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롱텀 시승기 3회] 반자율주행의 효용성 ,BMW 53.. 2018-05-16
롱텀 시승기 3회BMW 530i반자율주행의 효용성5시리즈에 탑재된 반자율주행 기술은 주행 환경에 따라 극명한 성능 차이를 보인다. 신호 간격이 짧은 시내 주행에서는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운전자가 제법 여유를 부릴 만큼 쓸모가 있다.5시리즈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탑재돼있다. 반자율주행은 단어 뜻처럼 주행을 보조하는 반쪽짜리 기능이다. 한편 도로 환경에 따라 반자율주행 수준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신호 간격이 짧은 시내 도로에서는 미숙한 운전 탓에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조향 보조는 앞차를 쫓고 때로는 차선을 따라가지만 시내 도로의 굴곡진 차선과 교차로에서 옆 차와 부딪히지 않고 달릴 만한 신뢰를 주지는 못한다. 주행 속도가 느릴수록 이들 장비의 운전 실력도 좋아지므로 차가 막힐 때는 제법 유용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가다 서다가 잦은 시내 도로에서는 출발할 때마다 빈번히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고, 정차 시 제어가 다소 어색하다.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는 편이 오히려 편할 수 있다.장거리 운전 시 반자율주행을 활용하면 확실히 피로가 적다 간선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유용한 반자율주행주요 기능으로는 차선 가운데를 유지하는 조향 보조,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충돌 경고 및 비상제동이 있다. 필자는 5시리즈의 조향 보조 기능을 "아 몰라", "앞차 따라갈게", "차선을 따라 제대로 갈게" 등 세 가지 상태로 표현하고 싶다. "아 몰라"는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계기판과 HUD에 차선과 스티어링 그림이 흑백으로 표시된다. 선행 차량이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좀처럼 겪기 어렵다.  "앞차 따라갈게"는 차선은 잘 모르겠고 앞차는 보이니 얼추 그 움직임을 쫓는 상태다. 계기판과 HUD에 차선은 흑백, 스티어링은 녹색으로 표시된다. 시내 도로에서는 보통 이 상태다. 주행 속도가 빠를수록 자동차의 조향 보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앞 차 따라 갈게" 상태의 위의 사진, "차선을 따라 제대로 갈게" 상태의 아래 사진특히 차선 내에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지그재그로 달리는 앞차를 만나면 그마저도 똑같이 따라 한다. 재밌는 부분은 조향 보조 기능의 차선 인식 여부와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의 활성화 여부는 별개라는 점이다. 조향 보조 기능이 차선을 인식하지 못해도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은 활성화 돼 있는 경우도 꽤 있다. 이때 5시리즈의 바보 같은 행동을 종종 볼 수 있다. 조향 보조 기능이 앞차를 따라가다가 차선에 근접하면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이 활성화되며 핸들 진동과 함께 다시 차선 안쪽으로 차를 밀어 넣는다. 소위 말하는 ‘핑퐁 운전’이다. "차선을 따라 제대로 갈게" 상태에서는 차선을 따라 운전을 제법 잘 하고 계기판과 HUD에 차선과 스티어링 그림 모두가 녹색으로 표시된다.앞차 거리를 인식하는 레이더 센서는 범퍼 하단에 위치해 있다보니 도로에 떨어진 이물질이 근처에 묻는 경우가 잦다주행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반자율주행 수준한편 스티어링에서 손을 뗀 채로 조향 보조가 유지되는 시간은 주행 환경에 따라 다르다. 주변에 차량이 있다면 유지 시간이 짧고 한적한 도로에서는 유지 시간이 길어진다. 사실 조향 ‘보조’ 기능이므로 스티어링은 운전자가 항상 잡고 있는 게 맞지만 말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선행차를 인식하면 계기판에 구형 5시리즈의 뒷모습을 띄운다. 녹색 사각형은 차간 거리 설정 단계를 나타낸다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조향 보조보다 완성도가 높다. 하지만 다른 차량이 코앞으로 끼어드는 상황에 주의해야 한다. 앞차가 차선에 진입한 뒤에야 인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는 급격히 좁아진 차간거리를 최대한 빠르게 벌리기 위해 브레이크를 강하게 건다. 앞차가 느리게 끼어들거나 감속하며 끼어드는 경우에는 아찔할 정도로 차간거리가 가까워진다. 이 때문에 코앞에 다른 차가 끼어드는 경우라면 운전자가 직접 감속하는 편이 좋다. 그 외에 상위 차선에서 주행 중 갑자기 출구로 나가기 위해 도로를 횡단하는 차, 도로 위를 종횡무진하는 차를 만났을 때도 속도를 줄였다가 차가 사라진 뒤에 다시 차간거리를 좁히기 위해 급가속을 한다. 앞차 간격은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차간 거리가 가장 좁은 단계를 1단계라 한다면 3, 4단계는 쓸 일이 없다. 차간 거리를 하염없이 벌리기 때문이다. 거리를 너무 벌리면 그 사이로 다른 차량이 끼어드는 경우가 많아 이때 다시금 차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감속을 한다. 따라서 한국 도로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실제로 써보면 정말이지 답답하다. 신호 간격이 비교적 긴 시내 도로와 간선도로,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에서는 1단이 알맞고 한산한 고속도로라면 2단이 적당하다. 320d를 타다가 비슷한 시기에 530i를 구입한 친구도 생각보다 높은 반자율주행의 효용성에 만족하고 있다물론 어디까지나 반자율주행은 운전을 보조해주는 장치다. 운전자는 항상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반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의 피로를 크게 줄여준다. 운전은 그 자체를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목적지까지 이동을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완벽한 자율주행이 아니라도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반자율주행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글, 사진 | 김준석
[롱텀 시승기 3회] “푸조 서비스센터, 제가 한 번 .. 2018-05-16
롱텀 시승기 3회푸조 208 G Line“푸조 서비스센터,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푸조를 산다고 했을 때 만류했던 주변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A/S였다. 악명 높은 푸조·시트로엥의 A/S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서비스가 나빠 차를 안 산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푸조를 타 보지 않은 사람들도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다. 그래서 직접 가봤다.자동차를 구입할 땐 정말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가격과 성능은 물론이요 편의사양,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 등도 따지게 된다. 좀 더 깊이 고민한다면 금융상품이나 중고차 감가도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A/S다. 더구나 국산차보다 서비스 인프라가 빈약한 수입차를 선택한다면, 자신의 생활권 내에 충분한 서비스망이 갖춰져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첫 번째 연재에서 밝힌 대로 나 역시 208을 구입할 때 중요시 여겼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서비스였다. 그도 그럴 것이 푸조의 서비스센터는 말 그대로 악명 높다. 구매 전부터 ‘A/S 때문에 차의 이미지를 깎아 먹는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푸조에 관한 기사라도 찾아보면 댓글 창에는 온통 서비스에 대한 내용밖에 없었다. 보증기간이 끝난 구형 모델이라면 사설 정비소에서 관리하는 편이 훨씬 저렴하니 정식 서비스 품질이 어떻든 상관없지만, 새 차를 사는 입장에서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푸조 오너들에게 물었을 때는 서비스에 관한 특별한 불만이 없다. 208 구입 전 푸조, 시트로엥을 타는 지인 두어 명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생각보다 서비스가 나쁘지 않다는 얘기였다. 동호회에서도 특정 서비스센터가 불친절하다느니 하는 불만은 종종 보였지만, 적어도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불만이 ‘명성’만큼 많지 않았다.물론 이미 208에 꽂힌 뒤에 관련 글을 찾아봐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차량 구매의 당위성도, 브랜드와 모델 선택의 당위성도 이미 다 ‘답정너’가 아니던가. 결국 진짜 서비스가 어떤지는 직접 부딪쳐보기 전까진 알 수가 없다.올해 벚꽃구경은 회사 앞 도로에서 하는 걸로 만족했다소문의 푸조 서비스센터를 가다그래서 결국 차를 사고 서비스센터를 직접 가 봤다. 새 차를 사면 뭔가 고장 날 때까진 서비스센터를 갈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구입 3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두 번이나 다녀왔다. 첫 번째 방문은 초기불량 확인을 위한 2,400km 정기점검이었다. 출고 후 일정 거리를 달린 뒤 차량에 특별한 초기불량이나 결함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내가 찾은 곳은 양평동의 강서 서비스센터다. 5시리즈를 타고 종종 BMW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 그려진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으리으리한 3층 건물에 깔끔한 상담공간이 마련돼 있고 커피를 마시며 통유리 너머로 내 차가 작업 중인 모습을 내려다보는 곳이었다. 그런데 강서 서비스센터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뜨악’이었다. 좁은 뒷골목에 불쑥 솟은 가건물 안에 리프트가 몇 대 놓여있었다. 수입차 정식 서비스센터라기보단 동네 카센터 같은 분위기였고, 그나마 외벽에 붙어있는 푸조 엠블럼이 서비스센터임을 알아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요소였다.누군가 운전석 뒷문에 깊은 ‘문콕’을 냈다. 동승자 하차 후 주차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단순한 점검 작업이니 반신반의하며 차를 입고시켰다. 그리고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뒤로 시트에서 종종 삐걱대는 소리가 나 그 부분을 함께 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라는 답변을 듣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 정말 나는 차를 잘못 산걸까? 친구들의 만류를 들었어야 했나?낡은 안마의자에 30분가량 앉아있으니 점검이 끝났다는 전화가 왔다. 초조한 마음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내가 들은 첫 마디는 예상을 깼다. “잡소리 되게 심하던데,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겠어요. 영상 촬영했으니 보증접수 해드릴게요.” 국산차 서비스센터를 가도 보증수리 한 번 받으려면 미케닉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기 마련인데, 별달리 묻지도 않고 선뜻 보증수리해 준다고? 조금 전까지 근심이 가득했던 스스로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모든 게 순조롭게 해결됐다.잡소리를 냈던 시트 프레임. 우려가 무색하게 곧바로 보증수리를 받았다점검을 받고, 이틀 뒤 보증접수가 완료돼 부품을 주문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시트 프레임 재고가 없어 프랑스에서 부품이 오는 데 2주가량 소요된단다. 당장 운행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 기다리겠노라고 답했고, 2주가 조금 넘어 부품이 도착했다. 얼마 뒤 다시 한 번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3시간 정도 소요된다던 작업은 1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됐다. 교체한 부품을 확인시켜주고, 새 부품에 문제가 없는 걸 체크한 뒤 바로 출고했다. 이렇게 208의 첫 보증수리는 아주 깔끔히 마무리됐다.폴란드(!)에서 리어 스포일러를 직구했다. 부품값보다 배송료가 비쌌지만, 밋밋했던 뒷모습에 근사한 포인트가 됐다출고 3개월 만에 주행거리가 8,000km를 돌파했다. 연말까지 3만km는 거뜬히 타겠다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 개선할 부분도 있어푸조 서비스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대기시간이다. BMW는 정기점검이라도 한 번 예약하려면 2~3주 정도 대기하는 건 기본이요, 예약한 시간에 방문해도 두어 시각 더 기다려야 했다. 점검 한 번 받는데 반나절은 훌쩍 지나가기 마련이었다. 반면 푸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센터와 시간을 예약할 수 있다. 내가 방문한 강서 서비스센터는 통상 예약 시점에서 일주일 정도 뒤부터는 원하는 시간을 예약할 수 있다. 또 입고와 동시에 내 차를 손봐주니 일정에 차질도 없었다. 시간을 쪼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기다림이 없다는 건 매우 큰 이점이다. 다만 주말에는 작업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괴담과는 달리 서비스는 친절하고 정확했다. 개인적으로는 신차의 보증 서비스를 매우 중요시하는데, 불량에 대해 곧장 보증수리를 해 준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데, 서비스센터도 그런가 보다. 동호회나 장기 보유 오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지방 고객들로부터 제기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방은 딜러사나 제휴 공업사가 교체되면서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수도권에서도 성수동과 과천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제외하면 딜러사 교체 등으로 수시로 서비스센터가 새로 생기고 사라진다. 이번에 방문한 곳도 오는 10월께 강서지역 신규 딜러사가 서비스센터를 오픈하면 사라질지 모른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노력이겠지만, 대다수 고객은 너무 잦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도 알아주면 좋겠다. 할아버지뻘인 206 해치백을 만났다. 다음 달에는 이 녀석에 대한 이야기를 할 테니 기대하시라 글, 사진 이재욱
파사트 GT VS 캠리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러의 접점 2018-05-15
PASSAT GT VS CAMRY HYBRID베스트셀러의 접점미국과 유럽, 각기 다른 시장을 겨냥한 두 중형 세단이 우리나라 땅에서 만났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던져봤을 질문이다. 비록 두 맹수의 서식지가 달라 결과는 알 수 없었지만 자동차 세계에선 접점이 생기곤 한다. 이날 모인 파사트와 캠리가 그 주인공. 각각 유럽과 미국을 호령하는 베스트셀러 중형 세단이 우리나라에서 만났다. 같은 거라곤 오로지 체급뿐이지만 그래서 더 흥미롭다. 다른 성격만큼 서로 특징이 더욱 또렷이 드러날 테니.(왼)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오) 폭스바겐 파사트 GT 극과 극 스타일솔직히 말해서 캠리는 기자가 원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평범한 전륜구동 세단 비율 위에 그려진 요란한 그래픽은 마치 ‘숲’은 못 본채 ‘나무’에만 공들인 내공 없는 그림 같다. 반면 파사트는 전륜구동 세단임에도 섬세하게 손본 비율 위에 간결한 스타일을 입혀 탄탄한 분위기다. 덕분에 파사트 덩치가 훨씬 작은데도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저 유럽 스타일이 좋아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새로움이 가득한 캠리 실내. 3층 인쇄로 입체적인 분위기를 낸 타이거 아이 장식이 들어갔다각설하고 객관적으로 하나씩 살펴보면, 파사트는 군더더기 없는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 중형 세단이다. 공간을 위해 휠베이스는 2,786mm로 늘렸지만 앞뒤 오버행을 줄여 길이가 이전보다 4mm 줄었다. 하나의 조약돌처럼 차체 전체가 한 덩어리로 보이는 이유. 특히 프론트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여 후륜구동 비율을 탐냈다. 수평적인 선을 두루 쓴 정적인 그래픽을 둘렀음에도 비율이 역동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낸다.비교적 정통적이지만 정갈한 구성으로 멋을 낸 파사트 실내.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길쭉한 송풍구가 독특하다캠리는 여유로운 스타일에서 미국 취향이 엿보인다. 동급 최고 수준인 2,825mm 휠베이스 앞뒤로 오버행을 길쭉하게 늘려 전체 길이가 무려 4,880mm에 달한다. 더구나 저중심 TNGA 플랫폼으로 높이까지 낮추어 더더욱 길쭉해 보인다. 옆에 선 파사트를 준중형 세단으로 둔갑시킬 정도. 그러나 조금 납작한 걸 빼면 전형적인 중형 세단 비율을 벗어나지 않는다. 화려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마냥 신선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이런 기조는 실내로 이어진다. 스티어링 휠 중앙 엠블럼을 보지 않아도 누구나 두 차를 구분할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역시 현란한 쪽이 캠리고 정갈한 쪽이 파사트다. 캠리는 화려한 스타일과 버튼 배치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냈고, 파사트는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스타일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캠리의 3층 인쇄된 입체적인 타이거아이 장식과 파사트의 전통적인 무광 나무 무늬 장식만 보아도 두 차의 성격이 쉽사리 짐작 간다.뒷좌석은 캠리가 더 여유롭다. 더 긴 휠베이스 탓도 있지만, 시트 각도와 쿠션을 더 아늑하게 다듬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 캠리는 마치 폭신한 소파 같고 파사트는 사무실 의자 같달까. 여기서도 폭신한 걸 좋아하는 미국 취향과 탱탱한 걸 좋아하는 유럽 취향이 갈린다. 공간은 두 차 모두 널찍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듯하다.캠리 뒷좌석은 폭 파묻히는 느낌이다 파사트 뒷좌석은 사무실 의자처럼 앉는 느낌이 깔끔하다디젤과 하이브리드, 독일차와 일본차이 비교의 중요 관전 포인트. 하이브리드와 디젤 파워트레인 비교다. 대륙별로 선호하는 파워트레인 비교이자, 하이브리드를 선도하는 토요타와 디젤을 이끄는 (잠시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는 했지만) 폭스바겐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제원상 성능은 전체적으로 캠리가 우위에 있지만 파사트가 몸무게가 90kg가량 가벼워 장담할 순 없다.먼저 파사트에 올랐다. 시동을 걸자 엔진이 굵직한 숨을 내쉬며 깨어난다. 공회전 상태 진동은 독일 디젤이니 뭐니 해도 어쩔 수 없는 디젤이다. 잔진동이 나지막하게나마 차체를 흔든다. 그래도 스타트 & 스톱 기능이 매우 적극적으로 작동해 첫 시동 걸 때가 아니라면 시내 주행 땐 공회전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캠리와 디젤 엔진을 얹은 파사트(왼쪽부터)움직이기 시작하면 독일제 기계다운 면모가 드러난다. 디젤 엔진은 부드럽게 회전하고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매끄러운 변속으로 선형적인 가속을 이어간다. 특히 클러치가 맞물리는 변속기 특성상 가속페달을 떼면 심하게 감속했던 이전과 달리, 부드럽게 속도가 줄어 페달 조작이 자연스럽다. 다만 급가속은 한 박자 쉬고 이어진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변속기가 저단 기어를 맞물리길 기다린 후 속도를 붙인다. 가속은 0→시속 100km 가속 시간 7.9초 제원에서 엿볼 수 있듯 부족함 없는 수준. 40.8kg·m의 최대토크가 1,900rpm부터 시작해 3,300rpm까지 나오기 때문에 고회전까지 꾸준한 가속이 이어진다. 시속 170km 정도는 거침없이 돌파하며, 꾸준히 페달을 밟으면 220km/h 까지도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속도에서 안정감은 아우토반 출신답다. 부드러운 스프링을 댐퍼가 든든하게 차체를 붙들어 좋은 승차감과 안정적인 성능 두 상반된 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만족시킨다. 사실 190마력 정도의 출력에 GT라고 이름 붙인 게 썩 맘에 들지 않았는데 고성능 섀시를 맛보니 나름대로 수긍이 간다.아쉬운 점도 있었다. 디젤 엔진의 높은 토크를 너무 믿기 때문인지 변속기가 저속 기어로 바꿔야 할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고속 기어를 물고 있다. 예를 들어 지하 도로에 내려갔다 올라올 때 고단으로 바뀐 기어가 저단을 물지 않아 페달을 밟아도 반응이 없다가, 페달을 더 밟으면 그제야 단수를 낮춰 급하게 속도를 붙인다. 이럴 땐 페달을 더 밟기보단 패들시프트로 직접 변속하는 게 속 편하다. 이어 캠리로 자리를 옮겼다. 첫 느낌은 역시 더 크게 느껴진다는 점. 두 차의 길이 차이가 115mm에 달하고 앞 오버행도 긴 탓이다. 그래도 보닛을 이전보다 40mm 낮춘 덕분에 낮은 시트 높이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좋아 덩치에 대한 부담은 적다. 시동을 걸자 계기판에 ‘레디’ 글자만 켜질 뿐 어떤 진동도 없다. 하이브리드 답게 모터만이 준비를 마치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돌아다니는 정도로는 엔진이 움직일 기미도 없기 때문에 공회전이나 저속에서의 정숙성은 디젤 파사트와 비교 불가다.하이브리드 강점은 시내 주행에서도 이어진다. 비교적 급한 우리나라 도로 흐름에 맞추려니 2.5L 가솔린엔진이 부지런히 켜지지만, 저속 토크 강한 전기모터가 힘을 붙인 덕분에 언제나 움직임이 민첩하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즉각 반응해 내연기관 특유의 저속 지연 현상이 없다. 전기모터로 구현한 무단변속기도 동력 끊김 없이 부드럽게 가속을 잇는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전기모터가 먼저 반응한 후 뒤이어 엔진이 켜지면서 힘을 더한다. 전기 모터와 엔진 힘을 합친 시스템 최고 출력은 211마력. 1,655kg 덩치를 끌기엔 충분한 수치로 호쾌하게 속도가 붙는다. 그러나 시속 150km 정도에 이르면 전기모터의 이점이 줄면서 가속이 점차 더뎌진다. 게다가 높은 rpm을 유지하는 무단변속기 탓에 가속 시 먹먹한 소리도 흠이다.시속 192km에 다다르면 속도계가 멈춘다. 토요타가 설정해놓은 안전 제한 속도다. 남아있는 힘에 비하면 속도제한이 다소 이른 편. 이때 안정감은 보통 수준으로 딱 패밀리 세단답다. 파사트와 비교하면 스프링에 비해 다소 댐퍼가 물러 조금 더 통통 튄다. 비교적 무게 중심이 낮아 불안한 기색은 적지만 전체적으로 이토록 빠른 속도를 겨냥한 차는 아닌 듯하다.캠리는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들어갔지만 트렁크 공간은 일반 중형 세단만큼 넉넉하다 파사트 트렁크 용량은 586L로 넉넉하며 뒷좌석을 접으면 1,152L까지 늘어난다적극적인 파사트, 소극적인 캠리첨단 주행 보조 기술은 파사트가 한 수 위다. 파사트는 다른 차에 없는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넣은 반면 캠리는 신차 치고는 첨단 기술에 인색하다. 동급 차에 이미 있는 기능들로만 꾸려졌다.가장 와닿는 차이는 차선 이탈 방지 장치다. 이름 그대로 차가 차선을 읽고 이탈하지 않도록 알아서 운전대를 조작하는 기능. 파사트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율주행 차처럼 차선 가운데를 쫓지만, 캠리는 이탈 직전 운전대를 살짝 꺾는 수준에 그친다. 말 그대로 진짜 ‘방지’만 해준다.캠리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은 체면치레 수준이다위급 시 안전 기술을 보면 그 차이는 더더욱 벌어진다. 파사트엔 도로변 보행자를 감지해 잠재적 사고를 예방하는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충돌 후 알아서 속도를 줄여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충돌을 예상하면 미리 창문과 선루프를 닫고 안전벨트를 조이는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등이 들어가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만을 갖춘 캠리를 멀리 따돌린다.파사트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이 다양하게 들어갔다환경에 따라두 차의 공인연비는 파사트 15.1km/L, 캠리 16.7km/L다. 실제로 도심 주행에서 캠리는 리터당 21km를 넘는 효율을 보이는 등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강점을 또렷이 드러냈다. 같은 주행에서 파사트가 보인 연비는 리터당 약 16km 정도. 고속 연비는 공인 고속연비(파사트 17.2km/L, 캠리 17.1km/L)에서 엿볼 수 있듯 두 차가 대동소이했다.  그런데 다소 격한 주행에서의 결과는 달랐다. 약 111km 고속 위주의 길(도심 20%, 고속 80%)을 1시간 20분 만에 빠르게 주행한 후 연비는 파사트가 리터당 16.3km, 캠리가 리터당 14.5km로 나타났다. 주행 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는 디젤과 급가속시 연비 차가 큰 하이브리드 특성에 따른 결과. 평소 부드럽게 운전한다면 캠리가, 빠른 주행을 즐긴다면 파사트가 경제적인 셈이다. 폭스바겐 파사트 GT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각 대륙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답게 효율과 성능, 그리고 승차감까지 모든 게 준수했다. 굳이 우위를 가르자면 성능은 파사트 GT가, 안락함과 효율은 캠리가 조금씩 나은 모습을 보였다. 가격은 파사트 GT가 4,320만~5,290만원이며 프레스티지 트림 시승차는 4,990만원, 캠리 하이브리드는 단일 트림으로 4,250만원이다. 원래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파사트 GT 인기가 더 높았겠지만, 지난날 불거진 여러 사건과 점차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 인기 때문에 쉽게 속단할 순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결국 무슨 차가 더 좋았냐고? 기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은 파사트다. 성능과 효율을 떠나 디자인 또한 매우 중요한 가치니까. 글 | 윤지수 기자 사진 | 최진호, 이병주
[응답하라 1984] 알파로메오 스파이더 2018-05-11
알파로메오 스파이더밀라노의 기술에 담긴 나폴리의 정열​※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알파로메오는 지난 6월초 토리노 모터쇼에서 새 모델 147을 발표하여 조촐하게 창사 90주년을 기렸다. 돌이켜보면 1910년 6월 24일 알파(ALFA) 엠블럼을 단 첫차가 세상에 나온 뒤 90년이 흘렀다. 자동차사 100년에 10년이 모자라는 긴 세월이다.​프랑스인 알렉상드르 다라크가 이태리 나폴리에 세운 자동차 회사 SIAD를 이어받은 프랑스와 이태리의 혼혈아 알파. 그러나 라틴계의 순수한 정열이 핏속에 흐르고 있다. 불타는 정열을 아련한 추억에 담은 알파로메오의 꽃은 스파이더다.​​​​​북방의 기술에 남방의 정열 담아  알파로메오는 정열과 추억을 한데 버무려 빚어냈다. 알파 스파이더 드라이버는 뜨거운 정열을 갈구한다. 스파이더는 적도의 무자비한 태양이 아니라 감미로운 지중해의 열기를 담고 있다. 어느 독일 시인은 말했다. 스파이더는 정열의 나폴리인 니콜라 로메오(1918년 2월 자동차 메이커 알파를 흡수하여 알파로메오를 만든 주인공)와 밀라노의 자동차 메이커 알파가 힘을 합쳐 만든 서정적인 작품이라고.​알파로메오를 상징하는 엠블럼도 독특하다. 알파와 로메오가 합쳐진 것처럼 알파로메오 방패도 중세부터 내려오는 두 개의 문장을 하나로 합쳤다. 세로로 나누어진 왼쪽은 밀라노 공국의 문장이 차지하고 있다. 그 오른쪽에는 귀족가문 비스콘티의 문장이 자리잡고 있다. 밀라노 문장은 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선명하고, 비스콘티 문장에는 소년을 삼키고 있는 용이 몸을 비틀고 있다.​ ​​세계 모터스포츠계의 거인들 타지오 누보랄리, 엔초 페라리, 니노 파리나와 후안 마누엘 판지오가 알파로메오와 인연을 맺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더구나 당대의 영웅들은 오늘날의 프로 드라이버처럼 경기에서 거액을 노리지도 않았다. 정열의 나라 브라질 출신 판지오가 알파로메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저씨 때문이었다. 그를 아주 귀여워하던 아저씨는 그를 차에 태우고 돌아다녔다. 바로 2+2 스파이더였다. 어른 시트 2개에 어린이가 편안히 타고 다닐 수 있는 시트 2개를 곁들여 인기가 높았다. 스파이더와 함께 뛰놀던 장난꾸러기 후안 마누엘은 뒷날 알파로메오의 프로 드라이버로 변신했다. 그리고 세계 모터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는 영웅의 자리에 올랐다.​2차대전 이후 알파로메오 오픈카는 모두 2600 스파이더의 뒤를 이어받았다. 2600은 투어링 밀라노로서는 보기 드물게 화려하고 당당한 보디를 뽐냈다. 1960년대 중반 2600 스파이더는 제2차 대전 이전의 우상이었던 프레치아 도르와 빌라 데스테를 화려하게 되살렸다. 직렬 6기통과 8기통 엔진을 얹어 무서운 힘을 자랑했다.​직렬 6기통 2.6ℓ는 145마력을 뿜어냈다. 62년에서 65년 사이에 2600 스파이더 투어링 2천255대가 나와 거리와 서키트를 누볐다. 최고 시속 200km는 주위를 놀라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거리를 달릴 때나 큰 명예가 걸린 서키트에서나 2600 스파이더는 언제나 선두 그룹을 지켰다.​​​암울한 시대 밝힌 빨간 스파이더 흑백 시대의 어느 영화에서 알파 스파이더는 주역으로 활약했다. 영화계의 거장, 알파로메오 매니아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가 만든 작품이었다. 도로, 서키트와 은막을 통해 알파 스파이더는 60년대의 선두주자로 힘차게 달렸다. 스파이더는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니라 휴일이면 정열을 불사르는 스피드의 화신이었다.​​세계 자동차계의 정상을 달리며 명성을 떨친 지 3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알파 스파이더를 다시 만났다. 알파의 핸들을 잡으면, 문득 그때의 기대가 지금도 헛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3개의 금속 스포크가 달린 고전적인 나르디-홀츠 핸들을 보라. 그때보다 오히려 지금 더욱 빛난다. 핸들만 보고 있어도 틀어잡고 달려나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이태리 고속도로 아우토스트라다를 달리는 그란 투리스모로서의 스파이더 투어링은 부드럽게 물결치며 그 뛰어난 제작기술을 자랑했다. 문득 스파이더의 배기음이 투명한 얼음 조각처럼 내 목덜미와 등골을 오싹하게 타고 내렸다.​​​신좌파의 기수 바더 마인호프가 이끄는 반체제 학생운동이 서유럽을 휩쓸던 1968년. 그러나 알파로메오만은 암울한 시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열의 진홍색 스파이더를 세상에 내놓았다. 4기통 8밸브 엔진은 당대 최고의 듀엣 사이먼과 가펑클의 기타소리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연주했다. 아울러 영화에 등장한 스파이더는 당대의 명배우 더스틴 호프먼과 인기를 겨루었다.​​​​배기량 높이면서도 순수 혈통 지켜  66년에서 91년까지 알파로메오 스파이더는 오쏘 데 세피아, 패스트백과 새로운 계보의 기함을 잇따라 내놓았다. 단종의 위험을 뛰어넘으며 파워를 앞세운 대형 쿠페에 맞서 검투사처럼 싸웠다. 스파이더는 1300 주니어에서 1600 두에토와 1750 벨로체로 배기량을 높이면서도 순수 혈통을 굳게 지켰다. 한편 드라이버들은 상쾌한 배기음과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몰아치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렸다.​​​​​스파이더는 우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했다. 디자인 거장 바티스타 피닌파리나가 빚은 클래식 스파이더는 지금도 점화키를 돌리자 시원스런 배기음을 내며 되살아났다. 한 손으로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루프도 당대의 명물이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면 잽싸게 빨간 광주리형 루프를 올리고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대시보드의 계기는 듬성듬성 떨어져 있지만 알아보기 쉬웠다. 두에밀라 패스트백 스파이더는 카사타-아이스베허제 회전계와 타코미터를 달아 차의 품위를 높였다. 센터 콘솔의 기어 레버도 가볍고 정확했다. 이태리의 뜨거운 정열을 담아내는 빨간 스파이더는 공력적으로도 뛰어났다. 시대를 앞지른 공력적 프론트로 공기를 가르고, 저항을 낮추는 테일 디자인으로 공기터널을 빠져나갔다.​줄리에타 스파이더, 투어링 스파이더와 패스백은 날씬한 허리선이 아름답고도 경제적이었다. 콕피트에 들어간 드라이버는 앉는 위치가 낮아 안정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시야에 장애를 받지 않는 설계가 돋보였다. 더할 수 없이 아늑하고 몸에 착 들어맞는 시트 위치를 세 모델은 빠짐없이 갖추고 있었다. 왼쪽 팔굽을 도어 위에 얹고 오른 팔로 조수석의 연인을 감싸안는 기분은 정말 황홀하다.​​​​​​스포츠와 예술의 향기 아우른 명기 1930년 알파로메오는 운명을 건 대모험을 통해 모터스포츠의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이태리에서 벌어진 제4회 밀레 밀리아는 거리 1천600km가 넘는 비포장도로에서 벌이는 역사적 랠리였다. 선두주자의 기록은 16시간 19분, 평균 시속 100km를 넘어섰다. 세계 모터 스포츠계의 영웅 타지오 누보랄리가 알파로메오 6C 1750 수퍼스포츠 자가토 스파이더를 몰고 올린 빛나는 기록이었다. 이로써 그는 모터 스포츠 사상 최고의 드라이버로 손꼽히는 영광의 길을 달렸다.​그 뒤 신사 드라이버들의 스파이더 경주가 등장했다. 누보랄리는 파트너인 미캐닉 지오반니 바티스타 귀도티의 어깨에 한 손을 얹고 다른 팔을 도어 위에 얹은 채 핸들을 잡았다. 한껏 멋을 부리던 누보랄리는 브레시아의 첫 급커브에서 핸들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세계정상의 테크닉 덕택에 두 사람은 목숨을 건졌다.​그들이 몰고 달린 알파 6C 자가토는 서키트용 경주차였다. 휠이 큼직한 4스포크 핸들은 손잡이를 고강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당대의 하이테크를 담았다.​​​​요즘은 어느 자동차나 시트를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누보랄리는 30년대에 이미 시트 조절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운전석 바닥판에 어떤 장치를 달아 시트를 조절하는 방안이었다.​그때 알파로메오 기술진이 조절형 시트를 개발했다면, 스파이더는 가장 안락한 조절형 좌석을 단 최초의 오픈카가 되었을 것이다. 알파로메오는 빛나는 대변혁을 살짝 비켜 오늘에 이르렀다.​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알파 스파이더는 알파로메오 90년 역사의 절정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꽃이다. 기술에 정열을 담은 스파이더는 스피드 매니아만이 아니라 시인과 사상가에게도 어울리는 탈것이었다.​​ ​
[응답하라 1984] 렉서스 LS430 vs 벤츠 S4.. 2018-05-09
렉서스 LS430 vs 벤츠 S430 vs BMW 740IL ​​​최고급 럭셔리 세단이 한데 모였다. 사치스러울 만큼의 호화로움에 눈이 부시고 검증된 성능이 가슴을 두드린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차가 아닌 만큼 맞이하는 태도부터 조심스럽다. 이름 하나 하나에서 메이커의 자존심을 느껴본다. 어쩌면 명차로 기억되어질 작품일 수 있다.시승차 모두에 얹힌 V8 엔진은 V6 엔진을 단 일반 고급차와의 차별을 의미한다. 배기량 4.3ℓ는 고급 세단의 국제 표준인 듯한 기분마저 든다. 최고급차이니 만큼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이나 메이커마다의 지향점도 고려해야 한다. BMW와 벤츠로 양분된 국내 고급차시장에 미칠 렉서스의 영향력도 관심거리다.​ 렉서스 LS430기름칠을 한 듯한 부드러움으로 정숙성의 극치 보여줘 ​  ​​렉서스에 대한 느낌은 호기심에 가까웠다. 장인의 경험 어린 감각보다는 전자장비로 꾸며지는 고급차의 추세를 만든 주인공. 유럽의 명차들을 긴장하게 한 매력은 무엇이고 국내에서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21세기 일본의 차 만들기 수준을 알고 싶었다. LS430은 11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된 새차다. LS400에 비해 배기량을 늘리고 덩치를 키웠다. 한결 부드럽게 둥글려진 모습이지만 최고급 세단다운 중후함은 오히려 향상되었다. 수백, 수천 번 컴퓨터로 검토한 디자인은 공기저항계수를 0.25로 낮추었다.​​렉서스가 LS430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그릴과 헤드램프의 조화를 이룬 곡선미다. 하지만 위쪽으로 부풀려진 헤드램프와 일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두툼한 범퍼와 몸매가 이루어내는 모습에서 구형 벤츠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일본차를 비아냥거리는 말 중에 `모방은 있지만 카리스마는 없다`는 얘기가 있다. 이것 저것 다른 차들의 장점만을 흡수한 탓에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색깔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본차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요즘 미국시장의 분위기 앞에선 괜한 독설일 뿐이다. 실키 식스 엔진을 자랑하던 BMW가 8기통 DOHC 엔진을 개발한 것도 렉서스의 영향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LS430의 운전석은 전자왕국 일본의 느낌이 그대로 드러난다. 복제가 불가능한 전자식 키와 시동을 켜면 나타나는 계기판 바늘(빛을 발하는 붉은색 바늘이 너무 아름답다), 타고 내리기 편하게 스스로 움직이는 스티어링 휠 등 렉서스가 최초로 도입, 혹은 발빠르게 대처한 전자장비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숙성은 명성 그대로다. 시동 여부의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다. 도요타의 NVH 정책이 얼마나 완벽한지를 절감하는 순간이다. 액셀 페달의 감각은 독일차와 조금 다르다. 페달의 유격이 깊고 초기 반응이 예민하다. 차는 부드럽게 출발하고 정확히 선다.​경쟁차에 비해 소프트한 서스펜션이 안락감을 더한다. 극도로 억제된 엔진음과 진동은 주행중에도 변함이 없다. 관절마다 잔뜩 기름칠을 한 것 같은 부드러움은 벤츠와 또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비포장길을 달릴 때 콕피트 어디선가 가끔씩 스프링 소리가 난다. 아 , 도요타와 잡음은 연결이 되질 않는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것이다.급가속을 시도하면 차는 무서울 만큼 빠르게 돌진한다. 시속 100km 도달시간 6.2초의 성능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 상황에서도 엔진음은 아련하기만 하다. 추월을 한 뒤에도 너무 빠르게 맞닥뜨리는 앞차 탓에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는다. 최고급차에 시속 200km는 무덤덤하기만 하다. 넘치는 자신감에 가슴이 뿌듯해진다.지나치게 조용한 차는 운전자를 주변과 격리시킨다. 창문을 여니 그제서야 들리는 소음이 반갑기까지 하다.​ 벤츠 S430완벽 그 자체, 벤츠를 알려면 최고급 차를 타라 ​  ​`벤츠가 만들면 다른가?`라는 질문에 대답은 항상 `그렇다`였다. 벤츠가 재채기를 하면 다른 메이커들이 감기에 걸린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달라진 벤츠를 볼 때마다 늘 마음에 차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벤츠의 새 모델은 어색함으로 다가왔다. 구형 S클래스가 그랬고 새로워진 C클래스나 S클래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예전에도 그랬듯 시간이 흐르면 점점 익숙해지고 마침내는 유행을 리드한다. 벤츠만의 저력이다.​너무 크고 자원낭비적이라는 비판 때문이었을까? 신형 S클래스의 변화는 파격에 가깝다. 구형을 볼 때 탱크가 연상되었다면 지금의 모습은 물찬 제비다.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와 곡선이 지나친 프론트 그릴이 아쉽지만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우아하면서도 유연한 실루엣에서 단점을 찾기 어렵다. 차 전체가 한 덩어리의 무쇠같이 단단해 보이는 감각은 벤츠만의 재주로 보인다.비싼 차이기에 조심스레 문을 여닫는다. 너무 조심했던 걸까? 문이 완전히 닫히질 않았다. 그러나 힘들여 다시 닫을 필요가 없다. 마치 로보캅처럼 스르르 알아서 저절로 닫히기 때문이다. 눈이 동그래지는 순간이다.S430의 모든 전자장비는 광섬유로 연결되어 오작동과 고장을 예방한다. 시속 40∼160km에서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며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디스트로닉 에어 서스펜션과 4단계 전자제어 가변 댐퍼를 조합시켜 감쇄력을 조절하는 에어메틱, ABS나 ESP로 부족해 설치한 제동력 보조장치인 BAS 등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첨단장비와 안전장치가 곳곳에 숨어 있다.​검은색 바탕에 반짝거리는 우드 그레인과 크롬 장식으로 멋을 살린 실내에서 화사함마저 느낀다. 벤츠의 매력은 무뚝뚝함에 있다던 얘기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벤츠 S430의 V8 4천266cc 엔진은 279마력짜리다. 새로 개발한 3밸브 트윈 스파크 시스템을 써 성능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방식 4링크로 알루미늄과 단조강을 써서 반응이 뛰어나다. ​​​묵직한 출발이 고급스럽다. 그러나 발 끝에서 느껴지는 힘은 넘칠 만큼 강하다. 유혹을 이기지 못해 액셀 페달을 밟는 순간 S430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간다. 통쾌하면서도 응집된 가속력과 억제된 소음, 어느 순간에서도 잃지 않는 안정감에서 최고급차의 진수를 느낀다. 아무리 거칠게 몰아도 차는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운전 재미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스스로 알아서 해주는 코너링과 완벽에 가까운 브레이크, 흐트러짐 없는 핸들링과 쾌적한 실내공간까지 모든 것이 기대치를 넘어섰다.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만들어내는 충격흡수 능력 또한 경쟁차 중 최고다. C클래스를 두고 `작아도 벤츠`라는 말이 있지만 진정한 벤츠를 알기 위해선 최고급 모델을 타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BMW 740iL 호화+스포티 감각으로 세계 최고의 핸들링 뽐내 ​​BMW의 모든 차들은 스포티하다. 크기에 상관 없이 일관되어온 스포티함은 세계 최고의 핸들링이라는 평가와 함께 BMW의 모든 차들을 스포티하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7시리즈의 스포티함은 독특하다. 호화스러움을 겸비한 스포티 감각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BMW는 세계 프레스티지카 시장에서 날렵한 이미지로 승부한다.7시리즈에는 리무진을 비롯해 다양한 배기량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740iL은 대표주자로 평가되어진다. 엔진 효율과 전체적인 밸런스, 경제성 등을 종합해 나온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740iL과의 만남은 7시리즈 중 베스트카를 대하는 기분이다.이제는 전혀 콩팥을 닮지 않은 키드니 그릴과 4개의 원형 램프는 BMW만의 전유물이다. 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BMW만의 강한 이미지는 변화를 소극적으로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BMW는 벤츠와 더불어 자신의 색깔보다 메이커의 색깔이 짙은 차다.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커 입장에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하는 것보다 나은 디자인은 없기 때문이다.740iL의 운전석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맞춤옷처럼 완벽한 운전자세를 만든다. 암팡진 대시보드 덕에 운전자를 중심으로 꽉 짜인 느낌이 만족스럽다. 최고급차인 만큼 우리가 첨단이라고 생각하는 편의장비는 다 갖추었다고 보면 된다. 안 갖춘 것이 있다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첨단 소재로 만들어진 V8 4천398cc 286마력 엔진은 2톤에 가까운 차를 가볍게 움직인다. 0→100km 가속 7초 내외의 기록은 어느 스포츠카에 못지 않다. 가장 편안한 속도는 시속 120∼160km 사이이다. 시속 180km는 너무 쉽게 이르는 속도 영역이라 밍숭맹숭하고 200km를 넘기는 일 역시 예상대로 우습다. 어느 속도에서건 중간 가속이 수월하고 스텝트로닉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5단 자동기어는 속도 영역을 잘게 나눈 만큼 변속이 부드럽지만 시승차만의 문제일까, 2단에서 3단으로 넘어갈 때 가끔씩 쿨럭거림이 느껴진다. 예전 운전자의 습관을 기억하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운전자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 게다. 고속에서도 소음은 차의 상태를 느낄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벤츠나 렉서스에 비하면 시끄러운 편이다. 문제는 경쟁차가 너무 조용하다는 점이다. 나에게 있어 BMW의 엔진음은 스포티함을 부추기는 요소로 받아들여진다.​궁극적인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BMW의 매력은 핸들링에서 비롯된다. 핸들링은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의 기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주행중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변화에 대응하는 조정능력을 말한다. 차의 무게중심 이동, 노면의 상태 등 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많고 이에 대응하는 핸들링의 결정요소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스펜션 지오메트리, 차의 무게중심 위치, 휠베이스의 길이와 너비, 타이어 등이 함께 이루어내는 몸놀림을 말한다. 결국 운전자와 얼마나 교감이 이루어지고 얼마나 정확하게 따라주는가가 핸들링의 평가 기준이다. BMW의 핸들링은 그런 면에서 완벽에 가깝다 에필로그 셋 중 하나를 고른다면 나머지 두 차가 아쉬울 것화려한 시간이었다. 자동차기술이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핸들링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BMW740iL, 내리기 싫을 만큼 완벽했던 벤츠 S430, 정숙함의 극치를 보여준 렉서스 LS430 모두에게서 사치를 누리는 기쁨을 맛보았다. 모든 것이 기준치 이상인 차에서 단점을 끄집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경쟁차에 비해서 부족한 면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렉서스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학적 호화로움이 넘치는 유럽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뒷좌석 편의시설은 값으로 상쇄시키기 어려운 렉서스의 과제다. 셋 중 하나를 고르라면? 어느 것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겠지만 고르지 않은 나머지 두 차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이다.​​ ​ ​
제멋대로 나들이카 시승기 - 下 2018-05-08
제 멋 대 로나들이카 시승기  정답은 없다. 무난한 SUV, 함께 행복한 MPV, 내가 신나는 오픈카, 욕심쟁이 왜건, 짐이 행복한 트럭, 무엇이든 상관없다. 나를 위해, 또는 우리를 위한 여행이니 각자 좋을 대로 떠나면 그만이다.글 |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 최진호, 이병주 SSANGYONG REXTON SPORTSActive Urban 최근에 본 자동차 광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렉스턴 스포츠의 ‘오픈형 렉스턴’이다. XX한 OOO라는 문장구조가 조금은 촌스럽고 상투적이지만, 의미를 곱씹어 볼수록 이만한 표현이 없다. ‘오픈형’이라는 단어로 차의 성격과 특징을 생생하게 담았고, 렉스턴의 일원임을 강조하면서 상용차의 이미지를 지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고 문구만으론 렉스턴 스포츠의 진짜 매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바로 활용성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물건을 싣는데 제약이 없는 널찍한 적재함을 갖게 되면서 보통의 SUV가 할 수 없는 다양한 레저 활동 지원이 가능하다. 오늘 모인 차 중 가장 다양한 형태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차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다.담백해진 렉스턴 이전 모델인 코란도 스포츠는 나온 지 10년이 넘은 액티언 스포츠에 기반을 두고 있어 가족과 함께 하는 차로 추천하기 어려웠다. 제한된 길이에서 적재면적을 확보하다 보니 자연스레 실내는 비좁았고, 오래된 플랫폼에서 비롯된 부족한 주행 안전성과 운전 편의성이 문제였다. 반면 렉스턴 스포츠는 다르다. 렉스턴의 파생 차종인 만큼 믿음직스런 덩치에 내실도 갖췄다. 디자인은 애써 고급스러워 보이려 노력한 렉스턴에서 적당히 힘을 뺐다. 크롬 장식을 덜어낸 라디에이터 그릴, 대시보드 언더 패널의 스티칭 삭제 등 느끼함이 줄고 담백해졌다. 아마도 고급 SUV로 포장된 렉스턴과 거리를 두고, 보다 젊은 고객층을 파고들려는 렉스턴 스포츠의 제품 성격을 감안했으리라. 대시보드 하단의 격자형 스티치도 단순화되었다약 10cm가량 늘어난 차체 길이의 대부분은 2열 공간 확대에 쓰였다. 덕분에 시트 각도가 조금 더 완만해졌고 무릎 공간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코란도 스포츠에서 그대로 갖고 온 2열 시트는 여전히 방석길이가 짧은 편. 어떻게 앉아도 불편하다. 따라서 뒷좌석 공간만 놓고 본다면 부모님이나 장성한 자녀와 함께 사는 가장보다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에게 더 어울린다. 적재공간은 이전(2.04m2)과 면적이 같지만 몇 가지 개선을 통해 활용도를 높였다. 우선 적재함을 침범했던 휠하우스 면적이 줄면서 실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다. 적재함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마감재도 물청소하기에 적합한 형태와 표면 처리로 달라졌다. 아울러 테일게이트 부근에는 파워아웃렛을 마련하여 외부에서도 차량용 전원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코란도 스포츠에서 그대로 가져온 2열 시트는 활용성이나 편의성에서 여전히 아쉽다넉넉한 적재함이 렉스턴 스포츠의 모든 단점을 커버한다시동을 걸면 충분히 억제된 엔진 진동과 소음이 이 차가 트럭이라는 사실을 깨끗이 잊게 만든다. 사실 렉스턴보다 차값이 저렴한 만큼 안 보이는 곳에서 원가절감이 이루어졌으면 어쩌나 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나 보다. 파워트레인은 코란도 스포츠에 쓰였던 181마력의 2.2L 디젤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차의 성격을 감안하여 최대 토크 발생 시점을 1400rpm으로 낮추고 2800rpm까지 평탄하게 세팅한 결과, 같은 엔진을 쓰는 렉스턴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조금씩 줄었다. 물론 체감될 만큼이나 힘이 줄어들진 않았다. 오히려 낮아진 최대토크 발생 시점 덕분에 렉스턴보다 초반 순발력이 좋다. 변속감은 여느 쌍용차와 마찬가지로 물 흐르듯 부드럽다. 전통적으로 쌍용차의 주요고객인 중장년층 취향에는 어울릴지 모르나 직결감을 강조하는 요즘 분위기와 동떨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기존 코란도 스포츠와 같은 2.2L 디젤전체 실내분위기는 렉스턴 보다 담백하다한편 저속에서의 응답성에 비해 고속에서는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 일정하게 빠르거나 늦으면 예측이 가능할 텐데 때에 따라 다른 반응에 당황스럽다. 이 역시 분명히 개선해야 할 점이다. 서스펜션은 최대 400kg 짐까지 실어 나르는 상황을 고려해 단단하게 매만졌다. 여기에 진동을 증폭시키는 프레임 보디 구조의 고질적인 단점과 차체를 각기 흔들어대는 캐빈과 적재함이 맞물려 승차감을 악화시킨다. 태생부터 보디 온 프레임 설계를 고수해온 쌍용의 역사를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다. 물론 짐을 실으면 이 같은 문제는 확연히 줄어든다. 적재함 달린 SUV길이 5,095mm, 너비 1,950mm의 둔중한 차체를 담당하는 스티어링은 조작감이 둔한 편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조금만 정신을 팔면 차선을 넘어가기에 십상이다. 이 때문에 조심할 것 많은 도심에서는 운전하는데 적잖이 신경이 곤두선다. 역시 이 차는 한적한 교외에서 달리는 편이 더 맞나 보다. 아무래도 일반 SUV와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오프로드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동시에 지원하는 능력은 다른 차가 흉내 내기 힘든 렉스턴 스포츠만의 장점이다. 캠핑, 낚시, 자전거,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레저 활동에서 높은 활용성이 입증되어 이제는 SUV 대체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화물차로 분류되므로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하고 개인사업자는 구매 비용과 유지비용을 비용처리로 인정받기 쉽다. 물론 몇 가지 단점이 또렷하지만 렉스턴보다 1,000만원이 저렴한 공격적인 가격정책 덕분에 상품성도 뛰어나다. 아마도 쌍용자동차 입장에서는 모델 수명을 다한 코란도C와 중형 SUV 역할까지 렉스턴 스포츠가 도맡아야 했기 때문에 이 같은 가격대로 구성했으리라. 가성비와 쓰임새로는 따라올 차가 없지만 크게 떨어지는 주행성능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적재함에는 파워아웃렛이 장착됐다글 이인주 기자   HONDA ODYSSEY아빠의 미소식구가 늘면 그에 따른 기쁨도 잠시뿐. 시간적 여유에서 통장 잔고까지······ 가장이 포기해야 할 여건은 점차 늘어난다. 자동차 또한 예외가 아니다. 싱글일 때는 2도어 스포츠카를 탔던 이들도 자녀가 생기고, 부모와 함께 살면 어쩔 수 없이 대형 세단과 SUV를 찾는다. 그래서 각 제조사들은 스타일이나 성능 등 아빠의 욕심을 포기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틈새 모델을 만들어 왔다. 뒷좌석 승객과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는 BMW M5와 쿠페의 멋을 간직한 메르세데스 벤츠 CLS, 주행성능이 뛰어난 포르쉐 카이엔이 바로 그런 결과물일 터. 그러나 한 대의 차에 이율배반적인 성격을 담기 위해선 고가의 장비나 설계 노하우가 필요하고 덩달아 찻값도 상승하기 마련이다. 결국 이런 차들은 평범한 가장이 손에 넣기엔 너무나도 먼 당신이 되고 만다. 하지만 혼다 오딧세이는 다르다. 여덟 명의 사람을 태우고 승용차와 비슷한 주행감각을 뽐내지만, 평범한 가장도 조금만 무리한다면 충분히 거머쥘 만큼 가격 접근성이 좋다. 물론 오딧세이가 앞서 말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퍼포먼스카와 비슷한 성능을 내진 않는다. 다만 가족을 위해 응당 양보해야했던 운전의 즐거움을 생각지 못한 장르에서 누릴 수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베스트셀링 미니밴의 노하우오딧세이는 1세대 데뷔 이후 미국에서만 총 2,300만대가 팔린 베스트셀링카로 현재는 5세대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미니밴 성격을 녹인 7인승 SUV가 범람하며 시장 분위기가 예전 같진 않다. 하지만 크로스오버가 오리지널을 능가할 순 없는 법. 뒷자리에 타는 가족들 입장에선 바지춤을 치켜 올려 멋을 낸 SUV보다는 넉넉한 공간과 승객 편의성을 확보한 미니밴이 확실히 낫다. 미니밴이 SUV보다 나은 이유는 낮은 플로어에 있다. 플로어가 낮아 실내 공간도 여유롭다오딧세이는 혼다 특유의 저중심 설계 사상을 반영해 동급 미니밴 중에서도 바닥을 가장 낮추었다. 그만큼 승하차가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실내 높이도 넉넉하다. 여덟 명의 승객이 편하게 앉는 3열 시트는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좌석을 억지로 추가한 국산 미니밴과 확실히 다르다. 또한 2열 시트 위치를 옆으로 이동시키면 3열로 드나들기 한결 수월하다. 3열 시트 역시 충분한 머리 공간과 전용 에어 밴트, 컵홀더를 갖춘 진짜배기다.2열 가운데 좌석을 탈거하면 시트를 좌우로 슬라이딩 할 수 있다가족 지향적인 편의 장비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오딧세이만의 장점.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에 내장된 진공청소기는 과자를 흘리는 아이들에게 너그러운 아빠가 될 수 있는 '잇 템'으로 가정용 못지않은 강력한 흡입력에 1열 매트까지 주둥이가 닿을 만큼 충분한 호스 길이를 자랑한다. 아울러 운전자와 3열 승객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마이크와 스피커를 결합한 캐빈 토크(Cabin Talk), 뒷좌석 상황을 대시보드 모니터에 비추는 캐빈 와치(Cabin Watch)는 사용자를 철저히 연구한 흔적들이다. 시거잭 전원을 사용하는 애프터마켓 차량용 청소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2~3열에 앉은 자녀의 모습을 모니터로 확인 할 수 있는 캐빈 와치위에 달린 모니터와 기본으로 제공하는 두 개의 무선 헤드셋은 장거리 나들이에서 아이들의 지루함을 달래줄 최고의 무기다 고급세단을 품은 미니밴오딧세이는 가족만 즐거운 나들이용 차가 아니다. 운전자까지 미소짓게 만드는 진짜 승용차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 역시 앞서 언급한 낮은 플로어와 저중심 설계 덕분이다. 세단과 다름없는 운전 감각은 2m에 육박하는 큰 키와 2톤의 덩치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게 하고, 기대하지 않던 운전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숨은 주역이 V6 3.5L 엔진이다. 계기판을 보고서야 시동이 켜진 것을 알아차릴 만큼 진동이 적고 조용하며, 회전수를 올려도 부드럽게 작동한다. 284마력의 힘이 온전히 전달되는 느낌은 아니지만, 미니밴치곤 강력한 가속임에는 틀림없다. 1열과 2열에 달린 이중접합 차음글라스가 만든 조용한 실내는 '내가 지금 고급 세단을 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기자가 오딧세이를 고급 세단이라 느낀 한 가지 이유는 또 있다. 여느 고급 세단 못지않은 먹성이다. 시승하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6.7~8km/L 사이 수준. 6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2톤의 차체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엔진 회전을 잘게 쪼개어 쓰는 10단 자동변속기와 실린더 휴지기능의 역할이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시속 100km에 이르러서야 9단, 10단 기어를 사용하므로 일상 영역에서 사용하는 최대 단수는 7~8단 정도라 보면 된다. 이렇듯 부족한 경제성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수입 미니밴의 공통점이다. 국산 미니밴의 대체 차종으로 추천하기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우리 가족이 편하게 탈 수 있는 고급 세단으로서 오딧세이를 바라본다면 이만한 차도 없다. 1열 열선 및 통풍 기능, 차선 가운데를 유지하는 차로 이탈 보조,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등 고급 세단 못지않은 안전 및 편의 장비도 꼼꼼히 챙겼다(그러나 차선 유지 기능이나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능력은 다른 회사보다 움직임이 거칠다). 고급 세단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프리미엄 미니밴으로 오딧세이를 추천하는 이유다.사용하기에 편리한 조작부 배치와 버튼식 기어레버 글 이인주 기자 http://www.carlife.net/bbs/board.php?bo_table=cl_1_1&wr_id=3301 나들이카 - 상 바로가기
제멋대로 나들이카 시승기 -上 2018-05-08
제 멋 대 로나들이카 시승기 정답은 없다. 무난한 SUV, 함께 행복한 MPV, 내가 신나는 오픈카, 욕심쟁이 왜건, 짐이 행복한 트럭, 무엇이든 상관없다. 나를 위해, 또는 우리를 위한 여행이니 각자 좋을 대로 떠나면 그만이다.글 |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 최진호, 이병주 HYUNDAI SANTAFE두루두루여행 갈 때마다 옆집 SUV가 부러웠다. 공간 때문이냐고? 아니다. 기자의 준대형 세단도 공간은 넉넉해 별 상관없었다. 오히려 시샘 났던 건 SUV 특유의 캐주얼한 분위기다. 세단은 캠핑을 가든 나들이를 가든 여행 가는 기분이 아무래도 덜하니 말이다. 그 부러움의 기억 때문이었을까. ‘나들이용 자동차’ 주제를 듣자마자 SUV, 그것도 옆집 차였던 (그 차는 구형이었지만) 싼타페가 떠올랐다.기분을 내다신형 싼타페는 그런 의미에서 참 반갑다. 1세대 이후 점차 희미해진 ‘여행’ 분위기가 4세대에서 다시 뚜렷해졌다. 우락부락했던 첫 모델처럼 과감한 볼륨의 근육질로 거듭났고, 1세대의 두툼한 사다리꼴 펜더를 이어받아 오프로더처럼 꾸몄다. 강인한 이미지 덕분에 천장에 루프박스, 꽁무니에 캠핑카를 붙여놓으면 참 잘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이다. 분위기는 안으로 이어진다. 운전석에 앉으면 층층이 쌓인 독특한 대시보드에 눈길이 가기 전, 창밖으로 먼저 시선을 뺏긴다. 옆 유리창 높이가 낮고 A필러에 쪽창이 붙는 등 주변이 시원스레 트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머리 위에서 뒷좌석 끝까지 이어진 큼직한 선루프가 햇빛을 끌어오니 볕든 거실처럼 화사하다. 안팎으로 캐주얼한 분위기가 충분해, 이동 중 여행으로 들뜬 기분이 사그라질 일은 없을 듯하다.널찍한 뒷좌석. 큼직한 파노라마가 달려 쾌적하다 깃발 모양 사이드미러로 사각지대를 줄였다다양한 선택지생김새만큼 SUV 본질에도 충실하다. 예전이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그 본질이었겠지만, 요즘은 수요에 따라 수준 높은 온로드 성능과 넓은 공간, 안락한 승차감을 아우르면서 약간의 험지 주파 능력을 곁들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터프함을 조금 내려놓고 패밀리카에 걸맞게 진화한 셈이다.덕분에 싼타페는 마치 ‘맥가이버 칼’처럼 다양한 종류의 여행을 만족시킨다. 일단 편하고 쾌적해 장거리 여행이 문제없다. 유연한 모노코크 차체와 온로드 위주 서스펜션이 만든 승차감은 일반 중형 세단처럼 편하다. 꿀렁이는 승차감에 울상이 된 가족 눈치를 봐야 했던 옛 SUV와는 다른 모습. 특히 싼타페 뒷좌석 시트가 그랜저 못지않게 아늑해, SUV만의 높은 시야와 천장의 쾌적함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편안한 차도 장거리 운전은 부담스럽기 마련. 운전 부담은 첨단 주행 보조장치가 덜어준다. 내비게이션과 차로이탈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연계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장치(HDA)가 들어가 고속도로 위에서만큼은 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의 강점인  운전석 자세 메모리 기능과 냉난방 시트 등 화려한 편의사양도 편한 운전을 돕는다.현대차의 첨단 기능이 빠짐없이 들어갔다트렁크는 5인 캠핑을 넉넉히 소화한다. 개인적으로 SUV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부분이다. 나름 짐칸 넓은 기자의 준대형 세단도 5인용 캠핑 장비와 먹거리를 가득 실으면 뚜껑이 닫히질 않아 뒷좌석에 짐을 떠맡길 수밖에 없었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싼타페 트렁크에 6인용 텐트와 타프, 그리고 아이스박스 등 캠핑 장비를 간단히 실어 봤더니 뒷좌석 등받이 높이까지도 차오르지 않는다. 5인승 시승차의 3열 시트 대신 마련된 깊숙한 수납공간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혹여 장비를 한가득 실어야 하는 글램핑 족이라 공간이 더 필요하다면 2열 시트를 슬라이딩 시켜 앞으로 당기면 된다. 최대한 끝까지 당길 경우 시트를 접지 않아도 트렁크 공간이 최대 625L까지 늘어난다. 5인승 시승차는 3열 시트 빈자리에 넉넉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4륜구동은 여행의 든든함을 심어준다. 가끔 캠핑이나 낚시를 위해 자연 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원치 않은 오프로드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때 단지 네 바퀴 굴림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다. 비록 그 길이 세단도 조심조심 지나갈 수 있는 수준이라도 부담을 덜었다면 그걸로 됐다. 어차피 오지 탐험할 오프로더가 아니니까. 바닥이 높고 평평해 돌부리에 걸릴 걱정이 적은 것도 SUV 다운 강점이다.2.2L 디젤 파워트레인은 장점이자 감점 요인이다. 약 1.9톤 차체를 시속 200km까지 여유로이 내모는 202마력 출력, 8단 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은 장거리 투어러로서 손색없다. 그러나 최신 신차 치고 진동이 적지 않고, 특히 약 1,500rpm 수준에서 하부 진동이 거칠게 올라오는 건 편안해야 할 가족용 차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이는 비교적 거친 주행 환경을 견뎌온 시승차만의 문제일수 있다. 인기의 이유총 454km를 주행하는 동안 누적 연비는 리터당 11.2km다. 다소 격한 주행 환경에서 연비 변화 적은 디젤답게 12.0km/L 공인 연비와 큰 차이 없는 수치를 기록했다. 높은 효율은 아니지만 네 바퀴를 굴리는 중형 SUV인 걸 감안하면 수긍할만하다.여행용 차로 바라본 싼타페는 많은 가치를 두루두루 만족시켰다.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풍부한 편의사양, 그리고 놀러 가는 기분을 고조시킬 모험심 가득한 스타일까지. 다재다능함이 미덕인 SUV답다. 여행이 끝나면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드니, 오늘날 SUV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그중에서도 싼타페는 합리적인 크기와 상품성을 내세운 베스트셀러. 여행용 차로서는 가장 무난한 선택이 아닐까.동급을 뛰어넘는 풍부한 편의사양은 현대차 만의 강점이다 여행용 차로 무난한 SUV, 하지만 차가 높아 운전 재미는 부족하다. 납작한 왜건이라면? 글 | 윤지수 기자 VOLVO V60 POLSTAR 푸르도록 시린 왜건을 만나다왜건이 패밀리카의 대명사였던 시절이 있다. 물론 SUV들이 산간오지에 틀어박혀 있던 세월 이야기다. 세단의 뒷부분을 연장해 화물공간을 확보한 이 자동차 형태는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다. 왜건이라는 말은 자동차가 탄생하기 이전, 가축의 힘으로 끌던 마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쉽게 말해 물건을 실어 나르는 용도로서의 자동차로서 가장 원시적인 형태다. 상용차 혹은 승용차의 뒷부분을 연장한 왜건은 유독 국내에서는 짐차 취급을 받으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게다가 패밀리카 수요 상당 부분을 SUV가 잠식함에 따라 왜건의 국내시장 정착은 더욱 요원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왜건 전문가가 만든 제대로 된 왜건왜건으로 사랑받는 메이커는 여럿 있지만 볼보를 첫손에 꼽는 데는 누구라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왜건 시장에서도 볼보는 독보적인 존재다. 튼튼하고 안전한 이미지에 실용성 넘치는 화물칸은 격식을 차려할 자리부터 출퇴근, 레저 활동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용하기에 좋다. 게다가 볼보는 90년대 TWR과 손잡고 영국 투어링카 챔피언십(BTCC)에 왜건 경주차를 투입했는가 하면 850R 에스테이트 같은 고성능 왜건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런 전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델이 바로 V60 폴스타다. 올해 초 제네바 모터쇼에서 3세대 V60이 신형이 공개되는 바람에 더욱 구식이 되어버렸지만, 신형 V60 폴스타가 2020년은 되어야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 아직은 가장 강력한 볼보 왜건이다. 2000년대 포드 산하에서 대규모의 라인업 개편을 단행한 볼보는 모델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이때 나온 S60은 850의 후속이라기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차였고 작아진 크기에 세단 한 가지만 팔았다. 당시에는 850 왜건에서 이름을 바꾼 V70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0년 2세대 S60과 함께 등장한 왜건형은 V60이라는 이름으로는 첫 번째 모델이었다.   850에 비해 작아졌다 해도 V60의 적재능력은 동급 세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살짝 아래로 처진 루프라인으로 날렵함을 추구하면서도 넉넉한 화물공간을 마련했다. 접어 올릴 수 있는 바닥 칸막이나 바닥 아래 수납공간, 등받이와 헤드레스트를 한 번에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은 왜건 전문 메이커로서 노하우가 느껴지는 부분. 폼생폼사 외치는 동급 세단들과 달리 뒷좌석 헤드룸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차체 강성과 충격흡수구조, 각종 안전 관련 장비는 볼보의 특기 분야. 소중한 가족을 태울 차로 볼보 왜건을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시승차는 폴스타 버전이지만 일반형 인테리어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로고가 들어간 시프트 레버와 모니터 그래픽, 승객을 조금 더 잘 잡아주는 시트 정도가 눈에 띄는 차이다. 이 차의 고성능을 증명하는, 홀드성이 뛰어난 시트왜건은 뒷좌석 헤드룸에 손해를 전혀 볼 필요가 없다4~5명의 가족이 짐을 잔뜩 가지고 여행을 떠나보면 V60의 장점을 쉽게 깨닫게 된다. 물론 SUV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왜건만의 장점은 있다. 바로 차체 사이즈와 승용 감각의 운전특성이다. 좁은 공간, 입체 주차장에 차를 넣을 때나 조금 과하게 코너를 공략할 때 두드러지는 장점이다. 게다가 시승차는 폴스타 버전. 기획 포인트가 고성능은 아니었지만, 굴러 들어온 폴스타를 마다할 이유 또한 없다. 짐을 세워 보관할 때 좋은 가림막서킷에서 다듬어진 폴스타폴스타 브랜드는 서킷에 뿌리를 두고 태어났다. 스웨덴 투어링카 챔피언십(STCC)에서 볼보 파트너팀이었던 얀 닐슨의 플래시 엔지니링을 사들여 폴스타 레이싱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그 기원이다. 레이싱팀을 인수해 모터스포츠 활동이나 고성능차 담당 부서로 삼은 예는 자동차 역사에서 흔하다. 볼보가 특기로 삼는 왜건에 고성능을 결합한 V60이야말로 폴스타의 개성과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시리도록 푸른 보닛을 열어젖히면 너무나 볼품없는 플라스틱 커버에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정교하고도 강력한 심장이 자리잡고 있다. 직렬 6기통 3.0L 터보를 대체한 4기통 2.0L 트윈차저 엔진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의 트윈차저 과급으로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47.9kg·m를 뽑아낸다. 토크는 줄었지만 출력은 더 높고, 가벼우면서 효율과 배출가스 면에서 더 뛰어나다. 변속기는 8단 자동. 아이들링부터 터보렉 없이 꾸준히 뿜어내는 토크는 4WD 시스템을 통해 네바퀴에 분배된다. 볼 품 없는 커버 속에는 367마력을 내는 트윈차저 엔진이 자리잡고 있다조절식 올린즈 댐퍼는 노면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 가족들의 단잠을 방해하지만 대신 파일럿 수퍼스포츠 타이어, 브렘보 브레이크와 힘을 합쳐 평범한 왜건을 스포츠카로 바꾸어 준다. 온 가족과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0→시속 100km 가속에 5초가 걸리지 않고, 강렬한 코너링과 안정적인 크루징까지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는 그리 흔치 않다. SUV보다 낮은, 승용차 수준의 운전 포지션도 스포츠 주행에서 큰 장점이 된다. 브램보 브레이크에 파일럿 수퍼스포츠 타이어를 끼웠다이 차의 가장 큰 단점은 세월에서 기인한다. 꾸준히 업데이트했음에도 세월의 흔적을 씻어낼 수는 없었다. 특히나 답답했던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구식 조작계. 터치 모니터가 일반화된 요즘, 회전식 노브와 버튼 몇 개로 글자를 입력하려면 짜증부터 밀려온다. 차를 세우고 몇 분을 끙끙대고 나서야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었다. 또한 외모에서 점수가 깍인 것은 신형 V60이 워낙 멋지게 잘 나왔기 때문이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볼보 브랜드로 보아서는 잘된 일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왜건, 게다가 300마력이 넘는 퍼포먼스 왜건은 소수파 중에서도 소수파에 속한다. 왜건이 국내에서 비인기 장르이기는 하지만 그 매력을 눈치 챈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리라 믿는다. 혹시 시리도록 푸른 하늘빛 왜건을 도로에서 만난다면 조용히 비켜나길 추천한다. 소중한 가족이 타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어지간하면 따를 수 없을 테니 말이다.트렁크와 뒷좌석에는 오랜 왜건 만들기의 노하우가 녹아 있다  글 이수진 편집장BMW 430i CONVERTIBLE행복은 크기순이 아니잖아요편견(偏見). 한쪽으로 치우쳐서 본다는 뜻으로 고정관념, 선입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부정적 사고의 지휘관을 자처한다. 이 편견은 가족 나들이 차를 고를 때도 어김없이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하기에 이른다.가족끼리 탈 차라고 하면 우리는 크기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강박증에 사로잡힌 결과다. 컨버터블은 아예 후보에도 들지 못한다. 크기 말고도 가족용 차에서 논해야 할 가치는 얼마든지 있는데도 말이다. 적어도 나들이에서만큼은 지겹도록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나들이를 가는 건 행복하기 위함과 동시에 일탈이 될 만한 자극을 받기 위함이다. BMW 430i 컨버터블은 이들 목적을 충분히, 아니 너무나도 훌륭히 제공한다.지붕을 열어야만 한다나들이 차로 가장 먼저 430i 컨버터블을 떠올린 이유는 간단하다. 적당한 온기를 머금은 5월의 공기가 언제 갑자기 후끈하고 끈적한 여름 공기로 바뀔지 모를 일. 평균 기온 영상 17~20℃를 기록하며 얇은 자켓 하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날 수 있는 요즘 날씨가 지붕 열고 달리는,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에 딱이다. 1년 열두 달 중 다른 대안을 꼽기도 힘들 정도로 최적의 시기인 셈. 지붕 열리는 차를 고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위에서 내려다본 실내 공간BMW 430i 컨버터블은 작년 부분변경을 거쳐 출시된 모델이다. 이름도 기존 428i에서 430i로 바꾸었다. 배기량은 같지만 출력을 조금 더 높였기 때문이다. 모델명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오르는 감성 튜닝을 거치며 가격 역시 살짝 올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금 무리한다면 현실 드림카로도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가격이다.외관은 교과서적이다. 좋게 보면 컨버터블의 정석이요, 안 좋게 보면 다소 심심한 생김새다. 이미 신형 BMW의 생김새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터라 큰 감흥이 일지 않는다. 분명 예쁘게 잘 다듬었고 달라진 주간주행등 역시 포인트가 되어주지만 이마저도 눈에 익은 변화다. 실내도 기존 4시리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재빨리 엔진 스타트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 본다. 시동 걸리는 소리는 2.0L 터보 엔진 치고 꽤 우렁차다. 외관으로도 끌기 힘들었던 사람들 눈길을 비로소 끌 수 있게 됐다.뒷좌석에 와류를 막아주는 디플렉터를 설치할 수 있다일교차 큰 봄철, 야간 주행 시 쓰면 좋을 넥 워머컨버터블로서의 430i접이식 하드톱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5초 내외. 지붕 개폐가 가능한 주행 속도는 소프트톱 모델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다. 시속 20km 정도가 아닐까 했지만, 테스트 결과 시속 17, 18km에서도 경고음을 내며 쉽게 열리지 않았다. 430i는 속도계 바늘이 15km/h 이하를 가리키자 그제야 하늘을 올려다보길 허락한다. 이 정도면 거의 주차장을 배회할 때나 꽉 막힌 정체 상황 수준. 진작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이 사실을 깨달은 건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지방 국도에서였다. 신호 대기 중에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430i는 어정쩡한 자세로 1km 가량을 더 달려야 했다. 시속 15km 넘었다고 대뜸 변신까지 멈출 줄이야. 지붕을 덜 열고 달리는 건 자칫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시속 30km 정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기어갔다. 왕복 2차로의 비좁은 도로였던 탓에 뒤에 차라도 있었다면 민폐도 보통 민폐가 아니었을 것이다.당황스러웠던 순간도 잠시, 이내 찾아온 평온 속에서 룸미러를 슬쩍 봤다. 상상 속 아이들이 보인다. 내 애가 저렇게 생겼었나? 아이들의 안전 생각에 스포츠 대신 컴포트에 주행 모드 설정을 맞추고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엔진 반응에 이질감이 없다.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을 필요도 없이 발이 닿으면 그대로 민첩한 가속이 이뤄진다. 1,450rpm의 저회전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내뿜는 탓도 있겠지만 엔진의 역할도 크다. 엔진룸 속 2.0L 엔진에는 터보차저가 하나 달렸지만 배기 통로를 둘로 나눈 트윈스크롤 기술로 터보랙을 최소화했다. 흡족한 달리기 실력을 확인하니 마음이 놓인다. 실내를 다시 한번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선뜻 투어러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운전자뿐만 아니라 뒷자리 아이들이 오랜 시간 타기에 비좁지 않다. 오히려 지붕이 없어 자연이 선사하는 풍광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그랜드 투어러로서의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요즘 한창 말썽인 미세먼지 농도가 짙지 않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말이다.쿠페로서의 430i컨버터블이라고 해서 마냥 지붕을 걷어내고 다닐 수는 없는 법. 부끄럼을 타는 성격 탓에 사람 반, 자동차 반인 도심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레 지붕을 닫아본다. 아까 실내로 바람이 들이치는 바람에 제대로 달려보지 못한 아쉬움이 고개를 든다. 룸미러를 쓱 한번 들여다본다. 아까는 보이던 룸미러 속 아이들이 이젠 눈에 뵈지 않는다. 바로 손가락을 스포츠 모드 버튼으로 가져다 댔다. 지붕은 닫았지만 화끈한 배기 사운드가 느껴진다. 이대로 달려도 되는 걸까? 물론 된다. 430i 컨버터블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3시리즈 대비 무게중심을 20mm 낮춘 데다 바퀴 사이 거리마저 넓어져 코너링 시 롤링도 줄였다. 과감한 드라이빙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졌다. 속도를 덜 늦춘 채 코너를 돌아나가 본다.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머금어진다.트렁크 적재 공간이 여유롭진 않다지붕 닫고 뒷좌석도 당기면 꽤 넉넉한 공간이 생긴다지붕을 닫았을 때 트렁크 공간은 370L, 열었을 때는 220L다. 겹겹이 접어 넣은 지붕 조각이 트렁크 높이의 반 가까이 잡아먹는다. 그렇다고 텐트와 각종 캠핑 장비마저 소화할 미니밴이나 SUV를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냥 다른 종류의 나들이를 즐기면 된다. 굳이 밖에 나가서 자고 요리해 먹는 건 퍽 귀찮은 일 아닌가. 우리같이 컨버터블 타는 사람들은 나들이 짐으로 캐치볼 정도만 챙기면 된다. 음식은 사서, 잠은 집 가서 해결하면 된다.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http://www.carlife.net/bbs/board.php?bo_table=cl_1_1&wr_id=3302 나들이카 시승기 -하 바로가기
벤틀리 벤테이가, 코너링도 잘해요 2018-05-04
BENTLEY BENTAYGA코너링도 잘해요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벤테이가를 타고 왔다. 벤틀리가 우리를 서킷으로 안내한 의도는 명료하다. 벤테이가가 격한 주행도 너끈히 견디는 ‘전천후 SUV’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벤틀리는 지난 4월 10일, 벤테이가 출시 이후 1년 만에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패트릭 키슬링(Patrick Kiessling) 벤틀리 매니저의 프리뷰로 행사는 시작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엑스트라오디너리(Extraordinary, 비범한)를 강조했다. 벤테이가가 럭셔리와 퍼포먼스, 둘 모두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럭셔리로는 벤틀리를 절반 남짓 밖에 설명하지 못하며, 여기에 퍼포먼스까지 붙여야 벤테이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프리뷰는 마무리됐다.이제 그가 말한 비범함을 확인할 시간. 결코, 자주 접하지 못할 W12기통 6.0L 엔진의 시동을 걸었다. 공회전 시에도 잔 진동을 느낄 수 없다. 하이브리드에서 경험했던,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기운이 감돈다. 벤테이가는 잔 진동을 전하는 대신, 최고 수준의 실내 정숙성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서킷 주행에 앞서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했다. 산 타고 강 건너는 본격적인 오프로드는 아니었다. 개러지 뒤편에 울퉁불퉁한 노면, 측면이 기울어진 사면, 그리고 25° 기울어진 경사로까지 3개 코스를 구성, 유사 비포장도로 상황을 연출한 게 전부. 아쉽지만 이해는 된다. 3억 4,400만원에서 시작하는, 말 그대로 비현실적인 가격의 차 옆구리가 자칫 긁히기라도 했다간 소형차 한 대 값이 그냥 나가 버릴 테니까. 먼저 울퉁불퉁한 노면에 올랐다. 심하게 웅덩이 진 길을 지날 때 네 바퀴의 높낮이가 일정하다면 타이어가 제대로 노면을 밟을 수 없을 것이다. 안티 롤바는 원래 롤링을 줄이기 위한 장비여서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제한하게 된다. 하지만 벤테이가의 능동식 롤바는 오프로드에서 여유 있는 휠 트래블을 확보, 본격적인 SUV의 모습을 연출하는 데 기여한다. 4WD 시스템은 헛도는 바퀴의 동력 배분을 차단, 나머지 바퀴에 힘을 나누며 주어진 본분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사면 코스에 들어섰다. 보조석 쪽 바퀴를 비탈길에 얹으니 차가 급격히 기운다. 디스플레이에 뜬 실시간 차체 기울기는 15°였다. 벤틀리가 밝힌 사면 한계 각도는 35°. 아직 20도 가까이 여유 있었다. 진행요원은 그만 하면 됐으니 이제 얌전히 운전대를 꺾으라는 수신호를 보내왔다. 별안간 벤테이가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싶어졌다. 스태프에겐 미안하지만, 핸들을 꺾는 대신 눈을 질끈 감고 비탈길을 더 올라 탔다. 그제야 디스플레이에는 차가 측면으로 30도 기울었다는 표시가 떴다. 더 기울이고 싶었지만 이미 분위기는 차가 안 뒤집히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의 상황. 이럴 때를 대비해 보조석에 함께 탄 인스트럭터의 차분한 지도 아래 무탈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벤테이가의 낮은 무게중심 설계를 느끼라고 마련했을 측사면 코스는 내게 알량한 도전정신 따위 아무 때나 발휘하는 게 아니라는 가르침을 줬다. 다음 경사로 코스는 윈드실드 너머로 하늘 밖에 안 보이는 아찔한 순간에도 어라운드뷰를 통해 안전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벤테이가의 안전 기능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이날 행사의 백미는 서킷 주행이었다. 첫 바퀴는 컴포트 모드로 달렸다. 나머지 주행에서 스포츠 모드와의 차이를 확연히 느껴보라는 의도다. 코너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선 일반적인 SUV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육중한 무게와 높은 지상고로 인해 코너에서 롤링이 적지 않다. 그래도 급하게 쏠리지 않으면서 원심력에 저항하는 게 여느 SUV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두 번째 바퀴부터는 다이얼을 돌려 스포츠 모드로 맞췄다. 12기통 치고는 다소 옹색하다고 느꼈던 배기음이 그제야 된 괴성을 내기 시작한다. 직진 가속 시에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 타이틀을 달았던 벤테이가답게 속도계 바늘이 무섭게 솟구쳤다. 나중에 다른 기자들이 탈 때 밖에서 들어보니 아닌 평일 중에 레이싱 경기라도 열린 듯한 굉음을 내고 있었다. 스포츠 모드의 벤테이가는 코너링 공략 시에도 아까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연속된 코너를 좌우로 돌며 나갈 때도, 급하게 꺾인 헤어핀 구간을 지날 때도 마치 낮은 차체의 스포츠카를 모는 기분이었다. 능동식 안티 롤바와 48V 다이내믹라이드시스템의 조합이 빚어낸 주행감이다. 전기모터 방식 액추에이터를 이용한 안티롤바가 코너링 시 차체의 기울어짐을 억제하기 때문이다.벤틀리의 전 라인업, 특히 벤테이가를 요약하는 한 단어인 ‘엑스트라오디너리’가 그제야 이해됐다. 럭셔리야 롤스로이스와 왕좌를 놓고 다투는 벤틀리니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얼추 짐작만 했던 퍼포먼스를 제대로 느꼈으니. 하기야 3억 원이 훌쩍 넘는 차에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그 또한 안 될 일 아닐까. 어찌 보면 벤테이가는 잘 만든 차임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높은 가격을 떠올렸을 때 그게 또 새삼 놀라울 건 없는 차였다. 벤틀리가 가격에 딱 어울리는, 훌륭한 본전치기 모델을 만들었다.아찔했던 측사면 코스 , 낮은 무게중심 덕에 살았다글 김민겸 기자  사진 벤틀리 모터스 코리아
뻥카 아닌 펀카, 벨로스터 시승기 2018-05-04
뻥카 아닌 펀카벨로스터 시승기 사고 싶은 차 목록에 드디어 현대차가 이름을 올렸다. 2천만원대 예산으로 완벽한 차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벨로스터는 꽤 괜찮은 상품성을 갖고 있었다. 날쌘 움직임은 물론 호쾌한 엔진음을 내며 스포티 해치백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예상하지 못한 데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곤지암> 같은 공포영화 얘기가 아니다. 예전엔 별로 매력적이지 않던 친구가 몇 년 지나니 눈 비비고 볼 정도로 달라지는 류의 얘기다. 이번에 탄 현대 신형 벨로스터가 그랬다. 데뷔 초기에 스포티한 외모를 자랑했지만, 몸놀림이 뻣뻣했던 벨로스터는 패션카에 불과했다. 이후 나온 터보 모델은 동일 배기량의 자연흡기 모델보다야 나은 운동성능을 보였지만 마찬가지로 크게 각광받지는 못한 것이 사실. 스포츠카로 분류되며 인기를 끄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같은 준중형 체급의 아반떼 스포츠, i30 터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통에 제대로 자리 잡기도 어려웠다. 그랬던 벨로스터가 디자인 및 성능에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이뤄냈다.외모는 이미 스포츠카신형 벨로스터는 요즘 완성도를 높여가는 현대차의 캐스케이딩 그릴이 제대로 자릴 잡은 모습이다. 보다 각진 그릴과 범퍼 하단에 자리 잡은 독특한 공기흡입구도 매력을 더한다. 이에 비해 헤드램프 디자인은 무난한 편. 그래도 현대차는 이번 코드명 JS의 신형 벨로스터를 통해 장수 모델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한 듯 보인다. 뒤로 가면 역동적인 이미지는 한층 더 부여된다. 디퓨저는 물론 테일램프가 큰 역할을 하는데, 이전과 달리 가로로 긴 디자인으로 차를 더욱 낮아 보이게 만들었다. 쏘나타 뉴라이즈에서 봤던 테일램프 패턴은 벨로스터와 더 괜찮은 궁합을 보인다. 얼핏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떠오르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체커키 그림이 심심한 대시보드에 포인트가 된다구형 벨로스터 실내는 좌우 대칭으로 요즘 트렌드인 운전자 중심 설계에 한참 뒤처진 느낌이 강했다. 신형은 다르다. 대시보드와 센터 패시아에선 예전 흔적을 찾기 힘들다. 비대칭 구성의 스포티한 디자인에 운전석과 동반석에는 인테리어 컬러마저 달리 써 앞자리에서의 역할 구분을 확실히 한다. 스티어링 휠은 메르세데스-AMG를 떠올리는 3스포크 타입에 지름도 적당하다. 동반석 쪽 대시보드에는 체커기 패턴을 그려 넣는 등 재미 요소를 부각시켰다. 다만, 전체적으로 쓰인 내장재 질감이 그다지 고급스럽지는 않다. 저렴한 플라스틱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인테리어는 가능하면 눈으로 즐기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재미 요소를 더한 파워게이지를 화면에 띄울 수 있다움직이는 레이싱게임 버킷시트시동을 걸기 전에 시트 포지션을 조절해 본다. 전동 버튼으로 앞뒤 조절을 마치고 등받이 각도를 조절려 더듬었더니 요추 조절 버튼만 만져진다. 설마 하고 위쪽으로 손을 휘저으니 등받이 조절 수동 레버가 만져진다. 그렇다. 운전석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반자동 시트다. 사실 등받이 각도는 한번 만지면 더 만질 일이 없긴 하다. 아쉽지만 이 정도는 눈감고 넘어가기로 한다.어떤 재미있는 기능이 생겼나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퍼포먼스 게이지. 터보 부스트 압력과 중력가속도, 실시간 토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재밌긴 하지만 굳이 운전하다 말고 곁눈질해 가면서까지 찾아볼 것 같진 않다는 게 함정. 그래도 펀카에 어울릴법한 기능을 꼼꼼히 마련한 개발진의 노력에 칭찬을 보낸다.도어 패널에 서로 다른 색이 적용된다  튀어나온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대시보드 구성이 요즘 현대차스럽다  신형 벨로스터 들어간 JBL 오디오 시스템은 다양한 음역에서 풍성한 사운드를 낸다. 맑은 고음은 물론, 골이 울릴 정도로 저음을 빵빵 터뜨린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기능은 사운드 제너레이터다. 리파인드, 다이내믹, 익스트림까지 3단계로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는데, 최상위 단계인 익스트림을 선택하면 모든 음역이 강조된다. 과장이 좀 심하다 보니 마치 레이싱 게임을 하는듯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중간 단계인 다이내믹으로 설정하니 실제보다 중저음역대가 듣기 좋게 강조된다. 차를 많이 안 타본 동승자에게 실제 배기음이라고 하면 깜빡 속겠다 싶은 정도. 사실 가장 좋은 건 최저 단계인 리파인드였다. 인위적인 소리를 최대한 덧붙이지 않은, 있는 그대로에 가까운 엔진 배기음이어서 가장 듣기 좋았다.신형 벨로스터에는 기존보다 크기를 키운 터빈이 들어간다  기존 쏘나타 테일램프 디자인이 벨로스터에 이식됐다  살살 밟아야 더 재밌는 중저속 강자하체는 아반떼 스포츠보다 단단하다. 그래서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에는 툭 치는 듯한 첫 느낌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이내 부드럽게 충격을 털어낸다. 시내 주행이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 받을 정도는 아니다. 적극적인 달리기를 위한 세팅과 편안한 승차감을 위한 세팅, 그 중간쯤으로 보면 맞겠다. 스티어링은 의도한 대로 꽂힌다. 다행히 이전부터 지적받아온 무거운 하체가 가볍게 바뀐 모양이다. 다소 빠른 속도로 급하게 코너를 돌아도 앞머리를 길 한가운데에 끈질기게 들이민다. 불안하지 않은 코너링 덕분에 운전 재미는 늘어난다. 스티어링 휠과 함께 돌아가는 패들 시프트도 만족스러운 부분. 와인딩 코스나 서킷도 소화 가능한 스포티 해치백임을 강하게 어필한다. 다만 빠른 시프트업에 비해 굼뜬 시프트다운은 아쉬운 부분. 회전수를 어지간히 내려야 시프트다운이 되니 박진감 있는 운전과는 다소 거리를 두게 된다.시승 모델인 1.6 스포츠 코어는 오버부스트 기능을 지원한다. 급가속시에 순간적으로 더 많은 토크를 뽑아내는 기능이다. 민첩한 코너링이나 괜찮은 가속력에 비해 제동 실력은 아쉽다. 브레이크 페달을 깊숙이 밟아야 겨우 타이어가 아스팔트 바닥과 마찰음을 내기 시작한다. 발끝을 살짝만 대도 울컥거리며 뛰어난 가속성능을 보여준 데 비해 브레이크 답력은 지나치게 부드럽다. 고속 주행에서 급제동 시에는 뒷바퀴가 붕 뜬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무난한 헤드램프를 그릴과 하단 범퍼가 커버한다  개성있는 18인치 알로이 휠이 들어간다 촬영을 위해 포천 일대를 다녀오면서 열심히 밟고 돌아다닌 결과, 305km 주행에 평균 연비 9.4km/L를 찍었다. 벨로스터 오너라면 스포츠 모드에 두고 달릴 일이 많을 테니 대략 이 정도가 실제 연비에 가깝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반면 시승 마지막 날 출근길에는 12.4km/L를 기록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상황에서 에코 모드에 두고 달린 결과다. 에코 모드로 장거리를 적당한 속도로 달린다면 공인연비(복합 기준 리터당 12.6km)보다는 높게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이병주
KIA FORTE & KIA K3 , 10년 터울 2018-05-03
KIA FORTE & KIA K310년 터울 준중형 세단으로 살펴본 국산차 10년의 변화.많은 게 달라졌다. 10년 전 대통령은 이제 철창신세가 되었고, 우리네 손에 하나씩 들려있던 슬라이드폰은 모조리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변화는 어땠을까? 여러 키워드가 머릿속에 어지럽게 떠오르지만 직접 보는 게 가장 속 시원할 터. 국내 준중형 세단 10년을 가늠하기 위해 최신 K3와 정확히 10년 터울인 포르테(2008년 출시)를 한자리로 불러 모았다.  빛을 다루다‘껍데기만 바꾼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역시 스타일. ‘신상’ 선호하는 시장 수요와 이전 차를 구닥다리로 만들어 판매를 늘리려는 자동차 업계 속셈이 맞물려 디자인은 내실보다 빠르게 바뀌었다. 포르테와 K3가 성능은 1세대 차이인데 스타일은 2세대나 차이 나는 이유다.덩치부터 다르다. 짤막한 포르테와 길쭉한 K3의 길이 차이는 무려 110mm. 포르테에서 K3로 바뀌며 30mm 늘고, K3 2세대에서 또 70mm나 늘어났다. 약 20년 전 등장한 세피아2가 4,430mm였으니 10년마다 약 100mm씩 길어지는 셈. 이런 식으로 가다간 2028년엔 중형 세단 수준으로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통통한 포르테와 길쭉한 K3  그런데 사진을 가만 보면 K3에 비해 포르테가 밋밋해 보일 거다. 이는 빛을 다루는 기술에 따른 차이다. 포르테 시절엔 빛의 맺힘 즉, 디자이너끼리 말하는 ‘리플렉션’을 신경쓰지 않고 그저 둥글게 만들었지만 K3는 다르다. 널찍한 옆면에도 철판 한 부분에 굴곡을 몰아 하늘과 땅의 경계를 디자이너가 원하는 위치에 맺히게 했다. 덕분에 어떤 사진을 보든 같은 위치에 음영이 또렷이 맺힌다.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K3가 탱글탱글 생동감 있게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LED 헤드램프 같은 최신 스타일이 더해져 잘생긴 포르테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큰 소형차에서 작은 중형차로실내는 디자이너들이 큰 역할을 해냈다. 한 기아차 디자인 임원에 따르면 ‘시각적 가성비’를 추구했다고. 쉽게 말해 저렴한 소재로 있어 보이게 만들었단 얘기다. 그의 말처럼 K3 실내는 고급스럽다. 그리고 가성비라는 말이 무색하게 포르테에 비해 소재도 좋다. 요즘 소형차 고객들은 단지 저렴한 차가 아닌, 작지만 알찬 차를 원하기 때문이다. 포르테 실내는 디자인이 문제가 아니다. 소재가 문제다  K3 실내는 그리 비싼 소재를 쓰지 않고도 고급스럽다.   품질은 문짝을 여는 순간 갈린다. 현대-기아차가 한창 원가절감에 열을 올리던 때 등장한 포르테는 군용 레토나 문짝만큼이나 가볍고 텅텅 빈 철판 소리가 난다. 반면 K3는 묵직하게 여닫힌다. 시트에 앉으면 또 한숨이 나올 거다. 비교를 위해 섭외한 포르테는 가장 비싼 프레스티지 모델. 그런데 스티어링 휠은 우레탄 소재다. 굳이 가죽 흉내를 내겠다고 재봉선 모양까지 넣었지만 특유의 미끌미끌한 질감은 감출 수 없다. 당시 ‘럭셔리 1.6’이라는 광고 카피와 함께 내세웠던 게 하이패스 내장 ECM 미러와 스마트키, 수퍼비전 클러스터 정도이니, 이 시절 준중형 세단 편의사양 수준이 쉽게 짐작이 간다. 이랬던 실내가 10년 만에 일취월장했다. 일단 스티어링 림을 가죽으로 감쌌고, 플라스틱 범벅 센터패시아는 층층이 나뉜 스타일로 깔끔히 정리했다. 금속 장식도 똑같은 플라스틱이지만 마감 실력이 늘어 눈으로만 보면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제트기 노즐 형태 송풍구는 높아진 감성 품질의 방점을 찍는다. 메모리 및 냉난방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크렐 오디오 등 편의사양도 최신 중형 세단을 넘본다.그런데 뒷좌석은 포르테가 더 쾌적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두 차에 번갈아 앉아보면 K3가 더 답답하다. 더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포르테는 머리가 여유롭고 K3는 머리가 닿을 둥 말 둥 하다. 멋진 실루엣을 위해 지붕을 낮춘 탓. 결국 준중형 세단 수요가 경제적인 패밀리 세단에서 젊은이들의 콤팩트 세단으로 이동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다. 트렁크 공간은 포르테 415L에서 K3 502L로 상당히 커졌으나, 실제 체감은 거기서 거기다. K3보다 무릎 공간은 아주 조금 좁지만 머리 공간이 넉넉한 포르테 뒷좌석  앉기엔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천장이 낮아 답답한 게 흠이다  불안한 토끼와 차분한 거북이엔진 출력은 시대를 역행했다. 연료분사방식을 직분사에서 포트분사로 바꾸면서 최고출력이 123마력, 최대토크가 15.7kg·m로 낮아졌다. GDI 엔진을 얹은 140마력 포르테와 비교하면 12% 넘게 출력이 낮다. 무게도 포르테가 65kg 가벼워 구형이  최신 신차보다 빠른 기이한 상황이 연출됐다. 현대-기아차가 그토록 자랑하던 직분사를 버리고 포트분사로 돌아왔다. 수치상 출력은 낮지만 일단 K3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고속에 한정된 얘기다. 시속 100km 이하 실용 구간에선 의외로 체감 성능 차이가 거의 없다. 포르테는 수치상 출력에만 목매던 세팅이고, K3는 실용 영역 성능에 집중했기 때문. 힘을 효율적으로 쓰는 무단변속기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비록 속도가 오르면 12% 출력 차가 여지없이 거리를 벌려놓지만 말이다.섀시 완성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노후된 포르테의 나이를 감안해야 하겠지만 안정감과 핸들링 모두 K3의 압승이다. 시대적으로 포르테는 현대-기아차가 전동 조향장치와 커플드 토션빔 리어 액슬 서스펜션을 도입하던 때라 완성도 차이가 상당하다. 특히 MDPS는 감각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어디 그뿐이랴. 포르테는 급제동 시 뒤쪽이 물고기 꼬리처럼 흔들리는 피시 테일 현상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댐퍼도 다소 무른 편. K3 뒤쪽 댐퍼가 특히 탄탄한 걸 보면 과거 피시테일로 홍역을 겪은 기아차가 이 문제만큼은 철저히 대비한 듯하다.  정속 주행 승차감 역시 K3가 낫다. 서스펜션이 전체적으로 단단한데도 초기 반응은 무르게 조율돼 자잘한 충격을 부드럽게 타고 넘는다. 반면 포르테는 서스펜션이 비교적 무르지만 잔 충격을 소화시키지 못한다. 물론 이는 각종 하부 부싱이 노후화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변화여기까지 보면 그냥 만듦새가 좋아진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진짜 세대 차이는 지금부터다. 바로 주행 보조 장치. K3는 고속도로 반 자율주행이 가능할 만큼 다양한 첨단 장치가 가득하다.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중앙으로 운전대를 조정하는 차선 이탈방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 등이 달려있다. 포르테는? 최고 트림 프레스티지에서도 별도 선택해야 하는 VDC(차체자세제어장치)가 당대 최고의 첨단 기능이었다. 시승차엔 그마저도 없었지만. 두 차 모두 17인치 휠이 달렸다. 당시 포르테의 17인치 휠은 파격이었다고  연비는 기아차가 강조한 대로다. K3로 총 365km를 달리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3.4km/L. 다소 거친 운전에도 불구하고 11km~16km/L 수준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 비슷한 환경에서 포르테는 9~11km/L 정도였다. 큰 덩치, 낮아진 출력에도 불구하고 효율에 집중했다는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이 제 역할을 했다.10년 터울로 만난 포르테와 K3. 그 차이는 거창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작은 차이가 하나하나 쌓여 이뤄낸 감성적인 만족감은 결코 적지 않았다. 원가 절감이 극에 달했던 포르테가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K3는 숨은 곳까지 제법 꼼꼼히 신경 쓴 모양새. 10년 전 포르테가 좋은 차라고 할 수 없었다면, 이제 K3는 당당히 좋은 차라고 얘기할 만 하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최진호, 이병주
[1999년 기사] A학점 스타일로 새 천년 이끌 크.. 2018-04-30
A학점 스타일로 새 천년 이끌 크로스오버카​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1999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 국내 소형차시장은 지금까지 비슷한 시기에 경쟁차가 등장해 메이커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인 `전쟁터`였다. 12년 전인 87년 기아 프라이드가 등장하면서 현대 엑셀, 대우 르망과 함께 3파전이 벌어진 것이 그 시작이었다.​94년에는 현대 엑센트, 기아 아벨라, 대우 씨에로가 나와 `2차대전`을 벌였다. 1차대전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양상이었지만 2차대전은 현대 엑센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버렸다. 96년 라노스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생기는가 싶더니 뉴 엑센트의 인기를 누르는 데는 실패했다. 기아가 현대와 한 식구가 된 지금은 이전의 양상과 많이 다를 것이 분명하다. 일단 현대 베르나와 차별화를 통해 라노스를 `공동의 적`으로 만들어 공략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아 리오의 등장은 국내 소형차시장의 `3차대전`을 예고하고 있다.한눈에 주목을 끄는 외부 스타일 다목적 기능을 갖춘 크로스오버카 리오를 보며 기아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산차치고는 튀는 디자인이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포드 카나 포커스와 닮은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리오가 해외에서는 어떤 평을 얻을 지 궁금해진다. 리오는 포드 브랜드를 단 OEM방식으로 수출되면서 기아 독자 브랜드로도 수출된다고 한다.​리오의 스타일은 독특하다. 선과 선이 교차하지 않는 무교점의 라운드 디자인은 카디자이너의 아이디어 스케치 단계 스타일을 과감히 적용한 것 같다. 차가 개발될 때 디자이너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보지만, 막상 양산을 고려할 때는 그런 감각이 무뎌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에 리오의 디자인은 과감성과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5도어 해치백이면서 왜건 같은 스타일을 지닌 RX-V를 기아는 `크로스오버카`라고 자랑했다. 크로스오버는 자동차뿐 아니라 문학이나 영상, 음악 등 문화적 현상에 두루 쓰이는 개념으로, 서로 다른 분야를 혼합한 것을 말한다. 자동차에서는 스포츠카 같은 왜건, 왜건 분위기의 승용차 등이 크로스오버차다.​RX-V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짐차` 분위기의 왜건이 아니다.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뒷유리 때문에 일반적인 해치백처럼 보이지만 트렁크를 열어보면 넓은 화물공간이 나타난다. 시트를 접으면 화물공간을 아주 크게 만들 수가 있다. 편의성을 높이려면 뒷범퍼 위에 발판을 마련해 짐을 깊숙이 실을 때 미끄러지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한눈에 주목을 끄는 외부 스타일에 비해 실내에 들어서면 감동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고급스러운 베르나와의 차별화를 위한 것인지 평범한 느낌이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포드의 디자인을 좋아한다. 머큐리 쿠거, 포드 카, 포커스 등 디자인팀의 일관성 있는 포드 이미지와 혁신적인 디자인은 포드가 GM을 추격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아쉽게도 포드 스타일의 리오는 외관의 좋은 이미지를 실내 디자인에 연결시키지 못했다.​​​​​프라이드, 아벨라에 비해서는 분명 좋아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 안 되는 부분도 많다. 컵홀더는 엑센트나 아벨라의 것과 너무 비슷하다. 크기 조절도 안되고 손으로 잡아 빼는 것도 그렇다. 단지 위로가 된다면 센터 콘솔에 두 개의 컵을 놓을 수 있다는 것뿐이다(베르나는 여기에 컵 하나를 놓을 수 있다).​이에 비해 선바이저의 질감은 천장 마감재와 같은 부드러운 천을 써 아주 고급스럽다. 운전석과 조수석 양쪽에 화장거울 덮개까지 달려 있다. 실내를 꾸미는 투자의 우선 순위가 조금 이해가 안 된다.​아벨라의 문제점 중 하나는 조수석 레그룸이 좁다는 것인데, 리오에서도 이 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불룩 튀어나온 대시보드 안의 콘솔박스가 넓은 것도 아니다. 베르나 것은 훨씬 넓은데도 안쪽으로 곡선을 이루어 레그룸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되어 있다.​한층 좋아진 시트질감과 시트 오른쪽에 달린 암레스트는 베르나의 것과 비슷하다. 분명 이전의 기아차 시트와는 다르다. 그동안 기아차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리오의 시트를 보고 좋아진 품질을 느꼈다.​연비는 좋지만 소음이 거슬려 스포티한 주행성능이 큰 장점 리오는 린번 엔진이 없지만 공인연비 1등급을 받았다(1.5 DOHC는 2등급). 나날이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좋은 연비는 분명 메리트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성능도 1등급일까? 이에 대해서는 쉽게 대답할 수 없다. 분명 수치상으로 비교해보면 경쟁차보다 앞서지만 달려보면 느낌이 다르다.​시승차는 1.5 SOHC다. 5천500rpm에서 95마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3천rpm에서 13.8kg·m가 나온다. 시동을 건 후 아이들링 상태의 소음은 조용한 편이다. 그런데 3천rpm 부근으로 올라가면 소음이 귀청을 때린다. 특히 수동변속기는 변속할 때의 진동이 너무 심해 불쾌할 정도다. 엔진룸 안쪽에 흡음재를 단 리오가 흡음재를 달지 않은 베르나보다 시끄럽다. 기어의 연결감은 예전 기아차보다 훨씬 좋다. 하지만 1, 2단에서의 기어비가 낮은 편이어서 출발과 함께 바쁘게 변속을 해야 한다. 가속성능은 좋은 편이다. 원하는 시점에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베르나의 부드러운 가속보다 리오의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았다.​​​​​리오를 타본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은 서스펜션이다. 급격한 코너링을 할 때 차체 뒤쪽이 많이 흔들리는데, 이것은 뒤 서스펜션의 세팅이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아측은 아직 완성이 덜 되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새차발표회를 하고 계약을 받는 단계에서 완성이 덜 되었다는 말은 이해가 안된다. 세계시장에 나갈 `새 천년 새 강차`라는 이름에 걸맞는 품질을 확인하지 못해 아쉽다.​디자인을 잠시 공부한 기자의 시각으로 볼 때 리오의 스타일은 A학점이다. 구석구석을 보아도 별로 흠잡을 곳이 없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금 허전한 것을 빼고는 말이다. 외모가 출중하면 일단 절반의 점수는 따고 시작하는 셈이다.​성능은 개선할 부분을 많이 남겨 두고 있다. 이제는 차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아직 완성이 덜 되어서…` 또는 `이 차는 시승차이기 때문에…` 같은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차가 개방되어도 소형차시장은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이 많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 개선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 소형차가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리오는 컨버터블이나 쿠페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좁은 국내시장에 컨버터블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3도어 쿠페를 만들면 베르나보다 더 예쁠 것 같다. 완성도를 조금만 더 높인다면 새차를 사려는 젊은 직장인, 대학생,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모을 것이다. 4도어와 5도어 두 모델 중에는 5도어가 더 매력적이다.​​​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 시승기 2018-04-30
MERCEDES-AMG E63 4MATIC+쌍둥이 형의 그림자  E63은 쌍둥이 형 E63 S를 위해 여러 가지를 양보했다. 지금도 충분히 빠르지만 그보다 더 빠른 형의 존재는 가슴이 쓰리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성능 라인업마저 세분화하고 있다.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제조사가 다임러다. E클래스를 예로 들자면 플래그십 퍼포먼스 모델인 E63을 기준으로 쌍둥이 형인 E63 S(이전 세대 W212부터 등장했다)와 동생 E43이 추가됐다. 숫자에 따른 AMG의 위계질서도 확실하다. 원맨-원엔진 고집을 버린 43시리즈는 형들과 확실한 출력 차이를 보이는 400마력 대 성능으로 더 넓은 고객층을 향했다. 문제는 같은 숫자를 사용하는 63시리즈다. E63과 E63 S는 엔진 출력만 조금 다를 뿐, 성격과 고객이 서로 겹친다. 물론 벤츠가 주먹구구식 라인업을 짜지는 않았을 터. 63시리즈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외관부터 찬찬히 살펴보았다. 세분화한 고성능 라인업 E63의 얼굴은 성능에 걸맞게 흉포하다. 고성능을 암시하는 대형 에어 인테이크 홀과 스플리터 같이 뻗은 범퍼 하단, 여기에 AMG 그릴과 울룩불룩한 보닛이 빚은 과격함이 분위기를 이끈다. 반면 엉덩이는 상대적으로 수수하다. 트렁크리드 위에 달린 립 스포일러와 네 개의 테일 파이프만이 평범한 E클래스가 아니라고 말할 뿐이다. 실내는 고성능 모델의 교과서적인 변화를 따랐다. 우드트림을 대체한 카본트림, 공기주머니로 신체를 잡아주는 다이내믹 시트가 대표적이다. 또한 E클래스의 최고급 트림에 걸맞게 인조 스웨이드 마감과 대시보드 가죽 덮기 등으로 시각적 만족감도 높였다. 카본트림과 대시보드 가죽덮기를 적용했다범퍼와 AMG 전용 그릴, 오버펜더와 보닛이 만든 흉포한 인상 엔진은 V8 4.0L 트윈 터보 M177이다. 뱅크 사이에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두 개를 넣은 구조가 특징(같은 M177 계열 C63, GLC 63은 싱글 스크롤)으로, 이를 통해 응답성이 빨라졌고 냉간시 촉매온도를 빠르게 올려 오염물질 배출도 적다. 4.0L의 배기량은 AMG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작지만, 성능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AMG 63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고성능 모델에 탑재되어 그 실력을 검증받았기 때문. AMG와 협력관계에 있는 애스턴 마틴 DB11과 밴티지에도 사용되며, 드라이섬프 윤활 방식으로 무게중심을 낮춘 M178은 AMG GT의 심장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최신 설계의 퍼포먼스 엔진은 연료효율도 신경 써야 한다. 컴포트 모드에서 3,250rpm 이하로 주행할 때 활성화되는 실린더 휴지기능(상황에 따라 2, 3, 5, 8 실린더 밸브를 닫는다)이 탑재된 이유다. 단단한 쿠션감과 긴장감이 스민 시트 위로 몸을 맡겨 운전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부드러운 배기음이 한껏 고조된 기분을 반감시킨다. 물론 성능은 강력하다. 571마력의 출력은 2t의 차체를 정지 상태에서 3.5초 만에 시속 100km로 가속시킨다. 출력 40마력이 높은 E63 S는 이보다 0.1초가 빠르다. 지금도 충분히 빠르지만 그보다 더 빠른 형의 존재는 가슴이 쓰리다.  쌍둥이 형을 위한 동생의 양보변속기는 9단 자동 9G트로닉 스피드시프트. 기존 AT에서 토크 컨버터를 습식 다판 클러치로 대체한 구조로 고성능과 편의성을 두루 아우른다. E63과 E63 S에 맞춰 변속 패턴과 설계 일부를 다듬어 기존 7단보다 무게도 가볍고 변속 시간도 더 빠르다. 급가속에서 가벼운 변속 충격으로 차체를 튕기는 느낌과 한 번에 여러 단수를 건너뛰는 다운시프트도 퍽 매력적이다. 한편 주행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서스펜션의 변화는 매우 극적이다. 세 개의 에어 챔버가 서스펜션 용량을 늘려 포용력과 단단함의 폭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갑작스러운 하중 변화와 고속 코너링, 급가속과 급제동 등 차의 주행상황에 맞춰 시시각각 댐핑을 조절하여 롤링과 피칭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벤츠의 쿼드머플러는 고성능을 의미 한다기계구조가 복잡해진 만큼 차명도 길어졌다 주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똑똑하게 진화한 4매틱+다. 그간 벤츠의 4매틱은 경쟁사보다 트랙션 배분 능력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 조향축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특성상 스티어링이 잠기거나 조향 무게가 변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최신 설계의 4매틱+는 벤츠에서는 처음으로 뒷바퀴에 구동력을 100% 까지 몰아준다.  뱅크가운데 자리 잡은 두 개의 터빈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코너를 탈출하면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네 바퀴에 시시각각 달라지는 구동력이 엉덩이로 느껴질 정도다. 덕분에 차체의 움직임이 매우 유연하며, 조향 감각도 깔끔하다. 트랙션 변화가 자연스러운 까닭에 운전 실력이 어설픈 사람이라면 쉬워진 스포츠 주행을 본인의 운전 실력이라 착각할 게 분명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후륜구동으로만 주행할 수 있는 ‘드리프트 모드’는 E63 S에서만 누릴 수 있어서다.  다이나미카 인조가죽과 12시 방향 표시가 추가된 스티어링 휠 단단한 쿠션감과 긴장감이 스민 시트는 다이나미카와 나파 가죽을 혼용했다 이 밖에도 E63과 E63 S는 몇 가지 차이가 난다. E63은 기계식 디퍼렌셜 록, E63 S는 전자식 디퍼렌셜 록을 사용한다. 아울러 주행상황에 따라 엔진 마운트의 감쇠력이 달라지는 전자식 엔진 마운트도 E63 S만 달린다. 쌍둥이 형의 존재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차이를 둔 셈이다. 물론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63은 뛰어난 퍼포먼스 세단 중 하나다. 아직 마땅한 경쟁자가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사 라이벌이 등장하는 내년까지는 가장 강력한 중형 퍼포먼스 세단으로 군림할 예정이다. E63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E63 S의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리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제품 전략은 얄미울 만큼 똑똑하다.  글 | 이인주 기자 사진 |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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