋은 마치를 베이스로 만들어 닛산이 선보인 여러 복고모델 중 하나 피가로라는 차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거품경제로 인한 일본의 넉넉한 소비풍조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차의 뼈대가 된 마치(March)라는 차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마치는 닛산의 막내 모델로 수명이 상당히 긴 편이어서, 피가로의 베이스가 된 이전 세대의 마치는 1983년에 데뷔했다. 각진 모양의 단순한 모습으로 데뷔했던 마치는 제법 튼튼하고 실용적이며 내구성도 우수한 편이어서 닛산의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팔렸지만 거품경제가 한참이던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는 모델의 생명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이즈음 닛산은 1987년 도쿄 모터쇼에 마치를 베이스로 만든 첫 스페셜 모델인 Be-1을 선보였다. 영국산 미니를 연상케 하는 스타일을 가진 Be-1은 애당초 컨셉트카로 그칠 차였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고 완성도도 높았기 때문에 닛산은 서둘러 라인을 재정비해 1만 대 한정생산에 들어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가능성이 엿보이자 닛산은 마치를 스페셜 모델의 뼈대로 삼기로 결정했다. 개발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 기본이 잘 되어있는 차라서 변형모델을 만들기에 편리했기 때문이다. 물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닛산에게는 매력적인 점이었다.​이어서 `복고`를 소재로 한 닛산의 레트로 모델들이 차례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Be-1 성공의 뒤를 이은 것은 파격적으로 화물차인 에스카르고였다. 도쿄 모터쇼에서 Be-1과 나란히 자리했던 에스카르고 역시 마치를 베이스로 한 차로, 한정판이 아닌 양산모델로 만들어졌다. 시트로엥 2CV를 연상케 하는 반원형의 단순한 디자인을 평론가들은 `제도판에서 튀어나온 괴상한 차`라고도 했지만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89년 도쿄 모터쇼에는 60년대 프랑스의 베스트셀러였던 르노4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미니 왜건 파오를 선보였고, 91년에는 드디어 60년대 이태리 차를 연상시키는 피가로를 내놓았다. 이 모든 스페셜 모델들이 모두 마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마치는 경차와 소형차 사이에 자리한, 1ℓ 엔진을 얹은 `리터카` 급의 차다. 일본의 자동차 평론가들은 경차는 법규 때문에 억지로 만든 차라서 실제로 자동차다운 차는 리터카부터라고 얘기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안정적인 달리기를 하려면 적당한 서스펜션 구성이나 휠베이스와 트레드 비율을 갖추어야 하는데 리터카 수준의 크기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개념을 밑바탕으로 생각해 본다면 피가로라는 차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차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신기한 차다. 정통 클래식카도 아니고, 그렇다고 옛날 옛적의 `그 차`를 그대로 옮겨놓은 레플리카도 아니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디자인을 사용해 현대적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그렇다고 최신 유행처럼 선을 강조한 스타일도 아니다.​지독하게 복고적인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한 것이, 베이식카 마치의 단순한 뼈대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나 할까. 복잡한 전자장비들을 사용하지 않은 마치의 뼈대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겉은 클래식카라는 느낌이 들면서도 안에 숨겨놓은 현대적인 구성을 엿볼 수 있다.​​마치의 단순함이 복고 분위기에 한몫 실용적인 면보다 멋스러움을 강조해 보디는 `라피스 그레이(Lapis grey)`라는 이름의 파란빛이 감도는 은은한 회색이다. 피가로는 몇 가지 다른 색들을 갖고 있지만 모두 차분한 분위기를 지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뭉툭한 앞쪽에서 부드럽게 가라앉은 뒤쪽까지 가늘게 뻗어나간 크롬 라인의 은은함으로 차의 실루엣을 강조하고 있다. 헤드램프를 둘러싸고 있는 크롬장식은 광대를 연상케 하는 모양이다. 아래쪽으로는 넓게 열린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합세해 약간은 멍한 인상을 풍긴다. 보네트는 앞쪽으로 들어 여는 타입으로 요즘은 보기 힘든 모양이다. 둥근 보디를 따라 넓게 퍼진 보네트를 들어올리면 `터보`라고 쓰여진 빨간색 실린더 헤드가 눈에 띄고, 복잡한 각종 배선들이 엔진 주변을 휘감고 있다.​​​​옆에서 보는 피가로는 단순한 모양이다. 특징 없는 곡선에 넓게 자리잡은 도어, 그리고 커 보이는 차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타이어와 휠은 둔한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웨이스트 라인 위쪽으로는 아이보리색의 톱이 얹혀 있는데, 컨버터블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하고 캔버스톱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하게 지붕과 뒷유리만 접히게 되어 있다. 수동식임에도 제법 정확히 잘 들어맞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뒤쪽으로 돌아가 보면 원형 브레이크등과 방향지시등이 위 아래로 자리잡고 있다. 방향지시등을 바깥쪽으로 완전히 빼지 않고 적당히 안쪽으로 밀어넣은 것에서 실용적인 면보다 멋을 살리는데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범퍼 역시 차를 보호하기 위한 것보다는 차의 선과 멋을 살리기 위해 장식품같이 달아 놓았다.​​​​자세히 살펴보면 외관을 살리면서 적당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요모조모 궁리를 많이 한 흔적이 많다. 얼핏 트렁크처럼 생긴 것은 열어보면 깊이가 얕다. 알고 보니 캔버스톱을 접어넣는 공간이었다. 지붕을 씌워놓은 상태라면 트렁크 대용으로도 쓸 수 있겠지만, 넣을 수 있는 짐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진짜 트렁크는 뒤 번호판이 있는 패널을 들어야 나타난다. 캔버스톱 수납공간 아래에 있어 크기도 작고, 스페어타이어와 공구들이 자리잡고 있어 트렁크가 마치 동굴처럼 느껴진다.​​​​​​실내공간은 포근한 느낌이다. 원과 타원, 반경이 큰 곡선이 적당히 버무려진 단순한 구성이고, 상아빛으로 장식된 실내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장식들 때문에 심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지름이 큰 스티어링 휠 뒤로는 옛날 사발시계처럼 생긴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계기의 글꼴도 멋을 부린 고전적인 모양이다. 역사책 속에서 나올 만한 스타일의 차에 파워 윈도와 CD 플레이어는 조금 어색해 보인다. 다른 스위치들과 마찬가지로 크롬으로 통일시킨 조개껍질 모양의 스위치가 그나마 어색함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2+2의 실내구성이지만 뒷좌석은 어린이가 앉기에도 비좁은 느낌이다. 안전벨트까지 갖춰놓았지만 여행용 가방을 고정시키는 정도가 고작일 것 같다. 시트는 낮게 꾸민 레이아웃에 맞게 앉는 위치가 낮고, 모양도 세로줄을 넣어 옛날 차처럼 꾸며놓았다. 얼핏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앉으면 포근한 느낌을 준다.​​​​운전 편하고, 승차감은 가벼운 맛 일본의 한정모델 접하는 기쁨 커 시동은 바로 걸린다. 머플러를 독특하게 설계한 탓인지 옛날 차를 연상케 하는 `통통통` 소리가 이어지고, 가속을 하면 회전수가 점점 빨라지면서 `바라랑` 하는 더욱 고풍스러운 소리를 낸다. 987cc 4기통 엔진에 터보를 달아 76마력의 힘을 내지만 3단 자동변속기가 물려있어 힘이 넉넉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터보래그가 느껴지지만 출력에서의 큰 차이는 없다. 그저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느낌만 조금 약하냐, 강하냐 뿐이다. 부드러운 달리기를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10년 된 저배기량 차에 3단 자동변속기로 무리하게 달리는 것은 이 차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의미 없는 일이라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렸다. 편평비 70의 12인치 타이어에서 스포츠카같은 접지력을 기대할 일은 아니다. 세워 놓은 차를 밑바닥에서 올려다보면 가느다란 서스펜션 암이 앙상해 보인다. 서스펜션도 스포티하게 달리지 말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막상 차를 타고 있으면 편안하다.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부담스러운 것은 없다. 키가 큰 마치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무게중심을 낮춘 피가로는 여성용 패션카라는 컨셉트에 맞게 급하지도, 그렇다고 둔하지도 않게 움직여 준다. 운전도 편하고, 통통 튀기는 승차감이 세련미보다는 가벼운 맛을 준다. 그래도 이 차의 기초가 된 마치는 일본에서는 레이스 입문자용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말이다.고속에서는 적당히 무게가 실리고, 스티어링 휠도 파워지만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차피 빠른 속도로 달릴 차가 아니기 때문에 도어 위로 뻗어나온 아이보리색 백미러가 만들어내는 바람소리를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 높은 웨이스트 라인에 맞게 대시보드가 높게 자리해 있어 차 안에 파묻히는 느낌도 여유롭다. 겉보기와는 다른 고급스러운 차를 타고 있는 느낌을 준다. 무게중심이 낮고 묵직하지만 액셀 페달을 조금 세게 밟아주면 꾸준히 속도가 올라가는 것이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적당히 가벼운 차는 적당히 들뜬 기분을 만들어준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오드리 햅번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랄까. 그레고리 펙이 베스파 스쿠터에 공주님을 모시고 로마 시내를 유람다닐 때 같은 기분. 생긴 것도 귀엽고 움직임도 귀여운 차는 귀여운 사람이 몰아야 어울릴 것 같다. 나이보다 겉늙어 보이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거저 줘도 차에게 미안해 몰고 다니기 힘들겠다. 수수한 듯하면서도 귀엽고 조금은 세련된 멋을 풍기는 전지현 같은 사람에게 한 번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처음 닛산이 피가로를 한정판매를 한다고 8천 대의 주문을 받았을 때 21만 명이 신청을 했다고 한다. 다음 6천 대에는 13만 명이 신청을 해 추가로 6천 대를 더 생산했다고 한다. 1년 동안 2만 대만 만들었으니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이 차를 샀다는 것만으로도 피가로의 오너들은 뿌듯했을 것이다. 한정생산되어 일본에서도 찾기 힘든 차를 국내에서 접하게 되었으니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생각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그때의 기술이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낼 수는 없는 법. 뭔가 부족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닛산의 파이크 카들이 다들 그렇듯이 이 차는 분위기를 즐기는 차고 분위기 자체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내 생전 이런 신기한 분위기의 차는 다시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테슬라 모델 S P100D 시승기 2018-04-05
TESLA MODEL S P100DFollow Me If You Dare 처음이었다. 운전하면서 멀미가 날 것 같다고 느낀 건.  테슬라 모델S(90D)를 타 본 이들은 공통적으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하나같이 예외 없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 언어가 개개인의 다양한 표현을 담기에는 그 그릇이 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시승을 마치고 나니 기자 역시 똑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이지 모델S가 보여주는 초반 가속력은 롤러코스터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걸로도 부족했는지 최신 롤러코스터를 한 대 더 선보였다. 테슬라 코리아가 새로이 공개하며 모델S 라인업 중 최상위 트림을 차지하게 된 P100D가 바로 그 주인공. 그간 우리나라에선 팔지 않았던 100D에서 성능을 강화한 모델이다.  초고성능 맞춤 수트 입다외관에서 딱히 두드러진 변화는 보이지 않지만 군데군데 자그마한 변화가 눈에 띈다. P100D는 기존 모델S에는 없던 리어 스포일러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그냥 리어 스포일러가 아니다. 수퍼카에서 주로 쓰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제다. 차체 무게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동시에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을 더한다.  P100D에서 'P'는 performace를 뜻한다고속주행에서 차체 거동의 안정성을 돕는 리어스포일러. 탄소섬유로 만들어 경량화도 신경 썼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빠르고 격한 주행을 하게 될 P100D는 이에 맞추어 타이어도 갈아 끼웠다. 기존 90D가 신고 있던 콘티넨탈 콘티스포트콘택트 대신, 미쉐린 파일럿슈퍼스포트를 짝지었다. 콘티스포트콘택트 역시 모자란 스펙은 아니지만 노면 접지 성능이 보다 우수한 파일럿수퍼스포트를 끼움으로써 다양한 노면 상황에서의 안전 주행을 보장한다.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내뿜는 P100D는 슬립 제어가 핵심이다. P100D에는 기본으로 네 바퀴를 굴리면서 파일럿수퍼스포트 타이어로 접지력 자체도 높였다.미쉐린에 따르면 파일럿수퍼스포트에는 아라미드 섬유의 일종인 트와론 벨트가 들어간다. 이는 초고속 주행에서 원심력으로 인해 타이어 접지면 한가운데가 부풀어 오르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언제나 접지면을 최대한 유지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는 뜻이다. 참고로 파일럿수퍼스포트는 포르쉐와 페라리 주요 모델에 순정으로 달리는 타이어다.  퍼포먼스를 위해 접지력 좋은 미쉐린 타이어를 넣었다 수퍼 롤러코스터, P100DP100D에는 주행 모드가 하나 더 추가된다. 배터리 출력을 최대로 뽑아내는 루디크러스 모드 외에 루디크러스 플러스(Ludicrous Plus) 모드를 얹은 것. 일반 루디크러스 모드는 단어 뜻 그대로 ‘터무니없는’ 가속 성능을 보이며 0→시속 100km 가속이 불과 2.7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시간이 무려 2.28초로 줄어든다. 기존 모델S와 비교했을 때 2초 이상 줄어든 것이다(90D 4.4초. 100D 4.3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내연기관차인 부가티 시론의 2.3초보다도 0.02초 빠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는 차이이긴 하지만, 수많은 내연기관차가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차근차근 줄여온 가속 시간을 불과 십수 년 역사의 테슬라가 따라잡은 셈이다.  P100D에 새로 추가된 루디크러스 주행 모드. 이걸로도 성이 안 찬다면 추가 예열을 통해 더욱 출력을 높일 수 있다 기자가 P100D를 시승한 날은 기온이 영상 10도 남짓. 제원표에 쓰인 숫자 2.7초를 체험하기에 완벽한 조건은 아니었다. 날씨를 바꿀 재간은 없으니 최대한 더 나은 조건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를 가동, 배터리 예열을 시작했다. 큼지막한 디스플레이에서는  예열 시간을 1분이라 말하고 있었지만, 추운 날씨를 고려해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며 급가속 체험 장소를 찾았다. 배터리 예열을 마칠 즈음, 마침 한적한 도로를 발견했다. 남은 일은 가속 페달을 지르밟는 것뿐이었다.그 기분 알는지 모르겠다. 롤러코스터가 레일 꼭대기에서 잠시 멈췄다가 급강하할 때 느껴지는 기분 말이다. 일찍이 90D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P100D의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이었다. 계기판의 숫자를 확인할 새도 없이 멍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 이 기분 나쁜 메슥거림은 대체 어디서 온 거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는 트랜스미션의 변속 타이밍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급가속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감당할 여지를 준다. 반면 순수 전기차 P100D는 사정이 다르다.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 90kg·m를 뿜어낸다. 90D의 67.1kg·m를 크게 앞서는 막대한 토크가 변속도 없이 몸을 밀어붙인다. 미처 준비가 안 된 엄청난 가속력을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 듯하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 이번엔 굽이진 도로를 달렸다. 다른 모델S 식구들과 마찬가지로 P100D 역시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있어 이상적인 무게중심을 구현한다. 급한 코너링 구간에서도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롤러코스터 같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P100D가 수퍼 롤러코스터인 이유다.P100D는 짜릿함을 넘어, 생경한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아직은 기자 역시 내연기관 자동차의 움직임에 익숙한 탓일 게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미래를 보여주려는 엘론 머스크에겐 다소 미안한 말이지만, P100D는 조금 일찍 찾아온 미래였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이병주
플래그십 세단 특집 - 下 2018-04-04
최고를 향한 다섯 가지 방법5WAYS OF FLAG SHIP국내 플래그십 세단 시장이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 2015년 1만180대 판매고를 올린 벤츠 S클래스의 약진으로 수입차 판매가 국산차를 압도했지만, 이듬해 제네시스 EQ900이 2만3,275대를 팔아치워 전세를 역전시켰다. 지난해엔 국산 대형 세단 판매 1만4,395대, 수입 대형 세단 판매 1만2,143대로 양 진영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양상이다.  글  김민겸,윤지수,이인주 사진  최진호, 이병주  MERCEDES-BENZ S400 d 4MATIC L이미 도착한 미래S클래스는 언제나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2013년 등장한 현세대 S클래스(W222)는 완벽한 보디로 전통적 강자로서의 지위를 견고히 다졌으며, 작년 말 이뤄진 부분변경을 통해 추격자들과의 기술적 간격을 더욱 벌렸다. 변화의 핵심은 모듈 방식의 신형 엔진과 완성도를 높인 반자율주행 기술이다. 성능과 효율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이 모듈 엔진들은 기통당 배기량을 500cc 내외로 맞추고 실린더 간격을 90mm로 통일하여 생산성을 높였다. 아울러 실제 도로주행 상황에 가까운 새로운 연비측정 방식(WLTP)과 유로6 RDE(Real Driving Emission)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더했다. 큰 화제를 모았던 직렬 6기통 가솔린(M256)의 경우 엔진에 직접 부하를 걸어 작동하던 장비를 48볼트 전장 시스템(전동 터보, 통합 스타터 알터네이터, 전동 워터펌프, 에어컨 컴프레서, 1kw/h 리튬 배터리 등)으로 구동한다. 그 결과 기존 V8 엔진을 대체할 만큼의 강한 출력을 내면서도 이전 V6(M276)보다 연료소모량이 15% 줄었다.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디젤 세단 디젤 엔진의 변화도 폭넓다.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디젤 세단인 S400 d 4매틱 L은 최고출력 340마력에 최대토크 71.4kg·m를 내뿜는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OM656)를 탑재했다. 디젤 엔진으로는 이례적으로 알루미늄 블록에 주철 피스톤을 사용한 것이 특징. 알루미늄의 열간 팽창이 더 큰 점을 이용하여 피스톤 마찰을 40~50% 낮추는 한편, 피스톤 보울(피스톤 윗면) 형상을 계단식으로 빚어 연소효율을 높이고 PM 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촉매가 작동 온도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를 엔진 근처로 옮겼다. 이외에도 나노슬라이드 엔진 코팅과 개선된 촉매코팅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더한 덕분에 이전 V6 디젤(OM642)보다 출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연료소비는 최대 6% 감소했다. 20년 만에 등장한 직렬 6기통의 감성품질은 기대이상이다최고출력 340마력의 OM656 엔진은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승용 디젤이다실제 주행에서의 경험은 더욱 놀랍다. 시종일관 부드럽고 매끄럽게 상승하는 엔진회전은 잘 만든 가솔린 엔진이라 생각될 만큼 인상적이다. 기대했던 직렬 6기통 특유의 회전질감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출력이 상승함에 따라 발생하는 디젤 특유의 진동도 찾아볼 수 없다. 사실 디젤 엔진은 고속영역에 이를수록 눈에 띄게 가속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 하지만 S400 d는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숨고르기 한번 없이 꾸준하게 가속을 이어간다. 또한 터보지연현상 없이 즉각적으로 출력을 쏟아내며 2.3톤에 달하는 차체를 단숨에 몰아붙인다. 이는 아이들링 수준인 1,200rpm부터 3,200rpm까지 발휘되는 강력한 최대토크가 저회전 영역에서의 가속을, 그 이후부터는 엔진출력이 도맡아 차체를 이끌기 때문이다. 실제 주행에서 살펴본 연비는 공인연비와 비슷한 12~13km/L 내외로 2.3톤에 이르는 무게가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이다. 이와 맞물린 9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좋다. 평상시에는 부지런한 변속으로 엔진회전수를 낮게 유지해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지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가속하는 상황에서는 변속시점을 알기 어려울 만큼 부드럽게 기어를 바꾼다. 포용력이 넘치고 탄탄하게 떠받드는 벤츠 특유의 에어서스펜션도 일품이다.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면 도로에서 격리된 듯 잔진동을 철저히 거르지만 ‘붕’ 떠가는 불안감은 느끼기 힘들다. 또한 시속 200km 이상에서는 높은 쾌적감을 유지한 채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하체를 조이고 조종성능을 높인다. 경쟁모델은 2013년 등장한 W222의 실내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아직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에너자이징 컴포트로 새롭게 정의한 이동의 개념 부분변경 S클래스는 오랜 전통을 깨고 스티어링 칼럼에 위치한 크루즈 컨트롤러를 스티어링 패드로 옮겼다. 조작성을 개선하고 이전보다 늘어난 기능을 담기 위해서다. 또한 반자율주행 기술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을 붙여 이전보다 똑똑해진 시스템이라 자랑한다. 간선도로에서 살펴본 조향 어시스트는 차선 가운데를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어지간한 코너도 스스로 돌아나갔다. 앞차를 따라 능숙하게 속도를 줄이고 가속하는 능력도 능청맞다. 다만 방향지시등을 넣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과 ‘ㄱ’자 자동주차, 지도정보를 이용해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앞선 기술을 갖췄지만 한국 도로사정과 법적인 문제로 인해 장롱 기술이 되고 말았다. 벤츠의 오랜 전통을 깨고 스티어링 패드로 자리를 옮긴 크루즈 컨트롤러 S클래스는 주간주행등이 세 줄이다운전자를 보조하는 안전대비책도 철저하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센서와 스테레오 카메라로 보행자를 인식해 스스로 제동하며, 충돌회피조향 어시스트는 회피기동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제빨리 돌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최근에는 반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며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벤츠는 이 점에 주목해 탑승자가 휴식하며 이동하는 개념을 새롭게 시도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인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은 탑승자의 취향에 따라 6가지 테마(신선함, 활력, 안락성, 따뜻함, 기쁨, 트레이닝)로 실내 분위기를 전환한다. 실내온도조절, 엠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히팅 시트와 히팅 패널(도어트림과 센터 암레스트가 따듯해진다), 마사지 등 다양한 기능이 설정된 테마에 맞춰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궁극의 편안함을 넘어 탑승자의 기분까지 어루만지려는 벤츠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장비다. 롱보디 사양의 시승차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에 있던 2열 시트 발받침이 없어지고 2열 등받이 각도를 조금 세운 점을 제외하면 시트 구성이 거의 동일하다. 즉 현존하는 세단 중에 가장 편안한 뒷좌석을 갖췄다. 아울러 코너 방향에 따라 부풀어 오르는 사이드 볼스터와 몸무게를 고르게 분산하는 설계가 과격한 주행에서도 안락하게 신체를 지지한다.  뒷좌석의 안락함도 현존하는 마이바흐 S클래스를 제외하면 세단 중에 최고다. 2열 시트 기능으로 인해 트렁크공간이 줄었다차를 만드는 회사마다 철학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목표로 100년 넘게 노력해왔으며, S클래스를 통해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왔다. 최상의 안락함, 뛰어난 주행성능, 반자율 주행기능을 넘어 이동에 대한 개념까지 새롭게 정의한 신형 S클래스. 최고급 세단의 기준이 메르세데스 벤츠와 S클래스에 의해 다시 한번 높아졌다.   글  이인주 기자  MASERATI QUATTROPORTE S Q4혈기 왕성 플래그십 보통 플래그십 세단을 타는 사람의 이미지는 어떨까? 큰 회사의 중역? 부유한 개인 사업자? 여러 이미지가 어지럽게 떠오르지만 그중에 활기찬 젊은 이미지는 거의 없다. 콰트로포르테는 이런 관념에 정면으로 맞서는 차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게 가장 큰 덕목인 대형 세단이 우렁차고 거칠다. 덕분에 이 차에 앉은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뼛속부터 뜨거운 활기콰트로포르테는 처음부터 그런 차였다. 1930~50년대 전세계 자동차 경주를 휩쓸던 마세라티가 1957년 돌연 레이싱계에서 은퇴한 후 내놓은 차가 바로 콰르토포르테(1963년)다. 이름 속 의미는 이탈리아어로 ‘문 4개’. 레이싱카 브랜드가 만든 4도어 고급 스포츠 세단이라는 뜻이 담겼다. 이후 6세대에 걸친 진화 속에서도 그 초심만큼은 굳건히 지켜왔다.뼛속 깊은 고성능 아우라는 첫눈에 드러난다. 비율부터 남다르다. 다른 차가 실내공간에 대부분을 할애했다면, 콰트로포르테는 보닛이 많은 공간을 잡아먹었다. 광활한 보닛으로 그려낸 실루엣은 마치 대형 쿠페처럼 날렵하다. 비록 그만큼 실내공간은 살짝 옹색해졌지만 말이다.긴 보닛 아래는 페라리 감성으로 채웠다.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을 페라리가 크게 뜯어고친 V6 3.0L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잡았다. 8기통이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성능은 생김새만큼이나 강력하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로 3.0L 배기량으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범접한다.     스포츠카처럼 날카로운 분위기의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공기저항을 줄일 가변식 덮개가 달렸다 V6 3.0L 트윈터보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된다시동을 걸었다. 역시 마세라티는 마세라티다. 특유의 둥둥거리는 거친 소리와 함께 V6 엔진이 깨어난다. 시동이 걸린 후엔 rpm이 잦아들어 고급 세단으로 둔갑하지만,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다시 묵직한 저음이 깔리며 스포츠카로 돌아온다. 이때 페달을 밟으면 우렁차게 포효하니, 도심에서는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V6 소리가 아무리 뛰어난들 이전 V8에 비하면 어딘가 답답한 게 사실. 현 세대 콰트로포르테 S의 백미는 오히려 가속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거대한 보닛을 슬쩍 들추며 거침없이 나아간다. 제원상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이전보다 0.6초 줄어든 4.8초. 특히 ZF 8단 변속기가 기어를 바꿔 물 때마다 ‘펑펑’ 터지는 배기 사운드가 더해져 체감 성능은 더욱 빠르다.고회전으로 치닫는 배기 사운드를 감상하다보면 속도계 바늘은 어느새 200km/h를 돌파한다. 이 초고속 영역에서 콰트로포르테의 그랜드 투어러다운 면모가 엿보인다. 다른 플래그십 세단보다 탄탄하게 조여진 서스펜션과 묵직한 운전대가 대형 세단이라기보다는 고급 쿠페에 탄 듯 안정적이다. 전자제어댐퍼 스카이훅 시스템이 잔진동에 예민하게 굴지 않으면서도 도로 정보는 솔직하게 전달한다.고갯길에 들어서면 스포츠 세단 성격은 더욱 도드라진다. 길이 5,265mm 거대한 세단이 마치 중형 세단처럼 민첩하다. 여러 차례 고갯길을 오가며 파악한 비결은 앞뒤 5:5로 나뉜 무게 배분과 뒤로 밀린 운전석 위치. 코너를 돌아나갈 때 앞뒤 바퀴에 무게가 균일하게 실려 움직임이 매끄럽고, 긴 보닛이 뒤로 밀어낸 운전석은 앞뒤 바퀴 사이 정중앙에 자리잡아 거대한 차체 움직임을 명확히 알려준다. 뒤쪽으로 동력을 많이 보내는 Q4 4륜구동 시스템과 피렐리 P제로 타이어가 쫀쫀하게 노면을 붙드는 감각도 나무랄 데 없다. 물론 이때에도 고갯길엔 마세라티표 배기 사운드가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있다. 상석은 앞좌석혈기왕성한 성능은 그만큼 차분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솔직한 서스펜션은 운전자에겐 재미를, 동승자에겐 불쾌감을 주었고, 길쭉한 보닛은 뒷좌석 공간까지 파먹었다. 운전재미를 돋우던 화끈한 소리도 조용히 달릴 땐 방해만 될 뿐이다. 트렁크 공간은 보통 수준이다.실내는 나름대로 화려하다. 나무 무늬가 매력적인 장식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제작한 100% 실크 원단, 그리고 수제작된 가죽까지 최고급 세단답게 온갖 비싼 소재를 화려하게 둘렀다. 그런데 조금씩 어설픈 게 문제다. 몇몇 다른 FCA에서 가져온 싸구려 버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8.4인치 모니터 속 굴림체 글씨는 중국차만큼이나 성의 없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식 시트와 아무 버튼도 없는 팔걸이 등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뒷좌석 배려도 부족한 편이다. 역시 이 차의 상석은 운전재미를 즐길 앞자리인 모양이다.  호화 소재가 듬뿍 쓰였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실내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만든 100% 실크 원단과 수제작 가죽 등으로 화려하게 꾸몄다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특색이 뚜렷했다. 고성능 고급 세단이라는 55년 전 1세대 콘셉트를 따라 편안함보다 고성능에 집중한다. 모두가 독일제 대형 세단을 쫓기 바쁜 요즘 흐름 따윈 아랑곳없는 모습. 때문에 진부한 기색은 전혀 없다. 벤츠와 BMW를 조금 웃도는 가격표를 머리로는 이해 못해도 가슴으로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다.  뒷좌석은 크기에 비해 좁다. 편의사양도 부족한 편이다 변속기 옆 주행과 관련된 버튼들을 모아 놨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은 고급스럽지 않다   글  윤지수 기자 
플래그십 세단 특집 - 上 2018-04-04
최고를 향한 다섯 가지 방법5WAYS OF FLAG SHIP 플래그십 세단. ‘함대를 이끄는 군함’이라는 이름처럼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최고급 세단이다. 모두 최고를 지향하는 목표는 같지만, 그 방법은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 다섯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점이 담긴 기함을 한자리에 모았다.   글  김민겸,윤지수,이인주 사진  최진호, 이병주  PORSCHE PANAMERA 4플래그십 세단이냐고 물으신다면   파나메라가 과연 포르쉐의 플래그십 세단인가? ‘그렇다’라고 쉽게 대답할 수는 없다. 원래 지휘관이 타는 함정을 뜻하는 플래그십(기함)은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넓은 의미로 쓰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보통은 가장 비싸거나 혹은 기술을 집대성한 상징적인 존재를 뜻하기 마련.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는 태생적으로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의 상징 모델이 되기는 어렵다. 가격을 본다면 그나마 가능성은 높다. 파나메라의 기본가격이 911보다 비싸다. 하지만 최고가에서 거의 3억에 육박하는 911 터보 카브리올레에 미치지는 못한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스포츠카 이외 라인업에서 포르쉐의 플래그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랜드 투어러의 새로운 해석포르쉐 4도어 세단은 사실 의외로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다. 1980년대 989 프로젝트는 911의 외모에 FR 구동계와 4도어를 갖춘 새로운 개념의 그랜드 투어러였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이끌던 울리히 베츠가 회사를 떠나고, 928의 판매 부진까지 겹쳐 989 프로젝트는 빛을 보지 못했다. 90년대 초는 미국에서의 판매부진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 다행히도 1996년 복스터를 발표해 성공을 거두었고, 2003년 발표한 SUV 카이엔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둠으로써 911의 족쇄에서 벗어날 단초를 마련했다. 카이엔 성공 덕분에 4도어 설룬인 파나메라, 중형 SUV 마칸 등 야심찬 라인업 확장 전략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SUV들과 달리 파나메라는 고급 GT였던 928의 새로운 해석으로 볼 수도 있다.  디자인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보다는 911과 복스터 등 인기모델에서 모티브를 따오는 전략을 썼다. 가장 안전한 방법일 뿐 아니라 사실상 고객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했다. 2세대 파나메라는 718 복스터의 얼굴과 눈매, 911의 엉덩이를 4도어 보디에 담았다. 이제 어느 정도 눈에 익은 탓도 있지만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가 1세대에 비해 높아진 것도 사실. 앞뒤 램프에는 르망 머신 919의 4점식 램프가 새로운 포인트가 된다.  718 복스터를 생각나게 하는 헤드램프 디자인리어램프와 엉덩이는 911을 확대한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 간결함과 화려함을 균형 있게 담아냈다. 휠베이스와 전고가 조금씩 늘어난 덕분에 실내 거주성도 좋아졌다. 다만 뒷좌석 헤드룸은 여전히 여유가 없고, 이날 모인 차들 중에서는 가장 옹색했다. 그래도 이 차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세단이 아니라 럭셔리 GT 쿠페 성격을 버무린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뒷좌석도 쿠페처럼 좌우 독립된 4인승 구성이다.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이 적당히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뒷좌석은 이날 모인 차들 중에서 가장 옹색한 편이었다 운전석은 5련식 클러스터 디자인과 스티어링 휠 등 911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새로운 조작계로 시프트 게이트 주변은 무척이나 깔끔하다. 터치식 와이드 모니터는 스마트폰의 위젯처럼 화면 레이아웃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그밖에 사용빈도가 높은 기능들은 하이글로시 패널에 터치식 스위치로 배치했다. 센터터널에 버튼 수십 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던 구형에 비한다면 환영할 만한 변화. 하지만 터치 스위치의 생경한 조작감은 개인적으로 아직 낯설다. 이런 불만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화식 인터페이스가 일반화된 몇 년 뒤에는 아련한 추억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에는 911 느낌을 많이 살렸다모니터는 스마트폰처럼 레이아웃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파나메라는 2세대로 진화하면서 파워트레인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라인업 막내인 파나메라4의 경우 V6 3.0L 직분사에 싱글 터보를 조합했다. 구형보다 20마력 늘어난 330마력의 출력이 그리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하체의 기본기가 뛰어나기 때문. 그래도 최대토크 45.9kg·m를 보다 넓은 영역(5,400~6,400rpm)에서 발휘하며 민첩하게 작동하는 8단 PDK가 항상 적정 엔진회전수를 유지시킨다.   330마력을 내는 V6 3.0L 터보 엔진은 탄탄한 섀시에 비해 다소 온순하게 느껴진다 덩치를 느낄 수 없는 경쾌한 몸놀림 시승에서의 첫인상은 ‘가벼움’이었다. 이날 모인 차들 중 가장 가볍다고 해보았자 2톤에 육박하는 무게다. 5m가 넘는 길이에 1,965kg의 무게와 4WD 시스템을 갖춘 파나메라를 가벼운 차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모는 느낌은 마치 준중형차를 운전하는 듯 가볍고 산뜻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노면 정보를 확실하게 전하고, 코너를 다부지게 돌아나가는 모습은 지극히 포르쉐답다. 서스펜션은 그리 단단하지 않아 안락함을 유지하면서도 하중이동에서 쉽사리 차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운전을 즐기는 오너라면 최소한 440마력짜리 4S를 추천하고 싶다. 이번 시승의 주제가 플래그십 세단임을 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파나메라는 포르쉐의 배지를 달았고, 그 이름과 명성에 어울리는 달리기 실력을 지녔으니 말이다. 최강의 버전인 터보는 정식 런칭 이전에 서킷에서의 동승으로 체험한 적이 있다. 타이트한 코너가 연속되는 서킷에서 보여준 엄청난 퍼포먼스는 플래그십 세단보다는 몬스터에 가까웠다. 출력은 무려 550마력으로 높아지고, 더 큰 다운포스를 얻기 위해 팝업식 리어윙은 2단 변신으로 폭이 넓어진다. 파나메라는 가격과 품격, 성능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음에도 이날 모인 차들 가운데 가장 튀는 존재였다. 노치백 세단이 아닌 해치백인 점도 있지만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수퍼카나 911 이외의 모델이 포르쉐의 기함이 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세단 수요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당히 만든, 이도저도 아닌 니치 모델이라 치부할 수 없다. 전통적인 고급 세단 이미지에서 다소 벗어나있을지언정 파나메라는 충분히 고급스럽고 안락하며, 고성능과 매력을 아우르는 4도어 포르쉐다.  해치백의 장점은 이럴 때 발휘된다  글 이수진 편집장 GENESIS EQ900 3.3T PRESTIGE AWD홈 어드밴티지 맞다. EQ900은 이날 모인 다섯 대 세단 중 가장 노티 났다. 이 차를 타는 사람들이 쌓아올린 사회적 지위도 한몫했겠지만, 비교적 개성 없는 모습은 따분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익숙한 만큼 가장 맘 편한 것도 사실. 누구든 두루 만족시키는 무난한 편안함과 호사스러운 편의사양이 바로 EQ900이 내세운 강점이다.   토종 세단만의 매력진부하게 ‘신토불이’나 외치자는 게 아니다. 지난 1998년 국내 최초 독자개발 대형 세단(엄밀히 따지면 준대형 세단이지만) 그랜저XG를 시작으로 현대차는 20여 년간 국내 대형 세단 주 고객층의 취향을 면밀히 분석해왔다. 그 고객층이 바라는 건 화끈한 파워도, 정교한 핸들링도 아닌, 내 사회적 위상을 세워줄 위풍당당한 스타일과 함께 탄 승객이 탄복할 만큼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이었다.    EQ900은 이런 시장 취향을 정확히 꿰뚫었다. 동급 세단 롱휠베이스 버전에 맞먹는 5,205mm의 길이는 대형 세단 특유의 여유로운 스타일을 강조하며, 수평에 가깝게 그어진 캐릭터 라인과 널찍한 면을 부드럽게 말아낸 굴곡은 오너의 진중한 성격을 대변한다.   림에 공기구멍을 만들어 타이어 소음을 줄인 ‘중공 공명음 알로이 휠’ 실내는 더더욱 그렇다. 유럽에서 공수해온 진짜 나무 장식과 고급 나파 가죽을 아낌없이 둘러 화려하게 꾸몄다. 비록 전통적인 구성은 미래에서 온 듯한 벤츠 S클래스나 포르쉐 파나메라에 비해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익숙한 덕분에 오히려 쓰임새는 더 낫다. 각 버튼을 기능에 따라 정확히 나눠놓았고, 12.3인치 모니터도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이다. 심지어 블루투스 연결 등 다소 복잡한 설정은 그림과 함께 음성으로까지 설명한다. 너무 친절한 모습은 마치 ‘효도폰’ 쓰는 것처럼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 차가 겨냥한 고객층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보여준다. 화려하지만 새롭지 않은 실내나이 든 고객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버튼을 화면에 넣지 않았다 뒷좌석 역시 무난하다. 노르웨이 유명 회사 제품을 분석해 만들었다는 시트는 어느 한군데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편안하게 받쳐주며, 수많은 기능을 움직일 버튼도 빠짐없이 달렸다. 다만 특색은 기대 않는 게 좋다. 디자인이나 기능이나 그저 뻔하다. 안마기능이 없는 걸 빼면 이 차에 기대할 만한 기능은 모두 갖췄으나 새로운 건 전혀 없다. 게다가 우등고속버스에서나 볼법한 앞좌석 뒤 나무 장식 디자인은 좀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국내 주요 인사를 모셔온 뒷좌석. 안마 기능이 없는 건 의외다나파 가죽과 유럽에서 가져온 나무 장식 등 최고급 소재가 듬뿍 쓰였다  편안함에 집중가솔린차 타는 사람이라면 시동 켜진 줄 모르고 다시 키를 돌렸던 기억 한번쯤 있을 거다. 오랜만에 그거 한 번 했다. 옛날 차였다면 ‘그르륵’ 소리 나며 시동모터가 돌았겠지만 이 차는 버튼 방식이라 시동이 꺼져버렸다. 초보 같은 실수를 한 이유는 EQ900이 너무 조용했기 때문. 시동을 걸어놔도 소리는 물론 진동 하나 전해지지 않으니 계기판을 보지 않고서야 공회전 상태인 걸 알 턱이 없다. 변속기 위치가 중립(N)이든 드라이브(D)든 마찬가지다.고요함은 출발한 뒤에도 이어졌다. 파워트레인이 아무 진동도 전달하지 않는 가운데 서스펜션이 노면의 잔진동을 말끔히 소화해 매끄럽게 나아간다. 철제 스프링과 유압식 전자제어 댐퍼를 붙인 비교적 저렴한 서스펜션 구성이지만 이전 세대 에어 서스펜션 빈자리는 느낄 수 없다. 독일 작스(SACHS)와의 공동 개발이 제법 유효했던 모양이다.  엔진룸이 확실하게 밀폐되도록 만들었다 편안한 승차감을 누리고 있노라면 힘차게 달려볼 생각은 쏙 들어간다. 그러나 여유로운 출력도 플래그십 세단의 덕목 중 하나다. 나른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승차는 3.3L 트윈터보 엔진에 사륜구동 H-트랙이 들어간 모델.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로 제법 강력하다. 실제 가속도 약 2.2톤에 달하는 몸집이 무색하리만치 신속했다. 특히 최대토크가 1,300rpm부터 4,500rpm까지 꾸준히 이어져 어느 rpm에서건 매끄럽게 가속을 이어간다. 시속 160km 정도는 가뿐하며 200km/h를 넘기기도 어렵지 않았다.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보통 수준이다. 시속 200km에 가까운 초고속 영역까지도 불안한 기색 없이 달리지만 독일차 같은 탄탄한 느낌까지는 없다. 그래도 그 와중에 뒷좌석 승객을 잠재울 만큼 편안하고 조용한 건 인상 깊다.한결같이 부드러운 승차감은 빠른 코너에서 발목을 잡았다. 짧게나마 코너에 큰 차체를 던져봤는데, 무른 서스펜션이 노면 정보를 모조리 삼켜버리는 까닭에 덜컥 겁부터 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고 서스펜션이 조여져 조금은 나아지지만 여전히 본격적으로 고갯길을 공략하기엔 차급의 한계가 뚜렷하다. 어차피 처음부터 운전 재미까지 챙겼을 거라고는 기대도 안했다.어울리지 않는 짓은 관두고 다시 여유롭게 달리기 위해 크루즈 컨트롤을 켰다. 이 첨단 주행보조장치는 EQ900이 받은 홈 어드밴티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에 국내 내비게이션 정보를 반영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들어가 고속도로에서만큼은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물론 국내 차선을 정확히 인지하는 차선 인식 기능도 어떤 수입차보다 정확해 완만한 코너 정도는 확실히 쫓아간다. 제자리걸음총 227km 주행 후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7.2km다. 2,185kg의 거구에 과급기가 두 개나 붙은 6기통 엔진, 그리고 4륜구동까지 더해진 결과다. 역시 이 차는 기름값 걱정 따윈 접어두고 타야 한다. 참고로 공인연비는 리터당 7.8km다.EQ900은 국내 대형차 시장에 맞춤정장 같은 차다. 기세 좋은 덩치와 시종일관 부드러운 승차감,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라는 위상까지. 국내 소비자 입맛을 철저히 맞춘 상품성으로 지난해 1만2,298대 판매되며 플래그십 세단 판매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이 정도는 1세대 에쿠스도 해냈던 일. 이제 고리타분한 국내 취향을 벗어나 제자리걸음을 끝낼 때가 아닐까. 여기서야 어떻든 EQ900은 밖에서 볼 땐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니 말이다. 트렁크 모양을 쓰임새 좋게 다듬어 골프백과 보스턴백이 각각 4개까지 들어간다  글  윤지수 기자 BMW M760Li xDriveM 배지 단 7시리즈 많고 많은 7시리즈 라인업 중 도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M760Li를 탔다. 현재 BMW코리아가 일반 7시리즈 모델을 시승차로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속내를 알아보기 위해 오너 드리븐, 그리고 쇼퍼 드리븐의 두 가지 입장에서 시승했다.  운전석에서 몰아본 M760LiM760Li는 외관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풍긴다. 인디비주얼 색상이 적용된 외관은 기본 페인트 외에도 특수 안료를 덧대 오묘한 색감을 낸다. 처음 시승차를 봤을 땐 래핑 시공이라도 한 줄 알았을 정도다. 직접 손으로 쓰다듬은 다음에야 깜빡 속았단 사실을 깨달았다.도어 핸들을 잡고 문을 여니 문짝의 무게감이 기품 있게 전해졌다. BMW는 이 차가 그냥 7시리즈와는 다른 차라는 힌트를 센터콘솔과 계기판에 마련했다. 각각 V12, M760Li 레터링이 들어가며 운전대를 잡기 전 적당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C필러에 달린 V12 레터링이 고성능을 암시한다M760Li 레터링이 들어간 엉덩이 여기저기 붙은 M 배지 때문일까? 요즘 들어 힘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BMW 특유의 단단한 댐퍼 세팅으로 인해 주행감이 다소 딱딱할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웬 걸! 컴포트 모드로 달려 보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버금갈 정도로 긴 스트로크 감각이 느껴진다. 테스트를 위해 다소 빠른 속도로 방지턱을 넘었음에도 굴곡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소화한다. M 배지의 위력이 컴포트 모드에서만큼은 비활성화되는 모양이다. M패키지에 맞춰 변화한 공기흡입구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안락하지만 다소 심심했던 컴포트 모드 대신 스포츠 모드를 켜본다. 안정적이면서 날렵한 가속감이다. 팽팽하게 긴장감을 더한 서스펜션이 다소 출렁이던 2.3톤의 묵직한 몸을 단단하게 지지한다. 1,550rpm부터 터져 나오는 81.6kg·m의 최대토크는 경망스럽지 않게 차체를 힘껏 끌어준다. 헤비급 복서가 내지르는 스트레이트 펀치가 이와 비슷할까. 넉넉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직진안정성 역시 긴 리치의 복서를 보는 듯하다. 가속 성능은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여전하다. 초반에 받은 탄력과 관성을 써먹는지 지칠 줄 모르고 속도계 바늘을 밀어올린다.코너를 공략할 때도 기다란 휠베이스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7시리즈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조향에 따라 뒷바퀴도 함께 방향을 바꾼다. 중저속에서는 회전 반경을 줄여 코너링에 대한 부담을 던다. 일반 7시리즈를 몰 때보다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하는 탓에 M760Li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알다시피 M760Li는 오리지널 M 모델이 아니다. M 전용 서스펜션, 에어로 파츠, 퍼포먼스 엔진 등이 들어간 M 패키지 모델이다. 그렇지만 실린더의 개수가 10개를 넘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메르세데스-AMG의 정식 배지를 단 S63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약간씩 모자라긴 해도 M760Li가 조금 더 일찍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AMG S63에 겨우 0.2초 뒤지는 3.7초. 이름에 M이란 알파벳이 들어간 이유가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M 퍼포먼스 엔진. 덮개 아래에 12기통 엔진이 자리한다 뒷자리에 앉아본 M760Li자고로 플래그십 세단을 탈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하나가 바로 뒷좌석 리뷰다. M 배지를 달지만 않았다면 1박 2일의 시승 기간 내내 뒷자리에만 앉고 싶을 정도로 고급 편의장비로 휘감고 있었다. 시승 기간이 촉박했던 만큼 함께 촬영을 진행한 동료 기자에게 대리운전을 부탁했다. 일반 7시리즈와 다를 것 없는 대시보드 레이아웃앉으면 다시 일어서고 싶지 않은 뒷좌석 프리미엄 세단 뒷좌석의 기본 덕목은 뭐니뭐니 해도 안락한 착좌감. M760Li 뒷좌석에는 부드럽지만 적당히 탱탱한 질감이 살아 있는 가죽이 사용된다. 유난히 부드러운 탓에 마치 몸이 푹 꺼질 것만 같은 S클래스와는 또 다른 안락함이 전해졌다. 마사지 기능을 켜면 시트 속 롤러가 등과 허리를 쫀득하게 잡아 문다. 요즘 유행하는 안마의자 만큼은 아니지만 꽤 다부진 마사지를 해낸다. 팔걸이에는 터치커맨드라 부르는 태블릿이 있어 회장님이 누려야 할 다양한 편의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여느 플래그십 세단들과 달리 인터넷 검색, 어플리케이션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암레스트 뒤편엔 간이 냉장고가 있어 언제라도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편의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암레스트 태블릿시원하게 음료를 보관할 수 있다냉장고가 트렁크 활용도를 저해하는 건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7시리즈를 선택한 회장님이라면 오디오에 대한 조예가 깊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대표 오디오 브랜드 B&W라면 그런 회장님의 귀를 만족스럽게 간질일 터. 미처 음원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FM 라디오만으로도 음질이 좋은지, 나쁜지 정도는 구별할 수 있었다. 마치 전달력 좋은 래퍼가 안정감 있게 랩을 내뱉듯, 음역대별로 무게감 있고 정확한 소리가 전달된다. 지금 앉아 있는, 아니 누워 있는 이곳 경기도 이천의 한 지방 국도가 뉴욕 맨해튼의 펜트하우스로 바뀌는 순간이다. B&W 스피커가 실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 12기통, M760Li이번 플래그십 세단 모음 기사 얘기가 오갈 때 제일 먼저 찜한 차가 M760Li였다. 압박이 점점 고조되는 환경규제를 이유로 BMW가 더 이상 12기통 엔진을 얹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BMW는 1987년 2세대 7시리즈에 V12 5.0L 엔진을 얹으며 V12 플래그십 영역에 발을 들였지만 이제 그 시대가 막을 내리려하고 있다. 같은 그룹에 속한 롤스로이스는 어떻게든 12기통 엔진을 잇겠다는 입장이지만 BMW는 일찌감치 링 위로 수건을 던졌다. 그렇다고 마냥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BMW는 이미 V12 엔진의 스펙에 근접한 다운사이징 엔진을 갖고 있다. 신형 M5에도 사용되는 V8 4.4L 엔진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힘을 낸다. 물론 풍부한 실린더 개수에서 비롯한 회전질감을 따라올 순 없겠지만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본격적인 엔진 개량에 돌입한다면 머지않아 지금의 V12 스펙을 뛰어넘을 것이다.글 김민겸 기자 
[2000년기사] 기아 카렌스 2018-04-04
 기아 카렌스작고 귀여운 외모에 큰 실속 갖추어​​​※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기아의 카니발을 사고 싶었던 적이 있다. 지난해 초 카니발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운전석은 어찌 그리 넓은지 답답한 느낌이 하나도 없어 마음까지 편했고, 좌석수가 많아 두세 가족이 함께 놀러 가기에도 좋아 보였다. 액셀 페달을 밟을 때는 감동이 물밀듯했다. 디젤에다 자동기어(AT)였는데 밟으면 밟는 대로 신나게 내달렸고, 연비는 소형차보다 좋게 나왔다. 그렇게 쓸모 있고 경제적인 차를 중형차 값 정도에 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첫눈에 반했던 기자는 아직도 카니발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차값도 값이지만 출퇴근용으로 쓰기에는 카니발의 덩치가 너무 컸다. 크기가 조금만 작아도 타고 다니기 좋고 주차하기 편할 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카니발에 대한 관심을 접어야 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형 미니밴 뛰어난 실용성 지녀 유럽에서 인기  카스타와 카렌스. 최근 나온 기아의 새 RV들은 그렇게 접어 두었던 RV 소유욕에 불을 당기는 차들이다. 특히 지난달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카렌스는 기자가 바라던 크기와 똑같은 덩치를 지녀 몇 번이고 설레는 마음으로 쳐다보았다. 카렌스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형 미니밴이다. 카니발은 물론 싼타모나 카스타보다 작고, 준중형차인 세피아를 베이스로 만들어 차체 길이가 중형 세단보다 짧다. 이 같은 소형 미니밴이 등장한 것은 3년 전의 일이다. 96년 나온 르노 메가느 세닉을 시작으로 피아트 물티플라, 오펠 자피라, 도요다 입섬, 미쓰비시 스페이스 스타 등 여러 모델이 선보였다. 유럽시장에서 태어나고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형 미니밴의 가장 큰 미덕은 합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실용성과 경제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렌스의 국내 등장은 한 단계 성숙된 모터리제이션의 확인으로 보여 반갑다. 시승차는 LPG 기본형(GX)과 고급형(LX) 두 가지가 준비되었다. 모두 1.8ℓ 108마력 엔진을 얹었고, 고급형은 네바퀴 ABS와 뒷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CD 플레이어, 알루미늄 휠, 안개등, 열선내장형 백미러, 트렁크 콘솔박스, 보조 브레이크등, 투톤 보디컬러 등이 더해져 있다. 앞모습은 카니발과 비슷해 낯이 익지만 크기가 작아 다부져 보이고 헤드램프가 커 귀여운 느낌도 든다. 옆모습은 D필러의 디자인이 튄다. 도요다 입섬, 벤츠 A클래스 등에서 보았던 역방향 디자인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고, 개방감도 더하는 효과를 낸다. 사이드 미러는 고급형과 기본형 모두 실용적인 검은색을 썼고 고급형에 달린 알루미늄 휠 디자인은 슈마의 것과 같다. 카렌스가 세피아를 베이스로 한 차이긴 하지만 준중형차용인 195/65R 14 타이어는 늘어난 몸무게와 커진 차체를 받치기에 작다는 생각이다. 휠하우스 공간이 좁아 보여 인치업에도 한계가 있을 듯하다. ​ ​도어는 앞 뒤 모두 여닫이다. 미닫이 도어는 주차하고 내릴 때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여닫이 도어는 힘들이지 않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승용 감각의 여닫이 도어가 마음에 든다. 뒷모습은 유리창이 크고 양 옆 기둥이 보이지 않아 시원시원하다. 깔끔한 아우트 라인에 단정한 콤비램프가 포인트다. 뒷문은 크고 넓게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며 여닫기 좋도록 문 안쪽에 손잡이도 달려 있다. 카렌스의 겉모습은 새롭기보다 친근하다. 눈에 확 띄는 미인은 아니지만 흠잡을 데 없이 단정한 이미지를 지녔다.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하게 느껴지는 모습은 새로운 차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준다. ​밝은 색 시트로 화사한 느낌 주는 실내 센터 페시아는 카본 그레인으로 치장해  실내는 밝은 색 시트가 화사한 느낌이다. 시트 포지션은 조금 높지만 불편하지 않다. 문을 열고 엉덩이를 걸친 다음 발만 옮겨 놓으면 되므로 승용차보다 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시보드 역시 미적인 감각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디자인한 것 같다. 오디오가 센터 페시아 맨 위쪽에 달려 있어 조작하기 편하고 로터리식 공조장치 스위치는 기아차에서 많이 보던 모양이다. 시승차 중 고급형 모델에는 옵션인 AV 시스템이 달려 있었다. AV 시스템에는 햇빛이 비출 때도 시야를 방해받지 않도록 3단계로 기울일 수 있는 화면과 CD 플레이어, 이퀄라이저, 속도감응형 자동볼륨조절기능, 글라스 내장형 안테나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160만 원이나 내고 이 옵션을 선택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 ​센터 페시아는 흔한 우드 그레인 장식 대신 카본 그레인으로 치장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차의 성격을 고급스러움보다는 개성에 맞추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에어백을 달지 않은 모델은 조수석 에어백 공간에 넓은 사물함이 서비스된다. 조수석 대시보드에 네모난 구멍을 뚫어 놓은 형상이다. 구멍을 뚫기보다는 글로브 박스의 크기를 더 키우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쓰기는 편하겠지만 먼지가 많이 쌓일 것이고, 흔치 않은 모양이어서 우습기도 하다. 공조장치 바로 밑에 있는 두 개짜리 컵홀더는 수납되어 있다가 누르면 튀어나오므로 쓰임새가 좋다. 자동변속기는 칼럼 시프트 타입으로 국산차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시프트 레버가 핸들 옆에 달려 있어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2열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수동변속기는 플로어식이어서 워크스루가 안 된다. 이래저래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고객이 많을 것 같다. 2열에 3명, 3열에 2명이 탈 좌석이 마련되어 있지만 3열 시트는 어른 두 명이 타기에 비좁다. 시트와 바닥의 거리가 가까워 발 뻗을 공간이 거의 없고 별도의 에어덕트가 마련되지 않아 여름과 겨울에는 특히 괴로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세금혜택을 위한 형식적인 좌석에 가깝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트의 활용도는 뛰어나다. 특히 3열 시트를 두 번 접어 2열 시트의 등받이에 붙이면 아주 넓은 수납공간이 생긴다. 또 트렁크 바닥에 별도로 마련해 놓은 보조 트렁크(고급형)는 자투리 공간을 쓸모 있게 변화시킨 좋은 아이디어다. 카렌스는 폭이 좁지만 실내 앞 뒤 길이는 넉넉한 편이다. 5명 정도가 여행을 떠난다면 많은 짐을 싣고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7인승이지만 5명 정도 타면 적당해 고속주행 때는 부족한 출력 아쉬워  카렌스의 시승은 여의도와 자유로를 오가며 진행되었다. 액셀 페달의 감각은 부드럽고 AT의 셀렉트 레버는 조작하기 편하다. 와이퍼 조작 레버와 헷갈려 두어 번쯤 실수했지만 오너가 되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아이들링은 조용하고 출발은 여유롭다. 차가 많은 시가지를 달리는 동안 불편한 점을 찾기 힘들다. 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승차감과 정숙성이 돋보인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출렁이는 느낌이 거의 없고 제동성능도 깨끗하다. 조금 커 보였던 스티어링 휠은 조작하기에 알맞고, 기름을 바른 듯 부드럽게 움직인다. 자유로에 들어서서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았다. 차체가 조금 움찔하는 듯하다가 튀어나간다. 변속이 될 때마다 약간의 충격이 전해지고, 엔진 브레이크의 효과는 기대치보다 약한 편이다. 고속에서는 배기량의 한계가 느껴진다. 한적한 코스에서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 보았는데 5천rpm에서 시속 150km 정도를 기록하고는 바늘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rpm을 많이 쓸수록 엔진음도 거칠게 들려온다.    기자는 곧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하지 말자 고 생각을 바꾼다. 카렌스는 스포츠카가 아니다. 출퇴근용으로 쓰거나 여가를 함께 하기에 좋은 소형 미니밴일 뿐이다. 카렌스 LPG는 윗급인 카스타보다 배기량이 200cc 작지만 최고출력은 108마력으로 오히려 높다(카스타 82마력). 이 정도면 몸무게를 감당하기에도 충분하고, 일상적인 주행 때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성능이다. 카렌스는 코너링 실력도 뛰어나다. 작은 타이어가 불안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시속 60∼70km 정도로 급코너를 돌아나가도 몸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넓은 트레드와 개스식 쇼크 업소버, 든든한 서스펜션이 믿음을 준다.    ​카렌스는 카스타에 비해 200만 원 이상 싸다. 차체가 크고 값이 비싸 미니밴 사기를 망설이던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혹할 수 있는 모델인 셈이다. 바로 기자 같은 잠재고객을 향해 날리는 직격탄이다. 휘발유차만큼 조용하고 디젤만큼 연료비가 적게 드는 차, 휘발유차에 버금가게 잘 달리고, 이제는 1차로도 마음대로 누빌 수 있는 차. 좌석을 일곱 개나 갖췄지만 출퇴근용으로 써도 될 만큼 아담한 미니밴. 직격탄에 맞은 기자 마음은 또다시 갈등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2000년기사] 렉서스 LS430 세계에서 가장 조용.. 2018-03-30
렉서스 LS430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세단​​​※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도요다는 11년 전에 세계 제1의 승용차 생산을 목표로 셀시오를 개발했고 렉서스 LS로 수출해 북미시장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유럽의 전통적인 명차들에 버금가는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스타일링이 돋보이고, 경쟁차들에 비해 값이 싼 데다 신뢰도와 중고차값이 높아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켰다.렉서스 LS는 지난 11년 동안 2차례의 페이스 리프트와 마이너 체인지를 단행하는 동안 짧은 시간에 세계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좋은 차로 정평을 얻었고, 독일의 벤츠, BMW와 더불어 세계의 3대 명차로 명성을 얻었다.​S클래스 닮은 겉모습 실망스러워 뒷좌석을 위한 편의장비 풍부해  렉서스 LS430은 LS400의 배기량을 높이고 개선한 모델이다. 렉서스 LS의 새 모델에 거는 수요자들의 기대는 지난 10년 동안 이 모델이 쌓아온 명성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우선 스타일링은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진부한 모습을 하고 나와 실망을 주었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된 벤츠 S클래스의 둔탁한 모습을 꼭 닮은꼴이다. 리어램프는 구형 벤츠와 닮아 신선하지 못하다.​렉서스가 LS430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그릴과 헤드램프의 조화를 이룬 곡선미다. 그러나 헤드램프는 렉서스 RX300의 헤드램프 모양을 그대로 적용한 것 같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구형의 무디고 넓은 디자인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옆모습도 개성을 찾기 힘들 정도로 평범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앞쪽은 렉서스 RX300을 닮았고, 뒤쪽은 구형 벤츠를 닮았다는 인상은 렉서스 LS430의 핸디캡이다.​​​​​​​GPS를 통한 비상연락(SOS)시스템도 2000년형 S클래스에서 적용한 것과 똑같다. 그러나 진부한 스타일링과는 달리 렉서스가 전통적으로 자랑하고 있는 정숙함과 성능은 이전보다 더 향상되었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4천996×1천829×1천471mm이고 휠베이스는 2천926mm, 트레드는 앞 1천577mm, 뒤 1천555mm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5를 실현했다. LS400은 2.9였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종전의 디자인과 변함이 없다. 앞뒤 좌석의 헤드레스트를 전동장치로 조정하도록 했고 운전석과 스티어링 칼럼 위치를 자동 조절하는 메모리 시트를 마련했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는 오디오 시스템 스위치를, 오른쪽에는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를 배치했다.​​​​​뒷시트의 센터 암레스트에는 뒷좌석 전용 온도조절 시스템을 두었다. 뒷유리는 전동식 커튼과 수동식 커튼을 함께 마련했다. 또 시트 온도조정 시스템과 레이저로 측정하는 전방 거리 센서, 초음파로 정보를 주는 후진 경고장치 등도 있다. 홈 링크 시스템도 쓸 만하다. 차고나 게이트를 여닫고, 가정의 조명등을 선택해 켜고 끄며 집의 안전 시스템을 차 안에 않아서 조정하도록 한 유니버설 트랜스시버도 달았다. ​​   문루프는 파워로 틸트와 슬라이드, 원터치로 여닫을 수 있고, 파워 윈도도 원터치로 내리고 올라가도록 개선했다. 크루즈 컨트롤은 다이내믹 레이저 크루즈 시스템 방식으로 정확한 항속을 유지하도록 했다.​안정장치로는 운전석과 조수석, 앞좌석 측면 에어백, 앞뒤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이 마련되었다. 4바퀴 모두에 4채널 ABS가 적용되었고, 트랙션 컨트롤(TRCA), 미끄럼 방지(VSC), 험로 주행에서 하체 높임장치 등이 기본으로 달려 있다. 고광도(HID) 전조등은 지형에 맞춰 자동으로 비춰준다. 윈드실드는 방수 가공된 특수유리를 사용해서 물방울이 앞 차창에서 미끄러지게 만들어 시야 확보에 좋다. 또 빗방울이 뿌려지는 정도에 따라 와이퍼가 여러 속도로 자동작동된다.​​​​비단결 같은 달리기 성능 보여 경쟁모델보다 연비, 가속력 좋아 시승은 LA 북쪽 위성도시인 글렌데일에 있는 렉서스 딜러의 한인 플립 매니저인 케니 박이 도와주었다. 시승차는 최고급형의 공급이 달려 스탠더드 모델을 골랐다. 색상은 새로운 유행색상인 밀레니엄 실버를 택했다. 은색이면서도 약간 회색빛을 띤 혼합색이다.렉서스 430을 대하는 첫 인상은 결코 낯설지 않다. 그것은 새 모델인데도 새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렉서스 LS430은 시동에서 발진까지 그야말로 비단결을 타는 듯이 조용해 럭셔리 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차라는 것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엔진은 V8 4.3ℓ 4밸브 타입으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고 저 배기 시스템(U-LEV)을 적용했다. 최고출력은 290마력/5천600rpm, 최대토크는 44.24kg·m/ 3천400rpm이다. 구동방식은 뒷바퀴굴림이고 서스펜션은 앞뒤 더블 위시본을 썼다. 최고속도는 시속 212km, 0 →시속 100km 가속은 6.3초다.​​​​급가속에서도 엔진 소음은 귀를 때리지 않고 마치 바람을 세차게 가르는 듯 했다. 공기저항계수(Cd) 0.25가 제시하듯 윈드실드에 부딪히는 바람마저 부드럽게 스치면서 조용히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차 실내의 소음은 공회전 상태에서 40dBA, 시속 70마일(약 113km)에서 65dBA, 풀 드로틀 상태에서는 69dBA를 기록한다.​LS430은 고속주행에서 쾌속성이 뛰어났다. 동급 경쟁차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조용하고 잘 달리며 편안하고 비싸지 않은 승용차로 평가할 수 있겠다. 외형에서 풍기는 디자인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한 차, 고급스러운 차, 동급 가운데 연비가 가장 좋은 차를 고른다면 렉서스 LS430을 택하면 틀림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렉서스 LS430의 경쟁모델로는 벤츠 S430, BMW 740iL 그리고 캐딜락 STS를 들 수 있다. 이들 4차종의 모델을 비교할 때 연비는 LS430이 가장 좋고, 0→시속 60마일(96km) 가속에서도 LS 430이 가장 빠르다.​제동력에서는 740iL이 가장 우수하고 그 다음이 LS430이다. 제동거리는 STS가 가장 짧고, 그 다음이 S430, 세 번째가 LS430 그리고 740iL의 순이었다. 연비는 LS430이 가장 좋고 나머지 3차종이 비슷했다.LS430은 기본 차값이 5만4천 달러이고 옵션값이 1만 달러 정도인 최고급 모델 울트라는 6만8천 달러다. 머지 않아 한국에도 일본 도요다자동차의 선택된 모델이 수입되고, 그 가운데 렉서스의 기함인 LS430이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퍼 드리븐카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렉서스 LS 430의 주요 제원​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