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MERCEDES-BENZ EQC 400 4MATIC, .. 2020-01-13
MERCEDES-BENZ EQC 400 4MATICEV시대에도 빛나는 세꼭지별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파리에서 공개된 제네레이션 EQ 컨셉트를 통해 EV 시대로의 진입을 알렸다. 2020년까지 EQ라는 이름으로 10대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첫 모델인 EQC의 양산을 위해서는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이름만 발표한 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이듬해부터 메르세데스 F1 머신에 EQ라는 명칭을 넣었고, 양산 하이브리드 모델도 EQ 부스트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룹 내에서 일찍 전기차를 출시했던 스마트 역시도 기존의 일렉트릭 드라이브(ED)를 EQ로 부르기 시작했다.MBUX를 도입한 조작계는 안전운전에도 도움이 된다  공기 저항을 철저히 줄인 SUV 보디EQ가 우리 눈과 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첫 전용 모델인 EQC가 등장했다. 이름 끝에 C와 SUV 실루엣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GLC 플랫폼을 활용한 모델이었다. 휠베이스도 GLC와 동일하다. 3년 전 컨셉트카를 거의 그대로 살린 디자인은 EV에서 필요 없어진 프론트 그릴 부분을 매끈하게 다듬으면서도 다소 전통적인 형태를 고수했다.그릴 자체는 커다란 벤츠 엠블럼이 아니어도 메르세데스 벤츠 패밀리룩을 확인할수 있다. 그러면서도 Progressive Luxury라는 EQ 브랜드만의 디자인 철학을 녹여냈다. 차체 비율이나 측면 실루엣은 GLC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지붕 뒷부분을 살짝 낮추면서 D필러와 뒷 창 각도를 날렵하게 눕혀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전기차에서 공기저항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나 지붕이 높은 SUV에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GLK 시절 0.34였던 공기저항계수(Cd)는 최신 GLC에서 0.31 그리고 EQC에서는 0.28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에어로 패키지를 선택하면 0.27까지 낮출 수 있다.인테리어는 GLC가 아니라 최신 GLE를 닮았다. 계기판과 센터 모니터를 통합한, 가로로 긴 더블 모니터 배치는 최신 메르세데스 벤츠 인테리어의 공통점. 모든 정보를 모니터로 전달하는 동시에 대화하듯 조작이 가능한 MBUX를 담았다.메르세데스 벤츠는 터치식 모니터 도입이 늦어 마치 기술 도입에 뒤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운전 중 신경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집에 가깝다.대신 차세대 기술인 AI에 주력해 MBUX를 빠르게 도입했다. 이제는 운전하면서 손가락을 더듬을 필요 없이 말로 볼륨을 키우고, 에어컨을 작동시킨다. 변속 스위치가 없는 점은 예전부터 칼럼식 레버를 사용해 왔기에 다르지 않다.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라면 파란색으로 빛나는 시동 버튼과 황금색으로 장식한 공기 출구 정도일까?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에 마련된 전용 충전공간  출력 408마력에 토크도 강력하지만……구동계는 모터 2개를 앞뒤에 하나씩 달아 네 바퀴를 굴린다. 그리고 배터리를 실내 바닥에 배치한 지극히 일반적인 전기차 레이아웃. 다만 이 차의 경우 앞쪽 모터는 저부하~중부하에서 효율에 우선해 작동하고, 뒤쪽 모터는 다이내믹한 달리기에서 위력을 발휘하도록 세팅했다. 두 모터가 만들어 내는 시스템 출력은 408마력, 최대 토크는 77.4kg·m에 이른다. 덕분에 2.4t이 넘는(2,440kg) 차체를 불과 5.1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킨다.전기를 넣자마자 최대토크가 나오는 모터는 네 바퀴 트랙션과 맞물려 강력한 가속을 제공한다. 액셀 페달에 대한 반응은 매끄러우면서도 강력하다. 또한 전기차 답게 주행 소음은 거의 없다. 사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구동계 소음이 절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고급차 브랜드라면 차별화를 위해 보다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묵직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전혀 버겁지 않고 오히려 산뜻하다. 고속 영역에서는 벤츠 특유의 안정성이 돋보인다. 다만 시속 100km대 중반을 넘어서면 액셀 반응이 급격히 둔감해진다. 408마력이라면 내연기관차에서 꽤 강한 축에 속하지만 전기차는 기어비가 고정식이라 중속 이상에서 조루 현상이 빠르게 찾아온다. EQC만의 문제는 아니고 EV에서 일반적인 모습이다. ‘전기차도 기어박스를 달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출력을 높이기 위해 모터 개수를 늘리는 게 일반적인 전기차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해법이다. EV 시대에 우리가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다.메르세데스 벤츠에서는 전용 충전 컨설팅 서비스를 마련해 놓았다 프리미엄 EV에 어울리는 서비스EQC는 전기차 시대를 향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고급차 시장은 전기차 도입이 상대적으로 빠르다. 가격이 높은 데다 자율주행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려면 아무래도 대중차보다는 고급차가 어울린다. 내연기관 자동차 역사의 상징적인 존재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EQ 브랜드를 출범시킨 것은 내연 기관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패러다임이 바뀔 때 대권구도 역시 크게 요동 치는 법. 그렇다고 기존의 성공 공식이 전부 소용없는 것은 아니다.메르세데스 벤츠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성과 안전기술을 자랑하며, EQC에는 액티브 차간 거리 어시스트 디스트로닉, 액티브 조향 어시스트, 교차로 제동 어시스트, 충돌 회피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프리세이프 등이 달려 있다. 다만 구동계 특성이 평준화되는 EV 시대에 남과 어떻게 차별화시킬 지는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다.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EQ 브랜드 출범에 맞추어 충전 솔루션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시승 행사 도중에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에 마련된 메르세데스 벤츠 충전존에서 들러 급속 충전을 시연해 볼 수 있었다. 구매 고객에게는 전국 대부분의 공용 충전소에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카드를 제공한다. 또한 종합 충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EQ 스마트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1:1 코치를 배정해 충전기 설치 등에 대한 도움을 주고 차량 사용 패턴에 따른 최적의 충전 방식도 제안해 준다. 고급 EV 출시를 앞둔 다른 메이커들이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심장 뛰는 디자인, KIA K5 2020-01-10
심장 뛰는 디자인KIA K5기아 디자인 혁신의 시작이었던 K5가 3세대로 진화했다. 세단과 쿠페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보디라인과 강렬한 얼굴은 전작들의 매력을 뛰어넘는다. 쏘나타와 플랫폼부터 파워트레인, 각종 기술을 공유하며 음성인식을 통해 대화하듯 조작이 가능하다.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램프 디자인도 멋지지만 달리기 성능과 첨단 기능도 나무랄 데 없다.K5가 기아에서 가지는 의미와 존재감은 남다르다. 90년대 콩코드와 크레도스를 거쳐 현대 소속이 된 후 쏘나타 플랫폼을 활용한 로체가 그 뒤를 이었다. 당시의 기아 디자인은 도저히 좋게 보아주기 힘들었다. 완성도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굳이 개성을 살리려 터치를 하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당시 국산차의 디자인은 그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던 때였다.그렇다 보니 2010년 등장한 K5는 충격이었다. 뜯어보면 로체 후기형과 닮았으면서도 디자인 완성도는 훨씬 높았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라인은 당시 국산차 중 최고였다. 감성품질이나 성능 등에서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 YF에 약간 뒤쳐졌지만 외모가 주는 매력은 거부하기 힘들었다. 레드닷 디자인 수상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2015년 2세대에서는 기본 감성을 유지한 채 약간의 터치를 더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전 디자인이 워낙 인기였기에 예상했던 결과다. 그래서인지 2세대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소 보수적인 변화, 쏘나타의 반격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요즘 세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패밀리카로서의 지위를 SUV가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중형 세단들은 쿠페 느낌의 매력적인 디자인이나 펀 투 드라이브 등다양한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애쓴다. 높은 기대감을 만족시키는 디자인기아 디자인 혁신을 주도해 온 K5는 시장의 기대감과 눈높이 역시 높기 마련이다. 2세대의 변화가 다소 보수적이었기에 이번 3세대가 어떻게 바뀔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기대를 뛰어넘었다. 전반적인 완성도는 물론 개성, 세련미까지 단연 돋보인다.얼굴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기존 K5와 전혀 닮지 않았다. 노즈 선단은 예각으로 꺽어 날카롭게 다듬었고 헤드램프와 노즈는 납작하게 눌러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릴은 호랑이 코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비늘 같은 패턴을 사용했다.  프리런칭 행사에서 본 하이브리드형은 기본형과 그릴 패턴이 달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심장 박동(Heart Beat)을 연상시키는 주간주행등. 헤드램프 아래쪽에서 시작해 급격하게 아래위로 꺽이다가 보닛 라인을 따라 위로 뻗어나간다. 범퍼의 형태는 수중익선(Hydro Foil)이 파도를 가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설명인데, 다소 장황하고 과도한 표현이지만 실제 차를 보면 굳이 문제 삼고 싶지 않을 만큼 멋지다. 보디는 루프라인 뒤쪽을 조금 더 연장했다. 2세대가 아주 짧은 트렁크 리드가 있었다면 3세대는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져 패스트백 같은 몸매다. 이번에도 A필러부터 루프, 뒤창을 연결하는 굵직한 크롬 몰딩으로 차체 라인을 강조했다. 2세대보다 전장 50mm, 휠베이스는 45mm 늘어났으며 폭도 늘어났다. 반대로 전고는 20mm 낮아져 전체적으로 와이드&로 느낌을 강조했다. 좌우를 연결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달라진 부분. 중간에 브레이크 등을 점점이 박고 양 끝을 꺽은 형태는 K7을 연상시킨다.강렬한 인상의 램프 디자인  꼼꼼한 인테리어, 똑똑한 AI인테리어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쏘나타와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다. 일단 디지털 클러스터와 와이드 모니터, 에어벤트 위치 등 기본 레이아웃은 비슷한 편. 스티어링 휠은 보다 스포티한 3스포크 D컷 디자인이고 대시보드 형태도 조금 더 입체적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우드 패턴 장식은 진짜 나무는 아니지만 생생한 느낌을 주고, 도어 트림의 날개처럼 튀어나온 돌출부는 조금 어색하다. 변속 스위치는 버튼이 아니라 로터리식. 휠을 돌려 R, N, D, 중앙에 버튼을 누르면 파킹 모드다. 그 아래로 스타트-스톱과 오토 홀드, 전자식 파킹 스위치를 놓았고, 시트 히터/통풍은 레버,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로터리식으로 만들어 운전하면서 손가락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배려했다.버튼식인 쏘나타와 달리 K5는 회전식 시프트 노브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장비가 센터 콘솔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무선충전기다. 세로로 넣는 방식인데, 작은 문을 만들어 꽂아 넣으면 거칠게 운전하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을 확실하게 잡아 준다. 공간 활용에 유리할 뿐 아니라 조금 큰 기기를 충전할 때를 위해 홀더 부분을 분리할 수 있게 만든 것도 마음에 든다.인포테인먼트용 대형 모니터  대화하듯 조작하는 음성인식 기능은 카카오와 손잡고 만들었다. ‘창문 열어줘’나 ‘시원하게 해줘’ 같은 말을 알아듣는다. ‘창문 절반만 열어줘’ 같은 복합적인 명령은 아직 처리가 힘들지만 AI 발전 속도를 볼 때 다음 세대 K5에서는 충분히 구현 가능하지 않을까? 운전하면서 시선과 주의을 분산시키지 않는것만으로도 음성인식 기능은 유저 인터페이스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내비게이션 조작도 한결 편해졌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주차 후 최종 목적지까지 증강현실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심각한 길치인 기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이밖에도 실시간 날씨에 따라 화면을 바꾸는 테마 클러스터와 실내 공기 질을 능동 제어하는 공기청정 시스템 등 인터렉티브 기술에 많은 공을 들였다.버튼과 노브 등 형태를 달리해 손가락으로 쉽게 구분된다  성능 좋은 플랫폼과 터보 엔진의 만남이 차의 뼈대는 알려진 대로 현대 3세대 플랫폼. 스마트스트림 엔진 라인업 역시 쏘나타와 공유한다. 따라서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자연스런 핸들링과 민첩한 반응, 탄탄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전동 파워 시스템은 랙 구동형(R-MDPS). 한 박자 느린 조향 반응이나 급제동 시 출렁거리는 피시테일, 급격한 하중이동 같은 것들은 옛이야기가 되었다.세로로 꽂아 넣는 충전 거치대는 안정적이고 공간 활용성도 좋다  시승차의 파워트레인은 1.6L 직분사 터보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 최신 스마트스트림 엔진으로 180마력의 최고출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면서도 연비는 13.2km/L(18인치 기준)나 된다. 2.0 자연흡기에 비해 두터운 토크를 1500~4500rpm의 넓은 토크 영역에서 발휘하기 때문에 저rpm부터 머뭇거림 없이 호쾌하게 가속한다. 사실 스펙 자체는 구형과 거의 변함이 없지만 연비가 개선되었다. 고성능과 연비를 이 정도로 양립시킬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가변밸브 시스템인 CVVD 덕분이다. 넉넉한 트렁크  캠샤프트 안에 특이한 링크 기구를 삽입해 캠의 회전 각속도를 조절, 동일 회전수에서도 밸브 여닫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사운드인데, 새로운 CVVD의 링크구조 때문인지 특이한 소음이 들린다. 귀에 거슬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꾸준히 사용할 기술인만큼 사운드 튜닝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스마트키로 좁은 공간에서 전후진 원격 조작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후방 교차 충돌방지, 안전하차 보조, 후측방 보니터 등 최신 운전보조 기능을 빠짐없이 갖추었고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는 디지털키와 원격 주차보조 시스템(RSPA)도 갖추었다. 원격시동은 물론 문을 열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이라도 RC카 운전하듯 버튼을 눌러 차를 움직일 수 있다.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유독 거친 운전자가 많다는 K5에 대한 인상이 더 악명을 더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젊은 스피드광을 유혹할 만큼 멋진 외모이기에 붙은 이미지일 터. 하지만 당분간은 여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멋진데 잘달리기까지 한다면 누구라고 잠시 속도의 마력에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현대자동차
가장 헌신적인 올라운더 SUV VOLVO XC90 T6 2020-01-03
가장 헌신적인 올라운더 SUV VOLVO XC90 T6중국 저장지리 자동차에 매각된 후 볼보는 제대로 된 날개를 달았다. 과거 고리타분한 디자인에서 에지 있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단숨에 중형 SUV 시장의 주역이 되었다. 직렬 4기통 2.0L 트윈 차저 엔진(터보차저+수퍼차저)은 저회전과 고회전 영역에서 모두 선택적으로 과급압을 올려 넓은 토크밴드를 자랑한다.양산차 최고의 내구성스웨덴은 매우 척박하고 추운 곳이다. 가혹한 환경에서는 튼튼하고 믿음직한 자동차가 필수다. 겨울날 외딴곳에서 한밤중 차가 퍼진다면 여러모로 큰일이다. 휴대폰 신호도 안 잡히고 몇 시간 내로 구조가 안 될 경우 동사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혹한의 지형에서 살아가는 현지인들이 배터리 방전으로 동사했다는 토픽 뉴스를 접할 때면 끔찍하고 비참한 상황이 떠오른다. 이런 연유로 스웨덴 메이커들은 단순함과 실용성, 안전성에 주력해 온 것은 아닐까.이들은 복잡한 구조나 공예품의 관점으로 차를 만들지 않는다. 1960년대 볼보의 2도어 쿠페 P1800은 지금도 여전히 멀쩡하게 돌아다닌다. 이 차의 개량형인 P1800S는 최장 주행거리 기네스 기록(약 525만 km)을 갖고 있다. 2008년 중국 저장지리에 매각된 볼보는 다시금 P1800을 모티프한 컨셉트카를 2013년에 공개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지금의 볼보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포드 산하에서 태어난 XC90 1세대만 하더라도 사실 지금처럼 잘생긴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릴과 테일램프의 유사성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미의식이 다소 부족했다. 그럼에도 국내의 성골 볼보 마니아들은 해외 가격보다 비싼 XC90을 샀다. 외모가 특출나지 않아도 안전만큼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다만 나중에 나온 기아 스포티지 2세대(2004년 출시)가 이 차를 쏙 빼닮아 다소 손해를 보기도 했다.세련된 우드그레인과 가죽, 바워스&윌킨스 메탈 트위터가 백미다 점잖은 페이스리프트시승차는 2세대 XC90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최근 현대차의 파격적인 페이스리프트와 달리 부분변경인데도 뭐가 바뀌었는지 도무지 티가 나지 않는다. 차를 좀 안다는 사람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랫동안 XC90을 탄 오너라면 개선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신형은 마세라티와 유사한 입체적인 크롬 그릴을 부각시킨 익스테리어가 특징이다. 실내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파워트레인도 동일하다. 그렇다고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볼보의 로드맵은 전기차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XC90 T6는 순수 내연기관 중 가장 강력하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T8도 물론 훌륭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 성능 저하와 보증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입체적인 그릴과 DRL LED 헤드램프는 디자인을 완성하는 포인트 게다가 전기 모터와 배터리 때문에 무게가 늘어나 높아진 출력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 적어도 성능만 보면 두 차의 차이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T6가 유지보수 측면에서는 더 낫다. 아울러 볼보 디젤의 고질병인 에어 호스 고장 이슈는 아직도 개선이 안 되는 걸 보면 가솔린인 T6를 선택하는 쪽이 여러모로 속이 편하다.옥의 티, 시티 세이프티XC90 외관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디자인은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멋지다. 요란하지 않은 헤드램프 하우징과 T자를 형상화한 DRL이 눈을 사로잡는다. 테일램프는 후미를 따라오는 운전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뛰어난 시인성을 갖고 있다. 캐릭터 라인은 군더더기 없이 프론트 펜더에서 꽁무니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져 시원하면서도 질릴만한 부분이 없다.잘 만든 모노코크 섀시와 프론트 더블 위시본은 찰떡궁합이다 이 차는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다소 투박했지만 이제는 미니멀하고 세련미가 넘친다. 묵직한 도어를 여니 넉넉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시트 포지션은 SUV 치곤 낮으면서 홀드성이 좋다. 가죽은 1억 원에 육박하는 차답게 뛰어나지만 냄새는 호불호가 있는 듯하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S60과 S90에 비해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사용 시 유용하다. 터치가 굼뜨지 않고 직관적이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장년층은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듯하다. 반 자율 주행은 스티어링휠 조작계에서 편하게 다룰 수 있다. 2열은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자랑하며 시트 역시 운전석처럼 편안하다. 7인승 구성으로 다인 가족이 이용하기에도 쓸 만하지만 3열 승하차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트렁크로 활용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뒤따르는 차에게 뛰어난 시인성을 제공하는 테일램프시동을 거니 가솔린 직분사 엔진치고 정숙하다. 전통적인 원형 스티어링 휠은 늘 친숙하다. 패들 시프터가 안 달렸지만 굳이 필요가 없다. 시트 포지션을 바닥까지 내리니 거의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다. 액셀 페달을 누르자 저속에서부터 막강한 토크가 나온다. 저회전에서 수퍼차저가 작동하며 휘이익~ 하는 소리를 낸다. 다소 호불호가 있지만 질주본능을 깨우는 소리다. 더욱이 SUV에서는 듣기 쉽지 않은, 이질적인 소리다. 얌전한 외모에 폭발적인 심장을 품은 이 차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칭호가 딱들어맞는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뽑아내기 위해 터보차저가 고회전, 수퍼차저가 저회전을 담당한다.패밀리카에 걸맞은 여유로운 2열 공간 근래 시승했던 S90의 스포츠 성향 브레이크 페달과 달리 노멀한 편이라 제동을 걸 때 조작이 편했다. 그래도 급박한 상황에서는 바로 차를 멈춰 세운다. 볼보가 자랑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반응 민감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볼보의 모든 차종을 탔지만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접촉사고가 예상될 경우 차를 멈추는 기능인데, 차선 변경을 할 때위험한 상황이 아님에도 간혹 생뚱맞게 급제동을 해 놀란 적이 많았다. 그래서 시승할 때마다 민감도를 ‘늦게’로 놓게 된다. 물론 만약의 사태를 위한 강력한 안전시스템인 건 분명하지만 예상치 못한 빈번한 제동은 스트레스가 된다. 게다가 뒤따르는 차에 추돌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7명이 탈 수 있지만,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하는 편이 더 낫다 4기통 2.0L의 마이스터겨우 4기통 2.0L 엔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연비지만 실제 경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기량 수치는 의미가 없다. 터보차저와 수퍼차저가 결합된 엔진은 대배기량에 필적하는 파워를 뽐내기 때문이다. 반면 연료는 많이 들어간다. 다양한 방식으로 700km를 달리는 동안 8km/L대 연비를 유지했다.다이내믹 모드로 고정하고 마음껏 달리면 6km/L대 까지 내려간다. 노면이 많이 상한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다가 런 오프 로드 프로텍션(Run-off Road Protection)이 작동했다. 이 기능은 자동차가 도로를 벗어나 오프로드로 접어들때 안전벨트를 당겨 운전자를 시트에 밀착시킨다. 사고 시 운전자에게 가해질 데미지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노면의 그립을 놓치면 어김없이 벨트를 조이는 모습에서 볼보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섀시에서는 단단하면서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고장력 보론 강철을 운전석 주변과 필러에 사용했다. 단순히 단단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소재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강성과 복원력, 경량화까지 도모했다. 모노코크지만 과감히 험지로 이동했다. 도심형 SUV지만 오프로드 모드에 놓으면 가벼운 비포장도로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한다.요즘 2.0L를 주력으로 삼는 프리미엄 메이커가 즐비해 딱히 단점이라 느껴지지 않는 파워트레인. 게다가 볼보는 개량을 거듭해 신뢰도가 높다비가 많이 온 직후라 깊숙이 패인 길을 시속 30km 달리는데 주저함이 없다. 바퀴 하나가 붕 뜨는 노면에서도 유연하고 강하게 버티는 섀시는 흡사 프레임 보디라 해도 믿을 정도다. 축구 선수로 치면 벨기에 출신의 다재다능한 케빈 데 브라이너 같다. XC90은 그야말로 헌신적인 올라운더 그 자체다.아쉬운 시티 세이프티 기능과 고급유를 넣는 것만 빼면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그 외에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감을 주었다. 엔진은 요즘 2.0L를 주력으로 삼는 프리미엄 메이커가 즐비해 딱히 단점이라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개량을 거듭한 볼보의 파워트레인은 신뢰도가 높다. 타보지도 않고 소배기량 고급차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이라도 막상 이 차를 타보면 매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중후한 멋, 스포티한 속내 아우디 A6 45 TFSI .. 2019-12-12
중후한 멋, 스포티한 속내아우디 A6 45 TFSI QUATTRO아우디(AUDI)라는 단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베스트 모델을 꼽으라면 이 차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많은 아우디 중에서도 A6는 안전성, 승차감, 연비 등 두루두루 좋지 않은 것이 없다. 과거와 현재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며, 아우디만의 뉴트로를 선보이는 A6의 8번째 모델. 중후한 멋을 아는 이들에게 추천한다.달리기는 이렇게 하는 거야꽉 막힌 도심을 빠져나왔다. 뻥 뚫린 도로가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오른쪽 다리가 찌릿찌릿했다. ‘밟겠다’는 메시지다. 4기통 터보 엔진이 발휘하는 252마력은 사실 앞바퀴 굴림(아우디의 2WD 모델은 앞바퀴를 굴린다)으로 살짝 불안할 만한 출력이다. 하지만 시승차는 네바퀴를 굴리는 콰트로. 요즘 일반화된 기술이라지만 순수 기계식 시절부터 쌓아 온 콰트로 노하우는 라이벌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내공이 있다. 오른발에 힘을 주니 안정적인 트랙션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속도계가 날뛰기 시작한다. 밟으면 즉각적인 반응이 느껴진다. 가속은 물론 감속을 할 때도 굼뜨지 않고 신속하게 반응한다. 그 뛰어난 응답성은 시승 내내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아우디의 뒤태 아우디는 1970년대에 AWD 시스템의 개발을 시작, 1980년 콰트로(quattro)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면서 승용차 시장에 4WD 바람을 몰고 왔다. 콰트로는 라틴어로 ‘4’를 의미하는데, 특히 WRC에서의 빛나는 활약으로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우디를 말하면서 콰트로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건 마치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콰트로는 아우디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콰트로가 실제 양산차에 적용된 건 그가 사망한 지 29년이 지난 1980년이 되어서다. 상표에서 파생된 명명법으로 콰트로라는 단어의 표기법은 이전에 사용된 명칭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항상 소문자 ‘q’로 표시한다.18인치 타이어는 더욱 스릴 넘친 속도감과 안정성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신형 A6에는 울트라 콰트로 기술을 사용했다. 이름에서는 뭔가 고성능 냄새가 나지만 사실 연비 효율을 더 쥐어짜기 위한 기술이다. 네바퀴 굴림은 센터 디퍼렌셜(혹은 다판 클러치) 외에도 앞뒤로 동력을 전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동계 무게와 저항이 늘어난다. 그래서 많은 차가 상황에 따라 2WD 모드를 마련해 연비를 개선하지만 아우디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바퀴만 굴릴 때 굳이 회전할 필요가 없는 프로펠러 샤프트로 가는 동력을 끊는 전자제어식 클러치를 더했다. 앞바퀴만 굴릴 때는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직렬 5기통 TFSI 엔진은 뛰어난 속도감과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터보 엔진이 주는 맛도 달리는 즐거움을 더했다. 2.0 TFSI 엔진은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매거진이 2005~2006년 올해의 최고 자동차 엔진으로 뽑아그 우수성이 입증됐는데,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을 대표하는 간판 엔진이기도 하다. 터보 직분사 엔진은 토크와 출력을 높이면서 배기가스의 배출은 낮췄다. 252마력의 최고출력, 37.7kg·m의 최대 토크로 어퍼미들 클래스의 A6 차체에서도 제 기량을 뽐냈다.530L나 되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만족할 만하다 뉴트로와 신세대 감성의 공존솔직하게 말하자면, 실내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약간 1990년대, 뉴트로 감성을 연출한 듯한 분위기다. 반면 센터패시아의 디자인은 마치 SF 영화에서 보던 우주선을 탄 느낌이다. 터치스크린을 상단과 하단으로 나누면서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 패드로 바꿨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내비게이션을 활용할 때다.센터패시아의 디스플레이는 상하단으로 나눠 하단에는 손글씨 인식 기능도 넣었다 상단에 지도가 나오고, 하단의 터치스크린에서 글씨를 입력할 수 있다. 글씨 입력 또한 한/영 자판은 물론 손 글씨 입력이 가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조금 날림 글씨도 정확하게 인식되는 게 놀랍다. 터치할 때마다 살짝 진동이 느껴지는 햅틱 피드백은 밋밋하기 쉬운 터치 방식의 단점을 개선해 조작성을 높여준다.더욱더 널찍한 실내에 수평의 라인을 살려 공간감을 확장했다콘솔박스를 열면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나오고, SD카드와 SIM카드 그리고 2개의 USB 포트가 준비됐다. 콘솔박스는 많은 것을 넣을 수는 없고, 카드나 잔돈, 충전기 등을 겨우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채 5cm가 안 되는 듯했다. 중앙에 샤프트가 지나가는 콰트로 모델이라고는 해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센터터널 쪽의 수납공간이 거의 없었고, 글로브박스나 도어포켓을 사용해야 했다.센터패시아는 듀얼 스크린을 사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늘렸다 시동을 켜고 안전벨트를 매려고 센터콘솔 쪽을 쳐다보았더니, 클립 입구의 테두리에 불이 들어왔다. 어두울 때 굳이 실내등을 켜지 않아도 안전벨트를 체결하기가 쉬울 듯하다. 사소해 보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주 꼼꼼하게 챙기는 아우디의 세심함에 놀랍다. 콘솔박스 뒤쪽의 2열 승객을 위한 에어컨과 시트 온도 조절 컨트롤이 더욱 빛나 보인다. 여기에 이전 세대보다 35mm가 길어지고, 너비도 10mm가 넓어져서 여유 공간도 충분하다.클러스터 화면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뛰어난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제공한다 그 외에는 아쉬움이 크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의 손잡이, 도어트림, 좌석까지 색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과거로 회귀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외관 디자인은 듬직하면서도 배짱 좋은 느낌이고, 센터패시아와 클러스터 화면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데, 유독 왜 나머지 부분들은 마음에 안드는지 모르겠다.도어트림에는 시트 메모리 기능이 적용된다 다양한 스마트한 기능의 조화인테리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운전에 열중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총 5단계로, 속도는 최소 시속 30km에서 최대 210km까지 설정할 수 있다. 차선 이탈 방지 보조 기능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도 정확도가 높다. 주행 중에 옆차선에서 자동차가 다가오면, 아웃사이드 미러 안쪽의 램프에서 불이 깜빡여서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사각지대 감지장치도 있다. 2열 승객을 위한 에어컨과 시트 온도 조절 컨트롤이 센터터널 뒤에 배치됐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거리 경고 시스템, 아우디 프리 센스, 사이드 어시스트, 교차로 보조 시스템, 하차 경고 시스템 등 6개다. 특히 아우디 프리센스 360°는 출발할 때나 10km/h 이하로 서행할 때 시스템 한도 내에서 좌회전 시 제동 개입으로 운전자의 차가 마주 오는 차와의 충돌을 막아주고, 후진 시에도 측면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와의 충돌 가능성을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주차 공간에서 빠져나갈 때도 레이더 센서로 후방과 측면의 차를 모니터링한다.시트는 전반적으로 편안하지만 가죽은 영 아쉽다 얼짱 각도는 45°정면에서 마주한 A6의 모습은 무게감 있고 날라리같은 느낌은 아니다. 여기에 양쪽에서 아우디 로고를 향해 모이듯 주간주행등의 불빛이 날카로운 느낌을 뿜어내 때때로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전 7세대 모델보다는 가로의 폭이 늘어난 라디에이터 그릴은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상적인 전면 프론트 그릴은 좌우 두 개의 라인을 만들며 뒷바퀴로 이어지고, 이는 트렁크 중심과 리어램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은빛 라인과 이어지면서 완성된다. 트렁크 상단의 아우디 로고를 떠받치는 은빛 라인은 리어램프를 가르면서 햇살을 받아 더욱 밝게 빛난다. 스포츠카도 아닌 정직한 모범생 같은 A6의 내면에 스포티한 정체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리어램프는 날렵한 A6의 본질을 그대로 디자인으로 심고 은빛 라인으로 방점을 찍었다아우디 A6 외관의 부드러우면서도 기품있는 곡선을 맛보는 가장 좋은 각도는 전면부의 보닛과 아웃사이드 미러 사이 45° 되는 각도에 섰을 때다. 고운 선으로 마무리되는 보닛과 옆 라인을 따라 내려오는 두 개의 라인이 만나며 더욱 아우디다운 모습이 느껴진다.아우디 A6 45 TFSI 콰트로는 0→시속 100km 가속을 6.3초에 끝내고 최고속도 210km/h가 가능하다. 시승차는 2.0L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었지만 45라는 모델명을 사용한다. 최근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배기량이 줄어들고, 동일 엔진에 출력 세팅을 바꾸어 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전과 같은 모델명으로는 차의 그레이드를 제대로 나타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우디는 2014년부터 중력 가속도 기준으로 새로운 넘버링 기준을 세웠다. 지구 중력 가속도(1g)를 100으로 했을 때 45만큼의 가속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숫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가속 성능이 더 좋다는 의미다. 드라이빙의 진정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A6를 타보는 게 어떨까? 아울러 중력가속도 45%만큼의 가속성능도 느껴볼 수 있다.글 김영명 기자 사진 최진호
MERCEDES-AMG GT S V8, 엔진 몰고 질주.. 2019-12-09
MERCEDES-AMG GT S V8엔진 몰고 질주하는 쾌감커다란 V8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에 얹고 뒷차축 바로 앞에 운전석을 배치한 메르세데스-AMG GT.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로 FR 스포츠카의 개성을 보여주는 메르세데스-AMG 브랜드의 첫 전용 모델이다. 출력을 522마력으로 높인 고성능형 GT S는 날렵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운동성능, 강력한 출력과 어우러지는 강렬한 사운드까지 매력으로 가득하다.얼마 전 메르세데스 벤츠는 EQC를 국내에 런칭하고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팔기 시작했다. 배터리 용량과 충전 등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고성능차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EV 수퍼카에는 그다지 흥미가 느껴지지 않는다.1천 마력을 넘는 엄청난 스펙에도 불구하고 모터 개수와 배터리 용량, 충전 규격에서 메커니즘 설명이 끝나니 개성이 없다. 어차피 기성품 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는데다 레이아웃마저도 판박이처럼 비슷한 전기차는 수퍼카라도 특별함을 기대하기란 어렵다.인테리어는 고성능차와 고급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V8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에 배치하라내연기관 자동차의 구동계를 설계하는 데는 여러 제약사항이 있다. 반면 이런 부분이 특유의 개성을 만들어 낸다. 어떤 엔진을 어디에 얹어 어느 바퀴를 구동할지가 중요하다. 전기차라면 할 필요 없는 고민이다. 구동할 바퀴 쪽에 모터를 달면 그만이다.넓직한 센터 터널에는 각종 스위치와 시프트 레버, 수납공간을 몰아놓았다 반대로 메르세데스-AMG GT S에서는 내연기관 개발자들의 고민이 짙게 배어 있다. 비교적 콤팩트한 차체 앞쪽에 V8 엔진을 얹으면서 무게배분을 고려해 최대한 차체 중심에 가깝게 배치했다. 이른바 프론트 미드십 레이아웃. 대신 운전석이 거의 뒷바퀴 가까이 밀려났다.4련 에어벤트는 승용 라인업의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 차는 메르세데스-AMG 브랜드의 첫 전용 모델이다. 5년쯤 전,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선보였다.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외에 고성능의 메르세데스-AMG, 초호화 메르세데스-마이바흐로 브랜드를 3원화했다. 원래 벤츠 튜너였다가 인수된 AMG는 당초 고성능 튜닝 버전이었지만 지금은 독립 브랜드가 되었다. 이번에 시승한 AMG GT S는 기본형의 성능을 높인 522마력 버전. 성능이 더 높은 GT C나 GT R도 있지만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손에 넣기는 힘들다.가죽 위에 양각으로 새긴 AMG 로고개인적으로 AMG GT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2016년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이다. 당시 BMW M6, 아우디 R8과 벤틀리 컨티넨탈, 포르쉐 911 등을 제치고 AMG GT가 시상대를 싹쓸이 했는데, 그 중 한 대가 하리보 스폰서였다. 검은 바탕에 커다란 곰 캐릭터를 그려 넣은 귀여운 외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라이벌을 제치고 당당히 종합 3위를 차지해 강한 인상을 받았다.홀드성이 뛰어나면서도 지나치게 타이트하지 않은 시트 고성능차와 고급차의 특징 두루 갖춰수퍼카와 스포츠카가 무한 경쟁을 벌이는 GT 레이스에서는 미드십, FR, RR이 뒤섞여 달린다. 무게배분이나 운동성 측면에서 미드십이 유리하다지만 그렇다고 미드십이 독주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으로는 미드십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페라리나 아우디, 포드 등 많은 메이커가 미드십 모델을 투입하고 쉐보레는 최근 오랜 전통을 버리고 콜벳을 미드십으로 진화시켰다. 반면 메르세데스는 수퍼카 SLR과 후속작 SLS은 물론 AMG GT마저도 FR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다.비상등과 시트 열선 없다고 당황하지 말자이 차의 보디라인은 롱노스 숏데크의 전형이다. V8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에 배치하느라 앞바퀴 한참 뒤에 도어가 있다. 얼굴은 SLS보다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느낌을 강하게 품고 있다. 노즈 중앙의 삼각별 엠블럼과 헤드램프의 형태는 무척 눈에 익지만 긴 노즈와 짧은 엉덩이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다. 고정식 리어윙이 달린 리어 해치 게이트를 열면 넓지는 않아도꽤 유용한 트렁크 공간이 나온다. 시트 바로 뒤에 차체 강성을 높여주는 스트럿바가 보이고, 강렬한 급제동시 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가림막이 달렸다.시승차의 타이어 상태가……인테리어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그랜드 투어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았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은색으로 휘감은 4련 원형 에어벤트, 그위에 모니터 배치는 무척 익숙한 벤츠 감성. 변속기를 감싸듯 실내 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 터널이 상당히 위압적이다. 여기에는 조그마한 시프트 레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노브와 터치패드 외에 시동과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는 물론 공조 스위치, 수납공간까지 한데 모아 놓았다. 시승차는 강렬한 붉은색 가죽과 카본 트림이 한데 어우러져 강한 여운을 남긴다화물칸에는 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칸막이도 달렸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흔드는 것은 사운드다. 요즘 자동차에서 흔히 들을 수 없는 대배기량 고성능차의 포효 말이다. 아이들링부터 거친 숨을 토해내고 액셀 페달을 밟는데 따라 ‘부르르릉’하는 배기음에 ‘쉬리리링’과 ‘휘리리링’하는 소리들이 뒤섞여 마치 대편성 오케스트라처럼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낸다.성능은 더 아찔하다. 자연흡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반응성이 뛰어나면서도 회전수를 가리지 않고 막강한 토크를 쏟아내 운전자의 등을 때린다.벤츠 느낌이 강한 헤드램프 디자인 미드십 만능주의에 반기를 들다V8 엔진 M178은 배기량 4.0L에 트윈터보 과급으로 522마력의 출력과 68.5kg·m의 토크를 낸다. BMW N63 엔진처럼 터보차저를 V뱅크 사이에 배치했는데, 이 방식은 배기 통로 거리를 극단적으로 줄여 반응성에서 유리하다. 출력이나 토크는 AMG 65 라인업에 쓰이는 V12 6.0L 트윈터보 M275가 좋겠지만 너무 무거워 차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쉽다. AMG의 고향 아팔터바흐 공장에서 장인 한명이 책임지고 조립한 M178 엔진의 상면 커버에는 조립자의 이름과 사인이 자랑스럽게 각인되어 있다.아팔터바흐 공장에서는 장인 한 명이 엔진 한 기를 책임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한다미드십이 스포츠카의 성배인 것처럼 숭배받기도 하지만 FR은 오랜 세월 고성능차의 스탠다드로 사랑받아 왔다. 지나치게 민감해지기 쉬운 미드십에 비해 밸런스가 뛰어날 뿐 아니라, 가속시에도 엔진이 앞바퀴를 눌러 안정적인 앞바퀴 그립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시승차에서는 어째서인지 원래와 다른 사이즈, 다른 제품 라인(앞 한국 벤투스 R-S3, 뒤 벤투스 RS4)의 타이어를 끼운데다 상당히 닳아버린 상태라 과하게 몰아붙이기는 다소 부담스러웠다.S 버전은 출력을 522마력으로 높인 고성능형이다AMG GT S의 운동특성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지향이면서도 그랜드 투어러로서의 끈을 놓지 않는다. AMG를 붙였다지만 브랜드의 기본 성향이 어디 쉽게 사라지겠는가? 모터스포츠 활동까지 고려해 스포츠 모델을 만들면서도 FR을 끈질기게 고집하고, 강렬한 사운드와 파워 속에서도 고급차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메르세데스-AMG GT S의 매력이다. 아울러 수십 년 후에는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게 될, 내연기관 시대에 누릴 수 있는 호사이기도 하다. 전기차 시대 고성능차라면 누구나 비슷한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뒷차축 위에 걸터앉아 멀티 실린더 엔진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주행은 각별하다. 소중히 아끼고 즐겨야 할, 내연기관 시대의 아름다운 유산이다.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쏘나타 센슈어스 스마트 센세이션, 즐기기만 하자 2019-11-28
SONATA SENSUOUS 스마트 센세이션, 즐기기만 하자쏘나타 센슈어스. 이 차의 본질은 ‘르 필 루즈(Le Fil Rouge)’다. 르 필 루즈는 현대가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제시한 컨셉트카로 자동차 안에서의 소통, 자동차 밖에서의 새로운 연결에 의미를 두었다. 자율주행을 바탕으로 자동차의 역할을 뿌리부터 바꾸려는 시도였다. 기술과 디자인, 고객경험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아이콘을 의미하는 르 필 루즈. 여기에 바탕으로 나온 게 쏘나타 8세대(DN8)이다. 올봄 첫 트림과 7월에 하이브리드에 이어 지난 9월에는 센슈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DN8 트리오의 완성이다. 20~30대 젊은 감성 녹여내1985년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쏘나타’는 34년을 한결같이 이어오며 꾸준히 사랑받는 모델이다. 여느 브랜드, 모델이 다 그렇듯 초창기에는 조금 어수룩했지만 세월에 따라 발전하며 어느덧 놀라운 결과물을 내고 있다.슈어스 전용 에어덕트와 18인치 타이어는 더욱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사람이든 자동차든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리고 쏘나타는 개인적으로 느낄 때 7세대부터 그 첫인상이 확 바뀌었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전면부가 더욱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르 필 루즈 컨셉트카를 보면서 8세대를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강한 인상의 그릴, 한데 모아주는 양쪽의 라인이 더욱 날렵한 인상을 준다 “이게 현대차야?” 시승 기간 잠깐 자리를 비울 때나, 지인들이 차를 볼 때, 지나가는 사람들조차도 센슈어스가 내뿜는 아우라에 으레 눈길을 보낸다. 내가 아닌 센슈어스에. 외관에서는 센슈어스(sensuous)다움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주간주행등은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보닛과 헤드라이트를 아우른다. 프론트 그릴은 더욱 대범해졌다. 쏘나타(DN8)에서 단순한 평행선의 조합이었다면, 센슈어스는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된다.DN8에 공통 적용된, 그라데이션 느낌을 주는 프로젝션 타입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가로세로 격자형에서 탈피해 원석을 기하학적 형태로 깎은 듯한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이다. 터보 모델은 엔진 특성상 열이 많이 나는데, 이를 안전하게 소화하려는 기능적인 면도 있다. 더욱 넓어진 프론트 그릴, 범퍼와 안개등이 한데 모여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기본형과 비교했을 때 범퍼가 정면 전 부분에 걸쳐 있고, 기존 안개등이 부메랑 같이 날렵한 모양을 본떴다면 센슈어스는 더욱 강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1.6 터보 엔진을 품은 센슈어스의 심장은 언제 어디서나 강하고 빠르다뒤태를 보는 건 잔잔히 어둠이 내린 이후가 최고의 타이밍이다. 테일 램프는 현대 로고와 ‘S O N A T A’ 알파벳 사이를 가로지르며 떠받드는 느낌이다. 살짝 올라간 테일 게이트 끝은 날렵 보디 라인의 방점을 찍는다. 배기구를 살짝 감춘 기본형과 달리 센슈어스는 싱글 트윈팁 머플러를 대놓고 드러낸 것도 차이점이다.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은 열을 소화하는 역할과 디자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외관에서 가장 폼 나는 건 앞바퀴 펜더 아래의 에어덕트 그리고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이다. 또한 후방 범퍼 밑 부분에 난 4개의 작은 돌기는 달리면서 앞부분에서 아래위로 갈린 바람이 뒤쪽으로 빠져나가면서 그 흐름의 유도를 돕는다. 그리고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위에 난 6개의 에어로 핀 역시 공기 흐름을 최적으로 조율한다.외관의 완성은 센슈어스 전용 리어 디퓨저와 싱글 트윈팁 머플러다 개성 살리고 편의성 높이고운전자석에 앉으면 먼저 스티어링 휠은 물론 센터패시아와 약간 경사진 공조 스위치 패널 등 운전자를 향하고 있다. 넓고 직관적인 실내 디자인에 넘치는 개성 그리고 편의성이 눈에 띈다. 나파 가죽 시트에 멜란지 니트 내장재는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쏘나타 이름표만 떼면, 럭셔리 브랜드가 연상될 정도로 피부에 닿는 느낌이 좋다. 아니, 이미 쏘나타는 기존의 대중차 이미지에서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환골탈태했다. 실내는 소음 유입이 적어 조용하고 안락하다. 고속에서도 거슬릴 만한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다양한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한데 모았다 변속기도 쏘나타의 기어노브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센슈어스는 마치 테트리스 게임처럼 P, R-N-D를 헛갈리지 않게 잘 세팅했다. 처음 접하면 어색하지만 조금만 타보면 익숙해진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 아무리 싫어도 익숙해져야 할 모습이다.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에 최적화돼 시인성이 뛰어나다. 전자식 기어노브 바로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이 있다. 그 바로 옆에 있는 뷰 버튼을 누르면 전방과 상향에서 비치는 자동차의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어, 운전자의 시각과 반사경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한다. 510L의 트렁크는 골프가방 등 많은 양의 짐을 실어도 거뜬하다.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을 중심으로 주정차 시에 필요한 기능을 한데 모았다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진정한 러너터보 엔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강한 출력과 넓은 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토크다.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엔진을 얹은 센슈어스는 역시나 가속이 매력적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을수록 열정을 듬뿍 담아 맹렬히 돌진한다.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은 초고장력강과 핫스탬핑 공법을 확대해 강도를 10% 이상 높이면서도 무게는 55kg 이상 감량했다. 운동능력도 한층 개선된 만큼 출시 초기부터 강력한 엔진과의 조합이 기대되었다.넓고 편한 2열은 편안한 승차감과 넓은 개방성을 느끼게 한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세계 최초 개발한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등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품었다. 이는 엔진 성능과 연비를 올리며 배출 가스는 줄이는 신기술로, 현대 모델 중에서 최초로 적용된 차가 바로 쏘나타 센슈어스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꽤 정확하다 여닫히는 타이밍과 리프트만 조절하던 기존의 가변밸브 기술들과 달리 이 신기술은 더 빨리 열리기 시작해 늦게 닫히게 만들 수 있게 됨으로서 제어 영역이 한층 늘어났다. 덕분에 강력한 출력을 내면서도 연비는 오히려 자연흡기 2.0 엔진보다 뛰어난 13.7km/L(17인치 타이어 기준)가 되었다.오버헤드 콘솔 램프에는 선루프 사용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 자연흡기 2.0의 스마트스트림 G20 엔진이 160마력, 20.0kg·m 힘을 냈는데, 센슈어스는 180마력에 토크는 27.0kg·m에 이른다. 게다가 토크밴드가 1,500~4,500rpm이나 된다. 아이들링을 살짝 넘는 1,5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내기 때문에 사실상 터보 레그는 거의 느끼기 힘들다. 드라이브 모드는 커스텀, 스포츠, 컴포트, 에코, 스마트가 있는데, 스포츠와 스마트 모드를 번갈아 바꾸니 부드러움과 민첩함이 느껴진다. 다만 하나 아쉬운 건 조금 과하게 밟으면 귀 근육이 찌릿하고 느껴지는 미세한 소음이다. 터보 특유의 흡기음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소음이겠지만 터보 엔진 애호가들에게는 매력이 된다.실내는 넓고 시원한 디자인에 시각적인 느낌이 더해져 운전하는 내내 편했다참고로 시승차 타이어는 피렐리 P제로 4계절용 235/45 R18 사이즈였다. 피렐리를 대표하는 고성능 타이어 라인업으로 시승 내내 뛰어난 제동력과 접지력을 제공했다. 예전 같았으면 ‘쏘나타에 P제로를 끼웠다고?’라면서 거품을 물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쏘나타는 충분히 어울리고도 남는 존재가 되었다.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는 주행의 다양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쉽게 디자인했다 터보 엔진으로 더해진 매력시승 중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켜다. 설정한 속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라인도 잘 지킨다. 전방충돌방지보조 기능도 뛰어나다. 1~1.5m 정도가 사정권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앞차와의 상대속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경고를 한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선은 물론 점선이나 흐릿한 선에서도 정확하게 반응하는 차로이탈방지 보조시스템은, 나날이 인식률이 높아지는 듯하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와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등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전방 차량 출발 알림과 운전자 주의 경고등도 있다. 운전자의 실수나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전자를 돕거나 보호하는 시스템이 이렇게 많다니 든든하다.도어트림에는 운전석 시트 메모리 기능을 넣어 다양한 편의성을 더했다 짧았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마음껏 느꼈던 시간이었다. 시승차는 강렬한 플레임 레드 색상을 입어 달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눈에 띄게 됐다. 비단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제품도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색상이다. 그래서 외장색이 중요하다. 정말 외관에서 엠블럼만 제거하면 수입차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이미 많은 쏘나타가 거리에 굴러다니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기존 쏘나타에서 이미지 변신을 했다는 뜻이다.조수석 시트 조절 스위치를 옆에 달아 혼자 운전할 때도 움직일 필요가 없다2008년, 현대자동차는 1세대 플랫폼을 완성해 YF 쏘나타에 적용했다. 2015년에는 LF 쏘나타가 2세대 플랫폼을 달고 나왔다. 그리고 올해 들어 3세대 플랫폼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진화한 8세대 쏘나타에서 방점을 찍었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으로 태어나 보다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려고 애쓴다. 쏘나타 역시 1세대 소나타에서는 다소 미숙했지만 DN8에 이르러 보다 완벽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센슈어스는 스마트스트림 터보 엔진의 강력한 힘 덕분에 뛰어난 주행능력과 편안한 승차감까지 두루 챙겼다. 머지않은 날, 쏘나타 센슈어스에 몸을 싣고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꿈에 젖어 보았다. 글 김영명 기자 사진 최진호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디젤, ‘믿거’ 마세라티 아닌가요.. 2019-11-26
MASERATI QUATTROPORTE DIESEL‘믿거’ 마세라티 아닌가요? 응 아니야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콰트로포르테 디젤을 시승했다. 멋진 배기 사운드는 웬만한 가솔린차 부럽지 않다. 배기 사운드가 가솔린보다 다소 약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마세라티는 과감히 아니라고 말한다. 뛰어난 연비 대비 단점이 분명한 디젤 엔진이지만 마세라티 디젤은 그 모든 것을 상쇄할만한 장점으로 가득하다.마세라티 앞에서는 다들 츤데레고급 메이커인데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메이커도 고객도 손해다. 개인적으로 마세라티를 좋아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사골처럼 우려먹는다 폄하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런 비판 대부분은 아마도 실제 타본 적 없는 사람들의 여론인 듯하다.마세라티는 모든 이들의 드림카지만 막상 사려고 하면 주변의 만류로 독일 3사 차 중 하나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한다면 마음 한편에 삼지창이 자리 잡아 언젠가는 마세라티를 사게 되지 않을까. 특히 반골 기질 다분한 유복한 사람이라면 제격이다. 주변 의견은 결국 남의 의견일 뿐이다.신기술에만 열광하는 이들에게 마세라티의 긴 모델 주기와 옵션의 부재는 단점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모델 교체 주기가 빠른 메이커는 자기 차가 쉽게 구형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옵션의 부재 역시 큰 문제가 안 된다. 고성능 차를 몰면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답시고 조잡한 인터페이스를 만지작거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스티어링 휠을 붙잡고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으면 마세라티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콰트로포르테 디젤 역시 마찬가지다.F 세그먼트 중 가장 아름다운 세단시승차는 콰트로포르테 6세대 모델로 2013년에 출시됐다. 기존에는 이탈리안 메이커 특유의 단차 문제로 조립품질이 엉망이었던 반면에 신형은 이런 문제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이 차의 플랫폼은 코드네임이 다르지만 기블리의 것이다. 현재 마세라티 모델 전부 공통으로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이플랫폼을 좋아하는 이유는 후륜 기반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프론트 미드십에 가까운 레이아웃으로 전통적인 고급차의 비율이라서 아름답다. 여기에 아가미를 형상화한 사이드 벤트까지 더해져 백미다. 이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가 된 이 디자인은 콰트로포르테 5세대부터 쓰였다. 마세라티는 한때 경영난 문제로 여러 기업을 옮겨 다니던 암울한 시기가 있어서 그런지 콰트로포르테 1세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멋이 없다. 5세대부터 비교적 괜찮아지더니 현행 모델에 와서 완성에 도달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이탈리안 특유의 미의식과 감성이 담겼다. 타 메이커는 구현할 수 없는 관능적인 선이 단연 돋보인다.보통의 대형 세단은 위엄 있게 보이려 그릴을 상단에 배치하는데 콰트로포르테는 그보다 아래에 있다. 지면에 가까운 그릴과 볼륨감 있는 앞 팬더를 시작으로 후면 트렁크까지 이어진 미려한 선이 압권이다. 이러니 마세라티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게 아닐까.리어 범퍼 하단에서 트렁크 상단까지의 길이는 다소 짧아 F 세그먼트의 경쟁 모델 대비 꽁무니가 슬림하다. 기블리는 뒤 팬더 라인을 높게 잡았지만 콰트로포르테는 그보다 낮아 중후하다. 이쪽이 보수적이고 확실히 고급차답다. LED DRL이 더해진 후기형 헤드램프는 또렷한 눈매가 멋져 전기형 오너들이 개조하는 경우도 있다.스쿠데리아팀 역대 최고의 미캐닉이 조율한 엔진콰트로포르테의 디자인과 배기 사운드는 최고로 치지만 파워트레인 역시 수작이다. 당연하겠지만 페라리에는 디젤 엔진이 없다. 실질적으로는 이탈리아의 엔진 전문 기업 VM 모토리의 A630 DOHC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튜닝을 거쳐 마세라티의 심장으로 변모시켰다. 당시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을 이끌던 파올로 마르티넬리는 한때 슈마허와 함께 페라리에게 수많은 F1 우승을 안겨줬던 엔진계의 마이스터.좋은 가죽 냄새 풀풀 나는 실내를 들어설 때 삼지창 엠블럼을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뿌듯하다지프와 크라이슬러 등 FCA 그룹에도 A630 계열 엔진이 많이 쓰이지만 마세라티 디젤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강력한 성능과 함께 매력 넘치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V6 3.0L 싱글 터보 구성으로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6.4초의 성능을 낸다. 노멀 모드로 약 1,000km를 달리면서 평균 연비가 13km/L대 수준이 나왔다.정체구간에서는 12km/L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을 정도로 효율이 뛰어났다. 2,00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와 도심지에서도 쾌적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300km를 가혹하게 다뤘지만 10km/L 대의 연비를 유지했다. 공인 연비보다 높은 수치다.페라리에서 마이클 슈마허와 전성기를 보냈던 미캐닉이 조율한 심장사운드를 위해서는 마세라티 액티브 사운드 테크놀로지를 개발했다. 테일 파이프 근처에 더해진 2개의 액추에이터가 상황에 따라 작동하며 소리를 조율하는데, 일반적인 디젤 엔진에서 느껴보기 힘든 매력적인 배기음이 드라이빙의 감동을 제공한다.디젤마저 환상의 사운드도어를 열고 콰트로포르테에 올랐다. 이 차는 그란루쏘 트림으로 곳곳에 고급 패브릭이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가죽을 더 선호하지만 좋은 패브릭은 좋은 가죽 못지않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마세라티 가운데 가장 예쁘다.클래식하면서 화려함을 놓치지 않은 구성이다. 의외로 시트 포지션은 높은 편이어서 헤드룸이 좁지만 180cm 초반 70kg대 기자에게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우드 그레인은 다소 호불호가 있으나 실제로는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었다. 기존에는 터치스크린의 두꺼운 베젤에 은색으로 조화롭지 못했는데, 신형은 얇고 검은 이너 베젤에 큰 화면으로 깔끔해졌다. 2열은 풀사이즈 세단답게 레그룸이 여유롭고 시트는 몸을 잘 고정시켜 와인딩은 물론 쇼퍼 드리븐으로도 손색없다.클래식과 화려함 모두 충족시키는 대시보드 레이아웃 시동을 거니 새차라 그런지 진동이 거의 없다. 노멀 모드에서는 소음이 없어서 가솔린차인지 헷갈릴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하니 걸걸한 소리가 실내로 유입된다. 두 개의 액츄에이터가 작동하며 배기 사운드가 증폭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 메이커는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나지만 마세라티는 디젤임에도 기가 막힌 사운드다. 최근 마세라티의 로드맵은 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향한다. 다들 마세라티에서 배기 사운드 빼면 뭐가 있냐고 하지만 걱정이 안 된다. 앞으로는 스피커를 사용해 오히려 다양한 소리를 낼수 있으니 특히 마세라티라면 환상적인 사운드를 제공할 것임에 틀림없다.고정식 두툼한 알루미늄제 패들 시프터의 조작감은 독일 메이커에서 느껴볼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다시 노멀로 고정하고 액셀 페달을 밟았다. 폭이 2m에 육박하는 차체는 신기하게도 중형차를 다루는 느낌이다. 큰 차를 탈 때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 게다가 2t 이하의 무게로 콰트로포르테 중 가장 가볍다. 잘 조율된 대배기량 엔진과 훌륭한 섀시는 연속된 타이트 코너를 매끄럽게 탈출한다. 아울러 롤 제어까지 뛰어나 강원도의 와인딩 로드를 2시간 넘게 타는데도 편안하다. 2열 승객 역시 몸이 잘 고정되어 멀미가 나지 않아 온 가족의 컨디션을 쾌적하게 유지해 주었다.점점 레어한 후륜구동 세단현재 국내에서 이 차의 라이벌은 S클래스 350d 4매틱과 BMW 730Ld X 드라이브로 모두 디젤에 네바퀴굴림이다. AWD 시스템이 장점이라지만 미끄러운 길이 아니라면 굳이 네바퀴굴림이 필요치 않을 출력이다. AWD 시스템은 복잡하고 무거운 데다 구동계 저항도 늘어나 연비와 운동성, 정비성에서 감점이다. 후륜 구동이 미끄러운 길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가벼운 구동계로 연비와 운동성에서 명백한 장점이 있다. 기자가 콰트로포르테 디젤을 마세라티 최고의 차로 꼽는 이유 역시 아름다운 디자인과 파올로 마르티넬리가 손본 파워트레인 그리고 후륜구동이라는 점 때문이다.제아무리 차가 훌륭하더라도 마세라티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의 선입견과 선민의식으로 비판만 한다면 소용이 없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우선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주변인 중마세라티 안티(한 번도 안 타본 카더라 맹신자)를 위해 이좋은 차를 조만간 시승 신청해야겠다.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이탈리아 현지시승] 람보르기니 아벤 타도르 SVJ 2019-11-22
인종차별주의자 마저 경외하게 만드는 람보르기니 LAMBORGHINI AVENTADOR SVJ 아벤타도르 SVJ를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볼로냐 일대에서 시승했다. 아벤타도르의 최종형인 SVJ는 ALA 공력 시스템과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해져 공기저항과 열 스트레스를 줄여 시종일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게다가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의 맹렬한 회전 질감과 싱글 클러치 기어박스의 전율을 경험하면 EV 수퍼카 시대를 거부할 수밖에 없게 된다.희망은 좋은 것이탈리아에서 람보르기니를 만났다. 무려 아벤타도르 SVJ(이하 SVJ)다.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꽃의 도시 플로렌스를 뒤로하고 렌터카를 타고 볼로냐로 향했다. 목적지는 산타가타 볼로네제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 인근 호텔. 일생일대의 기회라 SVJ를 만나기 앞서 최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루틴이 필요했다. 보통은 이탈리아의 석양을 바라보며 지방주를 입에 털어 넣는다. 굉장히 교양 없고 야만적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여행지에 오면 빨리 취하는 걸 즐긴다. 더욱이 장거리 운전을 한 직후라 술부터 찾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SVJ를 타야 하니 술을 단 한 모금도 안 마시게 된다. 그건 환상적인 수퍼카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어마어마한 고성능 차를 다루기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이 필수다.ALA 시스템 작동상태를 실시간 클러스트로 확인할 수 있다 잠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먹구름이다.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하필 운명의 날에 좋았던 날씨가 나빠지니 짜증이 났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었는데 시승차 생각에 잠이 안 온다.모든 아벤타도르를 타보았지만 하드코어 퍼포먼스 최종 버전인 SVJ라서 더그런 듯하다. 이건 마치 캠퍼스나 직장 내 최고의 퀸카와 온종일 데이트할 수있는 찬스와도 같다. 대부분의 사람은 흠모하는 걸로 그치지만 간혹 염원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때는 뇌에 도파민이 거의 풀로 채워져 온 우주를 다 가진 기분이 된다. 그래서 사람은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해야 한다고 하는 모양이다.최고의 그립을 선사하는 스티어링 휠, 고정식 패들 시프터의 타격감 역시 예술이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절친 레드에게 보내는 편지에 “희망은 좋아, 좋은 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딱어울리는 말이다. 그래서 SVJ는 뮤즈와도 같다. 이 차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물론 세상에는 SVJ보다 더 비싼 한정판이 많지만 SVJ 만큼 멋지고 자극적인 차는 무척 드물다. 람보르기니의 전통성과 집념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 제원표와 가격만 줄줄 외우는 사람들에게 SVJ는 그저 평범한 수퍼카일 수도 있다. 실제 타 볼 수 없는 사람 기준에서는 말이다.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그린 하우스. 도어 트림은 모두 카본제첫 만남아침이 밝았다. 7시에 조식을 하러 내려갔다. 3성급 호텔로는 드물게 메뉴가 다양하다. 보통 이탈리아 3성급 호텔 조식은 질의 차이가 상당하다. 리뷰와 평점에 혹해서 선택을 했다가 실망하는 때가 많다. 그런데 이 호텔은 메뉴가 다양할 뿐 아니라 맛도 기대 이상이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산미가 없는 지독히 진하고 쓴맛이라 정신이 번쩍 들어 취향에 맞았다. 기분 좋게 호텔을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람보르기니 본사로 향했다.산타가타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는 무채색 건물로 마라넬로에 위치한 페라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걸작을 내놓는 메이커라 그런지 데스크의 직원마저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로 채워졌다. 안내를 받으며 시승차 서류에 사인을 하는 평범한 과정인데도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한국에서 람보르기니를 시승했는데 본고장에서 SVJ를 볼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감개무량했다. 응접실에서 센테나리오의 포스터를 구경하고 있는데 담당자 릴리가 마중을 나왔다. 릴리 역시 끝내주는 미녀였다. 그녀는 박물관과 팩토리 투어 안내까지 자처해 박물관과 공장 구석구석 정보들을 기자에게 알려줬다. 1,700대 한정인 SVJ 쿠페와 로드스터 라인업은 완판되었지만 생산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아벤타도르 자체가 수작업이 대부분이기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출고를 기다리는 오너의 마음은 희망고문에 가깝지 않을까. 한참 대화를 하는데 흥미롭게도 그녀의 남자친구가 람보르기니 오너란다.  사내커플은 아니다. “맙소사. 남자친구 차가 람보르기니라고! 맘에 들어?” 물어보니 손사래를 친다. 일상적으로 편하게 타는 차는 아니니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 타본 아벤타도르 S의 시트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SVJ 사면 전동 시트 옵션 꼭 넣을 거야.”라고 하니 그제서야 릴리가 웃는다.기존보다 커진 사이드 덕트 안에 대용량 라디에이터가 자리 잡았다. 디자이너는 분명 뼈를 깎는 고통으로 입체적인 디자인을 완성시켰을 것이다 사옥 밖에서 묘한 매트 그린 컬러의 SVJ가 대기하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는데도 흡사 살아있는 맹수 같다. 건너편에 주차된 우라칸 에보, 우루스와는 차원이 다른 아우라가 주변 모든 차를 단숨에 평범하게 만든다.내비게이션을 세팅하고 상태 점검을 마쳐 이제 떠나면 된다. 도어를 열고 콕핏에 앉았다. 쿠션이 없는 버킷시트는 홀드성이 뛰어났다. 볼스터는 호화롭게 가죽으로 마감했다. 그 외의 부분은 알칸타라다. 도어트림은 모두 카본제다. 제아무리 비싼 수퍼카라도 이렇게 전체를 카본으로 해주는 경우는 드물다.구경하겠다고 SVJ의 후미를 바짝 붙여서 좇아가는 순간 인생이 고달파지니 피하는 게 상책 레이시스트를 ‘분노조절 잘해’로 만드는시동을 거니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우렁찬 사운드를 토해낸다. 클러스터 그래픽 디자인은 센테나리오에서 그대로 갖고 왔다. 드라이브 모드를 우선 스포츠로 고정했다. 낮은 지상고를 리프팅 해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왔다.창문을 내려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정문 출구에서 좌측 도로로 빠져 긴 직선로로 들어섰다. 낮 온도는 22℃로 간헐적으로 햇빛이 비쳤다. 이곳 사람들은 분명 람보르기니를 숱하게 볼 텐데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다운 시프트로 백프레셔 사운드를 내니 다들 그렇게 좋아한다. 국내에서는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많아 피하게 되는데 반면 여기는 되려 축복하는 분위기다. 어디를 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가운데 덕트를 통해 리어윙으로 공기가 들어간다. 상황에 따라 플랩을 조절해 뒤쪽 슬롯으로 공기가 빠져나간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기 오기 전까지 시트로엥 C1 렌터카를 타고 시골동네를 달릴 때면 가끔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때가 있었다. 메이커 초청 일정에서는 느끼기 힘들지만 유색인종이 홀로 외딴곳을 여행할 때는 누구나 쉽게 경험하게 된다. 한 번은 시에나 근처 시골 스낵바에서 음료 주문을 하는데 치아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청년이 계속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말을 걸었다.못 알아들으니 폰을 건네서 번역기에 입력을 하게 했다. “일본인, 당신은 여기를 전부 사야만 웃을 수 있습니다.” 순간 욱하는 마음에 욕을 퍼붓고 가게를 나왔던 적도 있었다. 백인 전체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상황을몇 번 경험해보니 눈빛과 기운만으로도 인종차별주의자를 알아보는 감각이 생겨났다. 반면 SVJ를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굉장히 달랐다. 더군다나 평민의 삶을 살아왔던 기자로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존재 자체가 축복인 이차는 속 좁은 인간들의 눈마저 선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프론트 역시 다운포스와 공기저항 모두 최적화 시켰다. 게다가 비싼 차답게 깜박이가 토파즈를 박아놓은 듯하다 원정에서도 환호 받는 존재감스낵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한참을 이동하는데 어느새 마라넬로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바르셀로나 거리를 배회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 길을 재촉했다. 그런 와중에도 동네 사람들은 다들 넋 놓고 이차를 바라본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거리에서 메시를 발견하고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는 그런 느낌이다. 한참을 흉포한 맹수를 다뤄서 그런지 허기가 느껴져 주차가 용이한 길거리 케밥집에 들어갔다. 이 차를 소유한 사람은 주차가 편한 곳만 갈 것 같다. 흥미롭게도 SVJ는 옥탄가가 높은 고급유만 먹지만 정작 오너는 스낵바에서 파니니, 케밥으로 때울 때가 많지 않을까.테라스에 앉아 케밥을 먹는데도 음식 맛은 관심에 없다. 이 차가 주는 마음의 풍요는 고통마저 감내하고 즐기는 경지로 이끈다. 커피를 마실 때조차 눈 밖을 벗어나면 불안하기에 담배를 안 피우는데도 쌀쌀한 카페 밖 테라스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럼에도 행복하다.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역대 최고 람보르기니에만 허락되는 SVJ사실 모터스포츠에 뚜렷한 족적이 없는 람보르기니지만 양산형 스포츠카만큼은 늘 최고였다.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랩타임 기록이 좋은 차 기준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최근 고성능 차의 지표로 여겨지다 보니 람보르기니 역시 그에 걸맞은 성능으로 개선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SVJ는 양산차 최고속 랩타임 기록을 세워서(포르쉐 GT2 RS MR이 지난해 갱신했지만 양산차는 아니다) 멋과 성능 모두를 양립시켰다.아이들이 갑작스럽게 뛰어들어도 강력한 제동력으로 차를 금세 멈춰 세운다SVJ는 Super Veloce Jota의 약자로 매우 빠른 이오타라는 뜻이다. 최초의 이오타는 1970년에 미우라 P400을 바탕으로 딱 한 대만 제작되었다. 당시 FIA의 경주차 규정 부칙 J조항에 맞추어 개발된 이오타는 레이스 활동보다는 미우라 성능 개선을 위한 선행연구 목적이 컸다. 이탈리아어는 J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스페인어에서 비슷한 모양의 이오타를 가져왔다. 이오타는 람보르기니 모터스포츠 활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듬해 사고로 대파되었다.하차할 때는 꼭 브루스 웨인이 된 것 같다. 운전자의 또다른 페르소나 SVJ. 콕핏에 있으면 과거 따위는 지워진다 사실 미우라를 이야기하려면 전설적인 엔지니어이자 테스트 드라이버였던밥 월레스를 빼놓을 수 없다. 람보르기니의 원년 멤버인 그는 350GT의 생산을 돕는 미케닉에 불과했다. 그런데 람보르기니 실세들에게 눈에 띄어 수석 테스트 드라이버 겸 개발 담당자로 승진했다. 당시 람보르기니의 성능 테스트는 대부분 고속도로와 외곽의 와인딩 로드에서 이루어졌다. 때로는 인근 서킷을 가기도 해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테스트 드라이버들과도 비공식 경쟁이 빈번히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회사의 전폭적 지지를 받던 월레스는 1965년에 파올로 스탄자니와 함께 미우라(P400)를 개발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P400에 이어 성능을 높인 S, SV가 순차적으로 출시됐다.미드십 수퍼카의 타이트한 엔진룸은 방열이 가장 중요하다 이오타 역시 밥 월레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P400을 기반으로 출력을 높이고 무게를 덜면서 공력 성능 키트까지 더해 멋진 외관을 자랑했다. 이 차는 도로용이지만 앞서 서술한 부칙 J의 규정을 충족시켰다. 그 멋진 모습에 반한 고객들의 염원으로 P400 SV를 기반으로 한 SVJ가 극소수 제작되었다. 이차는 총 5대만 만들어져 희소가치가 높다. 디아블로에도 SE30 이오타가 있었지만 SVJ라는 이름은 미우라에서만 존재했다. 지금의 아벤타도르 SVJ가 사실상 미우라 SVJ에 이은 2번째 적통인 셈이다. 그 상징성과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또 다른 페르소나, SVJ신데렐라의 마법이 풀리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처럼 SVJ의 반납 시간이 임박했다. 키를 데스크에 건네고 본사 근처 마을에서 낮에 봤던 사람들 앞에서 기자의 민낯을 보여주려니 괜히 신경이 쓰였다. 있는 척하지 말자가 기자의 좌우명이었는데 SVJ는 든든한 빽이나 절세 미녀와 같아 옆에 둘때 자랑하고픈 욕구가 용솟음쳤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동안 수퍼스타의 하루를 체험했다. 그 자극은 매우 강렬했다. 이 차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지만 12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이 차와 함께 하면서 수많은 영감과 특별한 경험을 얻었기에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다. 가르침이나 깨달음은 책이나 스승의 가르침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너무나 비현실적인 SVJ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건네는 파란색 약과 같다복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볼로냐 역에서 코르사 모드로 바꾸고 액셀 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볼로냐 역 앞은 많은 인파의 시선이 이 차에 쏠렸다. 게다가 거리는 전부 회랑이라서 배기 사운드는 한껏 증폭되었다. 신호 대기 중스위스 번호판을 단 458 스페치알레 오너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서 사진 찍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SVJ와 함께 할 때면 세상은 한없이 여유롭고 친절했다. 목적지를 다시 산타가타 람보르기니 본사로 찍고 외곽 도로를 탔다.완연한 가을 해가 지면서 노을빛이 대지를 적셨다. 캐빈 안에도 석양이 묻어 황홀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국땅, 수퍼카의 성지, 람보르기니 본진이 있는 곳에서 SVJ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로또 복권과 비슷한 확률이 아닐까. 하지만 어느덧 마법이 풀릴 시간이다.기자에게 가을은 낙엽을 보면 그저 싱숭생숭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기억밖에 없었다. 게다가 머나먼 타국에서 인종차별까지 겪으니 그 외로움과 설움은더 증폭이 되었다. 그런데 아벤타도르 SVJ를 몰고 볼로냐 일대를 떠들썩하게 다니고 나니 나쁜 기억은 어느새 모두 사라져 버렸다. 환상적이면서도 황홀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졌다.글, 사진 맹범수 기자
버번 숙성 정통 아메리칸, GT CHEVROLET CO.. 2019-11-12
버번 숙성 정통 아메리칸 GTCHEVROLET CORVETTE C7 Z06콜벳은 7세대에 걸쳐 아메리칸 스포츠카의 아이콘이자 ‘어른이의 장난감’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파이버 글래스 복합소재 2도어 2인승 경량 보디, OHV 엔진, FR 레이아웃, 리프 스프링 등 고집스레 지켜온 특징들은 콜벳을 표현하는 또 다른 수식어가 됐다. 차세대 C8부터는 미드십으로 탈바꿈해 미국을 넘어 세계무대로 나선다. 선선한 가을날 물오른 마지막 정통 아메리칸 GT, C7 Z06을 만났다. 66년 콜벳 역사를 갈무리하며 신형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준, 유의미한 만남이었다.#콜벳 #크로스플래그 #쉐보레 #조라원래 콜벳은 해군함정의 등급 분류 중 하나로 배수량 천 톤 내외의 초계함을 일컫는다. 1953년 쉐보레가 신형 스포츠카를 선보이며 그 이름을 콜벳으로 정한 건 우연이 아니다. 동시대 미국 차보다 크기가 작고 기동이 민첩하며 건조 비용에 부담 적은 콜벳 함(艦)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기술과 스타일에 혁신 그 자체였던 콜벳은 출시 직후 미국 대표 스포츠카가 됐고, 60년대 초 로드무비 형식의 인기 드라마 ‘루트 66’에 제3의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자유와 모험의 상징’ 이미지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가장 미국적인 술버번위스키처럼 콜벳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문화를 대표하는 하나의 코드가 됐다.앞 19인치 휠과 285/30 R19 타이어. 사이드 벤트의 Z06 엠블럼이 빛난다 전통적인 콜벳의 상징 크로스 플래그 배지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지만 체커기와 쉐브론 그리고 창업자 루이 쉐보레의 가문 문장인 ‘플뢰르 드 리스’를 새긴 적색 깃발이 담겨 있다. 처음엔 체커기와 성조기를 배치하려 했으나 상업적으로 국기를 쓰는 것이 금지된 탓에 공개 직전 급히 바꾼 비화가 있다. 레이서이자 엔지니어였던 창업자 루이 쉐보레는 1941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지만 콜벳 탄생에 공헌한 그의 뜨거운 열정과 레이싱에 대한 영감은 지금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간결함과 속도감을 살린 크로스 플래그 배지 C1에 V8을 얹고 이후 EFI, 하이캠과 4륜 디스크 등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며 콜벳을 진성 스포츠카의 반열에 올린 조라 아커스 던토프(이하 조라)는 콜벳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전설의 콜벳 수석 엔지니어이자 유능한 레이서, 동시에 스포츠카 마니아였던 그는 이 차가 서킷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길 원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1963년 ‘Z06’이라는 이름의 옵션 패키지가 처음 등장했다. 조라의 예상은 적중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Z06은 C2와 C5, C6, C7 까지 가장 민첩하고 빠른 콜벳으로서의 자리를 지켜왔다.659마력과 89.8kg·m 토크를 쏟아내는 V8 6.2L OHV 수퍼차저 엔진 한편 조라에겐 미드십 콜벳의 비전이 있었다. 콜벳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드십 모델인 1972년의 컨셉트카 XP-895와 뒤이은 몇 번의 시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첫 시도 이후 거의 반세기, 조라가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미드십 콜벳 C8로 결실을 맺었다. 그래서 C8부터는 ZR(Zora Racing)-1 등 이미 콜벳 문화에 깊숙이 밴 조라의 오마주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것 같다. GM은 올 초조라에 대한 상표 등록을 출원했다.리어 쿼터패널에 변속기와 디퍼렌셜 냉각을 위한 흡입구는 그저 멋이 아니다 빠르고 민첩하며 대담한 C7 Z06오늘의 주인공 Z06 쿠페는 C7의 퍼포먼스 모델로 2015년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서 정식 데뷔했다. 미드십 또는 리어엔진 레이아웃은 이때부터 고려됐으나 아직까진 알루미늄 프레임 앞쪽에 엔진을 얹고 트랜스액슬을 배치한 프론트 미드십 레이아웃을 유지했다. 바디 패널은 경량 파이버글래스. 콜벳의 꼬장꼬장한 구성과 포맷을 고수하면서 혁신적인 소재와 공법으로 성능과 효율까지 놓치지 않았다. 기존보다 47kg 가벼우면서도 57% 이상 강성을 높인 프레임 덕분에 50:50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실현했다.와이드한 팬더 때문에 유난히 잘록해 보이는 사이드 스커트 마력 당 하중은 약 2.46kg대로 웬만한 유럽 정통 스포츠카를 압도했다. 참고로 C6 ZR1의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랩타임은 7분 19초 63, C7 Z06은 7분 13초 90으로 빨라졌다. 물론 더 까다로운 수정 전 뉘르 기록과 수정 후 기록을 맞비교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지만 구형 윗급을 위협하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C4 후기형의 콕핏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C7 Z06의 콕핏. 다양한 소재로 고급감을 살렸다외모는 대충 봐도 기본형 스팅레이보다 확연히 차이 나는 떡 벌어진 자세. 스팅레이보다 앞 56mm, 뒤 80mm 확장되어 펜더가 우람해졌다. 원활한 냉각을 위해 과감하게 디자인한 프론트 그릴 메시 패턴, 빠른 열 배출을 돕는 대형 에어 벤트가 달린 카본제 보닛, 과감하게 깔린 앞 범퍼 하단 스플리터부터 휠 아치로 이어지는 펜더 익스텐션, 측면 입체 형상에 어울리는 사이드 스커트, 뒤 펜더 하단의 브레이크 덕트 그리고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뒤 범퍼 하단부 까지 Z06의 전투적인 분위기는 한층 증폭되었다.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 레버. 그란스포츠의 최종감속비를 제외하면 자동변속기를 단 전 모델의 기어비와 동일하다 앞 팬더 사이드 벤트의 ‘Z06 수퍼차지드’ 배지가 존재감을 은근히 드러낸다. 리어 팬더 하단 브레이크 덕트, 쿼터패널에 콜벳 레이싱카에서 가져온 변속기 및 디퍼렌셜 냉각용 흡기구도 눈에 띈다. 유입된 차가운 공기가 운전석 뒤쪽에 걸린 변속기 오일 쿨러와 조수석 뒤쪽의 eLSD 쿨러를 지나 테일램프 측면의 벤트와 리어 디퓨저 측면의 에어벤트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각각의 쿨러엔 냉각 팬이 달렸다. 작지만 트렁크 끝단에 가파른 각도로 고정돼 제 기능을 다하는 리어 스포일러는 고속에서 Z06의 꽁무니를 꾸욱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모두 철저히 성능 지향적인 Z06의 에어로 디테일이다.기본형 GT 시트. 기존에 비하면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등장과 동시에 미국 내 최강 V8 엔진 등극실내는 역대 콜벳의 디자인 테마를 충실히 잇는다. 운전자 중심의 콕핏 디자인은 장수 모델 C4의 후기형 콕핏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포지션에 맞춰 조정 가능한 컬러 HUD와 드라이빙 모드, 개인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계기판이 신선하지만 구식 태블릿 느낌의 터치스크린과 인터페이스는 미국 차답게 다소 투박하다. 대신 직관적이라 신호대기 때 조작이 편한 장점이 있다.형태는 단조롭지만 재질은 고급스러워졌다. 나파 가죽과 알루미늄, 카본과 마이크로 스웨이드 등 다양한 소재로 대시보드부터 도어 트림,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레버, 헤드라이너까지 감쌌다. 깨알 같지만 포르쉐 GT3를 웃도는 횡가속도(1.1 vs 1.2g)를 찍는 차답게 조수석 그랩 바를 갖췄다는 점도 흥미롭다. 철재 보강재를 넣어 맘껏 운전하더라도 망가뜨릴 걱정 없이 동승자는 그저 힘껏 붙들라는 나름의 배려다.스포츠 모드의 계기판 디스플레이. 큼지막한 rpm 게이지와 엔진, 유온, 유압, 전압 및타이어 공기압 등 주행정보를 한 눈에 보여준다 시트의 홀드성도 좋아졌다. 프레임은 가볍고 견고한 마그네슘 합금으로 구형에 비해 헐거운 느낌이 사라졌다. 이탈리안 수퍼카 같은 자극적인 화려함은 없지만 오래 타도 질리지 않는 구성이다. Z06의 핵심은 코드네임 LT4 엔진. OHV 방식에 수퍼차저가 달렸다. 가변 흡배기 타이밍(VVT) 기구와 실린더 휴지 기능, 내열성 높은 A356-T6 실리카 알루미늄 합금 블록과 실린더 헤드, 단조 알루미늄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 티타늄 흡기 밸브, 중공 나트륨 배기 밸브, 고압 연료펌프 및 드라이 섬프 윤활방식은 열 스트레스와 부하가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어떤 조건이든 최고의 성능과 효율을 안정적이면서 균일하게 뽑아낸다. 여기에 20,000rpm 이상 회전수를 소화하는 1.7L 이튼 수퍼차저를 결합해 최고출력 659마력, 89.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C7 Z06은 2015년 등장과 동시에 미국 내 최강 V8 엔진, 최고출력 타이틀을 휩쓸었다. 세련된 프레임리스 리어 뷰 미러. 자동 감광 기등과 음성 명령, 온스타 서비스 및 SOS 버튼이 달려 있다 시승차는 GM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오직 뒷바퀴를 굴린다. 여담이지만 트레멕제 수동 7단 변속기가 달린 모델도 있다. 하이드라매틱은 다른 자동변속기에 비해 반응속도가 다소 굼뜬 편. 구형에 비해 개선했지만 약간 답답하다. 이따금씩 스티어링 휠에 붙은 패들 시프터를 쓰면서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게 왜 빨간 색인지 조금 알 것 같다. “이렇게 출력과 토크가 남아도는 차에 굳이 패들을 써야겠냐? 웬만하면 액셀러레이터로 해결하라”고 종용하는 것 같다. 대신 과감한 출력 업그레이드도 순정으로 거뜬히 소화해내는 탱크 같은 내구성을 지녔으니 그렇게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것 같다.아웃사이드 미러 조절 스위치와 HUD 관련 조절 스위치(위치, 정보, 조도) 스트레스 날리는 폭발적인 가속력짧은 시승 동안 Z06의 엔진을 제대로 다그치지 못해 아쉬웠지만 넘쳐흐르는 토크와 출력으로 여유롭게 움직이면서 그간 간과하고 지나쳤던 이 차의 매력을 다시 보게 됐다. 2,500~5,400rpm 범위에서 약 90%의 토크를 뽑아내 정체구간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 다만 짧게 치고 빠지는 시가지 드라이빙 모드나 흐름이 제법 빡빡한 간선도로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움직이는 건 좀 어색하다.넓게 뻗은 아웃사이드 미러. 뒤로 갈수록 넓어지는 차체를 커버하는 형상으로 C5부터 C7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이다 둔탁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박자 쉬었다 출력을 콸콸 쏟아내는 엔진과 그에 맞춘 느긋한 변속기의 특성 때문이다. 마치뭘 그리 보채나 식으로 운전자에게 농을 건네는 듯하다. 하지만 탁 트인 도로에서는 스로틀을 개방하면 갇혀있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라 가는 보상을 해준다. 폭발적인 직선 운동으로 이순간만큼은 공도의 제왕이 된다. 패들 시프터가 굳이 필요 없는 이유기도 하다.심플한 눈매에 HID 헤드램프, 주간 주행등, 방향지시기 등을 담은 일체형 헤드램프 서스펜션은 타이어 편마모 따위 안중에도 없는 네거티브 캠버 성향이다. 조종 안정성에 중점을 둔 앞뒤 더블 위시본 방식. 여기에 리프 스프링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댐퍼를 더한 희귀한 조합이다. MRC는 유체 속에 자성을 지닌 미립자가 자기장에 반응하는 원리를 이용해 빠르게 감쇄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로어 암을 가로지르는 리프스프링의 독특한 반발력에는 다소 적응이 필요하지만 적당히 손에 익으면 공도에서 만나는 웬만한 요철이나 적당한 요(yaw)에 아랑곳하지 않을 만큼 대담해진다. 트렁크 용량 283L는 기대이상으로 크다차의 한계치는 높지만 높은 출력으로 인해 언제든 뒤를 미끄러뜨릴 수도 있고, 이내 수습하기에도 용이하게 만든 섀시는 Z06을 타면서 느낀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다. eLSD는 트랜스액슬 덕분에 마치 기계식으로 착각할 만큼 이질감이 없고, Z06에 특화된 퍼포먼스 트랙션 관리 시스템과 연계된 차체 자세제어 시스템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드라이버의 실수를 잘 받아준다. 천조국의 관용이 느껴질 정도로 배려 받는 기분이다.지난 66년 간 7세대에 걸쳐 전통적인 구성을 지키며 그 안에서 혁신을 추구해온 콜벳. C7 Z06에 이르러 비로소 미국적인 감성과 적절한 균형의 고성능 사이 ‘스윗 스팟’을 찾은 느낌이다. 이번 시승을 통해 확인한 C7 Z06의 놀라운 잠재력은 앞으로 나올 스팅레이의 상위모델에 거는 우리의 기대가 결코 무모하지 않음을 뒷받침한다. 이제 미드십 콜벳 C8의 현지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윤곽을 완전히 드러낸 신형 스팅레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글 심세종 칼럼니스트 사진 스튜디오 굿
SSANGYONG KORANDO 1.5, 온몸으로 느끼.. 2019-11-11
SSANGYONG KORANDO 1.5온몸으로 느끼는 쌍용의 변화한 때 국산 오프로더의 대명사였던 코란도는 시대 변화에 맞추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부활했다. 티볼리 플랫폼을 바탕으로 세련된 외모와 승용 감각을 얻은 코란도는 넓어진 SUV 시장의 라이트 유저에게 어필한다. 디젤에 이어 탑재된 170마력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매끈한 회전질감과 낮은 소음으로 신세대 코란도의 매력을 더한다. 개인적으로 코란도는 최근 쌍용 역사에 가장 큰 변곡점에 위치하는 모델이 아닐까 생각한다. 2008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C200 컨셉트카는 2011년 코란도C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되었다. 기자 머릿속에 있던 기존 코란도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크로스오버 성격인데다 쌍용 최초로 모노코크 섀시를 도입하는 등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대신 쥬지아로의 도움을 받아 카이런, 로디우스 등 2000년 초중반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외모가 말끔해졌다.달리기는 오프로더 특유의 출렁거림이 사라졌고, 운전자 조작에 대한 반응성도 좋아 보다 승용차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쌍용은 코란도C를 기점으로 보다 많은 사람이 가볍게 탈 수 있는 자동차로 변신에 성공했다.코란도C와는 완전히 달라진 외모신진 지프와 거화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코란도의 파격적인 변화에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무려 반세기 전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게다가 요즘 SUV 수요는 절대적으로 도심형에 치우쳐 있다. 만약 쌍용이 티볼리가 아니라 정통 오프로더를 고집했다면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랜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인테리어 완성도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코란도C는 성공적인 변화의 흐름을 계속 이어 올해 초 신형으로 진화했다. 덩치를 키우는 김에 C라는 꼬리를 지우고 다시 코란도가 되었다. 코란도C 대비 길이와 너비가 4cm 늘어났으며 1,620mm였던 키는 1,675mm로 커졌다. 약간 둥글었던 보디라인에 각이 잡히면서 시각적으로 한결 커 보인다. 코란도C의 디자인도 좋았기 때문에 딱히 개선되었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이미지 자체는 완전히 달라졌다. 날카롭게 각을 살린 사다리꼴 헤드램프와 흡기구 디자인이 시원시원한 인상이다. ‘뷰티플 코란도’라는 촌스러운 명칭만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지 모르겠다.플리퍼를 사용하면 꽤 재미있게 달릴 수 있다 차체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에도 여유가 생겼다. 풀 디지털식 클러스터와 미러링이 가능한 터치식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버튼식 시동키 등 최신 유행은 빠짐없이 따랐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의 인피니티 무드램프는 색상을 34가지 선택할 수 있으며 독특한 입체감으로 눈길을 끈다. 다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확장성이나 기능 면에서 아쉽다. 대신 디지털 클러스터의 그래픽은 깔끔하면서도 화려해 인상적이다. 내비게이션을 최대한 키우고 좌우에 rpm과 속도계를 띠처럼 배치한 디자인도 있다.다양한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는 디지털 클러스터 매끄럽고 조용한 가솔린 1.5L 터보 엔진이번 시승차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 신형 코란도는 사실상 현행 티볼리와 플랫폼 및 구동계를 공유한다. 티볼리 1세대의 1.6L 가솔린 엔진은 1.5L 직분사 터보(e-XGi150T)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코란도 역시 이 심장을 얹는다. 배기량을 100cc 줄인 대신 터보차저를 단 덕분에 출력은 170마력으로 늘어났고, 28.6kg·m의 최대토크를 1,500~4,000rpm의 넓은 영역에서 뿜어낸다.코란도C에 비해 커진 차체는 한층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쌍용 같은 소규모 메이커의 어려움은 플랫폼이나 엔진 등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자원이 풍족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몇 년 전만 해도 쌍용 대부분의 모델이 2.2L 디젤 엔진에 의지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1.6L 디젤과 1.5L 가솔린 등 파워트레인이 다양해져 차 크기와 용도에 맞는 사용이 가능해졌다. 신형 코란도는 코란도C에 비해 조금 커지고 무게도 60kg 가량 늘어 1.5L 가솔린 엔진으로 괜찮을까하는 걱정이 들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우였다.넉넉한 짐칸신형 가솔린은 디젤에 비해 조용하면서도 넓은 토크밴드 덕분에 꾸준한 가속을 보여준다. 아이신제 6단 자동 변속기와의 매칭도 매끄러운 편. 연비는 디젤보다 다소 떨어지는 10.1km/L(4WD 복합)지만 예전에 비해 디젤 엔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진 덕분에 가솔린 엔진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 보인다.다양한 색상과 입체감을 제공하는 인피니티 무드램프 라이트 유저가 대다수인 티볼리에서 4WD는 구색 맞추기용 옵션이지만 코란도 정도만 되어도 선택을 고민해 볼만하다. 가로배치 프론트 엔진의 특성상 다판 클러치로 뒷바퀴 구동력을 최대 50%까지 높이는 것이 한계다. 그래도 록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접지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꽤나 유용하다.가정용 전원을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오토 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는 앞바퀴 굴림으로 작동하다가 미끄러짐이 확인되면 뒷바퀴 배분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록 모드가 활성화된 경우에는 시속 40km까지는 앞뒤로 동일한 토크를 배분하다가 속도가 넘으면 오토 모드로 전환된다. 주행성능은 일반적인 도로주행에서 승용차에 가깝다. 전고가 투싼에 비해 높지만 실제 드라이브 포지션을 그리 높다는 느낌은 없고 코너에서도 롤링도 그리 심하지 않기 때문에 어지간한 와인딩에서도 재미있게 탈 수 있었다.라이트 유저 유혹하는 쌍용티볼리 성공으로 힘을 얻은 쌍용은 기존 골수팬보다는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SUV 라이트 유저의 마음을 잡을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2세대 티볼리의 성공적인 데뷔와 함께 신형 코란도의 활약이 절실하다. 현재는 라이벌 투싼과 스포티지가풀 체인지된 지 오래된 상태. 그럼에도 신차인 코란도보다 많이 팔리는 인기 모델들이다. 게다가 신형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다 공격적인 시장 침투로 코란도의 이미지 만들기에 힘쓸 필요가 있다. 쌍용은 최근 티볼리 에어의 국내 판매를 중단했는데, 그 수요가 코란도 판매증가로 얼마나 이어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최진호
내가 달리는 이유 기아 셀토스 2019-11-08
내가 달리는 이유 기아 셀토스 달리는 게 재미있어졌다. 볼수록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범상치 않은 디자인은 이 차의 타깃을 젊은 층에 포커싱했다는 게느껴진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만 타라고 하기에는 아까운 차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컴팩트하면서도 충분히 여유 있는 공간, 게다가 매끄러운 달리기 성능은 셀토스를 타야 하는 확실한 이유를 깨닫게 한다. 시승을 준비하다가 셀토스의 이니셜에 대한 특징을 접했다. 여기에 착안해 나만의 6가지 특징을 뽑아 이번 시승기를 톺아보고자 한다.셀토스는 스피디(Speedy)와 켈토스(Celtos)의 합성어다. 켈토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 아들. 카렌스의 자리를 계승하는 모델로써 2019 서울모터쇼에서 SP 시그니처라는 이름의 컨셉트카로 공개된 바 있다.셀토스의 전신인 카렌스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직도 길에서 간간이 눈에 띄는 카렌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디자인이 상당히 애매모호했다.‘어떻게 저런 디자인이 나올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MPV 성격의 카렌스는 당시 국내 시장에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익숙하지 않았고, 오히려 유럽 시장에 어울릴 만한 모델이었다. 카렌스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3세대 20년의 삶을 살다가 단종되었다. 이번에 이름도 바꾸고 성격도 달라진 셀토스는 가히 상전벽해가 실현된 자동차라고 불릴 만하다. 카렌스의 후속 모델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지경이다.넓은 1열의 공간은 플럼 인조 가죽으로 마무리돼 한층 더 고급스럽다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Smart셀토스는 최신형 모델답게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안전 하차 보조(SE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등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모두 그러모았다. 덕분에 영리한 차, 말 그대로 스마트한 전자기기 같은 모습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최근 나오는 신차들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진 사양들이지만, 그래도 확인 차주행 중에 방향지시등 없이 차로 변경 등 일탈 행위를 일삼아보았다. 특히나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실선과 점선 그리고 도료가 일부 벗겨진 구간에서도 대체로 정확하게 작동했으며, 곡선 구간에서도 차선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달려 믿음을 주었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 또한 주·정차를 하고 다시 빠져나올 때 다가오는 차가 있으면 경고음으로 주의를 준다.은빛 크롬으로 장식한 도어 레버는 보스 스피커와 함께 감성적인 매력을 더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의 셋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어노브 왼쪽 위편에 있는 동그란 드라이브/트랙션 모드 다이얼을 돌리면 설정이 가능하다. 기어노브와 가까이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뻥 뚫린 도로를 만나 스포츠 모드로 바꾸었다. 시속 130km를 넘기니 스티어링 휠에 조금 묵직해지면서 안정감이 높아졌다. 노멀은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부드럽게 운전하기 좋고, 에코 모드로 설정하면 빠른 시프트업으로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낮추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드라이브/트랙션 모드 다이얼을 한 번 누른 뒤 돌리면 트랙션 모드 설정을 바꿀수 있다. 스노우/머드/샌드 모드가 있는데, 말 그대로 눈길이나 진흙, 모래나 거친 돌밭에서 달릴 때 최적의 트랙션을 제공한다. 마른 노면이라 트랙션 모드의 능력을 시험하지는 못했지만, 드라이브 모드는 확실하게 주행을 할때 차이가 느껴졌다. 스마트폰 고속 무선 충전 시스템과 실시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도 일단 한번 경험하면 포기하기 힘든 편의장비들이다.부끄럽지 않은 주행능력, Experience엔진은 가솔린 터보와 스마트스트림 디젤의 두 가지다. 감마 1.6 T-GDI 엔진은 복합 12.7km/L(가솔린 2WD)의 연비에 토크는 177마력(5500rpm)을 낸다. 스마트스트림 D 1.6 엔진은 복합 17.6km/L(디젤 2WD, 16인치 타이어 기준)의 연비에 136마력(4000rpm)의 출력을 자랑한다. 강한 출력, 안정적이면서 부드러운 움직임은 셀토스의 매력을 더욱 높여준다.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에서도 시원시원하게 여유를 부리며 달리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굳이 액셀러레이터에 힘주어 밟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달린다.기어노브와 드라이브 모드의 조작감도 부드럽고 만족스럽다 셀토스의 매력은 바로 이런 주행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러프한 남성성과 부드러운 여성성이 적절히 조화된 가솔린 엔진은 27kg·m(1500~4500rpm)의 최대 토크를 통해 아낌없이 발산된다. 밟으면 밟는 대로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막힌 속을 뻥 뚫어준다. 시속 120~140km까지 가속을 하는 데 부담을 전혀 느낄 수 없이 자연스럽고, 실내에서는 어떤 흔들림이나 불안한 없이 정숙함을 유지한다. 부드러움 속에서 빛나는 힘은 여성 운전자나 사회 초년생에게도 매력 포인트가 될 만하다. 여기에 더해 7인치 컬러 TFT LCD 클러스터 화면에는 양쪽 끝에 아날로그식 타코미터와 속도계를 배치하고 가운데에는 주행 관련 정보를 디지털로 시각화해서 다양한 정보를 깔끔하고 적절하게 전달한다.강한 외관에서 나오는 우아함, LightnessLED 헤드램프와 턴 시그널 디자인은 마치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S라인을 살리며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동차의 중심을 잡으면서 양쪽에서 헤드램프가 시선을 중앙으로 모으는 느낌을 준다.라디에이터 그릴 위에는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다이아몬드 패턴을 입혀 각도에 따라 빛 반사로 크리스털과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범퍼 양쪽 끝에는 세로로 긴 안개등이 자리잡아 전체적으로 묵직한 느낌을 더한다.스티어링 휠 왼쪽 밑의 기능들은 주행 중에도 기본적인 설정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한다옆면을 돌아보면, 꾸준히 헬스클럽을 다닌 건장한 체격의 남성 같은 몸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뒤 두 개의 도어캐치 수평 라인을 따라 살짝 들어간 아래쪽 도어트림은 공기저항을 줄이면서 더욱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능에 조화를 추구했다. 여기에 사이드 가니시는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해 포인트를 주었다.뒤태를 보면 가운데 정중앙에 박힌 ‘KIA’ 로고를 중심으로 가늘고 긴 테일게이트 가니쉬가 양쪽으로 뻗어 리어램프의 중심과 이어진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방향지시등을 달았는데, 뒤쪽 정면에서 보면 기아 시그니처 로고를 중심으로한 날개를 양손에서 꼭 쥐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아래에는 아래쪽으로 감싸는듯 크롬으로 마무리했는데, 가까이서 보면 실제 머플러가 범퍼 아래쪽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뒷좌석의 앞뒤 공간도 여유롭고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사양이 잘 갖춰져 있다외관을 이야기하면서 또 하나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타이어다. 셀토스는 16~18인치 타이어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가 있다. 시승차는 18인치였다. 어찌 보면 전갈, 또 어찌 보면 병따개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18인치 알로이 휠은 전체 디자인의 화룡점정이 되면서 역동적인 셀토스의 외모를 마무리한다.부드러운 촉감과 편안한 승차감, Touch운전석에 앉으니 우선 편하고 넓은 공간이 느껴진다. 플럼 인조 가죽을 사용해 너무 어둡거나 무겁지도 않고 젊은 층의 취향에 맞춘 모습이다. 실내 도어 레버는 은빛 크롬으로 마무리했으며, 마치 젓가락처럼 가늘고 길게 디자인해서 날렵한 외관과 어우러진다.센터패시아의 10.25인치 내비게이션 모니터 역시 지나칠 수 없는 디자인이다. 곡선을 잘 살려 대시보드와 조화롭게 매치한 모니터는 주행 중에도 손쉽게 터치할 수 있으며 조작이 간편할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뛰어나다. 이 사용자 설정에 따라 라디오, 날씨 등 3단으로 나눠 볼 수있다. 도어에는 최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보스(BOSE)의 스피커를 달았는데, 스피커 그릴에는 복잡한 굴곡을 넣었다.후면 램프는 테일게이트 가니쉬와 머플러 컨셉의 디자인과 잘 어우러진다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악을 들으며 달렸다. 셀토스의 사운드 무드 램프는 소리의 감성을 시각화하는 최첨단 기능이다. 올해 초 출시한 기아 쏘울 부스터에 처음 적용되었는데, 재생 중인 음악의 비트에 따라 파랑에서부터 빨강까지 자연스레 변하는 프랙탈(Fractal) 패턴 조명으로 실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공조 시스템은 에어컨 외에도 공기 청정 모드가 달렸다. 실내의 공기순환을 내부 공기로 바꿔주고, 이를 순환시키면서 이온을 생성시켜 주는 기능이다. 주행 중 창문을 열면 실내 미세먼지가 90배, 초미세먼지는 무려 130배까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만큼 오염되기 쉬운 자동차 실내 공기를 위한 장비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 때문에 자차용 공기청정기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셀토스는 자체 공기 청정 모드를 갖추었다.보이지 않는 자신감, Outstanding소리 없이 강하다는 말이 있다. 셀토스는 앞유리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사용해 소음 저감에 공을 들였다. 두 장의 유리 사이에 필름을 넣어 소리의 전달을 최대한 막는 역할을 한다. 소음이 줄어들면 승객 사이의 소통이 더욱 쉽고, 마음이 안정되며,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시트 포지션은 그렇게 높지는 않은 듯하면서도 적당한 높이로 전방 시야가 좋다. 또한 1열 운전석이나 보조석, 2열 어느 위치에 앉더라도 거주성이 뛰어나다. 2열 센터 암레스트는 고급 세단과 같은 느낌을 자아내며, 에어벤트와 USB 충전포트 등 다양한 편의사양으로 만족감을 높여준다.전갈의 날카로운 집게 같이 생긴 타이어는 18인치 타이어에서만 볼 수 있다498L의 적재 용량을 자랑하는 트렁크 공간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로 1,058mm, 세로 884mm, 높이 921mm의 공간은 어지간한 짐을 실어도 여유가 있다. 쌍용 신형 티볼리가 430L 남짓이었으니, 70L가 큰 셈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골프백 3개에 보스턴백 3개까지 넣을 수있다고 한다.헤드업 디스플레이 또한 작은 화면에 주행을 위한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사양(속도, 내비게이션 등)만 넣어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지도 않으면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전한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177마력)에 자동과 수동의 장점만을 결합한 7단 DCT 변속기가 조합된 구동계는 찰떡궁합을 자랑한다.498L에 달하는 넓은 적재 공간은 셀토스가 단순한 소형급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새로운 SUV의 교과서, Synergy범상치 않은 첫인상부터 실내 곳곳의 사용자 편의성을 최대로 끌어올린 신선함 가득한 느낌, 거침없이 질주하는 파워풀한 주행 능력, SUV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까지…… 셀토스는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한데 모으며 적절히 조합하면서 이제껏 볼 수없었던 SUV가 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여준다.2박 3일간 300여km를 달리면서 연비 9.7~10.6km가 나왔다. 4륜구동인데다 도로에 차가 많이 몰리는 시간대, 늦은 밤에 달린 게 대부분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약간 아쉬운 연비다.소형 SUV라지만, 막강한 힘, 여유 있는 실내 공간에서부터 세단과 같은 세련된 단정함과 남모르게 느낄 수 있는 아우라까지 셀토스는 중형급 이상의 만족감을 보여준다. 셀토스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SUV는 세단과 비슷한 안락한 승차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넓은 수납공간과 넉넉한 거주 공간으로 젊은층, 특히 생애첫 차로 많이 찾는다. 이런 트렌드에 기아 셀토스는 7월 중순 시판이 시작된 이후 당월에만 3,300여대, 8월에 6,100여대로 국내 출시 40여일 만에 판매 대수가 1만대에 육박했다.Smart(영리)하고, Experience(경험)하며, Lightness(우아함), Touch(촉감)에 Outstanding(뛰어난), Synergy(만족감)…… 이 모든 걸 만족하는 SUV가 S·E·L·T·O·S다. 셀토스와 함께 젊은 감성을 가지고 달리는 즐거움을 느껴볼 때가 왔다. 글 김영명 기자 사진 최진호
LAND ROVER DEFENDER 정통 오프로더 , .. 2019-11-07
LAND ROVER DEFENDER 정통 오프로더알루미늄 모노코크로 부활하다오랜 세월 랜드로버의 정체성을 지켜 온 정통 오프로더 디펜더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되었다. 이제 완전히 새로이 부활한 신형 디펜더는 보디 온 프레임 대신 알루미늄 모노코크를 사용하며, 최신 전자제어 시스템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동계까지 얹는다.유난히 오래 사랑받는 모델이 있다. 한 이름으로 오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풀 체인지 없이 장수하는 모델 말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꿈같은 이야기다. 요즘은 모델 체인지 주기 6~8년도 길어서 중간 중간 대규모 업데이트로 상품성을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로버 미니처럼 니치 모델이면서 강력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랜드로버 디펜더 역시 비슷한 경우다.디펜더의 역사를 따지자면 최초의 랜드로버인 시리즈1(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등장한 90과 110이 사실상 시리즈3의 마이너 체인지에 가까웠다. 시리즈1은 시리즈2와 3로 진화한 후 80년대 대규모 마이너 체인지를 거쳐 90/110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디펜더로 개명한 것은 1990년. 물론 많은 개선과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기본 성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랜드로버가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쫓아 프리랜더를 선보이고 레인지로버를 고급화하는 등 라인업을 갈아엎을 때에도 디펜더는 단종되지 않았다. 무려 2011년에도 업데이트가 있었다. 기아 모하비를 사골이라고 부르지만 디펜더 앞에서는 아직 팔팔한 청춘이다. 차기 디펜더를 예고하는 컨셉트카 DC100 공개 직전에 업데이트된 최후의 디펜더는 포드 듀라토크 엔진과 분진필터 등을 갖추고 있었다.디펜더라면 극한의 주행 테스트는 기본 하지만 점점 빠듯해지는 안전과 배출가스 규정을더 이상 만족시키기 힘들었다. 결국 2016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랜드로버 DNA가 가장 진하게 남은 디펜더의 단종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지만 90/110부터 따져도 30년이 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정통 오프로더와 최신 기술의 융합신형의 코드네임은 L663. 오랜만의 풀 모델 체인지인만큼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랜드로버 DNA를 보존해야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이런 고민은 외형에 그대로 드러난다. 라인업 신참인 벨라가 공기저항을 고민하다 앞창을 눕히고 뒷부분을 길게 연장한 유선형으로 만들어진 반면 디펜더는 철저하게 직선을 고집한 2박스 디자인이다. 에어로다이내믹에서는 손해를 보겠지만 오프로더라는 뿌리에 충실한 모습이다. 공기저항계수는 벨라의 0.32에 비해 다소 높은 0.38~0.4다.대자연 속에서 매력을 발하는 모델이 바로 디펜더다 익스테리어는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DC100 컨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경사졌던 헤드램프와 그릴 각도를 거의 수직으로 세운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얼굴의 인상이나 박스형 보디 등 많은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다. 차체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휠베이스에 따라 90과 110 두 가지로 나온다. 90의 휠베이스는 2587mm, 110은 3022mm. 화물공간은 110 5인승 기준으로 기본 646L, 5+2인승 기준으로는 231L가 제공되며 5인승의 2열을 접을 경우 최대 2,380L까지 늘어난다. 화물칸에는 최대 900kg 그리고 지붕에도 300kg까지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짐이 많아도 문제없다.오지와 험로를 누비던 랜드로버의 역사는 디펜더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외형과 달리 인테리어는 지극히 현대적이다. 일직선으로 뻗은 대시보드에 와이드 모니터를 심고 완전 모니터식 계기판을 달았다. 인테리어 인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스티어링 휠은 다른 모델에서 그대로 가져와 다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센터 패드를 줄이고 버튼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모습은 화려함보다는 기능적이면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박스형 차체와 각진 보디는 전통적인 오프로더의 특징을 계승한다 시프트 레버는 크기를 줄이면서 센터 페시아쪽으로 위치를 옮겼고, 로기어를 레버 대신 버튼 하나로 단순화했다. 많은 기능을 터치식 모니터로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피비 프로)은 사용이 편해졌고, SOTA(Software over the air)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센터에 들를 필요 없이 간편하게 업데이트된다. 센터 터널에 나무는 물론 도어에 색상을 입히는 등 장식적인 요소도 늘어났다. 1열 중앙에는 센터 콘솔 자리에 작은 시트를 선택할 수있다. 90은 2열로 5~6명, 110의 경우 2열 외에도 3열 5+2 구성까지 가능하다.휠베이스에 따라 90과 110 두 가지 보디로 나온다 프레임 버리고 알루미늄 모노코크로신형 디펜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아마도 보디 온 프레임을 버리고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갈아탄 섀시 구조일 것이다. 랜드로버는 시리즈1부터 알루미늄 보디였다. 대신 강성 확보를 위해 강철 뼈대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재와 설계기술이 발달해 모노코크로도 원하는 강성 확보가 가능해졌고, 효율 개선을 위해 극한의 경량화가 필요해지면서 점점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은 사라지는 추세다. 디펜더는 전통적인 오프로더 성격을 계승한 모델이지만 이런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올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갈아탔다. 플랫폼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재규어 F페이스 등에 쓰이는 D7 계열의 파생형으로 D7x로 불린다. 비틀림 강성 29,000Nm/degree로 구형 디펜더에 비해 강성이 3배로, 알루미늄 랜드로버 가운데서는 가장 단단하다.기능성에 주력한 인테리어. 그러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빠짐없이 따랐다파워트레인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직렬 6기통 3.0L 기반의 MHEV로 400마력의 출력을 낸다. 기존 포드 V6를 대체하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은 올해 초 레인지로버를 통해 선보였는데, 많은 부품을 인제니엄과 공유한다. 재규어와 달리 랜드로버에서는 처음 쓰는 직렬 6기통이다. 200kWh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 에너지를 저장하며 시속 3km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어 연료를 절약한다.48V 전기 구동식 과급기로 엔진 터보렉을 없앴는데, 수퍼차저를 애용하던 전통에 따라 e수퍼차저(eSC)로 부른다. 다른 메이커의 e터보와 기술적 차이는 없다. 이밖에도 JLR 표준이랄 수있는 인제니엄 4기통 2.0L 터보 300마력과 디젤 두가지가 있다. 디젤 역시 2.0L로 200마력, 240마력두 가지다.전방 노면과 앞바퀴를 보여주는 그라운드뷰 기능험로 주행을 위한 장비와 기술구동방식은 상시 4WD 시스템 기본에 8단 자동이 달린다. 여기에 2단 트랜스퍼 기어를 조합하고 센터와 리어에 액티브 로킹 디퍼렌셜을 달았다. 차체는 앞뒤 오버행을 줄이면서 보디를 높게 달아 진입각 38° 탈출각 40°는 물론 28°의 브레이크오버 각도를 확보했다. 파워트레인과 구동계는 터레인 리스폰스2 시스템이 통합 제어하며 물길을 건널 때(최대 900mm)에는 전용 프로그램이 작동한다.앞쪽 중앙에 작은 시트를 넣을 수 있다 섀시 자체의 능력과 최신 전자장비의 조합은 다양한 도로 환경에 최적의 적응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뷰가 시야를 확보한다. 운전자가 볼 수 없던 노즈 아래 노면을 카메라로 찍어 앞바퀴 각도와 함께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띄우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낭떠러지나 극한의 록크롤링도 외부 도움 없이 운전자 혼자 도전할수 있다. 모니터식 리어뷰 미러인 클리어사이트 리어뷰와 함께 신형 이보크에서 선보인 기술이다.인테리어는 장식적인 요소가 늘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에 옵션으로 에어 서스펜션 장착이 가능하다. 과격한 사용을 감안해 단조 스틸 서브프레임과 강인한볼 조인트, 부시를 사용한다. 하드코어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해 최대 7t의 수직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했다. 전자제어식 에어 서스펜션은 초당 500번 컨트롤하며 오프로드에서는 최저지상고를 75mm 끌어올린다. 별도의 리프트 모드가 있어 145mm까지 높일 수 있다. 또한 타이어는 18인치부터 최대 22인치까지 준비됐다. 22인치 타이어는 외경 815mm로, 랜드로버 가운데 가장 큰접지면적을 제공한다.주간주행등을 링 타입으로 디자인했다.가장 랜드로버다운 모델전 세계 오지에서 활약했던 랜드로버의 역사는 디펜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제 시대는 변해 대다수 SUV가 온로드용으로 진화해 버렸다. 바뀐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도 랜드로버는 오프로더라는 뿌리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최근 들어 도심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SUV를 주로 만들었지만 랜드로버가 여전히 최고의 오프로더임을 선언하는 모델이 바로 신형 디펜더다. 박스형 보디나 로기어가 달린 4WD 시스템뿐 아니라 엔진 흡기 위치를 높이는 스노클과 다양한 전용 옵션, 액세서리까지 꼼꼼히 준비했다. 한편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최신 IT 기술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과거를 존중하되 머무르지는 않고, 철저히 미래지향적인 가운데 향수를 자극한다.게다가 가장 랜드로버다운 모델이기도 하다.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랜드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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