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 시승기

[롱텀 시승기 6회] 콩깍지 벗어 번지고, 푸조 208 2018-08-07
콩깍지를 벗어 던지고푸조 208과 함께한 지 반년이 지났다. 매일 운행하면서 주행거리는 1만 5,000km에 육박했고, ‘새 차’보단 ‘내 차’에 가까워졌다. 만남의 초기에는 뭘 해도 예뻐 보이기 마련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콩깍지가 벗겨지면 미운 구석이 도드라져 보인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208을 영입하고 6개월이 지나니 흠잡을 구석이 적지 않다.참된 사랑은 상대방의 흠결까지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아닌 제품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아가페적 사랑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는 자신이 기대하는 부분을 제품이 충족시켜줄 것이라 믿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한 대가로 제품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이 소비자의 기대치를 상회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대개 소비자가 제품을 판단하는 여러 지표 중 부분적으로는 만족을 주어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공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사람에 따라 수십 가지 평가 기준이 존재하는 자동차는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다. 성능, 디자인, 내구성, 편의사양, 승차감, 연비 등등 다양한 지표에서 만족감을 얻거나 실망할 수 있다. 차를 산 지 얼마 안 됐을 땐 뭐든 좋아 보여도 시간이 지날수록 장점의 효용은 줄어들고 단점은 커 보이는 게 사람 심리다.필자의 208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타는 차면 단점을 느낄 새도 없겠지만, 거의 매일 출퇴근이며 여행이며 열심히 타고 다니다 보니 슬슬 안 좋은 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콩깍지는 벗겨진 지 오래다. 이번 롱텀에서는 지난 6개월간 직접 타며 느낀 단점들을 읊어보고자 한다.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208. 개체 수가 적어 우연히 만나면 괜히 반갑다E39 540i를 가끔 탈 때면 정숙성에 감탄하지만, 엄청난 연비 차이는 감당하기 힘들다잡소리, 그놈의 잡소리지난 연재에서 밝혔듯 이 차는 내게 다양한 의미가 있는 차였다. 첫 신차 출고이자 첫 프랑스 차고 첫 디젤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름의 환상도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건 “적어도 2~3년간 잡소리 스트레스는 없겠지”라는 것이었다.이전에 타던 차들은 대체로 소리에 관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아무래도 연식이 오래된 차이다 보니 내장재 떠는 소리, 낡은 하체 부싱이 찌걱대는 소리, 시트 프레임의 미세한 삐걱임 등 각종 잡소리를 안고 살았다. 맘먹고 내장 복원 업체든 방음 업체든 찾아간다면 고칠 수야 있겠지만, 구동계나 서스펜션 등 주행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하다 보니 잡소리 제거는 우선순위가 많이 밀렸다. 이렇게 소리라면 이골이 난 상태라 신차에서는 적어도 그런 스트레스는 없으리라 기대했다.하지만 그게 나의 헛된 희망 사항이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중 가장 피곤하게 했던 건 시트 프레임에서 올라오는 소리였다. 앞서 롱텀 3회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좌회전을 할 때마다 요란하게 삐걱거리는 시트는 이미 서비스 센터에서 무상 보증으로 교환까지 받았다. 하지만 교환한 뒤에도 한 달 정도 지나자 다시 소리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다시 찾은 서비스 센터에서도 재교환이나 윤활유 도포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더구나 매일 통근하는 회사원이 소리가 날 때마다 서비스 센터에 가서 점검을 받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기가 막힌 건, 해외 208 포럼에서도 이 시트 잡소리에 대한 문의가 많지만, 마찬가지로 교환이나 윤활 외에 개선품을 적용하거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다는 거다. 자동차 하루 이틀 만든 회사도 아닌데, 시트 잡소리 하나 해결을 못 한다니!정기 오일 교환을 위해 찾은 서비스 센터에서도 잡소리를 해결하진 못했다리어 윙 재장착을 위해 방문한 샵에 서 있는 클래식 500 앞에선 208도 대형차!결국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력갱생’하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효과 좋다는 액상 그리스와 실리콘계 윤활유를 구입해 소음이 의심되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뿌렸다. 수시로 시트 밑에 기어들어가 도포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제는 대충 어디쯤에서 소리가 나는지도 파악이 됐다. 임시방편으로 해결책은 찾은 셈이지만, 신경 쓸 부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차주 입장에서는 매우 화나는 일이다.잡소리를 잡기 위해 차량용 그리스와 윤활제까지 도포했다그 밖에도 저렴한 플라스틱 내장재가 수시로 소음을 만들어내며 신경을 긁는다. 콘솔박스를 겸한 센터 암레스트는 조금만 무게가 실리면 뚝, 뚝 소리를 내고, 도어 트림에서도 무언가 떠는 듯한 소리가 올라온다. 최근에는 운전석과 동승석 창문을 1/4 정도 열었을 때 유리창 떠는소리가 나기 시작해 환기 한 번 하기도 신경 쓰인다. 노면이 불규칙한 곳을 지날 때 운전석 앞쪽, 대시보드 안에서 들려오는 ‘딸랑딸랑’거리는 원인 미상의 소음도 꽤 오래됐다. 잡소리만 사라져도 차에 대한 불만의 90%는 사라질 것이다.건강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장착했다. 다행히 여기선 잡소리가 안 난다원래는 조용했던 엔진, 이제는······소음과 진동이 확연히 요란해진 엔진도 영 불만이다. 성능상의 문제는 전혀 없는데 처음 차를 출고했을 때와 비교하면 NVH가 확실히 나빠졌다. 백번 양보해 소리야 그렇다 쳐도 진동은 분명 요즘 차답지 않다. 어쩌다 친구의 구형 카니발이나 여타 디젤차를 타 봐도 이 정도는 아니니 말이다. 차를 신줏단지 모시듯 운전하기보단 높은 회전수도 종종 쓰는 편이지만, 6개월 된 차가 고회전 영역을 몇 번 사용했다고 덜덜거리는 건 쉬 납득이 가지 않는다.이런 엔진 진동이 계속되면 필시 내장재의 잡소리도 더 심해질 것이다. 가급적 5년을 꽉 채워 탈 생각인 내게 이런 품질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건 확실히 문제다. 하지만 그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거리다.시트 소음 해결에도 난항을 겪은 서비스 센터에서 엔진 진동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을까? 더구나 소음이나 진동은 개인마다 느끼는 편차가 심하고 절대적인 수치로 환산해 보여주기 어려운, 소위 감성 품질의 영역이니 정확한 진단과 문제해결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괜히 스트레스 받을 바에야 차라리 사설 업체에 가서 방음 방진 작업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 언젠가 그런 작업을 할 날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게 불과 6개월만일 줄은 몰랐다.어쨌건 종합적인 만족도는 결코 낮지 않다. 유가가 치솟는 요즘, 에어컨을 풀가동해도 20km/L을 유지해 주는 연비와 시각적 만족도 높은 디자인은 분명 훌륭하다. 하지만 손끝에 전달되는 진동과 귀에 거슬리는 소음은 분명 장기적인 만족도 부분에서는 감점 요인이다. 과연 이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갈수록 커진다.글, 사진 이재욱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디젤이 아니어도 괜찮아 2018-08-06
HONDA ACCORD HYBRID디젤이 아니어도 괜찮아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시승 연비가 손쉽게 L당 20km를 넘나들고, 배터리팩 위치를 바꾼 덕분에 트렁크 활용성은 대폭 개선되었다. 혼다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어코드는 주력 시장인 미국 기준으로 2012년 9세대, 2017년 10세대가 등장했으니 5년만의 풀 모델 체인지인 셈이다. 게다가 2016년에 대폭적인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디자인과 편의 장비는 물론 구동계까지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상당히 촘촘한 진화 주기는 그만큼 많이 팔릴 뿐 아니라 경쟁이 치열하다는 증거. 북미 최고 인기 패밀리 세단 자리를 두고 토요타 캠리와 백중지세의 경쟁을 이어오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10세대 캠리는 이번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더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토요타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 일본 기준으로 11가지 하이브리드 차를 판매하고 있다. 그중에서 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새로운 패키징과 뛰어난 연비신형 어코드에는 최근 세단 인기 하락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전통적인 세단 수요가 SUV로 몰리면서 시장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 개발진은 보다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붕을 낮추고, 뒷부분을 패스트백 스타일로 다듬어 1~9세대의 전형적인 3박스 세단 스타일에서 과감히 벗어났다. 레이저 용접을 활용해 루프 라인을 매끄럽게 만들었고, 날렵한 C자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강렬한 풀 LED 헤드램프 등 화려한 치장도 더했다. 이번에 시승한 하이브리드는 기본형 어코드와 구별이 쉽지 않은데, 굳이 찾자면 살짝 푸른빛이 감도는 앞뒤 램프와 하이브리드 전용 휠, 그리고 머플러 팁 정도에 불과하다. 어코드에서 하이브리드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2004년, 7세대(CN3)가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시작이었다. 실린더 휴지 기능을 갖춘 V6 3.0L 엔진과 5단 AT 사이에 어시스트 모터를 끼워 넣은 방식이었다. 항상 엔진이 작동하기에 연비 개선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8세대에서 사라졌던 하이브리드는 2013년 9세대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함께 부활했다. 엔진은 4기통 2.0L로 작아졌지만 발전용과 어시스트용 2모터 구성에 e-CVT를 결합하고 가벼우면서 강력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얹었다. 그리고 이번 어코드 하이브리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능보다도 패키징일지 모르겠다. 트렁크에 놓았던 배터리를 뒷좌석 바닥 아래, 연료탱크 앞쪽으로 옮겨 공간 활용을 최적화시켰다. 덕분에 트렁크 용량이 473L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2열 등받이 폴딩도 가능해졌다. 패밀리 세단으로서 무척이나 중요한 포인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3세대 i-MMD)은 앳킨슨 사이클로 작동하는 4기통 2.0L 145마력 엔진과 이보다 더 강력한 힘(184마력, 32.1kg·m)을 내는 모터로 구성된다. 모터는 발전용과 주행용 2개가 있으며, 클러치를 사용해 동력을 배분하기 때문에 완전 EV 주행이 가능하다. 급가속이 필요할 때는 엔진이 발전기를 돌려 주행용 모터에 더욱 많은 전기를 공급하는 직렬형 하이브리드처럼 작동한다. 모터가 힘을 잃는 고속에서는 엔진으로 직접 타이어를 돌리기도 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동력용과 발전용 두 개의 모터를 갖추고 있다시스템 출력 215마력은 엔진(145마력)과 모터(184마력)의 출력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단순 합산이라면 300마력 이상도 가능하겠지만 엔진과 모터가 상호보완적으로, 상황에 따라 릴레이 하듯 동력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대신 18.9km/L의 복합 연비와 km당 CO2 82g의 뛰어난 환경성능을 손에 넣었다. 도심 약간에 대부분 국도를 달린 이번 시승 구간은 사실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코스는 아니었다. 그런데 꽤 과격하게 몰아붙인 전반에 L당 17~18km를 달리더니, 후반에 액셀 조작을 부드럽게 바꾼 것만으로 금방 20km/L를 넘긴다. 파워트레인 외에 액티브 셔터 그릴과 에어 커튼, 언더 플로어 커버 등 공력 디자인까지 꼼꼼히 챙긴 덕분이다. 가속 시 토크감이 넘치지는 않아도 경사로 가속이 거침없고 경쾌하다. 저속에서는 조용히 모터로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엔진이 작동하는 것은 여느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 회전수가 액셀 페달 조작과 따로 놀지만 소음을 잘 갈무리한 덕분에 이질감이 그리 크지는 않다. 풀 디지털 방식의 신형 계기판은 속도계를 중앙에 두었던 구형과 달리 전통적인 트윈 미터 디자인이라 눈에 익숙한 편. 또 하나 달라진 것인 감속 패들인데, 시프트 플리퍼 왼쪽을 당기면 ‘∨’표시가 하나씩 늘어나면서 회생 제동의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4단계로 조절된다. 다만 변화의 폭은 미세해 굳이 1~4단계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익숙한 트윈 미터 방식으로 바뀐 계기판디젤 부럽지 않은 하이브리드 성능시승차인 하이브리드 투어링은 기본형인 EX-L에 비해 300만원 비싼 대신 첨단 안전장비인 혼다 센싱과 액티브 컨트롤 댐퍼, HUD, 동승석 메모리 시트 전방 주차 보조 등이 추가된다. 이전보다 고강성, 저중심화된 신형 섀시는 혼다 특유의 가벼우면서도 날렵한 감각에 정숙성도 뛰어난 편. 조절식 댐퍼는 스포츠 모드에서 단단해져 과격한 코너링에서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그런데 컴포트 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잔 진동을 잘 걸러내지만 속도 방지턱은 유독 덜컥이며 지나간다. 국산차의 물렁거리는 승차감에 익숙한 고객이라면 아쉬워할 부분.한 때 일본차들은 디젤 엔진의 부제가 큰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하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 엔진에 대한 맹목적 환상이 무너지면서 하이브리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경쾌한 달리기와 뛰어난 정숙성, 여기에 디젤을 위협하는 연비성능까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인기작이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글 이수진 편집장사진 혼다코리아
기아 K3 1세대 2018-07-31
기아 K3 (YD)신형 K3가 등장했다. 1세대 기아 K3의 중고차 가치가 합리적으로 조정되었다는 뜻이다. 같은 값에 가장 풍부한 편의장비를 탑재한 준중형 세단이 바로 1세대 K3다.중고차 가격이 가장 합리적인 시기는 언제일까? 많은 사람은 해가 바뀌는 시기에 중고차가 가장 저렴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고차 상사에서는 연말에 가까울수록 값이 낮아질 내년 시세를 미리 반영하여 가격을 조정한다. 연초로 넘어가도 생각만큼 가격이 낮지 않은 이유다. 중고차 가치가 가장 큰 조정을 겪는 시기는 따로 있다. 바로 신차가 나온 직후다. 상당수 중고차 구매자는 현재 신차로 팔리는 모델을 가장 많이 선호하며, 단종 된 모델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다. 중고차 시세도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2세대가 등장한 기아 K3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수요가 꾸준한 준중형 세단이지만, 네임 밸류가 아반떼보다 낮은 까닭에 세대 변화에 따른 중고차 시세 차이가 조금 더 발생한다. 이는 같은 플랫폼에 기반 한 형제차를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라 볼 수 있다. 풍부한 편의장비와 다양한 차체 형식1세대 K3는 지난 2012년 9월에 출시했다. 기아 K시리즈를 완성하는 가장 마지막 모델로 K5, K7, K9의 패밀리룩 디자인을 준중형 세단에 맞추어 반영했다. 차체는 이전 포르테보다 확실히 커졌다. 2년 먼저 출시한 아반떼(MD)와 같은 뼈대를 사용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넉넉한 실내 공간, 풍만한 엉덩이에서 오는 광활한 트렁크 등 두 차의 여러 면이 서로 닮아있다.운전자 집중식으로 설계 된 대시보드충분한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고 시트 착좌감도 만족스럽다K3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차체 형식이다. 기아는 4도어 세단을 기본으로 2도어 쿠페인 K3쿱, 5도어 해치백 K3 유로를 마련했다. 다만 K3 유로는 실제 판매량이 극히 적었던 까닭에 지금도 길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엔진은 1.6L GDI를 기본으로 여기에 250만원을 더 지불하면 1.6L 디젤을 살 수 있었다. 스포츠 성격의 K3 쿱은 1.6L GDI와 1.6L 터보를 탑재했다. 서스펜션 구조 역시 아반떼(MD)와 같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 방식이다. 단종 전까지 뒷바퀴 접지력 저하 문제에 시달렸던 아반떼(MD)와 달리, K3는 이 같은 이슈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K3의 가장 큰 매력은 풍부한 편의장비에 있다. 준중형 최초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UVO, 운전석 메모리 기능을 탑재했으며 1열 통풍 시트, 스티어링 열선,  뒷좌석 열선 등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편의장비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쿠페 스타일을 구사하면서도 충분한 뒷좌석 머리공간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가족과 함께하는 패밀리카로서도 손색이 없다. 후기형은 깡통 바로 위 등급부터 통풍시트가 장착됐다준중형 최초로 운전석 메모리 시트를 탑재했다2015년 11월에는 외관과 사양 일부를 다듬은 2016년형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이때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크게 달라졌으며, 엔진 토크 밴드를 저회전으로 옮겨 실용영역에서의 가속과 연비효율을 향상했다. 대신 엔진 출력은 기존 140마력에서 132마력으로 낮아졌다. 아울러 전동 파워 스티어링 기구의 감도를 이전보다 높여 조향 품질도 개선했다. 한편 풀 모델체인지가 예정된 신형 아반떼(AD)를 견제하기 위해 낮은 트림에도 고급 편의 사양을 탑재했다. 신형 아반떼를 견제하기 위해 가성비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K3 고객은 트렌디 사양만 선택하더라도 스티어링 열선,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을 누릴 수 있었다. 여기에 고객 선호에 따라 A, C, E로 나뉜 옵션팩을 추가하면 각각 후측방 경보, 앞좌석 통풍+리어 에어밴트, 제논 헤드램프+LED 주간주행등, LED 리어램프 장착이 가능했다.1,000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는 준중형 세단연평균 주행거리 15,000~20,000km 기준으로 매물을 살펴보면 현재 기아 K3(1.6GDI 세단, 2018년 7월 기준)의 시세는 700만~1,200만원 사이다. 여기에는 편의장비와 사고 유무에 따른 가격 차이가 반영되었다. 한편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고 매물도 풍부한 13년~14년식 트렌디 기준으로 살펴보면 1,000만원대다. 기본형 경차를 빠듯하게 살 수 있는 금액으로 편의장비가 풍부한 준중형 세단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엔진과 변속기, 차체나 전자장비 등 차의 전반을 살펴보아도 이렇다 할 결함과 이슈도 없다. 따라서 예비 구매자가 크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매우 적다. 공인연비는 예전 기준으로 14.0km/L로 인증 받았으며, 실제 연비 성능은 이보다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엔진은 1.6GDI가 기본이며 250만원을 지불하면 1.6L 디젤로 변경할 수 있었다 글 | 이인주 진행협조: 엠파크 촬영차협조: 믿으니카, 양재석 딜러
BMW 740e 시승기 2018-07-30
BMW 740eINTO THE GREENi시리즈로 환경 이슈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 BMW. 이번엔 일반 모델에 전기모터를 곁들인 i퍼포먼스를 내놨다. 740e는 보다 초록빛을 띤 지구를 열망하고 있었다.이번 시승은 다른 때보다 조금 더 부푼 기대감 속에서 이뤄졌다. BMW 최고급 세단과 친환경을 엮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올봄 탔던 M760Li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V12 6.6L 엔진을 얹었기에 환경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저 멀리 내려놔야 탈 수 있는 모델이다. 스릴 넘치는 운전 재미와 친환경 지수는 아쉽게도 반비례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740e 엉덩이에 붙은 레터링은 똑같은 숫자 7로 시작하지만 엔진 실린더 개수는 M760Li의 1/3인 4개에 그친다. 여기에 출력을 보조하는 전기모터가 달렸을 뿐이다. 완전히 상반된 성격의 차를, 더욱이 무지막지했던 7시리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타려니 기대와 동시에 의구심도 자리 잡고야 말았다.BMW 하이브리드의 과도기친환경을 내세우는 7시리즈는 이전에도 있었다. 5세대 7시리즈 중 하나였던 ‘액티브 하이브리드 7’이 그것. 여기엔 V8 엔진과 전기모터가 들어갔다. 당시 BMW의 친환경 차 기술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생색내기용으로 만들었던 터라 전기모터의 역할은 아주 미미했다. 엔진을 도와 차체 구동력 일부를 담당하기도 했지만, 전기모터만 써서 달리는 경우는 없었다. 최고출력 20마력, 최대토크 16.3kg.m가 전기모터 단독으로 낼 수 있는 힘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비루한 힘의 모터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자리하며 이따금 힘을 보조할 뿐이었다. 그래도 당시 동급 모델과 비교해 연료 효율과 배출가스를 15% 가까이 개선했으니 친환경은 친환경이었던 셈. 액티브 하이브리드 7에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란 부제가 들어간 까닭이다. 그렇다 해도 이미 8기통짜리 터보 엔진부터가 친환경과는 상당히 멀었다. 하이브리드 효율에 크게 자신이 없으니 굳이 액티브란 단어를 가져다 쓴 속내가 뻔히 보였다.싱그러움을 담다이번 740e부터는 친환경 차로서의 모양새가 나오기 시작한다. M퍼포먼스가 그러하듯, i퍼포먼스 역시 전기차 라인업 i시리즈를 흉내 낸다. 액티브 하이브리드 시절보다는 훨씬 그럴싸해서 순수하게 전기모터만 쓸 수도 있게 됐다. 전기모터 단독으로 낼 수 있는 힘 역시 최고출력 113마력에 달하기 때문이다. 기존 8기통 엔진에서 무려 4개의 실린더를 덜어낸 점도 고무적이다. 이번엔 전기모터도 어중간한 위치가 아닌, 8단 자동변속기 내부에 단단히 자리 잡으며 엔진과 동등한 위치에서 동력 배분을 위한 호흡을 맞춘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이제는 꽤 익숙해진 파워트레인인 만큼 740e를 어떻게 갖고 놀아야 하는지는 높은 확률로 예상 가능하다. 주행 모드를 따로 조작하지 않은 자동 e드라이브 모드 상태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수시로 최적의 호흡을 맞춘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가, 그것도 웬만큼 속도를 올리는 경우만 아니면 육중한 차체를 오롯이 혼자 전담한다. 물론 스포츠 모드에 두면 연료를 태우면서 출력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바뀐다. 운전석 쪽 앞바퀴 펜더에 자리한 커넥터를 통해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라면 맥스 e드라이브 모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온전히 전기모터만 작동시키면서 시속 14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배터리만 사용해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최대 26km다.운전석 앞바퀴 펜더에 충전용 콘센트가 자리한다퍼포먼스와의 완벽한 타협740e를 선택한 오너라면 그 누구보다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하는 마음이 클 거다. 거기다 대형세단으로 BMW를 골랐다는 건, 요즘 그 성향이 많이 희석됐다지만 소싯적에 좀 달려봤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평소엔 얌전히 달리더라도 당길 땐 또 당겨야 하는 게 BMW I퍼포먼스 오너들의 성향이다.스포츠로 주행모드를 바꾸면 계기판 색깔부터 달라진다. 평온하기만 하던 파란색 스크린이 빨간색으로 바뀌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BMW에서 친환경을 뜻하는 파란색이 아낌없이 들어갔다이후에는 하체 세팅과 스티어링 휠 감각이 M760Li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치 힘만 절반으로 줄어든 M760Li를 타는 기분이다. 사실 M760Li의 경우, 주어진 출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힘들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740e를 타는 게 그리 손해 보는 게임도 아닌 셈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5.4초. 최고출력이 같아 직접 비교 모델이 되는 740Li와 비교해 불과 0.2초 뒤지는 수준이다. CO2 배출량은 1/3 넘게 줄어들고 공인연비 또한 리터당 1.5km 늘어난다. 740Li와 비교해 불리한 건 상대적 대배기량 엔진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 롱바디 모델의 여유있는 뒷공간 정도다. 고효율과 고성능의 양립을 요구하는 요즘 시장 상황에서 이 정도까지 해냈다면, 군말 없이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는 게 인지상정이다.뒷좌석이 7시리즈 L모델에 비해 좁은 게 단점이다 홍천의 건강한 자연과 함께 하는 라운딩블루마운틴CC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멍게비빔밥 친환경을 내세운 740e 화보의 배경이 된 곳은 싱그러운 녹색 빛깔을 담아 차와 잘 어울리는 블루마운틴CC.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세계적 골프 코스 디자이너인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를 맡았다. 사람이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는 해발 700m 이상(클럽하우스 기준 765m)의 강원도 홍천 산자락에 자리하며 국내에 드문 켄터키블루, 벤트 & 패스큐 품종의 잔디가 드넓은 코스를 메우고 있다. 홍천 내 청정 지역에서 키운 농작물과 유기농 식자재만을 고집하는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은 많은 골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글 | 김민겸 기자  사진 | 최진호 협조 | 블루마운틴CC
쉐보레 더 뉴 스파크, 안전을 두른 구식 2018-07-27
CHEVROLET THE NEW SPARK안전을 두른 구식 신형 스파크는 디자인 완성도 높던 전작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는 대신, 보이지 않는 안전 기능에 몰두했다. 다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덕목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아쉬움을 남긴다.“깜짝이야!”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올 뻔한 건 갑자기 툭 끼어든 버스 때문이었다. ‘맞다, 나 지금 경차 타고 있지.’ 버스 운전기사는 예고 없이 앞머리를 들이미는 급차선변경을 통해 기자가 간만에 경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리고 신형 스파크가 도심 안전 주행을 지향한다는 사실까지도.시간이 멈춘 스파크3년 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서 신형 스파크로 바뀌어 나왔을 때가 기억난다. 쉐보레는 스파크의 얼굴에 듀얼 포트 그릴을 적용하고 린 머스큘러리티(Lean Muscularity), 즉 잔 근육을 적재적소에 넣었다. 비록 체급은 경형에 머물지라도 꽤 멋스러웠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이 같은 기조는 여전하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변한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전히 그릴이 둘로 나뉘어 있긴 하지만 굵직한 크롬 장식이 위아래 구분선을 완전히 메워버렸다. 이 번쩍거리는 크롬 장식은 헤드램프와 그릴 사이 공간으로까지 침투하는데 이를 두고 메기수염 같다는 말들이 오간다. 진짜로 그렇게 보이긴 한다. 과감하게 크기를 키운 하단부 그릴은 메기의 거대한 입을 담당한다. 디자인이라는 게 자주 보면 눈에 익기 마련이라지만 이번 부분변경은 왠지 변화를 위한 변화란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강바닥에 달라붙어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메기의 몸놀림을 스파크에서도 기대하라는 의도라면 또 모르겠지만.메기 수염이 그릴과 헤드램프 사이로 뻗어있다바뀐 데 하나 없는 뒷모습내부는 좀 달라졌겠지 하는 생각으로 실내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모두에게 동등하게 흘렀을 3년이란 시간이 스파크에만큼은 주어지지 않았나 보다. 완전히 동일한 레이아웃에 새로운 요소라곤 하나도 없었다. 3년 전에는 리뉴얼 차원에서 봐줄 만 했던 아날로그 계기판과 흑백 LCD 모니터마저 그대로다. 남들은 계기판의 전면 디지털화에 나서는 중인데 혼자서만 느긋하다.레이아웃이 그대로다여전히 스파크엔 순정 내비게이션이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필수다. 쓴 지 2년 넘은 아이폰은 잠시라도 충전을 게을리했다간 배터리 경고 메시지가 뜨기 일쑤. 하는 수 없이 케이블을 연결해 카플레이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이게 약간의 엇박자를 낸다. 한창 FM 라디오를 들으며 가다가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로 전환되는 건 오케이. 다시 FM 라디오로 전환되길 기다렸지만 묵묵부답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일단 카플레이로 전환되면 수동 조작을 해야만 FM으로 되돌아간다. 평소 말수 적던 내비게이션 앱이 시승 중엔 왜 그리도 말이 많아지던지. 한번 입을 열 때마다 검지는 쉴 틈 없이 스티어링휠과 터치스크린을 오갔다. 결국엔 충전이 어느 정도 된 걸 확인하고 스마트폰에서 케이블을 뽑아버려야 했다.전기형과 똑같은 방식의 다이얼이 적용된 계기반하마터면 모르고 넘어갈 뻔했다. 구석구석 염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변화는 뒷좌석에 숨어 있었다. 2세대 스파크 전기형 모델은 5인승이지만 가운데 자리 탑승객을 위한 헤드레스트가 없어 사실상 4인승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서야 야트막한 헤드레스트가 뒷좌석 한가운데 봉긋 솟아올랐다. 늦게나마 다섯 번째 탑승객의 목 건강을 챙긴 건 참 다행이다.알아서 멈추는 스파크큰 차가 대접받고 작은 차는 홀대받는 국내 도로 환경에서 경차는 늘 약자다. 경차라고 다 운전 미숙에 초보운전자가 타고 있을 리 만무한데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아는 경차 오너 중에는 레이서 출신을 비롯해 뛰어난 운전 실력을 갖춘 분도 있다. 이런 사실까지 알 필욘 없더라도 길 위에서는 방어 운전, 양보 운전이 기본이다. 그 기본이 유독 경차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건 아마도 경차의 귀여운 외모를 운전자 성향에까지 투영하는 국내 운전자들의 과잉 해석 경향이 있어서일 거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그래서 경차에 필요한 게 안전 기능이다. 앞서 만난 다소 공격적 성향의 버스가 속도를 내 저만치 앞서 나가자 나도 모르게 속도를 내 따라붙기 시작했다. 물론 따라가서 운전 기사에게 삿대질하려던 건 아니고 잠시 이성보단 감성이 운전에 깊이 관여했던 것. 신경질적인 운전은 앞차가 멈추는 걸 보고도 감속 타이밍을 뒤늦게 가져가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순간 비매너 운전이 결국엔 사고를 부르는 건가 싶던 찰나, 스파크는 알아서 멈추는 재롱을 부렸다. 시속 60km 이하 주행 시 전방 차량과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작동하는 저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이다. 이전 모델에 달려있던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기특한 기능이다. 사실 경고만 해도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경고음 듣기 싫어서라도 앞차와 바짝 붙기 전에 알아서 속도를 늦추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속도 줄일 때를 포함,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일은 종종 벌어지기 마련. 따라서 체급을 막론하고 꼭 필요한 기능이다. 차선 이탈 경고시스템은 물론, 호시탐탐 추월을 엿보는 측후방 차량 감지 기능도 있어 든든하다.그나마 스탑앤스타트 기능이 기본 적용된 건 긍정적 변화다이오나이저 기능을 적용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시동을 켜고 있자니 생각보다 큰 진동이 실내로 전달된다. 심지어 여느 4기통 디젤보다 체감 진동이 심하다. 3기통 엔진의 한계일 것이다. 주행감은 어떨까? 연비를 위한 무단변속기 세팅, 게다가 조금 늦은 시점에서 발현되는 최대 토크에도 불구하고 초반 가속감이 나쁘지 않다. 도심 주행에서 무난한 수준이다. 변속감 역시 자동변속기와 흡사하다. 스파크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장점은 73%의 초고장력 강판 및 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 단단한 차체를 바탕으로 고속주행이나 코너링 시 노면에 단단히 붙어 달리며 체급을 넘어선 안정감을 제공한다.상품성 전반은 나쁘지 않다. 경차라면 필수여야 할 안전기능을 보강한 것도 무엇보다 좋다. 다만 2018년과는 어울리지 않는 디테일이 거슬린다. 안전 기능만 내세우기보다는 실제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게 뭔지 고민을 좀 더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3기통 가솔린 엔진이 얹힌다 글 김민겸 기자  사진 최진호
[응답하라 1984] 기아 봉고 프런티어 4WD 2018-07-20
기아 봉고 프런티어 4WD 지프 부럽지 않은 다목적 오프로더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0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산간에서 농사를 짓거나 버섯재배, 양봉 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SUV보다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네바퀴굴림 트럭이 훨씬 쓸모가 크다. 이런 차로는 그동안 기아 세레스가 유일했으나 99년 10월 봉고 프런티어 4WD가 더해졌다.디자인은 일반형과 같지만 바퀴의 허브가 보통차가 아님을 증명한다. 세레스보다 덩치가 커 좁은 농로를 다니기 불편하지만 성능과 편의성이 훨씬 뛰어나다. 현재 세레스와 프런티어 4WD가 함께 팔리고 있다. 키 8cm, 최저지상고 4cm 높아져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공터에 차를 세우고 이곳저곳을 살펴본다. 달라진 장식 테이프와 4WD 로고가 표정을 살려 준다. 사이드 스커트는 2WD 모델보다 짧고 검정색 휠하우스를 덧댔다. 지상고가 4cm 올라가면서 차체와 바퀴 사이의 공간이 많이 떠 가린 것이다. 차체(장축)는 키만 8cm 커졌다. 4WD 모델에는 경운기처럼 양수기나 탈곡기를 돌릴 수 있는 동력인출장치(PTO)가 옵션으로 마련된다. 야간작업등(옵션)도 있어 늦게까지 일할 때 도움이 된다. 요즘 트럭은 세미 보네트식이어서 앞쪽에서 워셔액을 넣는 등 일상점검을 할 수 있다. 세레스를 타던 사람이 프런티어 4WD로 바꾼다면 편리함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적재함에 달리는 로프 고정용 고리는 예전보다 숫자가 늘었다. 짐을 단단히 묶을 수 있고 줄이 빠지지 않도록 후크 끝을 둥글게 만들었다.​​ ​​​짐칸 아래 배터리 앞쪽에 달린 주황색 부품은 연료필터다. 여과면적이 큰 롤타입이어서 추운 날씨에도 시동이 잘 걸리고 배기개스가 덜 나온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에는 언더커버가 씌워져 있어 비포장길에서 돌멩이가 튀어도 깨질 염려가 없다. 덮개 때문인지 외부소음이 줄어든 느낌이다. ​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탄탄한 시트   운전석에 오르면서 높아진 지상고를 실감할 수 있다. 4cm의 차이가 꽤나 큰 것 같다. 탁 트인 시야는 키큰 차의 최대장점. 2000년형은 사이드 미러가 15cm 내려가고 보디쪽으로 2.5cm 들어와 주변을 넓게 비친다. 고급형에는 무광택 우드 그레인이 달리고 소형 승용차에서는 보기 힘든 키홀 조명까지 있다. 컵홀더(2개)는 필수품. 비상 스위치가 핸들 칼럼에서 대시보드쪽로 옮겨간 것도 눈에 띄는 개선점이다.​​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은 시트다.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단단히 받쳐 주어 운전시간이 긴 오너들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시트커버도 은은하게 바뀌어 보기 좋다. 사람이 잘 타지 않는 중간시트는 접어서 사물함으로 쓸 수 있다. 시트 뒤에 가방이나 작업도구를 놓는 공간(킹캡)이 있고 바로 위 천장에는 형광등이 달려 밤에 물건 찾기 편하다.​​ ​엔진 파워 풍부하지만 승차감 떨어져    시동키를 돌렸더니 디젤 특유의 소음이 요란하다. 엔진이 시트 밑에 놓여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여름철 시트 밑에서 올라오는 열도 골칫거리. 2000년형은 방음과 방열에 신경썼다지만 몸으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3.0X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이 2WD보다 2마력 낮은 90마력이다. 배기량이 작은 2.7X 디젤 82마력은 2WD에만 얹힌다. 1천700kg의 둔중한 몸에는 82마력짜리 엔진이 약하다. 달리기 성능은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예전에 타본 2WD 모델과 다를 것이 없다. 키가 껑충해졌지만 좌우 바퀴의 간격이 늘어 달릴 때 불안하지 않다. 시속 70∼80km가 달리기 제일 편한 속도. 시속 110km까지는 주춤거림 없이 달려낸다. 파워가 세레스와는 비교가 안되고 현대 포터보다 높다. 뻥 뚫린 도로에서 내본 최고시속은 125km. 2WD보다는 5∼10km 낮다. 5단 수동 트랜스미션은 변속감이 좋은 편이나 4단에서 5단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  트럭은 보통 뒤쪽에 타이어를 두개씩 달지만 4WD 모델은 하나씩만 달려 노면소음이 작다. 대신 제동력은 떨어진다. 승차감은 당연히 좋지 않다. 빈차일 때는 돌멩이만 밟아도 요동을 친다. 피칭(앞뒤 흔들림)과 진동이 심해 고속 달리기도 부적당하다. 2000년형은 뒤 리프 스프링을 조정하고 앞뒤 댐퍼의 감쇠력을 높여 그나마 조금 낫다.  SUV 능가하는 험로 주파력   전날 내린 눈이 하얗게 쌓인 산길에서 성능을 체크해 보기로 했다. 사고라도 나면 끌어내기 위해 갤로퍼를 대동해 갔지만 프런티어가 구조차보다 더 잘 달렸다. 프런티어 4WD의 최저지상고는 19.5cm. 세레스(20cm) 및 SUV와 거의 같아 장애물 앞에서 주춤거릴 필요가 없다. 포터 농촌형(2WD 고상모델)보다 1cm 더 높다. 차를 세운 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고 트랜스퍼 기어를 4L로 옮기자 계기판에 네바퀴굴림 표시가 나타난다. 달리면서 굴림방식을 전환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 추운 겨울에 바퀴 허브를 손으로 잠글 필요가 없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갤로퍼처럼 4WD에서 2WD로 바꾼 뒤 후진할 필요도 없다. 미끄러운 눈길에서는 4L 2단 출발이 기본이다. 액셀 페달을 밟자 보통차라면 헛바퀴를 굴릴 상황이지만 힘찬 구동력을 발휘한다. 서서히 움직여 고랑을 지나고 돌을 타넘는 모습이 듬직하다. 언덕 오르기는 갤로퍼를 능가한다. 오르막과 내리막, 요철을 통과하는 능력으로 보아 아주 험한 길도 잘 달려낼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문제는 회전반경(5.8m)이 크다는 점이다. 길이 4천675mm의 장축모델이지만 2WD 초창축형(5천30mm)보다 회전반경이 50cm나 크다. 좁고 굽어진 길을 많이 달리는 차에는 중대한 결점이다. 5인승 더블캡도 나와   프런티어 4WD는 932만∼935만원으로 2WD 모델보다 37만∼192만원 비싸다. 세레스보다는 값이 280만원 정도 높지만 월평균 500대씩 팔렸던 세레스 판매는 1/5로 줄고 프런티어가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프런티어 4WD와 세레스는 같이 팔리고 있지만 세레스는 2000년 배기개스 규정을 통과하지 못해 10월부터는 수출만 한다. 시승 결과를 정리하면 프런티어 4WD는 온로드도 그런대로 달려내고 험로 주파력은 아주 뛰어나다. 눈길도 안전하게 달려냈다. 실내구성도 부족함이 없다. 얼마전 5인승 더블캡(1천45만원)이 나왔으므로 패밀리카를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글·김기경 기자 사진·김동현 기자 
[롱텀시승기 5회] BMW 서비스 센터 나들이 2018-07-18
서비스 센터 나들이BMW 서비스 센터는 방문할 때마다 서비스 품질이 제각각이다.자동차도 결국은 소모품이다. 각종 오일류와 소모품을 제때 교환하지 않으면 서서히 망가진다. 차에 들어가는 소모품은 종류도 다양하고 교환주기도 제각각. 그래도 BMW를 비롯한 몇몇 수입차 브랜드 오너들은 비교적 편리하게 차 관리를 할 수 있다. 신차에 제공하는 무상 소모품 교환 서비스(BMW BSI, 벤츠 ISP 등) 덕분이다. 물론 이 역시 신차 구입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너의 만족도가 높지만 수입차 서비스 센터가 제공하는 정비 서비스 평가 자체는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다. 특히 몇몇 수입차 브랜드는 잦은 고장과 형편없는 서비스 때문에 신차 판매에 악영향을 줄 정도. 6년째 BMW를 타고 있는 필자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쉽지 않다. 크게 불쾌했던 경험은 없지만 서비스 품질이 방문 때마다 매번 달랐기 때문이다.많은 차들로 붐비는 서비스 센터편하면서도 불편한 서비스 예약 앱예전에는 전화로만 정비 예약이 가능했는데, 통화 연결이 어려워 제때 예약을 하지 못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BMW 플러스 앱으로 정비 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앱에서 방문하고자 하는 서비스 센터를 선택하고 필요한 서비스 항목을 고르면 된다. 예약 가능한 항목은 경정비와 소모품 교환으로 한정하고 있다. 단점으로는 예약한 서비스 이외에 추가적인 정비는 받을 수 없다는 것. 예전에 필자는 앱을 통한 추가 요청사항으로 문짝에 잡소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몰딩이 닿는 차체 쪽에 테이핑 서비스를 부탁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이 메인 정비 팀과 다르다며 그것만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만약 두 개 이상의 정비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면 유선 상담 후 예약을 해야 한다. 최근에 서비스 센터를 방문한 이유는 엔진오일 교환, 전조등 프로그램 업데이트, 연료탱크 온도 센서의 리콜을 받기 위해서다.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지만 BMW 역시 서비스 센터별로 예약 대기 기간이 크게 다르다. 필자가 방문하려던 곳은 가장 빠른 입고 일정이 엔진오일 서비스가 나흘 뒤, 전조등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한 달 뒤, 연료탱크 온도 센서 리콜이 넉 달 뒤였다. 참고로 전조등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죽은 기능을 다시 살리기 위함이다. 필자의 2017년식 5시리즈는 하드웨어가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만 소프트웨어로 막아둔 상태.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다. 물론 도심에서 주로 운행하므로 자동 상향등 기능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차에 탑재된 모든 기능이 작동했으면 하는 게 오너의 바람일 터. 이에 소요되는 정비 시간은 온종일이며 아침에 일찍 입고해서 저녁에 출고하거나 하룻밤을 재우고 다음 날 찾아야 한다고. 또한 연료탱크 온도 센서 리콜은 일정을 따로 받고 있으며 현재 갖고 있는 부품도 없어서 대기기간이 무척이나 늘어지는 모양이다. 운행에 위험이 따르기에 진행하는 리콜일 텐데, 넉 달 뒤에나 서비스가 가능하다니 실망스러운 처사다. 가장 시급한 엔진오일 교환은 원하던 날짜에 예약할 수 있었다.정비 항목마다 크게 다른 서비스 대기 기간예약 당일. 필자는 예약 시간에 늦지 않게 서비스 센터에 도착했다. 고객 대기실은 여전히 넓고 쾌적했다. 고객 대기실의 푹신한 소파에 앉아 그곳에서 주는 망고주스를 마시며 10분을 기다린 끝에 어드바이저와 상담에 들어갔다. 필자는 실내 청소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예전에 타던 구형 5시리즈가 이곳에서 해준 실내 청소 때문에 실내에 커다란 흠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입고 뒤 1시간 50분이 지나자 작업 완료를 알리는 문자가 도착했다. 다시 어드바이저와 만나 작업 내역과 전반적인 차량 점검 결과를 안내받았다. 다년간 서비스 센터를 다녀온 경험에 의하면 오늘은 보통 정도에 해당한다. 고객 대기실에서 전시된 BMW 액세서리와 라이프스타일고객 대기실에 준비된 다과류와 TV를 볼 수 있는 휴게 공간이 곳에서 상담을 나눈다.그동안 여러 군데를 다니며 느꼈던 만족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의해 결정됐다. 첫 번째는 예약하는 과정과 대기기간이다. 경정비에 속하는 엔진오일 교환은 4일 뒤에 작업이 가능하지만 리콜은 무려 4개월이나 기다려야 하기에 무척이나 아쉬웠다. 물론 서비스 센터별로 예약 가능 일정이 다르므로 만약 빠른 서비스를 원한다면 상대적으로 차량 입고가 드문 다른 센터를 알아보면 된다. 그래도 4개월이라니 너무했다. 두 번째는 작업시간이다. 간혹 정확한 시간에 입고했음에도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오늘은 큰 지연 없이 약 2시간 만에 끝났으니 빠른 편에 속한다. 사실 오늘 서비스는 가장 기본적인 경정비이므로 서비스 품질을 평가할 만한 사례로 삼기 어렵다. 그래도 최근 필자가 경험한 서비스 품질은 대체로 흡족했고, 그간 불편하다 느꼈던 점들도 많이 개선되었다.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항상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센터가 되기를 희망한다.작업이 완료되어 출고를 기다리는 차들클리어 도장막 품질 불량 문제로 샌딩과 더불어 광택을 진행했다글, 사진 김준석
[롱텀시승기 5회] 푸조 206 영입기: 펠린 룩의 뿌.. 2018-07-17
푸조 206 영입기: 펠린 룩의 뿌리를 찾아서명차란 무엇인가? 최고급 물소 가죽을 두르고 12기통 엔진을 얹은 뒤 빌딩 한 채 가격표를 붙인다고 해서 모든 차가 명차가 되지는 않는다. 가격 여하와 상관없이 긴 세월을 관통하는 하나의 뚜렷한 가치관이 있는 차를 우리는 명차라 부른다. 매일 출퇴근 용도로 쓰이는 우리의 애마도 명차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208의 새 친구는 그런 ‘명차의 자격’을 증명하는 대선배 모델이다.모든 것은 어느 무료한 날의 점심시간으로부터 시작됐다. 유독 할 일이 없었던 3월 어느 날, 재미있는 매물이 있나 찾아보기 위해 중고차 사이트에 들어가 본 게 화근이었다. 연식 15년 이상 수입차로 필터를 걸어놓고 한참 스크롤을 내리던 도중, 눈에 띄는 매물을 한 대 발견했다. 유난스러운 오렌지색의 206 해치백이었다.모름지기 206이라 하면 저렴한 가격의 하드톱 컨버터블로 2000년대 초 컬트적 인기를 끌었던 206CC, 그리고 랠리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와인딩 머신인 206RC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도저도 아닌, 14인치 휠이 끼워진 5도어 206이라니 관심이 동할 만도 했다. 게다가 2001년식 임에도 10만km도 되지 않은 주행거리며, 쨍한 오렌지색이며 제법 마음이 갔다.이 귀여운 206을 내 주변에 두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푸조의 매력을 전파(?)하겠다는 생각에 올드카에 관심 있는 지인들에게 장난감으로 영입하길 제안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보통은 그러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 차를 잊었겠지만, 미련이 쉬 가시질 않았다. 여기에 가격이 쐐기를 박았다. 처음 매물 광고를 본 지 불과 두세 시간 만에 판매자가 가격을 25%나 내린 것. 이쯤 되자 운명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었다. “이건 운명이야, 이 차는 내가 사야겠어.”단숨에 대구까지 내려가 차를 살펴봤다. 여기저기 문콕이며, 까진 곳이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줬지만, 50cc 스쿠터보다 싼 가격을 생각하면 시동 잘 걸리는 것만으로도 값어치를 한다고 느껴졌다. 결국 그 길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새 식구와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208을 데려온 지 불과 두 달 만에 내 이름이 새겨진 차를 또 한 대 들였다.‘썩차’와 ‘올드카’, 그 사이의 스토리원래 나는 올드카를 좋아한다. 출퇴근 때문에 208을 샀지만 그 전에 타던 E39 5시리즈 역시도 진작에 대학에 입학했을 나이인 스무살이다. 신차보다 불편하긴 해도 제조사의 개성과 고집이 또렷했던 과거의 차들을 타다보면 신차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저마다의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다는 게 올드카의 매력이다. 206 역시도 시작은 비슷했다. 208을 타면서 새롭게 보게 된 푸조가 원래 어떤 지향점을 갖고 차를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 덜컥 가져왔지만, 주변에 타는 사람도 본 적이 없고 국내 정보도 드물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급한 대로 인근 서비스 센터와 구형 푸조 잘 보기로 소문난 사설 공업사 몇 곳을 수소문했다. 차대번호를 불러주고 정비 이력이나 히스토리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서비스 센터에서 발자취를 찾았다. 서울과 대구에서 몇 차례 경정비를 받은 이력을 확인한 것. 만일에 대비해 7만원을 주고 순정 스페어 키도 하나 맞췄다.예거에서 만든 계기판은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작동불량이라 정비가 필요하다그러던 중 한 공업사에서 이 206을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났다. 나이 지긋한 정비반장님이 “이야, 이 차가 아직도 살아있네!”라며 자연스럽게 과거사를 읊어줬다. 사연인 즉, 이 차는 2001년 한국에 수입된 직수입 차량이자 국내 최초로 등록된 206이었다. 1997년 IMF 위기로 당초 수입원이었던 동부 푸조가 사업을 철수하고 2003년 한불모터스가 출범할 때까지 푸조는 국내 공식수입원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동부 푸조와 제휴해 A/S를 담당하던 한 공업사에서 몇몇 차종을 직수입해 왔단다.2001년에는 국내 첫 인증을 위해 206 수입을 준비 중이었는데, 한 고객이 자신이 1호차를 사겠노라며 특별주문을 넣었다. 오렌지 컬러나 희한한 설계의 파노라마 썬루프도 그런 특별 옵션이었다. 하지만 최초 주문 고객은 차량이 수입될 즈음 종적을 감췄고, 주인 없이 붕 떠버린 차를 한 노부부가 구입했다고 한다.2001년식 소형차에 파노라마 썬루프라니, 믿어지는가? 외장형 레일이 인상적이다노부부의 동네 마실용으로 쓰였던 차는 15년 간 불과 7만km여를 달렸고, 두 번째 차주가 1년 반 동안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데 쓰다가 올해 초 대구의 매매상사에 매각됐다. 그리고 그 차를 우연히 발견한 내가 세 번째 주인이 된 것이다. 이런 특별한 스토리는 나는 물론 차를 팔았던 상사에서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한낱 낡은 소형차에 불과했던 206의 히스토리를 듣자 애정이 빠르게 차올랐다. 자동차 기사에서나 보던 ‘국내 1호차’를 내가 갖고 있다니, 제법 짜릿한 일이다. 조금 전까지 ‘썩차’에 불과했던 206은 감춰져 있던 스토리와 더불어 ‘올드카’로 탈바꿈했다.푸조 차에 컵홀더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건 예나 지금이나...세월을 관통하는 프렌치 해치백의 가치이 우연찮은 만남도 인연이라고, 최소한의 요소만 손봐 종종 세기말 감성을 즐기고 싶을 때 타기로 했다. 성공한 사회인을 위한 비즈니스 세단인 5시리즈와 달리 206은 당대 유럽의 가장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차다. 20년째 푸조의 핵심 디자인 코드로 자리잡은 ‘펠린 룩(feline look)’를 처음 선보인 차이자 합리성과 준수한 성능, 다양한 엔진 및 차체 라인업으로 수 년 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때문에 206을 타 보면 유럽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했던 자동차의 기본기가 무엇이었는지 느낄 수 있다.작은 차체와 조악한 실내 마감과는 대조적으로 주행 실력은 기대 이상이다. 차를 인수하자마자 해외직구와 푸조 서비스 센터의 노후 모델 부품 할인 캠페인을 통해 하체 부품 몇 가지를 주문해 교체했다. 덜그럭거리던 하체와 오일이 비치던 댐퍼만 새것으로 갈았을 뿐인데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한 코너링 감각이 살아났다.직구로 매우 저렴하게 부품을 구입해 하체 작업을 마쳤다14인치 타이어가 무색하게 기민한 움직임이며, 구식이지만 수동변속기처럼 빠르게 락업 클러치를 붙여 직결감을 높이고, 20년 전에 무려 레브매칭 기능까지 탑재한 4단 자동변속기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인 주행성능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아무래도 낡고 불편해 자주 타지는 않지만 종종 208과 206을 번갈아 타 보면 17년의 연식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차를 아우르는 프렌치 해치백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다. 왜소한 몸집을 커버하기 위한 강렬한 디자인, 휠베이스를 한껏 늘려 실내공간과 적재함 공간을 극대화한 비례, 달릴 때 미소가 지어지는 충실한 기본기에 이르기까지. 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가치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대중차 역사의 한 귀퉁이를 장식할 명차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느낀다.206과 208의 나이는 17살이나 차이나지만, 그 속에 담긴 본질은 같다 글, 사진 이재욱
[응답하라 1984] 르노삼성 SM3 2018-07-13
르노삼성 SM3 다소곳한 외모에 깜짝 놀랄 체력이 숨어 있다※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2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폭풍전야……. 르노삼성이 승용차 시장에서 제2의 반란을 꿈꾸며 개발한 준중형 세단 SM3의 생산 준비를 마치고 전문지 기자단을 불러 제주도에서 시승 행사를 연 것이 바로 태풍 루사가 상륙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하마터면 거센 비바람에 발이 묶여 호텔 안에서 돌하루방 신세가 될 뻔했던 그 곳에서 몰아본 SM3은 분명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아직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바로 그 날 발효 직전의 태풍과 같은 차였다.​다음날 제주 고산지방에 도착한 루사는 강철도 휘어버린다는 초속 56.7m의 괴력으로 그 지역 최대 순간풍속 기록을 경신했다는데, SM3이 노리는 목표지점은 어디쯤일까? 테스트 드라이브에 동행한 르노삼성의 제롬 스톨 사장은 “현재 아반떼 XD가 70% 이상을 차지해 독점하다시피 한 준중형 시장에서 신진 SM3의 목표는 우선 25%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함께 공개된 SM3의 값은 아반떼 XD+20만 원 수준. 엘란트라 시절부터 실력과 신뢰를 쌓아온 현대의 1등차가 경쟁대상이라면, SM3의 실가치는 차값을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 르노삼성이 성공의 계단을 차근히 오르느냐, 날개가 꺽인 채 변방의 메이커로 추락하느냐. 어쩌면 그렇게 중요한 의미가 달린 한판 게임에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수수한 디자인에 색깔로 개성 담아 제주도에서 몰아본 SM3은 6가지 모델 라인업 중에서 가장 고급형인 LX 수동변속기 모델이고, 서울에 돌아와 같은 모델 자동변속기 차를 다시 시승해 봤다. 오르막이 많고 변화무쌍한 한라산 주변 도로와 자유로, 도심을 오가며 달려본 두 번의 시승이 준 느낌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었다. 경쟁 모델인 아반떼 XD를 한자리에 불러모으지는 못했지만, SM3에 대한 모든 평가는 여러모로 XD를 의식한 결론이다.​우선, SM3의 겉모습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충돌할 일이 없을 듯하다. 르노삼성은 워낙에 튀는 구석 없이 무덤덤한 닛산 실피를 큰 변화 없이 받아들였다. SM5와 형제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프론트를 비슷하게 손질하고 ‘너무 심심하다’는 기분만 없애는 정도에서 테일 램프를 발랄하게, 사이드에 보디 컬러 몰딩을 산뜻하게 그어놓은 수준이다. 차체를 커 보이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나 소형차일수록 지나친 ‘장식 집착’의 증세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모르는 사이 너무 비대해지고 생김새도 과장되어버린 아반떼 XD와 비교하면 오히려 다소곳한 자연미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무난한 얼굴에는 누구도 열렬한 찬사나 악에 받친 비난을 쏟아붓지 않는다는 것이 대중차인 이 차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 디자인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단박에 ‘팽’하고 돌아서기보다 다른 면에서 장점을 찾으려 하기 쉽다. 한편 이 차를 살 때 아주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보디 컬러다. 나쁘게 말해 ‘몰개성하다’고도 할 수 있는 SM3 스타일은, 놀랍게도 색깔에 따라 제각각의 표정과 이미지를 띤다.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SM3을 발견하면 그 색깔이 무엇인지 기억해 둘 것! 다음날 도로에서 만난 다른 SM3은 실망을 안겨줄지 모른다.​시트 안락하지만 뒷좌석은 좁아 옅은 브라운 가죽시트에 초콜릿색 대시 패널, 자연스러운 무광 우드 그레인으로 꾸민 실내도 수수하고 단정하다. 무엇보다 내장재 품질이 좋다. 선글라스 케이스와 이중 센터 콘솔, 뒷좌석 암레스트 등은 기본이 된지 오래. 좁은 공간 탓인지 센터 페시아에 단 컵홀더(XD는 센터 콘솔 앞에 있다)는 위치가 나쁘고 원터치로 잘 밀려나오지도 않아 실용성이 떨어진다. 위아래로 조절할 때 통째로 움직이는 운전석 왼쪽 송풍구도 거슬리는 점(나머지는 다 조절 창이 달렸다).​​​ ​​​반면에 센터 콘솔 상단에 핸드폰 연결 코드를 만들고 오디오와 연동으로 쓰게 만든 핸즈프리 장치와, 스티어링 스포크 사이에 간단한 기능만 담아 금방 안보고도 조절할 수 있는 오디오 및 전화 조절 스위치는 마음에 든다. 오디오 음질도 상당히 좋고 3, 9시 방향에 엄지손가락을 끼우도록 굴곡을 낸 4스포트 가죽 스티어링 휠은 모양보다 잡았을 때 꽉 쥐어지는 맛이 특별하다.​​​​​SM3의 가죽시트는 앞뒤 모두 질감이 좋고 쿠션도 적당해 안락감이 뛰어나다. 그러나 뒷좌석의 협소함은 어쩔 수 없는 단점. 헤드룸은 아반떼 XD와 비슷하고 오히려 시트에 앉았을 때 등이 더 편하고 개방감도 좋지만 앞좌석에 롱다리 남자라도 앉으면 무릎을 거의 시트 사이에 끼워야 할 판이다. 아반떼라고 뭐 그리 넉넉할까마는 이 정도 사이즈의 차에선 작은 차이도 중요해진다.​ ​​​트렁크룸은 충분히 넓다. 가운데에 빨랫줄처럼 걸어 자잘한 물건을 담아둘 수 있는 그물망이 있고, 왼쪽 코너에 6매 CD 체인저를 선택해 얹을 수 있다. 최근 새로 바뀐 아반떼는 운전석에서 트렁크를 열면 고급 수입차들처럼 도어가 저절로 끝까지 열리는데, 그런 것까지 따를 필요는 없다. 엔진룸은 역시 구형이라 그런지 레이아웃이 어지럽지만 배선을 깔끔히 정리해놓고 사이공간이 넓어 정비하기는 편하겠다.​​ ​​ ​​ ​​단단한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인상적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거니 아이들링 음이 고요하다. 밖에서 듣던 엔진음은 좀 큰 편이었는데, 실내 방음처리를 꽤 잘한 모양이다. 액셀 페달로 발을 옮겨 부드럽게 출발. SM3는 앞 뒤 옆 시야가 모두 좋아 복잡한 시내 길을 빠져나가기가 한결 수월하지만 출발가속이 굼떠 마음을 급히 먹으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시속 40km 이하의, 앞뒤 다투는 긴장된 도로에서는 AT의 OD 스위치를 꺼두는 것도 한 방법. 사이드 브레이크 앞에는 겨울 빙판길에서 미끄러짐을 줄여주는 ‘스노’ 버튼도 달려 있다. ​​자유로에 올라서자 드디어 진가가 드러났다. 열린 도로에서 탄력을 받은 SM3은 시속 60km 이후로는 잦은 가·감속과 꾸준한 직진주행, 여러 차선을 넘나드는 추월가속도 거침없이 해낸다. 한껏 스포티하게 달리려면 최대토크가 나오는 4천400rpm을 전후해 3천~5천500rpm 사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엔진 회전에 따라 수시로 ‘부앙~’ 하며 치솟는 엔진음을 내내 들어야 하는 것이 문제다. 음색이 약간 거칠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깊은 맛이 나 기자는 일부러 방방거리며 그것을 즐긴 편이지만, 제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시끄러운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차가 부드러운 달리기에 ‘꽝’인 것은 아니다. rpm을 마음껏 쓸 때처럼 통쾌함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고회전만 아니면 실내 정숙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하체 움직임이 좋아 어떤 형태의 달리기든 믿음직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참, 제주도 고산지대를 달리며 느낀 것이지만 SM3은 오르막길에서 제일 약하다. 역시 저회전 토크의 문제로 경사가 심한 곳에선 MT도 별 소용없다).​SM3의 가장 큰 장점이고 아반떼 등의 경쟁차를 압도하는 점은 완벽에 가까운 핸들링이다. 작은 차급에 ‘날개 단 듯한’ 발랄함을 선사하고 싶었을까? 오히려 SM5보다 단단하게 세팅된 듯한 서스펜션은 차체의 작은 흔들림조차 용서치 않을 기세이고,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반복해 틀면서 차를 아무리 흔들어대도 네 바퀴는 바닥을 움켜쥔 힘을 절대 풀지 않는다.​ ​​​100마력의 심장보다는 차의 관절과 근육 하나 하나가 다 튼실해 건강한 느낌. 국산차에서 흔치 않은 특성을 발견하고 나니, 시속 160km를 넘어서는 고속 질주를 그만두고 자연히 코너가 많은 주변 국도로 숨어들게 되었다. 완만한 커브 길을 시속 100km 이상으로 감고 달릴 때의 맛이라니!​르노삼성은 ‘럭셔리 준중형차’니 ‘뛰어난 안전성’이니 하는 속빈 말로 이 차를 홍보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더 아랫급 차들도 고급을 생명으로 알고 운전석 에어백 정도야 기본장비로 단다. 기술의 평준화로 자동차들의 실력이 다 고만고만해진 시장에서 이제 메이커들은 자사 차의 모자란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그 모두를 상쇄시킬 만큼 자신 있게 내걸 수 있는 강점 하나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기자가 타본 SM3의 경우, 그 하나가 핸들링이다.르노삼성 SM3의 장단점장점 -동급 최고의 핸들링. 감각적인 보디 컬러 -안락한 시트. 좋은 브랜드 이미지단점 -개성 없는 스타일. 좁은 뒷좌석 -저회전에서 부족한 토크  
[응답하라 1984] ​투스카니 2.0 VVT 2018-07-13
​투스카니 2.0 VVT 더욱 스포티하고 세련되게 바뀐 ※본 내용은 자동차생활 2002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현대 투스카니의 원조인 티뷰론은 한국 자동차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차다. 대중 스포츠카로서 이만큼 잘 만들고, 또 잘 팔린 차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현대 티뷰론과 아반떼의 차이를 현대 액셀과 스쿠프의 차이 정도로 예상했지만, 티뷰론은 예상외의 뛰어난 품질과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것은 국내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에서 내수시장을 능가하는 판매성적을 올렸고, 덕분에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국산차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티뷰론은 국내 시장에서 진정한 대중 스포츠카의 문을 연 모델인 것이다.​독특한 오렌지색 보디 눈길 끌고 2.0 모델 안팎 다듬어 새 이미지 티뷰론의 선전은 품질과 성능을 이어갈 제2세대를 개발하게 하는 충분한 동기가 되었고, 97년 10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투스카니는 99년 6월 출시된 터뷸런스를 징검다리 삼아 2001년 9월 시장에 공개되었다.​티뷰론이 새로운 대중 스포츠카로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투스카니는 전혀 새로운 디자인과 배기량 2.7ℓ의 이미지리더 모델이 더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7 엘리사는 투스카니의 상대가 도요다 수프라급임을 암시한다. 새 이미지리더에 쏠린 눈길은 2.0ℓ 엔진 모델의 새로운 변모에 그리 자극 받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윗급 모델에 비해 부족한 편의장비와 고급감, 그리고 엔진파워는 상대적인 빈곤감을 주었다. 하지만 거리를 달리는 대부분의 투스카니가 2.0 모델임을 의식한 현대는 2003년형 투스카니를 내놓으면서 많은 지적들을 수용했다. 2.0 모델에 VVT(Variable Valve Timing) 기술을 실용화하고, 메탈그레인과 스테인리스 스틸 머플러를 기본으로 달았다. 수용성 페인트 도장의 오렌지색과 야누스 실버 보디컬러는 신선함을 더한다.​ ​​시승차는 오렌지색 보디의 4단 AT로 준비되었다. 전혀 새로운 색상의 오렌지색은 이탈리안 레드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독특해 눈길을 끌기에 족하다. 더구나 공해를 유발하는 유기용제가 아닌 물을 쓴다고 하니 손뼉을 치고 반길 일이다.​투스카니의 2.0ℓ VVT 엔진은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아반떼 XD의 것과 같다. 공기와 연료를 실린더에서 태워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 엔진은 밸브를 통해 공기를 흡입·배출하는 타이밍이 동력성능을 좌우한다. 가장 적절한 밸브타이밍은 엔진회전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엔진은 엔진회전수에 무관하게 고정된 값을 가진다. VVT 엔진은 엔진회전수에 따라 밸브를 빨리 혹은 늦게 열리도록 한다.​​​​사실 VVT 기술은 세계적으로는 많은 엔진에서 상용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2.0ℓ VVT 엔진을 내놓은 것은 현대가 처음이다. 최근에는 현대를 포함해 많은 메이커들이 엔진회전수에 따라 연속적으로 밸브타이밍 값을 조절하는 CVVT (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를 개발하고 있다.​출력 늘었다지만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뛰어난 조화 눈길 배기 캠축에 VVT 유닛이 달린 2003년형 투스카니의 2.0ℓ 엔진은 엔진회전수에 따라 흡기밸브의 밸브타이밍을 조절한다. VVT 엔진이라 해서 소음이 커질 걱정은 없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조용한 실내는 무심코 시동키를 다시 돌리게 될 정도다. 액셀페달을 밟을 때 상쾌한 배기음도 전과 다를 바 없다. 4단 AT는 시원스레 변속해 시속 100km 이상으로 올려놓는다.​VVT 엔진으로 늘어난 3%의 출력은 미리 귀띔을 받지 않은 이라면 쉽게 눈치챌 정도는 아니다. AT로 준비된 시승차로는 엔진의 출력증가를 가까스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분명한 것은, 2003년형 투스카니의 엔진은 트랜스미션과 조화가 뛰어나고, 이들의 하모니는 단단하지만 풍요로운 서스펜션과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사실 투스카니는 페라리 같은 정통 스포츠카를 겨냥해 만든 것은 아니다. AT를 금기로 여기는 이런 스포츠카들보다는 이클립스, 셀리카와 같은 고급화된 대중 스포츠카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것이 시장의 요구이며 처음의 의도다.​2003년 투스카니 2.0 모델에 앉아 느끼는 풍요로움은 길을 달릴 때 극대화된다. 노면에서 들리는 날카롭지 않은 소음이 귀에 거슬릴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극도의 코너링에서 차체를 잘 추스르고, 부드럽게 튜닝된 서스펜션은 매끈하지 못한 노면에서의 불쾌한 진동을 잘 걸러준다.​​현대가 대중 스포츠카를 만든 지 6년. 그동안 잘 다듬어온 결실인 2003년 투스카니 2.0 모델은 인테리어에서 동력성능에 이르기까지 스포티하면서도 안락하고, 경쟁자들에게 필적할만한 고급감을 갖춘 세련된 모델이 되었다.​​​
[응답하라 1984] 새 그라나다와 함께 치른 신고식 2018-07-06
새 그라나다와 함께 치른 신고식  1톤 트럭 한 대쯤의 부품 얻어 ​  지난 달 마감 막바지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매물로 올라와 있는 그라나다를 발견했다. 전라남도 해남에 있다는 차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으로 봤을 때 지금의 그라나다보다 훨씬 깨끗해 보였다. 차의 상태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1톤 트럭 한 대쯤의 부품을 갖고 있다’는 문구였다. 솔깃한 마음이 드는 순간 손은 벌써 전화기에 가 있었다. “값은 원하는 만큼 드릴 테니 며칠만 기다려달라”는 주문을 하고 마감이 끝난 뒤 전라남도 해남으로 서둘러 내려갔다.​땅끝 마을이 있는 해남은 정말 멀었다. 점심때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했는데 깜깜해진 뒤에야 겨우 그라나다의 오너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무엇보다 그가 젊다(28세)는 데 놀랐다. 기자가 그 동안 만난 사람들 가운데 그라나다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대단한 카매니아인 그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작 급한 그라나다는 보지도 못한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떠날 채비를 하고 그라나다가 있는 마당으로 나갔다. ​​잇단 트러블로 정신 없이 지나간 한 달마당 한쪽 창고에 그라나다 부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 브레이크 등, 새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쇼크 업소버와 제너레이터, 클러치와 브레이크 디스크, 디스트리뷰터, 라디에이터……. 그라나다 한 대를 더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더구나 계기판이나 시거잭, 윈도 스위치 등은 ‘포드 서비스 파트’ 로고가 새겨진, 비닐을 뜯지도 않은 새것이었다. 이것이 꿈일까, 생시일까.​문제는 이 많은 부품을 차에 싣는 일이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트렁크와 뒷좌석, 조수석 할 것 없이 실었지만 반도 못 싣고 차가 가득 찼다. 너무 많은 짐을 실어 낡은 그라나다의 쇼크 업소버가 견뎌낼 지 의문이었다. 결국 트렁크 패널 등 도저히 실을 수 없는 부품들은 1월 마감이 끝난 뒤 가져가기로 하고 서울로 향했다.​‘부드럽고 조용하게 나가는 그라나다의 생생한 엔진’에 감동(?) 받으면서 느긋하게 달리다가 오가는 차도 없는 깜깜한 국도에서 첫 난관에 부딪쳤다. 액셀 페달이 갑자기 바닥으로 꺼져 올라오지 않는 것이다. 예전 그라나다에서도 자주 겪었던 증세인데 걸림쇠가 헐거워 액셀 페달의 케이블이 빠지는 것이 원인이다. 케이블만 다시 끼우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네트를 열어 보았다가 밤에 정비하기 편하도록 환한 램프가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두운 밤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불현듯 ‘한밤중에 자주 엔진룸을 열어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다음날, 어제는 괜찮았던 계기판의 수온계가 자꾸 올라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보네트를 열어 보았더니 냉각팬이 돌지 않았다. 찬바람이 라디에이터를 식혀주는 공랭효과(?)를 기대하면서 집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힘들게 버텼지만 10분이면 갈 거리를 3시간 넘게 걸려서야 도착했다. 도착한 다음에는 아예 시동이 꺼져 버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엔진오일을 확인해보니 게이지에 오일이 한 방울도 찍히지 않는다. 오래된 차는 실린더에서 오일이 타는 경우가 많아 종종 엔진오일을 보충해야 하는데, 차를 산 지 하루만에 이렇게까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밤 장거리 고속도로를 달린 후 정비를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주유소에서 엔진오일을 사다가 부었더니 2X는 족히 들어간다. 실린더 벽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한 뒤였다.​사고는 이쯤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라나다는 오래된 차라 주유캡에 열쇠 구멍이 있다. 주유소에 갈 때마다 일일이 시동을 끄고 캡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주유 중 엔진정지’ 만큼은 확실하게 지키는 셈. 사건은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캡에 차 열쇠를 꼽고 돌리다가 열쇠가 부러지면서 일어났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황당했고, 무엇보다 그라나다 순정 열쇠가 부러져 속이 상했다. 보조열쇠를 갖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둘이 약속이나 한 듯 부러져버렸다.​​​​​드림카를 좌우에 끼고 사는 행복​ 주인이 바뀌었다고 신고식을 치르는 것일까? 어이가 없어서 주유소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부러진 열쇠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뒤 곧바로 서울 한남동에 있는 찰리 공업사(☎02-793-7919)를 찾았다. 찰리 공업사는 주한미군 정비교관 출신의 윤행근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용산의 미8군들이 타고 다니는 희귀한 차도 ‘뚝딱’ 고쳐내는 솜씨로 소문난 곳이다. 비싼 세금 걱정에서 벗어나 있는 주한미군 가족들이 많이 탔던 그라나다쯤(?)은 이 곳에서 간단하게 수리할 수 있다.​냉각팬이 돌지 않았던 것은 전원을 공급해주는 전선이 끊어진 단순한 고장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장이라기보다는 기자의 실수였다. 그라나다의 전 주인이 따로 냉각팬을 실내에서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를 만들어놓았는데 실수로 그 스위치를 꺼버렸던 것이다. 내친 김에 액셀 페달 케이블도 단단히 고정한 후 서울 이태원에서 40년 넘게 열쇠 일을 한다는 노인을 찾았다. 일반 열쇠가게에서는 그라나다처럼 흔하지 않은 키를 복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곳에서 그라나다의 열쇠와 비슷한 모양을 찾아 ‘깎고 열쇠 구멍에 끼워보기’를 반복한 끝에 어렵게 복사를 했다.​ ​드림카가 한 대 더 생긴 이후 생활은 또 달라졌다. 지난달 그라나다 일기의 제목이 ‘드림 카를 곁에 두고 사는 행복’이었으니 이번 달 제목은 ‘드림카를 좌우에 끼고 사는 행복’이라고 해야 할까? 기자의 꿈은 머리가 허옇게 센 뒤 차고가 딸린 집 뒷마당에서 오래된 그라나다를 고치며 여유 있게 사는 것이었는데, 그라나다 두 대에 부품 걱정도 덜게 되었으니 이런 소망에는 한결 다가선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경제적 여유를 즐길 정도로 나이가 들지 않았고 차고 딸린 집도 없다는 사실이다. 꿈을 위한 소품은 준비되었지만 막상 꿈을 꿀 처지가 못되는 현실이 안타깝다.​욕심 같아서야 두 대의 그라나다 모두 제 모습을 찾아주고 싶지만 일단 그라나다 일기의 주인공을 이번에 새로 산 그라나다로 바꾸기로 했다. 본래 타던 그라나다는 트렁크와 뒷좌석에 부품을 가득 실은 채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았다. 예전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세워져 있는 그라나다의 모습이 항상 안쓰러웠는데, 상태가 조금 더 나은 그라나다가 생기는 바람에 예의 그 자리로 되돌려 버린 것이다. 마음 한 구석이 퀭하도록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찌해볼 여력이 없다. 다음 달에는 새 그라나다의 상태와 성능을 좀더 자세히 알아본 다음 구체적인 보강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레인지로버 SDV8 & 레인지로버 스포츠 SDV6 2018-07-06
LAND ROVER RANGE ROVER SDV8 &  RANGE ROVER SPORT SDV6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상위 모델 두 가지가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새로워졌다. 기함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두 풀 모니터식 계기판과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더욱 고도화된 주행보조 장비들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른다. 글 자동차생활 편집부 사진 이병주LAND ROVER RANGE ROVER SDV8잘난 친구글 윤지수 기자학창시절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는데 잘 놀기까지 하는 친구가 있었다.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에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친구. 그런데 웬걸, 막상 친해져 보니 은근 푼수다. 그 완벽한 녀석이 신발 끈 묶을 줄 몰라 쩔쩔매더라. 레인지로버를 타면서 별안간 그 친구가 떠올랐다.못하는 게 없는데레인지로버는 다재다능 우등생이다. 도로 위에서든 밖에서든 제 역할을 다하는 건 물론 공간이면 공간, 승차감이면 승차감 모두 A+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생김새부터 우월하다. 학생이었다면 교실 뒷자리를 독차지했을 거대한 덩치가 우아하기까지 하다. 재규어 XJ가 그랬듯이 리어 오버행을 길쭉하게 늘어뜨려 비율을 여유롭게 다듬었기 때문. 게다가 레인지로버의 전매특허 바닥 선과 지붕 선, 벨트라인 세 개의 선이 뒤쪽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물방울 모양 실루엣으로 클래식한 분위기까지 탐했다. 유려한 스타일 덕분에 공기 저항 계수(Cd)는 0.34에 그친다.실내는 감성으로 가득 찼다. 묵직한 문짝엔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든든한 감성이, 가죽 범벅 실내엔 재력을 뽐낼 화려한 감성이, 그리고 높직한 시야엔 다재다능한 오프로더 감성이 스몄다. 여기에 부분변경으로 첨단 감성이 더해졌다. 대시보드 위에 12인치 계기판, 10인치 모니터 두 개가 위아래로 붙은 센터패시아, 10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까지 온갖 디스플레이가 덕지덕지 붙었다. 이를 모두 더하면 무려 42인치. 대부분의 버튼이 디스플레이로 통합돼 깔끔하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건 반갑지만, 쓰임새가 좋은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사실 시승차를 처음 받았을 때 좀 실망했다. 오랜만에 8기통 가솔린 엔진의 여유로운 질감을 만끽하려 했건만, 디젤 모델 SDV8이 준비되어서다. 그러나 실망도 잠시, 디젤이라도 V8은 달랐다. 별 기대 없이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풍부한 회전질감에 절로 ‘오!’ 감탄이 터져 나왔다. 디젤 주제에 가솔린 V8처럼 바람 부는 듯한 소리까지 내니 괜히 대견하다.오늘날 다운사이징 광풍이 불면서 이 엔진은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V8 디젤 엔진이 되어버렸다. 8기통의 질감과 4.4L 배기량의 넉넉한 힘, 그리고 디젤의 효율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선택인 셈이다. 힘은 충분하다. 75.5kg·m 최대토크가 1,750rpm부터 터져 나와 단 6.9초 만에 2,650kg 덩치를 시속 100km까지 끌어당긴다. 회전 대역이 좁은 디젤 엔진은 고속에서 힘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고속에선 역시나 배기량이 ‘깡패’ 아니었던가. 4.4L 배기량이 만든 339마력 출력으로 시속 190km까지 여유로이 속도를 높이며, 계속 밟으면 시속 220km까지도 문제없다. 제원상 안전최고속도가 218km/h로 적혀있는데도 이후로 가속이 멈추진 않았다.      시속 200km를 넘기는 고속에서 서스펜션은 탄탄하다. 속도가 오르면서 서스펜션이 굳어지는 건 물론, 약 시속 104km를 넘어서면서 높이를 15mm 낮추어 안정감이 세단 못지않다. 이러던 서스펜션이 속도가 느려지면 다시 부드럽게 풀어져 스트로크를 꾹꾹 눌러가며 충격을 거른다. 방지턱 앞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문제없을 정도. 또 고갯길에서는 적극적으로 좌우 쏠림을 잡아낸다. 빠른 속도로 운전대를 꺾으면 조금 눌리는 듯하다가 든든히 버텨 자연스레 코너를 탈출한다. 선회 시 차체 쏠림을 막아주는 다이내믹 리스폰스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 까닭. 여러모로 만능 서스펜션이라 불릴 만하다. 수리비가 어마어마한 것만 빼면 말이다.명색이 랜드로버인데 오프로드 성능도 빠질 수 없다. 에어서스펜션을 최대한 높이면 평소 높이보다 75mm 올라간다. 일반 상태 최저지상고가 220mm이니 295mm로 올라가는 셈. 웬만한 길에선 바닥 닿을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돌길에서 신경질적으로 튀는 다른 오프로더에 비해 차분한 승차감이 가장 인상 깊으며, 마지막 사진(굴착기 옆 사진)을 찍으러 바닥이 푹푹 파이는 흙탕길을 오를 때도 조금씩 헛바퀴가 돌긴 하지만 멈추는 일은 없었다.완벽하진 않다이런 완벽에 가까운 레인지로버도 신발 끈 못 매 쩔쩔매던 기자의 완벽해 ‘보였던’ 친구처럼 푼수기가 있다. 일단 진동이 적지 않다. 4기통 디젤이 가솔린 버금갈 만큼 진동을 잡아내는 오늘날, 레인지로버 8기통 엔진은 공회전시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물론 8기통인 만큼 그 진동이 심하지 않고, 움직이자마자 사그라들긴 하지만, ‘사막의 롤스로이스’의 명성엔 못 미쳤다. 게다가 이따금 들려오는 공명음도 거슬린다. 주행 중 뜬금없이 안마 기능이 켜지기도 했다. 처음엔 잘못 눌렀겠거니 하고 껐는데, 두 번째 켜질 땐 마치 장난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따로 버튼이 없어 터치스크린 메뉴를 눌러 꺼야 하므로 운전 중 끄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아직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이는 아마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 있다.마지막 불만은 운전대 위에 붙은 버튼이다. 상황에 따라 모양이 바뀌고 터치 위치를 파악해 반응하는 첨단 버튼이 새로이 들어갔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눌러도 묵묵부답이어서 두 번씩 누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센터패시아에 버튼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두 개의 디스플레이로 통합됐다욕심의 결과작은 문제는 아무래도 첨단 기능을 발 빠르게 욱여넣다가 생긴 사소한 실수다. 그만큼 레인지로버는 첨단이 가득하다는 의미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52개의 LED를 조절해 앞차가 있는 곳만 제외한 채 빛을 밝히는 걸 보면 미래에 온 듯 신기하고, 개선된 레이더가 들어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정확히 작동해 든든하다. 비록 국내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중 가장 저렴한 시승차엔 차선이탈 방지 장치도 없었지만.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밖에서 볼 때 멋질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52개 LED가 자유자재로 조작돼 신기하다.국내 판매되는 레인지로버 중 가장 저렴한 보그 SE 모델이지만 시트만큼은 편안하기 그지없다총 383.8km를 주행하면서 연비는 리터당 7.87km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8.0km/L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결코 높은 효율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2.6톤을 넘는 거구와 4륜구동을 고려하면 그나마 디젤이어서 이 정도라도 나온 거다. 다소 가혹했던 시승 환경보다 더 부드럽게 주행한다면 리터당 10km까지는 도전해볼 만하겠다.레인지로버는 완벽하진 않다. 그러나 그 빈틈을 사소하게 만들 매력이 가득하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호사스러운 분위기와 여유로운 승차감, 다재다능한 공간과 성능까지. 게다가 레인지로버는 ‘SUV의 S클래스’로 비견될 만큼 최고를 상징한다. 신발 끈 못 묶고 달걀부침도 제대로 부칠 줄 모르지만, 밖에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잘난 친구가 갑자기 떠오른 이유다. LAND ROVER RANGE ROVER SPORT 스포츠에서 새 길을 찾다 글 이수진 편집장   레인지로버 스포츠. 왠지 초록색 타원 랜드로버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여기에는 브랜드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있다. 물론 스포츠(Sport)는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명칭. 강력한 엔진과 서스펜션 튜닝만 했다면 어떤 모델이라도 붙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차는 레인지로버의 스포츠 버전이 아니다. 모델명 자체에 대놓고 ‘스포츠’를 붙이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최소한의 플랫폼에 다양한 모델을 파생시켜야 하는 랜드로버의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첨단 기능을 꼼꼼하게 챙기다이 차의 뿌리는 2004년 디트로이트에서 공개했던 레인지 스토머 컨셉트다. 디스커버리3를 납작하게 누르고 오버펜더를 더한 듯한 컨셉트카의 외모는 발표 당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브랜드 역사상 첫 컨셉트카였을 뿐 아니라 역사상 전례가 없던 스포츠 지향 랜드로버였으니 말이다. 직선을 강조한 2박스의 전형적인 보디 형태임에도 지붕을 납작하게 누르고 걸윙 도어를 달아 멋을 낸 이 차는 기존 랜드로버와 다른 매력을 추구하는 시험작이었다.직선을 살린 새로운 헤드램프와 범퍼 디자인이 구형과 확실히 구별된다브레이크 램프 발광면도 달라졌다 같은 해 등장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컨셉트카에 비해 다소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강력한 V8 수퍼차저 엔진을 얹고, 디스커버리 플랫폼 기반에 짧은 휠베이스와 액티브 롤바로 달리기 성능을 다듬었다. 포르쉐 카이엔, BMW X5 등을 의식한 고성능 랜드로버의 출현이었다. 2013년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2세대로 진화한 랜드로버 스포츠는 더욱 날렵한 외형을 손에 넣었다. 이보크를 통해 시도된 차세대 디자인은 2012년 레인지로버를 거쳐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도 이어졌다. 외형뿐만 아니라 내용물도 레인지로버와 공통되는데, 알루미늄 차체를 받아들인 덕분에 구형보다 무게를 180kg이나 줄일 수 있었다. 2세대로 진화를 통해 많은 것이 바뀌었음에도 시장의 빠른 흐름은 이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기계적인 부분의 완성도야 더할 나위 없음에도 각종 전자장비의 진화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관련 소프트웨어, 스마트폰과의 연결성 등은 차를 쉽게 구식으로 보이게 만든다. 차선보조장치, 스마트 크루즈 같은 운전보조 장비들이 엮어내는 반자율 운전 장비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고급차를 지향하는 메이커라면 많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마이너 체인지에 열심인 모양세다. 레인지 로버 스포츠의 이번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시승차에 오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디지털 방식의 신형 계기판과 트윈 모니터를 갖춘 센터 페시아다. 풀 LCD 계기판은 평소에 아날로그 미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정보를 화면에 띄운다. 대시보드에 자리 잡은 10.2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터치 조작에 각도 조절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래쪽에 모니터 하나를 더했다. 최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디자인을 깔끔하게 만들 수 있는 대신 직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독립된 모니터가 있으면 공조장치나 시트 등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외형적인 변화는 크지는 않지만 구형과 확실하게 구별된다. 범퍼와 흡기구 형태를 다듬는 것은 마이너 체인지의 기본 레퍼토리. 헤드램프에서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약간 타원형에 가까웠던 구형에 비해 직선적이고 납작한 주간주행등이 날렵하고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보기에도 멋질 뿐 아니라 야간주행에서는 전방 차 유무나 코너링에 따라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V8 엔진을 얹은 SVR에는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픽셀 레이저 LED 램프가 달린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도 형태 자체는 그대로 두면서 발광면의 형상을 새롭게 다듬었고, 배기관을 납작하게 만들어 앞뒤 이미지를 통일했다.멋과 고급스러움, 기능성을 겸비한 인테리어 시승차는 V6 3.0L 직분사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SDV6 오토바이오그래프 다이내믹.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비슷한 배기량의 가솔린 V6 3.0L 수퍼차저(340마력)에 비해 출력은 살짝 낮지만 강력한 토크를 앞세워 성능면에서는 오히려 앞선다. 0→시속 100km 가속 7.3초로 0.1초밖에 뒤지지 않으면서 최고시속이 255km로 한참 앞서고, 연비나 환경성능에서는 당연히 비교되지 않는다.강력한 토크를 자랑하는 V6 직분사 디젤 엔진8단 AT와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이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비한다 스포츠라는 이름에 걸맞은 달리기 성능 요즘 랜드로버의 주행감각에서는 털털거리고 휘청거리던 옛 오프로더 냄새를 찾아보기 힘들다. 온로드를 더 잘 달린다는 말은 아니다. 비포장 돌파능력이 여전히 클래스 최강이면서도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잘 달릴뿐더러 매끄러운 승차감까지 아우른다. 평소에는 그저 조용하고 안락한 고급 SUV일 뿐. 하지만 터레인 리스폰스를 켜고 비포장길에 들어서면 잠시 접어두었던 본 실력을 금세 드러낸다. 그런데 이 차는 이름부터가 스포츠. 산허리를 타고 도는 구불거리는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면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라는 태생적 한계는 지울 수 없지만 1세대보다 가벼워진 덕분에 한결 경쾌하다. 브레이크 조작에 재빠르게 속도를 줄이고 코너에서는 끈끈하게 그립을 유지하는 모습에서는 큰 덩치와 2.4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무색하게 한다. 이렇게 높은 운전석 위치에서 즐기는 코너링이 조금 어색하지만 바닥에 손닿을 듯 낮은 일반 고성능차들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선다. 단점도 있다. 터치식으로 바꾼 스티어링휠 스위치는 디자인이 깔끔한 대신 조작감이 확실치 않아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IT 장비를 자동차에 매끄럽게 통합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차선 유지 같은 운전보조 시스템의 작동도 동급에서는 평범한 수준.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레인지로버에 비해 리어 오버행이 짧고 뒤창이 더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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