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세상에 너무 아름다워. 이 재규어! JAGUAR F-P.. 2020-09-01
세상에 너무 아름다워. 이 재규어!JAGUAR F-PACE 20d CHEQUERED FLAG EDITION독일차 일색의 국내 환경은 누군가에게는 반골 정신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수많은 브랜드에서 신형이 나올 때마다 개성을 강조하지만, 워낙에 많이 팔리는 탓에 개성을 추구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강남 쏘나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클론화 되어가는 자동차 판에서 살만한 차가 없다고 좌절하지 말길. 개성과 아우라가 풍성한 재규어 F 페이스라면 답을 제시할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요소를 한데 모은 운전석 레이아웃인제니엄 엔진 덕분에 성능과 효율이 뛰어나다환희와 긴박함이 공존하는 F 페이스전 세계 SUV 열풍은 새침데기 같던 고성능 브랜드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BMW X5나 포르쉐 카이엔이 출사표를 던지기 전까지는 벤틀리, 롤스로이스, 에스턴마틴, 페라리, 재규어에서 감히 이런 차를 만든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2002년 카이엔의 등장은 파격이면서 혁신인 건 분명하지만, 마니아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의 정체성 훼손에 대한 거부의 몸부림이었다. 처음에는 만들 일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던 페라리마저도 지금은 SUV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SUV 성능 싸움이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레드오션화가 한참 진행된 마당에 SUV로는 늦깎이 데뷔한 재규어는 우려와 달리 강한 존재감으로 파문을 던졌다. 재규어 사상 첫 SUV이면서 등장과 함께 좋은 평가를 받아 지금도 사랑받는 SUV가 바로 F 페이스다. 게다가 많은 매출을 올려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간 연식 변경을 통해 편의사양을 개선하는 등 상품성을 꾸준히 끌어올렸는데, 이번에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Chequered Flag Edition)을 내놓았다. 체커드 플래그는 자동차 경주에서 쓰이는 용어로 레이스 결승선에서 우승자를 향해 흔드는 깃발이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레이스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신호로 사용된다. 한 치 양보 없는 자동차 경주의 환희와 긴박함이 고스란히 담긴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름만 놓고 보면 최상위 고성능 트림인 SVR과 더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시승차는 인제니엄 엔진을 품고 있다. 그렇다고 공들여 만든 특별판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400마력짜리라고 해도 손색없는 디자인F타입과 쏙 빼닮은 테일램프가장 ‘아름다운 골반’을 갖고 있는 브랜드첫인상은 극적인 디자인 변화가 없지만, 에디션임을 강조하고 있다. 곳곳에 깃발 무늬를 새긴 가니시가 눈에 들어온다. 전용 범퍼와 그릴, 보디킷, 사이드 벤트, 윈도 서라운드에 글로스 블랙으로 마감해 스포티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디자인은 400마력짜리라고 해도 손색없다. 바퀴는 19인치 글로스 블랙 피니시 휠을 달아 통일성을 살렸다. 전체적인 외관은 XF나 XE를 위아래로 확장한 듯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재규어의 우아함을 잃은 것은 아니다. 프론트 노즈가 길고 다소 경사진 D필러가 한눈에 봐도 재규어라는 걸 알 수 있다. 프론트 미드십에 가까운 레이아웃은 정통 고급차에 어울리는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 프론트 액슬 전방에 엔진이 배치된 우루스, 카이엔, Q8의 전투적인 인상과는 사뭇 다르다. F 페이스의 측면은 복잡한 선들이 교차하거나 과장스러운 부분이 전혀 없다. 금형 기술이 제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억지스러운 디자인은 완성도를 해치기 마련. 그런 의미에서 이 차는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SUV 중 하나가 아닐까. 실내는 자극적인 포인트는 다소 없지만 대신에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다양한 인컨트롤 앱과 애플 카플레이는 인식뿐 아니라 매끄러운 응답성을 제공한다실내는 체커드 플래그 로고를 더한 메탈 트레드 플레이트, 메시드 알루미늄, 알루미늄 트림 피니셔로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줬다. 가죽 시트는 콘트라스트 스티치로 마감해 기존과 차별화했다. 1열 10방향 파워시트에는 4웨이 전동식 럼버 서포트를 더해 편안한 운전자세를 만들어 준다. 2열 전동식 리클라이닝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도 승객의 피로도를 줄인다.  경제성이 뛰어난 인제니엄 디젤 엔진사이드 벤트에 체커드 플래그 가니시를 더했다최고의 장점은 수려한 외모와 고효율 파워트레인시동과 함께 인제니엄 엔진이 깨어난다. 메케한 가솔린 재규어의 배기 사운드를 기대했지만, 이 차는 디젤이라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방음, 차음이 잘 돼서 그런지 실내가 무척 조용한 편. 디젤 특유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비결은 알루미늄 엔진 블록을 사용해 무게는 덜고 롤러 베어링, 캠 샤프트에 초-저마찰 기술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윤활과 쿨링 시스템을 통해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4기통 2.0L 터보 디젤 유닛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를 낸다. 촘촘한 기어비의 8단 자동변속기는 엔진과 찰떡궁합이다. 드라이브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스탠다드, 에코, 다이내믹, 빗길/빙판/눈길 모드가 제공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에코에서 100km를 주행하니 평균 연비 14.3km/L가 나온다. 이 차의 공인연비 12.8km/L(고속도로)보다 무려 +1.5km가 높은 수치다. 컴포트에서도 14km/L대를 유지했다. 수려한 외모와 달리 뛰어난 경제성까지 갖춘 이 차의 매력에 금세 빠지게 되었다. 비록 짜릿한 성능 수치는 아니지만 액셀 페달을 밟으면 재규어 특유의 민첩성을 경험할 수 있다. 체커드 플래그 모드를 선택하면 확실히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스티어링의 반응을 쥐어짜 공도에서는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달리기를 맛볼 수 있다. 제법 가혹하게 몰아붙였는데 평균 연비는 아직 10km/L대를 가리킨다.    F 페이스가 데뷔한지 어느덧 4년이 흘렀다. 풀체인지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외모와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여전히 빼어나다. 특히 외관은 도심형 SUV 중 누가 뭐래도 제일 멋지다. 사실 자동차든 자전거든 예뻐야 한 번은 더 탄다는 것이 기자의 지론이다. 누구에게나 디자인의 정의와 기준이 있겠지만, 평소 재규어를 조금이라도 흠모했다면 당신의 곁을 지킬 수 있는 존재로 F 페이스는 어떨까?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BMW E30 M3 EVO II 2020-08-11
BMW E30 M3 EVO IIFIA 그룹A가 남긴 '영광의 유산'E30 M3 Evolution II(이하 ‘M3 에보 2’)는 BMW가 FIA 그룹 A의 황금기인 80~90년대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에 투입해 메르세데스 벤츠 W201 190E EVO II와 진검 승부를 펼쳤다. 레이스 출전을 위한 호몰로 게이션 모델인 M3 에보 2는 501대만이 만들어졌으며 이번에 만난 모델은 204번째로 생산된 차. 아시아에 단 한 대뿐인 가장 특별한 BMW M3가 바로 M3 에보 2다.전 세계 501대, 아시아에 한 대뿐인 걸로 알려진 E30 M3 에보 2BMW가 만든 E30 3시리즈 바탕의 고성능 버전 M3는 198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했다. FIA가 규정한 레이싱 카테고리 ‘그룹 A’는 반드시 양산 모델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BMW는 먼저 레이스카를 설계하고 승인받는데 필요한 모델을 도로용으로 제작했다. ‘그룹 A’ 출전을 위한 승인(호몰로게이션)용 스페셜 모델이었기 때문에 양산형 역시 레이스카와 거의 비슷했다. FIA가 규정한 그룹 A 양산차 승인 기준은 처음에 2만5,000대 중 2,500대를 1년 내에 판매하는 조건이었으나 전체 모델에 상관없이 5,000대로 바꾸었다.에보 2의 특징 중 하나는 안개등 자리의 브레이크 쿨링 덕트와 공격적인 프론트 에어댐1991년부터는 출전 자격을 대폭 완화해 500대만 제작해도 출전 자격이 주어졌다. 당시 호몰로게이션 버전은 사실상 ‘번호판이 달린 괴물’이라 불렸다. DTM의 M3, 190E 에볼루션 2, WRC의 랜서 에볼루션 같은 불세출의 역작이 모두 이때 탄생했다. 지금도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런 차는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더구나 다시 오지 않을 낭만의 시대에 태어난 경주차라면 그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반대로 개방되는 후드와 흡기 박스가 눈에 띈다501대만 생산된 호몰로게이션 모델비범한 태생인 E30 M3 중에도 메이커 간 불꽃 튀는 경쟁의 절정기에 태어난 M3 에보 2는 그 특별함이 조금 남달랐다. 노멀 M3를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 경주 참가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엔진과 공기역학 등을 경주차처럼 개조했다. 에보 2는 1988년 봄부터 3개월간 501대가 생산됐다. 외장 컬러는 미사노 레드, 마카오 블루, 노가로 실버 등 세가지, 내장은 실버 패브릭과 가죽의 단일 조합이었다. 당시 환경규제가 엄격했던 미국과 일본에는 판매되지 않았던 덕분에 그 희소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E30 M3는 몇 번의 소폭의 변화가 있었지만 M3 에보 2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공격적인 프론트 에어댐, 안개등 위치에 달린 브레이크 쿨링 덕트, 트렁크 리드 스포일러에 리어 윙을 더한 점이다.독특한 오버 펜더와 경량 범퍼, 노멀 버전보다 한 치수 큰 휠을 끼웠다노멀 M3보다 잘록해진 허리, 리어 윈도, 트렁크와 범퍼를 감량한 덕분에 무게를 약 10kg 줄여 공차중량 1.2t(1,200kg)을 달성했다. 경량화와 강력한 엔진의 조합은 언제나 통하는 모터스포츠의 성공 공식이다. 때문에 BMW는 기존 M3 엔진(S14B23)을 섬세하게 튜닝했다. BMW의 삼색 스트라이프로 멋을 낸 흡기 박스, 밸브 커버를 달면서 신형 캠과 피스톤을 써 압축비를 10.5:1에서 11:1로 높였다. 또한 세팅 변화에 맞춰 개선된 ECU와 반응성을 높일 경량 플라이휠을 달아 유럽형(북미 버전은 출력이 다소 낮았음) 노멀 엔진과 같은 회전 영역에서 최고출력 220마력(7,500rpm)에 최대토크 23.9kg·m(4,750rpm)를 쏟아냈다.성인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뒷 좌석노멀 대비 10% 이상 출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해 L당 95.5마력(PS), 마력당 하중은 요즘 200마력 후반 대 터보 핫해치에 필적하는 5.45kg를 찍는다. 무려 32년 전에 말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르망을 타고 맥콜을 마시며 머리숱이 풍성했던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를 극장에서볼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M3 에보 2의 성능수준이 섬뜩하게 와닿는다. 기어비를 촘촘히 설계한 5단 수동변속기(게트락 265)와 기계식 디퍼렌셜의 조합은 그대로지만 최종 감속비를 3.25:1보다 약간 낮춘 3.15:1로 세팅해 출력의 여유를 고속주행성능을 안정화하는 데 안배했다.204/500, 고유번호를 새긴 명판이 에보 2의 특별함을 더했다휠과 타이어는 일반형 M3에 선택사양이던 앞뒤 225/45R16 타이어와 7.5J×16인치 휠을 기본으로 달았다. 실내는 노멀 E30 M3와 큰 차이는 없다. M 로고가 새겨진 풋레스트와 키킹 플레이트, 그리고 FIA 로고와 ‘500대 중 204번째’ 일련번호가 새겨진 센터패시아 하단 명판이 아주 특별한 모델임을 강조한다.콤팩트한 크기에 각진 형태는 E30 M3의 시그니처DTM에서 BMW M3 에보 2와 벤츠 190E 에보 2의 맞대결은 1987년부터 1992년 사이 절정을 이뤘다. 챔피언십 대결은 BMW의 우세승, 1987년 M3을 몬 에릭 반 데 폴, 1989년에는 로베르토 라바이야가, 1992년에는 벤츠 190E 에보 2를 몬 클라우스 루드비히가 각각 우승했다. 클라우스 루드비히가 M3 에보 2를 탄 조니 세코토와 벌인 초박빙 대결은 지금까지도 명승부로 회자된다.나르디 블랙라인 스티어링 휠 외에는 거의 순정상태인 에보 2타막 랠리카를 닮은 주행감각정교한 1:1 다이캐스트 모델 느낌이 나는 M3 에보 2를 타고 스튜디오 이동을 위해 간선도로를 탔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경쾌하게 가속할 때도 주위의 뜨거운 시선이 자못 부담스러울 정도다. 시승차는 틴팅이 안되어 있어서 필자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덕분에 이 시국에 걸맞은 책임 있는 어른처럼 차 안에서 마스크를 써야 했다.스피커 그릴과 수동식 롤 블라인드, 제습용 에어벤트가 클래식한 느낌이다다소 정체구간에서도 ‘찰찰찰찰’거리는 견고한 리프터의 금속 마찰음이 전투적인 엔진을 달랬다. 도로가 한산할 때 액셀을 밟으면 촘촘한 구성의 기어를 부지런히 변속해야 하는 수고가 따른다. 레이스카 구성의 클러치는 생각보다 답력이 쌔지는 않아 의외로 다루기가 편했다. 타막 랠리카를 닮은 단단한 보디와 나긋나긋한 댐퍼의 조합은 어지간한 포트 홀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 다닌다. 데일리로도 손색이 없다. 콤팩트함과 스포츠성, 편안함의 적절한 배합만 보면 요즘의 BMW M보다도 되려 안락해 32년 전 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오직 레이스 우승을 위해 만든 에보 2는 진정한 시대 유산보존을 목표로 잡은 오너의 정직한 복원 덕에 에보 2가 신차 출고 때의 느낌을 되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 단언컨대 단순히 애정과 열정만으로이 정도 수준의 컨디션을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아무리 재정적으로 넉넉하더라도 말이다. 시간과 노력, 애정, 돈이 모두 어우러질때 비로소 이런 결과물이 나온다. 사실 완벽한 복원은 없고 복원에는 끝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그런 이유다. 마치 쾰른 대성당, 콜로세움 같은 인류의 유산들이 끊임없는 보수공사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처럼 말이다. BMW M3 에보 2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이 차의 특성을 오너가 잘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 수리를 마칠 때마다 면밀히 진단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온전히 레이스카의 순수함과 낭만, 기계적인 감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M3 에보 2같은 차를 만난다면 분명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누구에게는 그저 그런 구형 BMW로 치부되겠지만, 이 차가 가진 풍성한 헤리티지를 이해한다면 역대 최고의 BMW M3는 누가뭐래도 E30 M3 에보 2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글 심세종 칼럼니스트 사진 최진호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탄탄한 짜임새와 돋보이는 원페달링 시스템, CHEVRO.. 2020-08-07
탄탄한 짜임새와 돋보이는 원페달링 시스템CHEVROLET BOLT EV 국내 전기차 문화를 선도했던 쉐보레 볼트 EV. 개선된 리튬이온 배터리 패키지를 더해 1회 충전으로 기존 383km에서 414km로 주행거리를 늘렸다. 전기차의 핸디캡인 주행거리 압박을 해소한 덕분에 이제 장거리를 이동하더라도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전자식 시프터를 갖췄다멀리서 보면 언뜻 스파크 'VOLT' 느낌을 담은 테일램프 그래픽  첫 전기차를 만든 브랜드는 어딜까? 바로 쉐보레의 모기업 GM이다. 1996년에 GM EV1이 등장했을 때는 주행거리가 지금에 한참 못 미쳤다. 19세기 후반에 등장했던 오래된 기술, 납축전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히터와 에어컨이제 기능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신기술이라면 열광하는 얼리어답터들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GM의 양산형 전기차는 오래가지 못하고 3년 만에 단종되었다. 아마도 당시 상용화의 기술적인 문제와 정유사의 각종 로비와 압박을 견디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말이다. 충전에 오랜 시간을 할애해야 했던 당시 전기차로는 단 몇 분 만에 연료가 가득 채워지는 내연기관차에 대항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배출가스 규제에 직면한 메이커들은 전기차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다행히 리튬 계열의 고성능 배터리 탑재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 보다 먼 거리를 달리고, 고성능 모터를 자유자재로 구동할 수있게 되었다.안정감을 주는 듀얼 콕핏 인테리어여유로운 2열 공간 EV 전용 플랫폼 덕에 구동계 배치를 최적화시켰다 EV 전용 플랫폼의 수혜볼트 EV는 태생부터 EV 전용 플랫폼을 개발된 모델인 덕분에 배터리, 인버터, 모터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해 차체 밸런스가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주행성능과 전비 효율성까지 챙겼다.얼마 전까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뼈대를 그대로 가져와 억지로 개조한 모양새다 보니 핸디캡이 있었다. 전기차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V 전용 플랫폼을 만든 GM의 노력에 칭찬해 주고 싶다. 요즘 신형 플랫폼들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EV까지 고려해 설계되지만 볼트는 오직 EV만을 위해 만들어졌다.시승차는 기존의 외관과 거의 달라진 게 없이 프론트 그릴, 라이트 하우징에 입체감을 더했다. 첫인상은 콤팩트한 스파크와 다소 비슷하지만 전고가 높고 휠베이스가 긴 탓에 덩치가 있는 편이다. 덕분에 실내는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인테리어는 눈에 띄는 디자인적 요소가 없고, 타일 느낌의 대시보드가 인상적이다. 당연하겠지만 시동 버튼을 누르면 부르릉 소리와 진동만 없을 뿐 운전 조작은 내연기관과 동일하다. 이 차는 원페달링 시스템을 제공한다. 조작이 간편하며, 수시로 회생제동을 통해 손실된 에너지 일부를 회수한다. 스티어링 왼쪽 스포크 뒤에 달린 리젠 온 디멘드(RoD) 버튼으로는 회생 강도를 조정한다. 내리막에서 액셀 페달에서 발을 땐 채로 RoD 기능을 병행하면 열심히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있다. 가파른 다운힐 구간이 나오면 왠지 더 반가워진다. 엔진 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운전자라면 제동까지 지원하는 원페달링 시스템에 바로 적응할 수 있다. 페달 하나로 제어하는것이 이질적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된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같은 고질적인 정체도로에서 엔진이 달린 차는 연비가 급격히 악화되지만 이 차는 되려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그래서 교통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이점이 있다.해치백의 장점 중 하나는 넉넉한 트렁크 용량 인상적인 타일 패턴의 대시보드  충전소 인프라를 더욱더 늘려야 된다신형 볼트는 LG 화학이 공급하는 리튬이온 셀 228개로 구성된 66kWh급 대용량 배터리팩이 탑재됐다. 덕분에 기존대비 31km 늘어난 414km의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시간 만에 80%를 채울 수 있다. 다만 실제 충전은 여전히 많은 현실적 문제가 남아있다. 그 중 하나는 충전기를 꼽아놓고 잠수 타는 무개념 오너들이다. 뉴스로만 접하던 우발적 폭행사고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실감했다. 제아무리 인프라를 갖췄더라도 배려 없는 사람들이 많다면 충전소는 주차공간이 되어버린다. 또한 연료를 손쉽게 채우던 습관 탓에 1시간의 충전 시간은 너무나도 지루했다. 시대는 점점 빠른 걸요구하는데 배터리의 발전은 아직 더디기만 하다.주행거리가 늘어난 신형 볼트를 이틀간 타면서 전기차 구매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연기관 차보다 구동계가 단순하면서 저중심 설계로 안정감도 뛰어난 볼트 EV에 매료되었다. 반면 점점 늘어나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소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배려 없는 유저들 간의 마찰을 보면 아직 시기상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지방을 내려가려고 최소 1시간을 충전해야 되는 상황인데 뒤에 줄지어 선 다른 차를 보면 마음이 불안해진다. 기자처럼 소심한 사람은 충전 플러그를 금세 빼고 다른 충전소를 찾게 된다. 이 부분만 보완한다면 전기차는 분명 최고의 대안이 될수 있을 것이다.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부족함을 뉘우치며 쓴 반성문의 좋은 예, RENAULT.. 2020-08-05
부족함을 뉘우치며 쓴 반성문의 좋은 예RENAULT SAMSUNG SM6 “신형 SM6는 구형의 부족함을 뉘우치며 쓴 일종의 반성문과도 같습니다” 르노삼성 관계자의 말처럼 신차는 그간 소비자들 사이에서 문제점으로 대두됐던 운전 재미의 부재, 체급 이하의 승차감 등을 모두 개선하며 한층 높은 상품성으로 돌아왔다. 신규 파워트레인으로 주행의 즐거움을 높이는가 하면, 리어 서스펜션을 개선해 이전 대비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 것이다. 혹평 일색이던 시장의 평가가 호평 일색으로 바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메간 R.S., 알핀 A110과 공유하는 엔진애초에 SM6에게 생김새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았으니까. 진짜 문제는 심장과 하체에 있었다. 출시 초기부터 미디어및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답답한 운동 성능에 준중형보다 못한 거친 승차감을 갖춘 차’라는 강도 높은 혹평이 쏟아졌다. 당연히 판매량은 나날이 감소했으며, 마땅한 개선 방안을 찾지 못한 르노삼성은 현대와 기아가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등장한 신형 SM6는 지금까지의 혹평을 100% 수용해 피부로 와 닿는 상품성 개선을 일궈냈다. 신규 파워트레인 탑재로 주행 성능을 높이는가 하면, 리어 서스펜션을 개선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 것.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었다.구체적으로, 신규 파워트레인은 TCe 300과 TCe 260 두 가지 가솔린 터보를 뜻하며, 시승한 TCe 300의 경우, ‘내가 알던 SM6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180° 다른 주행 성능을 선사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TCe 300은 르노그룹 고성능 브랜드 르노 스포츠와 알핀 등에 탑재되는 직렬 4기통 1.8L 가솔린 직분사 터보로,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짝을 이루는 변속기는 게트락 습식 7단 DCT. 프렌치 하이 퍼포먼스 DNA를 품은 엔진과 신속·정확한 변속의 독일제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의 만남은 그간 국산 중형세단에서 접할 수 없었던 화끈한 로드 임프레션을 제공했다. 터보 래그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동력 전개는 물론, 고속에서도 활기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회전수에 따른 적절한 엔진 사운드가 운전자를 더욱 자극했다. 달라진 하체의 움직임도 신선했다. 앞뒤 댐퍼를 바꿔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적절히 걸러내는가 하면, 토션 빔 리어 서스펜션에 지름 82mm의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장착해 앞뒤가 따로 놀던 구형의 거동을 일정 부분 잡아냈다. 또 액티브 댐핑 컨트롤(TCe 300 전용)은 스포츠 모드에서 하체 상하 운동을 최대한 억제해 코너를 공격적으로 돌아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200마력이 넘는 넉넉한 출력, 발 빠른 변속, 승차감 개선, 굽잇길에서도 차분한 거동 등 신형 SM6의 달리기는 분명 이전과 그 궤를 달리했다.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이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크지 않았다. 엔진룸, 대시보드, 플로어, 도어, 루프 등에 흡음재를 보강하고 차음앞 유리를 추가해 소음을 철저히 차단한 덕이었다. 주행 안전을 위한 주요 품목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가 있다. 이 중차선 유지 보조는 카메라 정보를 기반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정, 차량이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참고로 해당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활성화될 때만 작동한다. TCe 300과 함께 엔진 라인업을 꾸리는 TCe 260은 XM3, 캡처에 들어간 것과 같은 유닛이다. 변속기는 역시 게트락 습식 7단 DCT.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kg·m에 복합연비(19인치 휠 기준) 12.9km/L를 낸다. TCe 300에 비해 L당 1.3km 더 달린다는 것을 제외하면 큰 장점은 없다. 액티브 댐핑 컨트롤도 빠진다. 비슷한 값이면 더 강하고, 더재밌고, 더 안정적인 TCe 300을 추천한다.신차급 변화가 정답은 아니다디자인은 구형을 다듬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익스테리어 변화는 램프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앞면의 경우 LED 매트릭스 비전 램프(옵션 사양)로 포인트를 줬다. 램프 조사 각도를 좌우 각 15개씩, 총 30개 영역으로 나눠 상향등 각도를 정교하게 제어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마주 오는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까지 방지한다. 테일램프는 라이팅 디자인을 손봐 보다 세련된 이미지를 드러냈다. 인테리어도 익스테리어와 마찬가지로 소소한 변화로 차이를 뒀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및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려한 변신 대신 사용자 편의성에 무게를 뒀다. 부분 변경은 기존의 것을 확 갈아엎는 것이 아닌 기존의 것을 토대로 단점을 보완하며 장점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형 SM6는 신차급 변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한 매력적인 대안이다. 사고 싶은 중형세단르노삼성은 기존 SM6에서 불거졌던 여러 문제를 수정·보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약한 심장과 하체는 이제 옛 얘기가 되었다. 신규 파워트레인이 선사하는 강력한 힘, 보강된 하체의 탄탄한 움직임을 몸소 체험한다면 높은 확률로 ‘사고 싶다’란 생각이 들 것이라 확신한다. 이 정도 반성문이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글 문영재 기자 사진 르노삼성  
이례적이면서도 급진적인 변화 HYUNDAI SANTA .. 2020-08-03
이례적이면서도 급진적인 변화 HYUNDAI SANTA FE4세대 싼타페 부분 변경이 출시됐다. 신차는 신규 3세대 플랫폼 및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을 통해 주행 성능 향상을 꾀하는 한편, 몰라보게 달라진 디자인으로 완전 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차의 뿌리와도 같은 플랫폼을 싹 바꿈으로써 ‘플랫폼 변경=세대 변경’이라는 기존 틀을 깸과 동시에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기아 신형 쏘렌토를 정조준한다. 이례적이면서도 급진적인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새로운 뼈대와 심장 신차의 핵심은 단연 3세대 플랫폼이다. 부분 변경에서 플랫폼을 수정하는 일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현대에 따르면, 전례를 찾기 힘든 결정이었으나 싼타페의 상징성과 시장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3세대 플랫폼 사용을 결정했다. 신규 플랫폼은 8세대 쏘나타에 처음 들어갔고, 기획 단계부터 세단과 SUV 모두를 고려해 개발됐다. 구체적으로 노면에서 차체로 전달되는 진동을 감소시키고자 하체 구조 및 부품을 개선했으며, 가혹한 주행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존 H자 서브 프레임 레이아웃을 우물 정자로 바꿨다. 주행 질감이 개선된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충돌 안전성도 향상됐다. 특히 차체 구조 최적화를 통해 비틀림 및 휨 강성을 높이는 한편, 정면충돌 시 충돌 에너지가 여러 경로로 분산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이런 뼈대 한 편에 자리 잡은 파워트레인은 현대 신규 유닛인 스마트스트림 2.2 디젤 엔진과 습식 8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조합.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한다. 현대는 새로운 디젤 엔진과 듀얼 클러치 특유의 직결감에 매끄러운 자동 변속을 실현하는 습식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으로 운동 성능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실제 몰아보니 엔진에서 트랜스미션으로 이어지는 동력 전개는 살짝 아쉽다. 가속은 경쾌함이 떨어져 치고 나가는 맛이 다소 아쉬웠다. 부드러운 주행질감에 공을 들인 탓인지 롤링이 다소 크게 느껴졌다. 무게 중심을 낮춰 차체가 좌우로 기우뚱거리는 현상을 줄였다지만 1.9t에 육박하는 덩치로 부드러움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한계가 있는 모양이다.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 및 진동은 구형과 비교해서 소폭 개선됐다. 가속 시 들려오는 소음을 개선하기 위해 대시보드 안쪽 흡음 패드 두께를 키우고, 동시에 엔진 마운트 고무를 고강성 소재로 바꿔 가속 시 발생하는 추가 진동을 억제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인 덕이다.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많은 인원의 편안한 이동을 지향한 결과다. 비결은 신규 서스펜션. 프론트 서스펜션 조향축과 회전축 사이를 줄여 조향 안정성을 높이고, 리어 서스펜션 댐퍼 내부 로드 지름을 기존 13mm에서 15mm로 키워 불필요한 충격을 억제했다. 차를 다루기 더 쉬워지는 한편,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줄여 몸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세팅이라고 볼 수 있다. 주행 모드로는 컴포트, 에코, 스포트 등이 있고, 사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을 추가할 경우 스노, 머드, 샌드를 포함한 터레인 모드를 택할 수 있다. 각 모드는 눈길, 모랫길, 진흙길을 주파할 수 있도록 엔진, 트랜스미션, 브레이크 등을 종합적으로 제어한다.주행 안전을 위한 품목은 풍부했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등 다양한 기술이 들어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가령 고속도로 주행 보조는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용 도로까지 작동 영역이 확대됐고, 전방 충돌 방지 보조는 전방 차량과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와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까지 인식해 사고 확률을 줄여줬다.확 바뀐 내외관디자인은 현대유럽디자인센터 주도 아래 완성됐다. 새로운 조형은 현대 디자인 언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눈길을 끄는 헤드램프는 독수리 눈에서 영감을 받았고, T자 주간 주행등을 통해 독창적이면서도 SUV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연출한다. 뒷면의 테일램프는 라이팅 디자인이 달라지는 한편, 좌우 램프를 가로지르는 레드 라인 추가로 최근 현대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을 따른다. 시승차인 캘리그래피 트림의 경우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20인치 휠 등으로 차별화를 뒀다. 인테리어는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변화됐다. 넥쏘에서 시작된 버튼 나열식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 포인트. 기어 레버 역시 전자식 버튼으로 대체됐다. 마감은 레더, 우레탄, 플라스틱 등으로 구성된 가운데 플라스틱은 금속 느낌을 잘 살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12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차의 여러 정보를 깔끔한 그래픽으로 전달했다. 수납공간도 넉넉했다. 새로운 콘솔 아래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는가 하면, 늘어난 콘솔 박스 용량으로 갖가지 짐을 수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도 9L 증가해 부피가 큰 짐도 무리 없이 싣고 나를 수 있었다.  설득력 높은 변화신형 싼타페는 확 바뀐 디자인과 신규 플랫폼 및 차세대 파워트레인 탑재로 부분 변경의 틀을 깼다. 분명 이전에 없던 시도이자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변화다. 오랜 시간 시장을 선도한 모델이라는 상징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현대의 기술력이 만나 탄생한 결과물인 만큼 설득력까지 높다. 이례적이지만 이상적이며, 급진적이지만 혁신적이다. 다만 쏘렌토라는 강력한 라이벌과의 내부 싸움이 싼타페 대권가도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 문영재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포드 브롱코, 지프 저격 노리는 야생마 2020-07-31
포드 브롱코지프 저격 노리는 야생마지프가 사실상 독점해 온 미국 오프로더 시장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1996년 단종되었던 브롱코의 부활이다. 60년대 초대 브롱코의 디자인을 살리는 동시에 오프로더 성격에 집중해 지프 랭글러를 정조준했다. 루프와 도어를 탈착식으로 만들고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에 디프록과 해제 가능한 스테빌라이저, 초저속 크루즈 컨트롤과 오프로드 전용 토크 벡터링 등 다양한 기능과 장비를 담았다.2차 대전에 참전을 결정한 미군은 전장에서 사용할 다용도 전술 자동차 개발을 위해 135개 회사에 연락을 넣었다. 시일이 너무 촉박했기에 응답한 곳은 고작 2개, 아메리칸 반탐과 윌리스-오버랜드 뿐이었다. 양산차 부품을 많이 활용해 단순한 구조의 네바퀴 굴림을 실현한 반탐의 설계는 이후 지프의 뿌리가 되었다. 반탐은 매우 작은 회사였기 때문에 실제 생산은 윌리스와 포드가 맡았다. 윌리스 버전은 MB, 포드 버전은 GP로 불렸으며, 포드는 1951년에 M151 MUTT라는 후계형도 선보였다. 높은 상징성과 입증된 성능, 간결한 구조는 전쟁 후에도 사랑을 받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라이센스 생산되었다. 윌리스-오벌랜드가 상표등록한 지프라는 이름은 카이저, AMC를 거쳐 크라이슬로 넘어가 현재는 FCA 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윌리스 MB가 지프로 이어졌다면 포드 쪽은 어떨까? 우리에겐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1966년 태어나 1996년 단종되었던 브롱코가 오랜만에 부활한 것이다.포드 GP로 시작해 브롱코로 이어진 혈통포드는 종전 후 군용 지프의 민수버전이 아니라 1966년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 브롱코를 선보였다. 야생마를 뜻하는 브롱코는 머스탱과도 의미가 통한다. 고성능 쿠페 머스탱의 로고가 야생마인데 반해 브롱코는 몸부림치는 로데오 말을 연상시킨다. 당시 포드의 트럭/SUV 라인업은 승용차 기반의 픽업인 란체로와 F시리즈 픽업 그리고 풀사이즈 밴인 이코노라인 뿐이었다. 포드는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브롱코를 개발했다. 휠베이스 2.3m를 살짝 넘는 콤팩트한 차체에 보디 온 프레임을 사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네바퀴 굴림과 트랜스퍼 케이스, 로킹 허브가 기본으로 달린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브롱코는 오프로드 특화 모델이었다. 직선을 강조한 2박스 보디는 2도어뿐이었고 왜건과 픽업, 오픈카인 로드스터 세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1969년에는 바하1000 랠리(당시는 멕시칸 1000)에서 우승했는데, 양산차의 종합우승 기록은 무려 반세기 동안 깨지지 않았다. ​모듈러 톱이라 불리는 탈착식 루프를 갖췄으며 도어도 떼어낼 수 있다 1978년 등장한 2세대부터는 특징적인 원형 헤드램프가 사각형으로 바뀌고 성격도 달라졌다. 시보레 블레이저, 지프 체로키 등과 경쟁하기 위해 풀사이즈로 덩치를 키웠다. 그러면서도 2도어라는 특징은 고수했기 때문에 F-100 4X4 픽업의 숏휠베이스 버전에 가까워졌다. 이후 브롱코는 자연스레 F 시리즈 픽업의 2도어 숏 버전으로 자리를 잡아 F 시리즈와 함께 진화했다. 1994년 NFL 스타 OJ 심슨이 살인 혐의로 고속도로에서 벌인 추격전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을 때 사용한 차가 5세대 브롱코였다. 하지만 이런 깜짝 이벤트도 브롱코의 하락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포드는 익스플로러 기반의 고급 SUV 익스퍼디션을 선보이면서 1996년에 브롱코를 단종시켜버렸다.모두 제거하면 뛰어난 개방감을 자랑한다도심형 SUV 사이에서 부활한 오프로더이후 브로코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04년 북미오토쇼. 원형 헤드램프와 2박스 2도어 보디 등 1세대 브롱코의 특징을 재해석한 컨셉트카였다. 도심형 모델의 인기로 빠르게 성장하던 SUV 시장은 레드오션화 역시 심화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브롱코의 오프로더 이미지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 차의 양산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이 남아있던 시기에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는 맥시코 공장으로 일자리가 옮겨가는 것에 대해 포드를 압박했다. 때문에 미시건 공장에서 앞으로 어떤 차를 생산할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에서 거론된 이름이 레인저와 브롱코였다. 소문만 무성했던 브롱코 부활이 비로소 공식화되는 순간이었다.​지프를 정조준한 브롱코 패밀리. 가장 오른쪽의 브롱코 스포츠는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별도 모델.2도어와 4도어 브롱코에 비해 작고 마일드한 성격을 지녔다 지난 7월, 2021년형 브롱코가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세대 레인저 픽업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고강성 스틸 프레임은 오늘날 도심형 SUV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온로드에 최적화된 요즘 SUV는 대부분 승용차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객의 취향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 그래서 포드는 선택권을 다양화했다. 오프로더 성격이 강한 2도어 모델을 기본으로 브롱코 최초로 4도어 모델을 더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일드한 성격을 지닌 동생, 브롱코 스포츠를 함께 선보였다. 같은 이름을 쓰지만 사실 이스케이프 플랫폼을 활용한 별개 모델이다. 브롱코는 단순 모델명이 아니라 서브 브랜드처럼 운용될 예정이라 포드 엠블럼은 최대한 숨기고 야생마 엠블럼과 브롱코 로고를 전면에 내세웠다.단순한 구성의 인테리어. 하지만 디지털 클러스터와 싱크4등 첨단 기능도 충실히 담아냈다험로에 최적화된 디자인브롱코는 간결한 2박스 보디에 전면을 꽉 채우는 직사각형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그리고 거기에 자리 잡은 BRONCO 로고까지, 누가 보아도 초대브롱코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외형이다. 모듈러 톱이라 불리는 루프는 분할 탈착이 가능하며, 도어는 프레임리스 타입으로 이 역시 간단히 떼어내 험로 주행에서 최대한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탈거 상황을 의식해 사이드 미러는 A필러 뿌리 부근에 따로 달았다. 아래에 쪽창이 달린 도어도 있다. 극단적으로 짧은 앞뒤 오버행은 진입각과 탈출각을 확보하고, 차체 밖으로 툭 튀어나온 타이어와 펜더가 극한 지형에서 보디 손상을 최소화한다.직사각형으로 최대한 단순화된 대시보드 역시 초대 브롱코에서 영감을 얻었다. 반면 디지털 클러스터와 12인치 센터 모니터 등 최신 기술을 아낌없이 담아냈다. 대시보드 위에 달린 레일에는 스마트폰이나 고프로 등 다양한 장비를 간편하게 고정한다. 싱크4 시스템은 무선 업데이트를 지원하는데, 일반 내비게이션은 도로 정보가 없는 지역에서 무용지물이지만 트레일 전용 맵을 활용하면 험로 탐험과 락 크롤링에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실내 바닥은 고무 코팅 처리가 가능하다. 배수구도 달리기 때문에 진창을 달린 후 손쉽게 물청소가 가능해진다.​대시보드 위에는 다목적 레일을 달았다 온로드부터 록 크롤링까지 커버한다서스펜션은 험지를 겨냥해 앞 더블 위시본, 뒤는 리지드 액슬+5링크 구성에 코일오버 스프링 조합이다. 빌슈타인 댐퍼에는 스트로크에 따라 감쇠력이 달라지는 위치 감응 기술을 담았다. 뒤에는 다나(Dana)의 44 어드밴텍 액슬을 사용했고 앞쪽 역시 다나 디퍼렌셜. 양쪽 모두 전자식 로킹 디프를 선택할 수 있다. 트레일 툴박스는 오프로드 도전들을 위한 포드의 선물이다. 여기에는 트레일 컨트롤과 원페달 드라이버, 트레일 턴 어시스트 등의 기능이 포함된다. 트레일 컨트롤은 일종의 초저속 크루즈 컨트롤. 세팅된 속도에 맞추어 액셀과 브레이크를 스스로 제어한다. 트레일 턴 어시스트는 오프로드 전용의 토크 벡터링. 바퀴 하나를 완전히 잠궈 이를 꼭짓점으로 회전반경을 줄인다.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전환할 때 유용하다. 원 페달 드라이브는말 그대로 액셀 페달만으로 속도제어가 가능한 락크롤링 전용 기능. 브레이크 페달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조작이 간편해진다. 유압식 스테빌라이저에는 연결 해제 기능이 달렸다. 몇몇 최고급 SUV에 장착 가능한 장비로 록 크롤링에서 스테빌라이저 좌우연결을 끊어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확보할 수 있다. 덕분에 온로드에서의 안정감과 오프로드 성능을 모두 만족시킨다.트렁크 바닥에 수납되는 연장식 선반. 캠핑에서 무척이나 유용하다엔진은 에코부스트 두 가지가 준비됐다. 직렬 4기통 2.3L 직분사 터보 엔진은 270마력의 최고출력과 42.9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310마력, 55.3kg·m의 V6 2.7L 트윈터보를 고르면 된다. 변속기는 7단 수동과 10단 자동 두 가지. 2.3L 전용인 게트락 7단 수동은 전진 6단에 크라울 기어 구성. 10단 자동은 두 엔진 모두 선택이 가능하다. 트랜스퍼 케이스는 전자식 시프트 온더 플라이의 파트타임이 기본. 옵션인 어드밴스드 4X4 전기기계식 트랜스퍼 케이스를 고르면 4H 모드와 함께 더 낮은 저속 기어비가 제공된다. 크라울 기어비는 구동계와 옵션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데, 자동 변속기+기본 트랜스퍼 조합이 57.19:1이고 수동에 옵션 트랜스퍼와 사스콰치 패키지를 더하면 94.75:1까지 늘어난다.​포드보다는 브롱코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프 위협하는 새로운 오프로더 강자구동계를 제어하는 주행 모드에는 G.O.A.T라는 명칭을 붙였다. 초대 브롱코의 별명인 ‘염소’(goat)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Go Over Any Terrain’을 뜻한다. Normal, Eco, Slippery, Sand, Baja, Mud/Rats, Rock Crawl의 8가지 모드가 제공되는데, 뒤쪽 3가지는 하드코어 오프로드용이다. 트림은 기본형 외에 빅 밴드, 블랙 다이아몬드, 아우터 뱅크스, 와일드 트랙, 배드랜즈가 있으며, 출시를 기념하는 퍼스트 에디션이 준비되었다. 와일드 트랙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사스콰치(Sasquatch) 패키지의 경우 앞뒤 전자식 디프록과 4.7:1의 최종감속비, 하이 클리어런스 서스펜션, 높이 감응식 빌슈타인 댐퍼, 블랙 알루미늄 비드록 휠에 315/70R 사이즈의 머드 터레인 타이어가 포함된다. 오프로더로 부활한 브롱코는 지프 랭글러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프는 너무 강력한 상대지만 브롱코 역시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만큼 준비되어 있다. 추억을 자극하는 외모 안에 거친 야생에 최적화된 DNA와 첨단 기능을 꾹꾹 눌러 담아냈다. 도심형 SUV 홍수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이다. 거기까지는 부담스럽다는 고객층을 위해서는 브롱코 스포츠라는 마일드 버전도 준비했다. 포드의 야심이 과연 지프의 아성에 얼마나 통할 수 있을까? 라이벌이 없었던 미국 오프로더 시장에서 지프에게 무척이나 강력한 라이벌이 생겼음이 분명해 보인다.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포드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여전히 최고급 럭셔리 SUV는 레인지로버 LAND RO.. 2020-07-20
여전히 최고급 럭셔리 SUV는 레인지로버 LAND ROVER RANGE ROVERP525 AUTOBIOGRAPHY LWB 랜드로버 레인지로버가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랜드로버에서 고급성을 더한 레인지로버는 반세기 동안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이미지로 굳혀왔다. 하지만 진짜 롤스로이스 SUV의 등장으로 이미지 재정립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럭셔리 SUV 열풍은 수많은 라이벌을 탄생시켰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레인지로버 역시 체급을 올릴 필요가 생겼다. 그 결과물이 바로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 LWB다.   럭셔리 SUV의 시초, 오토바이오그래피시승차의 풀 네임은 레인지로버 P525 오토바이오그래피 LWB. 말하자면 525마력짜리 롱 휠베이스 초호화판 레인지로버라는 말이다. 오토바이오그래피는 자서전을 의미한다. 그 시작은 1993년 런던 모터쇼. 당시 아직 BMW 소속이 아니라 비커스 산하였던 롤스로이스-벤틀리는 커스텀 오더 전략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던 시절이다. 랜드로버 고객들 역시 기존보다 롤스로이스처럼 사치성이 짙은 특별한 레인지로버를 원했다. 니즈를 파악한 랜드로버는 브로셔에는 없는 구성의 오토바이오그래피 프로그램으로 스페셜한 컬러와 진귀한 소재를 담은 전대미문의 최고급 레인지로버를 내놨다. 코널리 가죽과 고급 패브릭으로 치장한 이 차는 랜드로버 마니아들을 단숨에 열광시켰다. 이때부터 오토바이오그래피는 최고급 레인지로버의 상징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비공식적으로 존재했던 특별 주문 부서인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에 V8 4.2L 레인지로버를 입고시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휠, 보디키트, 페인트 등 고객 취향을 전적으로 반영한 26대의 차를 만들기도 했다. 2015년 드디어 SVO가 공식적인 출범을 하면서 랜드로버 고급의 끝판은 SVA(SV Autobiography), 퍼포먼스 지향형은 SVR(SV Racing)이 담당하게 되었다.  ​감히 말하지만 요즘 차중 이보다 멋진 대시보드 디자인은 없다. 게다가 인컨트롤 터치 듀오 프로를 더해 조작성까지 정교하다 상석에는 웬만한 기능들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LWB를 상징하는 직사각형 윈도, 최고급 가죽이 벨트 라인 아래를 온통 뒤덮었다 대형 파노라믹 루프와 스웨이드 가죽은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시승차는 SVO 부서에서 손보지 않은 오토바이오그래피 모델이다. SVO 배지가 달리면 565마력형 엔진이 탑재되고, 4인승 구성인데 값은 3억원이 훌쩍 넘는다. 작년에 SVR 엔진이 달린 최상위 기종을 타봤지만 다소 시끄러운 데다 2열은 가운데 통로가 막혀 5인승인 시승차 쪽이 더 여유로웠다. 그런 점에서 정숙하면서도 우아하게 미끄러지는 이 차야말로 레인지로버의 품격을 담은 플래그십 정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게다가 롱 휠베이스(이하 LWB)라서 공간도 광활하다. 스탠다드와 롱 버전을 구분하는 방법은 2열 도어 유리창의 크기로, 직사각형이면 LWB, 정사각형이면 스탠다드다. 롤스로이스의 V8을 연상시키는 파워트레인이 차는 사실 연식변경 모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편의사양과 ADAS 개선. 당연하겠지만 외모는 바뀐 것이 거의 없다. 실내는 SV 오토바이오그래피의 우드 베니어 같은 질감과 디자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고급스럽다. 벨루티 지갑에나 쓰일 법한 가죽이 벨트라인 아래를 온통 뒤덮였다. 부드럽고 걸림이 없어 계속 매만지게 하는 강한 중독성이다. 벨라에서 가져온 인컨트롤 터치 프로 듀오를 채용해 2개의 모니터를 센터패시아에 배치했다. 미니멀리즘한 구성으로 디자인 완성도 뿐 아니라 조작성까지 높였다. 메리디안 오디오를 켜니 오케스트라가 주변을 감싸는 듯한 느낌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여유로운 실내 공간의 이점은 풍족한 사운드에서도 느낄 수 있다. 좋은 음향 시스템은 비좁은 수퍼카보다는 이렇게 여유로운 차에 어울린다.V8 5.0L 수퍼차저 엔진은 강력함과 부드러움을 양립시켰다. 올 알루미늄 구조에 내부 마찰을 최소화했고, 멀티홀 스프레이 가이드 인젝션을 더한 고압 직분사 시스템을 달았다. 게다가 6세대 TVS(Twin Vortex System) 수퍼차저의 도움으로 열 스트레스는 줄이면서 소음은 낮췄다. 대배기량 엔진과의 찰떡궁합으로 넓은 영역에서 강력한 토크를 발휘한다. 덕분에 저속에서도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타면 탈수록 V8 OHV 엔진을 탑재했던 롤스로이스를 떠오르게 했다.   무게중심이 높은 육중한 덩치에 긴 댐퍼 스트로크를 가지면 온로드에서는 분명 핸디캡이지만 에어 서스펜션 덕분인지 경이로울 정도로 롤 제어가 뛰어났다. 비결은 바로 전자식 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이자 2세대로 진화한 터레인 리스폰스 2. 주행 조건과 지형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엔진, 변속기, 센터 디퍼렌셜 및 시스템의 반응성을 조절해 주행성과 트랙션을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유동적인 차고 조절을 통해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네바퀴가 상시 지면에 찰싹 달라붙어있다. 여기에 뒷바퀴를 최대 50mm 낮출 수 있어서 무거운 물건을 싣기도 용이하다. 시속 105km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지상고를 15mm를 내리는 스피드 로워링 시스템 덕분에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 효율을 올린다. 다만 출력이 더 높은 SV 오토바이오그래피 대비 연비가 좋지 못하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그럼에도 이 차의 스펙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납득할만한 연비 수치다.  SUV 왕좌 탈환이 비현실은 아니다  고급 SUV 시장은 이제 프리미엄을 넘어 럭셔리, 하이엔드 럭셔리, 하이퍼의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 향후에는 메가 럭셔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레인지로버는 초기를 빼면 여러 모기업을 거치며 부침을 겪은 탓에 독보적인 위치를 오래 유지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컬리넌 등장으로 오랜 세월 어렵게 쌓아 온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타이틀 부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프리미엄 SUV 시장 확대와 레드오션화, 롤스로이스 SUV의 등장에 대응해 랜드로버는 각 라인업의 고급화를 기획한 듯하다. 특히 디스커버리의 위상과 가격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디스커버리가 기존 레인지로버 위치에 오르고 레인지로버는 오토바이오그래피와 SVO를 통해 수퍼 SUV, 하이엔드 럭셔리 SUV에 대항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롤스로이스, 벤틀리, 페라리,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사이에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레인지로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누구보다 고급스러운 SUV를 만드는 데 도가 튼 랜드로버라면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리얼’ 스포츠 세단 BMW M340i 2020-07-15
‘리얼’ 스포츠 세단 BMW M340iM배지를 부여받은 M340i는 강력한 성능과 예리한 조향에 강렬한 외모까지 갖춘 ‘리얼’ 스포츠 세단이다. 3시리즈 라인업 가운데 홀로 6기통 엔진을 얹어 가장 화끈한 달리기 실력을 뽐낸다. BMW와 BMW M 간 긴밀한 협력 끝에 완성된 이 ‘핫’한 결과물은 4기통 최강자 330i와 곧 출시될 신형 M3 사이를 메운다.  주니어 M3 M340i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된 E90 335i 고성능 버전 335is를 2015년 F30 340i로 대체한 것이 시발점이다.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엔진도 N54에서 B58로 변경됐다. M배지는 현행 G20에 와서 추가된 것으로, 개발 당시 BMW M 부서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이전 세대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주니어 M3’가 만들어졌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3시리즈 모델 라인업 정점에 자리한 M340i. 핵심인 엔진은 2020 워즈오토 세계 10대 엔진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다. 싱글 터보 과급으로 최고 387마력을 내고, 1,800~5,000rpm의 넓은 영역에서 최대 51.0kg·m의 강력한 토크를 토한다. 4기통 최강자 330i와 비교하면 출력은 129마력, 토크는 10.2kg·m 높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 맞물리며, 모든 힘을 뒷바퀴로 보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4.6초. 구형 340i 대비 차체가 커지고 무게가 늘었음에도 0→100km/h가 1초 가까이 줄었다. 450마력을 내는 현 M3와에 불과 0.6초 뒤질 뿐이다. 괜히 M배지가 달리는 게 아닐 터. 실제로 공기를 있는 힘껏 빨아들임과 동시에 폭발적인 가속을 펼친다. 회전수를 높일수록 활기를 띄는 엔진 덕에 일상의 스트레스는 점점 흐릿해지며, “퍼벙펑펑펑” 우렁찬 엔진과 배기음이 온몸을 흔들어 혼을 쏙 뺀다. 시야가 좁아질수록 불필요한 잡념도 사라진다. 오롯이 감각에 의지하며 빠르게 질주하는 M340i과 한 몸이 되어간다. 최고속도는 안전상의 이유로 시속 250km에서 리미터가 작동한다.M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비한 하체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억제한다. 일반 3시리즈 대비 10mm 낮은 지상고로 저·중·고속 어느 영역에서나 안정적인 운동 성능을 실현한다. 특히 굽잇길이 즐비한 산길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뛰는데, 예리한 조향이 더해진 역동적인 거동에서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빠르게 코너를 파고 들 때 그 아찔함과 극적인 탈출에 이어, 풀 스로틀을 전개할 때 터지는 쾌감은 온 몸을 자극한다. 감쇄력 조절 기능을 포함한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이런 감각은 더욱 선명해진다. ‘뒷바퀴 굴림이라서 너무 과격하게 몰면 뒤가 확 도는 거 아니야?’란 걱정이 들 수도 있지만, 단언컨대 그런 걱정은 마음 속 깊이 넣어둬도 좋다. 영리한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좌우 뒷바퀴 토크를 제어해 접지를 잃지 않도록 부지런히 움직인다. 앞 225/40, 뒤 255/35의 스포츠 타이어도 높은 접지력으로 침착한 거동에 힘을 보탠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포장 상태가 고르지 못한 노면 위를 지날 때는 허리춤이 피로하다. 딱딱한 하체가 진동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과속 방지턱과는 그야말로 상극이다.  ‘벌크업’강력한 성능은 머릿속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론트 에이프런, 사이드 실, 리어 디퓨저 등을 포함한 M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 그레이 메탈릭 컬러에 화살촉 모양의 디테일로 차별화를 둔 키드니 그릴, 근육질의 19인치 M 휠 등 외모 역시 남다른 면모를 과시한다. M 로고가 새겨진 파란색의 브레이크 캘리퍼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여러모로 있는 힘껏 힘을 준 생김새다.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 시 최대 600m까지 시야 확보가 가능한 BMW 레이저 라이트가 담당한다.  인테리어는 라인업 최상위 모델답게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질 좋은 가죽 위 파란색 실로 촘촘히 박음질을 수놓는가 하면, 림 폭을 늘려 그립감을 살린 M 가죽 스티어링 휠 및 M340i 전용 알루미늄 트림 피니셔로 특별함을 더한다. BMW 신규 운영 체계인 OS 7.0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타 BMW와 마찬가지로 보기 좋고, 쓰기에도 편하다. 애플 카플레이가 기본 사양. 편의 품목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다. 이 가운데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현재 속도, 속도 제한 등 주행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행에 도움을 준다. M340i는 일상 속에서 운전 재미를 요구하는 소비층을 정확히 겨냥한다. M3 자리까지 위협하는 화끈한 운동 성능은 물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높은 사용자 편의성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다재다능’이란 수식어에 딱 들어맞는 차다. 허울뿐인 스포츠 세단이 아닌 리얼 스포츠 세단을 몰고 싶다면 M340i 앞에서 망설일 필요가 없다. 글 문영재 기자 사진 최진호 유튜브 자동차생활TV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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