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플래그십 세단 특집 - 下 2018-04-04
최고를 향한 다섯 가지 방법5WAYS OF FLAG SHIP국내 플래그십 세단 시장이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 2015년 1만180대 판매고를 올린 벤츠 S클래스의 약진으로 수입차 판매가 국산차를 압도했지만, 이듬해 제네시스 EQ900이 2만3,275대를 팔아치워 전세를 역전시켰다. 지난해엔 국산 대형 세단 판매 1만4,395대, 수입 대형 세단 판매 1만2,143대로 양 진영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양상이다.  글  김민겸,윤지수,이인주 사진  최진호, 이병주  MERCEDES-BENZ S400 d 4MATIC L이미 도착한 미래S클래스는 언제나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2013년 등장한 현세대 S클래스(W222)는 완벽한 보디로 전통적 강자로서의 지위를 견고히 다졌으며, 작년 말 이뤄진 부분변경을 통해 추격자들과의 기술적 간격을 더욱 벌렸다. 변화의 핵심은 모듈 방식의 신형 엔진과 완성도를 높인 반자율주행 기술이다. 성능과 효율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이 모듈 엔진들은 기통당 배기량을 500cc 내외로 맞추고 실린더 간격을 90mm로 통일하여 생산성을 높였다. 아울러 실제 도로주행 상황에 가까운 새로운 연비측정 방식(WLTP)과 유로6 RDE(Real Driving Emission)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더했다. 큰 화제를 모았던 직렬 6기통 가솔린(M256)의 경우 엔진에 직접 부하를 걸어 작동하던 장비를 48볼트 전장 시스템(전동 터보, 통합 스타터 알터네이터, 전동 워터펌프, 에어컨 컴프레서, 1kw/h 리튬 배터리 등)으로 구동한다. 그 결과 기존 V8 엔진을 대체할 만큼의 강한 출력을 내면서도 이전 V6(M276)보다 연료소모량이 15% 줄었다.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디젤 세단 디젤 엔진의 변화도 폭넓다.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디젤 세단인 S400 d 4매틱 L은 최고출력 340마력에 최대토크 71.4kg·m를 내뿜는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OM656)를 탑재했다. 디젤 엔진으로는 이례적으로 알루미늄 블록에 주철 피스톤을 사용한 것이 특징. 알루미늄의 열간 팽창이 더 큰 점을 이용하여 피스톤 마찰을 40~50% 낮추는 한편, 피스톤 보울(피스톤 윗면) 형상을 계단식으로 빚어 연소효율을 높이고 PM 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촉매가 작동 온도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를 엔진 근처로 옮겼다. 이외에도 나노슬라이드 엔진 코팅과 개선된 촉매코팅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더한 덕분에 이전 V6 디젤(OM642)보다 출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연료소비는 최대 6% 감소했다. 20년 만에 등장한 직렬 6기통의 감성품질은 기대이상이다최고출력 340마력의 OM656 엔진은 벤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승용 디젤이다실제 주행에서의 경험은 더욱 놀랍다. 시종일관 부드럽고 매끄럽게 상승하는 엔진회전은 잘 만든 가솔린 엔진이라 생각될 만큼 인상적이다. 기대했던 직렬 6기통 특유의 회전질감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출력이 상승함에 따라 발생하는 디젤 특유의 진동도 찾아볼 수 없다. 사실 디젤 엔진은 고속영역에 이를수록 눈에 띄게 가속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 하지만 S400 d는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숨고르기 한번 없이 꾸준하게 가속을 이어간다. 또한 터보지연현상 없이 즉각적으로 출력을 쏟아내며 2.3톤에 달하는 차체를 단숨에 몰아붙인다. 이는 아이들링 수준인 1,200rpm부터 3,200rpm까지 발휘되는 강력한 최대토크가 저회전 영역에서의 가속을, 그 이후부터는 엔진출력이 도맡아 차체를 이끌기 때문이다. 실제 주행에서 살펴본 연비는 공인연비와 비슷한 12~13km/L 내외로 2.3톤에 이르는 무게가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이다. 이와 맞물린 9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좋다. 평상시에는 부지런한 변속으로 엔진회전수를 낮게 유지해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지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가속하는 상황에서는 변속시점을 알기 어려울 만큼 부드럽게 기어를 바꾼다. 포용력이 넘치고 탄탄하게 떠받드는 벤츠 특유의 에어서스펜션도 일품이다.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면 도로에서 격리된 듯 잔진동을 철저히 거르지만 ‘붕’ 떠가는 불안감은 느끼기 힘들다. 또한 시속 200km 이상에서는 높은 쾌적감을 유지한 채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하체를 조이고 조종성능을 높인다. 경쟁모델은 2013년 등장한 W222의 실내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아직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에너자이징 컴포트로 새롭게 정의한 이동의 개념 부분변경 S클래스는 오랜 전통을 깨고 스티어링 칼럼에 위치한 크루즈 컨트롤러를 스티어링 패드로 옮겼다. 조작성을 개선하고 이전보다 늘어난 기능을 담기 위해서다. 또한 반자율주행 기술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는 이름을 붙여 이전보다 똑똑해진 시스템이라 자랑한다. 간선도로에서 살펴본 조향 어시스트는 차선 가운데를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어지간한 코너도 스스로 돌아나갔다. 앞차를 따라 능숙하게 속도를 줄이고 가속하는 능력도 능청맞다. 다만 방향지시등을 넣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과 ‘ㄱ’자 자동주차, 지도정보를 이용해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앞선 기술을 갖췄지만 한국 도로사정과 법적인 문제로 인해 장롱 기술이 되고 말았다. 벤츠의 오랜 전통을 깨고 스티어링 패드로 자리를 옮긴 크루즈 컨트롤러 S클래스는 주간주행등이 세 줄이다운전자를 보조하는 안전대비책도 철저하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센서와 스테레오 카메라로 보행자를 인식해 스스로 제동하며, 충돌회피조향 어시스트는 회피기동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제빨리 돌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최근에는 반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며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벤츠는 이 점에 주목해 탑승자가 휴식하며 이동하는 개념을 새롭게 시도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인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은 탑승자의 취향에 따라 6가지 테마(신선함, 활력, 안락성, 따뜻함, 기쁨, 트레이닝)로 실내 분위기를 전환한다. 실내온도조절, 엠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히팅 시트와 히팅 패널(도어트림과 센터 암레스트가 따듯해진다), 마사지 등 다양한 기능이 설정된 테마에 맞춰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궁극의 편안함을 넘어 탑승자의 기분까지 어루만지려는 벤츠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장비다. 롱보디 사양의 시승차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에 있던 2열 시트 발받침이 없어지고 2열 등받이 각도를 조금 세운 점을 제외하면 시트 구성이 거의 동일하다. 즉 현존하는 세단 중에 가장 편안한 뒷좌석을 갖췄다. 아울러 코너 방향에 따라 부풀어 오르는 사이드 볼스터와 몸무게를 고르게 분산하는 설계가 과격한 주행에서도 안락하게 신체를 지지한다.  뒷좌석의 안락함도 현존하는 마이바흐 S클래스를 제외하면 세단 중에 최고다. 2열 시트 기능으로 인해 트렁크공간이 줄었다차를 만드는 회사마다 철학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목표로 100년 넘게 노력해왔으며, S클래스를 통해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왔다. 최상의 안락함, 뛰어난 주행성능, 반자율 주행기능을 넘어 이동에 대한 개념까지 새롭게 정의한 신형 S클래스. 최고급 세단의 기준이 메르세데스 벤츠와 S클래스에 의해 다시 한번 높아졌다.   글  이인주 기자  MASERATI QUATTROPORTE S Q4혈기 왕성 플래그십 보통 플래그십 세단을 타는 사람의 이미지는 어떨까? 큰 회사의 중역? 부유한 개인 사업자? 여러 이미지가 어지럽게 떠오르지만 그중에 활기찬 젊은 이미지는 거의 없다. 콰트로포르테는 이런 관념에 정면으로 맞서는 차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게 가장 큰 덕목인 대형 세단이 우렁차고 거칠다. 덕분에 이 차에 앉은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뼛속부터 뜨거운 활기콰트로포르테는 처음부터 그런 차였다. 1930~50년대 전세계 자동차 경주를 휩쓸던 마세라티가 1957년 돌연 레이싱계에서 은퇴한 후 내놓은 차가 바로 콰르토포르테(1963년)다. 이름 속 의미는 이탈리아어로 ‘문 4개’. 레이싱카 브랜드가 만든 4도어 고급 스포츠 세단이라는 뜻이 담겼다. 이후 6세대에 걸친 진화 속에서도 그 초심만큼은 굳건히 지켜왔다.뼛속 깊은 고성능 아우라는 첫눈에 드러난다. 비율부터 남다르다. 다른 차가 실내공간에 대부분을 할애했다면, 콰트로포르테는 보닛이 많은 공간을 잡아먹었다. 광활한 보닛으로 그려낸 실루엣은 마치 대형 쿠페처럼 날렵하다. 비록 그만큼 실내공간은 살짝 옹색해졌지만 말이다.긴 보닛 아래는 페라리 감성으로 채웠다. 크라이슬러 펜타스타 엔진을 페라리가 크게 뜯어고친 V6 3.0L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잡았다. 8기통이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성능은 생김새만큼이나 강력하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로 3.0L 배기량으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범접한다.     스포츠카처럼 날카로운 분위기의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공기저항을 줄일 가변식 덮개가 달렸다 V6 3.0L 트윈터보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된다시동을 걸었다. 역시 마세라티는 마세라티다. 특유의 둥둥거리는 거친 소리와 함께 V6 엔진이 깨어난다. 시동이 걸린 후엔 rpm이 잦아들어 고급 세단으로 둔갑하지만,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다시 묵직한 저음이 깔리며 스포츠카로 돌아온다. 이때 페달을 밟으면 우렁차게 포효하니, 도심에서는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V6 소리가 아무리 뛰어난들 이전 V8에 비하면 어딘가 답답한 게 사실. 현 세대 콰트로포르테 S의 백미는 오히려 가속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거대한 보닛을 슬쩍 들추며 거침없이 나아간다. 제원상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이전보다 0.6초 줄어든 4.8초. 특히 ZF 8단 변속기가 기어를 바꿔 물 때마다 ‘펑펑’ 터지는 배기 사운드가 더해져 체감 성능은 더욱 빠르다.고회전으로 치닫는 배기 사운드를 감상하다보면 속도계 바늘은 어느새 200km/h를 돌파한다. 이 초고속 영역에서 콰트로포르테의 그랜드 투어러다운 면모가 엿보인다. 다른 플래그십 세단보다 탄탄하게 조여진 서스펜션과 묵직한 운전대가 대형 세단이라기보다는 고급 쿠페에 탄 듯 안정적이다. 전자제어댐퍼 스카이훅 시스템이 잔진동에 예민하게 굴지 않으면서도 도로 정보는 솔직하게 전달한다.고갯길에 들어서면 스포츠 세단 성격은 더욱 도드라진다. 길이 5,265mm 거대한 세단이 마치 중형 세단처럼 민첩하다. 여러 차례 고갯길을 오가며 파악한 비결은 앞뒤 5:5로 나뉜 무게 배분과 뒤로 밀린 운전석 위치. 코너를 돌아나갈 때 앞뒤 바퀴에 무게가 균일하게 실려 움직임이 매끄럽고, 긴 보닛이 뒤로 밀어낸 운전석은 앞뒤 바퀴 사이 정중앙에 자리잡아 거대한 차체 움직임을 명확히 알려준다. 뒤쪽으로 동력을 많이 보내는 Q4 4륜구동 시스템과 피렐리 P제로 타이어가 쫀쫀하게 노면을 붙드는 감각도 나무랄 데 없다. 물론 이때에도 고갯길엔 마세라티표 배기 사운드가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있다. 상석은 앞좌석혈기왕성한 성능은 그만큼 차분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솔직한 서스펜션은 운전자에겐 재미를, 동승자에겐 불쾌감을 주었고, 길쭉한 보닛은 뒷좌석 공간까지 파먹었다. 운전재미를 돋우던 화끈한 소리도 조용히 달릴 땐 방해만 될 뿐이다. 트렁크 공간은 보통 수준이다.실내는 나름대로 화려하다. 나무 무늬가 매력적인 장식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제작한 100% 실크 원단, 그리고 수제작된 가죽까지 최고급 세단답게 온갖 비싼 소재를 화려하게 둘렀다. 그런데 조금씩 어설픈 게 문제다. 몇몇 다른 FCA에서 가져온 싸구려 버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8.4인치 모니터 속 굴림체 글씨는 중국차만큼이나 성의 없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식 시트와 아무 버튼도 없는 팔걸이 등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뒷좌석 배려도 부족한 편이다. 역시 이 차의 상석은 운전재미를 즐길 앞자리인 모양이다.  호화 소재가 듬뿍 쓰였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실내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만든 100% 실크 원단과 수제작 가죽 등으로 화려하게 꾸몄다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특색이 뚜렷했다. 고성능 고급 세단이라는 55년 전 1세대 콘셉트를 따라 편안함보다 고성능에 집중한다. 모두가 독일제 대형 세단을 쫓기 바쁜 요즘 흐름 따윈 아랑곳없는 모습. 때문에 진부한 기색은 전혀 없다. 벤츠와 BMW를 조금 웃도는 가격표를 머리로는 이해 못해도 가슴으로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다.  뒷좌석은 크기에 비해 좁다. 편의사양도 부족한 편이다 변속기 옆 주행과 관련된 버튼들을 모아 놨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은 고급스럽지 않다   글  윤지수 기자 
플래그십 세단 특집 - 上 2018-04-04
최고를 향한 다섯 가지 방법5WAYS OF FLAG SHIP 플래그십 세단. ‘함대를 이끄는 군함’이라는 이름처럼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최고급 세단이다. 모두 최고를 지향하는 목표는 같지만, 그 방법은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 다섯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점이 담긴 기함을 한자리에 모았다.   글  김민겸,윤지수,이인주 사진  최진호, 이병주  PORSCHE PANAMERA 4플래그십 세단이냐고 물으신다면   파나메라가 과연 포르쉐의 플래그십 세단인가? ‘그렇다’라고 쉽게 대답할 수는 없다. 원래 지휘관이 타는 함정을 뜻하는 플래그십(기함)은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넓은 의미로 쓰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보통은 가장 비싸거나 혹은 기술을 집대성한 상징적인 존재를 뜻하기 마련.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는 태생적으로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의 상징 모델이 되기는 어렵다. 가격을 본다면 그나마 가능성은 높다. 파나메라의 기본가격이 911보다 비싸다. 하지만 최고가에서 거의 3억에 육박하는 911 터보 카브리올레에 미치지는 못한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스포츠카 이외 라인업에서 포르쉐의 플래그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랜드 투어러의 새로운 해석포르쉐 4도어 세단은 사실 의외로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다. 1980년대 989 프로젝트는 911의 외모에 FR 구동계와 4도어를 갖춘 새로운 개념의 그랜드 투어러였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이끌던 울리히 베츠가 회사를 떠나고, 928의 판매 부진까지 겹쳐 989 프로젝트는 빛을 보지 못했다. 90년대 초는 미국에서의 판매부진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 다행히도 1996년 복스터를 발표해 성공을 거두었고, 2003년 발표한 SUV 카이엔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둠으로써 911의 족쇄에서 벗어날 단초를 마련했다. 카이엔 성공 덕분에 4도어 설룬인 파나메라, 중형 SUV 마칸 등 야심찬 라인업 확장 전략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SUV들과 달리 파나메라는 고급 GT였던 928의 새로운 해석으로 볼 수도 있다.  디자인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보다는 911과 복스터 등 인기모델에서 모티브를 따오는 전략을 썼다. 가장 안전한 방법일 뿐 아니라 사실상 고객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했다. 2세대 파나메라는 718 복스터의 얼굴과 눈매, 911의 엉덩이를 4도어 보디에 담았다. 이제 어느 정도 눈에 익은 탓도 있지만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가 1세대에 비해 높아진 것도 사실. 앞뒤 램프에는 르망 머신 919의 4점식 램프가 새로운 포인트가 된다.  718 복스터를 생각나게 하는 헤드램프 디자인리어램프와 엉덩이는 911을 확대한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 간결함과 화려함을 균형 있게 담아냈다. 휠베이스와 전고가 조금씩 늘어난 덕분에 실내 거주성도 좋아졌다. 다만 뒷좌석 헤드룸은 여전히 여유가 없고, 이날 모인 차들 중에서는 가장 옹색했다. 그래도 이 차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세단이 아니라 럭셔리 GT 쿠페 성격을 버무린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뒷좌석도 쿠페처럼 좌우 독립된 4인승 구성이다.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이 적당히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뒷좌석은 이날 모인 차들 중에서 가장 옹색한 편이었다 운전석은 5련식 클러스터 디자인과 스티어링 휠 등 911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새로운 조작계로 시프트 게이트 주변은 무척이나 깔끔하다. 터치식 와이드 모니터는 스마트폰의 위젯처럼 화면 레이아웃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그밖에 사용빈도가 높은 기능들은 하이글로시 패널에 터치식 스위치로 배치했다. 센터터널에 버튼 수십 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던 구형에 비한다면 환영할 만한 변화. 하지만 터치 스위치의 생경한 조작감은 개인적으로 아직 낯설다. 이런 불만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화식 인터페이스가 일반화된 몇 년 뒤에는 아련한 추억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에는 911 느낌을 많이 살렸다모니터는 스마트폰처럼 레이아웃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파나메라는 2세대로 진화하면서 파워트레인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라인업 막내인 파나메라4의 경우 V6 3.0L 직분사에 싱글 터보를 조합했다. 구형보다 20마력 늘어난 330마력의 출력이 그리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하체의 기본기가 뛰어나기 때문. 그래도 최대토크 45.9kg·m를 보다 넓은 영역(5,400~6,400rpm)에서 발휘하며 민첩하게 작동하는 8단 PDK가 항상 적정 엔진회전수를 유지시킨다.   330마력을 내는 V6 3.0L 터보 엔진은 탄탄한 섀시에 비해 다소 온순하게 느껴진다 덩치를 느낄 수 없는 경쾌한 몸놀림 시승에서의 첫인상은 ‘가벼움’이었다. 이날 모인 차들 중 가장 가볍다고 해보았자 2톤에 육박하는 무게다. 5m가 넘는 길이에 1,965kg의 무게와 4WD 시스템을 갖춘 파나메라를 가벼운 차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모는 느낌은 마치 준중형차를 운전하는 듯 가볍고 산뜻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노면 정보를 확실하게 전하고, 코너를 다부지게 돌아나가는 모습은 지극히 포르쉐답다. 서스펜션은 그리 단단하지 않아 안락함을 유지하면서도 하중이동에서 쉽사리 차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운전을 즐기는 오너라면 최소한 440마력짜리 4S를 추천하고 싶다. 이번 시승의 주제가 플래그십 세단임을 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파나메라는 포르쉐의 배지를 달았고, 그 이름과 명성에 어울리는 달리기 실력을 지녔으니 말이다. 최강의 버전인 터보는 정식 런칭 이전에 서킷에서의 동승으로 체험한 적이 있다. 타이트한 코너가 연속되는 서킷에서 보여준 엄청난 퍼포먼스는 플래그십 세단보다는 몬스터에 가까웠다. 출력은 무려 550마력으로 높아지고, 더 큰 다운포스를 얻기 위해 팝업식 리어윙은 2단 변신으로 폭이 넓어진다. 파나메라는 가격과 품격, 성능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음에도 이날 모인 차들 가운데 가장 튀는 존재였다. 노치백 세단이 아닌 해치백인 점도 있지만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수퍼카나 911 이외의 모델이 포르쉐의 기함이 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세단 수요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당히 만든, 이도저도 아닌 니치 모델이라 치부할 수 없다. 전통적인 고급 세단 이미지에서 다소 벗어나있을지언정 파나메라는 충분히 고급스럽고 안락하며, 고성능과 매력을 아우르는 4도어 포르쉐다.  해치백의 장점은 이럴 때 발휘된다  글 이수진 편집장 GENESIS EQ900 3.3T PRESTIGE AWD홈 어드밴티지 맞다. EQ900은 이날 모인 다섯 대 세단 중 가장 노티 났다. 이 차를 타는 사람들이 쌓아올린 사회적 지위도 한몫했겠지만, 비교적 개성 없는 모습은 따분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익숙한 만큼 가장 맘 편한 것도 사실. 누구든 두루 만족시키는 무난한 편안함과 호사스러운 편의사양이 바로 EQ900이 내세운 강점이다.   토종 세단만의 매력진부하게 ‘신토불이’나 외치자는 게 아니다. 지난 1998년 국내 최초 독자개발 대형 세단(엄밀히 따지면 준대형 세단이지만) 그랜저XG를 시작으로 현대차는 20여 년간 국내 대형 세단 주 고객층의 취향을 면밀히 분석해왔다. 그 고객층이 바라는 건 화끈한 파워도, 정교한 핸들링도 아닌, 내 사회적 위상을 세워줄 위풍당당한 스타일과 함께 탄 승객이 탄복할 만큼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이었다.    EQ900은 이런 시장 취향을 정확히 꿰뚫었다. 동급 세단 롱휠베이스 버전에 맞먹는 5,205mm의 길이는 대형 세단 특유의 여유로운 스타일을 강조하며, 수평에 가깝게 그어진 캐릭터 라인과 널찍한 면을 부드럽게 말아낸 굴곡은 오너의 진중한 성격을 대변한다.   림에 공기구멍을 만들어 타이어 소음을 줄인 ‘중공 공명음 알로이 휠’ 실내는 더더욱 그렇다. 유럽에서 공수해온 진짜 나무 장식과 고급 나파 가죽을 아낌없이 둘러 화려하게 꾸몄다. 비록 전통적인 구성은 미래에서 온 듯한 벤츠 S클래스나 포르쉐 파나메라에 비해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익숙한 덕분에 오히려 쓰임새는 더 낫다. 각 버튼을 기능에 따라 정확히 나눠놓았고, 12.3인치 모니터도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이다. 심지어 블루투스 연결 등 다소 복잡한 설정은 그림과 함께 음성으로까지 설명한다. 너무 친절한 모습은 마치 ‘효도폰’ 쓰는 것처럼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 차가 겨냥한 고객층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보여준다. 화려하지만 새롭지 않은 실내나이 든 고객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버튼을 화면에 넣지 않았다 뒷좌석 역시 무난하다. 노르웨이 유명 회사 제품을 분석해 만들었다는 시트는 어느 한군데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편안하게 받쳐주며, 수많은 기능을 움직일 버튼도 빠짐없이 달렸다. 다만 특색은 기대 않는 게 좋다. 디자인이나 기능이나 그저 뻔하다. 안마기능이 없는 걸 빼면 이 차에 기대할 만한 기능은 모두 갖췄으나 새로운 건 전혀 없다. 게다가 우등고속버스에서나 볼법한 앞좌석 뒤 나무 장식 디자인은 좀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국내 주요 인사를 모셔온 뒷좌석. 안마 기능이 없는 건 의외다나파 가죽과 유럽에서 가져온 나무 장식 등 최고급 소재가 듬뿍 쓰였다  편안함에 집중가솔린차 타는 사람이라면 시동 켜진 줄 모르고 다시 키를 돌렸던 기억 한번쯤 있을 거다. 오랜만에 그거 한 번 했다. 옛날 차였다면 ‘그르륵’ 소리 나며 시동모터가 돌았겠지만 이 차는 버튼 방식이라 시동이 꺼져버렸다. 초보 같은 실수를 한 이유는 EQ900이 너무 조용했기 때문. 시동을 걸어놔도 소리는 물론 진동 하나 전해지지 않으니 계기판을 보지 않고서야 공회전 상태인 걸 알 턱이 없다. 변속기 위치가 중립(N)이든 드라이브(D)든 마찬가지다.고요함은 출발한 뒤에도 이어졌다. 파워트레인이 아무 진동도 전달하지 않는 가운데 서스펜션이 노면의 잔진동을 말끔히 소화해 매끄럽게 나아간다. 철제 스프링과 유압식 전자제어 댐퍼를 붙인 비교적 저렴한 서스펜션 구성이지만 이전 세대 에어 서스펜션 빈자리는 느낄 수 없다. 독일 작스(SACHS)와의 공동 개발이 제법 유효했던 모양이다.  엔진룸이 확실하게 밀폐되도록 만들었다 편안한 승차감을 누리고 있노라면 힘차게 달려볼 생각은 쏙 들어간다. 그러나 여유로운 출력도 플래그십 세단의 덕목 중 하나다. 나른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승차는 3.3L 트윈터보 엔진에 사륜구동 H-트랙이 들어간 모델.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로 제법 강력하다. 실제 가속도 약 2.2톤에 달하는 몸집이 무색하리만치 신속했다. 특히 최대토크가 1,300rpm부터 4,500rpm까지 꾸준히 이어져 어느 rpm에서건 매끄럽게 가속을 이어간다. 시속 160km 정도는 가뿐하며 200km/h를 넘기기도 어렵지 않았다.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보통 수준이다. 시속 200km에 가까운 초고속 영역까지도 불안한 기색 없이 달리지만 독일차 같은 탄탄한 느낌까지는 없다. 그래도 그 와중에 뒷좌석 승객을 잠재울 만큼 편안하고 조용한 건 인상 깊다.한결같이 부드러운 승차감은 빠른 코너에서 발목을 잡았다. 짧게나마 코너에 큰 차체를 던져봤는데, 무른 서스펜션이 노면 정보를 모조리 삼켜버리는 까닭에 덜컥 겁부터 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고 서스펜션이 조여져 조금은 나아지지만 여전히 본격적으로 고갯길을 공략하기엔 차급의 한계가 뚜렷하다. 어차피 처음부터 운전 재미까지 챙겼을 거라고는 기대도 안했다.어울리지 않는 짓은 관두고 다시 여유롭게 달리기 위해 크루즈 컨트롤을 켰다. 이 첨단 주행보조장치는 EQ900이 받은 홈 어드밴티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에 국내 내비게이션 정보를 반영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들어가 고속도로에서만큼은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물론 국내 차선을 정확히 인지하는 차선 인식 기능도 어떤 수입차보다 정확해 완만한 코너 정도는 확실히 쫓아간다. 제자리걸음총 227km 주행 후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7.2km다. 2,185kg의 거구에 과급기가 두 개나 붙은 6기통 엔진, 그리고 4륜구동까지 더해진 결과다. 역시 이 차는 기름값 걱정 따윈 접어두고 타야 한다. 참고로 공인연비는 리터당 7.8km다.EQ900은 국내 대형차 시장에 맞춤정장 같은 차다. 기세 좋은 덩치와 시종일관 부드러운 승차감,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라는 위상까지. 국내 소비자 입맛을 철저히 맞춘 상품성으로 지난해 1만2,298대 판매되며 플래그십 세단 판매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이 정도는 1세대 에쿠스도 해냈던 일. 이제 고리타분한 국내 취향을 벗어나 제자리걸음을 끝낼 때가 아닐까. 여기서야 어떻든 EQ900은 밖에서 볼 땐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니 말이다. 트렁크 모양을 쓰임새 좋게 다듬어 골프백과 보스턴백이 각각 4개까지 들어간다  글  윤지수 기자 BMW M760Li xDriveM 배지 단 7시리즈 많고 많은 7시리즈 라인업 중 도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M760Li를 탔다. 현재 BMW코리아가 일반 7시리즈 모델을 시승차로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속내를 알아보기 위해 오너 드리븐, 그리고 쇼퍼 드리븐의 두 가지 입장에서 시승했다.  운전석에서 몰아본 M760LiM760Li는 외관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풍긴다. 인디비주얼 색상이 적용된 외관은 기본 페인트 외에도 특수 안료를 덧대 오묘한 색감을 낸다. 처음 시승차를 봤을 땐 래핑 시공이라도 한 줄 알았을 정도다. 직접 손으로 쓰다듬은 다음에야 깜빡 속았단 사실을 깨달았다.도어 핸들을 잡고 문을 여니 문짝의 무게감이 기품 있게 전해졌다. BMW는 이 차가 그냥 7시리즈와는 다른 차라는 힌트를 센터콘솔과 계기판에 마련했다. 각각 V12, M760Li 레터링이 들어가며 운전대를 잡기 전 적당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C필러에 달린 V12 레터링이 고성능을 암시한다M760Li 레터링이 들어간 엉덩이 여기저기 붙은 M 배지 때문일까? 요즘 들어 힘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BMW 특유의 단단한 댐퍼 세팅으로 인해 주행감이 다소 딱딱할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웬 걸! 컴포트 모드로 달려 보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버금갈 정도로 긴 스트로크 감각이 느껴진다. 테스트를 위해 다소 빠른 속도로 방지턱을 넘었음에도 굴곡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소화한다. M 배지의 위력이 컴포트 모드에서만큼은 비활성화되는 모양이다. M패키지에 맞춰 변화한 공기흡입구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안락하지만 다소 심심했던 컴포트 모드 대신 스포츠 모드를 켜본다. 안정적이면서 날렵한 가속감이다. 팽팽하게 긴장감을 더한 서스펜션이 다소 출렁이던 2.3톤의 묵직한 몸을 단단하게 지지한다. 1,550rpm부터 터져 나오는 81.6kg·m의 최대토크는 경망스럽지 않게 차체를 힘껏 끌어준다. 헤비급 복서가 내지르는 스트레이트 펀치가 이와 비슷할까. 넉넉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직진안정성 역시 긴 리치의 복서를 보는 듯하다. 가속 성능은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여전하다. 초반에 받은 탄력과 관성을 써먹는지 지칠 줄 모르고 속도계 바늘을 밀어올린다.코너를 공략할 때도 기다란 휠베이스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7시리즈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조향에 따라 뒷바퀴도 함께 방향을 바꾼다. 중저속에서는 회전 반경을 줄여 코너링에 대한 부담을 던다. 일반 7시리즈를 몰 때보다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하는 탓에 M760Li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알다시피 M760Li는 오리지널 M 모델이 아니다. M 전용 서스펜션, 에어로 파츠, 퍼포먼스 엔진 등이 들어간 M 패키지 모델이다. 그렇지만 실린더의 개수가 10개를 넘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메르세데스-AMG의 정식 배지를 단 S63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약간씩 모자라긴 해도 M760Li가 조금 더 일찍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AMG S63에 겨우 0.2초 뒤지는 3.7초. 이름에 M이란 알파벳이 들어간 이유가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M 퍼포먼스 엔진. 덮개 아래에 12기통 엔진이 자리한다 뒷자리에 앉아본 M760Li자고로 플래그십 세단을 탈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하나가 바로 뒷좌석 리뷰다. M 배지를 달지만 않았다면 1박 2일의 시승 기간 내내 뒷자리에만 앉고 싶을 정도로 고급 편의장비로 휘감고 있었다. 시승 기간이 촉박했던 만큼 함께 촬영을 진행한 동료 기자에게 대리운전을 부탁했다. 일반 7시리즈와 다를 것 없는 대시보드 레이아웃앉으면 다시 일어서고 싶지 않은 뒷좌석 프리미엄 세단 뒷좌석의 기본 덕목은 뭐니뭐니 해도 안락한 착좌감. M760Li 뒷좌석에는 부드럽지만 적당히 탱탱한 질감이 살아 있는 가죽이 사용된다. 유난히 부드러운 탓에 마치 몸이 푹 꺼질 것만 같은 S클래스와는 또 다른 안락함이 전해졌다. 마사지 기능을 켜면 시트 속 롤러가 등과 허리를 쫀득하게 잡아 문다. 요즘 유행하는 안마의자 만큼은 아니지만 꽤 다부진 마사지를 해낸다. 팔걸이에는 터치커맨드라 부르는 태블릿이 있어 회장님이 누려야 할 다양한 편의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여느 플래그십 세단들과 달리 인터넷 검색, 어플리케이션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암레스트 뒤편엔 간이 냉장고가 있어 언제라도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편의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암레스트 태블릿시원하게 음료를 보관할 수 있다냉장고가 트렁크 활용도를 저해하는 건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7시리즈를 선택한 회장님이라면 오디오에 대한 조예가 깊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대표 오디오 브랜드 B&W라면 그런 회장님의 귀를 만족스럽게 간질일 터. 미처 음원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FM 라디오만으로도 음질이 좋은지, 나쁜지 정도는 구별할 수 있었다. 마치 전달력 좋은 래퍼가 안정감 있게 랩을 내뱉듯, 음역대별로 무게감 있고 정확한 소리가 전달된다. 지금 앉아 있는, 아니 누워 있는 이곳 경기도 이천의 한 지방 국도가 뉴욕 맨해튼의 펜트하우스로 바뀌는 순간이다. B&W 스피커가 실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 12기통, M760Li이번 플래그십 세단 모음 기사 얘기가 오갈 때 제일 먼저 찜한 차가 M760Li였다. 압박이 점점 고조되는 환경규제를 이유로 BMW가 더 이상 12기통 엔진을 얹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BMW는 1987년 2세대 7시리즈에 V12 5.0L 엔진을 얹으며 V12 플래그십 영역에 발을 들였지만 이제 그 시대가 막을 내리려하고 있다. 같은 그룹에 속한 롤스로이스는 어떻게든 12기통 엔진을 잇겠다는 입장이지만 BMW는 일찌감치 링 위로 수건을 던졌다. 그렇다고 마냥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BMW는 이미 V12 엔진의 스펙에 근접한 다운사이징 엔진을 갖고 있다. 신형 M5에도 사용되는 V8 4.4L 엔진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힘을 낸다. 물론 풍부한 실린더 개수에서 비롯한 회전질감을 따라올 순 없겠지만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본격적인 엔진 개량에 돌입한다면 머지않아 지금의 V12 스펙을 뛰어넘을 것이다.글 김민겸 기자 
[2000년기사] 기아 카렌스 2018-04-04
 기아 카렌스작고 귀여운 외모에 큰 실속 갖추어​​​※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기아의 카니발을 사고 싶었던 적이 있다. 지난해 초 카니발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운전석은 어찌 그리 넓은지 답답한 느낌이 하나도 없어 마음까지 편했고, 좌석수가 많아 두세 가족이 함께 놀러 가기에도 좋아 보였다. 액셀 페달을 밟을 때는 감동이 물밀듯했다. 디젤에다 자동기어(AT)였는데 밟으면 밟는 대로 신나게 내달렸고, 연비는 소형차보다 좋게 나왔다. 그렇게 쓸모 있고 경제적인 차를 중형차 값 정도에 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첫눈에 반했던 기자는 아직도 카니발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차값도 값이지만 출퇴근용으로 쓰기에는 카니발의 덩치가 너무 컸다. 크기가 조금만 작아도 타고 다니기 좋고 주차하기 편할 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카니발에 대한 관심을 접어야 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형 미니밴 뛰어난 실용성 지녀 유럽에서 인기  카스타와 카렌스. 최근 나온 기아의 새 RV들은 그렇게 접어 두었던 RV 소유욕에 불을 당기는 차들이다. 특히 지난달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카렌스는 기자가 바라던 크기와 똑같은 덩치를 지녀 몇 번이고 설레는 마음으로 쳐다보았다. 카렌스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형 미니밴이다. 카니발은 물론 싼타모나 카스타보다 작고, 준중형차인 세피아를 베이스로 만들어 차체 길이가 중형 세단보다 짧다. 이 같은 소형 미니밴이 등장한 것은 3년 전의 일이다. 96년 나온 르노 메가느 세닉을 시작으로 피아트 물티플라, 오펠 자피라, 도요다 입섬, 미쓰비시 스페이스 스타 등 여러 모델이 선보였다. 유럽시장에서 태어나고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형 미니밴의 가장 큰 미덕은 합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실용성과 경제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렌스의 국내 등장은 한 단계 성숙된 모터리제이션의 확인으로 보여 반갑다. 시승차는 LPG 기본형(GX)과 고급형(LX) 두 가지가 준비되었다. 모두 1.8ℓ 108마력 엔진을 얹었고, 고급형은 네바퀴 ABS와 뒷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CD 플레이어, 알루미늄 휠, 안개등, 열선내장형 백미러, 트렁크 콘솔박스, 보조 브레이크등, 투톤 보디컬러 등이 더해져 있다. 앞모습은 카니발과 비슷해 낯이 익지만 크기가 작아 다부져 보이고 헤드램프가 커 귀여운 느낌도 든다. 옆모습은 D필러의 디자인이 튄다. 도요다 입섬, 벤츠 A클래스 등에서 보았던 역방향 디자인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고, 개방감도 더하는 효과를 낸다. 사이드 미러는 고급형과 기본형 모두 실용적인 검은색을 썼고 고급형에 달린 알루미늄 휠 디자인은 슈마의 것과 같다. 카렌스가 세피아를 베이스로 한 차이긴 하지만 준중형차용인 195/65R 14 타이어는 늘어난 몸무게와 커진 차체를 받치기에 작다는 생각이다. 휠하우스 공간이 좁아 보여 인치업에도 한계가 있을 듯하다. ​ ​도어는 앞 뒤 모두 여닫이다. 미닫이 도어는 주차하고 내릴 때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여닫이 도어는 힘들이지 않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승용 감각의 여닫이 도어가 마음에 든다. 뒷모습은 유리창이 크고 양 옆 기둥이 보이지 않아 시원시원하다. 깔끔한 아우트 라인에 단정한 콤비램프가 포인트다. 뒷문은 크고 넓게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며 여닫기 좋도록 문 안쪽에 손잡이도 달려 있다. 카렌스의 겉모습은 새롭기보다 친근하다. 눈에 확 띄는 미인은 아니지만 흠잡을 데 없이 단정한 이미지를 지녔다.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하게 느껴지는 모습은 새로운 차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준다. ​밝은 색 시트로 화사한 느낌 주는 실내 센터 페시아는 카본 그레인으로 치장해  실내는 밝은 색 시트가 화사한 느낌이다. 시트 포지션은 조금 높지만 불편하지 않다. 문을 열고 엉덩이를 걸친 다음 발만 옮겨 놓으면 되므로 승용차보다 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시보드 역시 미적인 감각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디자인한 것 같다. 오디오가 센터 페시아 맨 위쪽에 달려 있어 조작하기 편하고 로터리식 공조장치 스위치는 기아차에서 많이 보던 모양이다. 시승차 중 고급형 모델에는 옵션인 AV 시스템이 달려 있었다. AV 시스템에는 햇빛이 비출 때도 시야를 방해받지 않도록 3단계로 기울일 수 있는 화면과 CD 플레이어, 이퀄라이저, 속도감응형 자동볼륨조절기능, 글라스 내장형 안테나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160만 원이나 내고 이 옵션을 선택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 ​센터 페시아는 흔한 우드 그레인 장식 대신 카본 그레인으로 치장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차의 성격을 고급스러움보다는 개성에 맞추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에어백을 달지 않은 모델은 조수석 에어백 공간에 넓은 사물함이 서비스된다. 조수석 대시보드에 네모난 구멍을 뚫어 놓은 형상이다. 구멍을 뚫기보다는 글로브 박스의 크기를 더 키우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쓰기는 편하겠지만 먼지가 많이 쌓일 것이고, 흔치 않은 모양이어서 우습기도 하다. 공조장치 바로 밑에 있는 두 개짜리 컵홀더는 수납되어 있다가 누르면 튀어나오므로 쓰임새가 좋다. 자동변속기는 칼럼 시프트 타입으로 국산차에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시프트 레버가 핸들 옆에 달려 있어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2열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수동변속기는 플로어식이어서 워크스루가 안 된다. 이래저래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고객이 많을 것 같다. 2열에 3명, 3열에 2명이 탈 좌석이 마련되어 있지만 3열 시트는 어른 두 명이 타기에 비좁다. 시트와 바닥의 거리가 가까워 발 뻗을 공간이 거의 없고 별도의 에어덕트가 마련되지 않아 여름과 겨울에는 특히 괴로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세금혜택을 위한 형식적인 좌석에 가깝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트의 활용도는 뛰어나다. 특히 3열 시트를 두 번 접어 2열 시트의 등받이에 붙이면 아주 넓은 수납공간이 생긴다. 또 트렁크 바닥에 별도로 마련해 놓은 보조 트렁크(고급형)는 자투리 공간을 쓸모 있게 변화시킨 좋은 아이디어다. 카렌스는 폭이 좁지만 실내 앞 뒤 길이는 넉넉한 편이다. 5명 정도가 여행을 떠난다면 많은 짐을 싣고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7인승이지만 5명 정도 타면 적당해 고속주행 때는 부족한 출력 아쉬워  카렌스의 시승은 여의도와 자유로를 오가며 진행되었다. 액셀 페달의 감각은 부드럽고 AT의 셀렉트 레버는 조작하기 편하다. 와이퍼 조작 레버와 헷갈려 두어 번쯤 실수했지만 오너가 되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아이들링은 조용하고 출발은 여유롭다. 차가 많은 시가지를 달리는 동안 불편한 점을 찾기 힘들다. 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승차감과 정숙성이 돋보인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출렁이는 느낌이 거의 없고 제동성능도 깨끗하다. 조금 커 보였던 스티어링 휠은 조작하기에 알맞고, 기름을 바른 듯 부드럽게 움직인다. 자유로에 들어서서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았다. 차체가 조금 움찔하는 듯하다가 튀어나간다. 변속이 될 때마다 약간의 충격이 전해지고, 엔진 브레이크의 효과는 기대치보다 약한 편이다. 고속에서는 배기량의 한계가 느껴진다. 한적한 코스에서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 보았는데 5천rpm에서 시속 150km 정도를 기록하고는 바늘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rpm을 많이 쓸수록 엔진음도 거칠게 들려온다.    기자는 곧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하지 말자 고 생각을 바꾼다. 카렌스는 스포츠카가 아니다. 출퇴근용으로 쓰거나 여가를 함께 하기에 좋은 소형 미니밴일 뿐이다. 카렌스 LPG는 윗급인 카스타보다 배기량이 200cc 작지만 최고출력은 108마력으로 오히려 높다(카스타 82마력). 이 정도면 몸무게를 감당하기에도 충분하고, 일상적인 주행 때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성능이다. 카렌스는 코너링 실력도 뛰어나다. 작은 타이어가 불안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시속 60∼70km 정도로 급코너를 돌아나가도 몸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넓은 트레드와 개스식 쇼크 업소버, 든든한 서스펜션이 믿음을 준다.    ​카렌스는 카스타에 비해 200만 원 이상 싸다. 차체가 크고 값이 비싸 미니밴 사기를 망설이던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혹할 수 있는 모델인 셈이다. 바로 기자 같은 잠재고객을 향해 날리는 직격탄이다. 휘발유차만큼 조용하고 디젤만큼 연료비가 적게 드는 차, 휘발유차에 버금가게 잘 달리고, 이제는 1차로도 마음대로 누빌 수 있는 차. 좌석을 일곱 개나 갖췄지만 출퇴근용으로 써도 될 만큼 아담한 미니밴. 직격탄에 맞은 기자 마음은 또다시 갈등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2000년기사] 렉서스 LS430 세계에서 가장 조용.. 2018-03-30
렉서스 LS430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세단​​​※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도요다는 11년 전에 세계 제1의 승용차 생산을 목표로 셀시오를 개발했고 렉서스 LS로 수출해 북미시장과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유럽의 전통적인 명차들에 버금가는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스타일링이 돋보이고, 경쟁차들에 비해 값이 싼 데다 신뢰도와 중고차값이 높아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켰다.렉서스 LS는 지난 11년 동안 2차례의 페이스 리프트와 마이너 체인지를 단행하는 동안 짧은 시간에 세계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좋은 차로 정평을 얻었고, 독일의 벤츠, BMW와 더불어 세계의 3대 명차로 명성을 얻었다.​S클래스 닮은 겉모습 실망스러워 뒷좌석을 위한 편의장비 풍부해  렉서스 LS430은 LS400의 배기량을 높이고 개선한 모델이다. 렉서스 LS의 새 모델에 거는 수요자들의 기대는 지난 10년 동안 이 모델이 쌓아온 명성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우선 스타일링은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진부한 모습을 하고 나와 실망을 주었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된 벤츠 S클래스의 둔탁한 모습을 꼭 닮은꼴이다. 리어램프는 구형 벤츠와 닮아 신선하지 못하다.​렉서스가 LS430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그릴과 헤드램프의 조화를 이룬 곡선미다. 그러나 헤드램프는 렉서스 RX300의 헤드램프 모양을 그대로 적용한 것 같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구형의 무디고 넓은 디자인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옆모습도 개성을 찾기 힘들 정도로 평범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앞쪽은 렉서스 RX300을 닮았고, 뒤쪽은 구형 벤츠를 닮았다는 인상은 렉서스 LS430의 핸디캡이다.​​​​​​​GPS를 통한 비상연락(SOS)시스템도 2000년형 S클래스에서 적용한 것과 똑같다. 그러나 진부한 스타일링과는 달리 렉서스가 전통적으로 자랑하고 있는 정숙함과 성능은 이전보다 더 향상되었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4천996×1천829×1천471mm이고 휠베이스는 2천926mm, 트레드는 앞 1천577mm, 뒤 1천555mm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5를 실현했다. LS400은 2.9였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종전의 디자인과 변함이 없다. 앞뒤 좌석의 헤드레스트를 전동장치로 조정하도록 했고 운전석과 스티어링 칼럼 위치를 자동 조절하는 메모리 시트를 마련했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는 오디오 시스템 스위치를, 오른쪽에는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를 배치했다.​​​​​뒷시트의 센터 암레스트에는 뒷좌석 전용 온도조절 시스템을 두었다. 뒷유리는 전동식 커튼과 수동식 커튼을 함께 마련했다. 또 시트 온도조정 시스템과 레이저로 측정하는 전방 거리 센서, 초음파로 정보를 주는 후진 경고장치 등도 있다. 홈 링크 시스템도 쓸 만하다. 차고나 게이트를 여닫고, 가정의 조명등을 선택해 켜고 끄며 집의 안전 시스템을 차 안에 않아서 조정하도록 한 유니버설 트랜스시버도 달았다. ​​   문루프는 파워로 틸트와 슬라이드, 원터치로 여닫을 수 있고, 파워 윈도도 원터치로 내리고 올라가도록 개선했다. 크루즈 컨트롤은 다이내믹 레이저 크루즈 시스템 방식으로 정확한 항속을 유지하도록 했다.​안정장치로는 운전석과 조수석, 앞좌석 측면 에어백, 앞뒤 사이드 커튼 에어백 등이 마련되었다. 4바퀴 모두에 4채널 ABS가 적용되었고, 트랙션 컨트롤(TRCA), 미끄럼 방지(VSC), 험로 주행에서 하체 높임장치 등이 기본으로 달려 있다. 고광도(HID) 전조등은 지형에 맞춰 자동으로 비춰준다. 윈드실드는 방수 가공된 특수유리를 사용해서 물방울이 앞 차창에서 미끄러지게 만들어 시야 확보에 좋다. 또 빗방울이 뿌려지는 정도에 따라 와이퍼가 여러 속도로 자동작동된다.​​​​비단결 같은 달리기 성능 보여 경쟁모델보다 연비, 가속력 좋아 시승은 LA 북쪽 위성도시인 글렌데일에 있는 렉서스 딜러의 한인 플립 매니저인 케니 박이 도와주었다. 시승차는 최고급형의 공급이 달려 스탠더드 모델을 골랐다. 색상은 새로운 유행색상인 밀레니엄 실버를 택했다. 은색이면서도 약간 회색빛을 띤 혼합색이다.렉서스 430을 대하는 첫 인상은 결코 낯설지 않다. 그것은 새 모델인데도 새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렉서스 LS430은 시동에서 발진까지 그야말로 비단결을 타는 듯이 조용해 럭셔리 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차라는 것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엔진은 V8 4.3ℓ 4밸브 타입으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고 저 배기 시스템(U-LEV)을 적용했다. 최고출력은 290마력/5천600rpm, 최대토크는 44.24kg·m/ 3천400rpm이다. 구동방식은 뒷바퀴굴림이고 서스펜션은 앞뒤 더블 위시본을 썼다. 최고속도는 시속 212km, 0 →시속 100km 가속은 6.3초다.​​​​급가속에서도 엔진 소음은 귀를 때리지 않고 마치 바람을 세차게 가르는 듯 했다. 공기저항계수(Cd) 0.25가 제시하듯 윈드실드에 부딪히는 바람마저 부드럽게 스치면서 조용히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차 실내의 소음은 공회전 상태에서 40dBA, 시속 70마일(약 113km)에서 65dBA, 풀 드로틀 상태에서는 69dBA를 기록한다.​LS430은 고속주행에서 쾌속성이 뛰어났다. 동급 경쟁차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조용하고 잘 달리며 편안하고 비싸지 않은 승용차로 평가할 수 있겠다. 외형에서 풍기는 디자인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한 차, 고급스러운 차, 동급 가운데 연비가 가장 좋은 차를 고른다면 렉서스 LS430을 택하면 틀림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렉서스 LS430의 경쟁모델로는 벤츠 S430, BMW 740iL 그리고 캐딜락 STS를 들 수 있다. 이들 4차종의 모델을 비교할 때 연비는 LS430이 가장 좋고, 0→시속 60마일(96km) 가속에서도 LS 430이 가장 빠르다.​제동력에서는 740iL이 가장 우수하고 그 다음이 LS430이다. 제동거리는 STS가 가장 짧고, 그 다음이 S430, 세 번째가 LS430 그리고 740iL의 순이었다. 연비는 LS430이 가장 좋고 나머지 3차종이 비슷했다.LS430은 기본 차값이 5만4천 달러이고 옵션값이 1만 달러 정도인 최고급 모델 울트라는 6만8천 달러다. 머지 않아 한국에도 일본 도요다자동차의 선택된 모델이 수입되고, 그 가운데 렉서스의 기함인 LS430이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퍼 드리븐카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렉서스 LS 430의 주요 제원​
푸조 308 GT라인 시승기 2018-03-30
PEUGEOT 308 GT-Line  화장을 고친 아기 사자   페이스리프트된 308은 그릴 안에 엠블럼을 넣고 범퍼를 강렬하게 다듬어 매력을 더했다. 방음이 잘 되어 실내에서 디젤 아이들링 소음이 잘 들리지 않으면서도 달리기는 경쾌하다.  푸조에 대한 기억은 어릴 적 옆집에 있던 기아자동차의 라이선스 모델부터였다. 무언가 다른 디자인의 검은 차체에 용맹한 사자가 두발을 들고 서 있는 엠블럼은 어릴 적 자동차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나에게는 엄청난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후 자동차와 레이스에 대해 관심은 높아졌지만 BMW, 벤츠 등이 연이어 한국에 진출하며 푸조는 금세 잊힌 존재가 되었다. 그러다가 나의 머릿속에 푸조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한국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한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등장한, 앙리 바타넨의 푸조 405가 그 주인공. 요즘에야 푸조 하면 영화 ‘택시’를 떠올릴 사람이 더 많을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사막을 거침없이 질주하던 모습이 기억 속에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승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일단 거칠게 몰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브랜드 이미지와 유럽 태생 해치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몰아보고 싶게 만드는 스티어링 휠푸조 308 GT 라인은 첫인상부터 좋았다. 그래서인지 며칠간의 시승 시간이 즐거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푸조의 시그니처와 같았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변화가 있었다. 따로 떨어져 있던 엠블럼이 들어오는 한편, 그릴 차제도 조금 커지고 약간 각을 세워 강렬한 인상이 더해졌다. 범퍼 하단은 개구부가 커지고 립스포일러까지 더해져 마치 TCR 경주차를 보는 듯하다. 그릴 중앙에 자리잡은 푸조 엠블럼은 308GT의 존재감을 나타내기에 충분하며, 바로 위 푸조 이니셜은 GT라는 명칭에 어울리도록 붉은색으로 처리했다. 범퍼와 보닛의 라인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어진 듯 하지만 약간 꺾어지도록 설계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준다. 사이드 에어댐과 듀얼배기팁도 이 차가 스포츠 지향임을 어필하는 부분. 그릴과 범퍼 등에 변화를 주었다 새롭게 다듬은 얼굴은 TCR 경주차를 연상시킨다 익스테리어를 충분히 감상한 후 실내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어색할 만큼 작은 스티어링 휠과 조금 높게 배치된 얇은 계기판이다. 필자가 한참 튜닝에 빠져 있을 때 소구경 D컷의 스티어링 휠을 선호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대중적인 양산차에서 이만큼 작고 스포티한 스티어링을 마주한 것은 거의 처음인 듯하다. 이것만으로도 어서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았다.  스티어링 휠이 어색하리만큼 작다 버킷 타입의 시트는 몸에 닿는 부분을 가죽으로 마감하고 나머지 부분은 직물로 처리했다. 여기에 마감은 스티치로 해서 스포티함과 고급감을 동시에 노렸다. 착석감이 높으면서도 전동 안마 기능과 열선이 들어 있어 장거리 운행시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쾌적함을 제공한다. 대시보드는 기존 308에서 변화가 없다. 푸조의 신형 인포메이션 시스템은 스마트 디바이스에 비교적 익숙한 필자도 조금 이질감이 들었다. 처음에는 화면을 보면서 조금 고민을 했지만 사용하다 보니 금세 익숙해진다. 다만 공조 시스템 등 사용빈도가 놓은 기능 몇 가지는 외부 스위치를 마련하거나 UI 가장 바깥 메뉴에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실내 디테일은 기존 308에서 거의 변화가 없다  시동을 걸고 준비하면서 스위치류를 조작해 보았다. 모든 기능을 밖으로 빼낸 크루즈컨트롤은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어찌 보면 직관적이라 몇 번 조작해보니 편했다. 반면 시그널레버와 와이퍼레버는 다른 차에 비해 상당히 짧아 어색했다. 반면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반길 만한 포인트다. 1.6L 직분사 디젤 터보 엔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내 정숙성도 돋보였다. 유럽산 디젤 소형차가 이럴 리 없다고 생각해 문을 열고 나가보니 역시나 태생을 속일 수는 없다. 어쨌건 실내에서는 디젤 아이들링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철저한 방음 대책에 상이라도 주고 싶을 정도였다. 소음을 철저하게 차단한 대신 스포츠 모드에서는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이용해 감성적인 부분을 채우고자 했다. 다만 실제 사운드와는 차이가 커서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스포티한 달리기를 자극하는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디젤 엔진이지만 아이들링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만족스런 정숙성, 아쉬운 기어비필자가 좋아하는 남한산성을 달리다 매직아워에 접어들었다. 서서히 사라지는 석양이 아쉬워 루프를 개방했더니 느낌이 정말 좋았다. 예전 같으면 차체 강성이 나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오만가지 고민을 했겠지만 글래스 루프를 얹은 시승차의 강성은 충분했다. 연속되는 코너를 강하게 푸시해 보았지만 뒤틀림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타이어마저 미쉐린 파일럿이라 차체와 그립을 믿고 몰아쳐보고 싶은 욕심이 계속 생겼다. 하지만 영하 10℃에 가까운 시승 당일 날씨 탓에 치솟는 욕구를 꾹꾹 눌러야만 했다. 디젤 터보 엔진은 토크가 넉넉해 시내 구간에서 달릴 때는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와인딩을 본격적으로 달리니 기어비가 발목을 잡았다. 재빠른 변속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6단 자동 변속기로는 디젤 엔진의 좁은 토크밴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부분은 운전자의 스킬에 의지해야 할 듯하다. 시승을 마치며 돌아오는 길, 어둑어둑해진 도로에서 신형 LED 라이트가 충분한 조도와 시인성으로 앞길을 밝혀주었다.  시내주행은 만족스럽지만 본격적인 달리기에서는 변속기가 발목을 잡는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푸조의 팬이 되어가는 이유를 이번 시승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동안 국내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던 폭스바겐이 최근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아직 골프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라이벌이 없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푸조 308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뛰어난 모델임에 틀림없다. 뛰어난 기본기에 풀 LED 램프 등 다양한 장비를 더했고, 디자인도 다듬어 매력을 더했다. 유럽산 해치백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분명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글 손재연    사진 최진호 
[2000년기사]1936년형 모리스 8시리즈 2018-03-29
 1936년형 모리스 8시리즈인간적인 아름다움이 배어 있는※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회사 업무에 치어 헉헉대고 있던 9월 초. 손목에 쥐가 나도록 컴퓨터 마우스를 휘두르고 있던 중 의외의 시승제의를 받았다. 바로 1936년형 모리스8이었다.​모리스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회사이고, 게다가 36년형 모델이면 칠순 넘으신 우리 큰아버님이 소학교 다니시던 시절의 차였다. 진짜 클래식카를 타본다는 기대감과 함께 `도대체 무슨 얘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하는 부담감이 시소를 타기 시작했다.​`차는 제대로 움직여 줄까, 요즘 차들도 조금 오래된 것들은 길바닥에 주저앉는 경우가 허다한데 말야. 원고 쓰려면 차에 대해서 사전조사도 많이 해야 할텐데 어디서 그런 자료를 구하나? 에이, 쓸데없는 고민을 하느니 타보고 나서 생각하자.` 이렇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승을 하게 되었다.​3년 동안 22만 대 팔린 베스트셀러 카 4기통 918cc 사이드 밸브 엔진 얹어시승차는 영국에서 태어났으니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우리나라까지 들어오는데 64년이 걸린 셈이다. 영국서 같은 시리즈의 상태 좋은 2도어 컨버터블이 약 7천 파운드에 거래되고 있으니 더 많이 생산된 세단형은 우리 돈으로 1천만 원을 호가할 것이다. 뉴질랜드와 호주, 우리나라를 오가며 사업을 하는 오너가 뉴질랜드에서 구입, 들여온 것이다. 뉴질랜드는 생각보다 순수 영국인들의 비중이 높아 클래식한 영국차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고 한다.​모리스는 우리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엄밀히 말하면 로버라는 브랜드의 이미지 한구석에 작게 숨어있는 회사인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모리스는 오스틴과 함께 영국시장을 주름잡는 양대산맥으로 자리잡고 있던 든든한 회사였다. 모리스8은 오스틴7과 경쟁하는 모리스의 간판차였다. 1935년 처음으로 등장해 3년 동안 22만 대가 팔린 베스트셀러 카이기도 했고, 세 번의 모델 체인지를 거쳐 2차대전이 끝난 뒤인 1948년까지 생산된 장수차종이기도 했다.​시승차는 1936년에 나온 시리즈I. 처음 시승차를 만나 천천히 살피다 앞 유리창 한쪽 구석에서 발견한, 판매상이 써 붙인 듯한 쪽지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1937년부터 나온 시리즈II와는 보다 고전적인 라디에이터 그릴로 구분이 된다. 오래된 흑백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차를 직접 대면하게 되니 기분이 아리송했다. 게다가 폭삭 늙어 주저앉기 직전은 아닐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제법 자세를 갖추고 서 있는 것이 그럴싸해 보였다. 덧칠을 여러 번 한 듯 두터운 차체 표면은 광택은 없지만 상당히 깨끗하다. 부가티를 연상케 하는 블랙과 레드의 투톤 컬러는 오리지널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모르긴 해도 리스토어(복원) 작업을 거치면서 새로운 주인이 멋스럽게 손본 것이 아닐까? 어쨌든 차의 고풍스러운 멋을 더해주는 `나이스 체인지`다. 지름이 큰 메쉬 휠에 고색 창연한 타이어는 좁고 키 큰 차체에 잘 어울린다.​작은 차체에 살아있는 펜더의 부드럽고 유연한 곡선은 클래식카의 표본이다. 요즘의 도로법규에 맞게 깜박이는 앞뒤에 둥근 램프로 추가되어 있다. 옛날식 그대로라면 B필러에 숨겨져 있는 반사판이 휙 튀어나왔다가 들어갈텐데….​​​​​얇은 철판을 접어 올리듯 보네트를 열면 엔진룸 아래 낮게 깔려있는 작고 파란 실린더 블록이 눈에 뜨인다. 옛 방식으로 구성해 위아래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4기통 918cc 사이드 밸브 엔진은 고등학교 공업시간에 배웠던 엔진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들만 달랑 갖추고 있다. 스쿠터의 머플러를 연상시키는 에어클리너가 독특하고, 그 아래 실린더 헤드에는 바로 스파크 플러그가 꽂혀있다. 그 위로 배전기, 점화코일, 연료펌프가 자리잡고 있고, 운전석쪽 격벽에는 배터리와 함께 공구함이 마련되어 있다. 몇몇 소모성 부품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원래 모습 그대로 살아있다.​​​ ​​실내 곳곳에서 사람의 손길 느껴지고 요즘 차에 달린 것 모두 갖추고 있어보디는 도어가 2개인 세단형이다. 영국식으로 얘기하면 설룬(saloon)이라고 하는, 운전석과 승객석이 통해 있는 2박스형 모델이다. 활짝 열리는 도어는 B필러 아래에 경첩이 달려 있어 뒤쪽으로 열리게 되어있다. 약간 뻑뻑하게 열리기는 하지만 뒤 차체에 닿을 정도로 180도 활짝 열린다. 도어의 잠금장치는 재미있게도 집안의 방문고리와 비슷한 방식이다.​도어를 열고 실내를 들여다보면 외부보다는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인다. 앞쪽으로 좁아지는 차체 형태 때문에 실내는 앞이 더 비좁다. 밖에서 볼 때는 느끼기 힘들었는데, 운전석에 들어앉으니 앞쪽이 좁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시트는 오래되어 비닐 커버를 씌워놓았지만 그것도 찢어져 벌어진 사이로 원래의 시트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실내 곳곳에서는 수공품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나무판이나 나사로 조여놓은 B필러 내장재하며….​​​ ​​앞 유리는 앞쪽 위로 젖혀 올릴 수 있게 되어있다. 에어컨은 상상하기 힘든 시대의 차이니 환기를 위한 최고의 장치가 아니었을까? 운전석쪽 유리창 윗부분에는 와이퍼도 붙어있다. 간간이 보이는 전기장치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앞 유리 위의 양쪽 구석에는 거짓말 조금 보태 500원짜리 동전만한 백미러가 달려 있다. 운전석 이마 앞에는 베니어판(?)으로 만든 선바이저도 달려 있다. 지름이 크고 고풍스런 3스포크 핸들은 철제 림을 가죽으로 감싼 것이다. 유격이 크지만 상당히 무겁다.​​​​대시보드 가운데에는 계기들이 몰려 있다. 요즘 차에도 기본적으로 달려 있는 속도계, 오일계, 전압계, 연료계가 약간은 어수선하게 달려 있고, 스타트 레버를 비롯한 몇 개의 레버, 그리고 전기 스위치와 몇 개의 램프가 전부인 단출한 구성이다. 속도계는 시속 70km까지 표시되어 있지만 30km에 빨간 눈금이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자동차들이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장비들이 이미 이 시대의 차에 모두 달려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계기판 양쪽으로는 글러브 박스가 열려 있다.창문은 크랭크식으로 열게 되어 있는데, 뒤쪽 유리창도 거의 다 내려간다. 뒷유리는 조수석 도어 위에 자리잡은 레버를 밀면 차양이 올라간다. 요즘에야 전동식으로 처리할 만한 물건이지만 이 차는 도르래로 연결된 줄이 차양 끝을 잡아당겨 올라가는 진짜 수동식이다.​생각보다 뒷좌석에 오르내리기는 어렵지 않다. 아무런 고정장치가 없는 조수석을 그냥 앞으로 밀어젖히고 뒷자리에 엉덩이를 밀어 넣으면 된다. 안전을 이유로 사소한 기계장치들을 덧붙인 요즘 차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터져 나온다. 차체 폭이 뒤로 갈수록 넓어지는 탓에 뒷좌석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인다.​2박스형 차체로 트렁크 공간이 없다. 그러나 차체 뒤에 매달린 스페어 타이어 뒤쪽으로 피크닉 박스를 올릴 수 있도록 접이식 선반이 마련되어있다. 차와 세트로 구입하였다는 피크닉 박스는 옛날 유럽이나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등나무로 엮은 것이다. 가죽 벨트를 풀러 뚜껑을 열자 나타나는 포크, 나이프 세트와 피크닉 접시들이 너무나도 예쁘게 모습을 드러낸다.​​​ ​ ​​60년 넘은 엔진소리 아직도 쌩쌩해 중노동하듯 운전해도 마냥 정겨워 시동은 요즘 차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걸게 되어 있다. 계기판 아랫부분에 자리잡은 키 꽂이에 키를 꽂아 돌리면 계기판 가운데에 빨간 램프가 켜진다. 전기가 통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옆에 자리잡고 있는 스타트 레버를 있는 힘껏 잡아당긴다. 그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깊숙이 차주면 `푸드등`하고 시동이 걸린다. 물론 한 번에 걸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두어 번 같은 동작을 반복해줘야 한다. 차 앞의 라디에이터 아래에 시동 크랭크를 넣고 돌릴 수도 있다는데,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라 보통 이 방법으로 시동을 건다고 한다.​우렁차고 힘있는 엔진소리는 차가 스스로 살아있음을 과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행을 위해 함께 나갔던 기자들도 모두 놀랄 정도였다. 60년 넘는 세월을 버텨온 차로서 이 정도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상태다. 해외에서 클래식카 경매를 할 때도 구르는 차와 구르지 않는 차의 값 차이는 엄청나다. 자동차는 제대로 구를 때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오가는 차들이 별로 없는 올림픽공원 안을 달려보기로 했다. 살살 클러치에서 발을 떼며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엔진소리도 상쾌하고, 액셀러레이터를 움직이는 대로 슬슬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이 나이든 차답지 않게 자연스럽다. 노인네 닦달하는 것 같아 살살 움직인다고 움직였지만 솔리드 액슬에 판 스프링으로 되어있는 서스펜션 덕분에 큰 요철에서는 충격이 컸다. 하지만 잔 진동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제법 부드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쉴새없이 삐걱거리는 소리는 하체에서 나는 것이다. 차체의 단단함은 6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거의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아기 손바닥만한 페달은 앙증맞게 오밀조밀 모여있는 것이 귀엽기까지 하다. 하지만 발을 움직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어는 3단으로 구성되어있고, 보통 1단을 넣는 자리가 후진으로 되어있다. 변속을 하려면 클러치를 확실히 밟고 기어 레버를 절도 있게 꺾어 넣어야 한다. 뻑뻑한 클러치는 있는 힘껏 걷어차 주지 않으면 기어가 `그르륵` 거리며 튀어나오기 일쑤고, 쇠막대를 꺾어놓은 듯한 액셀러레이터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려다 같이 밟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앞 공간 때문에 발 놓을 자리도 마땅치 않다. 모리스 8은 유압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당대로서는 대중차에 상상하기 힘든 혁신적인 기술이 도입된 모델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디스크 브레이크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브레이크 부스터도 없어 페달을 바닥까지 `꾸욱` 밟아주어야 한다. 옛날 사람들이 모두 이런 식으로 운전을 하고 다녔을 것을 생각하면 과연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운전하는 자체가 노동이라고 생각될 만큼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운전을 했지만 그래도 마냥 정겹기만 하다. 요즘 나오는 경차들이 폭이 좁다고는 하지만 이 차만큼 타고 있는 사람을 가깝게 만들어주기는 어렵다. 클래식카에서는 여러 모로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기계가 차를 만들었다는 느낌보다 사람이 차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렇게 사람냄새가 많이 나는 기계를 만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시절에는 적어도 돈에 앞서 사람을 생각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가장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사무실로 돌아와 같이 일하는 후배에게 `정말 멋진 클래식카를 탔다`고 자랑하니 녀석은 `캥!`하고 코방귀만 뀌고 만다. 생각해 보면 그렇긴 하다. 요즘 같은 세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낡아빠진 클래식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머쓱함을 풀어본다. ​`종로 바닥에 모인 젊은 사람들이 다 수다떨며 영화 보러만 다니는 건 아니잖아? 인사동에서 고풍스런 멋을 즐기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
[1999년기사] 현대 에쿠스 JS300 대중화를 향한.. 2018-03-28
 현대 에쿠스 JS300 대중화를 향한 고급차의 경쾌한 달리기※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 ​​에쿠스에 3.0 모델이 추가되었다. 고급형은 어느 정도 수요가 찼다는 뜻일까? 보급형이 마련된 것이다. 관심은 오로지 힘의 여유에 모아진다. 대형 보디를 이끌 3.0 엔진은 고급차로서 제 구실을 할 수 있을까? 과거의 예가 그랬듯에쿠스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모델이기에 관심이 더욱 크다.​액셀 페달을 처음 밟는 순간 긴장감이 흐른다. 제대로 된 차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행히 차는 미끄러지듯 흐른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넉넉한 힘이다. 급가속에 차는 통쾌하게 내뻗는다. 매끄럽고 경쾌한 달리기에서 대형 고급차로 손색없는 힘을 보게 된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과거 아카디아에 대응하기 위한 차로 그랜저 3.5가 처음 나왔을 때 3.0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3.5라는 수치는 단순히 최고의 자리를 위한 배기량 늘리기로 생각되었다. 에쿠스 4.5와 3.5를 시승했을 때도 3.5의 성능에 만족할 수 있었다.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아쉬움도 없었다. 반면에 지난달 시승한 그랜저 XG 2.0은 힘부족이 아쉬웠다. 그런 만큼 에쿠스 3.0에 대한 호기심도 가득했다. 대형보디에 3.0이 충분할까?​고급 대형차다운 승차감에 층실시속 210km에서도 안정감 느껴져에쿠스 3.0은 누구에게나 권할 만하다. 같은 시그마 엔진이지만 튜닝을 달리해 그랜저 XG 3.0의 최고출력 196마력/최대토크 27.2kg.m보다 조금 높은 203마력/27.6kg.m을 낸다. 부드럽고 조용한 엔진은 5단 H매틱 트랜스미션과 어울려 주행성능이 매끄럽다. 조용히 떠가듯 미끄러지는 승차감이 고급차 에쿠스에 기대되는 그대로다. 몇 달 전에 타본 에쿠스 3.5와 오늘 시승차를 비교하기는 힘들다. 기억이 헷갈린다. 그만큼 3.0에 만족한다는 뜻이다.​​​​​오늘따라 유난히 단단하게 느껴지는 차체가 인상적이다. 잔잔한 가운데 응어리진 차체가 좋은 핸들링을 약속하는 듯 싶다. 단단한 듯 부드러운 승차감은 노면의 사정을 알릴 뿐 피로를 모르게 한다. 소음이 억제된 가운데 빵빵한 시트의 쿠션조차 승차감을 돕는다. 스카이 훅(Sky Hook) 이론의 4.5는 하늘을 떠가는 듯 했지만 인위적인 감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히려 에쿠스 3.5의 자연스러운 감각이 좋았던 기억이다. 3.0은 모자람 없이 고급차다운 승차감에 충실하다.​​​​최고속은 210km를 달렸다. 가속이 수월하고, 안정감 역시 뛰어나다. 더 큰 엔진을 견딜 수 있는 섀시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어느 순간에도 힘부족을 느낄 수 없는 에쿠스 3.0의 주행성능에 만족한다. 구불거리는 시골길을 내달렸다. 코너마다 이어지는 가속과 제동성능이 대형차에 대한 기대 이상이다. 나무랄 데 없는 핸들링은 큰 차가 작게 느껴지게 한다. 컴팩트하게 느껴지는 보디가 운전을 쉽게 만든다. 적절히 균형 잡힌 보디 롤링이 안정과 승차감을 함께 추구한다. H매틱 기어를 위아래로 까딱거리며 달리는 활기찬 주행이 스포츠카 못지 않다. 내게는 아직 전자제어 서스펜션 ECS의 스포츠 & 노멀 모드 구별이 힘들다.​​​​대중화를 향한 또 하나의 고급세단평범한 가운데 개성적인 보디라인86년 그랜저가 처음 나왔을 때의 기억이다. 유행과 달리 각진 차체와 수직형 그릴, 거기에다 오페라 윈도까지 갖춘 차를 보는 순간 리무진 못지 않은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차를 누가 탈까? 재벌총수와 장관이 아니면 탈 수 있을까? 위엄으로 가득한 차를 얼마나 팔 수 있을까? 걱정까지 했다. 그런 그랜저가 누구나 타는 차가 되었다. 최고급 세단의 대중화였다. 에쿠스를 보는 순간 또 한번 고급차의 대중화를 생각한다. 높은 벨트라인과 상대적으로 작은 옆창은 장갑차를 보는 듯 했다. 함부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위엄이 두려웠다. 도요다 크라운보다 덩치가 큰 차는 윗급인 렉서스 LS400에나 견줄 만하다. 외국에서는 흔한 클래스가 아니다. 그러나 3.0의 데뷔로 에쿠스의 대중화는 시간문제로 보인다.​에쿠스 디자인의 장점은 평범한 가운데 개성적인 것이다. 편하게 다가오는 인상이 오랜 친구 같다. 3.0의 할로겐 헤드램프는 윗급의 HID 램프와 구별이 안 된다. 3.0의 격자형 그릴도 개성을 달리할 뿐 윗급보다 가련한 모양이 아니다. 날갯짓하는 엠블럼이 오늘따라 멋지다. 3차원의 엠블럼은 에쿠스의 디자인 실력을 가늠하게 한다.​​​ ​​​범퍼에 그어진 한 줄 크롬테는 옛날의 크롬 범퍼를 상징적으로 대신한다. 보네트부터 시작되어 벨트라인을 따라 달리고 다시 트렁크에서 두드러진 어깨선(숄더라인)은 에쿠스의 강한 개성으로 어느덧 현대자동차의 독특한 라인이 되었다. 3.5보다 한 사이즈 작아진 15인치 휠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자면 너무 보수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미쓰비시 데보네어로 발표될 에쿠스의 모습에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미쓰비시의 요구도 적지 않게 반영되었을 테지만 최근 발표되는 도요다 크라운이나 닛산 세드릭은 좀더 자극적인 모양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모습이 고급차의 단점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위로한다. ​​필요한 것만 달아도 호화로운 실내앞자리, 뒷자리 모두에 흡족할 차또 한 가지 염려는 보디 옆면과 트렁크 리드에서 철판이 쿨렁이는 기분이다. 너무 넓은 면적 때문인지 팽팽한 감각이 부족하다. 3.0은 뒷자리 쿨박스가 없어진 덕분에 트렁크는 훨씬 넓어졌다. 쿨러가 중요할까 골프채 많이 싣는 것이 중요할까?​​ ​​​실내로 들어선 순간 굽이치는 대시보드 윗면이 멋지다. 실내를 둘러친 우드 그레인에서 피아트 쿠페의 보디컬러 대시보드와 재규어 XJ6 분위기가 겹친다. 그 앞으로 우드 그레인 치장의 스티어링 휠이 잘 어울리고 있다. 플라스틱 재질이나 시트의 바느질 솜씨에서 요즘 현대가 주장하는 감성품질을 엿보게 된다. 에쿠스는 내후년 미국에도 수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정도라면 경쟁력을 기대할 만하다.​​​​​4.5에 모니터가 있던 자리는 커다란 사발시계가 대신했다. 많은 네비게이션 버튼으로 어지럽던 그 아래 수평면에는 작은 사물함이 마련되었다. 심플한 처리가 마음에 든다. 무슨 버튼일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에쿠스 3.0의 심플한 장비가 몇 해 전의 그랜저를 떠올린다. 필요한 것만 갖춘, 눈에 익숙한 고급차다. AV시스템이나 내비게이션 같이 골치 아픈 장비는 필요없다. 나는 단순한 차에 끌린다.​그래도 앞시트는 전동식 럼버 서포트(요추조절장치)에 2가지 자세를 메모리할 수 있고, 차가 서면 시트가 저절로 물러나는 이지 엑세스 기능까지 갖추었다. 좌우는 물론 뒷좌석까지 나누는 3분할식 온도조절장치에 천장에는 많은 램프가 휘황찬란하다. 덩치가 큰 차에 백워닝 시스템은 기본이다. 누가 이 차를 아랫급 모델이라 하겠는가. 4천만 원짜리 고급차라는 사실이 새삼스럽다.​​​​​시승차 JS300은 GS300에 뒷자리 편의장비를 더한 모델이다. 옆창과 뒤창의 커튼,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열선내장 시트, 화장거울, 뒷좌석 콘솔 리모컨 등 완벽한 장비는 뒷자리 중심차로 손색이 없다. 뒷자리는 유난히 높은 쿠션이 편한 자세를 만든다. 몇 달 전 시승한 벤츠 220S의 뒷시트가 이렇게 높아 좋았다. 조수석은 리렉스 시트로 발을 뻗을 수 있게 했다. 회장님의 시야를 돕기 위해 조수석 헤드레스트 역시 앞쪽으로 꺾인다.​​ ​​밤길을 달리는 에쿠스의 사발시계 조명이 은은하다. 조이지 않는 시트벨트가 마음에 들고 눈부심을 방지하는 ECM 룸미러가 유난히 깨끗하다. 사소하지만 고급차임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에쿠스 JS300은 앞자리, 뒷자리 모두에 흡족할 차로 보인다. 3.0ℓ의 파워에 만족하며 어차피 많이 팔릴 차에 대한 안도감이 생긴 시승이었다. JS300은 제값을 한다.    
포르쉐 718 카이맨 & 재규어 F-타입 P300 쿠페 2018-03-27
냉철한 낭만주의718 CAYMAN & F-TYPE P300     6개 실린더를 여유롭게 터뜨리던 스포츠카 두 대가 실린더를 덜어냈다. 환경규제 대응과 대중화라는 각기 다른 이유에 따른 냉철한 선택.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낭만파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최진호, 이병주 PORSHCE 718 CAYMAN다운사이징으로 완벽해진 몸놀림 다운사이징을 거친 718 카이맨은 몸놀림마저 완벽해졌다. 작고 가벼운 엔진 덕분에 무게밸런스가 좋아졌고 뛰어난 핸들링 성능을 얻게 되었다. 포르쉐는 최근 20년간 변화무쌍하게 진화하며 활동범위를 넓혀왔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혁신을 거듭하는 모습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성공신화가 떠오를 정도. 수랭식 엔진과 SUV 출시 등 자칫 브랜드 성격이 희석될 우려가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그러나 브랜드의 근간이자 자부심인 스포츠카만큼은 외곬 같은 기질이다. 대표모델 911은 데뷔 이래로 한결같은 디자인을 수십 년째 이어가고 있으며 아직도 구조적으로 불리한 RR(Rear Engine-Rear Drive) 레이아웃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정통성을 중시하는 열성팬의 눈치를 떨치기 어렵기 때문일 터. 부분변경을 거친 카이맨과 박스터가 718의 이름으로 뭉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포르쉐는 카이맨과 박스터에 수평대향 6기통 자연흡기를 대신 할 수평대향 4기통 엔진에 터보를 달고 50년대 4기통 미드십 경주차 718의 이름을 부여했다. 사실 고객의 반발을 줄이고 다운사이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에 이만 한 방법도 없다. 카이맨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박스터의 처음 등장 때도 시장에서의 시선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점을 상기하면 이들의 조심스런 행동이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달라진 이름에 걸맞은 외관 변화이름이 달라진 만큼 외관 변경의 폭도 꽤 큰 편이다. 유리창, 보닛(처럼 보이는 전면 트렁크 리드), 테일 게이트만 그대로 사용할 뿐 네 개의 펜더와 두 개의 도어까지 모두 새롭게 매만졌다. 뒤 팬더에 자리잡은 에어 인테이크홀 면적을 넓힌 점도 다운사이징에 따른 변화다. 그만큼 냉각효율에 대한 중요성이 늘어났기 때문. 가장 매력적인 변화는 뒤쪽에 몰려있다. 블랙 패널을 덧댄 리어 스포일러는 장착 위치를 이전보다 낮췄다. 덕분에 테일 게이트와 루프 라인이 더욱 도드라지며, 흡사 911의 엉덩이가 떠오르기도 한다. 냉각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기흡입구 면적을 넓혔다아우터 패널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는 트렁크리드와 테일게이트 뿐이다대시보드 어퍼 패널을 깎아 높이를 낮춰 시야를 개선했고 에어밴트 디자인도 달라졌다 엔진은 최고출력에 따라 총 세 가지로 나뉜다. 기본형은 300마력의 2.0L 4기통 터보, 718 S는 최고출력 350마력의 2.5L 4기통 터보, 가장 고출력인 718 GTS는 같은 배기량으로 365마력을 낸다. 이들 모두 자연흡기 6기통보다 출력과 토크가 늘고 연비는 개선되었다. 시승차는 출력 상승 폭이 가장 큰 2.0L 4기통 터보로 연비가 약 13% 개선됐으며 이전보다 35마력, 10.1kg·m 강해졌다. 덕분에 0→시속100km 가속 시간이 4.7초로 이전보다 0.6초 빨라졌고, 최고시속은 13km가 늘어난 275km에 달한다. 토크밴드가 1,950rpm부터 4,500rpm까지 넓어진 까닭에 체감 가속도 이전보다 강력하다. 엔진 자체의 응답성이 뛰어난 데다 변속이 재빠르고 같은 종류의 변속기 가운데 가장 정교한 변속 패턴을 갖춘 7단 PDK 덕분에 터보지연 현상은 느낄 수 없다. 7단 항속주행에서는 기초대사량이 적은 다운사이징 엔진의 장점을 십분 살려 12~13km/L 내외의 높은 연비가 가능하면서도, 오른발에 힘을 주면 순식간에 3단기어로 건너뛰며 가공할 가속을 선사한다.  시속 120km 이상 주행시 자동으로 솟아오르는 에어 스포일러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 발을 떼어도 터보 부스트 압력을 최대한 유지시킨다. 스로틀 보디를 열어 공기 흡입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다시 밟으면 즉각적으로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다. 여기에 높은 엔진회전수가 제공하는 쾌감은 덤이다. 배기 사운드는 6기통만 못하지만 4기통이라 믿기 힘들 만큼 훌륭하다. 다운사이징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다소 과장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4기통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사운드임은 분명하다.  엔진오일과 냉각수 주입구 윗면 좌우를 이어 스트럿바 모양으로 장식했다   4기통 엔진으로 좋아진 무게 밸런스 다운사이징으로 얻은 의외의 효과도 있다. 바로 핸들링이다. 718은 사이드실 등 차체를 보강하며 무게가 증가한 반면, 엔진의 무게는 가벼워지며 전체 무게 밸런스가 좋아졌다. 이 덕분에 가벼운 앞머리를 의식하며 코너를 돌던 이전(981) 모델보다 한결 부담이 덜하다. 스티어링 반응은 보다 민첩해졌다. 강화된 스테빌라이저와 잘 조율된 서스펜션이 맞물려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 라인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그려낸다.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롤러코스터처럼 말이다. 소형 미드십 스포츠카라고는 하지만 주행감이 쾌적할 뿐만 아니라 차체 사이즈도 적당한 까닭에 데일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포르쉐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날로 엄격해지는 각종 규제는 높은 성능과 완성도를 만들어야 하는 스포츠카 메이커에게 보다 가혹한 조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포르쉐는 다운사이징의 단점을 기술력으로 해결했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더욱 강력해진 718 카이맨은 뛰어난 주행성능과 높은 효율을 갖춘 미드십 스포츠카의 완성작이다.   출고용 타이어는 굿이어 이글 F1 글  이인주 기자 JAGUAR F-TYPE P300 COUPE7할을 채우다  300마력 출력은 F타입이라는 그릇의 7할을 채웠다. 출력을 맘껏 뽑아도 넘치질 않으니 도리어 운전자의 자신감이 넘친다.웅장한 사운드도, 화끈한 가속감도 사라졌다. 부티 좔좔 흐르는 F타입 보닛 아래 4기통 엔진이라니. 금방이라도 8기통 소리를 걸걸하게 뿜을 듯한 거대한 엉덩이는 기만이 분명하다. 엔진 헤드 하나와 맞바꿔 얻은 건 1,200만원 가까이 저렴해진 가격표. F타입 P300 쿠페는 낭만을 덜어내고 실속을 챙겼다. 그리고 V형 엔진엔 없는 또 다른 매력도 함께.  300마력 여유 시승차를 받자마자 거두절미하고 보닛부터 열었다. V8까지 들어가는 광활한 엔진룸이 얼마나 비었을지 궁금해서다. 다행히 앞쪽으로 열리는 멋진 보닛 아래에 빈틈은 없다. 가녀린 4기통 엔진 위에 널찍한 엔진커버를 올려 빈자리를 꼼꼼히 틀어막았다. 눈에 띄는 건 커버 위에 자랑스레 새겨 넣은 인제니움이라는 글씨. 재규어가 직접 개발한 차세대 모듈러 엔진 이름으로, F타입엔 시리즈 중 가장 강력한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내는 트윈스크롤 터보 버전이 들어갔다.큼직한 엔진커버처럼 소리도 4기통 존재를 감춘다. 시동을 걸면 굵직한 저음으로 내리깔린 배기 사운드가 고성능을 암시한다. 비록 rpm을 높이면 여지없이 건조한 4기통 소리를 내지만 서서히 다닐 때만큼은 도심에서도 실망 섞인 소리가 들려올 일은 없겠다. 직렬 4기통 2.0L 트윈스크롤 터보 인제니움 엔진재규어답게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가운데 송풍구는 팝업식이다 남들 눈치는 여기까지 보고 본격적으로 ‘내 만족’을 알아보기 위해 강원도 고갯길을 찾았다. 주로 완만한 코너 사이로 이따금씩 깊은 코너가 섞여 있어 차체 밸런스뿐 아니라 엔진 성능까지 파악할 수 있는 구간이다. 주행안정장치(DSC)를 꺼 런치컨트롤을 켜니 엔진회전수를 최대토크 구간인 약 2,000~4,000rpm 사이에 고정시켰다가 튕기듯이 나아간다. 뒤통수를 강타하는 카이맨 런치컨트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속도계 바늘은 거침없다. 특히 터보 엔진답게 1,500~4,500rpm까지 넓은 구간에 걸쳐 뿜어내는 40.8kg·m 최대토크 덕분에 오르막 고갯길도 속 시원하게 내달린다.  속도가 빨라지면 자동으로 솟아올라 다운포스를 높이는 전동식 날개가 달렸다 코너에선 보다 퓨어 스포츠카에 가깝게 움직인다. 코너 안쪽을 향해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마다 마치 길쭉한 보닛이 빨려 들어가듯 방향을 꺾는다. 작은 엔진으로 앞쪽 무게를 기존 V6보다 52kg 덜어내 무게 밸런스가 좋아진 까닭이다. 여기에 코너 안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거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더해져 몸놀림이 더욱 날카롭다. 함께한 카이맨이 운전자가 예상한 궤적대로 정확하게 움직였다면, F타입은 예상보다 더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듯이 달렸다. 물론 재규어답게 가끔 꽁무니를 바깥으로 슬쩍 흘려 운전 재미를 돋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코너를 탈출할 땐 가속 페달을 마음껏 밟아도 좋다. 명민한 변속기가 저속 기어를 끈질기게 물어 자연스럽게 재가속을 이어가며, 이때 모든 출력을 온전히 쏟아내도 거동에 불안함이 없다. 급격한 출력 상승에 따른 약간의 미끄러짐도 충분히 제어할 만한 수준. 575마력까지 견뎌내는 고성능 차체가 300마력 출력을 웃도는 모양새다. 고갯길에서 F타입은 길쭉한 보닛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잽싸게 달렸다. 적당한 출력 덕분에 고성능 모델보다 오히려 더 맘 편한 게 장점이라면 장점. 다만 카이맨과 비교하면 약간의 단점이 드러난다. 비교적 무게중심이 높고 서스펜션이 물러 카이맨처럼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하기는 힘들었다. 그만큼 F타입 승차감이 더 편해 GT(그랜드투어러, 장거리 여행용 자동차)카로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말이다.    트렁크공간은 358L로 넉넉한 편이지만, 제대로 쓰려면 스페어타이어를 치워야 한다F타입 P300 쿠페엔 18인치 휠이 들어간다. 브레이크 디스크 직경은 앞 355mm, 뒤 325mm 즐기기 위한 쿠페카이맨은 놀라우리만치 정교했다. 미드십 수평대향 엔진을 얹고, 탄탄한 서스펜션을 넣는 등 F타입보다 여러모로 치열하게 조율된 결과다. 반면 F타입은 그만큼 여유롭다. 장거리 주행까지 고려한 비교적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FR 쿠페 실루엣을 우아하게 그려낸 스타일 등 보다 한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은 모습이다. 그 여유로운 성격이 F타입을 더 부유해 보이게 만든다.연비는 예상대로다. rpm 레드존을 수없이 들락날락하며 달렸으니, 리터당 8km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렇게 기름을 다 태워버렸는데 웬걸, 주변에 고급유 주유소가 안 보인다. 예상 주행가능거리는 약 150km. 154km 떨어진 고급유 주유소까지 조심해서 가보기로 했다. 시속 100~130km로 항속하니 연비가 쭉쭉 올라 예상 주행거리를 약 80km 가량이나 남기고 도착했다. 고속 항속으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리터당 17.2km. 스포츠카로 서서히 달리는 건 고역이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나름대로 경제적으로 탈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4기통 F타입은 8,880만원으로 낮아진 가격표 외에도 가벼운 몸놀림과 높은 연료효율 등 다기통 엔진에 없는 매력까지 품었다. 처음부터 워낙 몸값이 비쌌던 덕분에 여전히 1억원대 스포츠카로 보이는 것도 나름대로 강점. 그러나 이 차를 막상 사겠냐고 물어본다면 선뜻 답하지 못하겠다. 이날 함께한 카이맨을 포함해 여러 대안이 머릿속에 어지럽게 떠오른다. 개중에는 진짜 8기통도 있다.   글  윤지수 기자
[2000년 기사] 2001년형 쌍용 체어맨 CM600.. 2018-03-26
2001년형 쌍용 체어맨 CM600S 한국형 벤츠※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김우중 체제의 대우그룹이 무너지고 새로운 태동이 몸부림치고 있는 이 무렵 때마침 전국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불경기 한파에 휘말려 대우자동차도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그러나 혼신의 노력을 다해 회사를 살리려는 대우자동차에게 나는 심심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 한때 잘 나가던 대우자동차는 지난 98년, 쌍용자동차를 매입하면서까지 사세를 확장했으나 잇따른 경영문제로 쌍용에 대한 경영권을 채권단에게 넘겼다. 현재 쌍용자동차는 독립체제를 갖추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 과감한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 매각을 준비하는 대우와 달리 쌍용은 자력회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최다판매와 생산을 기록했던 쌍용은 조만간 무쏘의 윗급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역시 쌍용자동차 직원들의 노력에도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성능과 내구성 입증된 벤츠 엔진 얹어 국내 최초 리무진까지 만들어낸 모델  쌍용의 주력차종은 뉴 코란도와 무쏘 등 네바퀴굴림차다. 그런데 대형 승용차 부문에도 이미 오래 전에 뛰어들었었다. 바로 독일 벤츠와 손잡고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으로 유명한 벤츠 엔진을 들여오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처음 벤츠기술을 들여올 때 벤츠에서는 차체도 자기들 것을 사용하도록 종용했으나 쌍용에서는 벤츠와 비슷하면서도 한국 정서에 맞는 고유 디자인을 만들었고 이것을 벤츠측에 보여주어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체어맨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그 당시 우리의 대형차라고 하면 현대 그랜저와 다이너스티, 대우 아카디아 정도였고 기아의 포텐샤와 엔터프라이즈도 체어맨의 대항마였다. 최근 현대에서 에쿠스라는 대형차를 내놓자 대형차시장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다양화되었다. 이 가운데 쌍용 체어맨은 뛰어난 성능이 이미 입증된 벤츠 엔진을 썼다는 이유와 벤츠를 닮은 독특한 외모 때문에 아직까지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특히 체어맨은 한 수 더 떠서 최고급인 CM600S의 차체를 30cm나 더 늘려 국내 최초로 리무진을 만들었었다. 이 모델은 현대 에쿠스 리무진이 나올 때까지는 독자적인 최고급차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체어맨은 우리의 국회의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 중 하나다. 또 대기업 사장들도 좋아해 오늘날까지도 고정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무엇인가 순수 국산차와는 다른 면모가 있어 보이는 것이 인기몰이에 한 몫을 했고, 여기에 체어맨의 검은색은 유난히 검고 특유한 광택을 낸다. 당연히 권위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나는 체어맨에 커다란 불만이 있었다. 바로 대우자동차에 소속되어 있을 때 이 차의 프론트 그릴 모양이 대우의 낮은급 차와 마찬가지 모습이어서 품위가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쌍용 고유 마크와 프론트 그릴을 되찾았고, 이번에 새로 선보인 2001년형은 또다시 앞 그릴을 바꿨는데 이것이 벤츠의 것과 디자인이 비슷하다. 이제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체어맨은 4개의 모델이 나온다. CM400S는 배기량 2.3ℓ 150마력 엔진을 얹은 것이고 그 다음 모델인 CM500S는 2.8ℓ 197마력, CM600S는 3.2ℓ 220마력 엔진을 얹었다. 가장 고급차인 리무진은 CM600S보다 차체 길이를 30cm 더 늘렸지만 엔진은 3.2ℓ 220마력짜리를 그대로 얹고 있다. CM500부터는 모두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있다. 시승에 나선 모델은 CM600S로 체어맨 시리즈 중에서 최고급형이다. 다만 리무진에 비해 길이만 30cm 짧을 뿐이다. 벚꽃도 진 어느 봄날, 체어맨이 나를 찾아왔다. 검게 빛나는 체어맨의 첫 인상은 `국산차도 이젠 이 수준까지 왔구나…`하는 감탄의 소리로 대변할 수 있으리라.   어찌된 셈인지 요사이 <자동차생활>은 나에게 고급 대형차를 시승할 기회를 주지 않아 그 감을 못 잡고 있었던 터였다. 체어맨을 놓고 외형을 돌아보고 차 안으로 들어가 이것저것 살펴보니 참으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에쿠스는 지난달에 남양연구소에 강연초청을 받아 강연을 한 뒤 그곳에 있는 1주 4.5km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처음으로 마음껏 몰아본 일이 있어서 이번에 체어맨을 타보면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았다. 성능과 연비 면에서 경쟁차 앞서 디자인과 승차감은 벤츠와 비슷  차에 몸을 실었다. 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우드 그레인 장식이 검은색 실내와 조화를 잘 이뤄 고급차를 타고 있다는 게 실감된다. 내가 옛날 사람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우선 마음에 든 것은 이 차는 에쿠스와는 달리 뒷바퀴굴림 방식이라는 점이다. 앞바퀴굴림은 이제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렸지만 이것은 중·소형차에 적합한 굴림방식이다. 대형 고급차는 역시 FR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시동을 걸었다. 올림픽대로를 통해 자유로를 지나 통일동산 전망대로 가는 길에 가볍게 움직이는 이 차의 기동성이 마치 준중형차를 모는 듯 경쾌하다. 가속페달을 밟는 각도도 발바닥이 미끄러지지 않아 마음에 든다.   또 눈앞의 계기판 즉 속도계와 타코미터, 연료 게이지의 모양이 원이 아니고 옆으로 누운 타원형을 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왜 그런지 이것을 보니까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테두리에 크롬 몰딩을 써 더욱 고급스럽고 산뜻한 분위기다. 체어맨의 가장 큰 장점이자 생명은 역시 파워트레인이다. 6기통 엔진은 너무 조용하고 방음장치가 잘 되어 있어서 시속 100km 정도로 달릴 때는 바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미끈하게 뻗어나가는 체어맨은 시속 140km부터 마치 표범 위에 올라탄 기분이다. 거침없는 속도감을 만끽하게 해주는 것이다. 시속 160, 170, 180km로 가속해 보니 그때서야 벤츠 고유의 소리를 내며 표범이 황소로 변하면서 땅을 박차고 달린다.  교통이 혼잡해 시속 190km 이상은 내지 못했으나 이 차는 최고시속 230km를 낸다고 한다. 3.5ℓ 엔진을 얹은 현대 에쿠스는 시속 218km밖에 내지 못하는데 말이다. 최고출력은 체어맨이나 에쿠스가 똑같은 220마력이지만 체어맨의 무게가 1천735kg인 것에 비해 에쿠스는 1천940kg이기 때문에 1톤당 마력이 체어맨은 126.8, 에쿠스는 113.4마력이다. 당연히 체어맨의 최고속도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이 무게차이 때문에 연비도 1ℓ당 체어맨이 8.6km를 가고 에쿠스는 8.0km다. 0.6km를 더 달리는 것이다. 이 정도의 차를 타면서 연비를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니 별로 대수롭지 않을 듯 하지만 1년 분의 휘발유 가격으로 따져보면 그리 만만한 값은 아니다. 체어맨은 차체 스타일도 에쿠스와 비교했을 때 아주 매끈하다. 특히 공기저항계수가 cd 0.29인데 이것은 예전의 대우 에스페로와 똑같은 수치로 국산차 중 가장 뛰어난 것이다. 이 정도라면 스포츠카 수준이다.  물론 나는 현대 에쿠스를 깔아뭉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에쿠스는 에쿠스다운 중후한 외형에다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의 묵직한 기분이 주행 때도 그대로 반영되어 믿음직하고 권위 있는 달리기 감각을 보여준다. 반대로 체어맨은 같은 고급차이만 벤츠의 E클래스를 모는 것같이 날렵한 기분을 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체어맨의 기동성은 벤츠 C클래스처럼 가볍다. 엔진도 벤츠 S클래스에까지 쓰이는 것을 얹었고 뒷자리의 안락함이나 디자인은 벤츠의 최고급 S클래스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안전, 편의장비 차 안 가득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실용성 떨어져  이밖에 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가 서로 자동으로 제어해 최상의 주행상태를 유지해주는 이른바 `켄버스 시스템`은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자동 5단 변속기가 지휘해준다.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고속주행과 코너링을 할 때 진동이나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여유 있는 운전을 하게 해준다. 최소회전반경도 대형차답지 않게 5.4m밖에 안되니까 좁은 도로에서 U턴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체어맨에는 승차감을 더 안락하게 해주는 장치가 또 있다. 내가 어떤 웅덩이를 넘을 때나 장애물을 건너갈 때 뛰어난 안정감이 느껴져 자료를 살펴보니 `무단제어 전자시스템`이 쓰이고 있다. 이것은 쇼크 업소버의 감쇄력을 매끄럽게 조절해 기복이 심한 도로를 달릴 때도 차체 진동을 최소화시켜준다. 마치 매끈한 포장도로를 그대로 달리는 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이다.   브레이크는 참으로 잘 듣는다. 가볍게 밟아도 제동반응이 아주 좋아서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국내 최초와 최대인, 16인치나 되는 대형 디스크 브레이크를 쓰고 있었다. 또 이 차에 달린 새로운 개념의 내비게이션은 오차 범위가 10m 안팎일 정도로 정확하다. 여기에 음성 안내메시지도 운전자에게 전달해 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을 화면에 나타난 지도가 달리는 방향에 따라 반전된 상태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상황은 내비게이션과 다르다. 예를 들어 강을 오른쪽에 끼고 달릴 때 내비게이션 스크린에는 강이 왼쪽에 그려지고, 차는 앞으로 달리는데 스크린에서는 밑에서 나타나는 도로를 아랫방향으로 진행하는 형식이니 정말이지 혼란스럽다. 이러한 내비게이션 도식방식은 실제로 운전자로 하여금 방향감각마저 잃게 하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체어맨에 실린 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그렇게 혼란스런 전자지도와 항법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차의 현재상황을 알려주고 전자수첩과 계산기, 달력, 메모 등 유용한 기능이 많으며, 정지상태에서는 TV로 변신한다. 이 차에는 벤츠의 안전개념이 살아있다. 앞서 언급한 켄버스 시스템이란 다중통합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ECU와 TCU, ABS 등 주행상태를 감시 통제한다. 그리고 충돌사고에 대비한 차체설계는 벤츠의 옵셋 충돌테스트 조건을 그대로 들여와 자체 테스트했다. 그 실험결과에 따라 스티어링에 관련된 기계뭉치를 스티어링 컬럼의 위쪽으로 모두 모아 충돌사고 때 무릎부위의 상해를 최소화시켰고, 충돌 때 브레이크 페달이 충돌방향으로 이동하게 만들어 발목과 정강이 부위의 피해도 덜하게 했다. 이밖에 무릎보호대를 대시보드 아랫부분에 달아 안전에 관해 세심한 배려를 했다.  체어맨의 차체는 측면충격에 대비해 원피스 차체로 만들었고, 후면 충격흡수 프레임을 달아 실내공간이 외부충격으로부터 잘 견디도록 했으며, 연료탱크에도 안전을 위해 충격보호 장치를 달았다. 물론 ABS와 에어백은 기본이고 사이드 에어백도 달려 있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이 후진할 때 어떤 장애물에 접근하면 경고음을 울려주는 주차보조 시스템까지 있다.   여러 가지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다. 뒷좌석에 앉은 귀한 분의 편의를 위해 대형 시트백 가니시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서 그가 원하는 라디오와 시트온도, 실내의 냉난방까지 조절할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은 8방향에서 나오는 음성이 완전 입체적이다. 뒷좌석 천장에는 화장거울도 두 개나 달려 있다. 2001년형 체어맨의 가장 큰 변화는 벤츠와 꼭 닮은 앞그릴 모양이다. 이것으로 이 차의 품위를 수입차 벤츠와 착각할 만큼의 수준으로 끌어 올려 국산 벤츠라도 표현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주변의 눈을 의식해 벤츠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체어맨을 타면 된다. 나도 돈만 있으면 한 대 사고 싶은 차다.  
[1999년 기사] 토요다 솔라라 SE V6 2018-03-23
 토요다 솔라라 SE V6 스포츠카로 변신한 베스트셀러 캠리※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윤회와 인과관계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도요다의 솔라라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생소한 차종이다. 물찬 제비처럼 미끈하면서도 다부진 인상을 주는 솔라라는 1998년 늦가을부터 한 대씩 눈에 띄더니 이제는 제법 유행을 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형 스포츠카다.   캠리 베이스로 강성 높여 핸들링 좋아져 실내소음 렉서스 ES300 수준으로 낮춰 솔라라는 일본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도요다에서 만들어내는 대중 세단 캠리 시리즈의 쿠페형으로 개발된 차다. 200마력의 파워와 고급스러움, 편안함을 갖추고도 2만5천 달러 이하라는 매력적인 값을 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캠리 솔라라는 LA 남쪽 뉴포트 비치에 있는 도요다의 칼티(CALTY)에서 설계하고 미시간주 앤 아버(미시간 주립대가 있는 곳으로 학교가 많은 교육도시다)에 있는 도요다 테크니컬 센터와 일본의 도요다자동차가 공동으로 기술을 제공했다.​솔라라는 캠리 세단의 섀시를 썼지만 세단보다 강성이 높아 승차감과 핸들링이 좋아졌다. 서스펜션의 마운트를 강화해 기능성을 높였고, 파워 스티어링의 밸브 어셈블리를 다시 디자인해 조향성능이 좋아졌다. 캠리의 섀시라고는 하지만 매끈한 유선형 흐름이 느껴지는 지붕과 미려한 기둥 패널이 캠리와는 다른 차 같이 보인다.​유연한 차체가 달릴 때 바람 가르는 소리를 최소한으로 줄여 실내소음을 렉서스 ES300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고 한다. 차체 앞쪽 디자인은 대단히 개성적이지만 뒤쪽은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빈약하게 느껴지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트렁크 리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트렁크 공간이 풀 세단에 못지 않게 넓다는 점으로 위안을 삼는다.​​​​실내도 눈에 보이지 않게 안전성이 높아졌다. 앞좌석과 뒷자리는 충격이 각각 다르게 흡수되도록 설계했고 차체 옆면에 방사형 임팩트 바를 달았다. 최고급 모델인 SLE에는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달아 준다.​​​​엔진은 6기통 3.0ℓ200마력과 4기통 2.2ℓ135마력이 있다. 2.2ℓ의 엔진 블록에는 주물을 썼지만 3.0ℓ엔진에는 블록과 캠 헤드를 모두 알루미늄 합금으로 처리했다. 시승한 V6 3.0은 5천200rpm에서 200마력의 최고출력, 4천400rpm에서 29.6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7천500마일마다 엔진 오일과 필터를 교환하게 만들어 일반 차들의 3천∼5천 마일 수준을 훨씬 능가하지만 튠업은 매 3만 마일마다 하도록 되어 있어 10만 마일이 일반화된 현대의 메커니즘과는 차이가 있다.​​  ​1위인 도요다 캠리, 판매량 더욱 늘 듯 시승하러 가는 사이 시승차 팔려 버려 솔라라는 도요다 디비전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제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팀을 달아 색다르게 느껴진다. 200W의 출력에 8스피커 시스팀을 갖춰 도요다 모델 가운데 최고의 음질을 자랑한다.​또 최고급 모델인 SLE에는 엔진이 움직이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갖춘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가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는 모두 1천560만 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12년만의 최고기록이고 자동차역사상 3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픽업트럭을 제외하면 도요다 캠리가 판매 1위다. 캠리를 새롭게 꾸민 솔라라까지 등장했으니 99년에는 캠리 시리즈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 그 징후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LA 부근의 모든 도요다 딜러에서 솔라라는 배정되기가 무섭게 매진사태를 빚고 있다. 이번 시승은 LA 코리아타운 VIP 자동차의 안영현 사장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샌 버나디노에 있는 도요다 딜러와 시승이 약속되어 있었다. 샌 버나디노는 LA 다운타운에서 프리웨이 10호를 동쪽으로 달려 1시간쯤 걸리는 거리다. 딜러는 라스베이거스로 갈라지는 프리웨이 15호와 교차되는 인터체인지에서 남쪽으로 휘어져 첫 번째 출구에 있어 쉽게 찾았다. 솔라라를 탄다는 기쁨에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단숨에 달려왔지만, 이게 웬일인가? 시승하기로 했던 단 한 대의 솔라라가 필자가 달려오고 있는 동안 팔려 버렸다는 것이다. 왕복 2시간, 거리로 120마일을 허비하고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이번에는 안사장이 다시 LA 다운타운 컨벤션센터 북쪽에 자리한 `센트럴 도요다`를 소개해주어 가까스로 성사되었다. 그러나 시승차를 받으러 가니 몇 시간 후 주인이 차를 찾아갈 참이어서 단 50분만 시승할 수 있다고 한다. 시승과 사진촬영을 50분 안에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마침 딜러 바로 옆에 프리웨이가 있어 번잡한 거리를 피해 차를 타볼 수 있었다.​차에 올라 시동을 거니 비단결 같은 엔진음이 렉서스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엔진의 소음에서도 느꼈지만 달리기 시작하자 렉서스 ES300과 버금가는 주행감각과 주행성능을 보였다. 달리기는 부드럽지만 순간가속력이 좀 무딘 느낌이다. 달리는 중간에 계기판을 보니 2천500rpm이 넘었는데도 속도는 시속 56km를 겨우 넘고 있었다. 차선바꾸기와 교차로 회전에서의 스티어링 감각은 부드럽지만 선회할 때의 움직임이 조금 둔탁하다. 휠 베이스가 긴 탓도 있겠고, 스포츠카의 기동성을 바라는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이기도 했다. 프리웨이에서의 가속성능은 생각보다 민첩하지 않았지만 가속 응답성은 명쾌했다. 가속 소음이 생각보다 큰 것은 좀 실망스러웠다.​​​​캠리 솔라라는 심플하면서 날렵하고, 스포티하면서 풀 사이즈 승용차 분위기를 갖고 있다. 또 차의 성능은 유럽 수입차들과 맞먹을 정도면서 값은 그 절반이다. 미국에서 중형 쿠페, 한국에서는 대형 쿠페에 해당하는 솔라라는 확실히 매력 있는 차다. 어큐라 CL, 혼다 어코드 2도어, 세브링 등 경쟁차에 비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성능과 승차감이다. 일반적으로 2도어차를 사는 사람들은 4도어 스타일에 문짝만 바꾼 모델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과거에 이런 시도를 했던 여러 차들이 판매에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 나온 어코드 2도어는 그런 인식을 바꾸기에 충분한 인기를 끌었다. 4도어 어코드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 모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도요다가 캠리 시리즈의 2도어 쿠페 솔라라를 내놓은 데는 어코드처럼 4도어 이미지와 전혀 다르게 꾸며 2도어 고객들을 끌어 모으려는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50대 이상 실버 커플들이 솔라라를 즐겨 찾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2000년 기사] 벤츠 C320 열정적인 비즈니스맨을.. 2018-03-22
 벤츠 C320 열정적인 비즈니스맨을 위한 차※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벤츠 C클래스가 완전히 바뀌었다. 헤드램프를 제외하고는 뉴 S클래스와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메커니즘이나 편의장치이며 안전장치에 이르기까지도 S클래스에 버금가게 만들어졌다. S클래스의 축소판이라 할 만하다. 신형 C클래스는 이제까지의 어떤 벤츠보다 베스트셀러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C클래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편하고 조용한 차`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의 벤츠는 중후하지만 딱딱한 차라는 인상을 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뉴 S클래스가 유선형으로 대담한 변신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C클래스가 진일보한 승차감과 정숙성을 내세운 것이다. 사실 구형 C클래스는 좀 작고 불편했다. 그러나 신형은 이전 모델에 비해 높이 19mm, 너비 7mm나 넓어졌다. 휠베이스도 25mm 나 길어졌다. 더구나 연비도 높다.​​땅콩을 눕혀 놓은 듯한 헤드램프 실내는 구형보다 넓고 편안해져C320의 외형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헤드램프와 리어패널이다. 헤드램프는 마치 땅콩을 눕혀 놓은 듯한 모양이다. 크고 작은 2개의 램프를 일체화한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처음에는 좀 낯설어 보였지만 볼수록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 공기저항계수는 0.27로 구형의 0.32보다 좋아졌다.​뒷모습은 뉴 S클래스와 거의 같지만 S클래스의 보조 스톱램프가 뒷 선반에 설치된 것에 비해 뉴 C클래스는 트렁크 리드의 위쪽에 단 것이 차이점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시계바늘처럼 중심 축에서부터 긴 막대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필요한 수치만 지시하고 가운데 부분은 가려져 있다. 그 공간에 메시지 센터를 마련해 운행에 필요한 데이터 정보를 문자와 디지털로 표시한다.​​​​​​이 메시지 센터에는 주행중 평균속도, 연료소모율, 외부온도, 현재시각, 레인지의 위치 등이 선명하게 표시된다. 또 엔진 냉각수의 온도도 그래프로 표시되고, 문제가 생기면 필요한 위치와 부품 등을 알려주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내비게이션은 주행에 필요한 지도와 CD 플레이어와 CD 체인저, 라디오와 휴대폰 등의 작동을 위한 데이터 뱅크로도 활용할 수 있다. CD 체인저는 글로브 박스 아래에 설치했고 보스(Bose)제 디지털 스피커 10개와 9인치 우퍼를 달았다.​​​운전석은 10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고 3사람의 포지션을 메모리 시킬 수도 있다. 리어 시트의 등받이는 60/40 분리형이고 중앙의 부분을 앞으로 접어 트렁크 룸과 통하게 해 스키나 낚싯대 또는 긴 물체를 싣도록 했다. 뒷좌석에 설치된 3개의 헤드레스트는 운전석에서 원터치로 조정할 수 있다.​​​​할로겐 헤드램프는 운전자가 불빛의 높낮이를 선택할 수 있고 날씨가 흐리거나 어둠이 내리면 자동적으로 켜지며, 비나 눈이 내려 시야를 가릴 정도가 되면 와이퍼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센서가 있다. 또 운행 중 램프가 끊어질 때를 대비해 자동으로 예비램프가 작동하게 했다. 헤드램프에는 워셔 노즐을 설치해 흙이나 먼지, 눈 또는 결빙상태에서 청결을 유지하도록 고압의 더운물을 분사한다. 리어 윈도는 강한 햇빛으로부터 승객을 보호하고 냉방효과를 올리기 위해 차광 스크린을 전동으로 올리고 내리는 파워 리어 선쉐이드를 설치했다.​사이드 미러는 외부 온도와 기후의 변화에 따른 김 서림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열이 가해진다. 운전석 쪽 미러는 운전자의 체위에 맞게 세팅된 위치로 방향이 자동 조정되고, 조수석 미러는 후진기어를 넣을 때마다 거울의 방향이 노면을 비치도록 자동으로 움직인다.​​​​안전장치에서 특이한 것은 S클래스처럼 SOS 버튼을 설치한 것이다. 만일 차가 움직이지 않거나 긴급 구난이 필요할 때 SOS 버튼을 누르면 딜러와 경찰에 연락이 된다. 또 시트 벨트를 한 상태에서 에어백이 터지면 SOS 버튼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차의 현재 위치와 향하고 있는 방향까지 긴급 연락망에 연결이 된다.통신을 위한 이 방식은 인공통신위성을 통해 벤츠 정보센터에서 차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GPS)이다. 이 시스템은 차가 운행할 때나 엔진을 끈 상태를 막론하고 24시간 작동된다. i 버튼을 누르면 벤츠 기술센터가 전문용원이 연결되어 차의 문제점에 대해 응답을 해주는 인포메이션 기능이 작동한다.렌치 버튼도 유용하다. 운행중 타이어가 펑크나거나 연료가 떨어져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 렌치 버튼을 누르면 벤츠의 노상 수리반과 음성으로 연결되어 긴급 고장에 대처하게 된다.​장거리 달리기 때 부드러운 승차감 느껴 벤츠 모델 중 가장 기동력 있고 경제적벤츠 C320의 시승은 캘리포니아주 사우전 옥스 오토 몰의 플립매니저 로이 윤이 도와주었다. 때마침 벤츠 딜러에서는 C클래스의 전시회를 2시간 앞둔 타이밍이어서 운 좋게 시승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뉴 C클래스는 인상부터 아주 친숙하다. 그것은 아마도 S클래스에서 느꼈던 부담감에 대한 반사적인 친숙감일 것이다. 엔진은 V6 3.2 SOHC 3밸브 타입으로 최고출력은 5천700rpm에서 215마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3천rpm에서 31.0kg·m다. 미국시장에는 C240과 C320 등 2종류만 나온다.​​​​시동은 렉서스 ES300 에 맞먹을 정도로 조용했다. 기어 레버는 수동기어처럼 레버의 길이를 최소화했고 작동이 아주 편안하고 정확했다. 주행 또한 아주 부드러웠고 가속도 무리 없이 이루어졌다. 프리웨이에서 고속주행을 할 때는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경쾌한 굉음과 함께 민첩한 가속반응을 보여준다. 가속성 못지 않게 감속성도 매우 예민하게 작동한다. 고속 레인 체인지에서의 드리프트 현상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시가지와 프리웨이를 달리며 장시간 시승하며 느낀 승차감은 매우 부드러웠다. 그러나 뒷 시트는 좀 딱딱했다. 특히 뒷좌석의 등받이는 부드럽게 몸을 감싸주는 감이 약간 부족했다. 이것은 6:4 분리형에다 트렁크 룸과 통하는 디자인인 때문인 것 같다. 트렁크 룸은 골프 클럽 4개를 넣고도 남을 정도로 넉넉했다.​​​​뉴 C320의 강력한 경쟁차로는 BMW 328i와 아우디 A4 2.8 콰트로를 들 수 있다. 차값은 아우디 A4가 3만1천 달러이고, BMW 328i가 3만4천 달러 정도인데 비해 C320은 4만 달러 정도여서 가장 비싸다. 배기량도 C320이 가장 높고 출력도 가장 세다. 이 3종류의 차 중에서 C320이 단연 챔피언이다.뉴 C클래스는 스포트-럭셔리 세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30~40대 비즈니스맨과 열정적인 장년층을 겨냥한 모델로 개발되었다. 벤츠 세단형 중 가장 기동성 있고 경제적인 모델로 차체의 크기와 성능, 기능으로 미루어 볼 때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 것 같다.벤츠 C320의 주요 제원 ​
[2000년 기사] 쌍용 시티 코란도 밴 SUV도 2W.. 2018-03-21
쌍용 시티 코란도 밴 SUV도 2WD시대 열렸다​※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경트럭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두바퀴굴림 SUV가 잘 팔린다. 주부가 쇼핑을 하거나 아이들을 등하교시킬 때 주로 쓰는 차에 값비싼 4WD 시스템은 별 필요가 없다. 승용차보다 트럭을 더 좋아하는 미국인에게 SUV는 그저 실용적인 차일 뿐이다. 모델마다 2WD와 4WD가 모두 나와 필요한 사람만 웃돈을 주고 4WD를 선택하고 있다.​이에 비해 국산 SUV는 모두 네바퀴굴림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프형차는 4WD여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인지 수입차도 모조리 4WD만 들어온다. 하지만 SUV를 타는 사람들 중 4WD를 이용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디젤 엔진이라는 경제적인 이유로 SUV를 고르는 사람들이 많아 차를 사고 한번도 흙 길을 밟아보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들에게는 4WD 대신 값을 낮춘 2WD가 훨씬 실용적이다.​4WD 시스템을 떼어버리면 제작비가 덜 들뿐만 아니라 무게가 줄어 연비도 좋아진다. 그렇다고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아주 잃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비포장길에서는 네바퀴굴림보다 높은 최저지상고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웬만한 산길은 잘 달려낸다.​다시 찾은 쌍용 그릴과 엠블럼쌍용 시티 코란도가 나왔을 때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전부터 2WD 모델이 나오길 바랬기 때문이다. 시승차인 2WD 밴 외에 승용 2WD는 5월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도심에서 주로 타는 밴형을 먼저 내놓아 반응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코란도는 주력 모델이 밴이어서 시티 코란도 밴의 판매 성공여부가 더욱 주목된다.​2000년형부터 달리는 쌍용 그릴과 엠블럼은 대우 것보다 더 친숙하다. 그밖에 달라진 부분은 없고 왼쪽 펜더에 달렸던 등화관제등이 없어졌다. 예전에 지프형 차는 전시 때 징발대상으로 묶어 세금도 감면해 주었지만 승용차와 똑같은 세금을 내는 지금은 군사용 장치가 필요 없어졌다. 알루미늄 휠은 과거 코란도 훼미리에 썼던 것과 비슷한 5스포크로 바뀌었지만 시승차는 3스포크 휠 그대로다.​​​​​​코란도는 고객들로부터 “스타일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차다. 처음 코란도 프로토타입이 나왔을 때 누군가가 “스케치북에서 튀어나온 차”라는 표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만큼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당시는 기자도 그 의견에 동의했는데 오래 볼수록 질리지 않고 개성 있는 스타일이다. 어느 정도 품위 있는 디자인에 너무 거칠지도, 그렇다고 너무 둥글리지도 않은 모습이 마음에 든다.​지난해 반년 동안 대우 협찬으로 코란도를 장기시승 하면서 그 전에 못 느꼈던 장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숏보디 치고는 꽤 넓은 실내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특히 만족스러웠다. 오늘 대하는 시티 코란도 역시 다르지 않아 그때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화사한 투톤 시트로 단장해실내는 시트 커버 디자인이 화사하게 바뀌었다. 운전석 팔걸이도 2000년형부터 기본장비지만 시승차인 밴 모델에는 달리지 않는다. 굵직한 핸들은 손에 달라붙고 에어컨과 오디오 성능은 그야말로 빵빵하다. 좌우대칭형의 대시보드에서는 코란도만의 개성이 묻어난다.​​​​파워 핸들과 오토 도어록, 전동식 사이드 미러 등 편의장비가 많은 것은 코란도 밴이 화물용도가 아닌 일반 고객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우드 그레인은 알루미늄 휠, 가스식 쇼크 업소버, 범퍼 가드, 안개등, 235/75 R15 타이어와 함께 패키지(60만 원)로 선보이는 장비다. 알루미늄 휠과 가스식 쇼크 업소버가 탐나지만 패키지로 묶여 있는 것이 아쉽다.​운전석과 화물칸 격벽 사이에는 작은 공간이 있어 가방 등 작은 물건들을 둘 수 있다. 화물칸 격벽 위에 댄 봉은 짐이 운전석으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주지만, 눈에 거슬려 떼어내고 싶다. 실제로 대부분의 밴 고객이 봉을 떼어내고 다닌다. 짐을 운반할 목적이 아니라면 격벽도 없애고 시트를 뒤로 젖힐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 후방시야를 넓히기 위해 뒷유리도 개조할 수 있지만 이때는 구조변경 신청을 해야 법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구청에 따라 허가해 주지 않는 곳도 있어 간단하지만은 않다. 자동차 개조를 둘러싼 잡음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널찍한 화물칸은 꾸미기에 따라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다. 접이식 테이블을 달아도 좋고 푹신한 매트를 깔아 간이휴게실로 써도 된다. 갤로퍼나 스포티지 빅밴 같은 롱보디 밴처럼 짐칸에 사람이 누울 수는 없지만 소형 미니밴 시트를 완전히 뉘었을 때의 공간 정도는 나온다. 물론 짐칸 꾸미기는 물건 배달용으로 차를 쓰지 않을 때 가능한 얘기다.​​​​승차감 좋고 기름 덜 먹어톨보이 스타일의 차는 보통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시트에 앉을 수 있어 편하지만, 코란도의 운전석은 너무 높아서 올라타기가 좀 불편하다. 시트에 앉으면 사방시야가 탁 트이고,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카랑카랑한 배기음이 귀를 자극한다. 그래도 대시패널이 6중 구조로 되어 디젤차치고는 조용한 편이다.​코란도나 무쏘 등 쌍용 SUV의 큰 장점은 벤츠 엔진이다. 일선에서 일하는 카센터 정비기사들도 코란도 엔진의 내구성은 인정하고 있다. 팬벨트나 타이밍 벨트는 거의 폐차 때까지 쓸 수 있고, 엔진 오일 교환주기도 주행거리 10만km로 상당히 길다.​ ​​시승차는 수동 기어에 2.9X 디젤 95마력 엔진을 얹은 602 모델이다. 요즘 쌍용 SUV에는 모두 디젤 터보 인터쿨러 엔진이 얹히지만, 밴 모델은 터보 외에 초기의 602 엔진도 그대로 쓴다. 밴에는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터보 엔진보다 마구 쓰기 좋은 일반 엔진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출발할 때 한 박자 늦는 듯한 반응은 벤츠 엔진의 특성이다. 1단과 2단에서는 힘이 약한 듯하지만 3단부터는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뛰어난 달리기성능은 아니어도 시속 140km까지는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다. 무게가 줄었긴 해도 주행성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가속성능이나 주행감각이 4WD 모델과 비슷하다. 갤로퍼에 비해 주행안정성은 좋은 편이고 코너에서의 휘청거림도 크지 않다. 뒷바퀴굴림이므로 고속 코너링 때는 오버스티어를 조심해야 한다.​​​​주행소음도 낮은 편이어서 음악을 듣거나 옆 사람과 얘기할 때 불편함이 없다. 흠이라면 저속에서 변속충격이 커 달리기가 매끄럽지 못하고, 언덕에서 힘이 달린다. 코란도는 특히 승차감을 높이 살 만하다. 가스식 쇼크 업소버와 연결된 앞 더블 위시본, 뒤 5링크 서스펜션이 잔 진동을 잘 걸러주어 무쏘와도 견줄만하다.​결론적으로 시승차의 주행성능은 4WD 모델과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나은 점은 연비다. 시티 코란도의 시승 연비는 13km/X(메이커 발표치 14.2km/X)로 상당히 좋게 나왔다. 같은 엔진의 4WD에 비하면 X당 1km 정도, 290SR 모델에 비하면 X당 3km 정도를 더 달릴 수 있다. 한 달에 2천km를 달릴 경우 290SR보다 월 3만 원 정도의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디젤차는 승용차에 비해 기름값 부담이 적기는 하지만, 잘 쓰지 않는 장비를 포기함으로써 차값을 150만 원 절약하고 덤으로 기름값까지 줄일 수 있으니 여러 모로 이득이다. 첫 2WD 모델 시티 코란도의 등장이 국내 SUV시장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해 본다.​​​​시티 코란도 밴의 주요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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